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10. 2012포스트시즌 -- >
+2012시즌하퍼로부터의 불안정한 토스를 맨손으로 받아냈다. 그리고는 온 힘을 다해 던진 홈 송구였다. 그러다보니 던지고 난 이후 착지동작에서 자세가 불안정해졌다. 디딤 발이 불안정하다보니 미끄러지고 말았다. 하지만, [ LUCK MAX]의 보정을 받은 준혁의 송구는 다이렉트로 포수에게 스트라이크로 꽂혔다.
홈에서 접전이 벌어졌다. 그리고 이어진 폴 에멀 주심의 판정은...
' 아웃!'
이었다.
" 그래! 됐어! "
준혁은 기쁨에 연신 손바닥으로 바닥을 두드렸다.
역전을 허용하긴 했지만, 2루 주자를 홈에서 잡아내며 1대2에서 맥을 끊어놓는데 성공한 것이었다.
하퍼가 다가왔다.
" 하하하, 홈 송구 멋진데요? 최곱니다. "
혁은 웃으며 말했다.
" 뭘. 그 공을 잡아낸 네가 더 대단한 거지. "
하퍼는 준혁의 칭찬에 쑥스러워 하면서 손을 내밀었다. 그 손을 잡고 일어나며 준혁이 물었다.
" 몸은 괜찮아? "
엄청난 파인플레이긴 했지만, 그 덕분에 온몸을 날렸던 하퍼였다. 방금 전 곧바로 못 일어나는 걸로 봐서 충격이 없다라고는 할 수 없었다.
" 물론요. 괜찮아요. "
온몸으로 떨어지다 보니 순간적으로 숨이 막혔던 것이었다.
" 그래? 그럼 다행이고. "
방금 전의 홈에서의 보살로 이닝 종료가 되었다.
덕아웃으로 뛰어가는 걸 보니 별다른 부상은 없어보였다.
[ 이번 파인플레이 대단했지요? ][ 맞습니다.
하퍼 선수 마치 이준혁 선수가 빙의한 것 같았다라고 나 할까요? 거기다 꼭 키스콘 콤비의 플레이와 같은 토스와 이어진 이준혁 선수의 홈송구도 대단 했지요. ][ 우리만이 아니라 이 경기를 보시는 시청자 여러분도 그렇게 생각하실 듯 하네요. 하지만, 조금은 위험한 플레이기도 했지요? 캔그리피 주니어가 은퇴를 한 것에는 그의 넘치는 허슬플레이 정신도 한몫했잖습니까? 브라이스 하퍼나 이준혁이나 둘 다 나이가 어린 선수여서 일까요? 허슬플레이가 대단한 선수들인데요. 조금은 몸을 아꼈으면 싶을 때도 있습니다. 그래도 일어나는 모습을 보니 몸은 괜찮은 거 같아서 다행입니다. ] 워싱턴 내셔널스는 이제 이준혁을 빼놓고는 생각할 수 없는 팀이 되었다. 그리고 여기에 브라이스 하퍼의 중요도도 날로 늘어나고 있었다.
그런 와중에 둘 중 하나라도 덜컥 부상이라도 당한다면... 이제 겨우 1차전 시작인 디비전이 꼬여버릴수도 있었다. 역전에 성공한 카디널스의 2회 말 공격이었다. 하지만, 덕아웃의 분위기는 오히려 워싱턴의 기세가 살아나고 있었다.
그만큼 하퍼와 준혁의 슈퍼 콤비플레이는 팀 동료들에게 대단한 영향을 끼치고 있었다.
" 리, 하퍼 둘 다 정말 고맙다.
스스로 무너질 뻔 한 지오 곤잘레스였다. 그리고 만약에 방금 전의 타구가 안타가 되었다면 정말 와르르 무너졌을 것이 분명한 타구였다.
그것을 하퍼가 잡아주고, 준혁이 홈송구로 마무리 해준 것이었다.
지오 곤잘레스는 그 고마움을 덕아웃에 들어가기 전에 전하고 싶었다. 그래서 외야에서 들어오는 준혁과 하퍼를 마운드에서 기다렸다가 하이파이브를 한 것이었다.
" 이정도야 뭐. 그보단 홈송구로 주자를 홈에서 잡아낸 리가 대단한 거죠. "
웬일로 겸양을 떠는 하퍼다. 하지만 그의 얼굴엔 자부심이 가득했다.
준혁은 그런 하퍼와 지오 곤잘레스를 번갈아보며 말했다.
" 아이고. 무슨. 이번엔 하퍼가 다해놓은 거지. 그래도 나름 나도 어깨는 괜찮았지? 하하하 "
준혁도 하퍼를 따라 해보며 웃었다.
