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5툴 플레이어-292화 (292/309)

< --  +2013포스트시즌  -- >

3회 말 워싱턴의 공격이 끝나고 4회 초 세인트루이스의 공격이 시작되었다.

수비를 위해 외야로 자리를 옮긴 준혁은 답답함이 가시지 않았다.' 이래서는 작년과 달라진 게 뭐가 있어? '역시나 미봉책이었나 보다 싶었다. 따지고 보면 스스로의 스트라이크존을 최대한 넓게 가져가는 것으로, 결국은 그가 때릴 수 있는 공을 때리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것이 피츠버그에게는 깜짝쇼로 먹혔지만, 세인트루이스는 아예 방망이가 닫지 않는 코스로 빼버리니 배드볼 히터로의 전향이 무색할 정도였다. ' 우선은 해야 할 일부터 하자. '준혁은 아쉬움을 털어냈다.

고민한다고 풀릴 일이 아니었다. 솔직히 이건 그의 능력 밖의 일. 팀이 리드만 빼앗기지 않는다면 그리고 만의 하나 리드를 빼앗기더라도 접전상황만 만들어 간다면 세인트루이스의 배터리도 무한정 그와의 승부를 피할 수만을 없을 것이다.

그리고 그러기 위해서는...' 수비가 최우선 이라는 것. '이것을 다시 한 번 떠올리며 마음을 다잡았다. 그리고는 투수와 타자의 승부에 집중을 했다.

워싱턴의 선발 스티븐 스트라스버그는 3회까지 세인트루이스의 타선을 매 이닝 삼자범퇴로 꽁꽁 묶고 있었다.

하지만, 3볼 2스트라이크 풀카운트 까지 가는 접전 끝에 9구만에 1번 타자 맷 카펜터에게 포볼을 허용하고 만다. 무사에 주자 1루. 타석엔 카를로스 벨트란이 들어섰고, 더군다나 뒷타석에서는 세인트루이스의 중심타선이 차례차례 기다리고 있었다. 한마디로 워싱턴의 첫 번째 위기상황이었다.

[ 시즌 타율 2할9푼6리. 홈런 24개 84타점. 챔피언십시리즈 첫타석에서는 내야땅볼로 물러난 카를로스 벨트란, 2번 타자 . ]

첫 타석에서는 단 2구만에 아웃이 되다보니 선수 소개를 할 여유가 없었던 이민성 아나운서가 이번엔 볼카운트 2볼 상황에서 선수 소개를 했다.  그 직후 스트라이크를 하나 잡았지만 스트라스버그는 또다시 확연히 볼이 되는 공을 던지고 말았다.

[ 맷 카펜터 타자에게 볼넷을 허용한 것이 않좋았던 걸까요? 갑자기 제구가 흔들리는데요. ]송재익 해설위원도 우려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그렇게 3볼 1스트라이크로 투수에게 상당히 불리해진 볼카운트에서 준혁의 시야에 타구의 궤적을 나타내는 하얀색 선이 잡혔다.

이제는 두말 하면 잔소리밖에는 되지 않는 수비에서의 [예측]이 터진 것이었다. 하지만 준혁은 욕부터 지르고 싶었다. ' 아! 쓰@#$ 젠장! 깊잖아! '라인드라이브성의 빠른 타구가 그것도 내셔널스 파크의 가장 깊은 곳으로 향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따악!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볼카운트 3볼 1스트라이크에서 5구째에 카를로스 벨트란의 방망이가 호쾌하게 돌아갔다. 타구는 빨랫줄처럼 외야를 향했다.

[ 센터 쪽! ][ 중견수 뒤로! ]중계진의 목소리 또한 높아졌다. 잘 맞은 라인드라이스성의 타구였다. 더군다나 내셔널스 파크에서 가장 깊은 쪽인 123m의 센터중앙으로 타구는 향하고 있었다. 안타다 싶은 타구였다.

하지만, 워싱턴의 센터 중견수는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타구판단이 탁월하고 수비범위가 넓은 이준혁이라는 것이었다.

[ 뒤로 뒤로!! ][ 달려가~~~~. ]

그리고 역시나, 타구를 쫓으며 목소리를 고조시켜 나가던 아나운서의 눈에는 벨트란이 때려낸 타구와 어느새 따라붙은 준혁의 글러브가 금방이라도 교차점을 찾을 것 처럼 보였고, 마지막의 마지막에는 ... --터억!

--준혁의 쭉 뻗은 글러브를 피하지 못했다.

