소설리스트

12시의 신데렐라-8화 (8/83)

8화. 실종 5일째 <2>2016.07.31.

12시는 예고 없이 들이닥쳤다. 혼돈이 그러했듯이.

*

-실종 5일째. PM 22:00.

‘사랑의 비밀은 일방적이 아닌 쌍방향이었다.’

장 경감은 엘리베이터 안으로 사라지는 진주양을 보다 섬뜩해져서 정신병원을 나왔다.

파주 정신병원에서 돌아왔을 때 밤 10시가 되고 있었다.

그는 사무실 앞에 차를 세워놓고 습관대로 수첩에 실마리들을 끼적였다.

1. 신해수가 실종된다.

2. 진주양은 신부가 돌아오지 않기를 바란다.

3. 신부가 실종되고 한 번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진주양이 신영원을 보러 병원에 왔다.

4. 자매가 한 남자를 동시에 사랑했다.

5. 동생이 언니의 남자와 사통(私通)을 했다

6. 어쩌면 언니는 그걸 알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7. 결혼식 직전 신부의 갑작스런 실종 이유와 상관이 있다?

‘경찰이 신부를 찾지 못하게 해줘요.’두 자매 사이에서 진주양은 무얼 한 거지?

한꺼번에 너무 많은 진실들이 몰려온 탓이다.

장 경감은 파김치가 된 몸으로 허름한 사무실 문을 벌컥 열었다.

그를 반긴 건 수진이 아닌 제일 반갑지 않은 인물이었다.

“내가 여기를 다시 찾아오는 날, 네 손목에 수갑을 채울 거라 했지.” 무테안경 뒤로 파충류의 그것처럼 냉혈한 눈빛, 구김살 없는 양복에 언제나 딱딱하고 단일한 패션.

현기영…….

“특수본에 있어야 할 네놈이 왜 이곳에…….” 장 경감은 신음했다. 현 과장을 따라온 형사들이 그 앞에 누군가를 끌어다놓았다.

흥신소 직원이었다.

수사본부를 염탐하라 시켰던 직원은 형사들에게 덜미를 잡힌 채 고개를 푹 숙였다.

“죄송해요, 소장님.” 장 경감은 눈을 감으며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

본청 형사과 과장실.

현기영은 카메라를 테이블에 내려놓았다.

그 안에 명백하게 찍힌 염탐의 흔적들……. 구차하게 변명할 필요도 없이 끝났다.

직원은 특수본을 도촬하다가 현행범으로 그 자리에서 붙잡혔다.

서 유치장에 갇혔는데, 불법 개인정보 수집으로 철장 신세를 질 수도 있고, 즉결심판에 붙여져 벌금 몇만 원 물고 끝낼 수도 있었다.

바로 이 반갑지 않은 사내의 마음먹기에 따라.

“걔 할머니랑 살아. 벌금으로 깔끔하게 합의하자.” 장 경감이 온정에 호소를 했지만 평소 얄짤 없는 원칙주의자답게 씨알도 안 먹혔다.

현기영은 이 방에 장 경감을 묶어둔 둔 처음부터 지금까지 한마디도 말을 안 꺼내었다. 소파 팔걸이에 팔등을 얹고 손가락을 까딱일 뿐이었다.

‘여전히 딱딱하게 굴긴.’장 경감에게 이 자식이 반갑지 않은 이유는 여러 가지였지만 그중 성미에 맞지 않는 인내심을 요구하는 게 끔찍했다.

현기영과의 만남엔 항상 극도의 심리전이 뒤따랐다.

행동이 앞서는 장 경감과는 달리 현기영은 핏속까지 냉철한 네고시에이터, 협상가 타입이었다.

불과 얼음.

개와 원숭이,

피곤해진다.

한참을 침묵 끝에 현기영이 말했다. 하지만 사무소 직원의 거취와는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였다.

“신부가 결혼 직전에 실종됐어.”“…….”“경찰은 현재 단순 가출로 보고 있지.”“우린 그 얘기를 하던 게 아니었을 텐데.” “제 발로 걸어 나가는 모습이 찍힌 영상을 확보했거든. 통화 기록, 금융거래 내역, 다 뒤져봤는데 특별히 의심 갈 만한 정황도 없어.”장 경감은 비웃었다.

“극비수사를 함부로 나불대도 되나? 한신그룹에서 가만히 안 있을 텐데.”현기영을 재미없는 낯짝으로 못 박았다.

“난 이걸 극비라고 말한 적이 없어. 한신그룹 일이라는 것도.”   표정 관리가 안 되었다. 확신이 서지 않아 아직 신랑에게서 의뢰를 받아들이지도 않은 상태였다.

본의 아니게 장 경감은 이미 사건에 깊이 개입되어버렸다.

