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60억 로또 당첨자는 돌아가고 싶다-40화 (40/225)

[40화]

강소하. 나이는 25세.

세상이 이렇게 되기 전까지의 직업은 돈 많은 백수.

부모님이 남겨 주신 막대한 유산은 평생을 일하지 않고 먹고 살아도 부족함이 없는 수준이었다.

그렇게 머리를 자르러 밖에 나가는 것조차 귀찮아하는 게으름의 화신이 탄생한 것이다.

남들이 보면 손가락질하겠지만, 강소하는 자신의 삶에 만족하고 있었다.

평생을 이러고 살아야지.

그런 생각과 함께 잠이 든 다음 날.

천벌이라도 받은 걸까. 강소하의 인생이 송두리째 바뀌었다.

세상이 종말을 맞이한 것이다.

그가 게으른 삶을 살 수 있게 해 주는 원동력이던 돈은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게 되어 버렸다.

백만 원을 준다 해도 도시락 한 통을 구할 수 없는 세상이 되었던 것이다.

그렇게 잃어버린 나태한 일상과 문명을 되찾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하던 강소하는 한 가지 결론에 이르게 된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악마들을 몰살시키면 된다고.

아이러니하게도 게을러지기 위해 누구보다 부지런하게 악마를 사냥하는 구원자, 그게 바로 강소하였다.

“나도 엄청 많은 악마를 사냥했다고 생각했는데. 그래도 2레벨은 못 됐거든. 그래서 그런지 네가 정말 존경스러워. 너랑 같이 다니면 나도 많은 악마를 사냥하고, 높은 레벨의 구원자가 될 수 있겠지? 만약 노하우가 있으면 전수해 줬으면 좋겠어.”

“…….”

지독한 착각이었지만, 시현으로서는 감사하기 짝이 없는 착각이었다.

이건 이용할 수 있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그 강소하라면.

단언컨대 다른 군주 급 등장인물들은 다른 경쟁자들이 진즉에 채 갔을 것이다. 어떻게 보면 주인공인 정훈 이상으로 가치가 있는 사람들이니까.

시현의 목표는 다른 참가자들을 제치고 10위 안에 들어 승리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순간에도 아래에 있는 경쟁자들은 치고 올라오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지금이야 순위권에 머물러 있다지만, 계속해서 독자들의 흥미를 끌어내지 못한다면 언제 순위 밖으로 나가 떨어져도 이상하지 않다.

엄청난 장래성을 가졌지만 야생마와도 같은 나태한 군주를 써먹기 좋은 경주마로 만드는 것처럼 무언가를 보여 줘야 한다.

“조건이 하나 있어.”

“뭐든지.”

“앞으로 내 허락 없이 사람 죽이지 말 것. 특히 구조파.”

강소하는 치명적인 단점을 가지고 있다.

악마와 연관되지 않은 일에 굉장히 게으르며, 약자를 멸시한다는 점이다.

특히 구조파를 발견하면 주저 없이 숨통을 끊어 버릴 정도로 그들을 향한 혐오감은 극에 달해 있다.

구조파가 마음에 들지 않는 건 시현 역시 마찬가지지만, 그렇다고 그들이 죽어도 마땅한 건 아니다.

“아무리 역겨워도?”

“아무리 역겨워도.”

“걔들은 죽어도 싼 놈들인데. 애들이라면 모를까, 남들이 목숨 걸고 가져온 물자를 인간의 도리 운운하면서 당연하다는 듯 누리는 놈들은 사라지는 게 인류를 위하는 길 아닐까?”

“싫으면 말든가.”

“아니, 꼭 그런 건 아니고…….”

“제대로 약속하면 받아 주지 못할 것도 없지.”

“음……. 나 약속 같은 거 쉽게 안 하는데.”

그는 미간을 찌푸렸다.

고작해야 약속이다. 마음먹기에 따라 얼마든지 어길 수 있는, 강제성이 없는 계약.

그러나 강소하의 약속은 상당한 무게를 갖는다.

제가 죽을 줄 알면서도 고작 약속을 지키자고 사지에 뛰어들었을 정도로 무겁다.

세상에 그깟 약속 지키자고 제 목숨 내다 던지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는가.

그렇기에 강소하의 약속은 믿어도 된다.

“싫으면 어쩔 수 없고. 가는 길 섭섭하지 않도록 배웅은 해 주마.”

“그렇게 말하면서 칼은 왜 꺼내는……. 아니, 됐다. 약속할게.”

결국 강소하는 두 번째로 항복을 선언했다.

‘됐다.’

겉으로 드러내지 않았으나 현재 시현은 벅차오르는 희열을 참느라 죽을 맛이었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그 강소하다.

강함으로 따지자면 원작의 열 손가락 안에 들며, 존재감으로 따지자면 이나연 못지않은 조연 말이다.

