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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억 로또 당첨자는 돌아가고 싶다-52화 (52/225)

[52화]

“그나저나 저 사람들은 어떻게 할 거야? 미리 말해 두는데 나는 더 이상 못 보살펴.”

표정을 보니 장난으로라도 잘 보살펴 달라고 말하는 순간, 눈이 뒤집힐 기세다.

“아마 학교에서 잘 보살펴 주겠지.”

뒤통수가 따가웠다.

“형……. 어떻게 사람이 그래요?”

이재현이 원망과 질책 어린 시선을 보내고 있었다.

애써 그의 시선을 피했더니 가늘게 뜬 민서라의 눈이 보였다.

“시현 씨, 사람 그렇게 안 봤는데 어쩜…….”

양심을 자극하는 눈이다.

갈 곳을 잃은 시현의 눈이 허공을 헤맸다.

“야. 잠깐 할 말이 있는데. 어쩌면 중요할 수도 있는 이야기야.”

“어, 뭔데?”

때마침 들려온 강소하의 음성이 그리 반가울 수 없었다.

사막의 오아시스요, 어둠 속 한 줄기 빛이었다.

“여기는 복잡하니까 조금 조용한 곳에 가서 이야기하자.”

시현은 강소하의 어깨에 팔을 두른 채 자연스럽게 대강당에서 탈출했다.

“어? 어, 그러든가.”

의아한 기색을 보이면서도 강소하는 순순히 시현을 따라왔다.

휴게실로 복귀한 시현은 푹신한 소파에 몸을 뉘였다.

“휴우……. 큰일 날 뻔했네. 그런데 할 말이란 게 뭐야?”

“내가 데리고 온 사람들 중 재미있는 놈이 하나 있어.”

“재미있는 사람? 아무리 봐도 인성에 문제 있는 사람밖에 없던데. 내가 시킨 일이긴 한데 어디서 그런 인재들을 찾은 거야?”

“인성을 말하는 게 아니고. 그 꼬맹이 있잖아.”

“꼬맹이?”

그제야 시현은 개성 넘치는 사람들 사이에 파묻혀 존재감이 없다시피 하던 중학생 소년을 떠올렸다.

말수가 적은 정도가 아니라 입도 벙긋 안 한다.

자신의 의견을 내보이지도 않고, 자신을 향한 관심에도 철저하게 무관심했다.

오히려 적개심을 내보일 때도 있었다.

어딜, 어떻게 봐도 재미있는 소년은 아니었다.

“중학생이면 꼬맹이라 불릴 정도는 아닌데……. 그 애가 왜?”

“이름은 천수민이라고 하는데. 주변 사람들 말로는 아포칼립스 당시 평소 친하게 지내던 이웃집 내외가 놀러와 있었는데, 식량이 부족해지니 조금이라도 입을 줄여 보겠다고 꼬맹이네 부모님을 죽였대. 아버지의 헌신이 있었기에 꼬맹이는 가까스로 살아남았고.”

“이런…….”

아직 어린 소년에게 닥친 불행에 절로 눈살이 찌푸려졌다.

그러나 깊은 연민이 느껴진다거나 하지는 않았다.

이런 세상이다. 부모를, 가족을, 친구를 잃은 사람은 얼마든지 넘쳐난다.

그들을 하나하나 동정하다가는 감정이 남아나지를 않을 것이다.

하지만 소년이 겪은 불행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게 끝이 아니야. 목적 없이 떠돌던 중 어떤 부부가 보살펴 줘서 어찌어찌 살아남았는데. 알고 보니 그게 악마에게 습격당했을 때 미끼로 쓰려고 구해 준 거였더라고. 내가 조금만 늦었어도 꼬맹이는 악마 배 속에 들어갔을 걸?”

사연을 전해 들은 시현은 저도 모르게 한숨을 내뱉었다.

상처 입은 맹수 같은 눈으로 주변을 경계하던 천수민이 떠올랐다.

지독한 인간 불신의 원인이 따로 있겠는가.

