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장 겨울방학
2001년 12월 겨울방학
에이드리안은 키가 178cm로 나하고 거의 맞먹을 만큼 큰 편이서 키스를 할 때, 굳이 뒷발꿈치를 들 필요가 없었다. 그러나 에이드리안은 신이 나서 일부러 뒷발꿈치를 들고 나를 위에서 찍어누르며 하얗게 타오르는 화산폭발 키스를 심었다.
나는 키스를 떼고 한 발짝 뒤로 물러서서 내 앞에 모습을 드러낸 우월한 피조물을 우러러보았다. 예쁜 얼굴과 곱게 흘러내린 금발머리, 초롱초롱한 눈, 그리고 죽이는 몸매, 에이드리안은 진짜로 내 숨을 앗아가 버렸다. 나는 우리 관계가 믿기지 않았다.
“진심으로 ‘낫투게더(nottoghther)’로 지내고 싶어?” 나는 에이드리안의 손을 놓고 공중에 따옴표를 그리며 주저하듯이 물어보았다. “not”과 “together”를 합친 단어는 내가 만들어낸 말이었다.
“진심이야, 아무것도 변하지 않을 거야. 나도 네가 날 사랑하고 아끼는 걸 알아. 하지만, 현재로선 일을 복잡하게 하고 싶지 않아.” 에이드리안은 미소를 짓고 내 가슴을 토닥였다. “넌 우리가 함께하지 않는 한 날 아프게 할 수 없어.”
나는 진지하게 다짐했다. “난 절대로 널 아프게 하지 않을 거야, 에이드리안.”
에이드리안은 활짝 미소를 짓고 내 가슴팍의 옷을 잡고 바짝 끌어당겼다. “그래도... 가끔은 엉덩이를 때려줄 수 있지? 난 왠지 그게 좋아. 늘 남자애들을 부려만 먹다가 너한테 당하면 무척 달아오르거든.”
나는 혀를 찼다. “그러지 뭐.”
에이드리안은 잽싸게 뽀뽀를 하고 나를 밀었다. “엄마한테 외출금지를 당하기 전에 얼른 돌아가. 널 불러낼 일이 잦을 것 같으니깐.”
나는 미소를 짓고 발을 뗐다. “전화할게, 에이디.”
에이드리안은 킥킥대며 돌아서서 엉덩이를 흔들어 보였다. “그럼 나중에, 타이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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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반이 생략된 자초지종을 반기지는 않았지만, 마지못해 사면을 해주었다.
처음에는 당장 외출금지를 내릴 기세였다. “너부터 귀가 시간을 어기는데 무슨 명분으로 네 동생들한테 귀가 시간을 지키라고 할 수 있겠니?”
나는 에이드리안이 엄마가 돌아가시고 오빠가 집을 나갔을 때로 거슬러 올라가는 어렸을 때의 굉장히 민감하고 사적인 일을 상의하고 싶어했고 그와 같은 상태로는 도저히 혼자 놔두고 올 수 없었다는 설명을 해주었다.
엄마는 내 말을 곧이들었지만 꾸짖음을 멈추지는 않았다. “어젯밤이야 진짜로 그랬을지도 모르지만, 오늘 아침에는 길을 건너오는 데 2시간이 걸린 건 설명이 안 돼.” 그리고는 귀가하기 직전에 나하고 에이드리안이 무슨 일을 벌였는지 다 알고 있다는 표정을 지어 보이는 것이었다.
나는 얼굴을 붉히고 입을 다물었다. 엄마의 얼굴에 사악한 미소가 떠올랐다. “뭐, 내 이미 벌칙을 생각해 두기는 했지만.”
나는 먹구름이 몰려오는 걸 느끼며 괴롭게 신음했다. “뭔데요?”
“간단해. 아이들이 크리스마스 쇼핑을 하고 싶다고 하니깐 넌 운행만 해주면 돼.”
아래턱이 바닥을 쳤다. 열다섯짜리 여자애 하나와 거의 열두 살이 다 된 여자애 둘을 사람들로 미어터진 쇼핑몰에 데려다 주라고? “어, 그냥 외출금지로 해주시면 안 될까요?”
“절대 안 돼.”
마침 브룩이 열려 있는 문을 노크하며 활짝 웃는 얼굴로 고개를 들이밀었다. “갈 준비 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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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태 택시 임무야?” 브랜디는 씩 하는 미소를 지어 보였다. 누나는 존 웨인 공황의 배기지 클레임 바깥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차를 대자 반갑게 포옹을 해왔다.
“우, 너 되게 피곤해 보인다.” 누나는 쓴웃음 짓고 무너지듯 포옹을 해오는 나를 부축하듯 껴안아 주었다.
“쇼핑몰... 브룩이랑 쌍둥이들을 데리고.”
“아우! 크리스마스를 앞둔 일요일에? 너 엄마가 단단히 화낼 일을 저질렀구나?” 브랜디는 눈썹을 들어 올렸다.
나는 누나의 등을 두드리고 포옹을 풀었다. “그런 것 같아. 어쨌거나 그거랑 상관없이 애들을 태워다주라고 하셨을 거야. 오빠로서 당연히 해야 할 임무라나 뭐라나.” 나는 한숨을 쉬었다. “브룩이 얼른 면허를 땄으면 좋겠어.”
“걔 아직도 면허 딸 자격이 안 됐단 말이야?”
“아니, 1월에.” 나는 브랜디의 짐가방을 챙겨 트렁크에 실었다. 그러는 동안 브랜디는 이미 조수석에 올라타고 있었다. 나는 운전석에 앉고 시동을 걸었다.
“언제까지 머물 거야?” 나는 큰길에 접어들며 물었다.
“스키 여행에서 돌아오면 일요일인 30일까지만. 나도 한 달 내내 있고 싶지만 아르바이트가 있어서 여유가 없어.” 브랜디는 한숨을 쉬었다.
“뭐, 그래도 함께 스키여행을 가게 돼서 다행이네.”
“그래, 나도 기대하고 있었어.”
“나도.” 엉큼한 미소가 일었다. “누나, 나, 어쩌면 브룩까지, 산 위 오두막에서 꽤 따듯하게 지낼 수 있을 것 같지 않아?”
브랜디는 킥킥대며 내 팔을 때렸다. “벤! 늘 그런 생각만 하는 거야?”
“아니, 아니.” 나는 심호흡을 하고 진지하게 대답했다. “난 누나를 사랑해, 브랜디. 그런 거하고는 상관없이. 무슨 말인지 알지?”
누나는 다정한 미소를 짓고 고개를 끄덕였다. “알아. 단지 그러고 싶지 않아서가 아니라, 지금은 남자친구가 생겼거든.”
나는 눈썹을 들어 올렸다. “그래서?”
브랜디는 킥킥대며 얼굴을 붉히고는 내 팔을 문질렀다. “글쎄에... 해당되지 않을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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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음-히-오, 간지러워!” 브랜디는 한 손으로는 내 손을 배에서 쳐내고 다른 손으로는 소리를 죽이려 입을 가렸다.
나는 누나를 뒤에서 끌어안고 내 우람한 자지로 느긋하게 절구질을 하고 있었다. 나는 누나가 방심한 틈을 이용해 자지를 뽑지 않고 왼다리를 타고 돌며 누나의 오른 다리를 어깨에 걸쳤다. 새로운 체위 덕에 클리토리스에 손이 닿았다. 나는 스타카토 식으로 짧고 빠르게 펌프질을 해가며 누나의 클리토리스를 간지럽혔다.
“오,벤... 매트 좆도 나쁘지는 않지만, 네 거랑은 쨉도 안 돼.”
나는 득의양양한 미소를 짓고 누나가 지금은 7과 4분의 3인치가 된 내 자지를 한 점도 빠트리지 않고 맛볼 수 있도록 용을 썼다. 나도 뻐길 만큼 크지 않다는 건 알고 있었다. 그러나 누나의 찬사로 기분이 뿌듯해지는 걸 말릴 수는 없었다.
나는 누나를 싸게 할 양으로 왼손을 펴서 한쪽 손가락으로는 클리토리스를 문지르며 다른 손가락을 엉덩이에 꽂고 슬근슬근 톱질을 했다. 열아홉 살 누나는 한쪽 팔을 괴고 끙끙대며 신음을 했고 나는 누나의 다리를 어깨에 걸치고 비스듬히 누운 자세로 누나가 소리를 죽인 느긋한 오르가즘을 오를 때까지 절구질을 해댔다.