이나연이 빌런이었기에 군주로서 인정받지 못했음을 감안하면, 사실상 강소하의 가치는 이나연과 동급이라 봐도 무방하다.

—이렇게 강소하가 윤시현 쪽으로 넘어간다고? 이건 예상 못 했는데.

—난 예상함.

—아……. 방금 임진아의 Re write 구독하고 왔는데. 도로 취소해야겠네. 구독할 수 있는 소설의 개수에 제한을 걸어 놓는 건 너무하지 않아?

구독과 조회수가 실시간으로 올라가는 걸 보니 입가의 근육이 멋대로 씰룩거린다.

‘이야……. LT마트에서 시간만 잡아먹고 얻은 게 없어서 망했구나 싶었는데. 이렇게 복이 굴러 들어오다니. 역시 사람은 착하게 살아야 한다니까.’

조금만 방심해도 얼굴에 미소가 피어날 것 같았다.

그러나 지금은 평정심을 유지해야 한다.

조금이라도 그를 신뢰하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된다.

“그리고 조건 하나 더.”

“야, 아까 분명 하나라고 했잖아. 남자가 한 입으로 두말하면 그거 떨어진다.”

“약속은 했지만 네 말을 어떻게 믿어. 원래 신뢰를 사기 위해서는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야 하는 거야. 여기 나연이 표정 안 보여?”

시현이 곁에 있던 이나연의 얼굴을 가리켰다.

볼에 바람을 빵빵하게 넣고 눈을 날카롭게 뜬 게 누가 봐도 나 불만 있어요, 하는 얼굴이다.

조금 전까지 자신들에게 총구를 들이밀던 사람을 어찌 싫어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는데.”

“간단해.”

시현은 서늘하게 웃으며 손을 활짝 펼쳤다.

“다섯 명. 내가 봐도 극혐이다 싶을 정도의 인성을 갖춘 무고한 구조파 다섯을 구출해 와. 다른 사람들을 믿게 하려면 최소한 그 정도는 해야 하지 않겠어?”

“……부탁인데 다른 조건은 없어? 나 미쳐 버릴 거 같은데.”

진심으로 끔찍하다는 표정을 한 강소하는 신 레몬이라도 씹은 것처럼 눈을 질끈 감았다.

그러나 시현은 고개를 저었다.

여기에는 단순히 강소하를 테스트한다는 것 외에도 중요한 목적이 있다.

‘약탈자들의 리더 임진아, 그녀가 당하고만 있지는 않을 거야.’

훗날 나태의 군주가 되는 강소하.

의도한 건 아니지만 그런 강소하를 빼돌린 시현.

그리고 그 누구도 살아나오지 못한 처형장에서 멀쩡하게 살아서 도망치는데 성공한 신호석과 그 어머니.

임진아는 결코 이들을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학교와 전쟁을 벌이는 것조차 서슴지 않을 놈들이 약탈자들이다.

그렇다면 강소하를 바깥에서 굴리는 것으로 그들의 시선이 최대한 학교로 향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

적어도 무언가 대책을 세우기 전에는 말이다.

“싫으면 말고.”

“그러니까 칼은 왜…….”

결국 강소하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울며 겨자 먹기로 조건을 받아들이는 것이었다.

* * *

당초 시현의 목적은 민서라가 있는 학교로 가는 것이었다.

성수대교를 건너며 약탈자들과 얽히는 바람에 조금 지체되기는 했지만, 모든 문제를 해결했으니 남은 것은 신호석을 포함한 세 사람을 학교까지 무사히 데리고 가는 것뿐이다.

“그러고 보니 너희가 타고 온 차가 있다고 했지?”

“네. 마침 근처에 있으니 그쪽으로 안내해 드릴게요.”

앞장 서 걷는 신호석의 뒤를 따라 3분 정도를 걸은 시현은 반쯤 무너진 고가도로 아래 주차된 차를 발견하고는 헛웃음을 흘리고 말았다.

기껏해야 4인승 승합차 정도를 생각했는데 무려 12인승이다.

뿐만 아니라 악마의 습격에 대비한 건지 외부에 보강판까지 붙어 있다.

학생들이 만들었다 보기에는 솜씨가 너무 좋다.

그뿐이랴.

곳곳에서 참가자의 손길이 엿보였다.

두 사람이 무슨 배짱으로 학교에서 상당히 떨어진 성수대교 근처까지 온 것인지 알 수 있었다.

“이걸 타고 가면 학교까지 금방이에요. 그런데 문제가 하나 있어요.”

“문제? 아아, 그러고 보니 차에 기름이 다 떨어졌다고 했나?”

김선빈의 말을 떠올린 시현이 운전석의 계기판을 확인했다.

연료가 바닥을 가리키고 있었다.

