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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서클 직전에 환생-135화 (135/191)

모여드는 사람들(3)

모여드는 사람들(3)

네이든은 두 눈을 끔뻑였다.

키가 조금 큰 거 같아 보였지만, 케이가 분명했다.

놀라기는 돌프 역시 마찬가지였다.

'케이 도련님?'

브륜힐트 공작가 내부에서 케이의 존재에 대해 모르는 이는 없었다.

더불어 그는 케이가 브륜힐트와의 인연을 끊고 나갔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날 그 장소에 돌프 역시 있었기 때문이다.

"응...?"

맞은 편에서 걸어오던 케이의 발걸음이 네이든을 발견하고 우뚝 멈췄다.

자신을 알아본 듯한 케이에게 네이든은 천천히 걸어갔다.

이에 케이가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언젠가 이럴 날이 올 거 같기는 했지....'

제국 내 유명한 가문이란 가문은 모두 레드포드 영지로 모여들고 있었다.

그런 와중에 브륜힐트라고 사람을 보내지 않을 것 같지는 않았다.

다만, 가문에서 보낸 존재가 네이든일 것이라고는 케이도 예상치 못했다.

케이 앞에 선 네이든이 이죽거리며 물었다.

"네가 여기는 웬일이냐?"

네이든의 이죽거림에 케이가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녀석... 형한테 그게 무슨 말투냐. 그 날 덜 맞은 거지?"

"......?!"

자신의 말에 곧바로 받아치는 케이를 보며 네이든의 눈이 살짝 커졌다.

'이 자식... 케이 맞아?'

결정전 이후 처음으로 보는 케이였다.

당시에도 케이는 이전에 자신이 알던 그 소심쟁이와는 달랐지만, 지금 본 케이는 또 달라져 있었다.

은연중 흘러나오는 기세에 네이든이 어깨를 움찔거렸다.

이에 돌프도 놀란 눈빛을 보였다.

'허.... 진정 케이 도련님이 맞는 건가?'

17살의 소년.

그런 소년의 전신에서 여유가 넘쳤고 은연중 묵직한 기세가 담겨 있었다.

'그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건가?'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말이 있었다.

멀린을 대신해 레드포드 영지에서 벌어지는 대소사에 관여해온 케이.

처음에는 이런저런 시행착오를 거쳤지만, 그는 남들이 놀랄 정도로 빠르게 자신의 책임에 적응해 나갔다.

그리고 지난 며칠간 레드포드 영지를 찾은 고위 귀족들을 상대해온 존재가 다름 아닌 케이였다.

그와 같은 경험이 케이를 변하게 만든 것이다.

한편, 이 사실을 모르는 네이든은 자신이 케이의 기세에 눌렸다는 사실을 깨닫고 이를 악물었다.

"사생아 따위가 감히!"

"그 사생아가 네 형이다. 말조심해라."

"더러운...!"

이제는 말싸움에서도 밀리니 네이든의 목소리가 절로 커졌다.

"그래, 그래. 마음대로 말해라."

반면 케이는 귀찮다는 듯 손을 휘휘 내저을 뿐이었다.

무언가 자신이 밀린다는 사실에 네이든이 오기를 품고 소리쳤다.

"예전에는 감히 내 눈을 쳐다도 못 보던 놈이!"

"......."

"큭, 그 멀린이란 놈과 같이 몰려다니더니 정신을 놓은 거지?"

"......."

케이는 네이든의 이야기를 가만히 듣고만 있었다.

이에 네이든은 더욱 기가 살아 입을 놀렸다.

"하여간 끼리끼리 잘도 몰려다녔지. 평민과 사생아라...."

"......."

"왜, 그 멀린이란 놈이 뒈질 때 같이 뒈지지 그랬냐? 그랬으면 서로서로 좋잖아. 안 그래?"

그 순간 케이의 표정이 돌변했다.