나는 임무를 마치고 오른손을 뻗어 누나의 젖가슴을 주무르다가 어깨에 걸친 누나의 오른다리를 지렛대 삼아 붙들어 잡고 좆물이 나올 때까지 더욱 빠르고 강하게 절구질을 해댔다.
나는 욕심을 채우고 나서 누나한테 티슈를 건넸다. 누나는 침대에 자국을 남기기 전에 서둘러 자기 몸에 묻어 있는 오점을 닦아냈다. 그리고 우리는 다시 옷을 입고 처음처럼 내가 뒤에서 앉아주는 자세로 침대에 누웠다.
“음... 진짜 좋았어.” 브랜디는 한숨을 쉬었다.
“맞아... 보고 싶었어, 누나.”
“그리 절실하지는 않게,” 브랜디는 킥킥대며 웃었다. “저번에는 발정이 난 것처럼 달려들었잖아.”
나는 얼굴을 붉히고 브랜디의 목에 코를 묻었다. “맞아, 요샌 사정이 풀렸거든.”
“에이드리안이랑 한다며? 브룩이 그러는데, 꽤 다정한 커플이면서 정작 사귀지는 않는다던데?”
“간단치가 않아.”
“그렇겠지.” 브랜디는 깊이 숨을 들이켰다. “집에 있을 때 걔를 꼭 만나봐야겠어.”
“그렇게 될 거야.”
“뭐? 크리스마스 저녁에도 온대?”
“아니, 쌍둥이들이 생일에 초대했어.”
“아.”
우리는 잠시 침묵에 빠졌다. 어색하거나 불편하지는 않았다. 나는 누나의 옆구리를 쓰다듬었고 누나는 내 품에 몸을 묻었다.
그러나 내가 한 가지 생각을 곱씹기 시작하자 내 팔에 힘이 들어간 걸 알아차렸나 보다. “괜찮아, 벤?”
“응, 난, 어, 궁금해서...” 순간적으로 망설여졌다. “도온은 어때?”
브랜디는 몸을 돌려 내 얼굴을 쳐다봤다. “꽤 자주 대화하는 것 아니었어?”
“맞아, 맞아.” 나는 어깨를 으쓱였다. 도온하고는 추수감사절 이후 대충 한 주에 한 번씩 전화 통화를 했다. 딱히 그러자고 약속을 한 건 아니었지만, 도온과 나는 연락이 완전히 끊기는 걸 바라지 않았다. 그러나 늘 짧고 간단명료한 통화였고 이메일이나 즉석 메시지로는 감정을 파악하기 힘들었다. 사실 우리는 라이언이나 에이드리안에 대해서는 화제를 피했다. 그러나 그 둘은 우리 각자의 삶에서 굉장히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기에 그 이야기 말고는 그다지 이야기할 거리가 남아 있지 않았다. 결론을 이야기하자면, 우리는 예전하고는 다르게 스스럼없는 대화를 나눌 수 없었다.
“난 단지... 누나의 견해를 듣고 싶어. 그거 알아? 도온은 이것저것 이야기를 해주지만 뭘 감추고 있는지는 알 수가 없잖아. 비밀이 있다고는 생각 안 해. 우리는 예전부터 서로 비밀을 감추거나 하지는 않았어. 단지... 단지 내 감정을 상하게 하지 않으려고 속 마음을 감추는 것 같아. 그렇다면 나도 다른 대안을 찾아봐야 하는 게 아닌가 싶어서.”
“솔직히 말해... ?아 보였어.” 브랜디는 어깨를 으쓱였다. “나도 도온이랑 마주할 기회가 많지 않았어. 하지만, 데이나가 그러는데, 라이언이라는 남자애랑 꽤 행복해 한대.”
얼굴이 일그러졌다.
“하지만, 속단하긴 일러, 데이나가 그러는데, 도온은 라이언하고의 관계를 장기적인 거로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하다라구. 도온은 아직 널 사랑해. 그리고 까놓고 말해, 라이언은 도온한테 그다지 전망이 밝은 상대라고는 할 수 없어.”
나는 눈썹을 들어 올렸다.
“잘 생기기야 했지. 사려 깊은 성격이고. 게다가 도온한테 푹 빠져 있고. 자질이야 나무랄 데 없지. 하지만, 그다지 똑똑하거나 야망이 있는 건 아닌 건 같아. 라이언은 전문대(주-Community College; 정확한 개념은 검색을 추천, 이 소설과 관계있는 내용은 일반대학교로 편입을 목적으로 한 커리큘럼 제공)에 다니지만, 도온은 박사 학위를 따고 싶어 하잖아. 라이언은 너한테 비하면 학업능력이 쨉도 안 돼.”
“오, 맞아, 공부만큼 섹시한 게 있을라구.” 나는 비꼬는 식으로 말끝을 끌었다.
브랜디는 내 가슴을 때렸다. “도온한텐 그래. 걔한텐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미래가 있어. 교외에 있는 큰 집, 멋진 차, 아이들 셋, 그리고 너. 꼭 명심해 두라구.”
나는 힘없이 한숨을 내쉬었다. “그럴지도.”
브랜디는 내 얼굴을 보고 티셔츠 위로 가슴을 문질러 주었다. “괜찮아?”
나는 천천히 고개를 가로저었다. “도온을 잃을까 봐 두려워.”
“그렇지 않아.” 브랜디는 고개를 저었다. “걔는 널 너무너무 사랑해. 너희 둘은 맺어지게끔 정해져 있다구. 농담이 아니구, 걔는 벌써 D와 B로 시작하는 아기 이름까지 이야기할 정도라니깐. 기운 차려, 벤. 곧 크리스마스잖아. 젊음을 즐기라구. 그 예쁜 옆집 여자애를 행복하게 해주고, 그리고 나머지는 걱정하지 마. 넌 그런 먼 미래의 일을 두고 스트레스를 받기에는 너무 어리다구.”
나는 어깨를 으쓱였다. “알았어.”
“그리고...” 브랜디는 자기 셔츠 속으로 손을 집어넣고 젖가슴 위의 옷을 추켜올렸다. “2 라운드를 할 힘이 남은 것 같아?”
나는 미소를 짓고 내 셔츠를 벗었다. “누나를 위해서라면, 언제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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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이브인 월요일에는 전통대로 온 가족이 집에만 머물렀다. 케이블 채널에서 틀어주는 영화를 볼 때에는 에덴과 엠마가 평소처럼 나를 등받이 삼아 기대고 누웠고 나는 쌍둥이들한텐 기대고 눕기에는 너무 자란 것 같다는 불평을 했다. 브룩도 평소처럼 안락의자에 삐딱하게 누워 영화를 보았고 엄마 아빠도 러브시트에서 서로 기대고 앉아 영화를 보았다.
2시경에는 브랜디가 김이 펄펄 나는 커피를 들고 거실로 흘러들어왔다. 브랜디는 엠마를 나한테서 떼어내고 막냇동생의 자리를 차지했다. 브랜디는 나를 기대고 눕기에는 지나치게 무거운 편이었지만, 가족들은 나를 동정해주지 않았다.
영화를 보고 나서는 동전을 칩으로 삼아 포커 게임을 했다. 그러나 일곱 명은 원활하게 게임을 하기에는 인원이 너무 많았다. 적어도 브랜디가 텍사스 홀뎀을 가르쳐주기 전까지는. 우리집에서는 낯선 게임이었지만 대학에서는 널리 퍼진 게임인 것 같았다.
브룩은 무모하게 베팅을 하다가 네 번째 판 만에 올인을 당했다. 그러나 나는 브룩이 쫑알쫑알 군시렁대는 소리가 듣기 싫어 다시 게임에 끼워주려고 했다. 브랜디는 공짜로 게임비를 대주면 브룩이 충동을 억제하는 법을 배우지 못할 거라며 투덜거렸지만.
그래서 나는 나중에 호의로 되돌려받겠다는 조건으로 브룩한테 동전 50개를 내주었다. 인정. 매춘과 다를 바 없는 거래였다. 그러나 내 관점으로는 50센트를 이보다 값어치 있는 일에 써본 적은 없었던 것 같았다. 게다가, 공짜로도 블로우잡을 해주는 마당에 대수로울 것도 없는 일이었다.