결국 주유소에서 경유를 구해 와야 한다는 소리다.

“결국 주유소에서 기름을 구하느냐, 학교까지 걸어가느냐. 선택을 해야 한다는 건데.”

둘 다 쉬운 길은 아니다.

싸울 능력은 없지만 의욕만큼은 누구보다 앞서는 김선빈과 가끔 허리가 아플 나이인 김선희.

이들을 데리고 악마가 들끓는 도시를 무방비 상태로 걸어야 한다 생각하니 벌써부터 어깨가 무거워졌다.

“너희들 생각은 어때?”

“주유소요!”

김선빈은 단 1초도 고민하지 않고 말했다.

이런 세상에서 멀쩡한 차를 구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더군다나 개조까지 끝마친 차량이라면 더욱 귀하리라.

잃고 싶지 않을 것이다.

차를 응시하는 그의 시선이 애틋하기까지 하다.

“전 아무 쪽이든 상관없어요.”

이나연은 중립.

신호석은 대답 대신 시선으로 차를 가리켰으며, 가재는 게 편이라는 말처럼 김선희는 제 아들의 의견을 지지했다.

“그러면 주유소로 가자.”

목적지를 정한 시현은 대열을 형성했다.

선두가 시현.

가장 후미에 신호석이 걷고 나머지 인원을 사이에 끼워놓는 식의 대열이다.

그렇게 어느 정도 걸었을 때.

쭉 침묵을 지키던 신호석이 입을 열었다.

“형. 아무리 생각해도 전 그 남자 일이 마음에 걸려요.”

얼핏 보면 주변을 착실히 경계하고 있는 것 같지만 신호석의 시선은 계속해서 시현에게 향하고 있었다.

비죽 튀어나온 입술이 얼마만큼의 불만을 품고 있는지를 강조하는 듯 했다.

‘그 남자라면 강소하를 말하는 거겠지.’

강소하는 약탈자들에 속해 있던 구원자다.

신호석의 입장에서 보면 제 어머니를 죽이려 한 천인공노할 악인이다.

때문에 굳이 시현의 선택에 뭐라 하지는 않겠지만, 이해하지는 못하겠다는 분위기다.

“뭐가 그리 걸리는데?”

“그렇잖아요. 형은 저나 제 어머니를 구하기 위해 그런 위험한 장소에 뛰어드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 좋은 분이신데. 진짜 제 영웅이신데.”

“……아니, 어. 그게. 음.”

면전에서 이 정도로 대놓고 극찬을 듣는 건 생전 처음이었다.

쑥스럽기도 했지만 나쁜 기분은 아니다.

“그런데?”

“그 남자는 약탈자들이잖아요. 분명 엄청 악랄한 짓을 많이 했을 거예요. 다른 생존자들의 물건을 빼앗고, 사람도 죽이고. 분명 형을 이용해 먹으려는 거예요. 그러다가 기회를 봐서…….”

“물론 그렇겠지.”

강소하가 시현의 밑에 들어오고자 한 이유는 어디가지나 시현의 무력이 원인이다.

그의 무력이 다른 누군가에게 뒤처지는 순간 깨져 버릴 얄팍한 관계, 지금 시현과 강소하의 관계다.

“그 남자는 신뢰할 수 없어.”

내뱉는 시현의 목소리가 조금은 차가웠다.

그 때문인지 분위기가 살얼음판 위를 걷는 것처럼 긴장됐다.

“그렇다면 왜…….”

“이용할 수는 있다고 판단했어.”

“이용이요?”

“난 살아남기 위해서는 뭐든지 할 거야. 이용할 수 있는 건 최대한 이용할 거고. 그게 사람이든 뭐든 간에.”

사람과 사람의 관계가 신뢰로만 이루어진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하지만 그건 이상적인 관계일 뿐이다.

금전, 무력, 약점 등 다양한 관계로 인간은 인간에게 속박된다.

시현의 힘에 홀린 강소하 역시 마찬가지다.

그를 신뢰하고 등을 맡길 수는 없겠지만 여러 방면에서 이용하는 건 가능할 것이라 판단했기에 시현은 그를 받아들인 것이다.

“저는……. 그렇게는 못 할 거 같아요. 믿지 못할 사람을 들이느니 혼자가 나아요.”

“그래. 생존 방식이야 사람마다 다른 거니까.”

굳이 자신의 방식을 이해해 달라고 상대에게 강요할 생각은 없었다.

그리고 요즘 같은 세상에 약자를 위해 알면서도 당해 주는 착해 빠진 호구 한 사람 정도는 있어 줘야 훈훈한 맛이 있지 않겠는가.

“하지만…….”

돌연 시현의 표정이 살벌해졌다.

등에 매고 있던 소총을 손에 쥔 시현은 신호석을 향해 뛰어갔다.

