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8화]
“어둠 때문에 일행을 놓칠 수도 있으니, 앞사람의 옷자락을 잡은 채 이동하도록 하죠.”
“넵!”
부리나케 달려온 이나연이 시현의 소매를 잡고 배시시 웃었다.
나무가 빽빽하게 우거진 수해 내부에는 빛과 바람이 일절 통하지 않았다.
아직 정오임에도 불구하고, 한밤중처럼 주변이 어두웠기에 손전등에 의존해야 했다.
숲을 걷다 보면 붕괴한 건물들이나 차량 따위가 자주 보였다.
이것들의 상태는 식물에 잠식당했다 봐도 될 만큼 심각했다.
특히, 커다란 나무가 반파된 빌딩을 뚫고 자라난 건 장관이었다.
뿐만 아니라 수해는 다양한 방법으로 시현의 발목을 잡았다.
중간 중간 늪지가 보였고, 아스팔트를 덮은 흙은 질척질척했다.
숨을 들이쉬면 뜨겁고 습한 공기가 폐를 가득 채웠다.
이 부분은 착용자에게 언제나 최적의 환경을 제공해 주는 외투조차 커버하지 못한다.
‘이거 생각했던 것보다 까다로운 장소네.’
시현은 미간이 찌푸려지는 것을 참지 못했다.
여기서 하나 더, 시현을 귀찮게 하는 녀석이 등장했다.
스스스슥.
아주 미세한 소리가 귀를 간질였다.
시현은 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손전등을 비췄으나, 특별한 건 눈에 띄지 않았다.
“……?”
“왜 그래요?”
어깨 너머로 불쑥 머리를 내민 이나연이 시현과 같은 곳을 바라보며 물었다.
“무슨 소리가 들린 거 같아서.”
“음? 저는 아무것도 못 들었는데요.”
“잘못 들었나?”
긴가민가하며 정면으로 고개를 돌리니 다시 소리가 들려왔다.
다시 한번 소리 나는 방향을 확인한 시현은 예기치 못한 조우에 눈살을 찌푸렸다.
“이건 또 뭐야?”
나무를 휘감고 있는 넝쿨의 위치가 바뀌었다.
손을 뻗은 시현이 넝쿨을 강하게 쥐자, 그의 손에서 넝쿨이 으스러졌다.
[키이이이익!]
넝쿨은 비명을 지르며 몸부림쳤다.
“우아아아! 이게 뭐야!”
이나연이 비명을 질렀다.
비단 이나연뿐 아니라 그녀의 뒤에 일렬로 나열해 있던 멤버 전원이 경악을 금치 못했다.
놀랍게도 넝쿨인 줄 알았던 것은, 경이로운 수준의 보호색을 활성화시킨 뱀이었다.
비단 수해뿐만 아니라 각지에서 이 뛰어난 의태 능력을 활용해 생존자의 목숨을 끊는 악마, 이빌 보아였다.
“이빌 보아라면 겨울잠을 잘 시기인데……. 수해의 기후 때문인가?”
확실히 수해의 습하고 높은 기온은 이빌 보아가 활동하기 최적의 장소다.
그러나 이빌 보아의 송곳니는 시현이 두른 외피를 뚫지 못한다.
“이빌 보아가 무서운 건 1레벨까지지.”
경계할 필요도 없는 상대다.
차가운 눈으로 이빌 보아의 시체를 응시하던 시현이 정면의 수풀로 내던졌다.
그 순간.
엄청난 속도로 쏘아진 무언가가 이빌 보아의 시체를 낚아챘다.
“……!”
시현은 반사적으로 허리춤에 손을 가져갔다.
그러거나 말거나, 이빌 보아의 시신을 낚아챈 무언가는 시현에게 전혀 관심이 없어 보였다.
유심히 살펴본 결과, 그것이 식물형 악마임을 알 수 있었다.
으적으적. 퉤!
파리지옥과 비슷한 외형을 가진 악마는 피와 고기만을 골라먹고 남은 뼈와 가죽은 뱉어 냈다.
그마저도 불쾌한 소리와 냄새를 풍기며 녹아내렸다.
순식간에 이빌 보아의 흔적이 사라졌다.
“……생각보다 살 떨리는 장소네.”
이제는 아무것도 없게 된 장소를 응시하던 시현은 마른침을 삼켰다.
저 만물을 녹이는 타액 앞에서는 외피조차 오래 버티지 못한다.
지금 보이는 파리지옥의 사이즈는 이빌 보아를 겨우 삼킬 수 있을 정도로 작다.
때문에 자신이 삼키지 못하는 시현을 공격하지 않았다.
하지만 만약 사람을 통째로 삼킬 만큼 거대한 사이즈의 식물형 악마들이 있다면 시현조차 위험했다.
