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1세기 대마법사-208화 (208/221)

제208장 그분이 오셨다

스윽.

국경 요새 성벽을 바라보던 알타카스.

자신을 향해 손을 들어 뭐라고 하는 아이달의 모습에 기분이 나빠졌다.

무슨 의미인지는 몰라도 욕을 하는 것을 분위기상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오른손을 천천히 들어 올렸다.

"공격하라. 저 안에 있는 단 한 놈도 살려두지 말라!"

"오오! 어둠의 주인님의 명을 받드옵니다!"

피를 갈구하는 본능에 목말라 있던 흑마법사들과 악신 케르마의 사제들.

드디어 떨어진 공격 명령에 몸을 떨며 희열을 느꼈다.

"공격하라! 몬스터 군단은 진격을 시작하라!"

삐이이이이이이이이이익!

진격의 북소리 대신 공간에 울려 퍼지는 날카로운 피리음.

쿠가가가가가가!

카르오오오오!

흑마법사들이 정신 조종으로 마수들에게 명령을 내렸고, 마수들은 몬스터들에게 공격 명령을 내렸다.

쿵! 쿵! 쿵!

우두두두두두두두두두!

대형 몬스터들의 발걸음 소리가 지축을 울렸고, 그 옆을 오크나 노움, 리자드맨 같은 몬스터들이 달려나가며 장단을 맞추었다.

척! 척! 척!

그리고 수십만 몬스터들이 뛰쳐나간 뒤로 10만 암흑제국의 병사들이 보무도 당당하게 뒤를 따랐다.

영혼은 없지만 살아생전 받았던 정규 병사 교육은 몸에 남아 있었다.

카오오오오오오오!

키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그뿐만이 아니었다.

창공에 정지비행으로 떠 있던 데스 와이번들도 날개를 펄럭이며 전방을 향해 날아가기 시작했다.

요새 상공에 떠 있는 수천 마리의 살아 있는 와이번의 생명을 빼앗기 위해서.

"7서클 마법을 퍼부어라."

암흑제국 병사들이 움직이자 조용히 준 리치들에게 명을 내리는 알타카스.

스스슥.

알타카스 주변에 모여 있던 10명의 준 리치들이 플라이 마법을 펼쳐 마법 공간을 확보했다.

"이럽션 퀘이크!"

"플레어!"

"블리자드......"

어느 정도 거리에 이르자 무미건조한 음성으로 마법 영창을 시작하는 준 리치들.

파아앗!

그 무엇에도 차별을 두지 않는 마나의 특성이 발현되었다.

창공에 만들어지는 수십 가지의 마법 빛깔.

그대로 단단히 서 있는 요새 성벽을 향해 먹이를 노리는 매의 발톱처럼 날아가기 시작했다.

★★★★★★★★★★★★★★★★★★★★★

파아아아아아아앗.

엄청난 마법 불덩이들 십여 개가 요새를 향해 날아왔다.

위이이이이이이잉!

마법이 다가오는 순간 자연스럽게 감지, 발동하는 방어 마법진.

8서클 급 방어 마법진이 설계되어 있었지만 사용되는 마정석은 2등급짜리들.

다행스럽게 질이 아닌 양으로 승부를 봤기에 10여 개의 7서클 마법들은 성벽에 다가서기 전에 캔슬화되면서 유성꼬리처럼 사라져 버렸다.

"온다!!!!!!!!"

1만 명의 네루만 병사들과 하비스 왕국에서 지원 나온 2만의 병사, 그리고 마법사와 기사들 수천 명이 빽빽이 성벽 위에 서 있었다.

그런 네루만 수비군의 눈에 보이는 물체들.

마력장이 걷어지며 서서히 드러나는 광경.

수십만 몬스터들이 변변한 무기도 없이 달려왔다.

딱 보아도 화살받이로 사용될 것이 뻔한 몬스터의 운명.

"화살을 발사하라!"

대기하고 있던 급조된 1만 궁수들이 활시위를 놓았다.

피비비비비비비비비빙!

요새 성벽 위에 설치된 영구 라이트 마법진의 불빛 사이로 보이는 화살비.

여름 하늘에서 갑자기 쏟아지는 굵은 소나기처럼 달려오는 몬스터들을 향해 퍼부어졌다.

퍼버버버버버버버버벅.

쿠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

카아아아아아!

단말마의 비명을 터뜨리며 주저앉는 몬스터들.