믿었던 사람들에게 배신을 당했으니 그 충격이 오죽했겠는가.

살아도 산 것이 아닐 것이다.

“그런 불쌍한 애가 재미있다고? 너 사이코야?”

“아니, 그 뜻으로 말한 게 아니라.”

말실수를 했다고 판단한 강소하가 멋쩍게 웃었다.

“그 애 구원자야.”

“구원자라고?”

흥미보다 의아함이 앞섰다.

“어떻게?”

구원자가 되기 위해서는 악마를 죽이고 경험치를 모아 낙인을 각성시켜야 한다.

그러니 또래보다 작은 체구에 심약한 애가 할 만한 짓은 아닌 것이다.

“그건 나도 모르지. 다 죽어 가는 거 살려 놨더니 갑자기 각성했어. 혼잣말로 ‘사도?’라고 하던데. 본인이 입을 꾹 닫고 있으니 더 이상은 몰라.”

“아……. 사도. 생각해 보니 그런 것도 있었지.”

그거라면 이해할 수 있다.

구원자가 되기 위해서는 악마를 사냥해야 한다는 게 정설이다.

그러나 아주 특별한 경우라면 위의 과정을 거치지 않고 곧장 구원자로 각성하는 게 가능하다.

신에게 사랑받는 자. 바꿔 말하자면 프리패스.

아주 희귀한 확률로, 특히 아이들 중에서 그런 경우가 다수 발생한다.

그들은 아무 노력을 하지 않아도 구원자로서의 힘을 사용할 수 있으며, 같은 신의 축복을 가진 다른 구원자보다 더 강한 권능을 발휘할 수 있다.

그들은 구원자가 아닌 다른 이름으로 불렸다. 신의 사도라고.

“사도는 처음 봐.”

“난 그런 거 있는지도 몰랐어.”

“신기하네.”

그렇기는 하지만 그 이상의 가치는 느끼지 못했다.

사도들은 대개 그 힘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 본인이 노력해서 얻은 힘이 아니니까.

천수민만 해도 그렇다.

사도인 천수민은 소형 악마를 간단하게 제압할 만한 힘을 가지고 있다. 마음만 먹는다면 제 부모를 죽게 한 원수들에게 복수하는 것도 가능하다.

그러나 천수민은 숨는 것을 선택했다.

힘을 가졌다 해서 모두가 그 힘을 활용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이른바 돼지 목에 진주 목걸이인 셈이다.

“그런데 권능이 뭔지는 알아?”

“귀찮아서 안 물어봄.”

“귀찮은데 왜 사냐.”

“왜. 꼴을 보니 어차피 물어봐도 대답 안 해 줄 텐데. 아, 그래도 에르가의 축복이라고 중얼거리는 걸 주워듣기는 했어. 이름만 들어서는 그게 무슨 권능인지 모르지만.”

“에르가? 이상하게 익숙하네. 어디서 들어 본 거 같은……. 아.”

묻혀 있던 기억이 돌연 떠올랐다.

에르가의 권능이라 하면 전투에 적합하지도 않고, 정찰에 특화된 것도 아니며, 회복이나 서포트 쪽으로도 아주 써먹을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르가의 축복은 제법 유명한 축에 속했다. 유일하게 제작에 특화되어 있는 축복이기 때문이다.

“유일무이하게 제작에 특화되어 있는 축복. 심지어 그 사도라면…….”

시현의 눈이 빛났다.

천수민의 가치가 급부상했다.

싸움 좀 못 하면 어떻단 말인가. 다른 방면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활약을 펼칠 수 있는데.

잡아야 한다. 반드시, 무슨 수를 쓰더라도.

* * *

악마의 드롭 아이템은 다양한 방면에서 두루 쓰인다.

건축물을 보강해 생존지의 안전성을 높일 수 있고, 특별한 성능을 가진 장비 제작에 쓰이기도 하며, 강한 위력을 가진 1회성 소모 아이템을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

또한, 기존의 장비 아이템을 강화할 수도 있다.

