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7장 지랄들 하십시오
"성, 성벽을 넘지 못하도록 막아라!"
쿠우웅! 쿠우웅!
"성문을 사수하라! 오우거들을 공격하라!"
죽여도, 죽여도 끝이 없는 몬스터들의 공격.
전투 시작 1시간밖에 지나지 않았건만 마법사들의 마나는 다 소진되었고, 기사들의 손에서 블레스트 스피어도 모두 떨어졌다.
그리고 벌어진 공성전.
공성전에 필요한 사다리도 하나 없느 몬스터들이었건만 동료들의 시체를 계단 삼아 성벽 위로 점점 치달아 올랐다.
크아아아아아!
취이이익!
더군다나 몬스터 특유의 도약력으로 어느새 성벽 위까지 진출하려는 몬스터들.
오우거와 트롤 같은 대형 몬스터들은 어디서 구했는지 대형 해머로 성벽을 후려치고 있었다.
"모두 자리를 사수하라! 이곳이 무너지면 성안에 있는 영지민들이 위험하다!"
행정구역이 재편되면서 제법 많은 수의 영지민들이 영지 곳곳으로 이동했다.
그리고 전투가 시작되기 하루 전 모두 성으로 피난을 왔다.
그 숫자가 무려 3만.
다른 영지와 비교하자면 그리 많은 수는 아니지만 사람의 숫자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네루만에서 3만이라는 숫자는 엄청난 의미였다.
거의 전체 인구 중 20분의 1에 해당하는 숫자였던 것이다.
거기에 병사들까지 합치면 5만에 가까운 목숨.
반드시 사수해야 하는 곳이었다.
"흐흐흐, 이제 네놈들은 끝났다. 어느 누구도 너희들을 도와줄 수 없을 것이다."
어둠 속에서 지휘하는 마수들을 테이밍하고 있는 흑마법사들.
마계가 고향인 마수들은 어둠의 마나를 본능적으로 그리워했다.
비록 수천 년이 흘러 본래 가지고 있던 능력이 떨어졌지만 피를 타고 내려오는 마수의 유전은 흑마법사들의 좋은 먹잇감이었다.
그리고 지금, 흑마법사들에 의하여 테이밍된 마수들은 몬스터들을 지휘하며 공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었다.
전투가 1시간 가까이 흘러 몬스터들 중에 10만 마리 정도가 죽었지만 아직 남아 있는 숫자는 약 30만 마리.
승리의 여신은 네루만 병사들 편이 아니라 몬스터들을 향해 미소를 짓고 있었다.
쿠아아아아아아아!
카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
'응?'
이미 암흑상단을 통하여 입수된 네루만 지형.
제4비행단을 갈라놓기 위하여 이곳의 주력 부대 말고 몇만 마리의 몬스터들이 다른 성을 공격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지금 창공에서 스피어가 떨어져 와이번을 이용하여 무식한 지상 공격을 가하고 있는 와이번의 숫자는 50마리 정도.
그런데 저 멀리 어둠이 깃든 창공에서 힘찬 와이번들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놀란 흑마법사들이 어두운 창공을 바라보았다.
"허억!"
"저, 저건......"
그리고 보았다.
희미한 별빛 사이로 모습을 드러내는 수백 마리의 와이버늗ㄹ.
쇄애애애애애애애액.
쉬쉬쉬쉬쉬쉬쉬쉬쉭.
맹렬하게 성을 공격하던 몬스터들 머리 위로 작렬하는 수백 개의 유성우.
퍼버버버버벅.
케에에엑!
쿠에에에엑!
일순간 성의 정문을 공격하던 공간에 커다란 구멍이 만들어졌다.
"네루만의 사랑하는 병사들이여! 내가 왔노라! 너희들의 영주가 이곳에 왔노라!"
흑마법사들의 귀에 들리는 엄청난 마나가 담겨 있는 목소리.
"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영주님이 오셨다! 우리 영주님이 오셨다!!!!!"
"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패색이 짙던 달포이아 성에서 들려오는 병사들과 백성들의 환호성.
공격을 퍼붓던 몬스터들이 함성에 깜짝 놀라 공격을 멈추었다.
"라! 그! 나! 블! 라! 스! 트!"
그리고 흑마법사들의 귀에 똑똑히 들리는 7서클 대화염계 범위 마법의 영창음.
파아아앗.
순식간에 후방에 대기하고 있던 흑마법사들과 마수들, 그리고 몬스터들 발밑에 생성되는 지름 200미터짜리 역오망성 마법진.
"......!!"
마법사이기에 누구보다 잘 아는 7서클 라그나 블라스트 마법의 파괴력.
번쩍.
대기의 마나를 순식간에 빨아들인 거대한 마법진에서 붉은 빛이 번쩍였다.
퍼어어어어어어어엉!
