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8화]
성남까지 이동하는 데 사용할 교통수단은 오토바이로 결정되었다.
이유야 간단했다.
호텔에서 성남까지 가는 길의 태반이 무언가에 의해 막혀 있었기 때문이다.
덩치가 큰 차를 가지고 간다면 외부의 위협으로부터 어느 정도 안전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반대로 장애물을 만날 때마다 돌아가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반대로 오토바이를 사용하면 장애물을 만나더라도 어떻게든 그 틈 사이로 파고들 기회가 생긴다.
문제는 민서라가 운전대를 잡게 되었다는 것이다.
“역시 운전은 제가 하는 게…….”
“하지만 시현 씨는 틈틈이 천리안을 사용하셔야 하잖아요. 운전하면서 천리안을 사용할 수는 없으니, 당연히 제가 운전대를 잡아야죠. 아니면 제 운전 실력을 못 믿겠어요?”
“네.”
“너무해.”
시현이 농담을 하는 거라 생각했는지, 그녀는 웃음을 터뜨렸다.
이전과 비교하면 확연히 달라진 태도와 분위기.
분명 보기 좋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전에 학교에서 선보였던 민서라의 운전 실력을 떠올리면, 마냥 마주보며 함께 웃을 수 없는 게 현실이었다.
문제는 민서라의 말에 하등 틀린 점이 없다는 것이다.
시현은 성남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사건을 확인하기 위해 시시각각 천리안을 사용해 야 했고 그럴 때마다 눈을 감아야 하는데, 운전과 병행하는 건 불가능했다.
“부디 안전운전 부탁드립니다.”
어쩔 수 없이 뒷좌석에 오른 시현은 민서라에게 간곡히 부탁했다.
“맡겨만 주세요.”
민서라는 호언장담 했지만, 시현은 믿지 않았다.
그녀라면 당연히 급발진에 속도제한을 무시한 질주를 하리라 확신하고 있었다.
그러나 놀랍게도 민서라는 눈물을 흘리며 시현과의 약속을 지켰다.
물론 자의로 인한 것이 아닌, 불가피한 문제 때문이었지만 말이다.
“눈 아파…… 헬멧이 없어서 속도를 못 올리겠어.”
속도가 빨라질수록 몸으로 버텨야 하는 공기저항은 거세진다.
사실 공기저항쯤이야 구원자인 두 사람에게는 별거 아니지만, 문제는 따가운 눈이다.
아무리 민서라라도 눈물로 앞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속도를 높이는 배짱은 없었다.
“다행이다.”
시현은 크게 안도했다.
오토바이를 타는데 헬멧이 없어서 다행이라 생각하는 건 처음이었다.
그렇게 두 사람은 성수대교에 진입했다.
본래라면 약탈자들이 꽉 쥐고 있어야 할 구역이지만, 이미 약탈자들은 시현에 손에 의해 완전히 붕괴했다.
때문에 누군가의 습격을 걱정할 것 없이 안전하게 한강 이남에 도달할 수 있었다.
한강 이북 지역과 비교해 이남 지역은 악마가 굉장히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었다.
[크어어어어!]
악마들은 전속력으로 질주하며 오토바이에 따라붙었다.
악마의 종류는 굉장히 다양했다.
하지만 하나같이 나무의 줄기나 이파리 등이 모여 짐승의 형태를 이루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띄었다.
눈이 있어야 할 장소는 텅 비어 있었으며 머리 위에는 흰색의 곰팡이 비슷한 것이 소복하게 내리앉아 있었다.
LT마트를 습격한 놈들과 같은 종류의 악마들이다.
그것을 본 민서라가 눈살을 찌푸렸다.
“설마 이 근처도 이그드라실의 영역인 걸까요? 적어도 수 킬로미터는 떨어져 있는 거 같은데…….”
“그 설마가 맞는 것 같습니다.”
시현이 고개를 들어 대각선 방향을 바라봤다.
그곳에는 하늘을 꿰뚫을 기세로 솟아난 거대한 나무가 자리하고 있었다.
두 그루의 나무가 서로 꽈배기를 꼬듯 자라난 나무의 가지는 한강 이남 지역을 덮을 기세로 뻗어 나갔으며, 아름답게 빛나는 이파리는 하늘과 대지의 영역을 부드러운 형태로 나누고 있었다.
아름답고 가슴이 웅장해지는 모습에 혹자들은 이렇게 말하고는 한다.
이그드라실은 신성한 나무다. 우리가 지켜야 한다.
그러나 그건 겉모습에 현혹된 우매한 자들의 어리석은 주장일 뿐이다.
이그드라실은 식물형 악마다.
그것도 이 세상에 몇 존재하지 않는, 대형을 뛰어넘는 초대형 중 하나.
거의 신에 가까운 힘을 가진 악마다.