그를 위해서는 정화라는 다소 귀찮고, 많은 토큰이 소모되는 중간 과정을 거쳐야 하지만, 그 정도야 얼마든지 감내할 수 있을 만큼의 가치가 있다.

대개 드롭 아이템은 상점을 통해 사용된다.

사실상 그 외의 사용 방법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러나 유일하게 상점을 제외하고도 드롭 아이템을 다루는 방법이 바로 에르가의 축복이다.

에르가의 축복이 갖는 사기성은 거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놀랍게도 에르가의 권능으로 만들어지는 아이템은 상점에서 만들어지는 것보다 더 우월한 성능을 자랑한다.

그렇기에 에르가의 사도는 강소하 못지않은 가치가 있다.

‘문제는 저 애를 어떻게 구워삶느냐는 건데.’

시현은 한 가지 난관에 봉착해 있었다.

“…….”

눈앞의 소년.

에르가의 사도 천수민은 매섭게 눈을 부라리고 있었다. 아주 잡아먹을 기세다.

대화를 나눌 생각은 전혀 없어 보였다.

일단 이야기가 돼야 뭐라도 해볼 텐데, 그것조차 도와주지 않으니 벽에 가로막힌 기분이었다.

‘그래도 일단은 은인이니까 이놈을 데려오기는 했는데, 별로 도움이 안 되네.’

시현은 둘둘 만 모포에 들어가 얼굴만 내놓은 채 뒹구는 강소하를 노려봤다.

아무리 좋게 말해도 강소하는 타인으로부터 존경을 살 만한 인물이 아니다.

시현과의 약속 때문에 더 이상 해악이라 판단한 사람을 죽이거나 하지는 않지만, 감정이란 건 표정이나 말투에서 드러나는 법이다.

더군다나 천수민은 은인이라 믿고 따르던 부부에게 배신당한 기억을 가지고 있다.

즉, 저 인간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결국 천수민의 경계심을 낮추고 영입하기 위해서 필요한 건 오로지 시현의 능력에 달려 있는 셈이다.

“솔직히 말할게. 네가 가진 권능의 도움을 받고 싶어.”

방법을 고민하던 시현이 선택한 것은 솔직한 돌직구였다.

이토록 본인의 감정에 솔직한 아이를 상대로 돌려 말하기는 귀찮고, 피곤한 작업일 뿐이라 판단한 것이다.

“그 대가로 네가 원하는 걸 지불할게. 토큰이면 토큰, 식량이면 식량, 물자면 물자. 원한다면 복수를 대신해 줄 수도 있고, 도와줄 수도 있어.”

“…….”

복수라는 단어에 천수민이 잠시 반응을 보였지만, 이내 흥미 없다는 듯 눈길을 돌렸다.

그리고 살짝 고개를 저었다.

‘이걸 참네.’

시현으로서는 씁쓸한 결과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복수를 정당한 것으로 생각하지만 가끔 있다.

원수를 죽인다 해서 이미 죽은 사람이 살아 돌아오는 것도 아니라며, 복수 자체를 무의미한 것이라 생각하는 사람이.

“그러면 뭘 어떻게 해 줬으면 좋겠어? 부담 갖지 말고 말해 봐.”

시현은 최대한 온화하게 말했다.

진심이 통한 걸까. 슬쩍 시현을 곁눈질하던 천수민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냥 내버려 뒀으면 좋겠어요.”

좋은 대답은 아니지만 예상했던 답변이라 그리 충격은 없었다.

애초에 쉽게 일이 풀릴 거라고는 생각지도 않았다.

장기전까지 각오하고 있었다. 하지만.

“내버려 뒀으면 좋았을 텐데.”

자신이 아닌 강소하를 보며 중얼거리는 걸 보고 있자니 온몸의 피가 싹 빠져나가는 듯했다.

떨리는 동공을 통해 시현이 적잖게 동요했음이 여실히 드러났다.

