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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억 로또 당첨자는 돌아가고 싶다-93화 (93/225)

[93화]

발견이 너무 늦었다.

일방통행을 펴기도 전에 공격이 쏟아질 것이다.

“……설마 제 다른 쪽 머리랑 같이 날 날려 버리려고?”

시현은 간절히 기도했다. 부디 자신의 예상이 빗나가게 해 달라고.

하지만 신은 늘 자신이 필요할 때만 찾는 시현의 기도를 웃으며 묵살했다.

콰아아아!

세찬 물줄기가 현무의 좌측 머리와 시현을 동시에 덮쳤다.

한 마리 악마와 한 남자가 지르는 비명이 겹쳐 울렸다.

온몸의 감각이 뒤엉켜 버린 것만 같은 충격이었다.

“…….”

정신을 차렸을 때, 시현의 눈에 보이는 것은 빗줄기가 쏟아지는 먹구름 낀 하늘이었다.

주변에 물이 흥건하게 고여 있었다.

“진짜 죽을 뻔했네.”

설마 상대방의 뼈를 깎기 위해 제 살을 깎아 먹으리라고는 생각조차 못 했다.

스스로를 다치게 하는 것은 짐승의 머리에서 나올 만한 발상이 아니었으니까.

만약 쌍둥이의 권능이 아니었다면 진짜 죽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시현 씨, 괜찮으세요?]

“일단은 살아 있는 거 같습니다. 죽기 직전이기는 하지만요.”

몸을 일으키려 했으나 온몸이 고장 난 것처럼 삐걱거리며 말을 듣지 않았다.

슬쩍 만져 본 뺨에서 피가 흘렀다. 외피가 아작 난 것이다.

필사적으로 몸을 일으킨 시현은 전황을 살폈다.

의도치 않은 시현의 희생 덕분에 구원자들은 승기를 잡았다.

좌측 머리는 투구가 완전히 깨진 채 널브러져 있었다.

두개골에 커다란 구멍이 뚫려 있으며, 뇌는 누군가에 의해 잔혹하게 헤집어져 있었다.

누군가가 시현을 대신해 마무리를 해 준 것이다.

살아남은 우측 머리 혼자 고군분투하고 있었다.

양쪽 앞다리는 더 이상 육중한 몸을 지탱할 수 없을 정도로 너덜너덜해졌다.

땅은 배와 닿았고, 그만큼 높이가 낮아져 구원자들의 공격이 보다 쉽게 우측 머리를 공격할 수 있었다.

하지만 투구를 깨부술 만큼의 공격력은 부족했다.

이대로는 구원자 쪽이 먼저 지치고 말 것이다.

“쉬는 건 나중으로 해야겠네.”

그놈의 책임감이 시현의 무거운 몸을 움직이게 했다.

위험을 알리는 고통을 무시한 시현은 놓쳐 버린 무기를 찾았다.

다행히도 머지않은 곳에서 주인을 잃고 애처로이 굴러다니는 핏빛 칼날을 발견할 수 있었다.

‘한 방에 끝내자.’

시현은 앞으로 달렸다.

오른쪽 다리를 접질렸는지 땅을 딛을 때마다 고통이 발생했다.

어떻게든 현무의 지척에 도착하니, 잊고 있던 전장의 소음이 되살아났다.

“여기 부상자가 발생했어! 안쪽으로 옮겨 줘!”

“제길……. 뭐가 이리 단단해?”

“또다시 물줄기를 쏜다! 턱 밑에 공격을 집중해서 공격 방향을 틀어!”

전황이 유리하다 해서 여유가 있는 것은 아니었다.

실시간으로 부상자들이 속출했으며, 사소한 실수가 곧 죽음으로 연결됐다.

생사의 경계에서 연합군은 필사적이었다.

“이보게! 이쪽일세!”

그를 발견한 이백희가 팔을 흔들었다.

이가 다 빠진 도끼를 바닥에 내던진 이백희는 자세를 살짝 낮추고 깍지 낀 손을 앞으로 내밀었다.

그가 의도하는 게 무엇인지 알아차린 시현이 슬쩍 웃었다.

“부탁드립니다, 선생님.”

속도를 더욱 높인 시현이 이백희의 깍지 낀 손 위로 뛰어올랐다.

“으랴아아아아!”

근육을 한계까지 팽창시킨 이백희가 온 힘을 다해 시현을 위로 집어 던졌다.

구원자의 강한 힘과 시현의 점프력이 더해지며 상당히 높은 위치까지 떠오를 수 있었다.

바로 발아래에 현무의 머리가 보였다.

시현을 알아본 현무가 그를 공격하려 했으나 시현이 조금 더 빨랐다.

“처형.”

검은 기류를 감싼 핏빛 칼날이 현무의 머리를 내려찍었다.

[우어어어어!]