" 우와아아아~~~!! "

" 리!! "

" 리!! 리!!! 준혁 리!!!! "

그리고 그 순간 비싼 입장료에도 불구하고 내셔널스 파크를 만원으로 매진시킨 팬들의 떠나갈 듯 한 함성소리가 터져 나왔다. [ 잡았습니다!! 이준혁!! 나이스 캐치!! ][ 와우! 저걸 잡아내나요? 와아~. 대단합니다. ]

송재익 해설위원은 연신 감탄사를 뱉어냈다. [ 지금은 라인드라이스성으로 타구가 빨랐어요. 그게 수비수 머리 위로 날아갔거든요. 이걸 쫓아가서 잡아낸다는 건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닌데요. 그걸 이준혁 선수가 쫓아가면서 한손을 뻗네요. 허허허. ]  [ 타구 판단도 빨랐군요. ]이민성 아나운서는 말했다. 곧바로 나온 리플레이 화면만으로 준혁의 망설임 없는 스타트를 느낄 수가 있었다. [ 그렇습니다. 이런 머리 위 라인드라이브성 타구는 첫스타트에서 늦거나 망설임을 가지게 된다면 잡을 수가 없습니다. 그랬다면 맷 카펜터가 발은 빠르지 않지만 주루플레이는 괜찮거든요. 홈까지도 충분한 타구였어요. ][ 그렇담, 이 수비는 실점을 막는 수비가 되었다고 봐도 좋을 듯싶군요. ][ 그렇지요. ]하지만, 4회 초의 호수비 퍼레이드는 이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그 시발점은 당연 준혁이었다.

그리고 그 준혁에게는 생각지도 않았던 [특기]가 함께 했다.

--번쩍--그것은 또다시 떠오른 수비에서의 [예측]이 발동되었다는 증거, 바로 타구의 궤적이었다.' 크레이지 모드? '의아함이 들 법한 순간이었다. 하지만 우선은 수비부터다. ' 밀어 친 타구. 우중간. '세인트루이스의 3번 타자 맷 할리데이가 타석에 들어서기 무섭게 [예측]이 떴다는 것은 초구에 방망이가 나왔다는 말이었다. 그리고, 정확하게는 좀 더 우익수 쪽으로 치우친 타구였다. 그래서 준혁은 잡을 수 없는 타구라는 말. 하지만 그는 타구의 궤적을 따라 움직였다. 이제는 워싱턴 외야수비진의 암묵적인 룰이 되어버린 자신의 움직임을 보고 우익수인 제이슨 워스가 수비의 위치를 조정할 것이기 때문이었다.  [ 맷 할리데이, 밀어 친 타구! 우중간에 쭉 뻗습니다!! ]

초구를 밀어 친 타구, 처음부터 노렸던 코스였다는 말과도 같았고 그래서 타구의 질 또한 좋았다. [ 우중간! 우익수~~~~. ]더군다나 코스 또한 이번에도 안타성 타구였다. 하지만 제이슨 워스는 끝까지 쫓아갔고 몸을 날렸다.

그리고는... [ ... 잡았~습니다! ]이민성 아나운서의 멘트가 맷 할리데이의 타구 또한 제이슨 워스의 글러브를 피하지 못했음을 알렸다.

[ 이번엔 제이슨 워스의 다이빙 캐치! ][ 제이슨 워스의 좋은 수비가 스트라스버그를 다시 한 번 도와줍니다. ][ 와아. 우중간을 완전히 빠져나가는 타구로 봤는데요. ]

송재익 해설위원은 이번에도 감탄사를 터뜨린다. [ 저도 그렇게 봤거든요. 지금도 역시 잘 맞은 타구였는데, 잘 쫓아갔네요. ][ 일단 첫 스타트가 좋았어요. ] [ 그렇습니다. 빨랐어요. ][ 그리고 지금 보니 우익수가 순간적으로 수비위치를 우중간 쪽으로 이동했네요. ]리플레이 화면은 타격의 순간과 타구의 방향을 쫓는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다. 그래서 그 수비시의 준비 같은 것은 화면에 잘 잡히지 않는다. 그런데 이번엔 우연찮게 제이슨 워스의 타자의 타격직전 움직임이 포착되었다.  [ 바로 이게 워싱턴의 수비력이라는 것이지요. 방금 타구는 발만 빨라서는 잡을 수 없는 타구였거든요. 현대야구에서 수비 시프트는 필수와도 같은 것인데요. 워싱턴의 수비진은 여기서 좀 더 상황대처능력이 좋거든요. 그리고 그 중심에는 중견을 보고 있는 이준혁 선수가 있다는 거지요. ]송재익 해설위원 또한 그 화면을 보면서 칭찬을 거듭했다. 그리고 마지막은 역시나 '기승전 준혁' 이었다.

[ 그래도 맷 카펜터 선수가 주루플레이는 좋군요. 3루에 들어갔네요. 2사에 주자3루. 그래도 그 와중에 이민성 아나운서는 깨알 같은 경기 진행 상황을 알려주는 멘트를 날려주었다. 그의 설명대로 세인트루이스는 어쨌거나 2아웃에 주자를 3루까지는 보내는데 성공했다.4회 초 4번째 타자로 맷 아담스가 왼쪽 타석에 들어섰다. 그리고 볼카운트 1-2에서 그는 낮은 코스에 방망이를 힘차게 돌렸다.

--딱--하지만 이번에는 스트라스버그의 구위에 밀리며 빗맞은 플라이 볼 이 되었다. 그런데 문제는 타구가 얄궂다는 것이었다. 적당한 높이에 적당한 타구속력, 그리고 적당한 위치... 한마디로 텍사스성 안타 기질이 다분한 그런 타구였다.