‘생각보다 상태가 심각하네.’

세상이 이렇게 되어 버린 이후 시현은 저런 눈을 하고 있는 사람을 제법 많이 봤다.

특히 애초에 살날이 얼마 남지 않은 자들이 많이 보이는 특징이다.

그들은 이런 끔찍한 세상에서 아등바등 살아가느니 죽음을 통한 영원한 안식을 소망하기도 한다.

그런 사람들을 자신의 편으로 끌어들이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이미 사는 걸 포기한 사람에게 어떤 욕망이 있겠는가.

‘돌아 버리겠네.’

* * *

“일이 잘 안 풀린 모양이네요?”

혼자 끙끙거리며 고민하고 있으려니, 차가운 무언가가 뺨에 닿았다.

냉장 보관되고 있던 캔 음료다.

양손에 탄산음료를 든 채 민서라가 웃고 있었다.

“잘됐으면 지금쯤 민서라 씨에게 성수의 대리 구매를 요청했겠죠.”

“개인적으로는 다행이네요. 성수는 워낙 고가라 운반 도중 실수로 떨어뜨릴까 봐 살 떨리거든요.”

그녀는 능청을 떨며 자연스럽게 시현의 맞은편 자리에 앉았다. 좋지 않은 포지션이다.

털털한 구석이 있는 민서라는 잡담을 나눌 때 주로 상대의 옆자리에 앉는다.

그런 민서라가 맞은편에 자리하는 경우는, 일이 있을 때뿐이다.

“싫습니다. 오늘이랑 내일은 휴가라고 약속했잖아요.”

“저 아직 아무 말도 안 했는데요?”

“말 안 해도 압니다.”

“이제 슬슬 시현 씨도 저라는 사람에 대해 파악하신 모양이네요. 맞아요. 사실 전 휴일에도 노동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일 중독자예요.”

“혼자 하시죠. 아쉽게도 전 아니라서.”

“음……. 저도 약속을 깨는 모양새라 썩 내키지는 않지만 말이죠.”

그녀는 시선을 피하며 어색하게 웃었다.

“긴급 의뢰에요. 지금이 아니면 두 번 다시 기회가 오지 않을지도 몰라요.”

“에휴, 일단 들어는 보겠습니다.”

저렇게까지 말하는데 마냥 안 된다고 하기도 뭐했다.

애초에 휴일을 확실하게 보장받을 거라고는 기대조차 하지 않았다.

악마들이 휴일이라고 집에서 발 뻗고 잠만 자고 있지는 않을 테니까 말이다.

“의뢰에요. 선생님께서 저희에게 교단 영역의 정찰을 부탁하셨어요.”

“교단?”

익숙하지 않은 이름이라 이해하기까지는 시간이 좀 걸렸다.

한참 생각하고 나서야 며칠 전에 민서라가 해준 말이 떠올랐다.

“시현 씨는 아직 이한울을 쫓고 계신 거죠? 그렇다면 이한울이 리더로 있는 교단이라는 세력에 대해 알아두실 게 참 많아요.”

그녀의 정보에 따르자면 교단은 대한민국에서 손꼽히는 대학병원에 자리한 대규모 세력이다.

다수의 참가자와 뛰어난 인재, 구원자를 보유하고 있는.

어떻게 보면 원작에서도 정상에 군림하던 인천 연합이나 강원도 군부대, 부산의 등대와 비견될 수준의 세력.

참가자 이한울을 필두로 한 세력이 바로 교단이었다.

언젠가 시현이 밟고 넘어서야 할 세력이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교단의 정찰은 시현에게도 이익이 된다. 그러나 냉큼 받아들이기에는 석연찮은 구석이 몇 개 있었다.

“학교는 타 세력에 간섭하지 않는 걸 원칙으로 삼고 있는 거 아니었습니까?”

학교에 속한 생존자는 많지만, 그 대부분이 비전투원이다.

즉, 학교는 덩치에 비해 힘이 약한 세력이다.

