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4장 친구일 뿐이야. (15/18)

14장 친구일 뿐이야.

[씬#1: 봄방학, 캘리포니아 남부의 한 해변. 벤은 의자에 누워 비키니 차림을 한 여자애들을 구경하며 루트 맥주를 홀짝인다. 저 앞쪽에서는 메간, 캐시디, 일레인이 비키니 탑을 푼 채 엎드리고 누워 등에 햇볕을 쬐고 있고 벤의 옆 자리에서는 에이드리안, 린, 헤더 등이 막 자리를 펴고 있다.]

벤: (에이드리안이 선크림을 꺼내는 것을 보고 아무 생각 없이) 등에 발라줄까?

에이드리안: (선크림을 건네려다 벤 옆의 앨리를 의식하고 손을 움츠린다.) 괜찮아, 혼자서도 바를 수 있어.

린: (선크림 병을 낚아채며) 내가 발라줄게.

(벤은 어깨를 으쓱이고 도로 의자에 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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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씬#2: 농구장, 벤이 케니의 팔꿈치에 험하게 옆구리를 찔려 바닥으로 나가떨어진다.]

케니: (타임아웃을 부르고 벤한테 손을 내민다.) 괜찮냐?

벤: 팔꿈치 좀 작작 갈겨, 인마!

케니: (웃으며) 멀쩡한 것 같은데 비키기나 하시지.

(벤이 투덜대며 몸을 일으키고 벤치로 걸어가자 에이드리안이 튀어나온다.)

에이드리안: (근심스러운 표정으로 벤의 셔츠를 들춘다.) 벤, 괜찮아?

(그러나 앨리가 게토레이 병을 들고 달려오자 에이드리안이 눈치를 보며 벤치로 물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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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씬#3: 시합이 끝나고 다들 돌아갈 채비를 하고 있다. 에이드리안은 주차장으로 향하고 있다.]

애비: (케니한테 매달리며 앨리한테) 엄마한테 늦을 거라고 전해줘, (킥킥대며 벤과 앨리를 번갈아 쳐다본다.) 너도 딴 데로 새지 않을 거라면.

(앨리는 듣는 둥 마는 둥 빨간색 무스탕에 오르는 에이드리안을 바라보고 있다가 느닷없이 주차장으로 걸어간다. 벤은 어리둥절해하며 앨리를 쫓아간다. 앨리는 시동이 걸린 무스탕 창을 두드리고 에이드리안이 창을 내린다.)

앨리: (턱하고 팔짱을 낀다.) 얠 원하면 너 가져.

에이드리안: (얼굴을 찡그리고 벤을 힐끔 쳐다보며 시동을 끈다.) 뭐라구?

앨리: (벤한테 고개를 까닥이고) 원하면 얠 가지라구. 애초에 네 것이었으니깐.

에이드리안: 무슨 말을 하는 거야?

앨리: (한숨을 쉬며) 얠 사랑해?

에이드리안: 앨리 난-

앨리: (에이드리안의 말을 끊으며) 얘랑 함께하고 싶잖아?

에이드리안: (조심스레) 앨리, 난 너희 관계를 존중해. 벤하고 난 절대-

앨리: (에이드리안의 말을 가로막고 다소 되바라지게) 함께하겠단 거야 말겠단 거야?

(에이드리안은 눈을 깜박이며 입술을 깨문다. 그리고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앨리와 벤을 번갈아 쳐다본다. 그렇게 1분이 흐른다.)

에이드리안: (한숨을 내쉬며) 아니.

앨리: (길게 숨을 들이켜며) 에이드리안, 나 때문이라면-

에이드리안: 그렇지 않아, 앨리. (밴을 쳐다보며) 너하고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일이야. 다 나하고 벤하고만 관계있는 일이야. 우린 친구일 뿐이야.

(앨리는 한 발짝 뒤로 물러서서 상황을 가늠해보려는 듯 벤과 에이드리안을 번갈아 쳐다보고 벤과 에이드리안은 서로 뚫어지게 바라보고만 있다.)

앨리: (둘 사이에 끼어들며 에이드리안한테) 알았어, 뭐 이젠 어느 정도 일단락이 되었으니깐 하는 말인데, 둘 다 내가 있다고 어색하게 굴지 말았으면 좋겠어.

에이드리안: 허?

앨리: (눈을 굴리며) 왜들 이러셔? 선크림 때도 그렇고 오늘도 내가 다가오니깐 도망쳐버렸잖아. 어색하게 구는 게 빤히 보인다구.

(에이드리안은 얼굴을 붉히고 벤은 바닥을 내려다본다.)

앨리: 맞아, 벤하고 난 데이트해. (어깨를 으쓱이며) 하지만, 난 너희가 심각한 사연이 있는 사이라는 걸 알아. 어쩌면 넌 나보다 훨씬 벤하고 가까운 사이일 거야. 난 현재 벤한테서 얻는 것만으로도 만족해. 그러니깐, 내 눈치 보지 말고 둘이 원하는 대로 했으면 좋겠어. 예전처럼 돌아가는 가는 것 말이야. 알았어?

에이드리안: (벤을 올려다보고 입술을 깨문다.) 글쎄, 꼭 예전처럼 돌아가는 걸 바라는 건 아니지만...

앨리: (에이드리안의 암시를 눈치채고) 나 진심으로 한 말이야. 그러니깐, 얘랑 섹스해도 뭐라 하지 않을게. 난 벤의 여자친구가 아냐.

에이드리안: 앨리...

앨리: (두 손을 들어 올리며) 너희 도대체 왜 이렇게 어렵게 구는 거니? (벤을 쳐다보고는 주차장 건너편에서 걱정스럽게 자기를 지켜보는 언니한테 눈길을 돌린다.) 둘이서 해결해. 난 언니랑 같이 돌아갈 테니깐.

벤: (앨리를 붙잡으며) 앨리, 기다려.

앨리: 나중에 전화해줘, 벤. (언니한테 돌아서며) 그럼 내일 보는 거다, 알았지?

벤: 난...

(앨리는 벤이 우물쭈물 대는 동안 케니의 차에 올라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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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씬#4: 에이드리안의 침실, 에이드리안은 침대에 다리 쭉 뻗고 앉아 있고 벤은 한쪽 의자에 앉아있다.]

에이드리안: 나한테서 바라는 게 뭔데?

(벤이 예전의 추억을 떠올리며 엉큼한 표정을 짓자 에이드리안이 눈치를 채고 눈을 굴린다.)

에이드리안: 그런 거 말고, 앨리로는 만족하지 못하는 거야?

벤: (억지 미소를 짓고 대답을 하지 못한다.) 그러는 넌 나한테서 뭘 바라는 거야?

에이드리안: 내가 먼저 물었잖아.

