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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서클 직전에 환생-22화 (22/191)

검술학교 마법동아리(3)

검술학교 마법동아리(3)

케이의 어린 시절은 화목했다.

가난하지만 아낌없이 사랑을 주는 어머니가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행복은 그리 오래 가지 못했다.

케이가 6살 무렵, 병을 얻은 어머니가 시름시름 앓다 세상을 뜨고 만 것이다.

어머니를 여의고 몇 날 며칠을 어머니의 무덤가에 울다 지쳐 쓰러졌을 때... 그가 나타났다.

'나와 같이 가자꾸나.'

고급스러운 의복과 그를 따르는 호위병들.

호위병들의 만류에도 사내는 직접 케이를 안아 들었다.

그것이 케이와 아버지의 첫 만남이었다.

'따뜻해....'

또한, 그것이 케이가 아버지에게서 느낀 처음이자 마지막 온기였다.

케이의 아버지는 매우 높은 귀족 가문의 가주였고, 그런 그가 외부에서 데려온 아이는 가문의 안주인과 측근들에게 눈엣가시로 여겨졌다.

특히 가주와 안주인 사이에는 케이보다 2살 어린 자식이 있었다.

때문에 제 자식의 자리를 위협하는 케이의 존재가 안주인의 신경을 건드렸다.

'쯧. 네가 정녕 그이의 피를 타고난 게 맞느냐? 어쩜 이리도 한심한지.'

케이가 무언가를 배우고 성과를 낼 때마다 돌아오는 것은 칭찬이 아닌 구박이었다.

이에 케이는 칭찬을 받기 위해 더욱 노력했고, 그럴수록 안주인의 눈빛을 더 싸늘해져 갔다.

그러던 어느 날, 케이가 7살의 나이에 마나 하트를 만들었다.

주변 모두가 놀란 것은 당연했다.

'7살의 나이에 마나 하트라니... 가주의 핏줄은 핏줄이구나.'

'재능이 썩 나쁘지 않아.'

또한, B급 인지력이란 각성기도 꽤 괜찮은 각성기였기에 주변 반응은 더욱 긍정적이었다.

오죽했으면 오랜 시간 그를 찾지 않았던 아버지까지 케이를 보러 왔겠는가.

이에 케이는 크게 기뻐했다.

드디어 자신의 노력이 인정받았다며 말이다.

그는 이 정도면 안주인께서도 조금이나마 자신을 칭찬해 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품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가문의 안주인이 그를 불러놓고 말했다.

그 어느 때 보다 차가운 얼굴로.

'아무것도 하지말거라. 쥐죽은 듯이 숨만 쉬며 살아가. 너는 그 어떤 재능도 내보이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게 네가 이 성에서 오래 살아남는 길이다.'

살기 가득한 안주인의 말에 케이는 큰 충격을 받고 말았다.

어떻게든 잘 보이기 위해 한 노력이 그녀에게는 제 자식의 자리를 빼앗기 위해 노력하는 것으로 보인 것이리라.

그것을 깨달은 케이는 노력하기를 포기했다.

또한, 무언가를 할 때마다 눈치를 보기 시작했으며, 말하기를 꺼렸다.

어쩌다 말을 해도 자신감이 없기에 더듬거리기 일쑤였다.

그렇게 가문 내에서 천덕꾸러기, 애물단지 취급받기를 몇 년.

계속되는 압박을 견디지 못한 케이는 14살이 되기 무섭게 제네시스 아카데미로 들어갈 것을 밝혔다.

천덕꾸러기가 알아서 사라져 준다는데 가문에서 이를 반대할 리 없었다.

아카데미 입학은 어떻게든 살아보려는 케이의 작은 몸부림이었다.

하지만 아카데미에서의 생활도 그리 녹록지 않았다.

말더듬이.

소심한 패배자.

만년 꼴찌.

사생아 등등.

아카데미 생활을 하며 온갖 부정적인 수식언이 그의 이름 앞에 붙었다.

같은 동기들의 놀림과 핍박.

멸시에 가까운 후배들의 눈빛.

그럼에도 케이는 아카데미를 벗어날 수 없었다.

아카데미에서는 그나마 숨을 쉴 수 있었지만, 이대로 가문에 돌아간다며 그 숨통이 다시 줄어들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아카데미에는 케이에게 유일한 위안이 되어 주는 존재가 있었다.

'안녕. 나는 멀린이야.'

한방을 쓰게 된 소년.

자신보다 더 귀족적이고 수려한 외모를 지닌 아이였다.

그러나 그의 위치는 자신과 비슷했다.

천한 놈.

운 좋은 평민.

주제를 모르는 놈.

