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화]
이나연.
그녀는 Re write의 원작을 읽은 참가자라면 누구나가 최악의 빌런으로 꼽는 인물이다.
무려 두 개의 권능을 갖는 주인공 정훈조차 1:1로는 이길 수 없다 발언했을 정도로 강한 힘을 가진 그녀는 늘 전장의 지배자로 군림했다.
이나연이 가진 에르의 권능은 누구나가 인정할 만큼 강하다.
그러나 아무리 강하다 해도 두 개의 권능을 다루는 정훈에 비할 바는 아니었다.
게다가 그저 위력이 강할 뿐인, 단순 사출형 권능의 대처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그런 이나연을 최강의 반열로 오르게 해 준 것이 바로 특성이었다.
절대자가 하사하는 권능과 달리 특성은 오로지 개인의 힘이다.
그렇기 때문에 특성을 개화한 이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발현 원인 불명.
발현 조건 불명.
누구나 가질 수 있는 힘이 아니기 때문에 특성을 개화한 구원자는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강한 힘을 갖는다.
그리고 이나연은 특성의 소유자를 말할 때 늘 첫 순위로 언급되는 인물이었다.
무협지에서도 자주 사용되던 유명한 이름이라는 것도 그녀의 유명세에 한몫을 거들었다.
천살성.
그것이 이나연이 갖는 특성이었다.
‘기대 이상이네. 설마 이 정도일 거라고는…….’
시현은 이를 악물었다.
보고만 있어도 손발이 덜덜 떨리는 수준이었다.
지금으로부터 약 1주 전, 평소보다 진중한 얼굴을 한 민서라가 시현에게 말했다.
“이나연 씨의 특성을 개화시킬 건가요?”
그에 시현은 이렇게 대답했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특성이 개화한 나연이를 온전히 다룰 자신이 없습니다. 그렇기에 현재로서 계획은 없습니다.”
시현은 진즉부터 이나연의 특성을 개화시킬 방법을 알고 있었다.
원작에 발현 조건이 공개되어 있는, 몇 안 되는 등장인물 중 하나였으니까.
오히려 조건이 너무 쉬워서 언제, 무엇을 계기로 발현할까 전전긍긍하던 케이스였다.
먼저 그녀가 구원자여야 하며, 인간에게 일정 수치 이상의 살심을 품어야 한다.
거기에 마지막 조건은 고독.
그녀가 안심하고 의지할 존재가 없다고 느꼈을 때 특성은 발휘된다.
그 마지막 족쇄가 시현이었다.
위의 조건을 충족하고 특성을 개화한 이나연은 지금보다 한참은 더 강해질 것이다.
그러나 스스로도 통제할 수 없는 힘은 재앙을 부를 뿐이다.
그렇기에 그것만큼은 손대지 않으려 했지만, 달리 방법이 없었다.
단서가 하나도 남지 않은 이재현의 죽음의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서는, 그리고 배후를 잡아내기 위해서는 이나연의 특성이 필요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해야 할 일이 있었다.
“막아!”
폭주하는 이나연을 진정시키는 일이다.
시현이 먼저 달려들고 정신을 차린 민서라가 이나연을 붙들었다.
뭔 상황인가 싶어 지켜보던 신호석까지 달려들었다.
“이거 놔.”
이나연이 뿜어내는 살기가 더욱 지독해졌다.
살기 가득한 이나연의 눈을 보고 있자니 등줄기에 소름이 쫙 끼쳤다.
얘가 원래 이런 애였나 싶을 정도로 무서운 변화다.
그러나 여기서 이나연을 풀어놨다가는 교단의 본거지인 병원으로 뛰어갈 것이 분명했다.
시현은 폭주하려는 이나연을 필사적으로 막았다. 그러곤 그녀가 탈진해 쓰러질 때까지 붙들고 놓아주지 않았다.
그러기를 약 세 시간, 드디어 이나연은 체력을 모두 소진하고 정신을 잃었다.
* * *
정신을 잃었던 이나연이 깨어났다는 소식을 들은 시현은 곧바로 그녀를 찾아갔다.
손발이 묶여 있기 때문인지 그녀는 정신을 놓기 전처럼 무차별적으로 살기를 뿌리거나 하지 않았다.
“으아아아아아!”
그저 목 놓아 대성통곡을 하고 있을 뿐이었다.
저대로 두면 얼마 못 가 또다시 지쳐 쓰러질 것이다.
이렇게 서럽게 우는 이나연을 마냥 방치해 두는 건 인간으로서 할 짓이 아니다. 더군다나 원인이 자신에게 있기에 느껴지는 죄책감이 결코 가볍지 않다.
시현은 그녀 앞에 쭈그려 앉았다.
“저리 꺼져.”