쩌저저적!

혼신을 다한 일격에 현무의 투구가 산산조각 났다.

그러나 시현은 혀를 찼다.

“젠장!”

이 일격으로 완전히 끝내려 했는데 실패하고 말았다.

투구는 깨졌으나 그 아래에 있는 두개골은 여전히 멀쩡했다.

‘마무리를 해야 하는데……. 한 방만 더 먹이면…….’

그 순간, 시청의 구원자들이 자리한 빌딩의 중층에서 한 줄기 섬광이 쏘아졌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섬광처럼 느껴질 정도로 강한 힘과 속도를 가진 화살이었다.

그것은 정확하게 현무의 머리 위에 있는 시현을 향하고 있었다.

그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갑작스러운 기습.

그러나 놀랍게도 시현은 거기에 반응했다.

콰앙!

휘둘러진 검이 화살의 경로를 비틀었다.

강력한 화살은 현무의 두개골을 강타했다.

[우오오오오!]

“설마설마했는데…….”

사납게 눈을 뜬 시현은 공격이 시작된 장소를 노려봤다.

설마 기습이 막힐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한 걸까.

당황하고 있는 남자의 얼굴이 보였다.

뮤턴트의 리더이자 참가자인 김해철이었다.

‘경계하고 있기를 잘했어.’

며칠 전 그는 시현을 영입하려다 실패했으며, 모욕까지 받았다.

씩씩거리며 돌아가던 그가 보여 주었던 눈빛을 잊을 수 없던 시현은 경계를 늦추지 않았고, 현무와의 전투에서도 늘 마지막 한 줌의 힘을 남겨 두었다.

그렇기에 갑작스러운 기습에도 대처할 수 있었다.

공개적으로 따져 묻기 위해 무전기를 들어 올리는 그 순간이었다.

[시현 씨. 뒤에!]

“……어?”

들려오는 무전에 뒤를 돌아본 시현은 아연실색하고 말았다.

코앞에 와 있는 검은색 섬광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본능적으로 검은 섬광이 쏘아진 장소로 눈길을 돌린 시현은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스컬이 도대체 왜…….’

이내 검은 섬광은 현무와 함께 시현을 덮쳤다.

* * *

현무는 죽어 가고 있었다.

강렬한 흑색의 섬광은 현무의 머리를 정확하게 지져 놓았다.

지긋지긋하던 싸움은 구원자들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그러나 누구 하나 기쁨의 함성을 내지르는 이가 없었다.

가장 선두에서 현무를 몰아친 구원자가, 사실상 승리의 주역이라고 할 수 있는 윤시현이 아군의 공격에 격추되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그를 노린 공격은 두 차례나 행해졌다.

시청에서 한 번, 스컬에서 한 번.

정은수는 침묵했다.

그의 머릿속에서는 끊임없이 ‘왜?’라는 질문이 반복되고 있었다.

정신을 잃은 건지, 죽은 건지 모르겠으나 시현은 힘없이 바닥에 떨어지고 있었다.

“시, 시현 씨를 빨리 회수해!”

죽지 않았으면 골든타임을 놓쳐서는 안 된다.

그는 무전기에 대고 다급히 소리쳤다.

정은수의 외침이 있기도 전에 이백희가 이미 달리고 있었다.

그러나 이백희는 뜻을 이루지 못했다.

숨이 끊어져 가던 현무가 최후의 발악을 한 것이다.

[우우우우…….]

나지막한 울음소리와 함께 현무가 대량의 물을 토해 냈다.

쏟아진 물은 현무를 중심으로 거센 소용돌이를 만들어 냈다.

평범한 소용돌이가 아니었다.

현무가 최후의 힘을 쥐어짜 토해 낸 물의 양은 바다를 연상시킬 정도였으며, 건물 바깥에 있던 구원자들은 손쓸 새도 없이 휩쓸렸다.

가장 가까이에 있던 이백희는 두말할 것도 없었다.

소용돌이에 섞인 붉은 액체를 확인한 정은수는 이를 갈며 후퇴를 지시할 수밖에 없었다.

저런 소용돌이 속에서 사람이 살아남을 리 없다.

“일단 후퇴합니다. 소용돌이가 완전히 사라지면 재차 진입해서 마무리를 짓도록 하죠. 그리고…….”

무전을 잡고 있는 손이 파르르 떨렸다.

“김해철…… 지금 대체 무슨 짓을 저지른 거야?”

스컬 측에서 행해진 공격의 범인은 특정하지 못했다.

그러나 시청에서 행해진 공격의 범인은 특정할 수 있었다.

시청에서 활을 사용하는 구원자는 단 하나뿐이었으니까.

오래지 않아 무전기에서 잡음과 함께 범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더 이상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었어.]

놀랍게도 들려오는 말은 변명이었다.