싸늘함을 넘어 진득한 살기가 가득한 눈빛.

이에 네이든이 한 발짝 뒤로 물러섰다.

동시에 낮게 깔린 케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에 관해 뭐라고 떠들어도 상관없어. 하지만...."

"......."

"함부로 탑주님에 관해 입을 놀리면... 용서하지 않아."

스산한 경고였다.

자신의 인생을 뒤바꿔준 은인.

그리고 존경해 마지않는 스승.

자신이 욕을 먹는 것보다 멀린이 욕을 먹는 것이 케이를 더욱 화나게 했다.

그들 사이에 침묵이 감돌고, 네이든이 발작적으로 소리쳤다.

"요, 용서하지 않으면 어쩔 건데! 네 주제를 알아! 고작 사생아 따위가...."

"그만하시지요, 공자님...."

네이든이 도를 넘는 것 같자 돌프가 네이든을 만류하기 위해 끼어들었다.

그때였다.

"케이 님!"

우렁찬 목소리가 출입구 쪽에서 들려왔다.

그곳을 통해 레드포드 영지의 총관이 달려왔다.

그는 거친 숨을 몰아쉬며 케이의 앞에 섰다.

"총관님?"

"크, 큰일 났습니다."

얼굴이 사색이 된 총관이 급히 숨을 몰아쉬며 말했다.

이에 케이가 의문을 담아 물었다.

"무슨 일이죠."

"크, 큰일입니다!"

"그러니까 무슨 큰일요."

"화, 황태자 저하께서 오셨습니다!"

"아...."

총관의 말에 케이가 드디어 올 것이 왔다는 표정을 지었다.

제국 내에서 사업을 벌이려면 언젠가는 한번 부딪쳐야 할 곳이 바로 황실이었다.

그런 황실의 대표자로 온 것이 다름 아닌 황태자였다.

낯빛을 굳힌 케이가 말했다.

"황태자 저하께서는 지금 어디 계십니까?"

"보, 본관에 계십니다."

"알겠습니다."

짧게 답한 케이가 빠르게 발길을 돌렸다.

"저, 저는 잠시... 숨 좀...."

케이를 따라가려던 총관은 헥헥- 거리며 숨을 내쉬었다.

파릇파릇한 케이의 뜀박질을 따라가기에는 총관의 육신은 너무 나이 들었다.

그렇게 총관이 숨을 몰아쉬고 있을 때, 네이든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봐."

"응?"

"총관이라고 했나? 레드포드 영지의 총관이란 건가?"

오로지 케이만 보고 달려왔던 총관은 그제야 네이든과 돌프를 발견하고 고개를 돌렸다.

"그렇소만. 뉘쇼?"

"네이든 브륜힐트다. "

"브륜힐트?!"

브륜힐트라는 이름에 총관이 놀라 소리쳤다.

그제야 자신이 원하는 반응을 본 네이든이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이후 일어난 상황은 그런 네이든의 표정을 단번에 바꿔놓았다.

"이런! 케이 님과 같은 가문에서 오셨군요! 혹시... 케이 님의 동생분?"

"...뭐?"

네이든의 눈빛이 싸늘해졌다.

"난 그딴 자식을 형으로 둔 적 없다."

으르렁거리는 네이든의 목소리에 총관이 아리송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그가 누구던가.

눈치 하나로 레드포드 영지를 이끌어온 이였다.

그는 단번에 케이와 네이든의 관계가 불편하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총관이 슬며시 눈을 굴리고 있을 때, 네이든이 불편함을 담아 말했다.

"그 이야기는 됐고, 대공 각하께 우리를 안내해라."

"예? 그건 왜?"

"드워프에 관해서 대공 각하께 조금 더 자세하게 듣고 싶다. 제국 각지에 드워프제 단검을 보낸 걸 보니 대공께서 본격적으로 드워프 관련 사업을 하시려는 거 같은데?"

"음...."