연기자 권능 탓에 그를 이재현이라 알고 있는 이나연은 눈물을 쏟아 내는 와중에도 여지없이 적의를 드러냈다.
아직 특성을 자유자재로 다루지 못하는 까닭에 예의 지독한 살기는 없었다.
시현은 주변을 살폈다.
민서라가 수를 써 둔 덕에 이나연의 감금 장소는 굉장히 외진 곳에 위치한 교실로 선정되었다.
평소에도 생존자가 잘 오지 않는 장소인데, 계단 앞에서 지독한 살기를 뿌리던 이나연이 감금되어 있다는 소식이 퍼지고는 발길이 완전히 뚝 끊겨 버렸다.
즉, 무슨 대화를 나누더라도 다른 사람의 귀에 들어갈 위험이 없다는 소리다.
“그만 울어. 나 안 죽었다.”
시현은 연기자 권능을 해제했다.
실시간으로 이나연의 표정이 빠르게 변했다.
경악, 의문, 깨달음, 환희 등등.
마지막에는 또다시 울음을 터뜨렸다.
“으아아앙! 이 나쁜 놈아!”
손발이 묶여 있는 와중에도 재주 좋게 몸을 던지는 그녀를 차마 내칠 수 없었던 시현은 얌전이 그녀를 받아 주었다.
옷이 눈물과 콧물로 흠뻑 젖어 가는 게 느껴졌다.
한참이 지나서야 그녀는 눈물을 그쳤다.
새빨개진 눈을 한 이나연은 코를 훌쩍이며 시현을 노려봤다.
“왜 그런 거짓말을 한 거예요?”
“미안해. 필요했거든.”
“그래도 귀띔이라도 해 주시지. 바보같이 애들 앞에서 대성통곡이나 하게 만들고. 창피해 죽겠네.”
만약 그랬다면 이나연은 특성을 개화하지 못했을 것이다.
“괜찮아. 너보다 더한 흑역사를 쓴 사람이 수두룩하니까.”
그 자리에서 실례를 저지른 수많은 학생들을 떠올린 시현은 마음속으로나마 진심을 다해 사과했다.
“그런데 왜 재현이의 모습을 하고 계신 거예요?”
“아까 민서라 씨가 말했지? 내가 죽었다고. 그거 새빨간 거짓말이야.”
“당연히 그렇겠죠. 그게 거짓말이라면 지금 제 앞에 오빠가 없었을 테니까. 아니면 유령인가?”
이나연은 손을 뻗어 시현의 양쪽 뺨을 꼬집었다.
공격 의사가 없어서 그런지 외피는 작동하지 않았다.
자신을 속인 것에 대해 귀여운 복수라도 할 셈인지 제법 아팠다.
시현은 그녀의 손을 쳐 내지 않은 채 말을 이었다.
“죽은 건 내가 아니라 재현이야.”
장난을 치던 손이 힘을 잃더니 자연스럽게 떨어져 나갔다.
“……진짜요? 어쩌다가요?”
“모르겠어. 단서가 전혀 없어. 게다가 그냥 죽은 게 아니야. 하수인이 됐어.”
시현은 보다 자세한 것을 설명했다.
하수인이 어떻게 생겨나는지부터 시작해 이재현이 하수인이 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그 심장에 단검을 박아 넣었던 것까지.
모든 것을 전해 들었음에도 이나연은 여전히 의아함을 감추지 못했다.
“그거랑 오빠가 재현이로 위장한 게 무슨 상관이 있나요?”
“확인해 보고 싶은 게 몇 개 있어. 특히 재현이가 어떤 이유로 하수인이 되었는지 그걸 알고 싶어. 그걸 위해서는 나연이 네 도움이 필요해.”
“네? 제가요? 어떻게요?”
그녀는 눈에 띄게 당황했다.
그도 그럴 게, 그녀에게는 시현이 원하는 것을 해결해 줄 능력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녀 본인이 모르고 있을 뿐, 그녀에게 생긴 새로운 능력은 그것을 가능하게 해 줄 것이다.
“할 수 있어. 아마 재현이를 만나게 되면 네가 뭘 해야 할지 자연스럽게 알게 될 거야. 그게 네 능력이니까.”
“오빠가 그렇게 말씀하신다면야……. 그러면 바로 출발할 거예요?”
“아니.”
생각 같아서는 조금이라도 빠르게 이재현의 시신이 있는 곳으로 향하고 싶었다.
아무리 겨울이라지만 방치해 두면 시신이 부패할 수도 있고, 냄새를 맡고 몰려든 악마들이 포식을 할 수도 있다.
그 전에 정보를 얻고 이재현의 시신을 잘 수습해 주고 싶었다.
하지만 그보다 먼저 해결해야 할 일이 있었다.
“나연아.”
“네?”
