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화]
“이게…….”
혈압이 오른 박한은 뒷목을 잡았다.
현재 박한은 2레벨 구원자인 반면, 시현은 3레벨의 구원자.
고작해야 1레벨 차이지만 그로 인해 발생하는 격차는 결코 고작이라는 말로 설명할 수 없다.
그 격차를 채우기 위해서는 장비, 기술, 권능, 기습 등 사용할 수 있는 수단이란 수단은 전부 동원해야 한다.
그렇게 해도 가능성이 보일까 말까 할 정도이다.
하지만 이렇게 대놓고 무시당할 정도로 2레벨 구원자가 하찮은 존재는 아니다.
무기를 집어넣는 시현의 태도는 박한의 자존심에 엄청난 스크래치를 남겼다.
“윤시현, 3레벨이 되니까 세상에 무서운 게 없나? 그 자만이 네 목숨을 앗아 갈 거다!”
박한은 적극적으로 공세를 펼쳤다.
무술 같은 걸 제대로 배운 것 같지는 않지만, 망설임 없이 급소를 노려 오는 공격이 제법 매섭다.
체계적인 싸움법을 배우지 못한 건 시현 역시 마찬가지다.
동체 시력과 우월한 신체 능력으로 회피를 시도하고는 있었으나 엄연히 한계가 있었다.
칼날이 시현의 뺨을 스치고 지나가는 지점에 보라색 불똥이 튀었다.
파직.
끔찍한 소리와 함께 외피에 이상이 생겼다.
늘 투명함을 유지하다가 공격을 받을 때만 반투명한 오색을 발하던 외피가, 마치 독에 잠식당한 것처럼 보랏빛으로 물들었다.
그렇게 변색된 외피는 살짝 건드리는 것만으로도 나비의 날개가 찢기듯 힘없이 부서져 버렸다.
“으하하하하! 3레벨 구원자건, 4레벨 구원자건 외피가 없으면 일반인이랑 다를 게 뭐야! 지금이라도 허세는 관두고 무기를 들지 그래?”
비록 일부분이지만 시현의 외피가 벗겨진 걸 확인한 박한은 광소를 터뜨렸다.
그러나 시현은 당황하거나 초조해하지 않았다.
차분하게 기회를 노려 박한의 우측으로 파고들었다.
있는 힘껏 내지른 주먹이 그의 옆구리에 꽂히자, 박한의 몸이 크게 휘었다.
“크윽!”
외피 덕에 타격으로 인한 부상을 입지는 않았으나, 허리가 꺾이며 발생한 고통에 신음을 터트렸다.
이를 악문 박한이 검으로 시현의 목덜미를 내려쳤다.
그에 시현은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검을 보며 왼손을 뻗었다.
박한은 자신의 공격을 막는 손목을 베어 버릴 기세로 검을 잡은 두 손에 힘을 더했다.
까앙!
하지만 안타깝게도 박한이 기대하던 살과 뼈가 잘려 나가는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금속과 금속이 부딪치는 소리.
그제야 박한은 시현의 왼손을 감싸고 있는 장갑을 확인했다.
장갑의 손등과 손목을 금속이 보호하고 있었다.
“제법 성능이 좋은 방어구인 것 같다만, 금방 깨부숴 주마!”
제 무기의 성능을 과신하고 있던 박한은 아무 의심 없이 반복해서 검을 내려쳤다.
시현도 지금까지처럼 적극적으로 회피하려 하지 않았다.
그저 왼손을 이용한 방어에만 집중할 뿐이었다.
까앙! 까앙!
같은 소리가 연달아 울렸다.
“그래, 그깟 철판이 얼마나 버티나 보자!”
시현이 적극적으로 반격하지 않자 자신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 판단한 건지 박한이 광소를 터뜨렸다.
3레벨 구원자를 상대로 승리를 거머쥘 수도 있다는 생각에 박한의 시야가 좁아졌다.
때문에 그는 자신의 무기가 실시간으로 비명을 지르고 있음을 깨닫지 못했다.
그리고 결국 피로가 한계에 다다른 박한의 무기에 균열이 발생했다.
빠직.
처음에는 아주 작은 균열이었다.
그러나 그것을 미처 알아차리지 못한 박한이 다시 한번 검을 내려쳤을 때, 균열은 검신 전체에 급속도로 퍼졌다.
“……어?”
검에 생긴 거미줄 모양의 균열을 확인한 박한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늦어도 한참 늦었다.
“수고 많았다.”
짧은 한마디와 함께 휘두른 시현의 왼손이 박한의 검을 가격했다.
한계에 달해 있던 검은 마치 유리가 깨지는 것처럼 비명을 지르며 산산조각 나고 말았다.