마수들에 의해 조종되기도 했지만 알타카스와 흑마법사들이 뿜어내는 음차원의 탁한 마나에 전염되어 있었다.

두두두두두두.

화살에 맞았건만 멈추지 않고 돌격하는 몬스터들.

충분히 화살받이의 운명을 다하고 있었다.

★★★★★★★★★★★★★★★★★★★★★

"허어... 지독한 놈들일세."

마법을 사용하여 대규모 전쟁을 거의 치러본 적이 없는 아이달.

지구에서 벌어졌던 세계대전도 다 겪어봤건만 이보다 치열한 전투를 본 적이 없었다.

공격하는 몬스터들이나 방어하는 인간들이나 일체의 감정을 배제한 채 자신들의 할 일을 하고 있었다.

충분히 대비를 하고 있던 네루만 수비병들은 기계적으로 화살을 날려댔고, 화살을 맞고도 무슨 생사의 원수라도 되는 듯 돌진해 오는 몬스터들.

"헛!"

그것뿐만 아니었다.

몬스터들 뒤로 방패와 창을 들고 천천히 진격해 오는 암흑제국의 병사들.

그런 병사들 위에 덧입혀지는 검은 오라의 물결.

"악신의... 권능이라니......"

신관들이 전사들에게 내리는 최고의 주문.

병사들뿐만 아니었다.

그리 안 해도 강하디강한 데스 와이번과 스카이나이트들에게도 코팅되는 악신의 권능.

마나홀을 활성화시켜 가며 전투 자세를 취해가던 아이달의 얼굴이 찡그려졌다.

오늘의 전투.

아무래도 길보다는 흉이 많을 거라는 예감이 팍팍 들었다.

★★★★★★★★★★★★★★★★★★★★★

"기가 라이데인!"

"그레이트 윈드 스톰!"

"파이어 스톰!"

베츠 산맥에서 밀려온 몬스터들과 흑마법사, 그리고 일단의 데스 와이번에 의하여 점령된 데포트 왕국의 왕성.

인간들의 모습은 모두 사리지고 왕성을 가득 메운 몬스터들 머리 위로 떨어지는 마법 날벼락.

콰아아아아아아아앙!

쩌저저저저저저저저저저저저적.

쿠에에에에에에엑!

갑작스럽게 나타난 7서클 마법사들.

예고도 없이 몬스터들에게 멋진 죽음을 선사해 주었다.

"총공격하라! 단 한 놈도 살려두지 마라!"

그뿐만이 아니었다.

기껏해야 백여 마리의 데스 와이번이 떠 있는 왕국의 상공.

천 마리가 넘는 와이번들이 새카맣게 하늘을 뒤덮고 삼각형 전투 대형을 이루며 다가왔다.

그리고 그 선두에 선 오페른 제국의 황태자 라이케르의 우렁찬 마나가 담긴 외침.

쿠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블레이드 마스터에 이른 황태자의 외침에 스카이나이트와 와이번들이 힘찬 목소리로 화답했다.

파아아아아앗!

어둠을 가르는 천여 발의 스피어.

갑작스러운 마법사들의 공격에 당황하고 있던 데스 스카이나이트와 와이번들의 몸에 그대로 날아가 박혔다.

퍼버버버버버벅.

피할 곳도 없었다.

무려 일천여 발의 스피어.

카우우우우우우우!

몸뚱이에 서너 발의 스피어가 꽂히자 분노에 울부짖으며 새빨간 눈동자로 적을 바라보는 데스 와이번.

하지만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어디다 눈깔질이야! 콱 뽑아버릴라!"

거친 용병 세계와 자신을 강하게 대했던 네루만 영주에게서 제대로 한 성격 배워온 라이케르.

투구 사이에 침을 튀겨가며 스피어를 날렸다.

빨리 이곳을 정리하고 네루만에 워프로 이동해야 했다.

그곳에는 그가 사랑하는 여인이 있고, 진한 우정을 나누었던 전우들이 있었다.

결코 죽어서도 잊을 수 없는, 가슴으로 이야기를 나누었던 친구들이 위험에 빠져 있었던 것이다.

★★★★★★★★★★★★★★★★★★★★★

"크크크. 완벽해. 아주 마음에 들어."

암흑 기운에 취한 몬스터들이 미친 듯이 요새를 향해 돌진해 갔다.

어차피 그들이 어찌할 수 없는 성벽.

