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화]
얕봤다.
시현은 자신의 무지를 통감했다.
그리고 책으로 얻은 지식과 몸으로 겪은 경험에는 현격한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음을 다시 한번 인정했다.
“망할!”
욕설이 튀어나왔다.
아무렇게나 내던진 식칼이 벽에 부딪치며 날카로운 소리를 냈다.
소설이나 영화를 보면 영웅들은 검 한 자루로 수십, 수백의 적을 베어 쓰러뜨린다.
하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지 않았다.
이빌 보아의 목을 자르면 기름진 피가 칼날에 묻는다.
피는 칼을 미끄러지기 쉽게 만들며, 베어 낸 목의 수가 많을수록 점점 요구되는 힘의 양이 많아진다.
게다가 뱀의 뼈를 계속해서 자르다 보면 칼날이 상한다.
권능을 사용하면 해결될 문제이기는 하나, 권능을 오래 사용하면 체력이 소진되고 두통이 발생한다.
결국 몸이 고생해야 한다는 소리다.
“위층에 생존자만 없었어도 그냥 기름 끼얹고 불 질러 버리는 건데.”
여기가 질 좋고 손쉬운 사냥터임은 분명하지만, 예상했던 것보다는 시간이 더 소요될 것 같았다.
“오늘은 이만 쉬고. 주방용 세제……는 물이 아까우니까 빈집을 돌아다니며 식칼이나 몇 개 주워 와야겠다.”
몸을 일으킨 시현이 뭉친 근육을 풀어 주며 계단으로 향했다.
저벅저벅.
발소리가 들려왔다.
혹시 자신의 것을 잘못 들은 걸까 싶어 걸음을 멈췄으나, 소리는 여전히 들려왔다.
점점 커지는 발소리는 둥지를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설마 둥지를 노리고 온 참가자인가? 그게 아니라면…….’
시현은 일부러 발소리를 냈다.
계단에서 들려오던 발소리가 뚝 그쳤다.
“누, 누구야!”
당황한 듯한 남성의 목소리는 변성기를 거치지 않은 것처럼 가늘다.
“그러는 그쪽이야말로 여기는 무슨 용건입니까?”
시현은 계단을 올랐다.
1층과 2층의 중간.
그곳에 젊은 남자가 있었다.
나이는 20대 초반으로 추정되며 이제 갓 군대를 전역한 건지 머리가 굉장히 짧았다.
왠지 모를 동질감이 느껴졌다.
순박해 보이는 인상을 한 그는 그나마 방어력이 있는 복장이라 판단한 것인지 전투복을 입고 있었다.
좌측 가슴에는 네 줄의 계급과 함께 남자의 이름이 새겨져 있었다.
‘정해수’.
이곳에서 이빌 보아를 죽이고 각성, 메탈 웜을 죽여 이나연의 무조건적인 신뢰를 얻은 후 최악의 빌런으로 거듭나는 존재.
정해수의 등장이었다.
이빌 보아의 피로 빨갛게 염색한 옷을 입은 시현을 보자 정해수는 마른침을 삼켰다.
“어째서 밑에서 올라오는 건가요? 아, 혹시 그쪽도 먹을 게 없어서?”
“먹었습니까?”
“네?”
날카롭다 못 해 살벌하기까지 한 시현의 음성에 정해수가 주춤거렸다.
“저기에 있는 뱀들. 한 번이라도 먹었냐고요.”
“그게…….”
대답을 망설이던 정해수는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먹었어요. 보기에는 저래도 의외로 맛있어요. 몸에 아무 이상도 없는 거 같고.”
“그래, 먹었단 말이죠?”
나지막이 내뱉는 시현의 말에서 불안을 느낀 정해수는 저도 모르게 뒷걸음질 쳤다.
그런 정해수를 향해 다가가는 시현의 눈이 번득였다.
“안타깝네요. 그쪽도 근본부터가 잘못된 사람은 아니니까 아직 입에 대지 않았으면 했는데.”
“……네?”
당황해서 되묻는 정해수의 얼굴을 향해 시현은 손을 뻗었다.
* * *
원작에서 정해수는 차마 입에 담기도 어려운 끔찍한 일들을 거리낌 없이 자행했다.
자신을 따르지 않는 생존자를 악마의 먹이로 던져 주는 것은 기본이요, 사람을 노예처럼 부렸으며 재미를 위해 타 세력을 공격해 수많은 생존자를 죽음으로 몰아넣었다.
그 정도로는 모자라다 생각한 건지 종래에는 인간을 배신하고 악마의 편에 서기까지 했다.
그야말로 악이라는 단어를 형상화시켜 놓은 듯한 인간이었다.
하지만 놀랍게도, 구원자로 각성하기 전 정해수는 주변 사람들이 입이 마르도록 칭찬을 아끼지 않는 선인이었다.
