턱봉이[poik66] 타이핑 했습니다!
제180장 영원한 초대 손님
위위이이이이잉!
"오오오오!"
"가, 가동이 된다!"
"아... 아름답다!"
'역시 난 마법의 천재라니까. 흐흐흐.'
요새 방어의 핵심인 마법 방어진.
대지, 바람, 물, 불의 사대 요소를 품고 있는 모든 마법들에 대한 저항력을 나타내는 십여 가지 이상의 마법 불빛.
미스릴 합금판 위에 만들어진 마법진이 눈이 부실 정도로 빛을 풍겨내자 마법사들이 황홀한 감탄사를 터뜨렸다.
마법에 죽고 마법에 사는 마법사들.
그것도 마탑에서 버림받다시피 전투 마법사의 길을 걸었던 이들에게 고서클 방어 마법진은 환상 그 자체일 것이다.
"마법진을 보고 잘들 연구해 봐."
"감사합니다, 탑주님!"
"감사합니다!"
모든 것은 하나로 통한다는 말처럼, 마법 또한 별반 다르지 않았다.
고서클 마법 지식이 녹아 있는 마법진은 일반 마법사들이 쉽게 접할 수 없었다.
그런 마법진을 매일처럼 보다 보면 깨달음의 장벽을 깨는 자들도 있다 들었다.
그렇기에 하시아스를 비롯한 마법사들이 소리쳐 감사하다 인사를 전해온 것이다.
'이제 요새가 완벽하게 가동이 되겠군.'
마음이 뿌듯하였다.
하나둘씩 제자리를 찾아가는 네루만.
이제 지상으로 넘어오는 적들은 모두 이 요새에 막혀 꼼짝도 못할 것이었다.
'로시아테는 잘 있나 모르겠네.'
나도 바빴지만 왕국 안정화에 정신이 없을 하비스 왕국의 공주 로시아테.
'한 번 가봐?'
하비스 왕성은 국경 요새에수 그리 멀지도 않았다.
안정적으로 네루만이 돌아가자 잠시 외도(?)를 하고 싶은 마음이 일었다.
'그래, 생각난 김에 한 번 가보지 뭐.'
나를 말릴 사람도 없었다.
다른 귀족들과 달리 호위기사 하나 없이 행동하는 것이 편한 나였고, 그런 나의 안전을 걱정할 인느 네루만에 없었다.
모든 이들은 알고 있었다.
내가 그들을 걱정하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
★★★★★★★★★★★★★★★★★★★★★
"제, 제국에서 사신이?"
라비테르 제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유케인 왕국.
한때는 멸망한 페르칸 왕국과 동맹을 맺어 호전적인 라비테르 제국을 견제했지만 도와줄 사이도 없이 갑작스럽게 멸망한 페르칸 왕국 때문에 지금은 제국의 눈치만 보고 있었다.
갈 곳이라고는 바다와 그만그만한 영토를 소유한 베르카인 왕국밖에 없었다.
더욱이 케스미르 해적들의 해상 봉쇄로 인하여 바다로 나갈 수도 없기에, 제국을 통해 모든 상행위가 이루어졌다.
그런 유케인 왕국 왕성에 라비테르 황제가 보낸 사신이 도착했다.
"그러하옵니다, 전하. 제국의 외무대신인 페소카니안 후작이 직접 찾아왔습니다."
"음....."
시종장의 보고에 신음을 흘리는 국왕 리바이토르.
아직 패기가 넘쳐야 할 사십대 후반이었건만 큰 키에 마른 체격의 국왕은 겁이 많았다.
어릴 적 볼모로 제국에 잡혀갔다 돌아온 이후로 제국에 대한 공포가 막연하게 자리 잡고 있었다.
"전하, 최대한 제국의 청을 거절하셔야 하옵니다."
국왕의 찌푸린 얼굴에 대전 안에서 방금 전까지 회의를 하던 사모트안 공작이 국왕을 안타깝게 바라보았다.