네이든의 말에 총관이 턱을 쓸었다.

그가 살짝 미소 지으며 답했다.

"죄송하지만, 그건 어려울 것 같습니다."

"뭐?"

브륜힐트라는 이름에도 불구하고 단번에 거절이 날아오자 네이든이 눈을 부릅떴다.

이에 총관이 손을 휘휘 내저었다.

"아, 오해 마시기 바랍니다. 브륜힐트 공작가에서 오신 분들이라면 충분히 대공 각하께서도 만나 주실 겁니다. 다만, 지금 대공께서는 매우 바쁘셔서... 아시다시피 대공 각하를 만나고 싶어 하시는 분들이 워낙에 많아서 말이죠."

"그건 그렇겠군."

"그리고... 공자께서 오해하시는 게 있으신 모양인데...."

"오해?"

"드워프 관련 사업은 저희도 어떻게 되는지 모릅니다."

"그게 무슨?"

놀란 네이든을 보며 총관이 비릿한 미소를 보냈다.

"대공성에서 벌어지는 드워프 관련 사업은 저희가 주관하는 게 아니라서 말입니다. 그렇다 보니 대공 각하를 만나셔도 딱히 들을 게 없을 겁니다."

"지금 나랑 농담하자는 거냐?"

"어허, 농담이라뇨. 제가 다른 분들한테는 이런 이야기도 안 했습니다. 브륜힐트에서 오신 분들이기 특별히 말씀해 드리는 겁니다. 지금 대공 각하를 만나자고 기다리시는 분들은 그 사실도 모르고 있습니다!"

"음...."

네이든은 총관을 가만히 노려보았다.

아무래도 눈앞의 노인이 거짓말을 하는 거 같아 보이지는 않았다.

"그래? 그렇다면 드워프 사업을 벌이고 있는 자에게 안내해라."

마치 자신의 주인처럼 행동하는 어린 소년의 행동에도 총관은 미소를 잃지 않았다.

그가 살짝 눈웃음을 지으며 답했다.

"허허, 이미 만나시지 않았습니까?"

"뭐...?"

네이든은 이해를 못 했다는 듯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이어지는 총관의 목소리.

"허허허, 조금 전까지 같이 계셨잖습니까?"

총관의 말 속에 담긴 의미를 가장 먼저 알아차린 것은 돌프였다.

그가 믿지 못하겠다는 듯 되물었다.

"설마... 케이 도련님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허허. 그렇습니다."

"거, 거짓말!"

네이든이 버럭 소리쳤다.

하지만 총관은 여전히 웃을 뿐이었다.

"제가 그런 거짓말을 해서 얻을 게 뭐가 있겠습니까."

"마, 말도 안 되는 소리를! 그딴 자식이 어떻게...."

"글쎄요. 공자께서 제 이야기를 믿든 안 믿든, 케이님이 드워프 관련 사업을 총괄하시는 분이라는 것은 변함없는 사실입니다."

"그, 그럴 리가."

네이든의 안색이 사색으로 변했다.

이에 총관이 살짝 고개를 숙였다.

"그럼 저는 할 일이 많아서...."

그렇게 총관이 떠나갔지만, 네이든과 돌프는 다리에 못이라도 박힌 듯 움직일 수도 없었다.

"그럴 리가... 어떻게 그런 놈이...."

끊임없이 현실을 부정하는 네이든.

이를 보며 돌프가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하아....'

예상치 못한 장소에서 재회한 케이.

'아무래도 첫 단추를... 잘못 꿴 거 같구나.'

그의 존재가 복병이 되어 돌아왔다.

***

빠르게 대공성으로 달려간 케이는 곧장 대공의 집무실로 향했다.

황태자가 왔다면 그를 맞이할 곳은 그곳뿐이었다.

그리고 그런 케이의 생각을 증명하듯, 집무실 밖에는 황실에서 파견된 기사들이 경계를 서고 있었다.

