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7화]
마트가 악마의 군세에 습격당하고 있음을 확인한 시현은 그 길로 호텔을 떠나 마트로 향했다.
각자의 장소에서 일에 매진하고 있는 호텔의 구원자들을 불러 모을 여유도 없었다.
그들이 소식을 전해 듣고 모이기까지 걸리는 그 짧은 시간 때문에 마트가 붕괴할 수도 있다.
마침 주차장에 신호석이 희희낙락거리며 공수해 놓은 오토바이가 있었다.
열쇠도 꽂혀 있겠다.
시현은 헬멧도 쓰지 않고 오토바이에 시동을 걸었다.
“어, 어어? 형! 그거 정비해야 하는데!”
“미안. 급해.”
시현은 비명을 지르는 신호석을 뒤로한 채 한달음에 마트로 향했다.
마트까지 걸린 시간은 대략 15분 남짓.
그리 긴 시간은 아니지만, 마트가 악마들에 의해 유린당하기에는 차고 넘치는 시간이다.
시현은 최악의 상황까지 가정했다.
그런데 웬걸.
“윤시현! 오랜만이다.”
오랜만에 만난 한기훈은 시현을 끌어안으며 격하게 반겨 주었다.
신장이 거의 2미터에 달하는데다가 엄청난 근육질이기까지 한 한기훈에게 안겨 있자니 숨이 턱 막혔다.
그의 어깨 너머로 보이는 마트는 놀랄 만큼 멀쩡했다.
그제야 시현은 깨달았다.
한기훈이 키운 마트는 위기 상황에 더 이상 시현의 도움이 필요하지 않을 만큼 강해졌다는 것을.
“네, 한기훈 씨도 잘 지내시는 거 같아서 다행입니다.”
자연스럽게 그의 속박에서 벗어난 시현이 웃으며 말했다.
설마 이리도 쉽게 힘에서 밀릴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는지 한기훈은 상당히 놀란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이내 미소를 되찾은 한기훈은 시현을 마트 안으로 안내했다.
“자자, 들어와. 몇 날 며칠이라도 좋으니 너 좋은 만큼 쉬다 가라. 뭐하면 눌러앉아도 좋고. 그동안 못한 이야기도 좀 하자.”
“그러죠. 안 그래도 오늘 하루는 휴가거든요.”
“그래? 마침 잘됐네. 느긋하게 놀다 가.”
한기훈이 진심으로 기뻐 보였기 때문에 시현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짐을 느꼈다.
적어도 겉으로 보기에 한기훈은 예전과 비교해 많이 괜찮아진 것 같았다.
한껏 들뜬 한기훈은 마트 이곳저곳에 시현을 데리고 다니며 시현이 없는 동안 마트가 어떤 식으로 변화했는지를 소개했다.
이전과 비교했을 때 마트는 많은 부분이 달라져 있었다.
생활적인 부분에서는 큰 차이가 없었지만, 생존자들의 무력 면에서는 많은 성장을 이뤘다.
놀랍게도 마트의 생존자 중 반수 이상이 조잡하기는 하지만 전투에 참여할 수 있는 수준의 장비를 갖추고 있었다.
두 번 다시 한예인 때 같은 일을 발생하게끔 두지 않겠다는 한기훈의 각오가 엿보이는 부분이었다.
“기훈 씨, 그분은 누구예요?”
두 남자가 마트 이곳저곳을 기웃거리고 있으려니 단발머리에 굉장히 자그마한 체구의 여성이 다가왔다.
화장기 하나 없는 민낯임에도 귀여운 인상이 돋보이는 20대 후반의 여성은 굉장히 자연스럽게 한기훈의 옆에 자리했다.
“전에 말한 그 친구.”
“아! 전에 기훈 씨를 도와주셨다던…… 정말 감사드려요. 시현 씨에 대해서는 귀에 딱지가 생길 정도로 이야기 많이 들었어요. 그래서 그런지 이번이 초면인데도 굉장히 반갑게 느껴지네요.”