벤: (한숨을 쉬며) 나도 뭘 바라는지 잘 모르겠어. 단지 이런 일이 생기기 전에는 훨씬 행복했던 것 같아.

에이드리안: 진짜 행복했던 것 같아? 내가 여자친구가 될 수 없다고 하니깐 속상해했던 것 아니었어?

벤: 아무도 내 여자친구가 되길 바라지 않는 것 같아. (한숨을 내쉰다.)

에이드리안: (다소 거칠게) 청승 그만 떨고 묻는 말에나 대답해. 진짜로 예전의 우리 관계가 행복했단 말이야?

벤: 훠얼씬. 네가 날 모르는 척하는 것보다는 훨씬 행복했어. (두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네가 날 괴물이라고 해서 무척 가슴 아팠어.

에이드리안: (눈길을 피하며 입술을 깨문다.) 미안. (잠시 딴 곳을 바라보다 고개를 든다.) 그래서 미안하다고 했잖아. 하지만, 꼭 알아야겠어, 벤. 예전의 우리 관계가 행복했어? 다시 그런 식으로 되돌리고 싶어?

벤: 정확히 뭘 어떻게 하자는 건데?

에이드리안: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친구로만 지내는 것 말이야.

벤: 친구로만? (손으로 박는 시늉을 하며) 혹은 “단지 친구”로만?

에이드리안: (얼굴을 돌리며) 아직은 나도 잘 모르겠어. 나도 그러고 싶어, 벤. 나도 널 원해. 전에 말한 적 있을 거야. 너랑 무척 함께하고 싶은걸.

벤: (눈썹을 세우며) ‘하지만’이란 말을 하려는 거지?

에이드리안: 하지만... 두려워, 벤. 널 잃게 될까 봐 두려워.

벤: (열을 내며) 함께하지도 않는데 뭐가 두려워?

에이드리안: 내 말이 그 말이야. 건널 수 없는 선이 있어, 벤. 전에는, 우리가 함께했을 때 말이야. 단지 섹스와 재미뿐이었어. 우리는 고등학교에서 기대할 수 있는 재미난 관계였어. 그리고 우리가 갈라섰을 때는 좀 상처가 남긴 했어도 금방 회복할 수 있었어. 너랑 메간, 캐시디의 관계를 보라구. 너흰 다시 친구가 되었잖아.

벤: (이해를 안 된다는 듯이) 그런데...

에이드리안: 하지만, 우리가 또다시 함께하게 된다면, 벤. 더는 장난스런 관계가 아닌 셈이라구. 그리고 우리가 또다시 갈라서게 된다면, 벤. 그땐 모든 게 끝장 나는 거야. 우리는 절대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을 거야. 난 너 없는 삶은 상상도 하고 싶지 않아.

벤: 넌 전에도 그런 말을 한 적이 있어.

에이드리안: 하지만, 넌 지금도 이해를 못 하고 있어. (천천히 고개를 젓는다.) 난 그런 위험을 무릅쓰고 싶지 않아, 벤. 어쩌면, 언젠가는, 미래에 말이야. 안주할 결심이 섰을 때는 가능할지 몰라. 하지만, 지금은 아냐. 지금은 날 사랑해주는 기댈 수 있는 친구가 필요해. 내 말 이해 돼?

(벤은 이해가 안 된다는 듯 얼굴을 찌푸린다.)

에이드리안; (부드럽게 목소리를 깔며) 난 버클리에 입학하게 됐어, 벤. 나도 너랑 같이 버클리에 갈 거야.

(벤이 놀라서 눈썹을 치켜든다. 에이드리안은 자기 몸을 껴안고 팔을 문지르며 바닥을 내려다본다.)

에이드리안: 꼭 너 때문만은 아냐. 합격 통지를 받은 학교 중에서 제일 나은 학교이기도 했어. 물론, 대학을 결정하는데 네가 큰 요소가 되었다는 걸 부정하면 거짓말이겠지.

(벤은 충격을 받은 모습으로 한동안 입을 열지 못한다.)

벤: 나한테서 뭘 바라는 건데?

에이드리안: (벤을 빤히 쳐다보며) 날 단지 너와 네 가족의 일부분이 되게 해줬으면 좋겠어, 벤.

벤: 단지 친구로만?

에이드리안: 어쩌면 가까운 친구로, 하지만, 단지 친구로만.

벤: (진지하게) 재미도 보는 친구?

에이드리안: (한숨을 쉬며 눈길을 피한다.) 나도 그러고 싶은 게 사실이야. 하지만, 좋은 생각이 아닌 것 같아. 난 우리가 섹스할 때마다 우정이고 뭐고 다 내팽개치고 사랑에 굴복하고 싶은 마음이 생겨. 난 너랑 함께하고 싶어, 벤. 하지만, 난... 난...

(벤이 고개를 끄덕인다.)

에이드리안: 아직은 그럴 수 없어.

벤: 이해해.

(둘 다 고개를 끄덕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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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씬#5: 월요일, 일레인이 간이 파티를 연다. 탁구를 하는 아이들도 있고 벤과 앨리, 에이드리안은 풀장에서 놀고 있다.]

벤: 등에 발라줄까, 에이디?

에이드리안: (슬쩍 앨리를 쳐다보지만, 앨리가 눈을 굴린다.) 그러던지, 타이거.

(벤이 선크림 병을 건네받고 에이드리안의 등 뒤에 앉아 천연덕스럽게 크림을 발라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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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씬#6: 금요일, 벤은 집이 빈 틈을 이용해 소파에서 앨리의 목에 키스한다.]

앨리: (불거진 벤의 바지에 손을 대며) 궁합 이야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어제 해변에서 에이드리안을 쳐다볼 때마다 자지가 꼴린 걸 내가 못 봤을 줄 알아? 애초에 속이 훤히 내비치는 마당에 그걸 입고 물속에 들어갔다 나오니깐 다들 걔만 쳐다보더라구.

벤: 쳐다봐도 괜찮다며?

앨리: 누가 뭐래? (킥킥대며) 그렇다고 내가 장님이라는 건 아니잖아.

벤: (우물쭈물) 어, 난-

앨리: 인정하시지, 지금보다 그때가 더 단단했다구.

벤: 난-

앨리: 진땀 빼지 마, 벤. 내 눈에도 보통 섹시한 게 아니었으니깐. (숨을 들이켜며) 무슨 말이냐면, 내가 뭐 여자한테 흥미가 있다는 건 아니지만, 고쳐 생각해야 할까 봐. 너 기억하지? 어마어마한 젖가슴 말이야. 사이즈가 뭐야? 더블 D? 어제 입은 비키니 때문인지 엄청 커 보이더라구. 알고 있잖아? 사이즈가 뭐야?

벤: (쉰 목소리로) 36E

앨리: 제길, 진짜 장난이 아니네! 어땠어, 벤? 그 동산에 얼굴을 비벼대는 느낌이?