사실 제국이 마음만 먹는다면 유케인 왕국 정도는 보름도 안 돼 패망의 길을 걷게 될 것이었다.
폐쇄적인 지형 때문에 베르카인 왕국을 제외한 타 왕국과 전혀 교류가 없었고, 귀족들이나 기사들 모두 제국에 대한 본능적인 두려움에 빠져 있었다.
그리고 소유하고 있는 전력도 왕국이라 말하기에는 좀 무리가 있었다.
기껏해야 총 400마리도 안 되는 스카이나이트들을 보유하고 있었고, 정규 병력도 10만을 넘지 않았다.
그런 유케인 왕국이었기에 최대한 주변 정세를 살펴야 했다.
제국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고 왕국의 명맥을 유지하는 방법은 그것밖에 없었다.
"알겠네. 사신을 데려오라."
힘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알겠다는 말을 꺼내었지만 눈동자가 흔들리는 국왕 리바이토르.
사신을 데려오라는 말에 시종장이 밖으로 물러갔다.
"전하, 조금만 더 힘을 내시옵소서. 곧 왕국에 신의 은총이 임하실 것이옵니다."
유케인 왕국의 단 한 명뿐인 공작 사모트안의 뜨거운 목소리.
지난 세월 왕실과 외척 관계를 유지하며 든든한 기둥 노릇을 하고 있는 공작가는 왕실과 한 몸이었다.
"휴우... 그래야지."
하지만 자신감을 거의 상실한 국왕 리바이토르.
불안한 시선으로 대전 문을 바라보았다.
"전하! 라비테르 제국 황제의 사신 페소카니안 후작이옵니다!"
문밖에서 시종장이 커다란 목소리로 사신의 알현을 알렸다.
"알현을 윤허하노라."
제구그이 눈치를 보고 산다지만 그래도 명색이 왕국의 국왕.
리바이토르 국왕의 목소리가 대전을 울렸다.
끼이이익.
허락이 떨어지자 왕실을 상징하는 황금 쌍사자가 조각된 커다란 대전 문이 열렸다.
저벅저벅.
그리고 당당하게 안으로 들어서는 한 남자.
최근 라비테르 제국의 외무대신으로 임명받은 페소카니안 후작이 속을 알 수 없는 작은 눈에 미소를 머금고 짧은 다리를 움직이며 국왕 앞으로 다가왔다.
"대 라비테르 제국의 위대하신 하드베르야 폰 라비테르 3세 황제의 명을 받들고 페소카니안이 유케인 왕국을 다스리시는 국왕 전하를 알현하옵니다."
"....."
처음부터 제국과 황제의 이름을 들먹이며 국왕을 압박하는 페소카니안 후작.
그가 보이는 외교적 결례에 대전 안에 있던 귀족들과 근위기사들의 얼굴이 미미하게 찌푸려졌다.
"어, 어서 오시오, 페... 페소카니안 후작."
국왕도 익히 알고 있는 이였다.
제국에 볼모로 잡혀 있을 시기에 제국 기사학교에서 같이 수업을 받았다.
그리고 그 당시, 국왕을 괴롭히던 제국 귀족 자제들 중의 한 명이기도 했다.
"오랜만에 뵙습니다, 리바이토르... 전하."
리바이토르라는 이름을 부른 뒤에 잠시 후에 전하라는 말을 붙이는 페소카니안.
그의 부름에 국왕의 얼굴은 씰룩이며 굳어갔다.
그동안 제국에서 사신이 찾아오지 않는 것도 아니었다.
아니, 볼모 기간이 끝나고 왕국에 돌아와서도 어쩔 수 없는 황제의 생일이나 제국의 대행사 때 찾아가야 했다.
그럴 때마다 알게 모르게 리바이토르에게 압력을 행사하던 제국 귀족가의 자제들.
나이가 먹었음에도 변하지 않았다.