“나 응원 좀 해 주라.”
권능을 사용해 이재현의 모습을 모방한 시현의 얼굴은 안색이 어둡고 어깨가 축 늘어진 게 볼품없었다. 차라리 도살장에 끌려가는 소가 더 활기차다 느껴질 정도다.
“저야 언제든 응원하고 있죠. 그런데 왜요?”
“지금부터 누구를 만나야 하거든.”
“제가 아는 사람이에요? 혹시 강소하?”
“그러고 보니 강소하에게도 말해 둬야겠네.”
나태의 군주 강소하가 학교에 머무르고 있는 이유는 어디까지나 시현 때문이었다.
만약 시현이 죽었다고 오해하게 된다면, 그는 주저 없이 학교를 떠날 것이다.
그리고 자신을 더 강하게 만들어 줄 수 있는 세력에 의탁할 테고.
예를 들어 교단이라든가.
그러나 지금은 강소하보다 신경 써야 할 사람이 따로 있었다.
“있어. 최지희라고…….”
“아…….”
이나연은 최지희가 누군지, 그녀와 이재현이 어떤 관계인지 속속들이 알고 있었다.
그녀는 연민 가득한 눈으로 시현의 어깨를 두드려 주었다.
“힘내요.”
안타깝게도 그녀의 짧은 응원은 전혀 힘이 되어 주지 못했다.
최지희.
직접 만나 본 적은 없지만 이야기는 많이 들었다.
활기차고 늘 웃음이 넘치며 타인을 배려할 줄 아는 고운 성품을 가진 여학생으로, 이재현의 여자 친구다.
추가 정보를 읊어 보자면 아포칼립스 당시 어머니를 잃었으며 아버지와 동생은 악마에게 잡아먹혔다.
가족을 모두 잃은 그녀는 마지막 남은 인연이라 할 수 있는 이재현에게 과하게 의존하는 경향이 있었다.
지금부터 시현이 해야 할 일은 그녀에게 이재현의 죽음을 통보하는 것이다.
다른 사람이라면 모를까, 그녀에게는 진실을 알릴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피할 수 있다면 전력으로 피하고 싶었다.
“진짜 누가 대신해 줬으면 좋겠다.”
* * *
“……헉!”
눈을 뜬 이설아는 거칠게 숨을 토했다.
간밤에 악몽에 시달렸기 때문인지 옷이고 침대 시트고 할 것 없이 땀으로 흠뻑 젖어 있었다.
“아윽!”
움직이려 했으나 두통이 쏟아졌다.
몸 상태가 아주 최악이다. 마음 같아서는 침대에 누워서 마냥 쉬고 싶었으나 그럴 수 없었다.
당장 확인해야 할 것이 있었다.
그녀는 잘 움직이지 않는 다리를 억지로 채찍질하며 방을 나섰다.
두 명의 호위가 문 앞에서 그녀가 쉬고 있는 방을 지키고 있었다.
그리고 또 한 사람.
“설아, 일어났어?”
참가자 천소해가 어색하게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설아야, 더 쉬지 않고 왜 벌써 일어났어.”
“그래, 조금 더 쉬어. 너 한계 이상으로 정신력을 사용했잖아. 이러다 큰일 나겠어.”
세 사람은 진심으로 이설아를 걱정했다.
그러나 이설아는 알고 있었다.
이들이 걱정하는 것은 이설아라는 인간이 아니라 이설아가 가지고 있는 권능이라는 것을.
독특하고 효율적이며 각광받는 권능을 가진 이설아는 늘 두통에 시달려 왔다.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에서 구원자와 부상은 떼어 놓을 수 없는 관계이기 때문이다.
그런 이설아를 진심으로 걱정해 주는 사람은 교단 안에서도 단둘뿐이었다.
친남매인 이한울.
그리고 첫 번째로 맞이한 동료 남지후.
눈을 감으면 쓰러지기 직전에 봤던 남지후의 등이 떠올랐다.
“지후 오빠는 어떻게 됐어요?”
“…….”
그녀의 질문이 난감했는지 천소해는 침묵했다.
그것만으로도 답은 충분했다.
때로는 침묵이 무엇보다 확실한 대답이 되는 법이니까.
전투는 간밤에 있었지만 시간은 이미 정오가 지나 있었다.
설사 눈앞에 남지후의 시신이 있고, 그녀의 정신력이 가득하다 할지라도 남지후의 시간을 되돌리는 것은 불가능하다.
마지노선인 6시간은 한참 전에 지났다.
시간 역행이라 해서 만능은 아닌 것이다.
“윤시현…….”
그녀는 이를 갈았다.
말아 쥔 주먹에서 피가 흘러나왔다.
만약 지금 이설아의 얼굴을 이한울이 봤다면 경악을 금치 못했을 것이다.