화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
엄청난 폭음과 함께 역오망성 마법진 안에서 휘몰아치는 붉은 불길.
순식간에 지상 50미터까지 치솟아올랐다.
그리고 그 안에 있던 모든 존재들은 비명 한 번 지르지 못하고 사라져 버렸다.
처음부터 아무것도 없었다는 듯 단 한 조각의 뼈조차도 남기지 못하고 말이다.
★★★★★★★★★★★★★★★★★★★★★
"파이어 스톰!"
라그나 블라스트에 이은 연속되는 7서클 대범위계 화염 마법.
휘리리리리리리리리리링.
화르르, 화르르, 화르르르르르르.
마법의 불꽃 폭풍이 대지를 휩쓸었다.
성벽에 달라붙어 있는 몬스터들이 아니라 괘씸하게 후방에서 대기하고 있던 수십만 마리의 몬스터들 머리 위에 떨어지는 불꽃 폭풍.
쿠에에에에에에엑!
카우우욱!
지상에 난리가 났다.
나의 빵빵한 마나를 머금고 펼쳐지는 파이어 스톰 마법의 범위는 무려 지름 500미터.
그 안에 빽빽하게 밀집해 있던 몬스터들이 마법 불꽃에 녹아 흘러내렸고, 사정거리 밖에 있던 몬스터들은 튀어나온 불꽃의 파편에 죽어라 도망을 쳤다.
'간악한 검은 똥파리 새끼들.'
비행하고 있지만 똑똑히 느껴지는 불순한 음차원의 마나들.
순수한 흑마법사의 길을 걷지 않고 여러 가지 사악한 마법 대법으로 마나를 축적한 흑마법사들이 몬스터들을 조종하고 있음이 느껴졌다.
그리고 그런 흑마법사들 머리 위에 집중적으로 마법들을 난사했다.
"쿠오오오오오오오오오!
"우후우후, 우후, 우후후후!"
이곳까지 날아오면서 몇 번 쉬지도 못했건만 신이 난 테미르 족 용사들.
원숭이 울음소리 같은 괴성을 지르며 스피어를 사정없이 던지고 있었다.
'에휴, 스피어 걱정하지 말라고 했더니 정말 무식하게도 날리네.'
네루만에 스피어 재고가 상당했기에, 스피어 걱정 말고 공격하라는 말에 신이 난 테미르 족 용사들.
오크들을 향해서도 스피어를 발사하며 낭비를 일삼고 있었다.
"주군!"
투구에 들려오는 제4비행단 단장 제니스의 반가운 목소리.
"수고가 많았다."
"아, 아닙니다."
목소리가 울먹이고 있었다.
내가 생각하기에는 라이케르와 썸씽이 있었던 제니스.
기사 직을 헌신짝처럼 내던지고 사라진 라이케르 때문에 충격을 받기도 했을 것이며, 오늘처럼 대책없는 몬스터들의 무식한 공격에 스카이나이트로서의 자존심도 상했을 것이 분명했다.
"귀관의 부대는 창공단에 착륙하여 무기를 새로 지급받도록 하라. 그리고 몬스터들이 물러가면 병사들을 동원하여 스피어를 수거하도록."
"명!"
내가 내린 명령이 그리도 좋은지 울먹이는 와중에도 힘차게 대답하는 제니스.
"주군......"
힘찬 대답 뒤에 조용히 나를 부르는 제니스의 부름.
"말하라."
"고맙습니다. 네루만을 이렇게 사랑해 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
네루만이 고향인 제니스.
그녀의 말에 마음이 따스해졌다.
나만큼이나 네루만을 사랑하는 진심이 절절이 느껴졌다.
"조금만 더 수고하라. 이 전쟁이 끝나면 내 라이케르 이놈을 잡아다가 제니스 경 앞에 무릎 꿇게 만들 것이니!"
"호호, 알겠습니다. 반드시 그렇게 만들어주십시오."
언제 울었냐는 듯 기쁨의 미소를 터뜨리는 제니스.
쿠게게게.
카라라라라.
우두두두두두두두두.
후방에서 지휘하던 흑마법사들과 마수들이 대부분 불에 타 죽자 그제야 정신이 든 몬스터들.
고향인 코비란 산맥 쪽을 향해 죽어라 도망을 치기 시작했다.
'기다려, 네루만 영주 카이어님이 나가신다!'
몬스터들이 도망치자 바로 기수를 덴포스로 돌렸다.
감히 네루만에 와서 생색만 내려는 못된 영혼들.
오늘 임자 제대로 만나 버렸다.
★★★★★★★★★★★★★★★★★★★★★
"흐흐흐......"
영혼을 잃었기에 병사의 생명과 같은 무구들을 간수하지 못하는 암흑 병사들.
그리고 그런 병사들을 지휘하는 데스나이트들.