하지만 인간 병사들의 힘을 빼기에는 충분했다.

아니, 예상치 못하게 분전하는 덕분에 십만 마리가 넘는 몬스터들이 성벽에 다닥다닥 붙어 있었다.

척! 척! 척!

몬스터드르이 뒤에서 악신의 권능을 받은 암흑제국의 병사들이 천천히 요새와 거리를 좁혀갔다.

공성용 사다리와 공성 망치, 그리고 이동식 망루까지 끌고 전진하는 든든한 병사들.

그들뿐만 아니었다.

병사들과 달리 악신의 권능을 제대로 흡수한 데스나이트들.

새카만 광택을 전신에서 줄줄 흘리며 병사들을 지휘하고 있었다.

그 숫자만도 1만.

과거 라비테르 제국에 충성하던 기사들이 자신의 기사가 되어 있었다.

"곧 마법이 발사될 것이다. 병사들과 기사들이 상하지 않도록 방어 마법을 준비하라."

"명!"

힘차게 대답하는 샤이닝 마탑의 탑주 갈루아이스.

"나의 아이들아... 이제 마음껏 피를 취해도 좋다. 달려가 너희들이 소유한 파괴의 힘을 세상에 알리도록 하라."

하늘에 떠 있는 데스 와이번과 스카이나이트들에게 내리는 공격 명령.

쿠가가가가가가가가!

케아아아아아아!

데스 와이번들이 알타카스의 의지를 받고 피를 갈구하는 울음을 토했다.

쉬이이이이이이익.

그리고 돌진해 갔다.

요새 상공에 떠 있는 따끈따끈한 피를 소유한 살아 있는 생명들을 향해.

★★★★★★★★★★★★★★★★★★★★★

"석궁을 발사하라!"

"마법사들은 마법을 펼쳐라!"

적의 본대가 본격적으로 움직이자 대기하고 있는 대형 석궁에서 굵은 화살들이 하늘을 갈랐다.

"플레임 캐논!"

"라이트닝 레인!"

"파이어 필드!"

"윈드 토네이도!"

그리고 성벽 위에 대기하고 있던 대륙 마탑의 마법사들이 펼치는 일천 개의 마법.

파아아아아아아아아아앗.

실로 장관이 아닐 수 없었다.

최근 수백 년간 이런 대규모의 마법이 펼쳐진 적이 없었다.

무려 일천 개.

하늘의 별들이 지상에서 일시에 빛을 뿜어내는 것처럼 일순간 모든 공간의 마나를 빨아들이며 마법의 불꽃이 지상을 향해 쏟아져 내렸다.

"다크 실드!'

몬스터들은 포기하고 암흑제국의 병사들과 데스나이트들 머리 위에 펼쳐지는 수백 개의 다크 실드.

악신 케르마의 권능이 흑마법사들에게 버프되었고, 알타카스가 흘리는 암흑투기에 중독된 흑마법사들.

순수한 음차원으로 만들어지는 다크 실드를 만들어내었다.

쉬이이이이이이이익.

쇄애애애애애애애액.

다크 실드를 향해 떨어지는 일천 개의 마법들.

퍼어어어어어어엉!

카가가가가가가가가강!

4서클부터 시작해서 6서클까지 다양한 마법들이 우산처럼 펼쳐진 다크 실드에 부딪치며 폭발해 갔다.

쩌어어어어어어어어엉!

마법이 집중된 곳의 다크 실드가 깨져 나갔다.

퍼어어어엉. 화르르르르르르르르.

그리고 그 공간에 떨어지는 마법들.

파이어 필드가 작렬하며 진군하는 암흑제국 병사들의 육신에 마법의 불을 붙였다.

라이트닝 필드 마법이 뒤를 이어 병사들의 갑옷을 타고 사방 수십 미터에 엄청난 에너지를 품은 전격이 퍼져 나갔다.

척! 척! 척!

하지만 절대 멈추지 않는 암흑제국의 병사들.

살아 있는 목숨이 아니었기에 다리가 잘려 나가도, 배가 터져 썩은 창자가 줄줄 흘려내려도 앞을 향해 진군해 갔다.

온몸이 갑옷과 함께 마법 불꽃에 녹아내려 하얀 뼈가 드러나도 고통의 비명을 지르지 않고 주인의 명을 따르는 충실한 지옥 사냥개가 되어.

★★★★★★★★★★★★★★★★★★★★★

'온다!'