이설아가 누군가를 이 정도로 증오하는 것은 처음이었으니까.
그녀의 증오는 직접 남지후의 목을 친 시현에게만 향한 것이 아니었다.
“당신이 말해 봐요.”
날카로운 시선이 자신에게 꽂히자 천소해는 죄인이라도 된 것처럼 공손하게 손을 모았다.
“저와 지후 오빠가 침입자를 상대로 교전하는 동안 다른 구원자들은 어디서 뭘 하고 있었죠? 왜 약속된 시간에 약속 장소로 오지 않았어요?”
“…….”
다른 이유도 아니고 방심과 농땡이로 인해 벌어진 결과 아닌가.
만약 이 사실을 전했다가는 이번에야말로 이설아가 환장해 졸도할지도 모를 일이다.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었다.
그랬어야 한다. 그러나 천소해는 뻔뻔하게도 미리 준비한 변명을 꺼내 들었다.
“솔직하게 말할게. 우리는 이번 침입자들이 2레벨 구원자 셋이라고만 전해 들었어. 때문에 시간 역행의 지원을 받는 남지후 혼자서도 처리할 수 있을 거라 믿었고. 더군다나 천뢰의 진까지 사용했잖아.”
“하지만 결과는 어땠죠?”
“당연히 우리 잘못이지. 멋대로 판단해서 한울의 작전을 망쳐 놨으니까. 반성하고 있어. 하지만 설아.”
천소해는 고개를 들었다.
눈을 마주한 순간 이설아는 저도 모르게 인상을 험악하게 쓰고 말았다.
한없이 정중한 태도와 달리, 누가 봐도 천소해의 표정은 반성하는 사람의 표정이 아니었다.
“뭐죠?”
“잘못 전달된 정보. 그게 사실상 첫 번째 문제 아닐까? 타깃은 별거 아닌 2레벨 구원자 셋이라며. 그런데 아니었잖아. 윤시현, 그 괴물은 대체 뭐야? 그가 괴물이라는 정보를 알고 있었으면 우리가 방심했을까? 아마 전력을 다하지 않았을까?”
음흉한 미소와 함께 지껄이는 천소해의 말을 듣고 있자면 자연히 한 남학생의 얼굴이 떠오른다.
‘이름이 권수학이랬나?’
정보를 넘기는 대가로 권수학이 내건 요구사항은 병원 소속의 구원자로 받아 주는 것.
그리고 학교를 점령할 때 특정 인물 하나를 포로로 넘겨받는 것이다.
권수학이 성공적으로 세 사람에게 약을 먹이기만 했어도, 일이 이 지경까지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니 속이 쓰렸다.
“그 인간은 어디에 있죠?”
“일이 잘못됐다는 걸 알아차렸는지 작전이 시작되기도 전에 달아났습니다. 추격해서 죽일까요?”
호위의 말에 이설아가 귀찮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됐어요.”
상대할 가치조차 없는 사람이다.
이설아의 시선은 다시 천소해에게 향했다.
“전달받은 정보에 오류가 있었던 건 사실이지만, 오빠는 그것까지 고려해서 작전을 계획했어요. 남에게 잘못을 떠넘기는 건 그만하시죠.”
“맞아. 잘못을 저질렀으니 벌을 받아야지. 아이고, 한동안 힘들어지겠네.”
과장된 말투나 행동으로 이설아의 속을 긁던 천소해가 별거 아니라는 듯 툭, 한마디를 흘렸다.
“누군가가 레벨 서포터의 제작을 극구 반대하지만 않았어도, 지금쯤 레벨 서포터가 완성되었을 텐데……. 그것만 있었어도 남지후는……. 흠흠.”
“……오빠가 돌아오면 보고하고 처벌을 결정할 테니 돌아가 계세요.”
“그럼, 그럼. 당연히 그래야지.”
천소해는 끝까지 히죽거리며 퇴장했다.
머리가 아팠다.
방으로 돌아가 자신의 침대에 몸을 던진 이설아는 베개를 꽉 끌어안았다.
천소해가 말하는 그 누군가는 다름 아닌 이설아다.
천소해의 말대로다.
이설아의 적극적인 반대가 아니었다면 이한울이 굳이 시간과 노력을 할애해 가며 외주를 하지도 않았을 것이고.
보다 많은 지원을 통해 레벨 서포터가 완성되었을지도 모른다.
‘내가 고집을 부리지만 않았어도…….’
웃으며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던 남지후의 얼굴이 떠올랐다.
참으려 했는데 결국 눈물이 나왔다.
“하지만 인체 실험이라니……. 그런 걸 어떻게 허락하라는 건데!”
그녀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감쌌다.
“오빠, 언제 돌아오는 거야…….”
60억 로또 당첨자는 돌아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