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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억 로또 당첨자는 돌아가고 싶다-87화 (87/225)

[87화]

하늘에서 악마가 나타났다는 소식에 시현의 시선 역시 자연히 하늘로 향했다.

저 멀리, 북쪽의 하늘을 까맣게 물들인 커다란 덩어리가 접근해 오고 있었다.

얼핏 보면 하나의 덩어리 같지만, 자세히 보면 사람의 덩치만 한 벌의 군집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네크로 비인가…….’

시현은 놈들의 정체를 알고 있었다.

무리를 지어 생활하는 놈들로, 소형에 속하지만 다른 놈들과 달리 굉장히 귀찮고 까다로운 특징을 가졌다.

‘시청에서 제대로 대처를 할 수 있을까?’

지금 세상에서 악마의 무리가 생존지를 습격해 오는 것은 제법 빈번하게 발생한다.

그리고 시청의 생존자들이 만든 대규모 바리케이드와 그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전투 부대는 Re write에서도 굉장히 유능하기로 정평이 나 있었다.

넓은 범위에 걸쳐 만들어진 바리케이드를 이용하면, 다수의 악마가 상대라도 시청까지 도달하기 전에 모두 소탕하는 게 가능했다.

어지간한 중형 악마도 바리케이드를 잘만 활용하면 본 건물에 도달하기 전에 쫓아내거나 토벌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하늘을 나는 악마가 상대라면 바리케이드는 무용지물이다.

무엇보다 참가자가 아닌 등장인물이 리더로 있는 시청은 그만큼 악마에 대한 정보가 적을 수밖에 없다.

신현수와 정은수가 심각한 얼굴로 머리를 맞댔다.

“처음 보는 악마잖아. 벌인가? 수가 상당하네.”

“어떻게 할까?”

“일단 지하 대피소를 열어 텐트촌의 생존자들이 임시로 피난할 수 있게 해 줘. 바깥에 경비들도 건물 내부로 피난하도록 하고, 구원자들을 옥상에 모이도록 해서…….”

예기치 못한 갑작스러운 상황에도 당황하지 않고 침착하게 지시를 내리는 신현수.

비장한 각오로 고개를 끄덕이는 정은수.

어찌 보면 영화의 한 장면과도 같았다.

그러나 시현의 예상대로 두 사람 모두 적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 보였다.

“그나저나 처음 보는 악마인데, 평소대로 대처해도 괜찮을까?”

“소형이니까 특별한 능력을 가지지는 않았을 거야. 지금까지 자료에 따르면 특별한 능력을 가진 건 중형부터였잖아.”

이대로라면 시청이 상당히 큰 피해를 입게 될 것이다.

인천연합과 좋은 관계를 맺고 싶었던 시현에게도 그리 좋은 결과는 아닐 터.

네크로 비에 대한 정보를 신현수에게 전달하려 했으나, 입을 떼기도 전에 기가 막힌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상당히 심각한 상황인데도 시현은 무의식적으로 웃고 말았다.

“신현수 씨.”

“아, 죄송합니다. 설마 지금 타이밍에 이런 일이 발생하다니……. 시현 씨에게 최대한 피해가 없도록 조치하겠습니다.”

“아니요. 그게 아니라 이번 일은 제가 처리해도 괜찮겠습니까?”

“네?”

너무도 예상 밖의 제안이었기 때문일까.

살짝 고개를 앞으로 빼는 신현수의 눈이 튀어나올 듯 커졌다.

당연한 일이었다.

시현의 입장은 어디까지나 중요한 손님.

굳이 위험을 감수하고 전장에 뛰어들 이유가 어디에도 없었으니까.

그러나 이어지는 시현의 말에 신현수는 웃고 말았다.

“신현수 씨께서 이번 작전에서 지휘권을 포기하고 저를 지지해 준다고 하셨지만, 나머지 연합 구성원들의 지지를 모으는 건 제 능력이라고 하셨잖아요.”

“다시 말해, 3레벨 구원자로서의 능력을 여기서 선보이겠다는 말씀이시군요.”

시현은 3레벨 구원자이며, 요새의 리더인 민주혁이 이를 증명했다.

이 거대한 시청에서 보유한 2레벨 구원자의 수가 고작 두 명임을 감안하면 실로 경이로운 업적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은 거짓을 말하는 종족이다.

때문에 시현은 자신이 한 말이 거짓이 아님을 증명할 필요가 있었다.

네크로 비의 존재는 시청에게 있어 위기였으나, 시현에게는 기회였다.

“시청의 생존자들이 증언을 해 준다면 연합에 소속된 다른 리더들도 저를 신뢰하고 찬성표를 던져 주겠죠.”

“좋은 생각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저 역시 3레벨 구원자가 어느 정도인지 눈으로 확인해 보고 싶었거든요. 오히려 제 쪽에서 부탁하고 싶습니다.”