멀린이란 아이가 받은 대우는 자신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온갖 멸시 속에서도 멀린은 악착같이 이를 악물고 버텨냈다.

자신을 둘러싼 편견과 굴레를 벗어나기 위해.

그 모습이 마치 자신과 너무도 닮아 케이는 위안을 받을 수 있었다.

'세상에서 나만 힘든 게 아니구나.'

'나만큼 악착같이 버티는 사람이 있구나.'

...라고 말이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에드워드 패거리에게 대련을 빙자한 구타를 당하고 멀린이 쓰러진 날.

그날부터 그가 달라졌다.

멀린의 말속에는 숨겨지지 않는 당당함이 가득했고, 입가에는 자신만만한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케이로서는 꿈도 꾸지 못할 행보를 보여주는 멀린.

또한, 달라진 멀린이 보여주는 마법이란 이적.

'아....'

멀린이 무슨 계기로 마법을 배웠는지 케이에게 중요하지 않았다.

단지 케이의 눈에는 마법이란 이적이 멀린을 탈바꿈시킨 기적처럼 보였을 뿐이었다.

그와 함께 케이는 생각했다.

'나도... 변하고 싶다.'

멀린처럼.

'강해지고 싶다.'

멀린이 마법을 이용해 에드워드 패거리 20명을 때려 눕혔을 때처럼.

'닮고 싶다.'

달라진 멀린을 닮고 싶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런 마음은 커져 갔고, 오랜 고민 끝에 용기를 내 말했다.

"혹시 나도 마법을 배울 수 있을까?"

이에 멀린이 말했다.

마법을 배우고 싶으면 네 손으로 마나 하트를 부수라고.

'아....'

자신의 손에 들린 단도를 보며 케이는 고민했다.

마나 하트는 자신에게 아카데미라는 유일한 탈출구를 만들어 준 존재였다.

마나 하트가 없었으면 아카데미에 있을 수 없었을 테니까.

그런데 멀린은 그런 마나 하트를 없애라 말하고 있었다.

'마나 하트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내가 한 일 중 가장 큰 성공이자 가장 큰 실패다....'

자신의 존재를 알리고 싶어 만들어냈지만, 오히려 그의 존재 자체를 지워내 버린 것이 마나 하트였다.

'만일 마나 하트를 지우고... 새롭게 출발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면.'

단검을 쥔 케이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

더불어 마나 하트에서 솟구친 마나가 단검에 스며들었다.

그와 동시에 케이의 얼굴에 결단이 서렸다.

'난... 그 기회를 손에 넣을 거다!'

푹!

케이가 자신의 배에 단검을 박아 넣었다.

"큭!"

끔찍한 통증이 올라오고 손상을 입은 마나 하트가 비명을 내질렀다.

투둑 투둑-

케이의 복부에서 떨어진 피가 바닥을 적셨다.

고통을 참으며 케이가 물었다.

"이... 제 어떻게... 하면 돼?"

입을 다문 멀린은 질문을 던진 이를 바라보았다.

'어... 음... 진짜 찌를 줄은 몰랐는데....'

케이의 소심한 성격을 알고 있던 멀린.

그랬기에 대충 겁을 주면 알아서 떨어져 나가리라 여겼다.

녀석이 진짜로 배를 찌르고 마나 하트를 부수리라고는 예상치 못한 것이다.

"에이씨."

멀린이 뒷머리를 벅벅 긁었다.

그러고는 약재 더미를 뒤져 약초를 꺼냈다.

곧 약초를 으깨어 가져온 그가 말했다.

"참아."

스각-

"큭!"

케이의 배에 박힌 단도를 뽑아내고 그 위에 으깬 약초를 덧바른 멀린.

사놓은 천을 쭉 찢어 붕대처럼 케이의 복부를 감싸 주었다.

아직 치료 마법을 사용할 수 없는 멀린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응급처치였다.

"이 정도면 몇 시간은 버틸 수 있을 거다."

그가 케이를 바닥에 앉히며 이어 말했다.

"일단 마나 하트를 완전히 부숴야 해. 흠집이 났으니 혹사 시키다 보면 마나 하트는 자연스레 깨질 거야. 고통이 크니까 정신 잃지 않도록 하고."

"아, 알았어."

"마나 하트가 깨지면서 흩어진 마나 하트의 마나를 심장으로 인도해서 서클을 만들거다."

"서, 서클?"

"서클이란... 아오! 그럴 시간 없어. 넌 그냥 내가 인도하는 대로 따라와. 한 가지만 기억해! 어차피 마나 하트나 서클이나 마나의 응집체라는 걸. 마나 하트를 만들었다면, 서클도 만들 수 있을 거다. 그 방법은 내가 알려 줄 거고."

"아, 알았어."

