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5툴 플레이어-155화 (155/309)

< -- 7.2011시즌 -- >

준혁에게 동점 홈런을 허용하고 경기 후반을 맞이한 세인트루이스는 결국 이날 9월 25일자 경기도 9회 말 결승점을 헌납하며 3대2로 아깝게 지고 말았다.

그 끝내기안타의 주인공은 윌슨 라모스였다. 그리고, 이번에도 준혁은 고의사구를 얻어내는 것으로 만족해야만했다. 이날 시합에서 진 것은 세인트루이스만이 아니었다.

애틀랜타도 마찬가지여서, 두 팀은 와일드카드 동률인 상황에서 사이좋게 각각 3게임씩을 남겨두게 되었다.

워싱턴이 두 팀에게 모두 공평하게 스윕을 선사한 덕분에 벌어진 일이었다.

그 후 3일이 지난 마지막 시합까지 치루고 나서야 와일드카드 팀이 가려졌다. 그리고 그 팀이 월드시리즈까지 진출한 것도 모자라 우승까지 거머쥐는 기염을 토했다는 것은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도록 하자. 준혁이 참가한 경기도 아니니 다들 관심도 없을 것이니 말이다.

이렇게, 2011시즌 월드시리즈의 우승팀이 좀비군단 세인트루이스로 결정되고 난 이후.

각종 부문의 시상자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발표되기 시작했다.

먼저 11월 15일 양대 리그의 신인왕 수상자들이 발표되었다. 내셔널리그에서는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투수 크레이그 킴브럴이 만장일치로 신인왕을 차지했고, 아메리칸 리그에서는 템파베이의 투수 제레미 헬릭슨이 LAA의 마크 트롬보를 기자단 투표에서 39점 차이로 따돌리며 차지했다.

그 다음날 16일에는 디트로이트의 저스틴 벌랜더가 역시나 만장일치로 AL사이영상 수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고, 17일에는 올해의 감상이, 18일에는 NL사이영상 수상자로 LA다저스의 클레이튼 커쇼가 이름을 올렸다. 그 후, 모두가 기다리던 올해의 MVP는 22일 아메리칸 리그 의 발표가 먼저 있었다. 그리고 내셔널리그의 MVP발표는 그 다음날인 23일이었다.

인천에서 서울까지 매일 출퇴근을 하는 신묵석씨는 스포츠 마니아다. 그중에서도 야구를 가장 좋아하는데. 요즘은 메이저리그에 꽂혀있다.

승승장구하고 있는 준혁 때문이다. 그리고, 그의 출근할 때의 버릇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꼭 스포츠신분을 펼쳐보면서 가는 것이었다.

신문은 인쇄된 종이를 펼쳐보는것이 제 맛이라나 뭐라나... 아무튼, 스마트폰으로 스포츠기사를 쉽게 볼 수 있는 세상에서도 은근히 이런 쪽으로는 아날로그적인 것을 좋아라하는 그였다. 그래서, 오늘도 평소처럼 매점가판대로 손을 가져가는데.... 무언가가 허전하다.

" 아줌마. 스포츠 신문 없어요? "

" 어쩌나, 다 팔렸는데. "

" 네? "

신묵석씨는 매진이란 말이 믿기지 않았다. 이제껏 단 한 번도 신문이 모자란 적이 없었는데, 오늘은 무슨 날이라도 되는 것인가 싶었다. 하지만, 이미 다 팔린 신문을 내 놓으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고, 빈손으로 지하철에 오른 신묵석씨는 자리에 앉아 할 수 없이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린다.

손에 잡히는 맛이 없다보니 무언가 허전하긴 하지만... 어찌되었든 간에 스마트폰의 인터넷앱은 구동되었고, 낯익은 스포츠기사면이 떴다.

신묵석씨는 스포츠 뉴스면의 헤드라인을 보는 순간, 방금 전의 상황이

'아!'

하고 이해가 갔다.

왜 신문이 다 팔렸었는지 알것 같았다.

[ 이준혁 한국인 최초의 쾌거. 2년 연속 MVP등극. ] [ 이준혁, 메이저리그의 역사를 새롭게 써나가다.

][ 이준혁 왕좌 등극. 올해의 선수상 수상! ]재목은 달랐으나 내용은 전부 같았다. 모두 이준혁의 내셔널리그 MVP 2연속 수상소식을 전하고 있었던 것이다.

" 오랜만이네요. "

" 네, 우선 MVP수상 하신 것 축하드립니다. "

" 아, 감사합니다.