어째서 자신이 도운 건 한기훈인데, 이 여자가 감사를 한단 말인가.
답이야 뻔했다.
이 정도로 힌트가 주어졌는데도 알아차리지 못할 만큼 시현은 눈치 없는 사람이 아니었다.
아니나 다를까.
“이쪽은 내 여자 친구, 송수연이라고 한다.”
한기훈은 송수연의 어깨에 자연스럽게 손을 올리며 말했다.
이렇게 두 사람이 나란히 서 있으니 키 차이가 상당했다.
“네, 축하드립니다.”
시현이 마트를 떠날 때와 비교해 보면, 한기훈은 많이 변했다.
적어도 여동생인 한예인이 막 사망했을 때와 비교하면, 지금의 한기훈은 천사나 다름없다.
아무래도 좋은 인연을 만나 심적으로 많은 위로와 치유를 받은 모양이었다.
서로 머리를 맞대며 애정을 표현하는 두 사람을 보고 있으니 괜히 옆구리가 시렸다.
그러나 송수연과 달리 한기훈을 대하는 마트 생존자들은 여전히 그를 두려워하고 있었다.
송수연조차 배신감으로 얼룩진 한기훈의 상처를 완전히 치유해 주지 못한 것이다.
“그동안 뭐 하고 지낸 거야? 전에 학교가 악마의 습격에 붕괴했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어떻게 된 거야? 엄청 걱정했다.”
“운이 좋아서 어떻게든 살아남았습니다. 의도한 건 아니었지만, 그때 구출한 생존자들을 모아서 세력을 만들었는데…….”
시현은 그간의 일들을 한기훈에게 소개했다.
자그마한 의자에 몸을 뉘인 한기훈은 시현의 이야기를 마치 자신의 일인 것마냥 집중해서 경청했다.
“……그렇게 해서 괜찮은 교역 상대를 물색하고 있습니다. 각자 필요한 물건을 교환해서 함께 성장한다면 상호 간에 이익이니까요. 마트는 어떤가요?”
“흠…… 확실히 고마운 제안이기는 한데…….”
한기훈의 반응은 회의적이었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입맛 도는 제안에 기뻐하면서도 무언가를 망설이고 있었다.
고민 끝에 한기훈은 입을 열었다.
“식량, 결계, 무기…… 필요하기는 하지. 만약 그것들을 손에 넣을 수만 있다면 우리 세력도 보다 빠르게 성장할 수 있을 거야. 문제는 그 대가로 우리가 내놓을 게 없다는 거야.”
그는 한숨을 푹푹 내쉬며 마트의 속사정을 털어놓았다.
“사실 얼마 전 남쪽에 악마의 둥지가 여럿 발생했어. 거기서 쏟아져 나오는 악마와 싸우다 보니 식량을 구하러 나갈 틈도 없고, 벌어들이는 토큰은 생존자들을 무장시키거나 구원자를 육성하는 데 사용해야 해서 다른 데 소모할 여유가 없거든.”
“……그렇군요.”
그러고 보니 시현이 마트에 허겁지겁 달려온 이유도 대량의 악마 때문이었다.
사실 원작에서도 LT마트의 남쪽은 마계라 불렸을 정도로 악마의 발생이 잦은 장소로 유명하다.
주기적으로 악마가 모여들어 둥지를 틀고, 거기에서 쏟아져 나오는 악마의 무리는 마트에서 살아가는 생존자들을 늘 위협했다.
만약 원작대로 주인공 정훈이 마트에 머무르고 있었다면 남쪽의 둥지들은 문제될 게 전혀 없었을 것이다.
오히려 정훈을 필두로 해서 둥지를 공략하고 얻은 보상으로 마트를 더욱 풍족하게 발진시켰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의 마트에 정훈은 없고, 강력한 무력을 뽐내야 했을 한예인도 없다.
