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6화]
다행히도 그녀의 낯선 면모는 그리 오래 지속되지 않았다.
언제 그랬냐는 듯 그녀의 얼굴에서 겨울이 가시고 따사로운 봄이 피었다.
“설마 그 질문을 할 줄은 꿈에도 몰랐네요. 음…… 하지만 굳이 감춰야 할 이유도 아니니까 못 알려 드릴 것도 없죠. 하지만 저 혼자만 말하면 불공평하니까 시현 씨도 알려 주세요.”
“제 경우, 굉장히 재미없는 이유입니다. 간단하게 돈이라는 한 단어로 표현할 수 있겠네요.”
“시현 씨가 스타트를 끊었으니 자세히 알려 주세요. 돈이 목적이라 해도 다양한 사정이 있는 거잖아요.”
“그러네요. 기왕 이렇게 된 거 전부 말씀드리겠습니다.”
상대의 아픈 기억을 헤집으려 들면서 자신에 대해서는 숨기려는 것만큼 치사하고 야비한 짓은 없을 것이다.
시현은 자신에 대한 모든 것을 말했다.
아버지가 믿었던 친구에게 사기를 당해 가세가 크게 기울었다는 것부터 시작해 술자리에서 정체불명의 남자를 만나 Re write에 초대되었다는 것, 그리고 복권에 당첨되어 당첨금을 수령하러 가는 도중에 이 세계로 납치되었다는 것까지 말이다.
“으아…….”
복권에 대한 것을 말하고 있을 때, 민서라는 연민을 가득 담아 시현을 응시했다.
“제가 아는 최악의 사연은 군대에서 18개월 복무 마치고 만기 전역한 당일에 Re write에 휘말린 거였는데. 축하해요. 지금 막 갱신하셨어요.”
“기쁘지는 않네요.”
“음…… 그러면 제 이야기도 해야겠네요. 사실 뭐 거창한 건 없고요.”
민서라는 웃었다.
평소처럼 밝고 활기찬 미소가 아니라, 미처 숨기지 못한 괴로운 감정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종류의 미소였다.
“사고가 있었어요. 여름휴가로 가족끼리 여행을 가던 도중에 교통사고가 났어요. 그거 알아요? 화물차는 급브레이크를 밟으면 운전자가 위험해질 수 있대요. 그래서 사고가 날 거 같으면 그냥 밀어 버리는 경우도 있다더라고요. 사고의 원인이 자신에게 있어도요.”
“…….”
“친척들은 다 잊어버리고 살라고, 그게 돌아가신 부모님께서 원하는 일일 거라고 하시는데 어떻게 잊겠어요. 짓눌려서 형태도 제대로 알아볼 수 없게 되어 버린 부모님과 늦둥이 동생이 죽어 가는 광경이 계속 망막에 맺혀 있는데.”
예상은 했지만 건드려서는 안 될 걸 제대로 건드린 모양이다.
시현은 나지막이 한숨을 토했다.
역시 시현이 겪은 비극과는 비교조차 되지 않을 만한 참극이다.
돈이야 벌면 된다.
가난이야 어떻게든 딛고 일어서면 된다.
개천에서 용 났다는 성공 신화는 요즘 세상에 인터넷 뉴스를 뒤져 보면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으니까.
그러나 민서라가 겪은 비극은 돈이나 의욕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다.
‘역시…….’
갈팡질팡하던 마음에 확신이 생겼다.
Re write를 통해 원하는 미래를 쟁취하기 위해서는 랭킹 10위 안에 들어간 상태에서 소설의 엔딩을 맞이해야 한다.
하지만 모든 참가자들을 제치고 정상에 섰을 때, 해당 참가자는 남들과는 차별화된 특별한 보상을 손에 넣을 수 있다.
현재 시현의 랭킹은 2위.
남은 건 부동의 랭킹 1위 한소현뿐.
불가능하다 여겼던 목표가 어느덧 코앞까지 다가와 있었다.
슬슬 한소현을 꺾고 랭킹 1위에 등극한 이후를 생각할 때가 된 것이다.
그리고 지금 민서라의 고백 덕에 확실한 결단을 내릴 수 있었다.
“그나저나 아까 시현 씨가 한 이야기 중에서 조금 이상한 점이 있어요.”
침울해진 분위기를 전환시키기 위해 민서라는 필요 이상으로 밝게 목소리를 냈다.
“이상한 점이요?”
“그 초대장을 주고 갔다는 남자 말이에요.”
그녀의 말에 시현은 그 날, 술자리에서 만난 정장 차림의 남자를 떠올렸다.