그 웃음에 곤잘레스와 하퍼도 따라 웃었다. 그렇게 세 사람은 웃으면서 덕아웃으로 향한다. 역전을 당했지만, 그리 나쁘지 않았다.
묘한 기분이다. 3회 초, 워싱턴의 공격. 또다시 준혁의 타석이 돌아왔다.
앞선 2회에서 9번 투수의 타석에서 이닝이 종료된 덕분에 이번에도 그는 선두타자였다.
[ 호수비를 펼치고 난 다음 타석에서 멋진 타격을 보여주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준혁 선수도 마찬가지이겠지요? ][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기분 좋은 첫타석 행운의 안타를 기록하기도 했고, 앞선 수비에서도 멋진 모습을 보여주었죠. 아마도 이번타석에서 큰 것 하나 나오지 않을까 싶네요. ][ 오~. 예언하시는 건가요? ]이민성 아나운서가 조금은 의외라는 투로 되물었다. [ 네. 예상만 하면 반대가 되는 김영준 기자와는 달리 제 예언을 나름 잘 맞는 편이라고들 하더군요. 하하하. ]송재익 해설위원은 웃으면서 같은 업계의 동료 중 한명을 가볍게 디스하고 있었다.
' 이번에도 또 나타났네? '타석에 들어서기 전 대기타석에서 방망이에 타르액을 뭍이고 있던 준혁은 또다시 시야의 우측 아래쪽에서 반짝이는 것을 발견했다. [ LUCK MAX ]였다.
' 가만... 계속 나타나는 걸 보니까... 이거 [크레이지 모드]가 터진 거 같은데? '같은 데가 아니라, 터진 것이었다. 이렇게 계속해서 나타난다면 말이다.
[크레이지 모드]는 발동되면 능력치나 특정모드, 특기들 중 하나에 한해서 그 시합이 끝날 때까지 수치가 상승하거나 활성상태가 지속되도록 해주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 [크레이지 모드]로 [행운]이 활성화 되었다는 것은 플레이상에서의 행운의 영향도 올라가지만, 각종 특기들의 발동확률도 더 많은 보정을 받아 비약적으로 상승한다는 말과도 같았다.
' 그래서, 1회때의 안타가 만들어진 거구나. '분명 그때에도 '행운'의 활성화를 알려주는 표식이 떴을 것이었다. 몰리나와 웨인라이트 배터리와의 수싸움에 정신을 집중하다보니 그가 미처 발견하지 못하고 넘어간 것이 분명했다.
" 빨리 들어와! "
폴 에멀 주심이 부르고 있었다. '크레이지 모드'를 생각하느라 본의 아니게 시간을 지체해버린 듯 했다.
그 사이 반짝이던 표식은 사라지고 없었다.
" 또 늦으면 경고네. "
구두로 주의를 받았다.
그다지 기분이 나쁘거나 하진 않았다. ' 하지만, 계속해서 발동중인것은 분명해. 그렇다면 이번에 뭐가 나와줄꺼냐? '은근 기대를 하며 준혁은 타석에 들어섰다. 그리고 역시나 [ LUCK MAX]의 활성화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 좋았어! 이번엔 [타격의 신]이란 말이지! '준혁은 초구를 넘겼다. 이번에도 꽤나 까다로운 코스의 스트라이크였다.
역시 제구력 좋은 투수답다고나 할까?
공 하나를 보고 난 준혁은 타석에서 벋어났다. 그리고는 다시 준비동작을 취하면서 생각을 정리했다.' 발동확률이 올라간 상태야. 그렇다는 건 [타격의 신]의 연계특기인 [울트라모드]도 터질 확률도 덩달아 올라간 상태라는 이야기지. 좋아 그렇다면... '무엇을 노릴지 생각을 정리하고는 다시 자세를 잡았다. 그리고는 웨인라이트의 공을 기다렸다.
1볼 2스트라이크가 되었다. 투수에게 유리한 볼카운트다.
' 자 이제 하나 들어올 때가 됐지? '오늘따라 코너 워크가 더 좋은 웨인라이트였다. 준혁은 그런 그의 스트라이크 같은 유인구를 공략할 생각이었다.
폴 에멀 주심의 스트라이크존을 십분 활용하고 있는 몰리나와 웨인라이트 배터리를 흔들어보기에는 그것이 좋겠다 싶었다. 웨인라이트가 사인을 교환하고는 고개를 끄덕인다. 그리고는 와인드업에 들어간다.
가상스트라이크존에 코스가 나타났다. 바깥쪽의 스트라이크존에서 공 반개정도 빠지는 벨트위치의 높이로 들어오는 공이었다.
