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5툴 플레이어-6화 (6/309)

< -- 1. 2009 새로운 시작 -- >

" 나? 램프의 요정. "

" 네? 에이 농담은 말구요. "

천연덕스러운 여자의 대답에 준혁은 피식 웃음이 나오고 말았다. 정체가 뭐냐는 그의 말에 대한 대답이 요정이라니 웃음이 안 나오는 것이 오히려 이상할 지경이었다.

" 그럼, 과거로 회귀해서 나이가 젊어진 건 믿어지니? "

" ... ... "

" 거봐. 할 말 없지? 네가 램프를 주웠고, 그것을 문질렀고, 그래서 내가 너의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나온 거야. 램프에 금이 가는 바람에 정상적인 방법으로 나오진 못했지만 말이지. "

믿기 어려운 일이지만, 현실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여자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을 곳이 곳대로 믿기엔 살아온 세월이 길었다.

" 그런데, 지니는 남자 아닌가요? "

" 요정이 남자만 있을꺼란 편견은 버려. "

" 네. "

역시나 이 여잔... 할 말 없게 만드는 재주가 탁월한가 보다.

" 그리고, 약속대로 너의 소원을 들어줬으니까, 이젠 너도 내 부탁을 들어줘야한다는 건 알고 있겠지? "

젠장... 잊고 있었다. 꿈이라고 생각했기에 덥석 약속을 해버렸는데, 이제 와서 아니라고 말할 수도 없고. 솔직히 약속을 거부했다가는 지금 자신의 모습이 신기루처럼 사라져버리는 것이 아닐까하는 불안감마저 들다보니 준혁은 쉽사리 말을 때지 못했다.

그런 그의 얼굴을 보며 여자의 입술이 다시금 열렸다.

"다시 한 번 더 이야기 하지만, 너의 소원대로 과거로 시간을 되돌려줬어. 거기다 네가 하던 게임속의 선수처럼 야구를 잘 할 수 있도록 해주었어. "

" 네? 게임속요? "

이제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자연스레 말을 높이고 있는 준혁이다. 그리고 역시나 여자는 한결 같이 반말이었고.

" 응. 직접 야구를 해보면 알게 될 거야. 준혁이 말 한데로 난 해주었으니까 말이야. "

네가 말 한데로??? 이해가 가지 않는 준혁이다. 그래도 야구를 잘 할 수 있게 해주었다니 믿어보자, 과거로도 돌려주는 그녀인데 허투룬 말은 하지 않겠지. 그런데 이렇게 다짐을 하듯이 이야기를 하는 걸로 봐서는 그녀의 부탁이란 것이 쉽지는 않겠거니 싶었다.

" 그럼. 네 소원을 들어줬으니, 이젠 내 소원도 들어줘야겠지? "

" 그래요. 뭐에요 소원이란 게? "

" 나에게 여성의 정기를 넘겨주는 거다."

" 네?? "

생각도 못했던 조건에 준혁은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다.

" 지금 이집에 있는 살고 있는 바퀴 10마리는 한꺼번에 들어가겠다. 어서 입 닫아. "

" 헙... "

마음에 안 든다는 듯이 준혁을 쳐다보며 혀를 차고는 여자가 말을 이었다.

" 램프 봤지? 살짝 금이 간 것. "

준혁은 고개를 끄덕였다.

" 그 금이 난 사이로 나의 정기가 세어나가고 있어. "

" 네?! 그럼 큰일 아닌가요? "

정확하게 알고 말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정기란 것이 무엇이든 그것이 세어나간다는 것이 좋은 일은 아닐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 그래. 그래서 여성의 정기를 받아 나의 정기로 바꾸어 채워 넣으려고 하는 거야. "

" 그건 어떻게 하는 건데요? 혹시..."

준혁은 순간 불법적인 일을 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었다. 무협지에서 보면 악당 색마들이 여자를 납치해서 흡정대법 같은 걸로 여성의 정기를 빨아들이지 않던가? 소설만의 상상일터이지만, 과거로 되돌아오는 일도 일어난 마당에 무협지상의 악랄한 방법이 없다고 말할 수도 없는 건 아니겠는가라는 생각까지 미쳤다. 억측일터였지만, 이미 준혁의 상상의 나래는 심각한 상황으로 펼쳐지고 있었다.

" 여자를 납치해 와라 그런 건 아니겠죠? 그런 거라면 절대 할 수 없어요."

아무리 자신의 소원을 이루어줬다지만 반인륜적인 일을 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자 여자의 눈빛이 차가워졌다.

" 할 수 없다고? 흥! 이미 너와 난 계약을 맺는 상태라는 걸 잊었나? 파기가 된다면 너도 다시 원래대로 되돌아가야한다 는걸 모르나보지? "

그 말에 준혁은 움찔할 수밖에 없었다.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는데.. 그것을 또 다시 잃어버려야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말이다. 하지만 그래도 납치범이 될 수는 없는데... 그렇다고 거부를 하면 정말 한여름 밤의 꿈 꾼 걸로 끝날지도 모른다니... 적잖이 고민이 될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얼굴빛이 변한 준혁을 보며 여자가 한심하다는 듯이 다시금 혀를 찼다.

" 걱정 마. 네가 생각하는 그런 건 아니니까. "

" 그래요? 휴우. 다행이네요. 그러면 어떻게? "

준혁은 여자의 말에 안도를 하며 말했다. 하지만 다시금 이어진 여자의 말은 그에게서 '안도'란 두 글자를 멀리 날려버렸다.

" 여자와 섹스할것. 그걸로 여성의 정기를 모아서 그걸 나에게 넘겨주면 돼. 어때 간단하지? "

" 넹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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