얼굴은 기억나지 않는다.
워낙 술이 많이 들어간 상태인 데다가 잡상인이라 생각해 눈을 마주치는 것조차 피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뭔가 묘한 분위기를 두르고 있었다는 것만큼은 기억이 났다.
분명 인간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 남자가 이상한 거야 저도 알고 있습니다만.”
“아니요. 그게 아니라……. 저는 초대장을 주고 갔다던 그 정체불명의 남자를 만난 적이 없거든요.”
“네?”
“자고 일어났더니 머리맡에 편지가 있었어요. 그 편지에 Re write에 초대한다는 내용과 함께 초대장이 동봉되어 있었거든요.”
민서라의 갑작스러운 폭로에 큰 혼란이 찾아왔다.
Re write에 참가한 참가자들은 모두가 정체불명의 남자를 만났을 거라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민서라가 말하는 걸 들어 보니 모두가 그런 건 아닌 모양이었다.
“제가 문단속은 항상 철저하게 하는데 집 안에 편지가 놓여 있었단 말이죠. 누군가가 침입한 흔적은 하나도 없고요. 그래서 편지에 적혀 있는 내용을 믿었죠. 제가 워낙 간절하기도 했고.”
“민서라 씨와 저. 누가 특이 케이스일까요?”
“그야 시현 씨죠. 제가 학교에 있을 때 몇 명 정도의 참가자하고 정보를 교환하기 위해 만난 적이 있거든요. 그 사람들 전부 어떤 남자를 만났다는 말은 없었어요.”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시현은 곧바로 무전을 꺼내 호텔에 있는 세 번째 참가자를 불렀다.
정화의 권능을 가진 진우혁.
호텔의 다른 생존자나 구원자들이 각자의 일을 맡고 있는 것과 달리, 그에게 주어진 일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가 맡은 역할이라고는 호텔 내에서 대기하는 것.
어찌 보면 그저 놀고먹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누구도 진우혁의 취급에 불만을 갖지 않았다.
진우혁이 대기하는 이유가 갑작스럽게 발생할 감염 사태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늘 따분하고 심심한 일상을 보내던 진우혁은, 시현의 부름에 뭐 재미있는 것이라도 있을까 싶어 부리나케 달려왔다.
“무슨 일이에요, 리더?”
“질문이 있습니다, 진우혁 씨. 처음 Re write의 초대장을 받았을 때를 기억하십니까?”
“그야 기억하죠. 진짜 깜짝 놀랐다니까요.”
진우혁은 과장된 손짓으로 너스레를 떨었다.
“씻고 나오는데 화장실 문 앞에 초대장이 떡 하니 놓여 있었으니까요.”
“씻고 있는 사이에 누가 방문했던 게 아닐까요?”
“저희 현관문이 오래돼서 여닫을 때 되게 시끄럽거든요. 못 듣고 싶어도 못 들을 수가 없어요. 심지어 거실에 동생이 있었는데, 걔한테 물었더니 초대장이 눈에 보이지 않는 것처럼 행동하더라고요. 처음에는 절 놀리는 게 아닌가 싶었죠.”
“…….”
진우혁의 주장은 민서라의 의견에 힘을 실어 주었다.
2:1의 상황.
그러나 정확한 지표로 삼기에는 자료가 부족한 것은 분명했다.
시현은 무전을 이용해 교회의 임태연에게 연락을 넣었다.
그리고 진우혁에게 했던 것과 같은 내용의 질문을 던졌다.
돌아오는 대답은 충격적이었다.
[사람이요? 그런 건 없었는데……. 저 같은 경우에는 침대에 누워서 스마트 폰 보고 있는데 갑자기 머리 위에 툭 떨어졌죠. 심장도 같이 떨어지는 줄 알았다니까요.]
“……혹시 교회에 있는 다른 참가자의 의견도 들어 볼 수 있겠습니까?”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시현 님. 마침 협력 문제로 다른 세력에서 방문한 손님들이 있거든요. 그쪽에 질문해 볼게요.]
어느 정도의 시간이 지난 후.
임태연은 무려 다섯 가지나 되는 참고 자료를 가지고 왔다.
초대장은 온갖 개성이 넘치는 방법으로 참가자들의 눈앞에 나타났다.
그러나 그 누구도 시현이 봤다던 남자를 목격한 이는 존재하지 않았다.
“대체 왜 나에게만…….”
혹시나 정보를 얻을 수 있을까 싶어 시현은 댓글을 확인했다.
그러나 독자들은 이번에도 여지없이 시현의 기대를 배신했다.