그런 정해수가 어째서 세상에 둘도 없는 악인이 되었을까.
그것은 세 가지 문제가 겹쳐 만들어진 불행한 우연 때문이었다.
포스트 아포칼립스 초기.
대개의 가정집이 그렇듯 정해수의 집에는 먹을 것이 부족했다.
메탈 웜으로 인해 단지 밖으로는 나갈 수 없고, 가족들은 굶고 있었다.
하지만 타인의 것을 빼앗을 만큼 정해수는 모질지 못했다.
먹을 걸 찾아 단지 내를 배회하던 정해수는 지하에 묻힌 103동 1층에서 이빌 보아의 둥지를 발견하게 된다.
고민 끝에 정해수는 이빌 보아를 잡아먹어 굶주림을 해결하게 된다.
그게 문제가 될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한 채 말이다.
악마의 체조직은 어떤 방식으로든 인간의 체내로 들어가게 되면 감염을 발생시킨다.
침이든, 피든, 고기든.
당연히 이빌 보아를 잡아먹은 정해수와 그의 양친은 감염됐다.
여기서 두 번째 문제가 발생한다.
이빌 보아의 감염성은 악마 중에서도 최하위에 머무른다.
보통이라면 늦어도 삼 일 이내로 진행되는 감염이 무려 일주일 넘게 진행되니 말이다.
그리고 마지막 문제.
그것은 정해수에게 낙인이 있었다는 것이다.
정해수는 이빌 보아를 먹기 위해 그것들을 사냥했다.
목이 베여 죽은 이빌 보아는 고스란히 낙인을 개화시키기 위한 경험치가 되었다.
그 결과 정해수는 감염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 즉 정신이 오염된 상태에서 구원자로 각성하게 된다.
이게 최악의 빌런이 탄생하게 된 비화다.
“헉……. 헉…….”
정해수는 거칠게 숨을 토하며 달렸다.
시현은 정해수와 일정한 간격을 유지하며 뒤따랐다.
숨결, 걸음걸이, 가끔씩 돌아볼 때 보이는 얼굴은 정해수가 얼마나 겁을 먹고 있는지를 알려 왔다.
가끔씩 비명을 지르다 넘어지는 게 꼴사납기까지 했다.
그래도 정해수는 포기하지 않았다.
필사적으로 달리고 달려 결국 자신의 집에 도착했다.
집 안으로 들어간 정해수가 현관문을 닫으려는 순간, 시현은 앞으로 질주하며 문틈에 발을 끼워 넣었다.
콱!
만약 구원자로 각성하지 않았다면 비명을 질렀을지도 모를 정도로 고통스러웠다.
그러나 시현은 표정 하나 바꾸지 않은 채 문을 힘껏 열었다.
“히이익!”
비명을 지른 정해수가 엉덩방아를 찧었다.
그런 정해수를 지나친 시현은 집의 내부를 살폈다.
여기저기 이빌 보아를 잡아먹은 흔적이 남아 있었다.
시현은 안방으로 향했다.
시현이 무엇을 하려는지 알아차린 정해수가 그보다 먼저 안방으로 뛰어 들어갔다.
“엄마, 아빠. 도망가! 미친놈이 우리를 죽이려고…….”
다급하게 외치던 정해수의 음성이 점점 작아졌다.
방 안에서 목격한, 믿을 수 없는 광경에 그의 동공이 흔들렸다.
우걱우걱.
무언가를 씹는 소리가 선명하게 들려왔다.
양초 하나로 밝힌 어두운 방 안.
그곳에 일자로 누워 있는 중년 남성의 앞에 중년의 여성이 쭈그리고 앉아 있었다.
남성의 복부는 훤히 열려 있었으며 내장은 사라져 있었다.
“엄마……?”
떨리는 정해수의 목소리에 중년 여성이 뒤돌아봤다.
입가에 피를 가득 묻히고 있는 그녀의 눈동자는 붉었다.
[아아…….]
새로운 먹잇감의 등장에 기뻐하듯, 여성은 웃으며 정해수를 향해 손을 뻗었다.
앞으로 나선 시현은 여성의 손목을 붙잡았다.
“그쪽이 가지고 온 악마의 고기. 그걸 먹은 사람은 감염됩니다.”
시현은 여성의 팔을 꺾었다.
뼈가 탈골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비명은커녕 신음조차 들리지 않았다.
“이처럼 사람을 잡아먹는, 악마와 다를 것 없는 존재로 변해 버리죠. 그쪽이라고 해서 다를 건 없습니다. 낙인이 있어서 진행 속도가 조금 더딜 뿐이지.”
“…….”
넋이 나간 얼굴로 주저앉은 정해수는 모친을 응시했다.