브랜디는 그날 밤 늦게 내가 무슨 짓을 했는지 알아차리고 눈을 굴리며 팔꿈치로 갈비뼈를 찔렀다. 우리의 열다섯 살짜리 동생이 무엇을 배웠겠냐며 투덜대며. “피, 잠깐 귀찮은 것을 피하려고 섹스를 거래했단 거야?”
아마도 50센트를 내주지 말았어야 했나 보다. 그랬다면 에덴이나 엄마보다 일찍 올인을 당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아마 온 가족들이 한동안 그 일에 대해 놀려대겠지. 설상가상으로 브룩은 또 몇 판을 채우지 못하고 판돈을 몽땅 잃게 되었다.
결국은 아빠가 브랜디를 꺾고 판을 싹쓸이하게 되었다. 아빠는 운빨이 달아나기 전에 라스베가스로 진출해보겠다는 포부를 밝혔지만 엄마는 냉큼 아빠의 포부를 묵살해버렸다.
에덴과 엠마는 그날 밤 처음으로 12시1분까지 잠을 자지 않고 기다렸다. 그리고 첫 선물을 풀어본 다음에야 잠자리에 들러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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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크리스마스 아침에 최고로 멋진 선물을 받으며 잠에서 깼다. 브룩은 약속한 대로 이불 속에서 내 막대 사탕을 빨아 먹고 있었다. 적절한 비유가 되었는지는 자신할 수 없지만, 꽤 그럴싸하지? 그치?
아무튼, 내 아침 좆물로 배를 채운 브룩은 고개를 들고 흡족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켄타랑 다른 맛인 줄 까먹고 있었어. 나쁘다는 게 아니라 맛이 다르다구.”
“그러면, 완전히 까먹기 전에 종종 맛을 보라구.” 나는 심각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꽤 오래간만인 것처럼 느껴졌다.
브룩은 킥킥대며 앞으로 기어올라 헐렁한 티 아래로 팬티를 입지 않은 걸 보여줬다. 브룩은 예쁜 보지를 내 입술에 바짝 들이댔다. “내 맛이랑 다시 친해지고 싶지, 오빠?”
“뭐, 넌 빚을 진 셈이니깐.”
브룩은 미소를 지었다. “맞아, 그러니깐 또 빚지게 해줄 거지?”
맘에 드는 거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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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당일은 늘 그렇듯 꽤 어수선했다. 부모님은 친지들과 친척들한테 크리스마스 인사를 하느라 전화기를 떠나지 않았고 누이들도 핸드폰에서 손을 떼지 않았다. 그러나 나는 가만히 앉아서 내 핸드폰을 우두커니 지켜보기만 했다. 도온이 전화해 주기만을 기다리며.
우리 둘 중에서 비교적 진지하게 다른 사람을 사귀는 건 도온뿐이었기 때문에 먼저 전화를 걸어 나를 아직도 사랑하고 있다며 우리의 약속을 재확인해줄 줄로 알았다. 한동안은. 그러나 나는 더는 참을 수 없어 핸드폰을 들고 단축 버튼을 눌렀다.
그 즉시 전화를 받는 소리와 단축 번호가 눌리는 친숙한 소리가 들려왔다. “어, 여보세요?”
한순간 우왕좌왕하는 소리가 들리고 도온의 목소리가 들렸다. “벤? 헤이!!! 나도 금방 전화를 걸려고 했어. 단축번호를 누르는 참에 갑자기 전화가 연결됐어!”
미소가 일었다. “진짜? 아직도 내가 2-버튼이야?” (주-당시 싱귤러 통신사에 직통으로 연결해주는 단축번호 서비스가 있었던 듯.)
“당연하지, 바보같이.” 도온은 웃음을 터트렸다. “와우, 텔레파시가 통했나 봐. 우린 정확히 동시에 단축번호를 눌렀어.”
훨씬 마음이 놓였다. 나는 긴장을 풀고 친근한 통화를 할 수 있었다. 우리는 학교생활과 가족 이야기를 나눴다. 도온은 디제이가 걸핏하면 남자친구를 갈아치운다며 괴로운 신음을 했다. 분명히 데이나와 똑같은 길을 가고 있다며. 적어도 모두하고 박는 게 아니어서 다행이라면서. 디제이는 남자애들의 애를 태우는 걸 즐기는 것처럼 보인다고 했다.
도온은 라이언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고 나도 에이드리안에 대해서는 입도 벙긋하지 않았다. 서로 그런 기미를 느끼고 긴장이 흐른 순간이 있었지만, 실제로 우리는 그런 이야기를 듣고 싶지 않았다. 우리는 서로 메리 크리스마스를 빌어주고 다시 만날 앞날을 기약하며 통화를 끝냈다.
점심 후에는 키이라 맥닐이 큰 선물 바구니를 들고 건너왔다. 나는 키이라를 하도 오랜만에 보게 되어 너무나 반가운 나머지 충동적으로 큼지막한 포옹을 했다. 그리고는 곧바로 가족들 앞에서는 좀 수상한 일처럼 보일 거라는 생각이 들어 얼른 포옹을 풀었다. 키이라는 우리 가족들과 일일이 포옹을 하며 내 실수를 얼버무렸다.
그러나 엄마는 나한테 다 안다는 듯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진짜로 엄마는 모르는 게 없는 것 같았다. 그리고는 키이라한테 남자친구하고의 근황에 대해 물어보셨다. 키이라는 벤이(나) 집을 손봐줘서 무척 편했다며 지금은 손재주가 있는 남자하고만 데이트한다고 했다. 그런 이유로 나를 호출할 일이 없었다며.
키이라는 또한 내가 에이드리안의 집으로 건너가는 모습을 자주 목격했다는 걸 은근히 비추기도 했다. 에덴과 엠마는 그 말을 듣고 고개를 맞대고 킥킥대며 웃었다.
마침 초인종인 울려 아빠가 문을 열어주자, 데니스 가의 부녀가 나란히 서 있었다. 둘은 크리스마스 인사를 하러 방문한 것이었는데 내가 에이드리안과 포옹을 하자 쌍둥이들은 더 큰 소리로 킥킥대는 것이었다.
데니스 씨는 딸을 돌봐줘서 고맙다며 훌륭한 이웃을 둬서 마음이 놓인다고 했다. 그리고는 손으로 입을 가리고 그리 작지 않은 목소리로 아빠한테 속삭이는 것이었다. “우리 딸이 댁의 아들한테 마음이 있는 것 같네요.”
아빠는 씩 하고 웃기만 했다. “제가 지켜보도록 하죠.”
평범한 크리스마스였다.
다행히, 쌍둥이들 생일인 26일은 별 탈 없이 지나갔다. 에이드리안은 쌍둥이들의 초대를 받고 놀러 왔지만, 나보다는 쌍둥이들한테 더 신경을 썼다.
“우리는 ‘낫투게더’야. 에이드리안은 두 손으로 따옴표를 그렸다. “그러니깐 여자친구처럼 살갑게 굴진 않을 거야.”
나는 얼굴을 찌푸리고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다시 집사 겸 심부름꾼으로 되돌아가 잔치의 자질구레한 일을 도맡아 처리했다. 결국, 에이드리안은 나보다는 브랜디하고 붙어 있는 시간이 더 많았다. 적어도 작별인사로 키스를 해주며 새해가 오기 전에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해주었지만.
우리 가족은 다음날 아침 일찍, 대형 밴을 타고 빅베어로 출발했다. 나는 오래간만에 브랜디와 가족여행을 하게 되어 반가운 기분이 들었지만, 브룩은 다시 쌍둥이들이 앉은 뒷좌석으로 좌천되었다며 쫑알쫑알 군시렁댔다. 다행히 나는 두 시간 반이 걸리는 거리를 운전을 맡게 되어 자리를 바꾸자고 빌고 회유하고 떼를 써댔을 브룩의 등쌀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대신 엄마가 평소의 내 자리에 앉게 되었는데 아무리 브룩이라도 엄마한테는 떼를 쓸 수 없었을 것이다.