그런 놈이 성남으로 가는 길을 떡하니 막고 있었다.
“나름 우회한다고 우회한 거였는데. 이럴 줄 알았으면 조금 더 크게 돌 걸 그랬어요. 그랬으면 이 귀찮은 놈들의 방해를 받지 않아도 됐을 텐데.”
혀를 찬 민서라가 급하게 핸들을 꺾었다.
[크아아아아!]
커다란 나무 곰의 앞발이 불과 수 초 전까지만 해도 두 사람이 있던 자리를 내리쳤다.
굉음과 함께 아스팔트 바닥이 움푹 파였다.
방해는 그뿐만이 아니었다.
쩌저적!
바닥이 갈라지며 거대한 나무뿌리가 솟아올랐다.
그것을 본 두 사람은 동시에 사색이 되었다.
“이건…… 이그드라실의 뿌리!”
“자신의 영역 내에서라면 거리에 무관하게 직접공격이 가능하다고 듣기는 했지만…….”
“시현 씨, 꽉 잡으세요!”
이그드라실의 뿌리는 두 사람을 찍어 누르려 했고, 공격 범위에서 벗어나기 위해 민서라는 오토바이의 속도를 높이려 했다.
그러나 속도가 높아질수록 공기저항에 눈이 따가워 버틸 수가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눈을 감고 운전을 할 수도 없는 노릇.
진퇴양난의 상황에서 시현이 방법을 제시했다.
“길을 안내하겠습니다.”
눈을 감은 시현은 천리안을 이용해 확보한 시야를 민서라와 공유했다.
덕분에 민서라는 눈을 감은 채로 오토바이를 운전할 수 있었다.
“이렇게 좋은 방법이 있으면 진작 사용하지 그랬어요.”
“정신력 소모가 상당히 큰 방법이거든요. 게다가 시야가 3인칭으로 고정되어 있어서 괴리감도 상당하고… 자주 써먹을 수단은 아니에요.”
“그래도 지금 당장은 고맙네요.”
슬쩍 웃은 민서라는 속도를 한계까지 높였다.
오토바이는 매서운 속도로 질주했고, 이그드라실의 공격을 회피할 수 있었다.
구구구구궁!
뿌리가 지면에 닿자, 마치 지진이라도 발생한 듯 대지가 격하게 떨렸다.
자욱하게 흙먼지가 일었으며, 뿌리는 대지가 아주 깊은 흔적을 남겼다.
쩌저적.
바닥이 갈라지며 제2, 제3의 나무뿌리가 출현했다.
그러나 덩치만 크지 느려 터진 나무뿌리는 단 한 차례도 두 사람에게 공격을 성공하기는커녕 스치는 것조차 불가능했다.
그렇게 두 사람을 태운 오토바이는 무사히 이그드라실의 영역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휴우…… 역시 이그드라실. 영역 내에서라면 견줄 상대가 없다더니, 무서워 죽는 줄 알았어요.”
민서라가 엄살을 떨었다.
그래도 다행인 건 이동이 불가능한 악마라 영역이 넓지는 않다는 점이다.
그게 아니었다면 서울 이남 지역은 인간이 살 수 없는 지옥으로 남아 있을 것이다.
이그드라실의 영역에서 벗어난 이후 이렇다 할 위험은 존재하지 않았다.
덕분에 시현은 무사히 성남에 진입할 수 있었다.
“그러고 보니 성남에서 유명한 세력은 뭐가 있죠? 당장 생각나는 건 테크노벨리 정도인데.”
“저도 기억나는 건 도립공원이나 55사단 정도네요. 슬슬 성남 전체를 감시할 수 있을 거 같으니, 다시 천리안을 사용하겠습니다.”
양해를 구한 시현은 눈을 감았다.
그러자 성남시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왔다.
시현은 가장 먼저 위에서 언급된 세력 세 개를 살펴봤다.
55사단이나 테크노벨리의 경우 시현이 알고 있는 것과 큰 변화는 없는 것처럼 보였다.
반면, 특이하게도 공원에 자리를 잡고 있던 세력의 경우 그 흔적조차 남아 있지 않았다.
무언가의 계기로 세력이 창립조차 되지 않았거나, 사건이 터져 붕괴했거나, 둘 중 하나일 것이다.
공원이 크게 중요한 세력도 아니었던지라 시현은 관심을 거두었다.
‘55사단에도, 테크노벨리에도 정훈은 보이지 않았어. 잠시 자리를 비운 건가? 아니면 다른 약소 세력에 있나?’
원작에 등장하지 않은 약소 세력을 살펴보기 위해 시현은 보다 시야를 넓혔다.
좁은 범위에 사람이 모여 있는 장소.
그게 약소 세력일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음?”
시현은 미간을 찌푸렸다.
다수의 사람이 모여 있는 장소가 상당히 많았기 때문이다.