사실 지금까지 마트가 유지된 것만 해도 기적에 가까웠다.
‘하지만 단점만 있는 건 아니야.’
조금 전 마트 내부를 쭉 둘러보며 느낀 게 하나 있었다.
다른 세력에 비해 인원이 많은 것도 아니건만, 구원자의 수가 굉장히 많았다.
그뿐이랴, 빈약한 무장 상태에도 불구하고 구원자와 일반 전투원 구분 없이 전체적으로 전투력이 높다.
끊임없이 몰려드는 악마와 계속해서 싸워 온 덕에 노하우와 경험치를 대량으로 얻었기 때문이다.
중형 악마와 소형 악마로 구성된 무리를 어렵지 않게 토벌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어쩌면 마트가 시청과도 대등하게 싸울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마트에 물자를 지원해 준다면, 악마와의 전투는 더욱 수월해질 거고 마트의 전투레벨은 더 높아질 거야. 그렇게 되면 전쟁에서도 큰 도움이 될 거고.’
장기적으로 보면, 지금 약간의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마트를 돕는 편이 이익이다.
그러나 한기훈의 성격상 일방적인 지원은 거절할 게 분명했기에 무언가 그럴싸한 핑계가 필요했다.
‘남쪽에 악마가 모여드는 이유는 대형 악마 이그드라실 때문이야. 현재 전력으로 이그드라실을 토벌하는 건 어려우니까 적어도 이삼 개월 후를 기간으로 잡는다면…….’
시현은 머릿속으로 빠르게 계산을 마쳤다.
“한기훈 씨, 그렇다면 우리 방법을 바꿔 보도록 하죠.”
“방법을 바꿔?”
“앞으로 마트가 남쪽의 악마 무리와 싸우는 데 필요한 장비나 식량 등을 지급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렇게 되면 우리가 너무 염치가 없잖아. 우리에게도 양심이란 게 있다.”
“그냥 드리겠다는 게 아니에요. 지급해 준 물품들의 대금은 토큰이나 상응하는 물품이 아니라 다른 방식으로 지급받도록 하자는 거죠.”
“다른 방식이라니?”
드디어 한기훈이 흥미를 보였다.
생존에 있어 물자는 반드시 필요하지만, 일방적으로 받기만 하는 건 싫다.
하지만 다른 방식으로 지원받은 물자의 대가를 지불할 수만 있다면, 이건 한기훈에게도 반가운 거래였다.
“한기훈 씨는 잘 모르고 계신 거 같은데, 마트의 생존자나 구원자들은 다른 세력과 비교했을 때 전투 레벨이 높아요. 아마 본격적으로 장비나 물자의 지원이 있다면, 그 차이는 더 벌어질 겁니다.”
“그런가?”
“네. 그러니까 제가 드리고 싶은 제안은 이겁니다. 저는 마트에 물자를 제공하고, 마트는 추후 필요할 때 대금만큼 용병을 파견해 주는 거죠.”
“용병…… 용병이란 말이지…….”
한기훈은 선뜻 대답하지 못했다.
말이 좋아 용병이지 결국 필요한 물자를 목숨값으로 지불해야 한다는 뜻이니까.
하지만 한기훈은 알고 있었다.
이대로라면 마트는 오래 버티지 못할 것이다.
물자는 계속해서 소모되고 있는데, 지금으로서는 소모된 물자를 보충할 수단이 없었다.
“나쁜 제안은 아니에요. 오히려 저희가 시현 씨의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애원해야 할 정도라고 생각해요.”
가만히 경청만 하고 있던 송수연이 시현의 편을 들었다.
설마 송수연이 이런 반응을 보일 거라고는 생각지 못한 건지 한기훈은 크게 당황해했다.
“그런 거야? 나는 머리가 나빠서 잘 모르겠는데.”