[너도 봤잖아. 윤시현은 이미 손가락 하나 까딱할 수 없을 만큼 지쳐 있었고, 연합군의 피해도 심각했어. 한시라도 더 지체했다가는 큰 피해가 생겼을 거야. 그는 우리를 위해 희생한 거야.]

“그게 무슨……!”

[나와 같은 생각을 했기에 스컬에서도 공격을 한 게 아닐까?]

“…….”

개소리였다.

확실히 그의 말대로 시현이 현무의 우측 머리를 일격에 끝장내지 못한 건 사실이다.

하지만 상관없었다.

시현은 3레벨 구원자답게 그 누구도 깨부수지 못하던 현무의 생체 투구를 박살 내는데 성공했고, 투구가 깨졌으면 다른 구원자들만으로도 마무리를 짓는 게 가능하니까.

그건 좌측 머리를 끝장낼 때 증명된 사실이다.

연합군의 피해는 커졌을지 모르지만, 굳이 이번 작전의 지휘관이자 일등 공신인 시현을 희생시키면서까지 공격할 이유가 어디에도 없었다.

되지도 않는 헛소리다.

멱살을 잡고 추궁하고 싶었으나 현무가 만들어 놓은 소용돌이가 점점 옅어지고 있었다.

슬금슬금 눈알을 굴리는 현무를 보니, 도망갈 궁리를 하고 있는 듯했다.

지금은 범인을 추궁하기보다는 다 죽어 가는 현무를 마무리하는 게 더 중요했다.

“공격!”

그 말을 끝으로 정은수는 무전을 종료했다.

휘둘러진 주먹이 난간을 때렸다.

어찌나 주먹을 강하게 휘둘렀는지 콘크리트 난간의 일부가 부서졌다.

말아 쥔 주먹에서 피가 흘렀다.

“김해철……!”

* * *

박한.

그는 구원자임과 동시에 참가자이기도 하다.

다른 참가자들이 으레 그렇듯 그가 걸어온 인생은 자력으로는 풀 수 없을 만큼 꼬여 있었다.

꼬여 버린 부분을 싹둑 잘라 내고, 쭉쭉 뻗은 새로운 인생을 이어 붙이기 위해, 박한은 Re write에 참가를 선언했다.

아포칼립스 초기.

박한은 아무것도 모른 채 두려움에 떨며 악마들에게 사냥당하는 주변 NPC들을 보고 우월감을 만끽했다.

나는 저들과 다르다. 이 소설의 주인공이니까.

그런 우월감으로 똘똘 뭉쳐 있었으며, 원작의 지식을 이용해 누구보다 앞서 나갈 자신감 또한 갖고 있었다.

그 누구보다 화려하고 숭배 받는 영웅이 될 수 있으리라 여겼다.

하지만 그 모든 건 자만이며, 착각이었다.

수많은 참가자 중 그보다 똑똑하고 뛰어난 이는 얼마든지 있었다.

그들 또한 주인공이었고, 원작의 지식을 가지고 있었다.

남들과 동등한 조건에 서고 보니 그는 자신이 평범함 이하라는 것을 깨달았다.

참가자들의 개입으로 인해 빈번히 계획이 틀어지고 처음에 가졌던 자존감은 추락했다.

현실에서 실패자였던 박한은 이곳에서도 실패자였다.

이대로는 안 된다.

자신이 멸시하던 주변 NPC와 똑같은 엑스트라 인생을 살게 될 뿐이다.

그것만큼은 죽어도 싫었기에 그는 선택했다.

그 남자.

인천연합을 손에 넣기 위해 김해철과 손을 잡는다는 선택을, 영웅의 길을 포기하는 선택을.

‘괜찮아. 나쁘지 않은 거래야. 나로서는 전혀 손해 볼 게 없어.’

박한은 허리 뒤로 손을 가져갔다.

숨겨 놓은 단검의 손잡이가 만져졌다.

‘인천연합을 손에 넣고, 김해철까지 처리하면 모든 걸 내가 가질 수 있어. 인천연합을 기반으로 삼는다면 순위권을 노리는 것도 가능하겠지.’

모든 것은 장밋빛 미래를 위해서다.

인천연합이라는 거대한 고깃덩어리를 독차지하기 위해서다.

그를 위해서 의뢰받은 NPC 한둘 정도를 죽이는 건 일도 아니다.

남들을 속이기 위해 자신이 죽인 NPC의 이름을 사용하고, 그 사람 행세를 하는 것 정도야 얼마든지 할 수 있었다.

죽은 NPC와 자신이 가진 권능이 똑같은 건 행운이었다.

단검을 꺼내 든 박한의 시선이 지상으로 가기 위해 앞장서 걷고 있는 남자, 신현수의 등 뒤에 꽂혀 있었다.

얼마 전에 스스로 만든 입가의 상처가 욱신거렸다.