― 와, 오늘도 날씨 좋다.
― 그러게.
예상한 대로 조회수에 비해 형편없는 댓글의 수.
그나마 있는 것조차 평소에는 하지도 않던 날씨 따위에 대한 잡담이 전부였다.
섬에 있을 때도 한 번 겪어 본 일이지만, 필요할 때는 입을 슥 닫아 버리는 이들의 태도에는 역시 짜증이 났다.
결국 걱정거리 하나를 해결하고 나니 또 다른 걱정거리가 생기고 말았다.
당최 심리적으로 편안할 날이 없다고 생각하며, 시현은 푹신한 의자에 깊이 몸을 뉘였다.
* * *
* * *
* * *
날이 밝으면 곧장 대전에 찾아가 볼 예정이었다.
서울에서 대전까지의 거리가 결코 가깝지는 않지만, 이번에 손에 넣은 권능을 사용하면 거리는 문제되지 않았다.
포탈 생성.
정성국이 가지고 있던 권능이다.
하지만 시현은 두 개의 난관에 가로막히고 말았다.
“이거 상당히 어렵네.”
“뭐가요?”
“포탈.”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이나연에게 짧게 대꾸해 준 시현은 다시 한번 권능을 사용했다.
목적지는 정면에 보이는 커다란 콘크리트 덩어리의 위다.
그러나 이게 쉽지가 않았다.
“으아악!”
시야가 암전하고 난 후 그의 몸이 허공에 붕 떠올랐다.
공간 이동에는 성공했지만, 목표로 한 지점보다 5미터는 더 높은 곳에 이동되고만 것이다.
고작 그 정도 높이에서 떨어진다고 어떻게 되는 건 아니지만, 인간인 이상 딛고 있던 대지가 갑자기 사라지면 놀랄 수밖에 없다.
“또 실패인가……. XY축은 어느 정도 맞추겠는데, Z축이 문제란 말이야.”
“그렇게 어려워?”
“쉽지는 않네. 지금까지 다루기 쉬운 권능만 사용해서 그런지, 더 어렵게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하고.”
이제껏 시현이 다뤄 온 권능들은 딱히 피지컬적인 부분을 요구하지 않았다.
명령어를 입력하기만 하면 자연히 사용되거나, 대상을 지정하는 게 전부.
가끔 일방통행을 뒤틀어서 사용할 때 컨트롤이 요구되기는 했지만, 고무장갑의 안팎을 뒤집는 느낌이라 크게 어렵다 느껴진 적은 없었다.
그러나 이번만큼은 달랐다.
마치 인간의 육체에는 존재하지 않는 제3의 기관을 다루는 느낌이라 여간하지가 않았다.
“2∼3일은 죽어라 연습해야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겠네. 아니, 정신력이 소모되고 회복되는 것까지 감안하면 그 두 배가 걸리려나?”
“뭐가 그렇게 급해요? 천천히 하면 되지.”
“그냥. 내 혈통이 순수 한국인이라 그런지 뭐든 빨리 해결 안 하면 속이 뒤집히는 느낌이야.”
“아, 네. 그러세요.”
재미없는 농담에도 이나연은 미소를 잃지 않았다.
“그보다 이제 슬슬 가 봐야 하지 않겠어요? 손님들 기다리시겠네.”
“가 봐야지.”
시현이 곧장 대전으로 향할 수 없는 두 번째 이유.
그것은 인천으로 보냈던 상단이 오늘 막 귀환했기 때문이다.
대충 몸에 묻은 먼지를 털어 낸 시현은 손님들을 맞이하기 위해 호텔의 메인 홀로 향했다.
그곳엔 낯익은 얼굴이 있었다.
“시현 씨, 오랜만이네요.”
“오랜만입니다, 이은아 씨.”
이은아.
신현수의 비서였으나 신현수가 살해당한 이후에는 정은수의 비서로 활동하고 있는 여성으로, 구원자는 못 됐으나 일방통행의 낙인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다.
“바쁘실 텐데 여기까지는 어쩐 일이십니까?”
“우리 새로운 리더께서 어떻게든 본인이 가고 싶다고 징징거려서요. 리더가 함부로 자리를 비울 수는 없으니 대신 제가 오기로 했죠.”
“거 봐요. 리더는 함부로 자리를 비워서는 안 된다잖아요.”
이나연이 팔꿈치로 시현의 옆구리를 찌르며 핀잔을 줬다.
옆구리가 아니라 양심이 찔리고 있는 듯했다.