“잘 생각해 봐요. 풍족한 식사로 떨어진 영양과 체력을 보충하고 질 좋은 장비로 무장한다면, 악마와의 전투에서 사상자의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적어질 거예요. 그렇게 되면 약품에 소모되는 토큰의 양도 줄어들 테니, 마트에게도 발전의 기회가 주어질 테고요.”
“……그런가?”
“그래요!”
유약해 보이는 외형과 달리 송수연은 적극적이었다.
그녀는 엄청난 기세로 한기훈을 설득했고, 결국 한기훈은 충분히 납득한 상태에서 시현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그…… 여러 모로 신경 써 줘서 고맙다.”
“고맙긴요. 저에게도 이익이 되니까 제안 드린 겁니다.”
“그래도 그냥 받기에는 미안해서 그렇지. 그 대신이라고 하기는 뭐한데, 시현이 네가 좋아할 만한 정보 하나를 알려 주마.”
“정보요?”
“왜, 네가 예전에 마트에 머무를 때 찾던 사람이 있다고 했잖아.”
“아…….”
시현은 쓰게 웃었다.
시현이 시간과 노력을 낭비하면서까지 마트에 머무르고 있던 이유는 원작의 주인공 정훈 때문이다.
다소의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정훈을 만나 그를 동료로 영입할 수만 있다면, 손해는 매우고도 남는다는 계산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훈은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
이채연 때처럼 도중에 다른 참가자가 낚아채 버린 건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어 원작이 뒤틀려 버린 건지, 아니면 이 세계에는 정훈이라는 존재 자체가 없는 건지.
원인은 알 수 없으나 결국 시현은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
그 후로는 까맣게 잊고 지냈는데, 이제 와서 정훈의 이름이 언급될 줄이야.
의아함보다는 당혹스러움이 앞섰다.
“정훈 말인가요?”
“그래, 그 사람. 사실 지난주에 성남에서 난리가 났거든. 비약이라는 이름의 악마가 나타나 날뛰었는데, 그걸 정훈이라는 구원자가 혼자서 처치했다고 소문이 자자…… 너 표정이 왜 그러냐?”
한기훈의 지적이 있고 나서야 시현은 자신이 무어라 말로 형용할 수 없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그 정도로 충격적인 소식이었다.
‘정훈…… 존재했구나.’
흥미가 생겼다.
단언컨대 참가자라면 흥미를 갖지 않고서는 못 배길 정보였다.
안달이 난 시현은 예의가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곧장 마트를 떠날 준비를 했다.
그에 한기훈은 아쉬워하면서도 시현을 붙잡지 않았다.
“오랜만에 만나서 반가웠다. 혹시 성남에 갈 거라면 조심해라.”
“조심하라니, 뭘요?”
“경기도에 있다가 피치 못할 사정으로 우리 쪽에 합류하게 된 생존자가 말해 준 건데, 지금 인근 지역에서 나름 이름이 알려진 구원자들이 죄다 성남으로 몰려들고 있다고 하더라. 대체 정훈이라는 사람이 뭐기에 이 난리인지 원…….”
“그렇군요. 정보 감사합니다.”
시현은 애써 웃었다.
그러나 겉과 달리 속은 전혀 웃을 수 없었다.
정훈의 소식을 듣고 몰려든 이름난 구원자들의 정체는 보나마나 참가자일 게 빤했으니까.
* * *
호텔로 복귀한 시현은 해당 사실을 일행에게 알리고 곧장 성남으로 떠날 채비를 했다.
당연하지만 또다시 리더가 세력을 비운다는 말에 호텔은 난리가 났다.
특히 이나연은 필사적이었다.
“인천에서 돌아오고 일주일도 안 됐어요. 그런데 또 자리를 비우겠다고요? 오빠, 제발 우리 옆에 있어 줘요. 우리도 불안하단 말이에요.”
“…….”