바즈란 제국 파병 원군을 이끌고 나타난 아이린 백작, 아니, 후작.

제국 안정화에 기여한 아이린은 제국 역사 최초로 여성 후작으로 임명되었다.

거기에 황실 근위 스카이나이트 단장에 임명될 정도로 각별한 황실의 신임을 받았다.

그런 아이린이 긴장의 눈길로 전방을 바라보았다.

생명을 잃었기에 살아 있는 인간들처럼 재빠르지 않지만 그 대신 스피어를 맞아도 비행이 가능한 데스 와이번과 그와 맞먹는 데스 스카이나이트들.

케르마 사제들의 축복까지 받았는지 어둠보다 더 진한 새카만 광채가 그들 몸에서 흘러나왔다.

그런 그들의 숫자는 1,500 정도.

요새 상공을 뒤덮듯이 몰려 있는 연합군은 거의 3,000 정도.

하지만 승리를 장담할 수 없었다.

파악한 데스 와이번들과 스카이나이트들의 전투 능력은 약 네 배 정도.

승리가 아니라 패배 가능성이 농후했다.

'성기사들만 도와줬어도......'

아쉬움이 밀려왔다.

악신 케르마의 사제와 흑마법에는 성기사들과 신관들만 한 대적자가 없었다.

그러나 그들은 오지 않았다.

지금 닥친 위기가 심각하다는 것을 알고 파병해 왔지만 근본적으로 썩어버린 정신이 멈칫하게 만들었다.

'물러나지 않는다. 이곳은... 카이어의 땅이다.'

스카이나이트가 되는 순간부터 죽음 따위를 걱정하지 않았던 아이린 후작.

바즈란 제국을 위해, 아이린을 위해 뜨거운 심장을 바쳤던 그를 위해 죽을 수 있었다.

아이린이 지금 해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은 그것이었기에.

'훗, 이게 사랑인가......'

죽음의 위험이 닥쳐오건만 카이어를 생각하는 순간 이게 사랑인가 하는 생각을 하는 아이린.

"모두 전투 준비!"

사랑하는 이를 위하여 죽을 수 있는 이 순간.

아이린의 입가에는 미소가 지어졌다.

그리고 마나를 담아 500의 바즈란 제국 스카이나이트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잠시 후 창공에서 펼쳐질 생사의 대결.

심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었다.

★★★★★★★★★★★★★★★★★★★★★

"성수로 화살을 적셔서 발사하라!"

"놈들이 사다리를 놓고 있다. 마법으로 불태워라?!"

"자리를 사수하라!"

난장판이 되어가는 전장.

몬스터를 앞세운 암흑제국의 병사들은 화살과 마법을 뚫고 성벽에 다다랐다.

그리고 시작된 공성전.

몬스터들은 집중적인 공격에 대부분 생명을 잃었다.

일단의 대형 몬스터들만이 살아남아 성벽과 성문을 두드리고 있었다.

팟!

치열한 공성전이 벌어지고 있는 순간.

어둠을 뚫고 한줄기 다크 에로우가 아이달을 향해 날아왔다.

"실드!"

파아앙!

대비하고 있던 아이달.

실드를 펼쳐 다크 에로우를 튕겨내었다.

'썩을 놈, 못 잡아먹어서 안달이 났군.'

알타카스가 자신을 향하여 도전장을 내밀었다.

탁.

아공간에서 소환한 마나 스태프.

차원 이동에도 사용할 수 있는 특급에 가까운 파란 주먹만한 마정석이 박혀 있었다.

'그래, 누구 목숨줄이 긴지 한 번 재보자.'

마음을 먹는 순간 저절로 허공에 떠오르는 아이달의 몸.

"야! 똥물에 튀겨 죽일 흑파리 놈아! 나와!"

호기롭게 마나 확성 마법을 펼쳐 알타카스를 불렀다.

슈우우욱.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어둠의 저편에서 두둥실 떠오르는 시커먼 암흑덩어리.

꿀꺽.

모든 마법사들과 병사들이 보고 있기에 큰소리 빵빵 내질렀던 아이달.

마른침 넘어가는 소리는 그 혼자 들을 수 있었다.

'이 녀석은 왜 안 처와. 지금 나한테 복수하는 거야?'

상대는 8서클 흑마검사.

놈뿐만 아니라 7서클 준 리치들도 10여 명이 보였다.