우리는 하루 동안 스키와 스노보드를 타고 놀고 나서 여덟 명이 숙박 가능하다고 광고를 한 두 개의 침실이 딸려 있는 콘도에 여정을 풀었다. 그러나 침대를 모두 합쳐봐야 6명만 잘 수 있는 공간뿐이었다. 누가 밀려났는지는 짐작들 가시겠지? 각방에는 풀사이즈 침대가 하나씩 놓여 있었는데 한 침대는 엄마와 아빠가 차지했고 다른 침대는 브랜디와 브룩이 차지하게 되었다. 쌍둥이들은 소파에 딸린 간이침대를 차지했다. 그러나 나는 침대가 딸려 있지 소파를 배정받아서 다리를 팔걸이 너머로 드리우고 찌그러질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밤새도록 소파에만 찌그러져 있었던 게 아니란 걸 밝히게 되어 기쁘게 생각한다. 브룩은 자정 무렵 나를 침대로 데려갔다. 쌍둥이들이 호각을 불어대도 깨어나지 못할 만큼 곯아떨어진 게 천만다행이었다. 게다가 부모님 침실도 콘도의 맞은편 끝에 있었기 때문에 우리 셋이 부스럭거리는 소리를 듣지 못했을 거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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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지치도록 스키나 스노보드를 타고 놀다가 눈이 내리고부터는 눈싸움을 하거나 눈으로 썰매 둔덕을 쌓으며 시간을 보냈다. 쌍둥이들은 특히 둔덕이 높아지는 걸 좋아라 하며 썰매를 타고 놀며 둔덕과 충돌하는 재미에 푹 빠져버렸다. 나는 그 이틀 동안 밤마다 브룩과 브랜디의 침대에 몰래 기어 들었다. 우리는 요란을 떨거나 하지는 않았다. 단지 긴 하루 동안 눈을 지치느라 피곤해진 몸을 조용하고 작은 오르가즘으로 느긋하게 풀기만 했다.
그러나 29일에는 집으로 돌아갈 준비를 해야 했다. 우리는 슬로프에서 돌아오고 나서 임대한 스키 장비를 반납하러 갔다. 온 가족이 임대 장소에서 신발을 갈아신고 있을 때 핸드폰이 울렸다.
아빠는 내가 전화를 받으려 하자 눈살을 찌푸렸다. 그러나 나는 링톤의 주인을 알아차리고 애원하는 눈빛으로 말했다. “에이드리안이라구요.”
사연이야 어떻든 간에 가족들은 에이드리안을 내 여자친구처럼 여기고 있었다. 그래서 아빠는 고개를 끄덕여 주었고 나는 잽싸게 전화를 받았다.
“헤이!!!” 귀청이 떨어질 만큼 우렁찬 목소리였다. 게다가 한동안 들어본 적 없는 밝고 명랑한 목소리이기도 했다.
“헤이! 목소리 반갑다. 우린 곧 집으로 돌아가려고.” 나는 가족들한테 들리지 않도록 뒤쪽으로 걸어갔다.
“오, 아니-아니-아니. 아직은 안 돼.” 에이드리안은 숨넘어가는 목소리로 외쳤다. “어, 부모님이 어떻게 받아들이실지는 알 수는 없지만, 거기에 남을 순 없겠어?”
나는 눈썹을 들어 올리고 눈 쌓인 산을 바라봤다. “여기에 남으라구?”
“어떻게 된 거냐면, 캔디 아빠가 사업상 급한 일이 생기는 바람에 스키 여행을 취소하셨대. 근데 거기 빅베어에 이미 오늘 날짜로 콘도를 예약해 두었는데, 환불을 거부당하셨다는 거야. 그래서 대신 캔디가 친구들을 데리고 가는 걸 허락 받았대! 목요일까지 말이야!”
나는 두 번 눈을 깜박였다. “여기서 새해를 맞겠다는 거야?”
“그래!”
심장 고동이 빨라졌다. “와우... 어, 나도 너희와 머물기를 바라는 거야?”
“그래!”
“또 누가 오는데? 부모님이 물어보실 것 같아서.” 나는 눈썹을 찌푸리고 적당히 둘러댈 말을 궁리했다. 평소 부모님은 지난 봄방학에 그랬던 것처럼 나를 까다롭게 통제하지는 않았지만, 이번에는 워낙 갑작스러운데다가 내가 운전을 하기로 되어 있었기 때문에 어떻게 반응하실지 종 잡을 수 없었다.
“아, 당연히, 나하고 캔디. 그리고 린하고 헤더.”
눈썹이 치솟았다. ”캔디 대학 친구들이 아니라?”
에이드리안은 한숨을 내쉬었다. “캔디 대학친구들은 대부분 트레버의 친구들이기도 하대. 그런데 둘이 깨지고 나서 다들 트레버한테 붙었다고 하더라구.”
“아, 미안.”
“헤이, 왜 네가 사과를 해?” 실제로 에이드리안이 어깨를 으쓱이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러니깐, 너랑 섹시한 계집애들 넷뿐이라 이거야... 무슨 일이 생길지는 알아서 상상해보라구...”
[슈잉]
“어... 알았어... 근데 캔디가 그래도 된대? 여자들끼리 친목을 다지는 걸 방해하고 싶지는 않은데...”
킥킥대는 소리가 들려왔다. “사실은, 캔디가 먼저 널 초대할 수 있는지 묻더라구. 게다가 우린 네가 절실해. 계집애만 넷에다가 좆이 하나도 없다는 게 말이 돼? 내 장담하는데, 너라도 우리 곁에 없으면 훨씬 곤란한 일이 생기게 될걸.”
야한 상상이 뭉게뭉게 피어올랐다.
에이드리안의 목소리가 백일몽을 방해했다. “그러니깐, 목요일까지 머물 수 있게 부모님을 잘 설득해봐. 돌아갈 때는 우리가 태워다 줄 테니깐.”
심장박동이 내달렸다. “알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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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보다는 잘 먹혀들지 않았다. 아빠는 내 얘기를 듣고 눈빛을 번쩍이며 눈썹을 들어 올렸다. “너랑 여자애들 넷뿐이라고?”
나는 얼굴을 붉혔고 엄마는 한숨을 내쉬었다. “라호야는 한 시간 거리밖에 안 됐잖니. 이번 건은 상황이 달라.”
“도온이 사는 데는 6시간 거리였잖아요.”
“경우가 달랐잖아. 부모님도 있었고.”
아빠는 어깨를 으쓱였다. “세 시간도 걸리지 않는 거리니깐, 급한 일이 생기더라도 그리 먼 거리라고는 할 수 없겠지.”
부모님 중 한 명이 내 편을 들어주는 걸 깨닫고 신이 났다. 어쩌면 아빠도 나랑 비슷한 상상을 하셨을까?
엄마는 또 한숨을 내쉬고 다 안다는 듯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그 순간 나는 엄마가 승낙하리라는 걸 깨닫고 펄쩍펄쩍 뛰고 싶은 충동을 억눌러야 했다. 그러나 엄마는 내가 무엇이든지 들어줄 거라는 걸 알고는 집안일을 할당하는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당연히 나도 열렬히 승낙했고. “그리고 더 이상은 가족여행이 아니니깐 경비는 네 돈으로 해결해.”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엄마는 한숨을 쉬고 마지못해 최종승인을 내려주셨다. 그 순간 브룩이 뒤쪽에서 고개를 들이밀었다. “그럼 나 앞좌석에 앉아도 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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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평소처럼 공항까지 배웅해 줄 수 없게 되어 브랜디를 뒤쪽으로 끌고 가 오누이답지 않은 키스로 작별인사를 나눴다. 오고 가는 사람들이 없는 건 아니었지만, 아무도 우리가 오누이라는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했기를 바라면서.
“나중에 보자, 악어야.” 브랜디는 킥킥대며 덧붙였다. “수분을 충분히 섭취해 둬.”
10분 뒤, 우리 가족은 나를 다른 콘도 단지에 내려주었다. 그리고 나는 길 건너편에서 사온 맥도날도 포장세트와 책으로 무장하고 로비에 앉아 여자애들을 기다렸다.