벤: (그르렁대며) 지금 꼭 그런 얘길 해야겠어?

앨리: 꼭 해야겠어. (신음을 하며 벤의 바지 속으로 손을 집어넣는다.) 엄청 단단해졌어, 벤. 무슨 타이타늄을 잡은 것 같아.

(벤이 끙끙대는 동안 앨리가 딸을 쳐준다.)

앨리: 젖꼭지는 어떤 모양일까? 물에서 나왔을 때 보니깐, 젖꼭지가 단단히 섰더라구. 속이 거의 보일 듯했어. 그 비키니를 어디서 샀는지 물어봐야겠어.

(벤이 앨리의 목에 키스하며 셔츠 속으로 손을 집어넣고 젖꼭지를 만지다.)

앨리: (콧소리로) 걔 젖꼭지는 어떤 맛일까?

(벤이 막 싸려는 듯 발발 떨어댄다.)

앨리: 내 젖꼭지는 맛을 보지 못했지만, 애비 거는 시험 삼아 빨아 본 적이 있어. 보고 싶지? 그런 모습을 보여 준 적은 없는 것 같아. 어쩌면 다음에 모이게 되면 보여줄 수도 있을 것 같거든.

(벤이 큰 소리로 신음한다.)

앨리: 그리고 그 입술도. 무척 부드럽고 달콤해 보였어. 그런 입술이라면 키스할 수 있을 것 같아. (들떠서) 너도 보고 싶지? 애비랑 내가 합동으로 블로우잡 해준 거 기억나지? 우린 네 좆물을 입으로 주고받았어. 너한테는 또 그래 줄 수 있어. 에이드리안하고 함께.

(벤이 진짜 싸려는 듯 큰소리로 신음하며 요동을 친다.)

앨리: 누가 알아? 네가 걜 엎드리게 해서 받는 걸 구경하는 걸 좋아하게 될지. 걘 진짜 몸매가 끝내줘. 구경하기만 해도 화끈할 것 같아. 여자애한테는 흥미가 없다고 한 걸 알지만, 그런 모습을 보고 나서는 계 보지를 빨아줄 수도 있을 것 같아.

(벤이 더는 버티지 못하고 동물적인 신음을 내며 앨리를 뒤집어 치마를 들치고 팬티를 내린다. 그리고 바지를 발목까지 끌어내리고 허리를 내지른다.)

앨리: (헉헉대며) 엉, 무지 깊이 들어왔어.

(벤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미친 듯이 박아댄다.)

벤: (갑자기 동작을 멈추고) 아우우우우우우우!!!

--시간 경과--

벤: 앨리, 앨리, 미안해.

앨리: (헐떡이며) 괜찮아, 괜찮아. 진짜 화끈했어. 에이드리안한테 고맙다고 해야 할까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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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씬#7; 수요일, 봄방학은 끝났지만, 벤과 에이드리안은 아직 정학 중이다. 벤이 초인종 소리를 듣고 문을 열어준다.]

에이드리안: (예쁘게 차려입고) 얼굴이 환해 보여.

벤: 그렇지 못할 건 뭐야? 학교도 가지 않고 너랑 하루를 보내게 된 마당에.

에이드리안: (눈썹을 들어 올리며) 그게 다가 아닐걸. 앨리가 꽤 성대한 생일 선물을 줬나 봐?

(벤이 새빨갛게 얼굴을 붉힌다.)

에이드리안: 좀 질투가 나려고 해, 난 수도승처럼 금욕생활을 하는데, 넌 매일 밤 신나게 박아대잖아.

밴: 그게 무슨 금욕 생활이야? 지난 몇 주 동안 캔디하고 헤더랑 할 짓 못할 짓 다 해왔으면서.

에이드리안: (어깨를 으쓱이며) 어쩌라구, 여자애가 좋은걸. 하지만, 자지가 그리운 것도 사실이야. 넌 내킬 때마다 마음껏 네 여자친구를 박을 수 있잖아.

벤: 앨리는 내 여자친구가 아냐. 우린 그저 좀 재미를 보는 친구일 뿐이라구.

에이드리안: 하긴 걔도 그런 말을 하더라구, (씩 웃으며) 하지만, 넌 앨리를 메간하고 캐시디... 혹은 나를 대해던 것과 똑같은 방식으로 대하고 있어.

벤: (어깨를 으쓱이며) 그건 앨리가 워낙 다정해서 그런 거야. 그런 마당에 나도 극진하게 대접하지 못할 것도 없잖아.

에이드리안: 알았어. 이젠 그 이야긴 그만.

벤: 참 너도 마음만 먹으면 너랑 즐기고 싶은 남자애가 줄을 설 텐데 말이야.

에이드리안: (한숨을 내쉬고 문틀에 기대며 벤을 똑바로 바라본다.) 그래도 괜찮겠어?

벤: (진지하게) 당연히 괜찮고말고. 전에도 말했잖아.

에이드리안: 진짜 질투하지 않을 자신이 있어?

벤: (에이드리안의 가슴과 얼굴을 위아래로 훑어보며) 뭐... 그게 나라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아무튼, 진심이야. 네가 행복해질 수만 있다면, 왜 한을 품겠어? 우린 친구잖아, 에이드리안.

에이드리안: (잠시 말을 잇지 못하다가 환하게 미소를 짓는다) 고마워, 벤.

(둘은 잠시 서로의 얼굴을 쳐다본다.)

에이드리안: (손을 내젓고) 참, 오늘은 어디로 놀러 갈래? 월요일에는 자전거를 타러 갔고 어제는 해변에 갔었잖아.

벤: (씩 웃으며) 디즈니랜드에 놀러 갈래?

에이드리안: (휘둥그레 눈을 뜨고) 디즈니랜드?

벤: 그래, 디즈니랜드. 다들 개학했으니깐, 그리 붐비지 않을 거야. 제발, 에이드리안. 재밌을 것 같지 않아?

에이드리안: (킥킥대며) 알았어, 타이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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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씬#8: 그날 저녁 식탁]

브룩: (분하다는 듯이) 아직도 디즈니랜드에 갔다 왔다는 게 믿기지 않아. 벌 받으라고 준 정학인데 재미있게 놀러다니는 게 말이 돼?

엄마: (눈을 굴리며) 투정부리지 마, 브룩. 저번에 디즈니랜드에 가자고 하니깐 너무 많이 놀러 가봤다며 따라오지 않으려 했잖아?

브룩: 경우가 다르잖아요! 학교 대신에 디즈니랜드는 언제든지 놀러 갈 수 있어요.

에이드리안: 진짜 가고 싶다면 벤이 데려다 줄 거야.

에덴: 우! 우! 제발 벤?