이는 시청에도 충분히 득이 되는 일이다.

원래라면 많은 사상자를 냈을 전투를 아무런 피해 없이 마무리 지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으니까.

어렵지 않게 기회를 얻게 된 시현은 다시 한번 하늘을 올려다봤다.

한참 멀리 있던 네크로 비의 무리가 어느덧 시청 인근까지 도달해 있었다.

* * *

시청의 옥상으로 올라온 시현은 소나기를 뚫고 날갯짓하는 악마들을 응시했다.

네크로 비.

썩어 문드러진 시체와도 같은 몰골을 한 악마는 빠른 속도로 시청을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시현은 차분하게 네크로 비 무리를 탐색했다.

네크로 비 중 일부가 변태를 거치지 못한 어린 동족을 들고 있었다.

“보통은 둥지 밖으로 벗어나지 않는 여왕뿐 아니라 어린 개체까지 있다는 건, 현무를 피해 달아나는 도중이겠지. 시청을 습격하는 이유는 새로운 둥지를 확보하기 위해서이겠고.”

물론 애벌레라 해도 명색이 악마이며, 생존자들에게 재앙이라는 건 변함이 없다.

즉 100마리 이상의 악마가 있다고 생각하고 전투에 임해야 한다.

“이봐.”

네크로 비의 무리를 맞을 준비를 하고 있으려니, 누군가가 말을 걸어왔다.

두꺼운 입술이 특징적인 장신의 남성이었다.

덥수룩하게 자란 수염 탓에 나이를 짐작하기 어려웠지만, 대충 30대 중반이나 후반 정도로 추정됐다.

“신현수에게 들었다. 너 자칭 3레벨이라면서?”

“그렇습니다.”

“그런 거짓말까지 해 가며 관심 받고 싶냐?”

“…….”

남성의 말투로 보아 좋은 용건은 아닐 거라 생각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일방적인 시비였다.

그렇지 않아도 험상궂은 인상인데 불만을 품고 있으니 더욱 못돼 보였다.

“미래를 알고 있는 나조차도 아직 1레벨이야. 2레벨을 목전에 두고 있기는 하지만……. 그런데 네가 3레벨? 그런 거짓말에 속아 넘어가는 신현수도 참 순진해 빠졌다니까.”

남자는 괜히 바닥을 신발 끝으로 툭툭 차대며 성질을 부렸다.

말하는 걸 듣자 하니 참가자인 모양이다.

‘하긴, 시청에 눈독을 들인 참가자가 없다면 오히려 그게 더 이상하지.’

인천연합의 중심인 시청은 참가자들에게 있어 그 어떤 세력보다 먹음직스러웠을 것이다.

당연히 많은 참가자가 손을 뻗었을 테고 말이다.

그러나 결국 그 누구도 신현수를 끌어내리지는 못했다.

눈앞에 있는 남자 역시 시청이라는 파이를 손에 넣기 위해 도전했고, 실패한 참가자 중 하나일 뿐이다.

좀처럼 반응이 없자 흥미가 식었는지 남자는 등을 돌렸다.

“괜히 오기 부리다 시청 전체를 위험에 빠뜨리지 말고, 도망치는 게 좋을 거다. 저건 거대 박쥐랑은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까다로운 악마니까.”

상당히 시건방지고 까탈스럽기는 하지만 그래도 나름의 친절이었던 모양이다.

이름 모를 참가자가 퇴장하고, 주변에서 상황을 정리하던 생존자나 구원자들도 하나둘 자리를 뜨기 시작했다.

시현이 저 악마들을 처리해 줄 거라는 확신이 서지 않으니, 일단 지하로 대피하려는 것이다.

남아 있는 사람은 정은수뿐이다.

그는 두려움에 떨면서도 이를 악문 채 자리를 지켰다.

“지하에 내려가 계셔도 괜찮습니다만.”

“아니요.”

목소리까지 떨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은수는 강하게 고개를 저었다.

정면을 응시하는 눈에 강한 의지가 엿보였다.

“시현 씨의 활약을 지켜보는 사람이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렇다면 더 좋은 모습을 보여 드려야겠군요.”

원래는 신현수가 저 자리에 있으려 했으나, 정은수를 포함해 다수의 생존자들이 기겁하며 그를 뜯어말렸다.

그 정도로 신현수는 생존자들에게 사랑과 존경을 받는 리더였다.

그렇기에 정은수가 신현수를 대신해 이곳에 자리한 것이다.

3레벨 구원자가 어느 정도의 힘을 가졌는지 확인해 보기 위해서.

어느덧 네크로 비들이 시청의 지척까지 도착했다.

“흐엑!”

비명을 지른 정은수가 옥상의 구조물 뒤에 몸을 숨겼다.

반면, 이런 심장이 뛰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시현은 웃었다.