아마 이 흉터는 평생 사라지지 않을 테지만, 후회는 없었다.

인생을 바꾸기 위해.

박한은 같잖은 마스크를 내던지며 한 걸음을 내딛었다.

* * *

김해철은 머리가 그리 잘 돌아가는 인물이 아니었다.

그렇기에 원작이라는 사기성 짙은 정보의 덩어리를 가지고도, 그것을 완벽하게 이해하고 사용하기는커녕 시청의 리더 자리조차 꿰차지 못했다.

무능 그 자체.

그나마 인복은 있었는지 제법 많은 참가자들을 휘하에 두었지만, 끼리끼리 모인다는 말처럼 전부 머리를 쓰는 것과는 거리가 있는 사람들이었다.

뭘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몰라 시간만 헛되이 소모했으며, 발악이라도 하듯 수해의 그것에 손을 대 2차 아포칼립스를 앞당기기까지 했다.

그럼에도 김해철은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실패, 실패, 또 실패.

계속해서 실패를 반복했다.

가만두면 알아서 도태될 자들이건만.

도대체 이한울은 그 남자에게서 무엇을 봤단 말인가.

“그냥 검은 수해의 정확한 사용법만 알려 주고 돌아가려 했는데, 안 되겠어. 인천연합을 손에 넣을 좋은 기회야. 교단의 이익을 위해서 정유환, 네가 좀 도와줘야겠어.”

며칠 전 이한울이 남긴 말을 떠올린 정유환은 땅이 꺼져라 한숨을 토했다.

“내가 왜 이런 고생을……. 이럴 줄 알았으면 수해에 대해 보고하지 말걸 그랬어. 그 망할 인간, 귀찮은 건 꼭 나 시키고.”

“뭘 그리 구시렁거려?”

“……아무것도 아닙니다. 그보다 이채연 씨, 놀라니까 인기척 좀 내고 다녀주세요.”

배후에서 들려오는 음성에 정유환은 고개를 저었다.

나긋나긋함 속에 숨어 있는 정체 모를 섬뜩함에 온몸의 털이 곤두서는 느낌이었다.

돌아보니 안경을 고쳐 쓰고 있는 30대 초반의 여성, 이채연이 보였다.

희다 못해 창백한 피부에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 얼굴은 옛날 영화에 나오는 흡혈귀를 연상케 한다.

그녀의 두 눈은 며칠 전에 봤을 때보다 조금 더 붉은빛을 띠고 있었다.

시력이 좋지 않아 늘 쓰고 다니던 안경이 몹시 불편하다는 듯 미간을 찌푸리던 그녀는 안경알을 뽑아내고 안경테만 얼굴에 걸쳤다.

그러더니 만족한 듯 웃었다.

“그보다 일은 어떻게 됐습니까?”

“성공한 거 같아.”

“그게 뭡니까? 성공했으면 성공한 거고, 아니면 아닌 거지.”

“일단 이걸로 맞추기는 했는데.”

그녀의 손끝에서 사이즈를 줄인 흑색의 섬광이 쏘아졌다.

섬광은 정유환의 뺨을 스치고 지나가 머리카락 몇 가닥을 태우며 배후에 있던 벽을 관통했다.

“…….”

그녀 나름의 농담이었겠지만, 당하는 입장에서는 고역이 따로 없었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약한 사람이 참아야지.

“맞추기는 했는데 죽는 것까지는 확인 못 했다, 이 말이죠?”

“응.”

정유환은 잠시 눈을 감았다.

무언가를 깊이 생각할 때마다 나오는 습관이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눈을 감지 않으면 온갖 시각적 정보가 들어오는 통에 집중할 수 없다는 게 맞는 표현이리라.

‘윤시현…….’

처음 그를 만난 건 시청의 소회의실 앞이었다.

어째서 서울에 있어야 할 그가 여기에 있는 것일까, 설마 또 우리를 방해하러 온 것일까.

온갖 생각이 들어 머리가 멍해질 정도였다.

하지만 정유환은 위기를 기회로 바꿀 줄 아는 능력자였다.

그는 한 가지 계획을 세웠다.

방해되는 현무를 이용해 3레벨 구원자인 윤시현과 시청의 리더 신현수까지 모조리 처리할 수 있는 기가 막힌 방법이었다.

치직.

무전기에서 기계음이 들려왔다.

신경을 거슬리게 만드는 잡음 사이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기는 박한, 임무 완료.]

짧고 무신경한 한마디.

정유환은 간만에 미소를 지었다.

첫 번째는 성공했다. 이제 남은 건 두 번째 성공을 확인하는 것이다.

‘이채연은 잘 모르겠다고 했지만, 방법이야 다 있지.’

슬그머니 웃은 정유환은 Re write의 랭킹을 불러왔다.

60억 로또 당첨자는 돌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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