엠마: 제발? 그리고 에이드리안도 우리랑 함께 가줘야 해!

에이드리안: (벤의 허벅지에 손을 얹고) 알았어. 학교가 끝나면 벤이랑 내가 디즈니랜드에 데려다 줄게.

(쌍둥이들은 환호성을 외치고 브룩은 밝게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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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씬#9: 목요일에는 집에서 에이드리안과 온종일 영화를 보고 금요일 낮에는 인공 호숫가에서 롤러 블레이드를 타고 논다. 그날 저녁 앨리하고 데이트하며 저녁으로 햄버거를 먹고 나서 또다시 호숫가로 차를 몬다.]

앨리: 아직 박지 않았어?

벤: 음? (앞서가던 뷰익이 느닷없이 급정거를 해서 급히 브레이크를 밟는다.)

(간신히 충돌을 모면하고 안도하는 한숨을 내쉬는 벤)

벤: (앨리를 돌아보며) 잠깐, 뭐?

앨리: (벤한테서 눈을 떼지 않고) 아직 박지 않았냐구?

벤: 뭐? 누굴?

앨리: 누구긴 누구야, 에이드리안이지.

벤: (눈썹을 찡그리며) 뭐? 그게 무슨 말이야? 우린 친구일 뿐이라고 했잖아!

앨리: 전에도 친구라면서 잔 적이 있잖아?

벤: 그땐 그때고 지금은 지금이지. 앨리, 내 맹세하는데, 너랑 데이트하고부터는 너하고만 잤어.

앨리: 그리고 브룩도.

벤: (흠칫하며 고개를 끄덕인다.) 맞아, 브룩도. 하지만, 그건 특별한 경우니깐.

(둘은 침묵에 빠진다. 벤은 신호를 받자마자 급가속을 해서 뷰익을 추월하고 빠른 속도로 질주한다. 그러나 얼마 가지 못해 다시 신호에 걸리고 느릿하게 뒤쫓아오던 뷰익이 후미에 차를 대자 백미러를 바라보며 짜증을 터트리려고 한다. 그러나 그 순간.)

앨리: 넌 그래야 해. 알다시피.

벤: (짜증을 내며) 뭘 그래야 한다는 거야?

.

앨리: 걜 박아야 한다구. 아직은 걔도 널 원하고 너도 걜 원하잖아. 그래야 만사가 편해질 것 같아.

벤: 뭘 편하게 한다구?

앨리: (어깨를 으쓱이며) 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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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씬#10: 정학을 끝내고 학교로 복귀한 벤. 카일 맥긴리의 약속대로 농구부에서 시비를 걸어오지 않는다. 드루와 마르코는 벤과 에이드리안을 슬슬 피하는 눈치고 잘 나가는 아이들한테서도 은근히 따를 당하는 것처럼 보인다. 풍문을 들은 여자애들은 둘을 블랙리스트로 올린 데다가 졸업이 가까운 마당에 청춘사업도 거의 끝물인 상황.]

메간: 헤이 거기! 복학 축하해! (따듯이 포옹하며)

벤: 헤이, 메간.

캐시디: 헤이, 메간, 벤! 여기가 어디게?

벤: 놀리지 마, 주근깨.

캐시디: (싱글벙글) 그런데, 에이드리안하고는 한 주 내내 뭐하고 지냈어?

벤: (얼굴을 붉히며) 암것도, 그냥 시간만 때웠어.

캐시디: (다 안다는 듯) 그러셨겠지.

벤: (한숨을 내시며) 진짜, 또 이래야겠냐? 에이드리안하고는 친구일 뿐이라구.

캐시디: (두 손으로 따옴표를 그리며) “단지 친구 사이”라 이거지.

벤: (한숨을 내쉬며) 메간, 네가 좀 얘기해 주라.

메간: (어깨를 으쓱이며) 진짜 그렇게 보였어. 얼굴 보면 알잖아. 너 캐머런이랑 놀러 가느라 토요일에 농구장에 안 나왔지? 그날 에이드리안을 봤는데 진짜 암것도 없는 것 같았어.

캐시디: (벤을 위아래로 훑어보고) 와우, 앨리가 단단히 고삐를 쥐었나 보네?

벤: (캐시디를 노려보며) 캐시디...

(갑자기 나타난 앨리)

앨리: 헤이, 얘들아! (뒷발꿈치를 들고 벤한테 뽀뽀한다.)

캐시디: (눈을 굴리며) 그러고도 커플이 아니라고 우길 테지.

앨리: (어깨를 으쓱이며) 좋을 대로 생각해. 우린 재미를 좀 보는 것뿐이니깐.

캐시디: 그러거나 말거나. (관두라는 식으로 손을 내젓는다. 그리고 벤을 돌아보며) 네가 거짓말을 하지 않는 건 잘 알고 있지만, 자꾸 부인만 해서 좀 질려버렸어.

(그 순간 늘 그렇듯, 휘황찬란한 모습으로 에이드리안이 나타난다.)

에이드리안: 헤이, 타이거.

벤: 헤이, 에이디 (앨리의 허리에 오른팔을 두른 채 왼팔을 벌리자 에이드리안이 옆구리로 기어들어오고 흡족한 표정으로 일행을 쳐다본다.)

에이드리안: 헤이, 앨리, 헤이, 얘들아.

(메간과 캐시디는 인사를 하고 한 발짝 물러서서 착 달라붙은 3인조를 꼼꼼히 살펴본다.)

에이드리안: 뭐?

메간, 캐시디: (어깨를 으쓱이고) 암것도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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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씬#11: 첫 수업을 들으러 흩어지는 일행, 벤과 에이드리안은 같은 동에서 수업을 듣기 때문에 함께 걷는다. 에이드리안이야 늘 주의의 시선을 끌지만, 이날따라 벤도 에이드리안 못지않은 시선을 받고 당황한다.]

벤: 대체 무슨 일이지? 정학 중에 뭔 일이 생긴 건가?

에이드리안: 나도 모르겠어. 그냥 수업이나 들으러 가자.

(교실로 향하는 둘. 그러나 복도 중간에서 드루의 전-여자친구인 킨리 커쉬너가 둘을 붙잡는다.)

킨리: 헤이, 에이드리안. 헤이, 벤.

에이드리안: 헤이, 킨리.

키리: 너희가 드루 불알을 아작냈다는 게 사실이야?

에이드리안: (놀라서 입을 가리며) 뭐라구?

킨리: (우습다는 듯이) 뭐... 드루가 지난주 내내 절뚝대며 걷더라구. 너한테 걷어차여서 불알이 터졌다는 소문이 있어.

에이드리안: (쓴웃음) 그건 아닐 거야.