눈물까지 그렁그렁 맺힌 눈으로 바라보며 저렇게 말하니, 시현의 마음도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무엇보다 참가자와 관련된 일이기에 정확한 설명을 할 수가 없어 논리적으로 설득할 수가 없었다.
시현의 출장을 막는 것은 비단 이나연뿐만이 아니었다.
신호석, 천수민, 쌍둥이.
그리고 크게 티를 내지는 않았으나 강소하도 시현이 자리를 비우는 것을 굉장히 꺼려 하는 눈치였다.
그러나 단 한 사람.
시현의 편을 들어주는 사람이 있었다.
“저는 찬성이에요.”
민서라는 차분한 목소리로 시현의 주장에 힘을 실어 주었다.
같은 참가자이기에 정훈이 어느 정도의 가치를 가지고 있는지 아는 까닭이다.
“물론 시현 씨가 자리를 비우는 것에 여러분이 불안을 느끼는 것도 이해해요. 그러니까 이번에는 호위를 대동하도록 하죠.”
“무슨 호위씩이나…… 혼자 가는 게 편해요.”
시현은 거절하려 했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호위라니, 너무 거창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에서였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의 눈빛을 보아하니 호위라도 붙이지 않으면 절대 놓아주지 않을 기세였기에 어쩔 수가 없었다.
“알겠습니다. 그 대신 호위는 한 명으로 하죠. 너무 많은 구원자가 빠지면 호텔의 방위가 위태로워지니까요.”
“그렇다면 내가…….”
“저요! 제가 할래요!”
이나연은 당연하다는 듯 손을 들었고, 신호석도 강하게 욕심을 내보였다.
이나연의 경우 시현에게서 떨어지고 싶지 않다는 느낌이 강했고, 신호석의 경우 늘 호텔과 그 주변만 왔다 갔다 하는 지겨운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느낌이 강했다.
여기에 한 명의 자원자가 추가되었다.
“이번만큼은 저도 따라가고 싶어요. 수호나무의 보살핌은 이제 지희 혼자 해도 크게 문제가 없을 정도니까요.”
민서라였다.
그녀 역시 말만 안 했다 뿐이지 원작의 주인공 정훈의 존재에 크게 흥미를 느끼고 있음이 훤히 보였다.
결국 시현의 선택은 민서라였다.
그녀라면 원작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눌 수 있으므로 이번 여정에 도움이 될 거라 판단한 것이다.
“민서라 씨, 부탁 드려도 되겠습니까?”
“물론이죠. 그러라고 지원한 거니까요.”
민서라의 활짝 웃는 얼굴은 굉장히 오랜만이었다.
그렇게 출정 멤버가 정해지고.
나머지 인원을 내보낸 시현은 민서라와 의견을 교환할 시간을 마련했다.
“일단 내용이 내용인지라 찬성을 하기는 했는데, 먼저 확인해 두고 싶은 게 있어요. 시현 씨를 의심하는 건 아닌데, 이 정보는 신뢰할 수 있는 정보인가요?”
“신뢰할 수 있는 사람에게서 넘겨받은 정보입니다. 하지만 그 사람이 잘못 알고 있을 가능성도 있죠.”
“그렇다면…….”
“뭘 어떻게 하고자 하는 게 아닙니다. 그냥 확인만 하자는 거죠. 정훈의 존재가 사실일 수도 있고, 거짓일 수도 있고, 이 정보 자체가 참가자를 꾀어내고자 하는 누군가의 함정일 수도 있겠죠. 그러니까 직접 보고 판단할 생각입니다.”
“직접 보고 나면 이미 함정에 빠진 후가 아닐까요?”
“그런 거라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거 같습니다.”
시현은 자신만만하게 웃으며 자신의 눈가를 톡톡 건드렸다.
그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아차린 민서라도 함께 웃었다.
“천리안…… 정말 말도 안 되는 권능을 가져오셨네요.”
60억 로또 당첨자는 돌아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