어느 순간 잠이 들었었나 보다. 언뜻 눈을 떠보니 누군가 내 입술에 키스를 하고 있었다. 젊은 아가씨의 달콤한 향기가 콧속을 간질였고 짜릿한 환희가 번개처럼 온몸을 훑어 지나갔다. 그러나 누군가의 손이 내 눈을 가리고 있었기 때문에 키스를 하는 당사자를 볼 수는 없었다. 그렇게 약 일분 동안의 키스가 끝나고 내 눈을 가렸던 손이 치워졌다.
나는 자세를 가다듬고 눈을 깜박였다. 그리고 내 코앞에 서서 눈을 반짝이며 짓궂은 미소를 지은 헤더 윌킨슨을 보고 소스라치게 놀라게 되었다. “내가 이 순간을 얼마나 오랫동안 기다렸는지 알고는 있니?”
나는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주위를 둘러보았다. 린은 몇 발짝 떨어진 곳에서 웃음을 참고 있었고 캔디는 예전과 다른 짧은 헤어스타일을 한 모습으로 카운터에서 점원과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그리고 에이드리안은 내 등 뒤의 소파에 앉아있었다. 내 눈을 가린 장본인임을 알려주며. “안녕, 선샤인.”
꽤 재미난 며칠이 될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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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디 아빠는 우리 가족이 빌린 콘도와 똑같은 구조로 되어 있는 콘도를 빌렸다. 아마도 같은 개발업자가 지은 것이겠지만 마치 데자뷔를 본 것 같은 기분이었다. 다행히, 구조는 동일하다고 해도 배치 방향은 180도 정반대였기에 새로운 장소에서 새로운 동반자들과 함께하게 된 사실을 까먹지 않을 수 있었다.
더구나 다들 평범한 동반자들이 아니었다. 보기만 해도 내 아랫도리에 불을 지피는 넋이 달아날 만큼 매혹적인 에이드리안, 꿰뚫는 듯한 푸른 눈과 죽여주는 몸매로 나를 매혹한 아름다운 캔디, 어두운 머리카락을 밝히는 듯한 바다색깔 눈동자로 침을 고이게 하는 헤더, 그리고 사랑스럽게 귀엽고 친근한, 아담한 린, 애초부터 입이 쫙 벌어질 판국인데 그 넷이 비키니만 입고 내 눈앞에 줄지어 선 건 천인이 공노할 작태였다.
오, 맞다. 한겨울에 웬 비키니냐구? 설명해줄게.
우리는 전형적인 말년 10대답게 자정을 넘길 때까지 깨어 있었다. 게다가 나는 낮잠을 자서 그런지 별로 피곤하지도 않았다. 그래서 우리 다섯 명은 남들이 다 잠든 시각인 그때까지 말똥말똥 뜬 눈으로 대화를 나눴다.
게다가 캔디 아빠가 빌린 콘도는 우리 가족이 머문 콘도와는 한 가지 다른 점이 있었다. 콘도 문을 열고 겨우 열 발짝만 걸어가면 풀장과 자쿠지 욕조가 설치된 시설이 있었다. 그래서 캔디는 11시를 알리는 벨 소리가 울리자 몸을 담그러 가자며 비키니로 갈아입자고 했다.
그래서 아침 일찍 스키를 타고자 하는 숙박객들이 모두 잠자리에 들었을 때, 우리 다섯 10대들는 슬리퍼와 수건만 걸치고 조심스럽게 눈길을 건너가 뜨끈하고 거품이 이는 자쿠지 욕조에 몸을 담갔다.
우리는 다음 한 시간 동안 대화와 뒷담화를 주고받으며 농탕을 쳤다. 뭐, 정확히 말하자면, 서로 뒷담화를 까면서도 에이드리안, 캔디, 헤더는 농탕질을 해대는 것에 더욱 집중했다. 적어도 헤더는 나한테 수작을 걸어왔고 에이드리안하고 캔디는 자기들끼리 시시덕거리며 시간을 보냈다. 게다가 그 둘이 한 침대를 쓰게 된 걸 고려해보면, 나중에 잠자리에 들면서 고등학교 시절의 야간 활동을 재개하리라는 건 굳이 지켜보지 않아도 뻔해 보였다.
한편, 헤더는 나한테 슬금슬금 접근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욕조의 맞은편에서 마시지를 해달라며 내 무릎에 발을 올려놓고 있다가 점차 자세를 바꾸어 아예 무릎을 올라타고 내 어깨에 팔을 둘렀다.
그동안 에이드리안은 내가 허락을 구하는 표정으로 힐끔힐끔 바라볼 때마다 눈을 굴리며 마치 ‘알아서 해.’라고 말하는 것 같은 표정을 지어 보였다. 나는 머릿속으로는 우리가 사귀는 게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지만, 왠지 마음속으로는 에이드리안한테 정조를 지켜야 할 것 같은 의무감을 느끼고 있었다.
그러나 약 15분이 흐르고 나서는 긴장이 풀려 헤더의 몸을 편히 더듬고 있었다. 짙은 머리를 한 치어리더는 미소를 짓고 내 품에 엉겨왔다. 그러나 엉덩이를 감싸자 내 손목을 잡고 허리로 옮기며 속삭이는 것이었다. “너무 서두르지는 말고, 빅벤... 느긋한 걸 좋아하는 여자애도 있다구...”
나는 한숨을 쉬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동안 경험한 바로는 여자애들은 제각기 페이스가 천차만별이었다. 어떤 여자애들은 쇠뿔도 단김에 빼랬다고 시동을 걸자마자 곧바로 젖어버리기도 했다. 그러나 대부분은 조금 공을 들여 행동을 개시하기 전에 살살 달래주고 부드러운 애무를 해줘야만 했다. 나는 헤더가 접근해오는 요령만 보고 식은 죽 먹기거니 하고 속단하고 있었다. 실제로 우리 둘 다 꽤 달아올라 있었고. 그러나 아직은 시기상조였다. 정지작업을 해야만 했다. 게다가 우리 둘 다 몸을 섞고 싶은 게 기정사실이라고 해도 헤더는 식은 죽처럼 느껴지기를 원치 않았다.
그래서 나는 여유를 두고 너무 드러나지 않게 손을 놀려대며 말로만 어르기를 계속했다.
바로 그때 캔디가 욕조 가장자리에 머리를 기대며 나직이 읊조렸다. “가끔은 여자들도 섹스가 하고 싶어 미칠 때가 있어. 다들 알지?”
에이드리안과 린은 킥킥대며 웃다가 캔디의 화제에 동참했고 그동안 나는 헤더한테 신경을 집중했다.
캔디는 파리를 쫓듯 무심히 손을 내저었다. “하지만, 학교의 남자애들은 다 제 잘난 줄로만 알지 존중심이라고는 눈곱만큼도 없어. 고등학교 때에는 눈길만 줘도 쩔쩔매며 겁을 내던 것들이 말이야. 하긴 적어도 고등학교 때는 여자애를 존중해주기는 했어. 다음날 학교에서 마주칠 걸 알고 있었던 게지. 하지만, 대학교 남자애들은 침대 기둥에 줄만 하나 더해 긋고는 다시는 말도 걸지 않아. 그냥 3만 명이나 되는 얼굴없는 학생들 사이로 종적 없이 사라질 뿐이야. 역겹지. 아무리 섹스가 하고 싶더라도 그렇게까지 가라앉고 싶진 않아. 난 그렇게 쉬운 여자가 아냐.”
“당연히 아니지.” 에이드리안은 물아래로 손을 내려 캔디의 몸 어딘가를 주물렀다. 아마도 다리이겠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고...
캔디는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너무 오랫동안 하지 못하니깐, 트레버가 그리워지더라구. 맞아, 막돼먹은 놈이지. 하지만, 가려운 데를 긁어줄 줄은 알았어. 안 그래, 린?”
아담한 브루넷은 나머지 네 명이 자기를 쳐다보는 걸 깨닫고 새빨갛게 얼굴을 붉히고는 살며시 물속으로 몸을 가라앉았지만, 옛일이 떠오른 듯 미소를 지었다. “맞아...”
에이드리안은 둘을 번갈아 쳐다보다가 미소를 지었다. “걱정 붙들어 매. 너흰 젊고 예뻐. 제대로 된 남자애를 만나기만 하면 가만히 있어도 너흴 달달 볶아댈 테니깐.”
“너한테야 일도 아니지.” 린은 에이드리안한테 눈을 흘기고는 침중히 가라앉은 검은 눈을 나한테 고정했다.