"자네가 케이인가?"

"...그렇습니다."

이미 이야기를 해둔 것인지, 케이의 존재를 확인한 기사가 대공의 집무실 문을 열었다.

지난 몇 달간 부단히 들락거렸던 집무실로 조심스럽게 발을 들여놓은 케이.

그런 그를 반겨 준 것은 낯선 광경이었다.

대공의 집무실 가장 상석에 앉은 대공과 그 뒤에 선 사샤.

그 맞은 편에 앉은 황태자.

그 주변으로 알렌 후작과 제플린, 클라크 후작과 윈스턴이 있었다.

그리고 한쪽에 낯선 중년 여인이 서 있었다.

케이와 눈이 마주친 중년 여인이 눈을 찡긋거렸다.

'아... 비비안 님이시구나!'

황태자와 비비안의 관계를 알고 있는 케이.

덕분에 비비안이 폴리모프를 했다는 사실을 단번에 눈치챌 수 있었다.

그렇게 케이가 방 안으로 들어오자 대공이 그를 반겨 주었다.

"오, 어서 오게, 케이군!"

자리에서 일어난 대공이 케이를 이끌었다.

황태자 앞에 선 케이가 살짝 한쪽 무릎을 꿇으며 예를 갖췄다.

"위대한 제네리움의 신성, 루시안 제네리움 황태자 저하를 뵈옵니다."

케이의 정중한 예법에 황태자가 슬쩍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대가 케이인가? 이곳에서 드워프와 관련된 모든 일을 맡고 있다는?"

"그렇습니다."

"어리군. 어느 가문의 아이이더냐?"

"...가문은 없습니다."

"평민이란 말이냐?"

"그렇습니다."

케이의 답변에 황태자의 인상이 찡그려졌다.

평민에 대한 그의 생각을 단번에 알 수 있는 행동이었다.

이에 클라크 후작이 돕듯이 말했다.

"원래는 명망 있는 가문의 아이였지만, 사정이 있어 가문에서 나왔다고 합니다."

"가문을 나왔다? 어느 가문의?"

황태자의 물음에 케이가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죄송하옵니다. 가문을 나오며 다시는 그 이름을 쓰지 않겠다고 맹세하였습니다. 부디... 무례를 용서하여 주시옵소서."

"흠...."

황태자가 턱을 쓸었다.

그가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귀족 태생이라니 그 말을 믿고 넘어가마. 내 얼마 전 아주 무례한 평민 놈에게 당한 게 있어 그런 것이니 이해하거라."

그런 황태자의 말에 아발론 일동이 어깨를 움찔거렸다.

황태자가 말한 무례한 평민이 누군지 대충 짐작이 갔기 때문이다.

"좋다. 예는 그만하면 됐고. 이제... 드워프에 관해 이야기를 들어 볼까 하는데?"

"무엇이 궁금하신지요."

그때 알렌 후작이 조심스레 물었다.

"...저하?"

"왜 그러는가?"

"혹시 이 일과 관련된 다른 실무자는 데려오시지 않았는지요?"

알렌 후작이 그런 질문을 한 이유는 황실에서 파견된 이가 황태자 혼자였기 때문이었다.

황태자와 같이 온 이들은 그를 수행할 시종들과 기사뿐.

대공의 집무실에 황태자를 따라온 이는 없었다.

그런 알렌 후작의 물음에 황태자가 불쾌하다는 듯 물었다.

"그 소리는 지금... 내가 못 미덥다는 뜻인가?"

"아, 아니옵니다! 어찌...! 그, 그저 이런 일에 황태자 저하께서 공연히 고생하시는 거 같아서."

"이런 일이라 하였는가? 황제 폐하께서도 관심을 가지는 일을?"

"죄, 죄송합니다. 실언하였습니다."

황태자의 싸늘한 눈초리에 알렌 후작이 황급히 고개를 숙였다.