표정 하나 없는 얼굴로 오로지 시현을 향해 식욕을 드러내는.
부친을 살해하고 식인까지 행한 자신의 어머니를.
어머니였던 것을.
그저 멍하니 바라보기만 했다.
시현이 그녀의 목을 붙잡고 식칼을 꺼내 들었다.
“아, 안 돼!”
그래도 자신의 어머니라는 걸까.
정해수는 시현을 막으려 했다.
하지만 힘이 부족했다.
노력이 무색하게 정해수의 어머니였던 하수인은 목에 칼이 찔린 채 죽고 말았다.
순식간에 양친을 떠나보낸 정해수의 뺨을 타고 눈물방울이 떨어졌다.
“개자식아!”
이성을 잃은 정해수의 주먹이 날아왔다.
그의 심정을 생각하면 한 대 정도는 맞아 줘도 괜찮으리라.
퍽!
둔탁한 고통과 함께 얼굴이 홱 돌아갔다.
주먹이 제법 매서웠다.
입안이 찢어진 건지 피 맛이 났다.
바닥에 붉은 침을 뱉은 시현은 무덤덤한 눈으로 정해수를 응시했다.
“그쪽은 어떻게 할 겁니까?”
그 질문에는 두 가지 의미가 담겨 있었다.
스스로 목숨을 끊을 것인지, 아니면 시현에게 마지막 도움을 요청할 것인지.
도망과 생존이라는 선택지는 정해수에게 주어지지 않았다.
설사 정해수가 구원자로 각성하지 않는다 해도, 그에게 남은 미래는 하수인이 되어 다른 생존자를 잡아먹는 것뿐이니까.
“내가……. 내가 그 뱀을 먹지만 않았어도……. 두 분한테 권유하지만 않았어도……!”
만약 그랬다면 그대로 굶어 죽었을 테지만.
시현은 구태여 불필요한 말을 하지 않았다.
다리에 힘이 풀린 정해수는 주저앉고 말았다.
하루아침에 부모를 잃은 슬픔과 죽음에 대한 두려움.
아직 대학생인 정해수가 견뎌 낼 만한 것이 아니었다.
눈물을 펑펑 쏟는 그를 보고 있으면 마음이 약해질 것 같았다.
“죽기 싫어. 하지만 엄마처럼 변하는 것도 무섭고, 다른 사람을 잡아먹고 싶지도 않아.”
정수혁은 한참을 망설였다.
그러나 최후에 정해수는 자신의 목을 내놓는 선택을 했다.
원작에서 수많은 사람들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그 악인이 맞나 싶었다.
가족의 죽음.
그 원인이 자신에게 있었다고 생각해 생존 의지를 잃어버린 것이리라.
손을 뻗어 정해수의 목을 잡았다.
뜨거운 온기와 함께 혈관의 맥동이 손바닥에 느껴졌다.
힘을 주면 간단하게 부러질 목인데, 그게 잘 되지 않는다.
‘그러고 보니 살아 있는 사람을 죽인 적은 없어.’
지금껏 시현이 빼앗은 생명은 악마, 그리고 하수인뿐이다.
하수인이 될 예정이라지만 정해수는 아직 엄연한 인간이었다.
불가피한 이유가 있다지만 그를 죽이는 것은 명백한 살인이다.
손이 떨렸다.
떨림을 느낀 정해수가 시현을 올려다봤다.
눈도 마주쳤다.
시현은 이를 악물고 손아귀에 힘을 가했다.
콰득!
—86. 오……. 그 정해수가 각성하기도 전에 죽였어! 잘했어. 멋있다!
—87. 윤시현 멘탈은 괜찮을까? 스트레스 때문에 망가지지 않았으면 좋겠네.
—88. 그보다 100번째까지 얼마 안 남았어. 기대되네.
88번째 댓글이 달리는 것을 기점으로 댓글 창은 침묵했다.
목이 부러져 죽은 정해수를 가지런히 눕힌 시현은 그 옆에 쭈그리고 앉았다.
마지막에 본 정해수의 눈빛이 자꾸만 기억에 남았다.
* * *
비어 있는 집을 둘러보거나 식량을 이용한 거래를 통해 다수의 식칼을 확보한 시현은 보다 수월하게 이빌 보아의 목을 베어 냈다.
하루, 이틀.
며칠의 시간 동안 착실히 칼질을 한 결과 낙인으로부터 반응이 나왔다.
‘뜨거워.’
빈집에 들어가 거울 앞에 선 시현은 등에 있는 낙인을 확인했다.
당장이라도 각성할 것처럼 번쩍이고 있었으나 그뿐이었다.
더 이상 경험치를 먹여 봤자 낙인으로부터 반응은 없었다.
“원인은 이것 때문이겠지.”
미간을 찌푸린 시현은 Re write 앱을 열어 댓글을 확인했다.