‘웃는다고? 이런 상황에?’

정은수는 그의 미소를 이해할 수 없었다.

백이 넘는 악마가 상대인데, 저런 미소라니.

답은 둘 중 하나다.

미쳤거나, 저들이 전혀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거나.

부디 후자였으면 좋겠다는 정은수의 간절한 바람과 동시에 시현이 핏빛 칼날을 뽑았다.

썩은 내를 풍기며 힘차게 날갯짓해 다가오는 네크로 비를 향해 시현은 칼을 겨눴다.

그리고 권능을 발했다.

검은 기류가 칼날을 감싼다.

여기까지는 기존과 크게 다를 게 없다.

그러나 3레벨이 되며 진화한 권능은 시현을 중심으로 반경 30여 미터를 휩쓰는 검은 파동을 발생시켰다.

쿵.

파동이 스치고 지나는 순간, 정은수는 고동이 격해짐을 느꼈다.

마치 형상화된 공포가 자신을 훑고 지나간 듯했다.

식은땀이 흐르며 한순간이지만 숨이 턱 막혔다.

“……뭐지?”

의아함에 자신의 몸을 훑고 있으려니, 바로 지척에 무언가가 떨어졌다.

툭.

주머니에서 지갑이라도 떨어졌나 싶을 정도로 가벼운 소리다.

하지만 떨어진 무언가를 확인한 정은수는 기겁했다.

“흐이이익!”

거대한 덩치의 네크로 비가 아무렇게나 널브러져 몸을 떨고 있었다.

가늘게 떨리는 날개를 통해 아직 네크로 비가 살아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소리는 한 번에 그치지 않았다.

툭.

툭.

투두두둑!

소나기라도 쏟아지듯 연달아 소리가 귀에 꽂히기 시작했다.

위를 올려다본 정은수는 장관을 목격했다.

하늘을 덮고 있던 수많은 네크로 비들이 힘없이 떨어지고 있었다.

눈으로 보고도 믿기 힘든 경이로운 광경이었다.

“말도 안 돼……. 이게 3레벨?”

정은수가 느끼는 경악만큼이나 시현도 자신이 낸 결과에 흡족해하고 있었다.

“정신력의 소모가 크기는 하지만, 소형 악마의 대군을 상대로는 상당히 쓸 만하네.”

대충 둘러보면 대부분의 악마들은 몸을 못 가누고 물에 빠진 것처럼 허우적거리고 있었다.

지독한 공포에 질려 시현에게서 달아나려고 필사적이었다.

그러나 아직 멀쩡하게 날고 있는 놈도 제법 존재했다.

‘일반 네크로 비가 스물, 그리고 여왕인가. 이놈의 소나기 때문에 권능이 약해졌어.’

쏟아지는 소나기가 담긴 현무의 능력 때문에 권능이 제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그러나 부담될 정도도 아니다.

아무리 수가 많고 날개가 달려 있는 데다 통솔자인 여왕이 존재한다지만, 기껏해야 소형 악마 아닌가.

거대 박쥐와 비교해서 위험하다고는 말했지만, 시현에게는 벌이나 파리나 똑같은 벌레일 뿐이었다.

문제는 공포에 저항한 채 하늘을 날고 있는 놈들을 어떻게 소탕하느냐다.

“이럴까 봐 미리 챙겨 왔지.”

시현의 왼손에는 적당한 크기의 콘크리트 덩어리 두 개가 들려 있었다.

붕괴한 건물이 잔뜩 있는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상에서는 돌멩이보다 더 흔하게 구할 수 있는 간편한 무기다.

[캬아아아아!]

한순간 대량의 병사들을 잃어 승기가 없다고 판단한 여왕은 비명을 지르며 달아나려 했다.

그러나 시청에 속한 생존자들의 신뢰와 지지를 얻기 위해서라도 여왕은 반드시 사냥해야 한다.

시현은 콘크리트 덩어리 하나를 있는 힘껏 던졌다.

목표는 하늘을 날고 있는 여왕의 날개다.

쫘악!

여왕의 왼쪽 날개에 구멍이 뚫렸다.

균형이 틀어져 비틀거리는 여왕의 오른쪽 날개에도 추가로 구멍이 뚫렸다.

그런 날개로는 커다란 육체를 허공에 띄울 수 없었다.

여왕은 추락했다.

[키에에에!]

여왕은 있는 힘껏 발버둥을 쳤다.

중형 악마라 하지만 능력이 생산과 지휘에 특화되어 있는 여왕은 강하지 않다.

여왕의 위기를 느낀 네크로 비들이 앞다투어 시현의 앞을 가로막았다.

그러나 상대가 되지 않았다.

일격에 하나, 많게는 둘 이상이 터져 나갔다.