아무리 국왕이라 해도 동등한 대우를 받을 수 없는 약소국이었기에 대전 안의 모두가 느낄 수 있을 정도로 무례를 범했다.
"조금 말씀이 심하신 것 같소이다, 페소카니안 후작. 아무리 경이 황제 폐하의 명을 받들고 왔다 하지만 일국의 국왕 전하께 이런 모욕적인 언사라니! 지금 바로 사과하시오!"
얼굴이 벌겋게 상기된 사모트안 공작이 큰소리로 후작에게 사과하라 소리쳤다.
"모욕적인 언사? 지금 공작께서는 본 후작의 어느 말이 모욕적이라 말하는 것이오이까? 황제 폐하의 명을 받들고 온 내가 국왕 전하께 무슨 큰 결례를 범했단 말이오이까?"
두툼한 턱살을 흔들며 금시초문이라는 표정을 짓는 페소카니안.
"이....."
이를 악물며 후안무치한 후작을 노려보는 사모트안 공작.
"국왕 전하, 혹시 제 말이 결례가 되었는지요?"
뻔뻔한 얼굴로 당혹한 표정을 짓고 있는 리바이토르에게 질문을 던지는 후작.
"아, 아니오. 짐은 아무런 결례도 느끼지 못했소."
국왕을 바라보는 살모사 같은 눈길에 흠칫 놀라며 손사래까지 치면서 부인하는 국왕.
그 모습을 허탈한 눈길로 바라보는 사모트안 공작.
주군의 명예를 지키고자 했으나 스스로 명예를 버린 주군.
"하하. 그렇다면 다행입니다. 그건 그렇고, 황제 폐하의 밀명을 받들고 왔습니다만....."
밀명이라는 말을 강조하며 대전 안에 있는 귀족들과 근위기사를 바라보는 페소카니안.
"경들은 모두 물러나라. 그리고 내 명이 있기 전까지는 대전의 출입을 금하는 바이다."
"명!"
국왕의 명령에 명을 외치며 서둘러 대전을 빠져나가는 근위기사들과 귀족들.
'하아, 안타깝도다. 안타까워.....'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여 왕국과 국왕을 보필하였지만, 점점 기울어져만 가는 유케인 왕국.
공작의 신분이었건만 밀명이라는 말 한마디에 대전 밖으로 쫓겨나는 사모트안은 안타까움을 금하지 못했다.
끼이이익.
쿠우웅!
그리고 공작이 밖으로 나가자 대전의 문이 쿵 소리를 내며 닫혔다.
비밀 회의를 할 때만 사용되는 대규모 사일런스 마법진이 가동되는 듯, 대전에서 요동치는 강렬한 마나의 기운이 느껴졌다.
숨죽이고 살아야 할 왕국의 운명을 말해주듯이.....
★★★★★★★★★★★★★★★★★★★★★
"카이어님!"
타다다닥.
과거시험에 급제한 이도령을 만나러 나온 춘향이처럼 나를 향해 뛰다시피 달려오는 로시아테.
'에구, 넘어질라.'
황금실로 장식된 푸른 드레스 자락을 잡고 나타나는 로시아테의 모습에서 뭉클 가슴이 뜨거워졌다.
생각보다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했지만 일이라는 핑계 때문에 저리 나를 좋아하는 여인을 멀리했었다.
"오, 오셨어요..... 하아, 하아."
내가 왔다는 소식에 왕궁에서 달려왔는지 숨을 학학거리는 로시아테.
내 앞에서 숨을 쉬는 그녀의 이마에서 송골송골 땀이 배어 나왔고, 깊게 숨을 들이켜는 호흡에서는 달콤한 과즙 향이 풍겨왔다.
'군기가 바짝 들었군.'
블루빛 물방울 다이아몬드 같은 눈동자를 반짝이는 로시아테 뒤편으로 보이는 근위기사들의 모습.
달라져 있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기사답지 않은 기운을 풍겨내던 이들이 지금은 어깨에 바짝 힘이 들어가 있었다.