경찰은 그를 쉽게 보내주지 않을 것이다. 흥신소 직원을 물고 늘어져서라도.

현기영은 단호히 몰아붙였다.

“네 의뢰인, 누구냐.”장 경감은 애써 무마하듯 마른 웃음을 지었다. 주특기인 능청을 떨었다.

“차라리 수갑을 채워.”“그러지 않을 거야.”“좋아하잖아. 내 손목.”장 경감이 철컹 철컹, 소리 내며 손목을 들어 보였다.

현기영이 시건방지게 다리를 꼬았다.

“물론 널 범법자로 만드는 건 일도 아니야. 하지만 현행범으로 체포되는 건 예전 한 번으로 족하잖아?”반갑지 않은 이유 두 번째. 현기영은 장영범을 너무나 잘 알았다.

어디를 후벼 파면 아픈지 손가락으로 짚을 수 있을 만큼, 그들은 뜨거웠다면 뜨거웠을 한 시대를 공유했다. 청춘을…….

현기영은 단추를 한 계단 더 풀었다.

경찰 엘리트 출신이라는 자부심이 센 현기영은 자존심이 손상된 듯했다.

신부의 실종을 아는 건 한신그룹 주요 일가족과 검찰 몇몇과 본부 인력으로 압축된다.

분명 장 경감의 의뢰인은 경찰의 더딘 수사가 못 미더운 한신가 사람일 수밖에 없다.

“꽤 신경 쓰이나 보지? 염탐당한 것이.”“한신그룹 사건이야. 위에서도 부담이 무척 크다고. 검찰총장까지 나서서 경찰을 닦달하고 있어. 그 사건, 내가 책임자로 맡고 있는 거야.”“넌 신부가 걱정되지도 않냐?”“내가 기도하는 건, 메리지 블루에 걸린 그 여자가, 순간적으로 저지른 일탈 하나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밤을 지새우며 고생하는지, 지금도 사라진 가족 때문에 전전긍긍하고 있을 진짜 도움의 손길을 받아야 하는 실종자 가족들이, 자기 하나 때문에 얼마나 큰 불합리를 겪고 있는지, 자신의 철없는 행동을 깨닫고 조속히 집으로 돌아오는 것뿐이야.” 혹여 윗선에 이게 알려져서 수사에 믿음을 주지 못하는 게 아니냐고 소리를 들을까 봐 여간 비위가 상하는 게 아니겠지.

총책임자라는 것이 윗선 눈치나 보면서 자기 안위만 신경 쓴다.

애초에 고작 가출사건 하나에 검경 윗대가리들까지 들썩이며, 수사본부까지 차려진 것에서 얼마나 이 권력이 썩었는지를 보여주고 있었다.

가출한 신부가 한신그룹 며느리이기 때문이다.

“네가 그러고도 민중의 지팡이냐?”“민중한테서 삥 뜯다가 파면된 네가 할 소린 아닌 것 같은데.”  장 경감이 달려들어 멱살을 쥐었다.

“입만 산 새끼!”“두 번 말 안 해. 또다시 본부 주변에 쥐새끼처럼 기웃거리면, 흥신소 간판 떼게 할 거야.”“알지도 못하면서…… 신부가 지금 어떤…….”신부가 왜 실종되었는지 알지도 못하면서.

신랑이란 작자가 얼마나 위험한 인물인지 파악도 못하고 있으면서…….

그 신랑이란 새끼가 나한테 어떤 걸 의뢰했는지 아냐고!

소리 되어 나오지 않은 말이 폭풍처럼 몰아쳤다.

신랑이 신부를 못 찾게 해달라고 의뢰했다.

신랑은 처제와 내연관계였고 신부는 사라졌다.

이건 단순 실종사건이 아니었다. 심각한 치정사건이 될 변수가 많았다.

신부가 단순 충동에 신랑을 떠난 줄 알고 경찰은 여유 부리고 있는데 만약 가출이 아니었다면……?

그 여자가 신랑에 의해 감금이라도 되어 있다면? 시신으로 발견되면? 어떻게 될 거 같아.

현기영이 장 경감을 거칠게 떼어내며 물었다.

“모른다고? 넌 뭘 아는데.”알아. 내가 파주에서 뭘 보고 왔는지 알아?

마음만 같아서는 이대로 안 밝혀 엿을 먹이고 싶었지만, 배신과 공포로 떨고 있을지도 모르는 여자를 생각하자니 치가 떨렸다.

처제와 바람난 새끼. 신부를 찾지 못하게 해달라고? 개새끼.

“뭘 아냐고!”그러나 장 경감은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진주양이 제안했던 검은 돈 가방에 가득 채워져 있던 현금 다발이 비루하게도 정의감도, 양심도, 용기도 앗아갔다.