킨리: 어쨌든,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었어. (벤을 돌아보며) 드루와 마르코가 네 여동생한테 저지른 일은 나도 들었어. 널 탓하자는 게 아냐. 걔네는 나한테도 그 지랄을 한 적이 있어. 하지만, 난 잘 나가는 애들 사이에서 인기를 잃고 싶지 않아서 꾹 참기만 했어. 지금 돌이켜보면 그리 달갑지 않은 일이었지만. 게다가 드루랑 사귄 적이 있는 얘들 말을 들어보니깐, 나만 당한 게 아니더라구. 나도 너 같은 오빠가 있어서 복수를 해주었더라면 좋았을 텐데. 그래서 대신 복수를 해주어서 고맙단 말을 하고 싶었어.

벤: (자기를 골똘히 쳐다보는 킨리한테 고개를 끄덕이며.) 그래. 알았어.

(킨리는 은근히 꼬리를 치는 눈빛으로 벤을 바라보고 나서 에이드리안한테 고개를 끄덕이고 제 갈 길을 간다.)

(두 번째로는 농구부 2군인 2학년생 마틴 헨드릭슨과 토드 로저스가 환한 얼굴로 다가온다.)

둘: 드루 워커와 마르코 카넬리를 때려서 정학 당했다는 게 사실이야?

벤: (에이드리안과 마주 보고 나서) 어, 그래.

마틴: 와우.

토드: 고맙다고 해야겠는걸. 진짜 못된 놈들이었거든, 하도 괴롭혀서 농구부를 관두려고까지 했어. 그런데도 코치는 농구부 에이스라고 두둔만 했고.

벤: (머리를 긁적이며) 어, 그래? 난 수업에 들어가야 해서.

둘: 오, 알았어. 아무튼, 고마웠어.

벤: 어, 별말을. (황당하다는 듯 에이드리안과 마주 본다.)

(둘은 벤의 어깨를 두드리고 제 갈 길을 간다.)

벤: (주위를 둘러싼 사람들을 둘러보고 에이드리안한테) 설마 일주일 내내 이러는 건 아니겠지?

에이드리안: (어깨를 으쓱이고 벤한테 팔짱을 끼며) 한 주만 참으면 될 거야. 금방 사그러들겠지. 어서 수업에나 들어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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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씬#12: 점심을 먹으러 가는 길에도 못된 놈들을 혼내줘서 고맙다는 말을 건네는 아이들이 있다. 벤이 남자애들을 돌려보내고 농담을 하자 에이드리안이 팔꿈치로 벤의 옆구리를 찌른다.)

에이드리안: 안 그랬어!

벤 : (껄껄) 진짜로 봤다니깐. 한 애가 드루 욕을 하는 동안 다른 애가 걔 뒤에 숨어서 네 가슴을 훔쳐봤어.

에이드리안: (웃음을 터트리며) 다 내 가슴만 쳐다보는 줄 알아?

벤: 당연히 쳐다보지. 자기도 알면서. (에이드리안이 쳐낼 수 있도록 천천히 가슴으로 손을 뻗는다.) 아니면 왜 그런 상의를 입었겠어?

에이드리안: 헤이, 있을 때 자랑하지 언제 자랑해? (머리를 넘기며 예쁜 척을 한다.)

벤: (젖가슴 사이로 코를 묻는 시늉을 하며) 암 그럴만한 가슴이고말고.

(벤이 젖가슴에 코를 대자 에이드리안이 웃음을 터트리며 벤을 밀어낸다. 그 순간.)

에이드리안: 헤이, 앨리.

벤: (얼른 고개를 돌려보니 아니나다를까 아담한 브루넷이 둘을 지켜보고 있다.) 오, 헤이 앨리! (앨리를 당기자 뽀뽀를 해달라며 입술을 내민다.)

앨리: 뭐가 그리 웃겨?

벤: (에이드리안을 슬쩍 쳐다보고) 오, 드루와 마르코를 혼내준 일로 팬이 생긴 것 같아.

앨리: 맞아, 다들 벤과 에이드리안의 무용담 이야기를 하더라구. (좀 속상했다는 듯 한숨을 내쉰다.)

벤; 헤이... 금방 잠잠해질 거야.

앨리: (벤과 에이드리안을 번갈아 쳐다보고) 알았어.

벤: (앨리의 어깨를 두르며) 어서, 밥 먹으러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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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씬#11: 앨리네 현관]

벤: 안녕히 계세요. 앨리는 11시 이전에 돌려보낼게요.

앨리의 아빠: (친근하게 벤의 어깨를 두드린다.) 그래, 나중에 보자, 벤.

앨리: (집 밖에서 벤의 팔에 매달리며) 무슨 계획이라도 있는 거야?

벤: 오, 뻔하지, 뭐. 널 구슬려서 발가벗기고 최소한 세 번 쌀 때까지 박아주는 것.

앨리: (벤의 팔을 때리며) 머리에 든 게 섹스뿐인 거야?

벤: 어디 보자... 섹스... 섹스... 섹스... 어 진짜 그러네. (엄숙하게 고개를 끄덕인다.)

앨리: (눈을 굴리며) 데이트한 지 두 달이 넘었는데도 정치나 종교, 철학에 대해서는 몇 마디 듣지도 못했어.

벤: (잠시 생각하는 척) 나는 양측의 호혜적 관계가 궁극적으로 쌍방의 차이를 극복하고 엄청 추잡하고 화끈한 섹스로 이끌 거라는 신념이 있어.

앨리: (또 때리며) 암튼 못 말리겠다니깐. (그리고 키스를 해온다.)

(막 입술끼리 닿는 순간 벤의 핸드폰이 울린다. 앨리는 한숨을 쉬며 고개를 떼고 벤은 미안해하는 표정을 짓고 핸드폰을 꺼낸다.)

벤: 에이드리안이야.

앨리: 그렇겠지.

벤: (전화를 받는다.) 헤이, 뭐- … 어-어... 오! 지금 당장? 아, 젠장. 응-응. 그래 앨리하고 있어. 괜찮아, 괜찮아. 금방 갈게. 그래... 좀만 기다려.

벤: (전화를 끊고 삐친 앨리를 돌아보며) 다음에 꼭 보상해줄게.

앨리: 무슨 일이래?

벤: 전기가 나갔대. 어쩔 줄 몰라서 좀 무서워하는 것 같았어.

앨리: 그럼 전기 기술자나 부르라고 해!

(벤은 눈썹을 들어 올리고는 앨리의 말을 기다리고 앨리는 뒤돌아서서 씩씩대며 콧김을 내뿜는다.)

앨리: (길게 숨을 내쉬며 돌아선다.) 아니, 아니. 네가 고칠 수 있는데 따로 사람을 부를 것까지야 없겠지. 갤 어두운 데서 몇 시간이나 내버려둘 수도 없는 일이고.