에이드리안도 나를 쳐다보고 큭큭대며 웃었다. “뭐, 그렇긴 해...”
그 순간 헤더와 캔디는 에이드리안을 바라보았고 예쁜 여자애들 셋은 말없이 뭔가를 교신했다. 그러고 나서 에이드리안은 수수께끼 같은 미소를 짓고 캔디한테 고개를 끄덕였고 반면에 헤더는 입술을 삐죽이고 내 어깨에 팔을 둘렀다.
헤더는 좌절이 섞인 신음 소리를 내며 내 무릎에 걸터앉고 젖가슴을 들이댔다. 나는 속이 훤하게 내비치는 얇은 비키니 재질 아래로 단단히 머리를 세운 젖꼭지를 발견하고 눈이 휘둥그레졌다. 헤더는 내 머리를 끌어당겨 젖 무더기 사이에 코를 묻게 했다. 그리고 단단한 내 자지에 대고 엉덩이를 갈아댔다.
“헤이, 헤이, 과속하지 마, 타이거.” 에이드리안의 목소리에 퍼뜩 정신이 들었다. “우리 모두 열기를 식혀야 할 것 같아.”
“허?” 나는 미간을 좁히고 에이드리안을 쳐다봤다.
내 매혹적인 여자친구가 아닌 여자애는 미소를 지어 보였다. “열 좀 식히라구. 저쪽에 있는 풀로 뛰어들어 남자다움을 보여주지 않을래?” 에이드리안은 엄지를 들어 등 뒤를 가리켰다. 빤히 얼음조각과 눈이 둥둥 떠다니는 풀장을 향해.
나는 얼굴을 찌푸렸다. “농담하지 마.”
“어서, 타이거. 뭐야, 쫄았구나?”
“쫄긴, 미치지 않았을 뿐이라구.”
“이러면 어때? 풀장에 뛰어들면 가슴 보여줄게.”
잠시 망설이고 있자 캔디가 환한 미소로 끼어들었다. “나도.”
그 말에는 마음이 동했다. 헤더도 킥킥대며 내 무릎에서 내려갔다. “우리 넷 모두 보여줄게, 맘에 들어?” 헤더가 린한테 고개를 돌리자, 린도 빨갛게 달아오른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심히 멍청한 일인 줄은 알았지만, 빼도 박도 못할 상황이 되어버렸다. 왜들 이러셔, 젖가슴을 보여준다고? 에이드리안의 장엄한 젖통이야 맘만 먹으면 언제든지 구경할 수 있잖아?
그런데 좀 겁이 나는 것은 사실이었지만, 남자의 존심 때문에 마냥 거절하기도 힘들었다. 게이가 아닌 남자의 DNA에는 여성의 유선 분비 조직을 보기 위해서라면 이처럼 멍청한 일을 무릅쓰게 하는 뭔가가 새겨져 있음이 분명했다.
그래서 나는 눈을 굴리며 짜증 섞인 신음을 토하고는 이를 악물고 욕조에서 몸을 일으켰다. 될대로 되라지. “불알에 동상 걸려도 탓하지 않기다!” 나는 에이드리안한테 경고를 하고 풀장으로 건너가 냅다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지금 돌이켜보건대, 꾸물대지 않았던 게 상당한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자꾸지 욕조에서 피부를 뜨끈하게 데워놓은 덕분에 생각보다는 뼛속을 파고드는 냉기를 느낄 수 없었다. 오히려 상쾌한 기분이 들기까지 했다. 그래서 나는 득의양양한 미소를 짓고 여자애들한테 엄지를 들어 보였다.
여자애들은 휘파람을 불어대며 갈채를 보냈다. 린이 외쳐대기를 “곧장 뛰쳐나오지 않다니 믿기지가 않아!”
나는 어깨를 으쓱이고 태연한 얼굴을 유지하며 배영을 했다. 그러나 몇 초가 지나고부터 본격적으로 싸늘한 냉기가 엄습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결국 풀장을 뛰쳐나올 수밖에 없었다.
바깥 공기가 풀장속보다 더 차갑게 느껴졌다. 나는 오들오들 떨어대며 자쿠지로 복귀했다. 여자애들한테 물을 튀기지 않도록 초인적인 인내력을 발휘하며, 그러나 욕조 속에 몸을 담갔어도 떨리는 몸이 멈추지 않았다.
에이드리안은 잽싸게 옆으로 다가와 내 등을 쓸어주었다. “진짜 바보가 따로 없다니깐, 얼른 뛰쳐나왔어야지, 헤엄을 칠 건 뭐야?”
나는 오들오들 떨어대며 어깨를 으쓱였다.
“참 대단한 사나이 나셨어.” 에이드리안은 웃음을 터트렸다.
“진짜 남자셔.” 캔디도 거들었다.
“약속은 약속이니깐.” 린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거 참 야하다!” 헤더가 들뜬 목소리로 외쳤다.
여자애들은 서로 동시에 눈빛을 교환하고는 비키니 탑을 들어 올려 여덟 개나 되는 아름다운 모양의 구체를 꽤 오랫동안 전시해주었다.
불행하게도 나는 그때까지도 뼛속을 파고드는 한기에 신체적으로 불편함을 느끼며 사시나무 떨 듯 달달 떨어대고 있었다. 더구나 뜨끈한 욕조 물도 오히려 불편함을 더하기만 했다.
에이드리안은 내가 편치 않아 하는 모습을 보고 뺨에 키스를 해주었다. “미안, 괜한 짓을 하게 해서. 나중에 보상해 줄게.”
에이드리안의 키스는 자쿠지 욕조의 물보다 더 빠르게 몸을 덥혔다. 나는 몇 분 후에는 간신히 숨을 편히 내쉴 수 있었다. 그 후 우리 다섯은 짐을 챙기고 콘도로 복귀했다.
실망스럽게도, 에이드리안은 아무런 보상도 해주지 않았다. 각자 따로따로 샤워를 하고 이를 닦는 둥 잠자리에 들기 전에 하는 일상적인 행위를 하고는 린하고 헤더 그리고 에이드리안과 캔디가 각자의 방으로 들어갔고 나 혼자만 소파에 딸린 간이침대에 남게 되었다.
나는 홀로 어둠 속에 누워 딸을 쳐야 할지 말아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 에이드리안의 ‘보상’에 대한 기대감으로 달아오른 상태인데다가 당시에는 젖통 쇼를 즐길 수 없었다지만 여자애들의 젖가슴은 기억이 생생했다.
딸을 잡는 방향으로 마음이 기울어질 찰나, 에이드리안과 캔디의 침실 방향에서 앓는 소리가 새어나오기 시작했다. 나는 파자마 허리춤에 손을 집어넣고 몸을 섞고 있을 아름다운 두 여자애의 모습을 상상했다.
그러나 판타지는 절대 현실을 능가할 수 없었다. 혹은 그 반대가 진실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상상해 두었던 것 대부분을 이미 경험해보았을 만큼 미친 삶을 살아왔다. 에이드리안과 캔디의 동성애적인 포옹을 떠올리며 딸을 잡는 것도 그리 나쁘지는 않았지만, 아무래도 실제로 하는 것에 비하면 김이 빠진 느낌이었다. 그래서 나는 딸을 멈추고 잠을 청하기로 했다.
머리가 띵해지고 무의식의 경계로 넘어가려는 찰나, 얇은 매트리스가 출렁였다.
“아직 자는 거 아니지?” 에이드리안의 달콤한 속삭임은 정적을 흔들어 벌릴 만큼 우렁차게 들렸다. 고개를 들자 에이드리안이 내 이마를 어루만졌다.
나는 커튼 사이로 비쳐드는 보도 조명등의 희미한 불빛만으로 에이드리안의 얼굴과 나체인 몸을 분간할 수 있었다. 에이드리안은 약속대로 보상을 해주러 온 것이었고 그 순간 나는 심장박동이 급격히 빨라졌다. 우리는 일요일 아침에 우리의 관계에서 중대한 전환점이 되었던 카타르시스적인 사랑을 나눈 뒤로는 친밀해질 기회를 얻지 못했다. 그래서 나는 넋이 달아날 만큼 예쁜 블론드를 향해 욕정의 불을 쌓아두고 있었다.