“그래도 이번이 명색에 첫 거래잖아요. 중요한 교류이기도 하고요. 그러니까 제가 직접 온 거예요. 일단 물건부터 확인하실래요?”
“알겠습니다.”
시현은 그녀를 따라 주차장으로 향했다.
이전에 교역을 위해 개조해 놓은 화물차에 검은색의 나무가 다수 실려 있었다.
시현은 보자마자 나무의 정체가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검은 수해에서 자라는 나무군요.”
“네. 필요하다고 따로 요청하셨잖아요. 그래서 준비했죠. 사실 저런 게 어딘가에선 귀하게 쓰일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는데 말이죠.”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팔짱을 낀 이은아가 미간을 찌푸렸다.
아마 목재를 대량으로 싣고 오느라, 보다 더 가치가 있는 다른 물건들을 싣고 오지 못했다는 점에 불만이 있는 모양이었다.
사실 내화성이 강해 땔감으로도 쓸 수 없는 검은 수해의 목재는 호텔이나 인천 연합에게는 별 가치가 없는 물건이다.
하지만 호텔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교회에선 이 나무가 반드시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머지않아 교회는 부족한 인원으로 콜로서스와 맞서 싸우거나, 교회를 버리고 새로운 정착지를 찾아 떠도는 신세가 될 것이다.
“참, 그리고 또 하나 준비한 물건이 있어요.”
“음? 제가 주문한 물건은 나무뿐이었을 텐데요.”
“정확하게 말하자면 거래를 위한 물건이 아니라 선물이에요. 인천 연합이 시현 씨에게 큰 도움을 받았는데, 정작 이렇다 할 보수는 못 드렸잖아요. 아니, 사실 보수라 하면 저희가 가진 어떤 물건을 드려도 부족할 테니 선물이라는 단어로 곱게 포장해서 드리려는 거죠.”
그렇게 말한 이은아는 조수석에서 커다란 바구니를 하나 가지고 왔다.
안에 뭐가 들었는지 바구니는 계속해서 움직임을 보이고 있었다.
“사실 뭘 드리면 좋을까 고민했는데, 전에 시현 씨께서 관심을 보이셨던 게 생각나서요.”
그렇게 말한 이은아는 바구니를 열었다.
“꿰에에엑!”
괴성과 함께 바구니에서 새하얀 무언가가 튀어나왔다.
반사적으로 그것을 받아 든 시현은 저도 모르게 웃고 말았다.
날개를 푸드덕거리며 몸부림치는 그것의 정체는 진한 갈색의 깃털을 가진 수탉이었다.
바구니 안에는 다소 덩치가 작은 암탉 몇 마리가 눈을 깜빡거리고 있었다.
“이건…… 기대 이상이네요.”
시현이 처음 인천 연합에 방문하고 가장 감동을 받은 부분이 식사였다.
대부분의 세력들은 아포칼립스가 시작된 후 마트나 편의점 따위를 털어 식량 창고를 채웠다.
처음 며칠은 만족스러운 식사를 했을지 몰라도, 시간이 흐를수록 그들이 먹을 수 있는 건 유통기한이 긴 비스킷이나 라면, 그리고 건빵이나 초코바 따위가 전부였다.
그러나 시청의 리더였던 신현수는 생각부터가 남다른 인물이었다.
그는 현 사태가 장기화될 것이며 구조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판단, 가장 먼저 장기간 식량을 얻을 수 있는 수단부터 확보했다.
계양구에 있는 농장에 들러 가능한 많은 닭들을 확보한 것도 그 일환이다.
덕분에 인천 시청은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상에서도 그나마 식사다운 식사를 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세력 중 하나로 발전할 수 있었다.
“와아…… 치킨. 오늘 저녁은 치킨으로 해요!”
이나연이 군침을 질질 흘리며 말했다.
자신에게 향하는 식탐의 시선을 느낀 것인지, 수탉이 흠칫 몸을 떨며 목청껏 울었다.
물론 그녀의 말대로 오늘 저녁상에 치킨을 올릴 생각은 전혀 없었다.
“일말의 주저도 없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갈라 먹으려고 하네. 넌 동화 좀 읽어야겠다.”
“히잉.”
이나연은 금세 울상이 되었다.
사실 이제 겨우 야채를 조금씩 수확하기 시작한 호텔에게 있어 주기적으로 무정란을 낳아 주는 닭들은 고마운 존재다.
이제 호텔에서도 식사다운 식사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 절로 함박웃음이 지어졌다.
맛 좋은 음식은 삶의 질을 높여 주는 요인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은아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듯 의미심장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60억 로또 당첨자는 돌아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