"잘 지내셨습니까, 로시아테 공주님."
빙긋 웃음을 지으며 로시아테의 따뜻한 눈을 응시했다.
"네... 아주 잘 지냈어요."
내 웃음에 활짝 미소를 지으며 눈웃음을 짓는 로시아테.
'향기 좋고!'
로시아테 하면 생각나는 연한 제비꽃 향기.
그녀의 그윽한 체취를 바람결에 맡으며 찾아오기 잘했다고 생각했다.
"다행입니다."
잘 지낸 것 같아 보였다.
아직 어린아이 젖살같이 뽀안 피부는 쌩얼이라 믿기 힘들 정도로 잡티 하나 없었고, 작고 앙증맞은 붉은 입술은 그녀의 건강을 증명하는 듯했다.
"소문에, 아직도 바쁘시다던데 이곳까지는 어인 일로....."
기쁨의 와중에도 일국을 책임지는 공주답게 찾아온 이유를 묻는 로시아테.
"갑자기 보고 싶어서 찾아왔습니다."
조용히 그녀의 귀에 속삭이듯 말했다.
"....."
내 말에 얼굴을 빨갛게 물들이는 로시아테.
"아직 저녁 식사 전이면 밥 한끼 주시겠습니까?"
황홀한 표정을 짓던 로시아테에게 저녁 식사 초대를 부탁했다.
"네? 네!"
'언제 봐도 아름답단 말이야.'
달리 대륙 북부 제일의 미녀라는 칭호를 받는 여인이 아니었다.
활기찬 생명의 기운이 가득 들어찬 로시아테의 모습.
입가에 잔잔한 미소가 저절로 만들어졌다.
★★★★★★★★★★★★★★★★★★★★★
"정말 감사합니다, 카이어님."
갑작스러운 방문이었건만 아주 만족스러운 저녁 식사.
왕국이 제대로 돌아감을 말해주듯 왕실 정찬이라 불러도 부족하지 않았다.
향긋한 내음이 가득한 버섯과 각종 봄 야채로 만들어진 수프, 과일향으로 비릿함을 제거한 여러 생선들과 부드러운 암송아지 스테이크와 각종 고기들.
거기에 와인 대신에 자리 잡은 아이스 마법이 걸려 있는 주석 잔에 가득 담겨 있는 거품 넘치는 황금 맥주까지.
왕실 식탁을 가득 채운 수십 가지 요리를 배불리 먹고 나자 로시아테가 정말 감사하다는 말을 꺼내왔다.
"카이어님과 네루만 덕분에 국경 통행세가 대폭 늘어났습니다. 바즈란 제국에서 네루만을 혈맹으로 선포한 이후로 상단들의 움직임이 활발해졌습니다."
하비스 왕국을 운영하는 왕족으로서의 감사함을 잊지 않는 로시아테.
"하하. 별말씀을 다 하십니다."
호탕하게 웃음을 터뜨렸다.
하비스 덕분에 네루만도 얻는 것이 많았다.
어떤 침략군이라도 보병을 이끌고 나타나면 하비스 왕국의 영토를 지나야 했다.
그리고 그 정보들을 로시아테는 빠짐없이 보고해 주었다.
이와 잇몸 같은 관계.
하비스 왕국은 네루만의 일차적 방어진지였다.
"왕국 기사들도 카이어님을 닮고자 아주 열심히 내고 있습니다. 듣기로 현재 모든 대륙의 기사 지망생들은 카이어님을 영웅으로 칭송하며 본받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합니다. 혼자 힘으로 쓰러져 가던 네루만 영지를 대륙 최고의 영지로 성장시키고, 바즈란 제국 황실을 위기에서 구해낸 진정한 기사 중의 기사라고 말이에요."
자신의 기쁨인 양 기분이 업이 된 로시아테가 내 칭찬을 늘어놨다.
'당연히 그래야지. 나 아니었다면 대륙은 피바다에 잠겼을터인데 말이야.'