자잘한 개념까지 하나하나 설명하기에는 시간이 없었다.

흠집 난 하트로부터의 마나 유출과 복부의 출혈까지.

때문에 멀린은 개념을 설명하기보다는 자신이 직접 케이에게 알려 주는 것을 택했다.

"시작해."

"아, 알았어."

정좌한 케이가 굳게 눈을 감고 마나 하트를 혹사시키기 시작했다.

30분, 1시간, 2시간....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케이의 이마에 땀이 맺혔고, 지루한 시간임에도 멀린은 케이를 지켜봤다.

그렇게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흡!"

짧은 신음.

그와 동시에 케이의 얼굴이 고통으로 일그러졌다.

마나 하트가 부서졌음을 깨달은 멀린이 재빨리 케이의 등에 손을 대며 말했다.

"절대 정신 놓지 마. 마나 하트에서 풀려나온 마나를 내 마나가 지나가는 길을 따라서 인도해. 악착같이 따라와! 시작한다."

멀린의 마나가 케이의 몸속으로 흘러들었다.

순간 멀린은 화들짝 놀라고 말았다.

'이 녀석... 나보다 마나가 많잖아?'

깨어진 마나 하트에서 나온 마나의 양이 자신의 것보다 훨씬 많았기 때문이다.

놀란 것도 잠시.

멀린은 집중했다.

'매듭식 고리를 알려주기에는 케이의 제어력이 어떨지 모른다. 그러니....'

때문에 멀린은 차선책으로 과거 자신이 익혔던 고리 생성법을 알려줄 생각이었다.

멀린의 의도에 따라 그의 마나가 케이의 마나를 인도했다.

앞서가는 멀린의 마나를 따라 케이의 마나가 뒤따랐다.

'생각보다 잘 따라오네.'

멀린은 새삼스럽다는 듯 케이를 바라보았다.

자신이야 과거의 경험이 있으니 그렇다 쳐도 서클 생성이 처음인 케이가 무난하게 차곡차곡 서클을 만들어 가고 있었다.

'재능은 있어.'

재능이 없는 이였다면 지금과 같은 방법이어도 서클을 만들지 못했다.

멀린의 인도를 따라 단 한 번의 시도로 서클을 만들고 있다는 것 자체가 케이에게 재능이 있다는 소리였다.

그렇게 잠시 뒤.

"...힘들어 죽겠네."

마나 인도를 끝낸 멀린이 피로한 얼굴로 숨을 몰아쉬었다.

조금 전 멀린이 케이에게 해준 마나 인도법은 못 해도 3서클은 되어야 수월하게 할 수 있는 일이었다.

그것도 피시전자의 마나가 전무한 상태에서 마나 개통을 해줄 때였다.

지금처럼 시전자의 보유한 마나량 보다 훨씬 마나를 인도하는 일은 어지간한 마나 제어력으로는 꿈도 꿀 수 없는 일이었다.

다시 말해 이 자리에 멀린이 없었다면 케이는 마나 하트만 날리는 꼴이 됐으리라.

'뭐... 반쯤은 나 때문에 벌어진 일이기도 하니까.'

생각을 정리한 멀린은 여전히 정좌하고 있는 케이를 바라보았다.

"내가 할 일은 끝났고... 나머지는 기다리는 일인가?"

마나 인도가 끝나면 남은 것은 피시전자고 완벽하게 고리를 형성하는 일뿐이었다.

그동안 멀린도 소모된 마나를 보충하며 시간을 보냈다.

시간이 흐른 뒤, 눈꺼풀이 꿈틀대며 케이가 눈을 떴다.

짙은 정광이 깃든 녀석의 눈을 보며 멀린이 물었다.

"어때? 마법사가 된 기분은?"

"이게 서클...."

케이는 자신의 심장 어림을 매만졌다.

마나 하트와는 전혀 다른 생소함이 느껴졌다.

"그래 그게 서클이야. 마나의 진리를 탐구하는 자들이 가슴에 품고 가야 할 것."

"아...."

케이의 얼굴에 파문이 일었다.

마나 하트.

그 애증을 털어내고 새로움을 가슴에 담았다.

시원섭섭 하다는 말이 무슨 뜻인지 이제야 알 것 같았다.

그렇게 케이가 격정에 휩싸인 사이.

"받아."

그에게 멀린이 무언가를 집어 던졌다.

"으악!"

기겁하며 던져진 물건을 받아든 케이.

"이, 이건...?"

그의 손에 들린 것은 약초 줄기였다.

"내일 붕대 갈아 줄 때 으깨서 상처에 발라. 그전에 양호실 들르고. 마나하트 없애려고 자해했다고 말하지는 않겠지?"

"다, 당연하지!"