특히 테크노벨리 주변에 비정상적으로 사람들이 밀집되어 있었다.
마치 테크노벨리를 감시하듯, 원을 그리며 말이다.
보다 자세히 살펴보기 위해 시야를 확대한 시현의 눈썹이 크게 꿈틀거렸다.
“이건…… 도대체 소문이 어디가지 퍼져 있는 거야?”
감탄을 넘어 경악스러울 지경이었다.
그들의 정체는 약소 세력 같은 게 아니었다.
당장 보이는 것만 해도 서울의 남산타워, 강원도의 23사단, 대전의 스카이라인 등.
각지에서 손꼽히는 대형 세력의 구원자들이 삼삼오오 모여 있었다.
교단이나 시청, 등대 등 익숙한 세력도 눈에 띄었다.
뿐만 아니라 이름을 알 수 없는 약소 세력부터 신원 불명의 구원자들까지.
그야말로 각양각색의 구원자들이 서로를 경계하며 테크노벨리를 감시 아래에 두고 있었다.
그런 무리의 수가 당장 보이는 것만 해도 수십에 이른다.
“뭔가 이상하네요.”
“네? 뭐가 이상하다는 건가요?”
시현의 말에 목적 없이 성남 주변을 돌던 민서라가 물었다.
심각한 표정으로 권능을 거둬들인 시현은 확신을 담아 말했다.
“아무래도 자연스럽게 퍼진 소문이 아닌 거 같습니다.”
“그 말은……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주인공 정훈에 관련된 소문을 퍼뜨렸다는 건가요?”
“제 생각은 그래요. 그게 아니고서야 지금의 상황이 말이 되지 않아요.”
원작의 주인공 정훈은 누구나가 인정하는 최고의 인재다.
보통의 구원자라면 할 수 없는 경이로운 업적을 밥 먹듯 뚝딱 해치우는 미친 존재.
최후의 최후에는 전쟁에서 승리하고 인류를 구원한 진정한 의미에서의 구원자였다.
비록 아르하의 권능은 시현이 가져왔다고 하지만, 그게 아니더라도 정훈의 강함은 평균점을 아득하게 초월해 있었다.
누구나가 그를 원할 것이고, 경쟁은 치열할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지금의 상황이 이상하다 느낀 것이다.
‘생각이 있는 사람이라면, 소문을 수습하려면 수습했지 더 퍼뜨리려 들지는 않았을 거야. 소문을 주워들은 참가자가 많을수록 경쟁자가 늘어날 테니까. 무엇보다 성남에서 발생한 사건에 대한 소문이 부산까지 전해지는 게 가능한가?’
이 세상은 예전과 다르다.
교통망은 물론, 인터넷은 고사하고 전화조차 이용할 수 없다.
그나마 무전이 있지만, 그것도 엄연히 한계가 있다.
때문에 멀리 떨어진 장소에 소식을 전하려면 조선시대마냥 해당 지역에 직접 방문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도 전국 각지에서 소문을 듣고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뭔가 있는 게 분명했다.
“민서라 씨, 아무래도 테크노벨리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조사를 해 봐야 할 거 같습니다. 가까이 가 주실 수 있나요?”
“그럼요. 뭐, 어려운 부탁도 아닌…….”
퍽!
작은 소음과 함께 민서라의 몸이 옆으로 튕겨져 나갔다.
민서라의 관자놀이를 가격한 것은 상당한 직경을 자랑하는 탄환이었다.
황급히 민서라에게 손을 뻗은 시현은 이내 자신이 커다란 실수를 했음을 깨달았다.
민서라야 어차피 외피에 의해 보호받기 때문에 이 정도 충격으로 부상을 입을 일은 없었다.
하지만 유일한 이동 수단인 오토바이는 다르다.
운전대를 잡고 있던 손이 사라지자, 오토바이는 제멋대로 흔들렸고 이내 화려하게 넘어지고 말았다.
“이런 망할…….”
뒤집어지고 바닥을 구르며 처참하게 망가진 오토바이를 보며 시현을 절망했다.
아무래도 자신은 오토바이와 인연이 없는 게 분명하다고 한탄하면서 말이다.
“뭐, 뭐야? 뭐가 내 머리를 때렸는데, 설마 시현 씨예요?”
민서라는 관자놀이를 손으로 감싼 채 눈을 화등잔만 하게 뜨고 말했다.
“그럴 리가 없잖아요. 제가 때렸으면 민서라 씨 외피는 지금쯤 깔끔하게 부서졌을 겁니다.”
시현은 반박과 함께 민서라를 잡아끌어 건물 뒤로 몸을 숨겼다.
그러고는 먼 곳에 위치한 빌딩을 가리켰다.
반파되어 있는 빌딩의 최상층에서 무언가가 반짝이고 있었다.
“저게 뭔데요?”