아직 완전 성장하지 못한 애벌레의 경우는 검을 휘두르는 그 찰나의 시간조차 아까웠다.

시현이 발을 내딛을 때마다 애벌레들은 녹색의 체액을 뿌리며 짓이겨졌다.

그러나 아무리 죽여도 적의 수는 줄어들지 않았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이미 죽인 적들이 빠른 속도로 부활해 다시 달려들었다.

괜히 네크로 비라는 이름이 붙은 악마가 아니다.

네크로 비의 여왕은 머리지네 만큼이나 특이한 악마다.

중형 악마에 속하지만 외피도 없고, 개인의 무력이 강한 것도 아니다.

1:1이라면 1레벨 구원자조차 어렵지 않게 토벌하는 것이 가능할 정도다.

그러나 다수의 네크로 비와 함께할 때 여왕이 가진 능력이 빛을 발한다.

여왕의 휘하에 있는 네크로 비는 몇 번이고 계속해서 부활하는 불사의 군대로 거듭난다.

때문에 네크로 비와 싸울 때는 굉장히 불합리한 싸움을 강요받는다.

‘네크로 비를 완전히 죽이려면 잘게 찢어서 불태워야 해. 하지만 그러기에는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들어. 그렇다면…….’

시현의 시선이 네크로 비에게 철저하게 보호받는 여왕에게 향했다.

네크로 비들이 갖는 불사의 특성은 어디까지나 여왕의 능력에서 기인하는 것.

따라서 여왕만 토벌한다면 나머지 놈들은 더 이상 불사를 누릴 수 없게 된다.

‘여왕을 먼저 죽인다.’

시현은 네크로 비의 공격을 완전 무시하고 앞을 향해 달렸다.

네크로 비는 이빨로 시현을 물어뜯고 급소에 독침을 쑤시려 했다.

하나 필사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무엇 하나 외피를 뚫고 시현에게 도달하는 공격은 없었다.

[키이이익!]

시현이 여왕에게 다가갈수록 네크로 비들은 더욱 분주해졌다.

그러나 그 어떤 노력도 시현을 막지는 못했다.

결국 시현은 어렵지 않게 여왕의 앞에 설 수 있었다.

입고 있는 옷은 빗물과 네크로 비의 체액으로 흠뻑 젖어 있었다.

딱딱딱.

여왕의 아래턱과 위턱이 반복해 부딪치며 요란한 소리를 냈다.

떨고 있는 것이다.

연민 따위는 느껴지지 않았다.

푸확!

내지른 검이 여왕의 머리를 꿰뚫었다.

[끼이익…….]

격하게 몸을 떨던 여왕의 팔다리가 축 늘어졌다.

그 후로는 일사천리였다.

일격에 터져 나가는 네크로 비는 더 이상 부활하지 못했고, 오래지 않아 옥상에는 네크로 비와 그들이 떨어뜨린 애벌레의 시체만이 남아 있게 되었다.

그렇게 시현은 승리를 거머쥐었다.

“뭐야. 나 왜 이렇게 강해?”

이길 거라는 자신은 있었지만 생각 이상으로 손쉬운 승리였기에 성취감보다는 얼떨떨한 느낌이 강했다.

며칠 전의 자신이었다면 체력과 정신력을 한계까지 뽑아내고 사용할 수 있는 수단은 모조리 사용해서 겨우 승리를 얻어 냈을 것이다.

그리고 값진 승리에 기뻐했겠지.

하지만 지금은 달랐다.

‘강해졌다. 내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안현우도, 그의 뒤를 봐주던 여성 참가자도.

비교 대상이던 그들이 너무 약해서 딱히 자신의 변화를 느끼지 못했을 뿐, 3레벨이 된 시현은 예전과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해졌다.

강함을 자각하고 나니, 자연스럽게 욕심이 생겼다.

떠오르는 것은 현무였다.

본래 시현이 제안한 현무 대책은 어디까지나 현무가 이그니스의 영역에 들어오는 것을 막고 본래 있던 곳으로 쫓아내는 것.

토벌은 계획에 없는 일이다.

하지만 이 정도라면 현무를 쫓아내는 것에 그치지 않고, 토벌하는 것도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참가자라면 한 번쯤은 가져 볼 법한 욕심이 생기고 만 것이다.

‘할까?’

마음속의 악마가 속삭이는 것만 같았다.

생존자라면 응당 피해야 할 모험이다.

그러나 성공한다면 대형 악마를 최초로 토벌하는 셈이 된다.

원작에서 최초로 토벌된 콜로서스보다 무려 반년이나 기록을 앞당길 수 있다면, 6위에 머물러 있는 순위를 단번에 끌어 올릴 수 있을 것이다.

혹시 모르지 않는가.

이를 계기로 부동의 1위인 한소현을 끌어내릴 수 있을지도.

‘……하자.’

60억 로또 당첨자는 돌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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