"그래. 그거 꽤 효과 좋은 거니까 즙 팍팍 내서 붙여."

"아, 알았어."

멀린의 타박에 케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이어지는 멀린의 이야기.

"그리고 이제 너도 알아야 하니까 말해줄게."

"뭐, 뭘?"

케이의 질문에 멀린이 씨익 웃으며 교단과 마법사의 이야기를 전해줬다.

멀린의 이야기가 끝나기 무섭게 케이의 손에서 약초가 툭- 하고 떨어졌다.

"그, 그게 사실이야?"

"그럼 내가 귀한 시간 낭비해가며 너한테 소설 한 편 읽어 줬으려고?"

"......."

"다시 말해 너랑 나랑 이제 한배 탔다는 거지. 큭큭."

"그, 그럼 이제 어떻게 해?"

케이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어졌다.

일전에 멀린이 말했었다.

마법이란 걸 다른 사람한테 들키면 큰일 나니 조심하라고.

그런데 그 큰일이 진짜 살해 위협일 거라고는 예상치 못했다.

경직된 케이와는 달리 멀린은 너무도 태연했다.

"어떡하긴 뭘 어떡해. 강해지면 되는 거지. 그런 놈들이 떼거리로 달려들어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을 만큼. 넌 이 탑주님만 믿어."

"타, 탑주님?"

"그래 아발론 마탑의 탑주. 너는 아발론 마탑의 수련생이고."

"아...."

"명심해 둬. 아발론 마탑에 내가 있는 한, 나약한 수련생이 있는 꼴은 못 봐. 각오해라."

"알았어!"

"알았어? 아알았어어?"

삐딱하게 올라가는 멀린의 눈꼬리.

어찌 되었든 간에 자신은 마탑의 수련생이고 멀린의 가르침을 받는 처지였다.

자신을 잘못을 깨달은 케이가 급히 말투를 교정했다.

"예, 옙! 알겠습니다!"

"네가 마법을 익히기로 한 이상 내 말 이 법이고 진리야. 따라 해, 탑주님의 말씀은 진리다!"

"타, 탑주님의 말씀은 진리다!"

"좋아! 그렇게 날 믿고 따라온다면 넌 반드시 강해질 수 있어. 내가 그렇게 만들어 줄 테니까."

"아아..."

멀린의 확고한 눈에 케이는 격정이 차올랐다.

처음이었다.

자신이 어딘가에 소속된 것도, 또 누군가 자신을 믿고 따라오라 말하는 것도.

그것도 가장 닮고 싶은 존재가 자신을 믿으라 말하고 있었다.

'...아발론 마탑.'

아직 마탑이란 존재가 무엇인지 정확히 알지는 못했다.

그러나 그 이름이 케이의 가슴에 묘한 파문을 일으켰다.

케이가 멀린을 향한 신뢰의 눈빛을 보낼 때 멀린이 입을 열었다.

"그래서 말인데, 수련생 케이군."

"예 탑주님!"

당찬 케이의 대답에 멀린이 그윽한 눈빛을 보냈다.

드디어 생겨난 아발론 마탑의 첫 수련생 케이.

그에게 탑주로서 멀린이 처음으로 한 일은....

"너 혹시 돈 좀 있냐?"

상납금 걷어가기였다.

"...예?"

"세상에 공짜 가르침은 없는 법이거든."

"......."

케이는 그 순간 무언가가 잘못됐다고 깨달았다.

하지만 이미 늦어도 한참이나 늦어 버린 뒤였다.

***

케이가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동아리 방을 벗어났다.

아픈 환자에게 일을 시킬 수 없었기에 바닥에 흐른 피를 닦는 것은 멀린의 일이었다.

그렇게 뒷정리가 끝나고 멀린은 케이가 사라진 문을 바라보았다.

"제법이네."

그 소심했던 케이가 스스로 배를 찔러 마나 하트를 부쉈다.

그리고 자신과 같은 마법사의 길을 걸으려 하고 있었다.

"소심한 성격은 여전하지만, 그거야 뭐 내가 고쳐주면 될 일이고."

앞으로 케이를 어떻게 굴릴지 떠올리며 멀린이 씨익 웃어 보였다.

그러나 그 웃음은 오래 가지 않았다.

멀린이 한숨을 쉬며 중얼거렸다.

"그래도 명색이 탑주인데, 수련생이랑 서클이 같아서는 면이 안 서지."

멀린과 케이의 서클은 모두 1서클.

제대로 된 탑주 노릇을 하기 위해서는 서클을 늘릴 필요가 있었다.

"아무래도...."

멀린의 시선이 한쪽으로 돌아갔다.

그곳에는 사들인 약재 자루가 수북이 쌓여있었다.

"바로 시작해야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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