평생을 모아도 건질 수 없는 돈이다. 그런 큰돈을 아무렇게나 투척한 한신그룹은 검찰도 움직이는 동원력을 쥐고 있다.

그가 무엇을 할 수 있는가.

‘뚜렷한 증거를 잡은 것도 아니면서.’대다수의 실종사건이 단순 가출에서 그치는 경우가 허다했다. 며칠 이내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거나, 납치와는 상관도 없다.

신부의 실종이 신랑과 아무 연관이 없을 확률은 더 컸다. 개인적인 일탈에 그가 관여할 이유는 없었다.

간통이란 것이 감옥에 갈 만한 중죄가 아니라고 법이 인정했다.

간통죄가 폐지된 마당에, 신부는 무사히 돌아와 신랑의 바람을 묵인하고 한신가의 부를 누리든지, 이혼재판에서 충분한 위자료를 얻고 새 인생을 시작할 수도 있다.

지금 장 경감은 걱정을 넘어 오버를 하고 있었다.

너무 앞서나갔다. 영웅 행세라도 하고 싶은 건가.

장 경감은 허탈함에 웃음을 삼켰다.

현실감을 되찾을 때다. 그에겐 죽어가고 있는 아들이 있었다. 지금도 아들은 병상에 누워 하루하루 빚을 늘리고 있다.

그리고 그때였다. 똑똑, 노크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

“이거 제가, 타이밍을 잘못 맞춘 것 같군요.”한신그룹 법무팀 금배지를 단, 진주양의 사자(使者)가 보내졌다.

변호사가 느긋하게 방을 한차례 훑더니 장 경감에게 그 시선이 머물렀다.

냉철한 눈빛은 짧게 경고하듯 장 경감을 지그시 눌렀다가 현기영에게 웃음기를 띄웠다.

“제가 끼어도 되겠습니까?”장 경감은 입술이 떨렸다.

원하든, 원치 않든, 길고 지독한 밤은 이미 시작되고 있었다.

*

변호사와 이야기를 나눈 현기영이 조금 짜증스럽게 그를 봤다.

‘의뢰인이 신랑이었어?’ 하고 캐묻는 눈초리였다. 나온 그들은 악수를 나누며 인사했다.

“저희가 믿음을 드리지 못해서니, 할 말이 없습니다. 하지만 이런 식의 성급한 행동은 자제 부탁드립니다.”“부하직원이 충성심에 저지른 일입니다. 이사님께서도 당혹해 하셨고, 사죄드리라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하루 속히, 신부를 찾아내 달라는 당부도.”현기영이 굳었다. 이 이상 말하지 않겠지만, 부담을 가지라는 짧고 굵은 질책이 현기영을 내리 눌렀다.

성과도 못 내면서 언제까지 시간만 끌다간 지금 휘두르고 있는 지휘봉을 빼앗고 청장이 직접 나서게 될 것이란 암시였다.

현기영으로서는 간부로 가는 쾌적한 성공가도가 달린 일이기 때문에 이번 사건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장 경감은 끌려가듯 차에 태워졌다.

앞좌석에 진주양의 변호사가 앉고, 양쪽에서 남자들이 그를 도주하지 못하게 잡았다.

차가 출발하자마자 복부로 주먹이 날아들었다.

우…… 욱! 행선지에 도착할 때까지 차 안에서 두들겨 맞았다.

지하 주차장에서 위층으로 직접 연결되는 엘리베이터를 탔다. 한참을 어디론가 끌려갔다.

“대체 어디를 가는 거야.”장 경감의 물음에도 사내들은 묵묵했다

“도대체 여기가 어디냐고!”약품 냄새가 후각을 자극했다. 씁쓸한 듯, 죽음 직전 퇴락해가는 생명들이 내뿜는 ‘그곳’의 냄새는 한 번에 알아봤다.

장 경감의 아이가 입원해 있는 병원이었다.

왜…… 왜 이곳에. 말이 없는 사내들은 검은 옷을 입고 있었고 사형집행관처럼 비장했다.

“뭐를 하려는 거야…….”불안해진 장 경감이 거칠게 반항했고, 사내들이 그의 입을 틀어막았다.

“아이는 잘못이 없어. 아이는 잘못이 없어! ……우웁……! 웁! 웁!”장 경감은 어느 병실에서 억지로 무릎이 접혀 바닥에 이마를 박았다.

핏발이 그어진 눈을 부릅떴다. VIP 병실에도 어둠이 내려앉았다.

그때, 스위치 켜지는 소리와 함께 밝혀진 노란 스탠드 불빛이 어둠 속에 가려져 있던 사람을 드러냈다.

삐익. 삐익. 삐익. 호흡기 소리…… 아이는 평행하고 규칙적인 호흡을 내리쉬며 천사처럼 잠들어 있었다.

그 탓이다.