그의 시선은 신호석이 아니라 그의 배후에 향해 있었다.

“……아!”

그제야 무언가를 깨달은 신호석이 뒤를 돌아봤다.

[카아아아악!]

언제 다가온 것일까.

코앞에 거대 박쥐의 발톱이 있었다.

이대로라면 저 갈고리 같은 발톱에 심장이 꿰이고 말 것이다.

신호석은 주마등을 봤다.

하지만 거대 박쥐의 발톱이 파고들기도 전에 시현이 휘두른 소총의 개머리판이 거대 박쥐의 안면을 짓이겼다.

[꾸엑!]

안면이 함몰된 거대 박쥐가 비명을 질렀다.

“그럴수록 더 정신 바짝 차려야지 않겠어?”

시현의 말에 신호석은 마른침을 삼키며 고개를 끄덕였다.

[꾸욱! 꾸욱!]

상대가 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거대 박쥐는 도망을 선택했다.

그러나 시현이 쏜 한 발의 총알이 거대 박쥐의 머리를 정확하게 관통했다.

“오오! 형님 에임 장난 아니시네!”

진중한 이야기를 하느라 무거워진 분위기를 띄우려는 걸까.

김선빈이 필요 이상으로 호들갑을 떨었다.

“뭘. 대한민국 예비군이라면 누구나 하는 건데.”

“그 총은 어디서 구한 거예요?”

“갖고 싶어?”

김선빈은 엄청난 기세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 차랑 교환할래?”

시현이 슬쩍 김선빈을 찔러 봤다.

어차피 해야 할 일을 대가로 받는 건 부담스럽지만, 물물교환이라면 얼마든지 환영이었다.

이는 나름 파격적인 제안이었다.

이동 수단?

물론 중요하기는 하다.

그러나 지금 같은 시대에는 이동 수단인 차량보다 자신의 몸을 지킬 수 있는 총이 몇 배는 가치가 있다.

그럼에도 시현이 손해 보는 거래를 제안한 이유는 총이 시현에게는 크게 쓸모가 없기 때문이다.

지금처럼 상대가 소형이라면 모를까.

외피를 가진 중형 악마에게 총은 통하지 않는다.

설사 외피를 벗겨 낸다 할지라도 거대한 덩치를 가진 악마들의 가죽을 뚫는 것은 여간한 일이 아니다.

그럴 바에야 거추장스러운 총을 들고 다니느니 이동 수단 하나를 확보하는 게 낫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럽시다!”

어지간히 총이 가지고 싶었는지 김선빈은 흔쾌히 거래를 수락했다.

그런 김선빈의 뒤통수를 사정없이 후려치는 손이 있었다.

신호석이다.

“야. 그 전에 선생님한테 허락을 맡아야지.”

“아, 맞다.”

울먹이며 뒤통수를 어루만지던 김선빈이 그제야 생각났다는 듯 어색한 미소를 만들었다.

“선생님?”

“네, 선생님이라 부르기는 하는데 진짜 선생님은 아니고……. 저희 세력의 리더신데 리더라는 호칭은 징그럽다 하셔서요. 다들 선생님이라 부르고 있어요.”

“그렇구나.”

시현은 태연하게 대꾸하는 한편, 머릿속으로 원작의 지식을 떠올렸다.

원작에서 학교의 리더는 성인이 아닌 학생이었다.

이재현.

그는 성적은 중간 정도였으나 뛰어난 리더십을 가진 학생이었다.

아포칼립스 이후의 세계에서도 그의 리더십은 빛을 잃지 않았다.

뛰어난 리더십을 십분 활용해 학교에 침입한 악마들을 몰아내는데 성공한 이재현은 자연스레 모두를 통솔하는 위치에 서게 됐다.

어린 나이에 부담스러울 법도 하건만 이재현은 그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하지만 식량을 구하러 먼 곳까지 나갔다가 사망하고, 그의 역할은 민수아라는 학생이 대신하게 된다.

‘그 후에도 두세 차례 리더가 바뀌기는 하지만 단 한 번도 학생이 아닌 사람이 학교의 리더였던 적은 없어.’

아포칼립스 당시가 쉬는 시간이었고 가장 먼저 피해를 입은 장소가 교무실인지라 살아남은 교사는 극히 적다.

그리고 그 소수의 인원마저 학생들을 안전한 곳으로 피난시키다 악마들에게 희생되고 말았다.

그런 학교의 리더가 학생이 아니라는 것은 곧 참가자가 원작의 지식을 이용해 리더의 자리를 꿰차고 있다는 말이 된다.

‘알고는 있었지만. 어떻게 원작대로 흘러가는 내용이 단 하나도 없냐.’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보니 어느덧 주유소가 보였다.

간판이 무너진 주유소에는 선객이 있었다.

60억 로또 당첨자는 돌아가고 싶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