그러나 에이드리안은 불편한 간이침대에서 사랑을 나누려고 나온 게 아니었다. 대신에 나를 부드럽게 끌어당기며 속삭이는 것이었다. “어서.”
나는 에이드리안의 손길에 이끌려 자동으로 몸을 일으켜 세웠다. “어딜 가는데?”
에이드리안은 킥킥대며 웃었다. “어딜 것 같아?” 그리고는 나를 캔디가 있는 침실로 이끌었다.
캔디는 침대맡 램프의 불빛 아래에서 턱이 바닥을 때릴 만큼 아름다운 알몸의 영화를 고스란히 드러내놓고 있었다. 새로운 헤어스타일로 턱선에 맞춰 가지런히 손을 본 풍성하고 짙은 머리카락은 갸름한 얼굴을 위험천만할 만큼 섹시하게 보이게 했다. 캔디는 젖통을 완전히 까놓은 모습으로 나를 보고 생긋하는 미소를 지어 보이고는 두 손으로 젖통을 모아 흔들어 보였다. 아래로는 깔끔하게 털을 정리한 핑크빛 속살이 물기를 머금은 모습으로 번들거리고 있었다.
에이드리안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캔디의 아랫도리에 얼굴을 묻었다. 블론드의 뒷머리가 꼼지락거리는 꼴을 보건대 분명히 친구의 하반신 지역을 핥아대고 있었다. 둘은 에로틱한 신음을 토해냈다.
브루넷은 에이드리안의 머리를 붙들고 아랫도리로 찍어누르고는 오른손을 들고 손가락을 까닥여 가까이 오라는 신호를 보냈다. 물론 나는 잠자코 캔디의 명에 따랐고.
나는 캔디의 지시대로 홀딱 옷을 벗고 침대에 올라 옆에 무릎을 꿇었다. 아름다운 여대생은 굶주린 살쾡이가 덥석 먹이를 삼키듯 도톰한 입술로 내 자지를 한입에 삼켜버렸다.
“오, 젠장.” 나는 마침내 정적을 깨고 신음을 내뱉었다. 나는 일이 되어가는 꼴에 꽤 놀라고 있었다. 캔디하고는 막역한 친구 사이라고 할 수 있었다. 당연히, 졸업을 하고 대학으로 떠나가기 전까지. 우리는 꽤 자주 시시덕거리는 편이었다. 물론, 봄방학 때는 정신 나간 난교파티를 벌인 적도 있었고. 그러나 이날까지도 내 자지를 빨고 싶다는 눈치를 보인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아마도 내가 잘못 생각한 거겠지만. 아무튼, 나도 다른 남자애들처럼 여자애들의 신호를 캐치하는 데에는 영 숙맥이었다.
캔디는 내 견해를 증명이라도 하겠다는 듯이, 에로틱하게 콧소리를 흥얼거리며 평생 맛보기를 기다려왔던 특등급 등심 갈비를 시식하듯 내 자지를 빨아댔다. 뺨으로 늘어뜨린 머리카락 다발로 더욱더 매혹적으로 보였다. 캔디는 암갈색 베일 사이로 초롱초롱한 푸른 눈을 굴려대며 나를 올려다보았다. 내 자지를 입에 문 채, 미소를 머금은 사실을 짐작할 수 있게 입꼬리를 씰룩거리며. 그리고는 눈을 감고 몸을 떨어댔다. 아래쪽에서 계속된 에이드리안의 오랄 마법에 오르가즘에 오른 게 분명했다.
캔디는 오르가즘을 넘기고 눈을 떴다. 그리고는 내 자지를 수차례 정성껏 핥은 다음에 자지 밑동을 꼭 움켜잡고 한껏 숨을 들이켰다. “제길! 자지야, 너 진짜 오래간만이다.” 아름다운 브루넷은 코앞에서 껄떡대는 7과 4분의 3인치 자지에 눈길을 고정하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는 다시 고개를 숙여 한 번에 길게 핥아 올리고는 뒤로 물러나 팔꿈치를 괴었다.
나는 한 살 연상인 미녀의 전신을 훑어 내리며 감상했다. 크림 같은 피부와 단단한 뱃살을 거쳐 에이드리안이 쉽게 작업을 할 수 있도록 활짝 다리를 벌려놓은 엉덩이까지. 그리고는 위로 시선을 돌려 캔디의 예쁜 얼굴에 고정했다.
“나 박아 줄 거지, 벤?” 캔디는 살짝 바람이 섞인 목소리로 요청했다. “낭만이나 사랑하고는 관계없이.” 캔디를 고개를 내저었다. “우린 예전부터 친구였어. 그 이상은 바라지 않을게. 난 섹스만 하면 그만이야.”
용기를 내 에이드리안을 쳐다보니 허락을 구할 생각을 했다는 것 자체가 짜증이 난다는 듯이 눈을 흘기는 것이었다. 나는 캔디에게 주의를 돌리고 길게 숨을 들이켰다. “알았어.” 순간 캔디가 나를 초대했다고 한 에이드리안의 말이 떠올랐다. “이러려고 날 초대한 거구나?”
캔디는 얼굴을 붉혔다. “그래, 너무나 오랫동안 해보질 못해서 스트레스가 왕창 쌓여 있었는데 에이드리안이 넌 믿을 수 있다고 했어.”
“서비스를 담당하게 되어 영광이옵니다. 부인. 스트레스를 확 날려버릴 명품 빠구리 하나 대령이요.” 기대감이 부풀어 올랐다. 인기있는 아이들의 점심 테이블로 초대된 이후로 이 연상의 여자애한테 슬그머니 마음이 동했었다. 물론 당시에는 에이드리안한테 정신이 팔려 여유가 없었지만, 이 발랄한 치어리더를 떡 쳐줄 기회가 생겼더라면 굳이 마다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아, 드디어.” 캔디는 환하게 얼굴을 밝히고는 안도하는 한숨을 내쉬며 다시 내 자지를 딸쳐 주었다. “그 소문이 자자한 빅벤을 경험하게 되다니!” 캔디는 킥킥대는 웃음을 참지 못했다. “미즈호는 작년 봄방학 이후로 너를 입에 달고 살았어.”
캔디가 내 팔을 잡자 에이드리안이 웃는 얼굴로 길을 비켜주었다. 드러눕는 자세가 될 때까지 나를 끌어당긴 캔디는 그대로 내 몸을 올라타고 내 입속에 혀를 심어왔다. 나는 일 년 동안 쌓아온 열정과 욕정으로 불끈 기운을 내서 내가 상위가 되도록 캔디를 뒤집었다.
나는 캔디의 열렬한 키스를 받으며 손으로 튼실한 젖가슴과 팽팽한 뱃살을 훑어 내리고는 두 다리가 갈라지는 지점에 도착했다. 그다지 놀랍다고는 할 수는 없었지만, 아무튼 내 손가락은 아무런 저항도 받지 않고 촉촉한 입구 속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캔디는 예열이 끝난 상태였다.
“당연히, 젖었겠지.” 에이드리안의 목소리가 나를 놀라게 했다. 나는 순간적으로 에이드리안을 까먹고 있었다. “우린 한 시간 동안이나 밴대질(dyking)을 했다구. 걘 준비 다 됐어.”
고개를 들자 캔디도 고개를 끄덕였다. “해버려, 벤. 네가 우리 점심 테이블에 온 첫날부터 네가 내 안으로 들어온 느낌을 알고 싶어 미칠 지경이었어. 해 버려, 벤!”
캔디는 언행을 일치시키겠다는 내 허리춤을 더듬다가 자지를 손에 쥐고 자기 보지에 대고 겨냥했다. 나는 캔디의 의도에 따라 몸을 움직여 대종을 맞춰놓고 두 손으로 캔디의 어깨 밑을 짚고 한 동작으로 허리를 끝까지 내질렀다.
캔디는 소리를 내지 않았다. 마치 비명을 지를 듯이 입을 벌리고 고개를 뒤로 젖혀버렸지만 아무 소리도 나오지 않았다. 그리고는 다리를 올려 내 허리를 두르고 두 손으로는 내 등을 힘껏 끌어안으며 길게 숨을 내쉬었다. 캔디는 그 자세를 유지한 채 보지 근육만 이용해서 몸속 깊이 파고든 내 자지를 마사지하기 시작했다.