벤: (미소하며 앨리의 허리를 잡고 얼굴을 마주 볼 수 있게 들어 올린다.) 내 꼭 보답해줄게. 오늘 밤에 슈퍼 울트라한 섹스로.

앨리: 벤, 여자애들은 네 생각대로 섹스만 바라진 않는다구.

벤: (삐친 척) 뭐? 싫어?

앨리: (얼굴을 붉히며) “뭐... 싫은 건 아니지만...”

벤: (웃으며 뽀뽀를 하고 땅에 내려준다.) 데이트하던 중에 딴 여자애를 구해주러 가게 돼서 화났구나? 마치 여자친구처럼 굴고 있다고 해야겠는걸.

앨리: (얼굴을 붉히며) 뭐... 어쩌면 여자친구라고 할 수도 있지.

벤: (놀라서) 진짜?

앨리: 난 우리가 사귀는 게 아니라고 쭉 말해왔지만, 실질적으로는 남자친구/여자친구로 행동하는 게 사실이잖아. (벤이 자기를 끌어안으려고 하자 속을 알 수 없는 표정으로 벤을 쳐다보며) 다음번에는 뭔가 부인하는 말을 하더라도 그런 사실을 똑똑히 새겨둬야 해.

벤: 그렇고말고. (어깨를 으쓱이고 앨리의 손을 잡는다.) 일단, 에이드리안을 구해주러 가자. 그러고 나서 세상 구경시켜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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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씬#12: 일요일 아침, 경치 좋다고 소문난 언덕배기로 하이킹을 나간 벤과 친구들]

벤: (에이드리안한테 팔을 내밀며) 꼭 붙잡아. 하나, 둘, 셋.

에이드리안: (벤의 도움을 받고 나서 균형을 잡는다.) 고마워, 벤. 네 여자친구는 혼자서도 거뜬히 오를 수 있는데, 난 네 도움을 받아야 한다는 게 믿기지 않아.

벤: (앞서 언덕을 오르는 앨리를 바라보며) 별거 아냐. 평소에는 오르기 쉬운 등산로인데 이번에는 폭풍우를 맞아서 길이 좀 험해진 것뿐이야.

에이드리안: 폭풍우라, 폭풍우. 그것보다는 평지가 아닌 곳은 익숙지 않아서인 것 같아.

벤: (웃으며) 축구장이나 야구장 같은 평평한 곳에서 춤추는 데에 너무 길이 들었나 봐.

에이드리안: (눈을 굴리고 벤의 어깨를 때린다.) 맘대로 생각해. (한숨을 내쉬고 앞서가는 일행을 바라보며) 벤, 내려올 때는 네 여자친구한테 좀 더 신경을 써. 난 끄떡없을 테니.

벤: 또 미끄러지기라도 하면 어쩌려구?

에이드리안: 하지만, 넌 여자친구랑 함께 왔잖아.

벤: 애초에 앨리하고 난 친구일 뿐이니깐, 이해할 거야. 게다가, 다들 쌍쌍으로 왔잖아. 다니엘하고 일레인. 케이토하고 메간, 케니하고 애비. (어깨를 으쓱이며) 어찌 됐든 간에 넌 남자애의 도움이 필요해. 내가 가장 그럴싸한 상대잖아.

에이드리안: (한숨을 내쉬며) 나만 동떨어진 느낌이 들어. 캐시디가 막바지에 취소하지 않고 내 동행이 되어주었더라면 지금처럼 어색하지 않았을 텐데.

벤: (손을 내밀며) 힘내, 경치를 보게 되면 잘 왔다는 생각이 둘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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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씬#13 하산을 한 일행들은 라구나 비치에서 점심을 먹고 나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는 차 두 대를 나눠타고 집으로 향한다. 케니의 차 뒷좌석에서 앨리와 에이드리안이 사이에 끼어 앉은 벤. 그러나 중간지점에서 자기가 가장 작다며 가운데 자리를 차지한 앨리가 에이드리안을 등한시하고 벤한테만 말을 건다. 벤의 집앞에 도착하고 나서는 벤과 에이드리안이 차에서 내린다.]

앨리: 벤이 차창에 머리를 기울이고 작별인사를 하려고 하자 차 밖으로 튀어나와 애비를 돌아보며) 엄마한테는 벤하고 좀 놀다갈 거라고 전해줘, 벤이 데려다 줄 거야.

(앨리가 쳐다보자 벤이 고개를 끄덕인다. 애비는 손을 흔들며 케니와 함께 떠나가고 에이드리안은 하이킹에 데려가 줘서 고맙다며 작별인사로 벤의 뺨에 뽀뽀를 하고는 앨리한테 손을 흔들고 자기 집으로 걸어간다. 앨리는 벤의 손을 잡고 집으로 향한다. 중간에 쌍둥이들과 엄마를 마주치고 인사를 한 앨리는 벤을 방으로 끌고 간다. )

앨리: (방문을 닫으며) 벤, 너 나 사랑해?

벤: (우물쭈물) 난, 어...

앨리: (딱 부러지게) 난 널 사랑하지 않아. 난 너와 함께하는 걸 사랑해. 넌 섹스도 어마어마하고 개똥철학이나 정치 같은 이야기도 스스럼없이 털어놓을 수는 유일한 남자애야. 내가 진짜 고맙게 생각하는 건 그런 면이야. 하지만, 난 널 사랑하지는 않아. 불만 있어?

벤: (침을 삼키고) 어, 아니.

앨리: 그럼 넌 나를 사랑해? (굳세게) 꼭 알아야겠어.

벤: 어, 아니, 앨리. 우리 관계를 즐기기는 하지만, 널 사랑하지는 않아.

앨리: (고개를 끄덕이고) 에이드리안을 사랑해?

벤: (날카롭게 숨을 들이켜고) 어, 그건 좀 복잡한데.

앨리: 빼지 말고, 벤. 넌 진작에 에이드리안을 사랑한다고 말한 적이 있어. 하지만, 진짜 진짜 사랑(in love)하는 거야?