아들 곁에 앉은 진주양이 순간 사탄으로 보인 착시는.

명품 슈트를 갖춰 입고, 깊은 생각에 잠겨 있는 듯 진주양은 암울하며 과묵한 권력자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잔혹한 본심을 정중한 옷 안에 감추고 더 없이 인자하게 물어온다.

“내 뒤를 캐고 다니셨다고요.”장 경감이 파르르 고개를 떨궜다.

“미. 미안합니다.”“그것도 모자라, 멍청하게도 경찰 쪽에 꼬리가 밟혔다고요.”아이는 무사해 보였다. 하지만 저 산소마스크를 빼앗으면 그만이다. 5분도 안 걸려 손과 발을 싸늘히 차가워지게 만들 수 있다.

‘그’는 능히 그렇게 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

“제가 많이 경솔했습니다. 그래서 말인데, 의뢰는 받아들이는 쪽으로…….” “나를 간 봤습니까?”헉, 장 경감이 고개를 쳐들었다.

“캐봐서 구린 거 없으면 의뢰 받아들이고, 위험할 거 같다 싶으면 발 빼고……. 내가, 당신 입맛 따라 저울질해도 되는, 그런 허접한 인간으로 보였습니까?” 비틀린 진주양의 눈길이 장 경감에게 와 닿았다. 두 시선이 허공에서 충돌했다.

“아니…… 아닙니다. 오해예요.”진주양은 느긋이 몸을 일으켰다.

이윽고,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손을 뻗어 아들의 호흡기를 쥐었다. 채 5초도 안 걸린 일이었다.

“무. 무슨…….”진주양이 한 번 장 경감을 눈에 지긋이 담았다.

실패자에게 가차 없는 심판을.

배신자에게는 용서 없는 보복을.

심장이 파열할 듯이 첨벙거렸다. 들끓는 부정은 잔인한 선택 앞에서 통곡했다.

아아악! 제발……! 제발……! 제정신이 아니었다.

“제, 제게 방법이 하나 있습니다!”장 경감은 순전히 살기 위해 말을 내뱉었다.

“기, 기왕 이렇게 된 거 경찰과 협력하는 척 수사를 방해하겠습니다!”마스크는 살짝 들려 아슬아슬하게 아들에게 붙어 있었다. 진주양은 비웃었다.

“마지막 발악입니까?”“…….”“구차하군요.”“그들보다 먼저!”“…….”“먼저 신부를 찾아내겠습니다! 그래서 이사님께 산 채로 신부를 바치겠습니다!”   아들을 살리기 위해 남의 살인을 교사했다.

장 경감은 진주양의 모든 것, 등, 어깨의 각도, 미세한 숨소리마저 집중했다.

하지만 그것을 비웃듯 진주양은 호흡기에 손을 대었다. 장 경감이 악에 받쳐 질러댔다.

“어차피……! 아무도 신부를 찾지 못하게 하면 되는 거잖습니까!”인간은 그렇게 추악해지는 것이다.

‘경찰 쪽에서 신부를 못 찾게 하려면, 우리가 먼저 찾는 게 더 빠르지 않을까요? 신랑한테 넘겨요.’장 경감은 수진의 콧잔등을 펜으로 툭, 쳤다.

‘넘기면…… 그다음? 신부는 어떻게 될 거 같은데?’신부가 돌아오길 원치 않은 인간이야.

신부가 그 남자한테 돌아가면 그 여자는 어떻게 될 거 같은데……?

댕…… 댕…… 댕…… 어디선가 12시 정각을 알리는 시계가 울려대는 것 같았다.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장 경감 자신이 그렇게 말했었다고. 낮에 나눴던 수진과의 대화가 아스라이 시계 소리와 한데 겹쳐졌다.

진주양이 까슬한 아이 머리를 훑어 내리며 눈을 감았다.

계산기를 두드린 남자는 손해 볼 게 없다 싶었는지 마스크에서 손을 떼었다.

식은땀과 눈물이 덜덜 턱 아래로 떨어졌다.

인생이 앞으로 이전과 같을 수 없을 거라고, 송두리째 흔들린 걸 장 경감이 예감한 순간, 아이러니하게도 진주양은 처음으로 희미하게 웃고 있었다.

“그 회사 모토가 뭡니까.”“바, 바람나서 도망간 마누라, 보증 서줬더니 토낀 친구, 길 잃은 개새끼까지. 돈만 주면 다 찾아줍니다.”목을 뒤로 젖히며 주양이 나른히 명령했다.

“그럼 찾아내요. 여기서 찌질대지 말고.”그때부터였다.

죽느냐…… 죽이느냐…….

12시의 시계 소리가 추격해오듯 장 경감을 재촉했다.

댕!

댕!

댕!

댕!

.

.

.

댕.

바로, 죄책감의 소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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