때문에 학교는 최대한 적을 만들지 않는 것을 생존의 모토로 삼고 있다.

그런 학교가 서울에서도 손꼽히는 세력인 교단에 먼저 도발을 건다?

언제나 학생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이은철의 성향을 생각해 보면 이상한 일이다.

“저도 조금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선생님께 이야기를 들어 보니 납득이 되더라고요. 시현 씨는 교단이 어떻게 해서 단기간에 그 정도로 큰 규모의 세력을 만들었는지 아세요?”

“자세히는 모르지만 시간 조작 능력을 가진 참가자가 속해 있기 때문 아닌가요?”

의료 시설이 제대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이 세상에서 큰 상처는 곧 죽음으로 연결된다.

때문에 상처의 크기에 상관하지 않고, 그 상처를 없던 것으로 만들어 버리는 시간 조작 권능은 치료 계열보다 높은 가치로 매겨진다.

교단에 속하면 죽기 직전의 상처를 입어도 살아날 수 있다.

그리 생각한 사람들이 대거 몰려들었을 거라고, 시현은 생각하고 있었다.

“그것도 중요하지만 그것만이 아니에요. 교단에 속한 참가자 중에 천리안을 가진 참가자가 있어요.”

“……왜요?”

“왜냐고 물어보셔도 뭐라 드릴 말씀이 없네요.”

“천리안……. 천리안이라니 세상에. 부조리해.”

몸에서 기력이 쭉 빠져나가는 기분이었다.

천리안이라고 하면 정찰과 감시 계열 권능 중에서 최고로 꼽힌다.

일정 구역 내에 눈을 깔아 둬서 적의 침입을 미연에 알아차릴 수 있으며, 특정 아이템의 도움을 받으면 상당히 먼 곳에도 눈을 보내 정보를 뽑아낼 수 있다.

원작에 등장하는 어느 구원자는 무려 제주도에서 미국까지 눈을 보내기도 했다.

“천리안을 가지고 있는 참가자가 있다면 교단의 비상식적인 성장 속도도 이해할 수 있겠네요.”

그 어떤 수단을 사용한다 해도 천리안보다 빠르게 정보를 수집할 수는 없다.

즉, 천리안을 소지했다는 것은 누구보다 빠르게 정보를 선점하고, 그를 이용해 이득을 볼 수 있다는 말이 된다.

의욕이 떨어졌다.

“그런데 어차피 천리안이 있으면 교단의 정찰은 불가능한 거 아닙니까?”

“그게, 뭐가 목적인지 모르겠는데 천리안 소지자가 교단을 비웠다고 해요. 목적지는 알 수 없지만 제법 많은 물자를 가지고 간 것으로 봐서 최소 1주일은 자리를 비울 거 같다 하더라고요.”

“학교 입장에서는 절호의 기회였겠군요.”

교단은 강하지만 반대로 학교는 약하다.

그러나 두 세력은 같은 서울에 자리하고 있다.

비록 지금은 교단이 세력을 급격하게 거대해진 몸집을 안정화시키느라 얌전히 있다고 하지만, 언젠가 두 세력을 부딪치게 될 것이다.

그를 대비해 학교의 전력 따위의 정보를 최대한 많이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일방적으로 당하지 않을 테니까.

그런 의미에서 이은철의 판단은 틀리지 않았다.

“기본적으로 학교의 전력과 중요한 정보. 나아가서는 천리안이 자리를 비우면서까지 무엇을 하고자 하는지, 그에 관한 정보를 얻고 싶어요.”

“그렇군요.”

시현은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한 가지 의문이 들었다.

시현이 알고 있는 학교의 정보 수집 능력은 그리 뛰어나지 못하다.

민서라가 생존자를 구출하기 위해 원시적이고 단순 무식한 방법을 사용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그런데 이 정도로 상세한 정보를 어떻게 구했단 말인가.

“그 정보의 출처는 어디입니까?”

“선생님이요.”

60억 로또 당첨자는 돌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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