(즉답을 회피하고 곰곰이 생각에 잠긴 벤 자기도 모르게 눈을 감는다-벤의 혼잣말- 사랑(in love)은 무척 강하고 특별한 말이야. 난 우리 가족을 사랑해(love). 난 브랜디를 사랑해(love). 하지만, 사랑(in love)하지는 않아. 맞아, 한때는 에이드리안을 사랑(in love)했을 수도 있어. 그리고 언젠가는 또 사랑(in love)할 수 있을지도 모르고. 하지만, 에이드리안은 현재로선 감정적인 문제 때문에 우정만 바라고 있어. 사랑(in love)이라는 말은 너무 중대한 의미가 담겨 있어. 그 말은 영육(靈肉)의 욕망이 합쳐진 로맨스와 함께하고 싶은 갈망 그리고 서로한테 속해 있는 교감을 의미해. 그리고 하나가 곁에 없으면 허전함을 느끼게 되고. 마치 자기의 반쪽이 떨어져 나간 것 같은. 에이드리안도 그런 반쪽이 될 수 있겠지. 서로 그러자고 다짐만 한다면. 에이드리안도 언젠가는 그러고 싶다고 했어. 하지만, 아직은 아니라면서. 사실, 그러고 싶은 사람이 있잖아. -도온. 서로 떨어져서 각자의 젊음을 즐기기로 한 게 벌써 수만 년이 지난 기분이 들어. 다들 말하듯이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지는 걸까? 하지만, 한동안 도온을 생각하지 않았다고 해서 완전히 잊어버린 건 아냐. 도온과 내가 가까운 거리에 살았다면 우린 추석감사절에 절대로 헤어지지 않았을 거야. 우린 아직도 서로 사랑하며 함께하고 있었을 거야. 도온은 내 반쪽이야. 그리고 앨리는 그런 반쪽에 대해 이야기하는 거야. 도온과 나는 일시적으로 헤어진 것뿐이야. 왜냐면 너무나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사랑이 없어서는 아냐. 내가 청춘사업을 벌이는 동안 도온도 라이언과 즐기라지 뭐. 하지만, 우리는 여름이 오고 가을이 지나서는 다시 함께할 수 있을 거야. 라이언은 전문대에 다녀야 해. 하지만, 도온과 나는 버클리에서 상봉하게 될 거야. 그러면 모든 게 제자리를 찾는 셈이야. 도온이야말로 내 반쪽인 셈이라구, 맞지? 내가 진정으로 사랑(in love)할 사랑할 사람은 도온 말고는 생각할 수 없어. 그렇다면, 에이드리안하고는 함께할 수 없다는 거네?)

벤: (천천히 숨을 내쉬며 눈을 뜨고 보니 앨리가 끈기있게 기다리고 있다) 아니, 난 에이드리안을 사랑(in love)하지 않아.

앨리: (한동안 벤을 뚫어질 듯 쳐다보다가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젓는다.) 이해가 안 돼. 누구든지 너랑 에이드리안이 연분이라는 걸 알 수 있어. 그런데 왜 함께할 수 없다는 거야?

벤: (어깨를 으쓱이며) 내가 말하려는 건, 나와 에이드리안은 넌 이해할 수 없는 복잡한 사정이 있다는 거야.

앨리: 넌 걔랑 함께해야 해. 맞아,. 난 우리 관계가 좋아. 그리고 굳이 내 행복을 내팽개치고 싶지도 않고. 하지만, 도저히 이해가 안 돼. 내가 네 여자친구고 넌 걔를 나보다 더 사랑하단 할지라도.

벤: 난 너보다 내 누이들을 더 사랑해. 누이들 때문에 여자친구를 포기하겠단 말이 아냐. 일반적으로 남자친구나 여자친구보단 가족과 친구가 더 소중하기 마련이야. 고등학교 때의 로맨스는 일시적이지만 가족이나 친구는 평생을 가거든. 애초에 우리도 그런 의도로 시작한 거지 않아? 단지 재미를 좀 보고 졸업하면 각자의 길을 가는 게?

앨리: 넌 에이드리안과 떨어질 수 없을걸. 걔도 버클리로 간다고 하지 않았어?

벤: (숨을 들이켜고 내쉬며) 도온이 날 기다릴 거야.

앨리: 아, 맞다. 바로 그 신비로운 도온 (고개를 끄덕인다.)

벤: (눈을 굴리고) 뭐가 신비롭단 거야? 걔 사진을 본 적이 있잖아. 언제가 날을 잡아서 걜 데리고 와야겠어.

(앨리는 한숨을 내쉬고 자기만의 생각에 잠긴다.)

벤: (앨리의 무릎을 쓰다듬으며) 앨리? 괜찮아?

앨리: (숨을 내쉬고 뒤로 고개를 젖히며) 가끔은 널 일찌감치 놔줬어야 했나 싶은 생각이 들어.

벤: 날 놔준다고?

앨리: 결국에는 널 놔줘야 할 거란 걸 알아. 넌 내 반쪽도 아닐뿐더러 우리한테 미래가 있는 것도 아니잖아. 사실 좀 맥이 빠지는 일이기도 해. 내 말은, 대학으로 가야 하는 날이 다가올수록 우리가 헤어지는 날도 가까워지는 셈이잖아.

벤: (고개를 내젓고) 그런 식으로 생각하지 말고 휴가를 보내고 있다고 생각해 봐, 앨리. 넌 그 기간에 최대로 즐기기만 하면 되는 거야. 맞아, 집으로 돌아가야 하는 시간이 다가오는 게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겠지. 하지만, 굳이 즐거움을 망칠 필요는 없잖아.

앨리: (눈을 깜박이며) 휴가라고?

벤: (미소를 짓고) 그래, 장기 휴가. 그랜드 캐니언 같은 곳에서 한 주 동안 휴가를 보내는 것보단 훨씬 낫잖아?

앨리: 알았어. (고개를 끄덕이고 미소를 지으며 의자에서 일어서서 침대에 앉아 있는 벤한테 기어오른다. 벤은 뒤로 누우며 앨리의 얼굴을 붙잡고 키스를 한다.)

(점점 고조되는 키스 속에서 서로 몸을 더듬는 둘)

벤: 조용히 할 수 있겠어?

앨리: 지금은 아니. (문쪽을 바라보고 나서 침대에서 내려가 벤의 다리 사이에 자리 잡으며) 하지만, 너만 조용히 할 수 있다면, 내 남자친구한테 블로우잡을 해줄 순 있지.

벤: 어, 조용히 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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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씬#14: 앨리는 학교에서부터 손목시계 시간을 맞춰놓고 정확히 8시3분에 자기를 데리러 오라고 한다. 벤은 앨리네 집 앞에 차를 대고 에이드리안과 사귀면서 디지털 시계에서 갈아 차게 된 간지나는 아날로그 시계를 초조하게 들여다보고 있다. 갑자기 차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고 있는 줄 모르고 있던 케니가 나타나 손목시계를 들여다보는 모습이 보인다. 케니가 현관으로 걸어가려고 하자 벤도 차에서 내린다. 걸음을 멈추고 뒤돌아서는 케니]

케니: 너도?

벤: 그러게, 8시3분 맞지?

케니: 맞아, 무슨 꿍꿍이지?

벤: 글쎄, 더블 데이트라도 할 셈인가?

케니: 어쩌면, 근데 뭐가 이리 요구하는 게 많아? (어울리지 않는 카키를 입은 자기 옷차림을 내려다보며)

벤: (한숨을 쉬고 현관 앞에 선다. 8시3분까지는 10초가 남아있다.) 알게 되겠지, 뭐.