준혁은 오랜만에 집에서 쉬고 있던 중이었다. 더군다나 주말이 시작되는 금요일 저녁이었기에 젠, 예리엘과 함께 저녁이라도 먹으러 나갈까하고 생각하던 참이었다. 하지만, 어떻게 쉬고 있다는 것을 알았는지, 그의 담당 에이전트사인 J&D코퍼레이션에서 연락이 왔고, 담당직원이 집을 방문해 있었다.

솔직히 이런 사무적인 만남은 주중에 하고 싶었지만, 시간이 나지 않다보니 어쩔 수가 없었다. 올해도 워싱턴 내셔널스에서 가장 핫한 시간을 보낸 선수를 꼽으라면 단연 준혁이었다.

신인 데뷔년도 시작과 함께 2년 연속 MVP수상은 100여년이 넘은 메이저리그 역사상에서도 처음 있는 일이었다. 더군다나 2연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한 팀이라는 악조건에서 나온 MVP라 그 의의는 더 했다.

이미 워싱턴 내셔널스를 말할 때 준혁을 빼놓고는 이야기가 안 되는 정도로 그의 위상은 올라갔다. 그러다보니, 이곳저곳 준혁을 부르는 곳이 자연 많아지게 되었다.

본래 메이저리그는 시즌이 끝난 이후에도 구단 주체의 자선 파티라던가 지역모임 행사, 팀에서 주관하는 팬들과의 만남 같은 사교의 장들이 줄지어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이런 자리에는 팀의 주축선수들이 참여를 해주기를 구단에서도 은근히 바라곤 한다.

-물론 가기 싫으면 안가도 된다.

전적으로 선수의 마음으로 강제적인 것은 아니다. 하지만, 무조건적인 거절은 그다지 선수 자신에게 좋다라고는 할 수 없었다.

-.

거기에다가 준혁에게는 한인사회의 초대까지 있었다.

준혁을 향해 무조건적인 응원을 보내주고, 그를 보며 힘을 얻는 고마운 이들이었다. 없는 시간이라도 내어서 참석하는 것이 인간적인 도리였다.

아무튼 이런 저런 일들로 시즌을 마치자마자, 귀국을 했던 작년과는 달리(물론 그때는 아시안게임 때문이긴 했다.) 올해는 12월 초순경으로 귀국날짜를 잡아 놓은 상태였다.

" 워싱턴 구단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준혁의 쉬는 시간을 빼앗는 것이 미안했던지, 에이전트사의 담당직원은 찾아온 용건을 바로 꺼냈다. 그리고 구단에서의 연락이란 말에 소파에 앉아있던 준혁과 젠, 예리엘이 시선은 모두 J&D코퍼레이션의 직원에게로 쏠렸다.

" 마이크 리조 단장이 새로운 연봉협상을 제시했습니다.

" 네? "

준혁은 언뜻 이해가 가지 않았다. 자신은 내년 2012시즌까지 마쳐야 연봉조정신청 자격이 생겼다.

올해는 구단에서 제시하는 금액대로 받아야만 한다는 말이었다.

" 스티브의 조건에 맞추어서 신경을 써주겠다더니, 사이드옵션 등을 조율하자라는 건가요? "

듣고 있던 젠이 한마디 거들었다.

연봉조정신청 자격 자체가 없는 선수가 연봉을 보전 받을 수 있는 방법으로 가장 흔한 것이 옵션계약이었다. 하지만, 그 정도로 에이전트사 직원이 늦은저녁시간에 급히 찾아오기에는 조금 빈약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 아닙니다. 리조 단장이 제시한 것은 다년 계약입니다. "

직원의 말에 방안은 순간 정적에 휩싸였다. 전혀 생각지도 않았던 이야기였기 때문이었다.

" 2년 연속 MVP수상을 이끌어낸 실력과 전혀 신인답지 않은 자세에 워싱턴에서도 결정을 내린 것 같습니다. 어차피 올해 스트라스버그에 준하는 대우를 해주기로 하지 않았잖습니까? 이왕 그렇게 하는 것 쓰는 김에 좀 더 쓰고 선수의 마음을 잡자고 생각한 것이 아니겠는가 싶습니다.

" 정말, 다년계약 이라던가요? "

" 네, 확실합니다. 이제부터 서로간의 의견조율의 시간을 가져야하겠지만, 우선은 다년계약에 응할지 , 아니면 거부를 할지부터 정해야하지 않겠습니까? "

J&D코퍼레이션의 직원은 여기까지 말하고는 자신의 앞에 놓인 찻잔을 들었다. 그리고는 고객인 준혁의 결정을 기다렸다.