“설마 저런 놈들이 막 즐비해 있는 건 아니겠죠?”
긴장한 기색이 역력한 김영운이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말했다.
그의 시선이 돌아갈 때마다 그가 가진 손전등 빛도 함께 좌우 이동을 반복했다.
그럴 때마다 넝쿨인지, 의태한 이빌 보아인지 모를 줄기들이 수도 없이 눈에 띄었다.
이곳 수해의 위험도는 생각했던 것 이상이었다.
“……계속 이동하겠습니다.”
퇴각을 고려할 단계는 아니지만, 수해의 깊은 곳으로 나아가는 시현의 걸음걸이가 조금 전과 비교해 확연히 신중해져 있었다.
모두가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었기에 그 후로는 쭉 침묵이 유지되었다.
약 30분가량 유지되던 침묵을 깨뜨린 건 한소현이었다.
“이렇게 해서는 목적지 근처에도 못 갈 거 같은데.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그렇지 않아도 그 생각 중이었습니다.”
시현은 저도 모르게 한숨을 토하고 말았다.
목적지는 수해 어딘가에 있는 건물이다.
문제는 수해가 굉장히 넓다는 것과, 건물의 위치가 정확하게 기록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다.
무려 40㎢에 달한다 말해지는 수해 안에서 제아무리 큰 건물이라 해도 기껏해야 점 하나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무턱대고 수해 안을 돌아다녀서는 결코 찾을 수 없다.
위이이잉!
그런 와중에 불청객까지 찾아왔다.
한여름에 밤잠을 이루지 못하게 하는 모기의 날갯짓 소리다.
“아니, 이 계절에 무슨 모기가 다 있…….”
짜증을 내며 손전등으로 하늘을 비춘 이나연은 그대로 굳고 말았다.
못 볼 것을 봤다는 얼굴이었다.
“왜 그래?”
무슨 일인가 싶어 이나연을 따라 위를 올려다본 시현은 저도 모르게 욕설을 내뱉고 말았다.
“이런 미친…….”
일행의 머리 위에는 모기가 날아다니고 있었다.
문제는 그 크기나 수가 예사롭지 않다는 점이었다.
제일 작은 놈만 하더라도 축구공 사이즈의 덩치를 가지고 있으며, 큰 놈은 대형견 수준이다.
그런 놈들이 족히 수백에 이른다.
“저거에 물리면 아프겠죠?”
이나연이 물었다.
답을 바라고 한 말은 아니었을 테지만, 눈치 없는 강소하가 입을 놀렸다.
“내가 사람 피 몇 번 뽑아 봐서 아는데. 저 정도 사이즈면 마지막 한 방울까지 쪽쪽 빨릴걸?”
“그래, 답변 참 고맙다. 그런데 저것들 우리를 발견하지 못한 건가?”
이나연의 의심은 합리적이었다.
대형 모기들은 일행에게 다가오지 않은 채 머리 위를 날아다닐 뿐이었다.
그러나 시현의 생각은 달랐다.
“만약 그랬으면 우리 머리 위에서 원을 그리며 날거나 하는 일은 없었겠지.”
“그러면 왜 공격을 해 오지 않는 걸까요?”
“배가 부른 것 같지는 않고. 아마 우리 주변에 놈들이 내려오지 못하는 이유가 있는 거 아닐까?”
그렇게 말한 시현은 손전등을 이용해 주변을 비췄다.
촤라락!
대기를 찢어발기는 소리와 함께 녹색의 무언가가 일행을 향해 쏘아졌다.
무언가의 정체는 식물의 줄기였다.
그러나 담겨 있는 힘이 보통이 아닐뿐더러, 줄기에는 날카로운 가시가 촘촘하게 돋아 있었다.
줄기가 노리는 건 일행의 중심부에 자리한 한소현이었다.
촤악!
그녀는 미처 반응하지 못하고 공격을 허용했다.
“꺄아!”
갑작스러운 기습에 놀라기라도 한 걸까.
뼈를 내주고 살을 깎아 내는 수단으로 주도환을 꺾은 한소현의 입에서 의외로 소녀 같은 비명이 터져 나왔다.
외피 때문에 부상은 없었지만 한소현의 얼굴은 수치로 붉어졌다.
“이게…….”
그녀는 공격이 뻗어 온 장소를 확인했다.
그곳에 라플레시아 급으로 거대한 장미가 피어 있었다.
장미의 중심부에는 날카로운 이가 빼곡하게 달린 입이 자리했다.
그런 장미가 한둘이 아니다.
“아무래도 무작정 헤매다 보니, 악마의 서식지 한복판에 들어와 버린 거 같네요.”
시현은 검을 뽑았다.
시현이 손에 든 붉은색 검이 위협적으로 느껴지기라도 한 걸까.