어둠이 짙게 깔리고 마력장이 펼쳐져 전혀 볼 수 없게 만들어놓은 암흑제국의 진지.
워프 게이트를 열고 파멸의 흑마검사 알타카스가 도착했다.
처저적.
자신들의 주인이 나타나자 고개를 숙이는 데스나이트들.
상공에는 데스 와이번들이 지치지도 않는 듯 모두 정지비행으로 대기하고 있었다.
"준비가 모두 끝났습니다. 명령을 내려주십시오."
대기하고 있던 흑마법사들과 악신 케르마의 사제들이 명을 기다렸다.
이미 코비란 산맥에서 몬스터들이 네루만의 도시들을 공격하고 있을 순간.
알타카스는 만족한 미소를 지으며 요새의 한쪽을 바라보았다.
"저놈이 아이달이라는 애송이군."
200년을 산 아이달을 애송이라 부르지 알타카스.
알타카스가 첫사랑에 실패만 하지 않았더라면 아이달은 증손자뻘밖에 되지 않았다.
마력장을 뚫고 요새 성루에 서 있는 아이달을 바라보았다.
파바밧.
그런 알타카스의 시선을 느끼고 고개를 돌린 아이달.
수 킬로의 거리를 두고 두 사람의 투기가 허공에서 부딪쳤다.
"맛있는 마나 냄새야."
오직 8서클 마검사 알타카스만이 느끼는 달콤한 마나 향기.
입가에 미소를 짓는 알타카스.
미소와 달리 눈동자에는 차가운 살기가 담겨 있었다.
★★★★★★★★★★★★★★★★★★★★★
'옴마야!'
마력장이 펼쳐져 있기에 다른 이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암흑제국 병사들의 움직임.
8서클 마법사 아이달만 모든 것을 꿰뚫어 볼 수 있었다.
그리고 방금 전 놈이 나타난 것을 알아챘다.
눈으로 보이지 않아도 마나가 말해주었다.
'어디다 대고 윙크질이야! 이놈의 변태 똥파리 같은 새끼가.'
수 킬로의 거리였건만 똑똑히 느껴졌던 투기.
아이달은 오랜만에 어린 시절 동네 아이들과 패싸움하던 시절로 돌아간 기분을 맛보았다.
8서클의 경지, 아니, 6서클에 오르는 순간부터 어느 누구도 감히 아이달을 업신여기지 못했다.
더욱이 8서클에 올라서는 세상 모든 것을 손안에 쥐고 마음껏 가지고 놀던 아이달.
잠자던 사자의 코털을 건드리는 다른 사자의 도발에 심장이 벌렁거리며 뛰는 것을 느꼈다.
'그래, 오늘 개 값 물어주자.'
과거 몇십 년 전에 저런 식의 도발적인 눈빛을 던졌던 이탈리아 마피아.
알프스 산 깊숙한 곳에 수백 명을 묻어버렸던 과거가 문뜩 떠올랐다.
아직도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알타카스의 시선.
아이달이 천천히 오른손을 올렸다.
척!
그리고 힘차게 놈에게 중지를 펼쳐 들었다.
'이거나 처먹어!'
지구에서 가장 큰 욕 중의 하나인 뻑큐!
그렇게 아이달은 도발을 시작했다.
누구도 나서줄 수 없는 8서클 마법사들끼리의 한 판 승부.
벌써 치열하게 시작되고 있었다.
★★★★★★★★★★★★★★★★★★★★★
콰앙!
네루만 대성 창공단에 착륙하자마자 찾아온 네르안의 신전.
화가 머리끝까지 치솟았다.
내 기사들과 와이번들이 쉬어야 할 창공단을 버젓이 점령하고 있는 400마리의 각 신전 소속 와이번들.
지금이 때가 어느 때라고 누워서 퍼질러 자고 있는 놈들도 있었다.
부서질 듯 문이 열리자 신전 안에 있던 신관들이 일제히 나를 보았다.
"허억......!"
"카, 카이어... 영주!"
무덤에서 나온 귀신을 보는 것같이 나를 보고 놀라는 신관들.
뚜벅뚜벅.
이글거리는 눈길로 신관들에게 다가갔다.
"멈추시오. 여기는 신성한 네르안님의 신전. 아무리 영주라 하더라도......"
앞을 막아서는 두 명의 성기사.
퍼억! 퍽!
"컥......!"
"켁!"
"좆 까!"
앞을 막아서던 성기사 놈들의 아랫도리에 작렬하는 오른 발차기 두 방.
"왜, 왜 그러십니까."
"카... 카이어 영주, 무슨 일이오이까. 다짜고짜 이 무슨 행패......"
신전 안에는 신관들 수십 명이 있었다.
그중에서 나와 안면이 있던 자가 내 앞에서 행패라는 말을 뱉었다.