미간을 찌푸린 민서라가 눈을 가늘게 뜨며 빌딩을 살폈다.
그러나 시현처럼 천리안을 가진 것도 아니고, 거리가 상당했기에 뭐가 보일 리가 없었다.
“저격수입니다.”
“저격수요? 스나이퍼?”
민서라는 라이플을 들고 방아쇠를 당기는 시늉을 하며 질문했다.
“네. 게다가 탄환에 권능까지 담겨 있었어요. 구원자입니다. 그리고 아마…… 참가자겠죠.”
어째서 상대가 생면부지의 타인에게 방아쇠를 당겼는지는 일목요연했다.
더 이상의 경쟁자가 늘어나는 것을 바라지 않기 때문이리라.
퍽!
작은 소음과 함께 벽 옆의 바닥이 크게 패였다.
“아무래도 가까이 오지 말라고 경고하는 거 같네요.”
“어떻게 하시려고요?”
“어쩌긴요.”
시현은 웃었다.
“오토바이값 받아 내야지.”
화사함이라고는 한 톨도 찾을 수 없는, 사악하고 간사하기 짝이 없는 미소에 민서라는 저도 모르게 뒷걸음질 치고 말았다.
* * *
“이 정도면 겁먹고 안 오겠지.”
조준경에서 눈을 뗀 박성호는 참았던 숨을 길게 토해 내며 말했다.
우연한 기회로 손에 넣은 K―14 저격 소총에서는 푸른 기류가 넘실거리고 있었다.
권능을 거둬들이자, 푸른색의 기류는 말끔하게 사라졌다.
몸을 일으킨 박성호는 굳은 몸을 풀었다.
그런 박성호에게 인상을 잔뜩 인상을 쓰고 있는 장발의 여성, 이보람이 다가왔다.
“뭐야? 왜 안 죽였어?”
“안 죽인 게 아니라 못 죽인 거야. 분명 머리를 맞췄는데, 외피를 가지고 있더라고. 외피의 강도로 보아 3레벨을 목전에 둔 거 같던데.”
“누군지는 확인했어?”
“세력을 나타내는 표식은 없었는데, 서울 방면에서 왔고 더럽게 예뻤단 말이지.”
“나보다?”
“그 여자에 비하면, 넌 로랜드 고릴라지. 워워, 진정해.”
주먹을 말아 쥐고 씩씩거리는 이보람을 진정시킨 박성호는 식은땀을 훔쳤다.
늘 얻어터지면서도 자숙하지 못하는 말버릇을 원망하며 박성호는 추측을 이어 나갔다.
“내가 알기로 서울에서 그 정도로 미인이며 동시에 강한 구원자는 한 명뿐이거든?”
“학교의 민서라 말하는 거야?”
“너 정보가 구닥다리네. 학교는 망했고, 지금은 호텔이야. 뭐, 어쨌든 민서라라는 건 맞지만. 한때 랭킹 10위까지 올라갔는데…… 어이쿠야, 지금은 45위까지 떨어졌네.”
“그래 봤자 나랑 너보다 상위권이네. 우리 리더보다는 낮지만.”
“그렇기는 하지. 그보다 신경 쓰이는 건 그 뒤에 앉아 있던 남자란 말이지…… 어쩌면 그 남자가 윤시현일지도 몰라.”
“…….”
박성호의 말에 이보람은 눈살을 찌푸렸다.
호텔의 윤시현.
참가자들 사이에서는 제법 유명한 축에 속했다.
아포칼립스 초기, 최하위권에 있다가 갑작스럽게 최상위권으로 치고 올라온, 전례가 없는 행보를 보인 참가자.
그뿐이라면 요행으로 치부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엄청난 인재들로 레전드 팀을 꾸린 교단에 잠입, 함정에 빠졌음에도 교단을 초토화시켜 놓고 유유히 빠져나온 사건은 아름아름 퍼져 있는 사실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이보람이 속한 세력은 상당한 수준의 정보력을 자랑하고 있다.
그렇기에 시현이 인천에서 대형 악마 현무를 최초로 토벌했다는 것까지도 파악하고 있었다.
물론 외신과 관련된, 은밀하게 진행된 사건의 정보까지 파악하고 있는 건 아니었지만 말이다.
“만약 그 남자가 윤시현이라면…… 경계해야 할 대상이 하나 늘어나는 건가?”
“윤시현이 소문대로의 강함을 가지고 있다면 말이지. 그보다 지금쯤 화들짝 놀라서 달아나고 있는 거 아니야?”
박성호는 실실 웃으며 스코프에 눈을 가져다 댔다.
그리고 말했다.
“……야.”
“왜?”
“우리 아무래도 튀어야 할 거 같은데.”
“……뭐?”
박성호의 미소는 딱딱하게 굳어 있었다.
60억 로또 당첨자는 돌아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