“대체 이게 무슨…….”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인지 믿지 못하겠다는 듯 멍하니 부서진 검을 바라보는 박한의 눈동자가 파르르 떨렸다.
그나마 시현과 박한의 무력차를 좁혀 주던 것이 저주받은 장비였다.
그게 깨져 버린 지금, 3레벨 구원자인 시현 앞에서 박한은 한없이 무력한 존재였다.
시현은 박한을 붙잡아 바닥에 내리꽂아 완벽하게 제압했다.
허리를 굽힌 시현은 바닥과 진하게 입을 맞추고 있는 박한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자, 말해.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저주받은 장비를 만들어 사용한 건지. 그리고 너희 뮤턴트가 뒤에서 무슨 짓을 꾸미고 있는 건지. 단순히 인천연합을 수중에 넣자고 이런 짓을 벌인 건 아니잖아?”
만약 뮤턴트의 목적이 단순히 인천연합을 손에 넣는 거였다면, 굳이 저주받은 장비를 건드리지는 않았을 것이다.
요새를 무력으로 점령할 이유도 없고 말이다.
분명 다른 이유가 있을 거라는 확신이 있었기에 시현은 박한에게 답을 요구했다.
“내가 말할 거 같아?”
억지로 머리를 돌려 시현과 눈을 마주친 박한은 조소했다.
마치 시현이 자신을 죽이지 못할 거라 확신하는 얼굴이었다.
예상했던 반응이기에 시현은 실망하는 대신, 핏빛 칼날을 뽑아 들고 권능을 담았다.
그리고 내려쳤다.
카앙!
검이 무기력하게 튕겨져 나갔다.
그러나 두 번, 세 번, 반복해서 내려칠 때마다 박한의 외피는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그러더니 네 번째에서 완전히 부서지고 말았다.
시현은 칼등으로 박한의 어깨를 툭툭 건드렸다.
“아직도 말할 생각이 없어?”
“…….”
“없나 보네. 그러면 잘 가.”
거기까지 말한 시현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핏빛 칼날을 내리꽂았다.
“히익!”
크게 당황한 박한은 목에서 엇나가는 뼈 소리가 날 정도로 급하게 머리를 꺾었다.
핏빛 칼날이 박한의 뺨을 스치고 귀를 반으로 가르며 바닥에 꽂혔다.
“…….”
박한은 마른침을 삼켰다.
귀가 반으로 잘려 나갔음에도 비명을 지르지 않은 것은, 고통보다 당혹스러움이 더 컸기 때문이다.
“미, 미친 놈. 진짜 나를 죽이려고?”
시현에게 필요한 것은 정보다.
꼭 필요한 정보를 뽑아내기 전까지는 자신을 죽이지 않을 거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었다.
그렇기에 입을 다문 채 김해철과의 의리를 지킨 것이다.
언젠가 뮤턴트에게 구출되었을 때, 떳떳하게 고개를 들고 권리를 주장할 수 있게끔 말이다.
그러나 지금 박한은 깨달았다.
이번 공격은 단순히 협박이 아니라 진짜 자신을 죽이려 했다는 것을.
“너에게는 정보가 필요할 텐데? 지금 나를 죽이면 어떤 정보도 얻을 수 없을걸?”
최대한 태연함을 유지하려 했지만 내뱉는 목소리가 떨렸다.
그러자 시현은 전혀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어째서?”
“그야 당연히…….”
“으아아악!”
돌연 들려온 비명이 박한의 말을 차단했다.
고통이 아닌 공포에 찬 비명은 분명 주도환의 것이다.
박한은 물론이요, 시현의 시선 역시 자연스럽게 한소현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시현이야 레벨의 차이에서 생겨나는 압도적인 무력으로 찍어 눌렀다지만 한소현은 아니다.
만약 상황이 여의치 않다면 빠르게 박한을 처리하고 그녀를 도우러 갈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시현이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강했고, 터프했다.
“으악! 으아아아악!”
주도환은 비명을 내지르고 눈물을 흩뿌리며 검을 휘둘렀다.
저주받은 장비와 자신의 무기가 부딪치면 상하는 건 자신의 무기라는 것을 알기에 한소현은 공격을 막으려 하지 않았다.
놀랍게도 그녀는 주도환의 검에 자신의 몸을 들이밀었다.
촤악!
외피는 진즉에 깎여 나간 건지 주도환의 검은 어렵지 않게 한소현의 어깨 깊숙이 박혔다.
살짝 표정을 구긴 한소현이 검을 밀어내고는 자신의 몸에 권능을 사용했다.
“치유.”
한소현이 입었던 부상은 채 1초도 걸리지 않아 모두 회복되었다.