그 순간 우리는 움직였다.
캔디를 박는 건 마치 기억을 박는 것처럼 초현실적인 기분을 들게 했다. 나는 졸업식 이후로는 한 번도 캔디를 본 적이 없었지만, 마치 늘 보고 지내왔던 것처럼 편안했다.
‘내가 캔디를 박고 있구나!’ 속으로 신이 났다. ‘내가 캔디를 박고 있어!’
캔디도 나처럼 신이 났는지 발로 침대를 버티고 허리를 들썩여가며 나를 맞이했다. “날 박아버려... 박아버리라구...” 캔디는 내 눈을 똑바로 응시했다.
나는 캔디의 목과 어깨의 민감한 부분을 살근살근 깨물어주다가 고개를 숙여 젖꼭지를 빨면서 손으로는 쉬지 않고 캔디의 몸을 비비고 꼬집고 쓰다듬어주었다.
“오, 시팔, 벤! 도대체 뭔 짓을 한 거야?” 캔디는 둥글게 등골을 말며 신음을 토했다. “대체 나한테 무슨 짓을 하는 거야?”
딱히 별다른 짓거리를 하는 건 아니었지만, 마치 알카라인 건전지를 심어놓은 것처럼 껄떡임을 멈추지 않는 자지로 펌프질을 계속하기는 했다. 나는 본능적으로 키이라의 가르침을 따라 캔디의 성감대를 파악하고는 그 지점을 공략하며 정교한 리듬으로 쾌락을 드높이는 방향으로 치달았다. 그리고 느닷없이 온몸을 요동치며 활짝 입을 벌리고 강력한 오르가즘을 소리없이 외쳐대는 캔디를 보며 보람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나는 멈추지 않았다.
이번에는 캔디의 무릎을 어깨에 걸치고 탱글탱글한 엉덩이 볼기짝을 감싸쥐었다. 그리고는 매트리스 위로 엉덩이를 추켜올리며 더욱 깊고 강하게 자지를 내질렀다. 별미가 가미된 요분질을 따라 먹음직스러운 젖가슴이 일렁였고 환희가 스쳐 지나가는 얼굴은 추하게 뒤틀렸다.
“오 시이이파아알...” 캔디는 눈깔을 까뒤집고 신음을 토했다. “너 도대체 나한테 뭔 짓을 하는 거야, 벤? 오, 젠장! 시팔-니미랄-시팔!” 캔디의 달콤한 입에서 터져 나오는 상스러운 소리에 살며시 미소가 일었다. 오히려 나는 캔디의 더러운 욕지거리에 불끈 기운이 솟아나서 더욱 힘차게 절구질을 해댔다.
“시팔, 벤! 나 시팔 또 싼다! 이 니미랄 놈아, 나 또 싼다구!!!” 캔디는 입을 활짝 벌리고 묵음의 오르가즘을 울부짖었다. 그 순간 나는 캔디의 다리를 접에 캔디의 귀 옆에 고정하고 정액의 급류를 방류했다.
애초에 캔디는 쾌락에 휩쓸려 눈을 휘둥그레 뜨고 고개를 좌우로 가로젓기만 했다. 목이 메었는지 소리를 내지 못하고 눈물을 글썽인 채. 그러나 내 몸에 눌려 딱한 몸을 움직이지는 못하더라도 발작적으로 떨어댈 수는 있었다.
캔디는 우리의 오르가즘이 지나간 이후에야 소리를 낼 수 있었다. 완전히 압도된 흐느낌을. 나는 캔디의 보지에 반쯤 자지를 꽂아둔 채, 한쪽 팔꿈치로 상체를 지탱하고 캔디의 허벅지를 부드럽게 어루만져주었다.
“괜찮아?”
캔디는 말을 맺지 못하고 고개만 위아래로 끄덕여주었다. 쾌락의 감흥을 여실히 드러내는 눈빛으로.
나는 흡족해하는 캔디의 얼굴을 내려다보고 내심 만족스러운 기분을 느꼈다. 그 순간 옆에서 들리는 소음에 고개를 돌려보니 파자마를 모두 갖춰 입은 에이드리안이 침실문을 여는 모습이 보였다. 나는 캔디가 내 머리를 끌어당기고 코를 내 목에 묻는 순간에도 눈썹을 들어 올리고 에이드리안을 쳐다봤다. 왜 나가려는 거지?
에이드리안은 아무 말도 하지 말라면서 손가락을 세워 입술에 갖다대고 나직이 속삭였다. “잴 행복하게 해줘, 벤. 그럼 아침에 보자, 애들아.”
아쉬움에 한숨이 나왔다. 나는 두 여자애 사이에서 잠들 수 있으리라고 짐작하고 있었다. 캔디를 박아주긴 했어도 에이드리안과 함께 잠잘 수 없게 된 사실이 못내 아쉬웠다. 단지 잠만, 오늘 밤만이라도.
“쟬 사랑하는구나, 그치?” 캔디는 내 뺨을 어루만지며 부드럽게 물었다.
나는 입술을 깨물고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걱정 마,” 캐디는 예쁘게 미소를 지어 보였다. “쟤도 널 사랑해. 자기 나름의 방식으로.”
나는 아련히 닫힌 방문을 바라보며 눈이 촉촉해지는 걸 참으려 애를 쓰다가 다시 캔디한테 고개를 돌렸다. “미안, 난-”
“쉬...” 캔디는 손가락으로 내 입술을 눌렀다. “걱정하지 마. 우린 친구일 뿐이니깐.” 그리고는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고마워, 벤. 넌 정말 믿기지가 않아. 그게 바로 내가 바라는 거였어.”
어렴풋이 아쉬움이 서려 있는 목소리였다. 분명히 캔디는 이렇게 일찍 마무리하기를 바란 게 아니었다. “헤이, 난 아직 끝난 게 아니라구.”
캔디는 푸른 눈을 반짝이며 미소를 지어 보였다. 나는 다음 라운드를 위해 예열을 가할 셈으로 서서히 펌프질을 재개했다. 캔디는 자지가 단단해지는 걸 느끼고 킥킥대며 웃었다.
그리고 꽉 찬 절구질을 했을 때에는 헉하는 소리로 입을 벌리고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어 보이는 것이었다. “벤, 너에 대한 소문은 진짜 너한테 비하면 택도 없는 것 같아.”
실소가 나왔다. 아무튼, 이젠 실험을 하느라 꾸물대지 않아도 되었다. 이미 캔디의 성감대에 대해선 빠삭하게 파악해 두었으니만치 두 번째 라운드는 훠얼씬 자신이 있었다. 나는 뿌듯한 미소를 짓고 의기양양하게 선언했다. “캔디, 넌 아직 진짜배기는 맛도 보지 못했다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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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는 걸음걸이가 우스꽝스럽대요.” 일요일 아침, 린은 캔디가 침실에서 나오는 모습을 보고 킥킥대며 노래를 불렀다.
커피를 마시려다 말고 고개를 들고 보니 캔디가 친구한테 가운뎃손가락을 펴보이고는 어정쩡한 걸음으로 욕실로 향하는 게 보였다. 나는 반 시간 전에 기상해서 아침을 먹으러 밖으로 나왔다. 여자애들은 베이글, 도넛, 커피를 차려놓았는데 나는 이미 두 개째 베이글을 먹고 있었다.
내 맞은편에 앉아있던 에이드리안은 미소를 참고 머리카락 끝이 커피잔에 잠기지 않도록 조심스레 커피를 들이켰다.
캔디가 아직도 뒤뚱거리는 걸음으로 욕실에서 나온 순간 헤더가 반대쪽 침실에서 나왔다. 칠흑 같은 머리카락을 한 4학년 치어리더는 짓궂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렇게 대단했단 말아야, 허?”
나는 한숨을 내쉬며 에이드리안한테 눈을 흘겼다. “나만 빼놓고는 다들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알고 있었단 거야?”
린이 먼저 나섰다. “너희가 하도 시끄럽게 굴어대는 통에 모르면 더 이상하지. 특히, 나랑 헤더가 밖으로 나와보니깐 에이드리안이 소파에서 자고 있는 마당에.”
“오.”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
헤더가 씩 미소를 지었다. “아무튼, 그래 맞아, 우린 다 알고 있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