여기서 컷패스트볼일지 투심패스트볼일지는 여전히 감이 안 잡히긴 하다. 그만큼 오늘 상대하는 몰리나는 완전체 같은 존재였다.
하지만, 지금의 준혁에게는 그것을 무시해버릴 수 있는 특기가 발동 중이었다. 더군다나 기다렸던 공.' 공을 띄운다. 그리고 인필드로 집어넣는다! '다시 한 번 다짐하며 준혁은 방망이를 휘둘렀다.
시즌과 전혀 다른 볼 배합에 분명 준혁 리는 흔들리고 있었다. 몰리나는 그렇게 느끼고 있었다.
이번 타석에서도 1볼 2스트라이크가 되는 동안 준혁 리는 의외의 공이다라는 반응을 분명히 보이고 있었다.4번째의 공이 파울이 되고, 5번째의 공으로 몰리나는 이번엔 바깥쪽 투심을 요구했다.
앞선 타석에서 행운의 안타를 허용했지만, 컷패스트볼을 머리에 심어놓는데는 성공했다고 자평하고 있었다. 이번 타석의 초구 스트라이크존으로 들어온 컷패스트볼에 전혀 반응도 못한 것을 보면 말이다.
' 초구부터 과감하게 몸 쪽 컷패스트볼을 찔러 넣었으니, 이번 공에 분명 혼란스러울 거야. ' 더군다나 이 코스는 평소라면 볼이지만, 오늘의 폴 에멀주심이 '스트라이크'를 선언하고 있는 코스였고, 앞선 타석에서도 써먹었던 코스였다. 좌타자를 상대로는 잘 던지지 않는 커터를 연거푸 던지면서 말이다.
' 코스 좋고! '확실히 웨인라이트의 컨디션이 좋았다. 이번공의 시작도 앞선 타석과 거의 흡사한 궤적을 보여주고 있었다.
몰리나는 이번에야 말로 준혁을 잡았다 싶었다. --따악!
--[ 제 5구. 이번엔 높게 뜬 타구. 좌익수 쪽인데요...]타구가 높게 떴다.
너무 높아서 외야플라이로 끝날 것 같은 타구였다.
[ 앗! 계속 날아가면서... 좌측 펜스를 넘어갑니다.
이준혁! 동점 솔로 홈런! ]하지만, 타구는 하염없이 날아가서는 관중석 상단에 떨어져 버렸다. [ 엄청나게 큰 홈런이네요. ][ 이준혁 선수의 포스트시즌 첫 홈런! 웨인라이트의 5구째 공을 통타해서 좌측담장을 가볍게 넘기는 이준혁! 동점홈런으로 기록합니다.
]홈런을 때려낸 준혁이 다이아몬드를 도는 동안, 리플레이 화면이 나왔다.
[ 바깥쪽 꽤나 먼 쪽의 공이었네요. ]육안으로도 바깥쪽 먼 코스라 느껴지는 공이었다.
물론 오늘의 주심의 스트라이크존을 생각했을 때는 스트라이크에 가까운 공이긴 했다. 더군다나 그 공은 홈플레이트 근처에서 좀 더 바깥쪽으로 휘어지며 달아나고 있었다. 그런데 그 공을 밀어 쳐서 대형 홈런을 만들어버린 것이었다.
[ 투심으로 보이는군요. 배트 끝에 걸린 것 같은데 와아~. 그게 넘어가네요. 역시 올해 내셔널리그 홈런왕다운 파워입니다. ]여태껏 이런 무시무시한 파워를 보여주는 동양인 타자는 단연코 이준혁 말고는 없었다.
야디에르 몰리나와 아담 웨인라이트는 허탈했다. 이번에야말로 자신들의 승리라고 생각했기에 그 감정은 더했다.
홈런이 가장 잘 나오는 각도는 30도 내외였다. 상승각도가 이 각도일 때가 비거리가 가장 길어진다고 한다. 그리고 45도가 넘어서면 타구가 펜스를 넘어서기 힘들었다.
그만큼 공중으로 더 높게 뜨기 때문이었다.
그런 관점에서 준혁의 이번의 타구는 상승각도가 상당이 큰 상당히 높게 뜬 타구였다. 그래서 좌익수가 쉽게 잡을 수 있는 타구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 공이 홈런이 되어버린 것이었다. 엄청난 대형홈런이었다.
' 그게 넘어간 거냐? '홈플레이트를 밟고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나누는 준혁의 뒷모습을 보며 몰리나는 고개를 흔들 수밖에 없었다.
' 가장 기분을 올려줘서는 안 되는 타자를 ..... 하아... '벌써부터 다음 타석을 어떻게 상대해야할지 골치가 아파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