그런 상황에서 아이달 혼자 달려가는 짓은 아무리 생각해도 손해나는 짓.

혼자서 감당하기 벅찬 아이달은 나타나지 않는 제자 강혁에게 쪼잔한 생각을 품었다.

지구에서 당한 앙갚음을 이제 하려는 것은 아닌지, 심히 의심하였다.

★★★★★★★★★★★★★★★★★★★★★

"발사!"

피이이이이잉! 피비비빙!

'주군, 언제 오시나이까!'

네루만 비행단 중에 코비란 산맥을 방어하는 제4비행단을 제외하고 모든 스카이나이트들이 국경 요새에 집결해 있었다.

원군들이 많았지만 자신들만큼 피를 흘릴 생각을 하지 않을 것이기에 선두에 나선 네루만의 기사들.

데스 와이번들이 사격 거리에 다가왔기에 손에 들고 있는 네루만 표 블레스트 스피어를 던졌다.

단 한 발로 어찌할 수 없는 적들.

발사와 동시에 손에 또다시 잡힌 스피어 한 자루.

제2비행단장인 샤일트 경은 공중에서 전투가 시작되자 주군을 찾았다.

죽음이 두렵지는 않았지만 네루만이 사라지는 것은 생각할 수조차 없었다.

이제 두 번째 스피어를 날리는 순간 놈들은 직접적 사정거리에 들 것이다.

그리고 그다음은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치열한 난전.

별빛 가득한 네루만 상공에 자리 잡은 수천 마리의 와이번들.

그 누가 살아남을지는 오직 신만이 아실 것이다.

'지독한 놈들!'

첫 번째 스피어에 격중당하고도 역시나 추락하지 않고 날아오는 데스 와이번들.

그놈들 위에 타고 있는 데스 스카이나이트들의 손에 검은 빛의 스피어가 들리는 것이 투구에 장착된 마나 스코프로 보였다.

파앗!

'......?'

바로 그 순간, 갑자기 날아가는 샤일트 경 머리 위 상공에서 빛이 번쩍거렸다.

쿠에에에에에에에!

카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

그리고 울리는 와이번들의 울음소리.

'헉! 저들은!'

놀랍게도 전장의 한복판. 그것도 모든 이들의 머리 위에 나타난 이들.

이륙하기 전까지 네루만 대성 창공단에 퍼질러 있던 신전의 성기사 스카이나이트들.

번쩍! 번쩍!

한둘이 아니었다.

빛이 번쩍일 때마다 십여 마리씩 공중에 뿌려지듯 나타나는 신전의 와이번들.

'도, 도대체 무슨 일이야!'

누군가 대규모 워프 마법을 펼치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일.

눈앞에 적들이 다가왔건만 공격할 생각도 못하고 놀라는 네루만의 선두 스카이나이트들.

파아아아아아아아앗.

갑자기 모두의 눈을 부시게 만들어 버리는 엄청난 마법 빛이 상공에서 터졌다.

아군과 적군 할 것 없이 모두가 눈을 감았다.

쿠에에에에에에에에엑.

카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

그리고 들리는 놀란 와이번들의 울음소리.

"......"

빛의 잔상이 망막에서 사라지자 눈을 들어 와이번의 울음소리가 들리는 곳을 바라보는 스카이나이트들.

"허... 억!"

길게 신음을 흘려야 했다.

불과 몇 분 전까지만 해도 아무것도 없던 창공 한쪽에 빽빽이 들어찬 수백 마리의 와이번들.

쿠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그리고 모든 와이번들의 울음소리를 압도하는, 네루만 스카이나이트들에게 아주 익숙한 어느 와이번의 울음소리가 창공에 울려 퍼졌다.

"수고했다, 나의 기사들아...... 내가 왔노라."

샤일트의 투구를 통해 울려 퍼지는 묵직하고 익숙한 한 남자의 목소리.

"주, 주군......"

주군이라 부르며 자신도 모르게 눈물을 주루룩 흘리는 샤일트.

언제나 자신들을 위하여 지옥과 천국을 오가는 자랑스러운 네루만의 주인.

카이어 드 네루만.

지금껏 네루만을 침공했던 모든 적들을 박살 내버린 네루만의 영웅.

네루만을 침공한 암흑제국의 대군을 용서하지 않을 분.

그가 마법을 타고 전장에 나타났다.

세상 그 무엇으로도 어찌할 수 없는 네루만의 주인이 말이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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