각종 시상식의 달인 11월이 지나고 나면, 스토브리그의 시작을 알리는 윈터 미팅이 열리는데, 올해는 텍사스 댈러스에서 12월 5일부터 8일까지 열렸다.

윈터미팅이란 구단 관계자와 에이전트가 만나서 선수의 트레이드와 FA계약 문제 등을 논의하는 자리를 말하는 것이다.

물론 이 자리에서 모든 협상과 계약이 성사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30개 구단 단장들이 모두 모이는 자리였고, 그러다보니 팀 간의 카드들의 조율과 사전정지작업등이 이루어지게 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었다.

메이저리그에서 각팀의 시즌 전력의 30%는 FA가 담당한다라고도 한다. 그리고 이런 FA의 영입은 단장의 몫이다. 그러하다보니, 단장의 판단미스로 인한 잘못된 FA계약은 팀을 나락으로 떨어뜨리기도 한다.

이런 점에서 워싱턴의 단장 마이크 리조 도 올 한해를 말아먹은 제이슨 워스 건으로 자유롭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그는 조금 다른 경우라고 실드를 쳐주도록 하자. 솔직히 워스가 오기 전까지 워싱턴은 FA선수들이 절대로 오기를 꺼려하는 구단 중의 하나라는 흑역사를 가지고 있었으니 말이다. 영입한 선수가 제몫을 해주었던 못해주었던... 그것은 뒤로 미루어두더라도 최소한 대형FA가 계약을 맺을 수도 있는 팀으로 탈바꿈한 것은 분명하니까 말이다.

올해의 윈터미팅은 예상치 않았던 두 팀이 이끌었다.

바로 말린스와 에인절스였다.

구장을 새롭게 이전하고 플로리다에서 마이애미로 팀 이름을 바꾼 말린스는 투자에 인색하던 구단이 맞는가 싶을 정도로 과감했다. 올스타에 선정된 마무리투수 히스 벨을 3년 2700만 달러로 잡았고, 유격수 호세 레이예스에게는 무려 6년 1억600만 달러를 안겨주었다. 하지만, 거기에 그치지 않았다.

좌완 마크 벌리마저 4년 5800만 달러를 투자하며 3명을 영입하는데 1억 9100만 달러를 쓰며 MLB를 놀라게 만들었다. 하지만, 이것은 에인절스에게는 새발의 피였다. 전체적으로 FA투수기근이었던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그나마 가장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CJ윌슨과 5년 7750만 달러 계약을 해내더니, 대형 사고를 하나 저지른 것이었다.

그것은 바로 알버프 푸홀스와 10년 2억 5400만 달러라는 MLB 역사상 두 번째로 큰 계약을 터뜨린 것이었다.

이로써 두팀은 모두 NL동부조와 AL서부조에서 강력한 예비 우승권자로 탈바꿈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은 예년에 비해 조용한 윈터 미팅이었다.

매년 스토브 리그를 쥐고 흔들던 뉴욕 양키스나 보스턴 레드삭스, 필라델피아 필리스 등이 조용했으니 말이다. 아무래도 이들 3팀에게는 확실한 1루수가 있다 보니 푸홀스에게 매력이 그만큼 적을 수밖에 없었고, 선발투수도 예년에 비해 매력적이지 못했다는 점도 한몫 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런 점은 또 다른 부자구단인 워싱턴도 다르지 않았다. 애덤 라로시라는 대형1루수가 있었고, 올해 그의 부상을 마이클 모스가 확실하게 메워주고 있었다.

그런 모스도 내년 라로시가 복귀하면 자리가 애매해진다. 당연히 푸홀스에게는 매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리고 급선무는 야수가 아닌 선발투수였다.

그렇다면 왜 CJ윌슨의 쟁탈전에서 끝까지 완주를 하지 않았느냐고 말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거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 이대로 괜찮겠습니까? "

베리 라킨 보좌역은 오클랜드에게 넘겨줄 선수 리스트 예비명단을 살펴보며 마이크 리조 단장에게 말했다.