'아버지 왜 그런 걸 물어보셔서는!'

'끙....'

제플린과 알렌 후작이 눈빛을 주고받았다.

안 그래도 무거웠던 분위기가 황태자와 알렌 후작의 실수로 더욱더 무거워졌다.

그런 반응에 황태자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현재 대공의 집무실에 자리한 이들은 하나같이 드워프 사업관 관련되어 한 자리를 차지한 이들 뿐이었다.

그들과 맞서 최대한 황실에 유리한 조건을 만들어야 하는 황태자로서 지금의 분위기는 그에게 꽤 괜찮았다.

"그 실언은 내 한번 눈을 감아 주겠네."

"가, 감사합니다."

"그것보다... 케이."

"예."

"일단 레드포드 영지에 드워프가 있다는 것은 확인했다. 그러니 말 돌리지 않고 말하마. 드워프들을 제도로 옮기거라."

"......?!"

"루시안 저하!"

황태자의 명령조에 대공이 반발하듯 소리쳤다.

그런 반발을 무시한 황태자가 케이만을 보며 말했다.

"이런 변방의 영지보다는 제도가 사업을 벌이는 데 여러모로 좋을 것이다."

"......."

"만약 내 말에 따른다면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으마."

이제 막 터를 잡고 사업을 펼치려는 찰나 떨어진 황태자의 막무가내식 명령.

이에 케이는 한숨을 내쉬었다.

'분명 제도가 사업을 벌이기 좋은 것은 사실이지만....'

만약 그렇게 된다면 겨우 닦아 놓은 기반이 무용지물이 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사사건건 제도에 자리한 황실에 간섭을 받게 되리란 것은 불 보듯 뻔했다.

나름 황실과 협상을 하며 어떻게 이끌어 가야 할지 고민했던 것이 무색할 정도로 황태자의 발언은 어이없는 것이었다.

케이는 고민했다.

이 황태자의 명령이자 협박을 어떻게 융통성 있게 넘겨야 하는지 말이다.

"저하...."

오랜 고민 끝에 케이가 입을 열려는 찰나.

"얘들아, 나왔다!"

허공에서 목소리가 들리며 웬 인영이 불쑥 떨어 내렸다.

유령처럼 나타난 괴한은 집무실 탁자 위에 떡하니 내려앉았다.

"억?!

"......?!"

충격과 공포.

난데없는 상황에 모두가 기겁했고 침묵이 대공의 집무실에 감돌았다.

그리고 누구보다 먼저 정신을 차린 것은 괴한과 정면으로 마주했던 황태자였다.

"너, 너, 너는?!"

"어...?"

"사, 살아있었다니!"

황태자가 협상 테이블 위로 불쑥 떨어져 내린 존재를 보고 벌떡 일어나 삿대질을 했다.

하지만 그것도 오래 가지는 않았다.

퍽-

"컥?!"

어디서 빛이 번뜩이는가 싶더니 황태자의 이마를 가격했고, 뇌가 흔들리는 충격을 받은 황태자는 그대로 기절하고 말았다.

쿵-

황태자가 기절한 집무실에 침묵이 감돌았다.

사람들은 난데없이 등장한 불청객과 기절한 황태자를 번갈아 보며 턱을 늘어트렸다.

그때 중년 여인의 모습을 한 비비안이 못 말리겠다는 듯 중얼거렸다.

"...제가 그랬죠. 그렇게 불쑥불쑥 찾아오는 버릇 좀 고치라고."

비비안의 중얼거림을 들은 불청객, 몇 개월 만에 등장한 멀린은 그런 잔소리를 들으며 볼을 긁적였다.

"음... 들켰네."

이를 보며 케이가 작게 감탄했다.

"역시 탑주님의 매직 애로우는 말보다 빠르구나."

매직 애로우에 얻어맞고 기절한 황태자의 다리가 처량하게 떨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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