여러 개의 넝쿨이 동시다발적으로 시현을 향해 쏘아졌다.
하지만 시현은 당황하지 않고 타이밍을 맞춰 검을 휘둘렀다.
넝쿨을 잘라 낼 생각이었지만, 시현이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질겼다.
‘아무리 권능을 사용하지 않았다지만 잘리지 않는다는 건……. 베는 공격에 어느 정도 면역이 있는 건가?’
이럴 때는 힘으로 밀고 나가기보다는 공격 수단을 바꾸는 게 가장 현명하다.
촤르륵!
넝쿨이 시현의 왼팔을 휘감았다. 조여 오는 힘이 상당했다.
만약 외피 없이 지금의 공격을 당했다면 왼팔은 뼈가 으스러지고, 가시에 피부가 죄다 찢겨 나가는 등 중상을 면치 못했을 것이다.
시현은 그대로 넝쿨을 잡아 뜯었다.
찢겨진 단면에서 녹색의 체액이 흘렀다.
“가자.”
한소현이 김영운의 등을 살짝 두드리고는 장미 밭으로 뛰어들었다.
“아니, 저 인간이 또……! 제발 생각 좀 하고 행동하라니까!”
광분하는 김영운이었으나 세력의 리더를 홀로 위험한 곳에 보낼 수도 없는 노릇 아닌가.
김영운은 울며 겨자 먹기로 그녀의 뒤를 쫓았다.
“오빠, 권능으로 쓸어버릴까요?”
채찍처럼 휘둘러지는 넝쿨을 요리조리 회피하던 이나연이 물었다.
표정을 보아하니 짜증이 가득했다.
하지만 시현으로서는 하루에 사용할 수 있는 횟수가 극도로 제한되어 있는 그녀의 권능을 함부로 사용하게 둘 수 없었다.
“폭풍은 아껴 둬.”
시현의 시선은 장미가 아니라 줄곧 하늘 위의 모기들에게 향해 있었다.
모기들이 일행을 공격하지 않는 이유는 장미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만약 일대의 장미가 모두 정리된다면 모기들은 옳거니 하면서 달려와 주둥이를 박아 넣을 것이다.
“오래 걸려도 괜찮아. 차근차근 장미를 제거한 후 폭풍으로 한 번에 모기를 처리할 거야.”
“음……. 제가 장미랑 모기를 한 번에 처치할 수 있다면요?”
“뭐?”
“사실 권능을 더 잘 다루면 오빠가 칭찬해 주지 않을까 싶어서 오빠 없을 때 엄청 연습했거든요.”
그렇게 말하며 이나연은 자신감 넘치는 미소를 지었다.
시현은 슬쩍 강소하에게 시선을 줬다.
이나연을 믿지 못하는 건 아니지만, 제3자의 입장에서 객관적으로 판단을 내려줌으로써 확신을 얻고 싶었다.
“너 설마 그거 쓰려고?”
“응.”
“어우…….”
무엇을 떠올린 건지 강소하는 질린다는 듯 눈을 질끈 감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일단 가능하기는 할 겁니다. 문제는 저희도 상당히 위험하다는 거죠.”
위험하다는 말에 시선이 자연히 이나연에게 향했다.
그녀는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넝쿨을 사납게 찢어발기며 강소하를 노려봤다.
“그때 그건 숙련도가 떨어져서 발생한 사고였어. 잊어버리라고 했잖아. 그걸 꼭 오빠한테 말해야겠어?”
“그걸 어떻게 잊어버리냐? 네 연습에 어울려 주다가 내가 죽을 뻔했는데! 이 고릴라 같은 년아!”
강소하 역시 권능을 이용해 정면에 있는 장미 하나를 말려 죽이며 언성을 높였다.
마치 등대의 김영운과 유서인의 관계를 보는 거 같았다.
시현은 두 사람의 싸움도 말릴 겸 이나연을 불렀다.
“나연아.”
“네?”
“자신 있으면 한 번 해 봐. 실수하더라도 뒷수습은 내가 할 테니까.”
시현은 이나연의 출격을 허락했다.
어차피 이 상태로는 죽도 밥도 안 된다.
손으로 일일이 처리하기에는 장미의 수가 너무 많기도 하고, 혹시 부상자가 발생하더라도 한소현이 치료해 줄 거라 생각하니 위험한 수단을 사용하는데 망설임이 적었다.
무엇보다 시현은 일방통행이라는 사기급 방어 수단을 가지고 있다.
정신력의 소모는 아깝지만 최악의 상황은 막을 수 있다.
시현의 허락이 떨어지자 두 사람은 대조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나연은 밝게 웃었고, 강소하는 손바닥으로 이마를 탁 쳤다.
“망했군. 나라도 살아남을 수 있게 안개화를 준비해 둬야겠어.”