" 그렇다고봐야겠지요. 이정도 출혈은 감수해야지 않겠습니까? 너무 날로 먹으려고 하면 저쪽에서 응하지 않을 테니까 말이죠. "

" 그래도 아깝기는 아깝군요. "

이번에 워싱턴에서 오클랜드로 보내주기로 대략 구도가 잡힌 선수는 우완투수 AJ 콜, 브래드 피콕, 좌완 토미 밀론, 그리고 포수 데랙 노리스였다. 좌완 토미 밀론이야 떨이로 따라간다는 느낌이 강했지만, 나머지 선수들은 워싱턴 팜 랭킹 3,4,9위의 투수와 포수였다.

콜과 피콕은 2~3선발 감으로 성장할 잠재력을 가졌다는 평가를 받는 투수였고, 노리스도 빅리그 포수로 성장할 수 있는 재목이었다.

" 그건 그렇지요. 하지만, 지오 곤잘레스를 탐내는 팀이 한두 군데야 말이지요. 빌리 빈 단장이 윈터미팅에서 연막을 쳐줘서 망정이지 안 그랬다면 골치 좀 아팠을 겁니다.

윈터 미팅에서 지오를 가장 먼저 찔러본 이는 KC의 무어 단장이었다. 하지만, 평소의 버릇(?)대로 찔러보는 정도로만 그쳤다. 하지만, 그를 시작으로 지오에 관련된 여러 루머가 떠돌기 시작했고, 빌리 빈 단장은 지오를 팔지 않겠다고 선언하며 일단락이 되었었다. 하지만, 스토브리그의 일이란 것이 다 그렇듯이, 물밑으로는 부지런히 서로 조건을 맞추어보며 딜이 오고 갔고, 그중 가장 오클랜드의 마음에 든 것이 워싱턴의 리조 단장이 던진 오퍼였다. 그 덕분에 윈터미팅이 끝난 이후에도 계속 이야기가 오고갔고, 거의 사인만 하면 되는 성사단계까지 진척이 되어있었다.

" 그래도 덕분에 올해는 선발 라인이 조금 잡혀가는 것 같잖습니까? "

" 맞습니다. 스트라스버그-지오-짐머맨 라인이면 어느 팀이더라도 붙어볼만 하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그동안 우리 팀의 고질적인 문제점인 선발의 이닝소화력도 어느 정도 해소 될듯하고 말이죠. "

올해 워싱턴이 조금 더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한 것에는 선발투수의 이닝소화능력도 한몫을 하고 있었다.

조던 짐머맨이야 토미존서저리에서 막 돌아왔기에 구단에서 보호차원으로 이닝제한을 걸어서 그렇다고 할 수 있었지만, 나머지 투수들 중에 단 한명도 200이닝을 넘긴 투수가 없다는 것은 시사 하는 바가 컸다.

지오 곤잘레스는 작년 오클랜드의 1선발을 맞았던 투수였다.

구종이 단순하긴 하지만 빠른 공을 보유하고 있었고, 더구나 왼손 투수였다. 풀타임 빅리그 진입 후 2년 동안 200이닝을 책임져주었고, 서비스타임도 4년이나 남아있었다.

팜의 희생이 불가피했지만, 윌슨이나 마크 벌리보다는 좋은 딜이라고 리조 단장은 판단을 한 것이었다.

" 이닝 이터가 한명 정도 더 있다면 좋을 텐데, 아쉽군요. "

작년에 조던 짐머맨에게 그러했듯이 올해도 스트라스버그에게 이닝제한을 걸 생각은 변함이 없었다. 그러하기에 이닝을 먹어줄 투수가 한명 정도 더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떠나지 않는 리조 단장이었다.

하지만, 스토브리그에 나와 있는 투수들은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았다. 능력과 가격이 서로 만족스럽지 않았다.

그나마 에드윈 잭슨이 괜찮게 보였으나, 가격이 너무 비쌌다.

" 5년간 6000만 달러는 너무 비싸지요. "

" 천하의 양키스도 비싸다고 손을 내졌고 있다니까요. "

에드윈 잭슨과 그의 에이전트 보라스가 양키스와 협상중이라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리고 그 금액이 연평균 1200만 달러 내외라고 한다.

안 그래도 매년 사치세를 내고 있는 양키즈로써도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금액임에는 틀림없었다.

" 우리의 구단주 양반이라면 오케이 할지도 모르겠습니다만... "

테드 러너 구단주라면, 리조 단장이 요청하면 흔쾌히 지갑을 열어줄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그 정도로 무리한 계약을 할 이유는 워싱턴에는 없었다.