눈물을 한 번 닦아 낸 주도환은 다시 검을 휘둘렀고, 한소현은 왼팔을 들어 막아 냈다.
그녀의 왼팔이 잘려 나감과 동시에 주도환의 왼쪽 가슴에 단검이 박혔다.
이미 수차례 공격을 당했는지 주도환의 외피는 언제 깨져도 이상할 것 없을 만큼 약해져 있었다.
“저게 뭐야…….”
아무리 치유의 권능을 통해 부상을 회복시킬 수 있다지만, 상처를 입을 때 발생하는 고통은 무시할 수 없다.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저런 전투 방식을 채택할 리가 없다.
일련의 과정을 몇 번이나 반복했는지 한소현의 온몸은 피로 물들어 있었다.
그러나 한소현은 담담하게 뼈를 내주고 살을 취하는 식의 전투를 반복할 뿐이었다.
그리고 끝내 주도환의 외피를 깨부수고 항복을 받아 냈다.
“보고만 있어도 소름이 끼치네. 저 정도로 미쳐야 랭킹 1위를 할 수 있는 건가?”
“그쪽도 끝난 모양이네.”
한소현은 이미 전의를 상실한 주도환의 머리채를 잡고 질질 끌고 왔다.
“처분은 맡길게. 나는 좀 쉬어야 할 거 같아.”
“수고하셨습니다.”
상당히 피곤했는지 벽에 등을 기대고 앉은 한소현은 그대로 곯아떨어졌다.
이로써 시현은 박한과 주도환, 두 남자의 생사여탈권을 손에 쥐게 되었다.
그들의 처분에 대해서는 고민할 것도 없었다.
시현은 검을 들어 올렸다.
“주도환! 절대 아무것도 발설해서는 안 돼! 저놈에게는 우리가 가진 정보가 필요해. 그러니까 입만 다물고 있으면 절대 우리를 죽이지 못…….”
촤악!
박한은 말을 끝까지 마치지도 못한 채 목이 잘려 나갔다.
몸과 분리되어 바닥을 구르던 박한의 머리가 주도환의 무릎에 닿았다.
그 순간 피어난 지독한 공포가 주도환을 지배했다.
“히이익! 말할게. 뭐든 말할 테니까 제발……!”
그는 머리를 조아리며 애원했다.
주도환의 정수리를 노려보는 시현의 눈앞에 붉은 메시지가 나타났다.
<참가자 박한의 사망이 확인되었습니다. 박한의 Re write를 열람할 수 있습니다.>
<박한이 소지하고 있던 토큰 114개를 노획합니다.>
이것이 바로 시현이 망설임 없이 박한을 죽인 이유였다.
소설을 통해 원하는 정보는 물론 숨기고 싶은 개인사까지 얼마든지 뽑아낼 수 있는데, 굳이 적을 살려 둘 필요가 어디에 있단 말인가.
막 주도환의 목도 치려던 찰나였다.
“소설에 모든 정보가 기입되는 건 아니야.”
한소현의 말에 시현은 멈칫하고 말았다. 그녀의 말대로다.
Re write는 소설이라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이야기의 흐름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내용이 아니라면 편집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박한의 Re write만 믿고 주도환의 목을 쳤다가는 큰 후회를 하게 될 수도 있었다.
“하긴……. 생각해 보니 읽는데 드는 시간도 무시할 수는 없겠네요.”
Re write라는 이름의 게임이 시작된 지도 한참의 시간이 흘렀다.
참가자들이 쌓아 온 시간만큼이나 Re write의 두께도 두꺼워졌을 터.
소설을 정독해 정보를 뽑아내는 데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정은수 씨, 이거 받으세요.”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리는 주도환을 방치한 시현은 박한의 머리를 주워 정은수에게 던졌다.
“흐이이익!”
정은수는 기겁하며 달아났고, 박한의 머리는 바닥에 부딪쳐 상처를 입었다.
“가, 갑자기 왜 그런 흉측한 걸 저에게 던지시는 겁니까?”
“내전을 끝내셔야죠. 그거만큼 확실한 증거도 없을 겁니다.”
“아…….”
그제야 정은수는 용기를 내 박한의 잘린 머리를 손에 쥐었다.
현재 아래층에서 벌어지고 있는 내전을 멈추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박한의 죽음을 알리는 것이다.
잘려 나간 머리는 박한의 죽음을 알리는 가장 확실한 증거물일 테고 말이다.
“다녀오겠습니다.”
각오를 다진 정은수는 아래층으로 뛰어갔고, 시현은 천천히 그 뒤를 쫓았다.
아래층에서는 여전히 두 개로 나누어진 시청의 세력들이 싸움을 벌이고 있었다.
어느 한쪽이 전멸하기 전에는 결코 끝나지 않을 것처럼 서로를 향한 증오가 한계선을 넘은지 오래였다.