그 순간 뻗어지는 오른팔.
퍼억!
"크헉!"
에어 플레이트에 부착되어 있는 건틀렛에 입을 맞고 쓰러지는 신관.
인정사정없는 일격에 앞으로 수프만 먹고 살아야 할 팔자로 전락했다.
"꿇어."
조용히 신전 안에 울리는 냉정한 목소리.
"......"
내 분노가 담긴 내 한마디에 서로의 눈치를 보며 무릎을 꿇지 않는 신관들.
"흐흐흐......"
입가에 지어지는 비릿한 미소.
팟!
그대로 몸을 날렸다.
쉬이이익.
퍼버벅, 퍼버버벅.
그리고 서 있는 모든 인간 종자들을 향해 뻗어가는 무식한 발과 주먹.
"크아아아악!"
"커억!"
비명을 지르며 짚단처럼 쓰러지는 신관 놈들.
"사... 살려주십시오!"
"으아아아! 제발... 멈추십시오!"
내 하체를 붙들고 매달리는 신관.
콰득.
그대로 발로 놈의 등판을 찍어 눌렀다.
"네놈들의 눈에는 네루만이 놀이터로 보이더냐!"
싸늘하게 살기까지 담겨 있는 일갈.
"밖에서는 대륙을 노리는 암흑제국 놈들이 진을 치고 있건만, 감히 거드름을 피워?"
"오해이십니다!"
"오해입니다. 우리는 영주님의 명을 기다렸을 뿐입니다."
"그, 그렇습니다. 영주님이 오셔서 저희들을 이끌어주시기를 기다렸습니다."
피칠한 얼굴로 변명을 늘어놓는 신관들.
"지랄들 하십시오."
입에서 터져 나오는 대한민국의 걸쭉한 욕설.
알아듣지 못하는 말에 입을 다문 신관들.
"마지막 기회를 주겠다. 지금 즉시 튀어나가 성기사들을 이끌고 국경 요새로 가라. 만약... 늦는 자가 있다면 네루만의 거름으로 만들어 버리겠다."
우두둑.
건틀렛을 치켜들고 목을 움켜쥐는 자세를 취했다.
후다다닥.
그리고 더 이상 말이 필요없었다.
나의 명령을 기다렸다는 신관들.
부리나케 밖을 향해 뛰쳐나갔다.
'좌우지간 밥값 못하는 것들은.'
이런 위급한 순간에도 격식이며 허례를 따르고자 하는 놈들.
네루만에 절대 필요없는 악의 종자였다.
'바로 이동해 볼까.'
나를 제외하고 테미르 용사들은 국경 요새를 향해 떠났다.
썩어빠진 정신으로 살고 있는 신관들과 왕국 연합군과는 차원이 다른 용사들의 못브.
앞으로 두고두고 좋은 놈들이라고 기억해 둘 참이었다.
★★★★★★★★★★★★★★★★★★★★★
'오셨군요......'
신관들이 제집처럼 사용하던 네르안의 신전.
아무리 착한 아르미스라 해도 신관들의 못된 모습에 화가났다.
그리고 신전 안에 있는 자신의 처소에 들어가 신관들과 거리를 두었다.
신전에 있는 아르미스도 느껴지는 네루만의 긴박감.
서로 힘을 합쳐도 모자랄 판에 신관들은 자신들끼리 모여 해묵은 교리 논쟁과 쓸데없는 말장난으로 시간을 때우고 있었다.
물론 몇몇 신관들을 네루만을 돕자고 했지만 대다수 신관들이 거절을 했다.
이곳에 오는 것만으로도 자신들이 대단한 일을 했다고 착각하는 신관들.
그들에게 화가 났지만 아르미스는 미워하지 못했다.
저들 또한 불쌍한 신의 자식들.
신관들을 대신하여 아르미스는 참회 기도를 드리고 있었다.
그런데 들려오는 비명 소리.
황급히 밖으로 나오던 아르미스는 신전의 문 앞에서 한 남자를 볼 수 있었다.
세상 무서운 줄 모르고 살아왔던 신관들의 몸에 틀어박히는 카이어의 무식한 주먹과 발길질.
순식간에 오만과 독선에 빠져 있던 신관들은 기겁을 하며 고개를 숙였다.
감히 그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카리스마를 소유한 카이어.
이번에는 아르미스도 말리지 않았다.
가끔씩 맞아야 정신을 차리는 인간들도 있다는 것을 깨달으면서 말이다.
'나도 이렇게 있을 수 없다.'
어느새 밖으로 나가 버린 카이어.
그의 뒷모습을 보며 아르미스는 다짐하였다.
사랑을 결코 멈춰 있지 않는 것.
또각또각.
밖을 향하여 걸어나가는 아르미스.
그런 그녀의 뒤로 소리없이 성기사들이 모습을 드러내며 호위를 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