" 그렇겠지요. 하지만, 올해는 시동 한번 걸어볼까 정도랄까요? 뎃와일러도 작년후반 괜찮은 모습을 보여주어서 올해가 기대되고 말이죠. 우리에게 필요한 투수는 1년 정도 스트라스버그의 이닝제한이 걸린 올해를 넘겨줄 투수란 거죠. "

조던 짐머맨 이후, 오래간만에 워싱턴의 팜 출신의 투수 중 뎃와일러가 포텐이 터져주려고 하고 있었다.

그만 유망주 타이틀을 벋어준다면, 스트라스버그-곤잘레스-짐머맨-뎃와일러 의 로테이션이 만들어지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들은 전부 젊은 투수들이기도 했다. 굳이 한 달만 지나면 29세가 되는 에드윈 잭슨에게 장기계약을 안겨줄 필요는 없는 것이었다.

" 딱 일 년 정도만 쓸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만, 안되면 존 래넌이나 에르난데스, 왕첸밍도 있으니까 조금 더 시장 상황을 지켜보도록 하죠. "

투수들에 대한 이야기를 접고는 다시금 타자 쪽으로 이야기가 이어졌다.

" 마땅한 1번타자감은 올해도 없군요. "

리조 단장의 말과 달리, 솔직히 없는 것은 아니었다.

호세 레이예스라는 걸출한 FA가 시장에 나왔으니 말이다. 하지만, 워싱턴은 영입 경쟁에 뛰어들지도 않았었다.

" 네. 하지만 솔직히 제 개인적 사견입니다만 1번 타자를 꼭 구해야 하나 싶습니다.

베리 라킨 보좌역은 리조 단장의 말에 대답했다.

" 표본이 많지는 않습니다만, 시즌초반과 마지막의 몇 경기에서 타순을 변경해본 바로는 오히려 팀 공격력 저하로 이어졌지 않습니까? 그것을 아시기에 이번 호세 레이예스 건에도 경쟁에 뛰어들지 않으신 것 아닌가싶습니다만? "

" 하하하. 글쎄요. 너무 비쌌다라는것은 확실합니다만... "

6년 1억 600만 달러라는 금액도 금액이지만, 그를 데려오면 이안 데스몬드와 포지션이 중복이 되어버린다는 문제가 생긴다.

유격수 쪽에 문제가 있어서 보강이 필요하다면 모를까 잘 하고 있는 서비스타임까지 충분히 남은 젊고 튼튼한 주전을 백업으로 돌릴 수는 없었다. 더군다나 호세는 내구력에도 문제가 있는 선수였다.

당장 월드시리즈 챔피언을 노리는 팀이라면 모르겠으나, 그렇지 않았기에 워싱턴에게는 맞지 않은 선수였다. 더군다나, 라킨 보좌역을 말과 같은 이야기를 현장의 데이비 존슨 감독도 하고 있었다.

' 오히려 1번에서 빼내니 상대편이 더 편안해 하더라던가? '워싱턴의 마지막 3연전의 상대는 같은 지구 꼴찌인 플로리다 말린스였다. 그런 팀에서 조차 차이를 느낄 정도라면 다시 생각해볼 문제였다.

" 참, 준혁 리의 에이전트와는 연락해보셨습니까?

"라킨 보좌관이 준혁의 이야기가 나오자 생각이 난듯 물어왔다. 리조 단장은 고개를 끄덕였다.

" 네, 우선 이야기는 전해두었습니다만, 자세한 이야기와 세부적인 것들은 차차 이야기를 해나가야겠죠. "

" 그렇군요. 확실히 그만한 5툴 플레이어는 리그를 다 뒤지더라도 없죠. 구지 비교를 하자면 다저스의 맷 캠프정도가 될 수 있을까 싶군요. 하지만, 어린나이와 현재의 성적, 그리고 앞으로의 장래성은 그 누구와의 비교도 거부할 정도죠. 단장님의 구상대로 다년계약으로 묶어 두는 것이 최선이라는 것은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

최소 팀의 10년을 책임질 수 있는 선수를 구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각 팀들은 그런 선수를 낚기 위해 드래프트에 투자를 하고, 트레이드를 하며, FA시장을 기웃거린다. 하지만, 이런 노력에 비해선 결코 그 성공확률은 높지 않은 것이 현실이었다. 그런 점에서 준혁은 검증된 대어였다.

게다가 나이도 이제 겨우 23살로 너무나도 젊었다. 이런 선수를 자신들의 팜에서 건져올린것이었다.

확신이 선 선수에게 투자를 아낄 정도로 워싱턴은 가난한 구단이 아니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