인간들이 살아가는 동안 피의 투쟁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내 것보다 더 커 보이는 타인의 재물과 타인의 땅.
수십 년 동안 이렇다 할 전쟁 없이 평안을 유지하던 대륙은 그 안으로는 엄청난 욕망의 에너지가 축적되어 있을 것이다.
휴화산이 다시 활발한 분출 욕구를 품는 활화산으로 변하는 것은 순식간.
대륙이 그렇게 욕망의 화산을 분출하려는 순간, 내가 나타나 강력한 빙계 마법으로 화산을 식혀 버렸다.
바즈란이 무너졌다면 동맹을 맺고 침공했던 왕국들이 서로 많은 땅을 차지하겠다고 치고받았을 것이 분명했고, 그사이 국제적 힘의 균형이 무너진 틈을 타서 강국들이 약소국들을 침공할 것은 자명한 일이었다.
그런데 바즈란에 불붙던 욕망의 불씨가 사그라지자 욕망은 수면 아래로 잠기었다.
전쟁이라는 것이 단순히 승자와 패자가 나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 살아가는 모든 백성들의 피를 에너지 삼는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진실이었다.
그런 피의 수레를 멈춘 나를 칭송하고 본받으려 노력하는 자세는 적극 추천하는 바였다.
"공주님도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둘만 있다면 따스한 눈빛을 교환하며 편안하게 말을 놓겠지만, 식사 시중을 드는 시종들과 로시아테 곁에서 떨어지지 않는 근위기사들 때문에 말을 놓을 수가 없었다.
"...네. 카이어님은 제가 본 기사들 중에 가장... 훌륭한 기사이십니다."
직설적인 물음에 수줍게 대답하는 로시아테.
앙 하고 깨물어주고 싶을 정도로 귀여움이 물씬 풍겨왔다.
똑똑.
그렇게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는 식당의 문을 두드리는 노크 소리.
"공주마마, 국왕 전하께서 찾으시옵시다."
"네? 아, 아바마마가요!"
"그렇습니다. 지금 막 깨어나셔서 공주마마와 카이어 백작님을 들라 하십니다."
'혼수상태인 국왕이 깨어났어?'
네루만 옆집 주인이었기에 나도 소문을 들어서 알고 있었다.
원래부터 기력이 쇠하던 국왕은 왕국의 위기 순간에도 오늘내일하며 침상에 누워 있다 들었다.
그렇기에 모든 왕국의 대소사를 로시아테가 처리하고 있었다.
'그런데 나는 왜 찾아?'
로시아테뿐만 아니라 나를 찾는다는 사실에 의문이 들었다.
"카이어님, 어서 가요. 아바마마가 일주일 만에 깨어나셨어요."
국왕이 깨어났다는 소식에 한없는 기쁨을 감추지 못하는 로시아테.
어머니인 왕비까지 돌아가신 상황에서 국왕까지 신의 품으로 가버리면 고아가 될 것이다.
그런 그녀에게 있어 국왕은 세상 그 무엇보다 중요한 존재일 것이다.
"찾아뵙고 인사를 드리고 싶었는데 잘되었습니다."
한 번쯤은 인사를 올리고 싶었다.
왕성에 와서도 가장 큰 어르신인 국왕에게 인사를 하지 않는다는 것은 예의가 아니었다.
거기에다 저렇게 예쁘고 똘똘한 로시아테를 만들어(?) 주신 분이 아니던가.
하얀 냅킨으로 입을 닦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기분이 어째.....'
막상 자리에서 일어났지만 묘한 감정이 느껴졌다.
마치 장인어른에게 따님을 주십시오라고 허락을 받으러 가는 것 같았다.
사실 그 마음도 조금 있었다.
그 누구에게도 주기 아까운 북부대륙 제일의 미녀 로시아테.
그녀만 좋다면 내 파라다이스의 영원한 초대 손님으로 만들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