등수 놀이가 시작되고 달린 댓글의 수는 총 98개.
목표치까지 두 개가 남았을 뿐인데 좀처럼 새로운 글이 올라오지를 않는다.
“두 번째 낙인까지 개방하고 난 후 움직이려 했는데 어쩔 수 없나. 이제 식량도 얼마 남지 않았고.”
예정과 달리 아파트 단지에서 너무 많은 시간을 소요했다.
더 이상 시간을 빼앗기면 본래의 목적에 차질이 빚어진다.
마트로 향해 원작의 주인공인 정훈을 만난다.
그를 위해서라도 슬슬 움직이지 않으면 안 된다.
시현은 계단을 올랐다.
지금껏 시현은 103동 전체를 돌아다니며 가지고 있는 식량을 베푸는 것으로 토큰을 확보했다.
그러나 방문하지 않은 집이 딱 두 군데 있었다.
802호와 807호.
각각 이나연과 그녀의 부모를 죽인 이웃의 집이다.
그는 먼저 802호로 향했다.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문은 잠겨 있었다.
하지만 복도와 연결된 창문은 활짝 열려 있었으며 그를 통해 방 안을 엿볼 수 있었다.
예쁘게 꾸며진 방에 놓인 침대.
그 구석에 어깨에 닿는 중단발의 젊은 여성이 죽은 듯 쓰러져 있었다.
한순간 시체인가 싶었으나 미약하게나마 가슴이 오르내리고 있다.
방범창이 침입을 가로막고 있었기에 시현은 가방에서 꺼낸 생수 한 병과 비스킷 한 봉지를 던졌다.
생수는 침대 위에, 그리고 비스킷은 그녀의 머리 위에 정확하게 안착했다.
“……?”
이나연은 죽었다 살아난 시체처럼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화장기는 고사하고 제대로 씻지도 못해 초췌한 몰골임에도 그녀가 상당한 미인임을 알 수 있었다.
자그마한 머리, 고양이 상의 눈매, 모델처럼 쭉쭉 뻗은 팔다리와 흠 잡을 곳 없는 스타일이 눈에 띈다.
침대 위에 있는 물과 비스킷을 확인한 그녀가 가까스로 창문에 시선을 주었다.
“먹어요. 그냥 주는 거니까.”
“누구세요?”
희미한 목소리에 경계심이 가득했다.
오랫동안 말을 하지 않았기 때문인지 목소리가 갈라졌다.
“윤시현. 구원자입니다.”
“…….”
아직은 받아들여지지 않는 자기소개 방법에 이나연은 인상을 팍 썼다.
세기말에 강림한 중2병이라 생각하고 있을 가능성이 농후했다.
며칠이나 굶어 배가 고플 텐데도 물과 비스킷을 바라보기만 할 뿐 입에 대지 않았다.
마치 사는 걸 포기한 사람의 모습이었다.
부친이 악마에게 잡아먹히고 모친이 이웃에게 살해당했다.
애정을 담아 기르던 어항 속 물고기를 먹으며 겨우겨우 연명하는 자신을 역겹고 비참하게 여겼을 것이다.
슬슬 한계였을 것이다.
손을 뻗으려면 기회는 지금뿐이다.
“이 아파트에서 탈출하려 하는데. 한 사람 정도는 데리고 갈 여유가 있을 거 같아서 말을 걸었습니다. 생각 있어요?”
“저주하는 건 아니지만, 죽을 거예요. 아빠도 그렇게 죽었으니까.”
이나연은 생각하기도 싫다는 듯 눈을 질끈 감으며 말했다.
그녀가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는 원작에 자세히 묘사되어 있었다.
원수를 갚고 싶다.
하지만 복수를 이룰 만한 힘이 없다.
때문에 이나연은 악의 축인 정해수의 유혹에 쉽게 넘어가고 말았다.
말인즉, 유혹하는 주체가 바뀐다 해도 제공해 주는 보상만 같다면 그녀는 쉽게 넘어올 것이다.
“금속으로 덮인 괴물 벌레를 사냥할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방법이 있다고요?”
시종일관 무관심하던 그녀가 처음으로 흥미를 보였다.
대답을 요구하는 그녀에게 시현은 현관을 가리켰다.
방법을 알고 싶다면 잠긴 문을 열고 밖으로 나오라는 뜻이었다.
이나연은 망설였다.
겨우 물과 비스킷 한 봉지를 줬다고 초면의 상대를 신뢰할 만큼 그녀는 바보가 아니다.
애초에 이웃조차 믿을 수 없는 세상이 되지 않았는가.
그런 이나연의 당연한 망설임을 해결해 주기 위해 시현은 추가 타를 가했다.
“807호.”
“……!”
반응은 빨랐다.
60억 로또 당첨자는 돌아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