(케니가 시계를 들여다보며 벨을 누르려는 순간 현관이 열린다. 아래턱을 바닥에 내려트리는 벤과 케니. 앨리와 애비는 똑같은 흰색 티를 입고 있다. 화장도 같고 머리도 똑같이 땋아서 누가 누군지 분간할 수 없는 모습이다. 들어오라는 손짓에 현관 안으로 들어선 벤과 케니. 쌍둥이들은 티를 머리 위로 벗어 버린다. 놀랍게도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알몸이다.)

쌍둥이: (동시에) 헬로, 남자친구.

(벤과 케니는 마주 보며 쩍 입을 벌린다. 그러나 쌍둥이들은 둘이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앞으로 다가서서 진하게 키스를 하고 얼른 뒤로 물러나 자리를 바꾸고 또다시 키스를 해온다. 벤은 얼이 빠지고 케니는 거칠게 헐떡인다. 쌍둥이들은 벤과 케니의 손을 잡고 자기 방으로 이끈다.)

[씬#15: 벤의 기억 속에 아련한 한 구석을 차지하고 있는 쌍둥이들의 침실은 그리 변하지 않았다. 애비의 침대는 예전대로 파란 파스텔 색조이고 앨리의 침대는 녹색 파스텔 색조로 문양만 변했을 뿐이다. 벤은 앨리와 데이트를 하고 나서도 늘 부모님이 집에 머물고 있었기에 쌍둥이들의 침실에는 들어올 기회가 나지 않았다. 쌍둥이들은 벤과 케니를 각각 침대에 앉히고 옷을 벗긴다. 벤은 자기를 맡은 쌍둥이가 앨리일 거라는 인상을 받고 실제로 벤의 자지를 빨아주기 시작하자 자기가 가르쳐준 테크닉을 쓰는 걸 느끼며 앨리라고 확신한다. 한편, 케니 쪽을 바라보니 그쪽도 이미 일을 벌이고 있다. 케니는 심각하게 달아오른 모습이다. 그러나 좆물을 내지르기 전에 애비가 케니의 자지에서 입을 뗀다.]

애비: 바꾸자!

(앨리는 마지막으로 벤의 자지 머리를 빨고 나서 애비와 자리를 바꾼다. 케니는 앨리기 자지를 물자 흥분을 감당하지 못하겠다는 듯 큰 소리로 으르렁거리며 엉덩이를 들썩인다.)

애비: (뭔가 작정을 한 듯 위로 올라와 벤의 귀에 대고) 맘에 들어?

벤: (케니한테 들리지 않게) 맘에 들어, 애비.

애비: (휘둥그레 눈을 뜨고 속삭인다.) 어떻게 알았어?

벤: (자지를 힐끔 내려다보고) 이놈은 알아.

애비: (킥킥대며) 나한테도 내 동생이 맛본 걸 보여줄 거지? (애비는 침대에 누워서 다리를 벌리고 클리토리스를 문지른다. 벤은 앨리하고 똑같은 모양으로 손질한 보지를 보고 웃으며 귀여운 브루넷의 다리 사이에 얼굴을 묻고 키이라와 도온이 가르쳐준 테크닉과 최근에 에이드리안의 가르침을 받고 더욱 세련되어진 테크닉으로 혀를 놀린다.)

애비: 오오... 시팔, 벤!

(앨리는 언니를 따라서 침대에 눕고 케니도 지지 않으려는 듯 앨리의 다리 사이에 무릎을 꿇는다.)

--시간 경과--

[씬#15: 첫 라운드를 끝내고 쌍둥이들은 애비의 침대에, 벤과 케니는 앨리의 침대에 가로누워 쉬고 있다.]

애비: 벤은 알더라구. 넌 어때, 케니?

(케니는 아직도 모르는 눈치다.)

앨리: 네 여자친구도 못 알아본단 말이야?

케니: (얼굴을 붉히며) 사실은, 경황이 없어서 뭐가 뭔지도 모르겠어. 미안해, 베이비.”

애비: (동생한테) 맞아, 얜 아마도 우리 둘 다 너로만 생각했을 거야. (케니한테) 내 말이 맞지?

케니: (더욱 새빨개져서 애비를 보며) 미안, 애비.

애비: (손을 내젓고) 아니, 미안해하지 마, 베이비. 이런 환상을 품고 있는 건 진작에 알고 있었어. 이제는 내 동생을 박게 되었고.

애비: (동생의 보지에 손가락을 집어넣고 케니의 좆물을 떠내서 에로틱하게 핥고는 꾸짖는 목소리로) 넌 못된 남자친구야, 케니. 넌 동생한테 싸질러버렸다구.

(케니 좆이 씰룩이는 모습이 보인다. 샌더스 쌍둥이는 마음이 연결된 듯 씩 웃으며 케니한테 동시에 손가락을 까닥여 다가오라고 지시한다. 케니는 밧줄에 묶인 것처럼 쌍둥이한테 다가가 침대 머리맡에 자리한다.)

애비: 너무 익숙해 지지는 마, 베이비. (앨리와 함께 케니의 자지 앞에 얼굴을 드리우며) 쌍둥이 자매를 여자친구와 친구로 둔 덕분에 딱 한 번만 해주는 거니깐.

(케니는 고개를 끄덕이고 난생처음으로 합동 블로우잡을 받는다. 당연히 케니는 얼이 빠진 모습이다. 벤은 쌍둥이들이 자기한테 엉덩이를 추켜 든 걸 깨닫고 자지를 세운다.)

--시간 경과--

벤: (지쳐 늘어진 앨리한테) 오늘 재밌었어?

앨리: 으-음.

벤: 설마 애비를 빨아줄 줄은 생각지도 못했어.

앨리: 아무 생각 없이 네 걸 빨아먹으려는 달려든 것뿐이야.

벤: 후회해?

앨리: (킥킥대며) 아니, 전혀. 남자애들 없이도 할지도 몰라. 어쩌면, 머지않아, 네가 필요 없을지도.

벤: 뭐 한동안은 재밌겠지. 하지만, 자지만 한 게 있을라구.

앨리: 맞아. (벤이 의기양양하게 웃는 꼴을 보고) 당연히. 널 버리고 케니한테 갈 수도 있어. 케니가 너보다 귀엽거든.

벤: 헤이!

앨리: (킥킥대며) 하지만, 너만큼 잘 박는 애는 없는 것 같아.

(벤은 앨리를 가슴으로 안아준다.)

앨리: 넌 이제 내 남자친구야, 벤. 그러니깐 넌 남자친구로서 준수해야 할 의무가 있어.

벤: (지쳤다는 듯이 한숨을 내쉬며) 알았어.

앨리: 무슨 수를 써서라도 꼭 하루에 한 번 이상은 나를 채워줘야 해, 알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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