구시렁거리는 강소하를 무시한 채 이나연은 전방에서 날뛰고 있는 한소현과 김영운을 호출했다.
“지금부터 청소 들어갑니다!”
이나연이 손을 내밀었다.
평소라면 한쪽 손만을 내밀었겠지만, 이번에 뻗은 손은 양쪽 전부였다.
그녀는 손바닥이 안쪽으로 향하게 한 후 권능을 사용했다.
정면이 가로막혀 있었기에 폭풍은 이나연의 손안에서 맴돌았다.
선명한 연두색의 바람은 원을 그리며 점점 덩치를 부풀렸다.
그러나 볼링공 정도 크기가 된 후, 덩치를 부풀리는 대신 안쪽으로 바람을 압축하기 시작했다.
“…….”
시현은 크게 놀랐다.
원작에서의 이나연이 이런 기술을 사용했다는 기록은 존재하지 않는다.
빌런의 오른팔로써 수많은 학살을 행했으나, 이나연 본인의 의지가 담긴 것은 단 하나도 없었다.
천살성이라는 특성을 가지고 있음에도 그녀는 자신의 손에 인간의 피를 묻히는 행위를 굉장히 싫어했다.
때문에 노력하지 않았고, 당연히 기술의 발전도 없었다.
하지만 지금의 이나연은 달랐다.
자신의 노력이 타인에게 도움이 되는 이 상황을 좋아했고, 즐겼다.
더 많은 도움이 되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그 결과가 바로 이것이다.
“완성!”
경쾌한 외침과 함께 이나연은 녹색의 구체를 머리 위로 던졌다.
콰아아아!
녹색의 구체로부터 굉음을 동반한 폭풍이 사방으로 뻗어 나갔다.
기존의 폭풍은 사출형으로, 공격 범위는 사용자의 정면으로 국한됐다.
그러나 지금 이나연이 사용한 기술은 사용자를 중심으로 전방위를 공격 범위에 두고 있었다.
위력은 기존에 비해 확연히 줄어들었다.
그러나 애초에 소형 악마가 상대라면 이나연의 폭풍은 명백한 오버 파워, 닭 잡는데 소 잡는 칼을 사용하는 격이다.
위력이 확연하게 줄어들었다 해도 소형 악마에 불과한 모기와 장미들은 이렇다 할 저항조차 못 했다.
모기들은 마치 믹서에 넣고 갈아 버린 것처럼 온몸이 넝마가 되어 추락했다.
장미 역시 넝쿨과 꽃잎을 모두 잃은 채 힘없이 널브러졌다.
천만다행인 것은 그 무시무시한 폭풍이 바로 아래에 있는 일행을 향해 쏘아지는 일은 없었다는 점이다.
폭풍이 멎었을 때, 살아남은 악마는 존재하지 않았다.
“어때요?”
이나연이 고개를 한껏 세우며 으스댔다.
자만은 백해무익하지만 아무리 시현이라도 이번만큼은 허락할 수밖에 없었다.
“잘했어.”
정말 별거 아닌 짧은 한마디.
그것만으로도 좋은지 이나연은 환하게 웃었다.
“이게 뭐야. 그……. 젠장, 꿈이라도 꾸는 건가? 아니면 악마가 인간으로 변장하고 있는 거 아니야? 리더, 어떻게 생각해요? 요새를 붕괴시킬 때도 느낀 건데, 이게 진짜 한 사람의 권능이라고 생각합니까?”
눈으로 보도고 믿기지 않았는지 김영운은 횡설수설했다.
이나연을 바라보는 눈동자에 희미하지만 두려움마저 담겨 있었다.
원작을 통해 이나연이 어떤 인물인지 알고 있는 한소현도 크게 놀란 듯했다.
눈을 휘둥그레 뜬 채 멍하니 서 있다가 어처구니가 없었는지 헛웃음을 흘린다.
“역시 에르의 권능. 무력만큼은 최강이라더니 장난 아니네. 왜 넌 저런 거 못 해?”
“리더, 말이 되는 소리를 하세요. 아마 부산 전역을 뒤져 봐도 저런 권능을 가진 구원자는 없을 겁니다.”
“아니……. 그렇게까지 말하면 아무리 나라도 조금 쑥스러운데. 아, 혹시 살아 있는 악마가 있을 수 있으니 확인해 볼게요!”
거듭되는 경악과 칭찬의 향연에 쑥스러움을 느낀 이나연은 그럴싸한 핑계를 대며 악마들의 사체가 쌓여 있는 곳으로 향했다.
그 순간이었다.
짙은 어둠 속에서 뻗어 나온 검은색 칼날이 그녀의 가슴 한복판을 찔렀다.
60억 로또 당첨자는 돌아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