[ 4구. 퍼 올렸는데요~ ]

[ 이 타구는... 애매합니다! ][ 3루수! ]이민성 아나운서의 멘트처럼 3루수 라이언 짐머맨이 플라이 볼을 잡기 위해 뛰었다. 하지만 머리위이 타구를 뒤돌아서 뛰어가면서 잡는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었다. 더군다나 3루수가 잡기엔 생각보다 타구가 뻗어 있었다. [ 3루수! 잡나요? ]이민성 아나운서는 잡아주기를 바라며 멘트를 날렸다. 2아웃에 주자는 3루, 이것이 안타가 되어 실점을 하게 되면 앞선 2번의 호수비가 너무나도 아쉽게 되는 것이었다.

[ 아아~~!! ][ 앗!! 잡았네요. 잡았습니다. 브라이스 하퍼] 하지만, 타구를 잡은 이는 생뚱맞게도 좌익수인 브라이스 하퍼였다.

[ 환상적인 벤트 레그 슬라이딩 캐치가 나왔어요! ]

이민성 아나운서의 목소리가 자신도 모르게 커졌다. 너무나도 극적이었다. 이것은 송재익 해설위원도 마찬가지였다.

[ 저 타구는 3루수가 처리하지 못하면 안타일수밖에 없는 그런 코스라고 봤는데요. 브라이스 하퍼. 언제 저기까지 달려온 거지요? ]방금 전의 맷 아담스의 타구는 좌익수의 수비위치를 앞으로 당겼다면 충분할 수도 있는 타구이긴 했다. 하지만 경기초반 세인트루이스의 4번 타자 맷 아담스를 상대로 외야수가 전진수비를 한다고? ' 그러고 보면 시즌 중에도 이런 수비가 가끔 없었던 것은 아닌데... '뭔가 조금 상식적으로 이해가 쉽지는 않은 그런 수비들이 말이다. 하지만 항상 결과는 좋았기에 송재익 해설위원은 이번에도 그만의 의구심으로 남겨 두었다.

그런데 이 순간, 의구심을 가진 이는 송재익 해설위원 만이 아니었다. 그 이유는 달랐지만 준혁 또한 의구심을 품고 있었는데,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았다.' 수비에서 [예측]이 [크레이지 모드]로 터진 것은 확실한데... 그렇다면 [타격의

신]은 뭐지?

'처음엔 [타격의 신]에 [크레이지 모드]가 터진 것인가 싶었다. 하지만 이번 수비에서만 [예측]이 3연속으로 터졌다. [크레이지 모드]가 한 번의 시합에서 하나의 특기나 기술에만 적용이 된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이번 시합에서 [크레이지 모드]는 분명 [수비-예측]에서 터진 것이 분명했다. 그렇다면 의문이 남게 된다.'

[크레이지 모드]의 적용을 받은 것도 아닌 [타격의 신]이 어떻게 두 번의 타석에 걸쳐 발동이 될 수 있었던 걸까? '따지고 보면 [타격의 신]도 포인트를 소비하는 기술이었다. [슈퍼모드]처럼 발동조건이 포인트 게이지를 다 채워야 하는 것은 아닌, 확률에 의해 시합 중 임의적으로 발동되는 것이었지만, 어찌되었던 발동이 되면 그때 까지 모였던 포인트를 모두 소진하게 된다. 그러하기에 포인트가 0 이면 발동이 될 수 없다는 말과도 같았다.

그것을 알기에 준혁은 4회 초 수비를 마치고 덕아웃에 들어오고 나서도 머릿속이 혼란스러웠다. 스트라스버그는 3회를 마칠 때까지 단 9명의 타자만 필요했을 뿐이었다. 삼진은 4개를 잡았고, 내야땅볼이 3개 외야플라이가 2개였다. 그리고 외야플라이는 모두 우익

수 제이슨 워스의 몫이었다.1회 [배드볼 히터]에 연계특기로 [타격의 신]이 터진 이후 3회 2번째 타석이 돌아오기 전까지 준혁은 단 1포인트도 모으지 못했다는 말이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2번째 타석에서도 [타격의 신]은 분명 발동 되었다. ' 뭐지? 뭘까? 어째서? '준혁은 머리에서 쥐가 날것만 같았다. ============================ 작품 후기 ============================+준혁의 마지막 퍼즐조각... 답은 [배드볼 히터] 에.  +잠이 막 쏟아지네요. 글을 뒤죽박죽이 되지 않았나 살짝 걱정인데... 자고 일어나면 곧바로 출근이라... (이번 주말도 특근이네요. )+암튼 주말 잘 보내시길 빌면서... 다음 주에 뵙겠습니다. 내일 출근했다가 퇴근하면 일요일이거든요. 잠자고 나면 월요일로 타임워프 한다죠.

============================ 작품 후기 ============================준혁은 머리에서 쥐가 날것만 같았다. 준혁은 머리에서 쥐가 날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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