그 속에서 박한은 목이 터져라 소리쳤다.
“그만! 시청을 점거하고 있던 박한과 주도환은 사망했습니다! 더 이상의 저항은 무의미하니 양쪽 다 사격을 멈추세요!”
온갖 총성과 고성이 오가는 전장에서도 정은수의 목소리는 제대로 울려 퍼졌다.
사람들의 시선이 하나둘 정은수에게 향했다.
비장한 표정을 하던 정은수는 어느 정도 이목이 집중되었다고 판단했을 때, 들고 있던 박한의 머리를 전장의 중심부로 던졌다.
바닥을 구르는 박한의 머리를 누구나가 볼 수 있도록 말이다.
그 순간 쩌렁쩌렁한 함성이 울려 퍼졌다.
승리의 함성이었다.
* * *
“…….”
어둠 속에서 이채연은 눈을 떴다.
꼬박 반나절을 잠들어 있었는데, 몸이 무거운 게 잠을 잔 것 같지 않았다.
아마 간밤에 꾼 꿈이 원인이라 생각하며 이채연은 몸을 일으켰다.
방을 나가니 보이는 것은 두 명의 남정네였다.
뮤턴트의 리더 김해철과 그의 머리인 정유환.
두 사람이 굉장히 심각한 표정으로 의견을 나누고 있었다.
“시청이 점령당하다니……. 이건 전혀 예상하지 못했는데. 설마 부산에 있는 등대가 개입할 줄이야. 놈들의 존재를 미리 알았다면 천리안으로 감시했을 텐데.”
“이제 어쩔 거야? 상대는 랭킹 1위 한소현이고, 그 등대를 완전하게 흡수했어. 거기에 살아남은 윤시현까지 그들과 손을 잡았다고!”
“어쩌긴 어째. 전쟁을 준비해야지. 아직 우리 주요 병력은 멀쩡하고, 여기는 요새야. 어지간한 병력으로는 못 뚫어. 전략 병기 수준의 위력을 가진 권능이 아닌 한. 3레벨 구원자인 윤시현이 조금 걸리기는 하지만……. 지하에 있는 라미아를 풀어 놓으면 시간은 끌 수 있을 거야.”
“막을 수 있겠지?”
“당연하지. 하지만 전투가 절대 장기전이 되어서는 안 돼. 알다시피 우리는 추가 물품을 보급 받을 수 없으니까. 만약 놈들이 천천히 시간을 들여 우리를 말려 죽이려 든다면……. 그 때는 각오해 둬.”
“이런 젠장……!”
정유환은 다리를 꼰 채 머리를 굴리며 수를 짜냈고, 김해철은 주먹으로 책상을 두드리면서 감정을 표출하고 있었다.
늘 봐 왔던 그림이기에 이채연은 그들의 대화가 끝나기를 얌전히 기다렸다.
“가장 심각한 건 박한이 죽음으로써 윤시현이 수해에 대한 정보를 손에 넣었다는 거야. 우리는 수해에도 어느 정도 수비 병력을 파견해야 해. 굉장히 불리한 싸움이 될 거야.”
“수해에 굳이 병력을 보낼 필요가 있을까? 제아무리 윤시현이나 한소현이라 해도 그 존재를 어떻게 할 수 있는 건 아니잖아.”
“내가 걱정하는 건 정화 능력자야. 다른 인간이야 어찌 되든 상관없지만, 그 인간만큼은 반드시 구해야 해. 문제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으려다 둘 다 놓칠 가능성인데…….”
망설이던 정유환이 김해철의 눈치를 살피며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김해철을 향해 욕설조차 거침없이 발언하는 정유환답지 않은 태도였다.
“인천을 버리고 잠시 서울에 피해 있는 건 어때? 시청의 정은수가 외부 세력으로 등대를 끌어들였듯이, 뮤턴트도 교단의 도움을 받는 거야.”
“…….”
김해철은 망설였다.
평소라면 두말할 것 없이 거절했을 것이다.
받는 것이 많아지면 그만큼 갚아야 하는 것도 많아지는 법이니까.
당연하지만 세상에 대가 없는 호의는 그리 많지 않다.
그러나 지금 뮤턴트가 처한 상황이 좋지 않다는 것과 ‘정은수도 등대의 조력을 받고 있으니, 나도 교단의 조력을 받는 게 맞지 않을까?’ 하는 유혹을 견디기 힘들었다.
그렇기에 김해철은 고개를 끄덕이려 했고, 이채연은 하나부터 열까지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이채연이 의도적으로 발소리를 냈다.
자박.
두 남자의 시선이 일제히 이채연에게 향했다.
60억 로또 당첨자는 돌아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