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177)2부 074
"……뭐?"
"그뿐만이 아니라 현재 삼성교의 교주이기도 하지. 종교에서 받들어 모시는 사람이 여신이자 교주라니, 뭔가 좀 로맨틱하지 않니?"
나는 눈가를 잔뜩 찌푸렸다. 이런 사람이 여신일 리 없었다. 또 나를 이용해먹으려는 단체 중 하나의 수장인가. 교주라고 하는 것도 물론 구라겠지.
"나가세요."
"응?"
"나가시라고. 나는 이제 영웅으로 대접받을 생각 없으니까. 아타나시아가 여기 몰래 들어온 거 알면 당신 찢어죽이려고 할걸요?"
여자가 아하하, 하고 웃었다.
"믿지 않는구나?"
"그걸 어떤 저능아가 믿겠어요?"
상식적으로 생각해서 말이 안 되었다.
여신이라는 작자가 왜 인간이 되어서 교주 노릇이나 하고 있겠는가? 여신이면 여신답게 교주가 가져다주는 교인들의 신실한 믿음 따위나 받아처먹을 것이지. 요컨대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지.
"으음, 어떻게 해야 믿을까……."
"댁이 정말 여신이라고 해도 나한테 안 알리는 게 좋을걸요."
"응? 어째서니?"
"정말 맞으면 내가 아타나시아한테 부탁해서 사지를 찢어서 죽여버릴 테니까."
구절로만 전승되어오던 요신이 사실은 실체를 갖고 있었으며, 인간과 소통까지 할 줄 안다. 그럼에도 여태껏 세계를 이 따위로 내버려두었다? 거열형도 사실 자비를 베풀어주는 거다. 글쎄, 능지저참이나 오체분시가 사형 방법에 딱 어울리지 않을지.
"에이, 내가 그래도 인간한테 죽지는 않지."
"꺼지라니까, 좀."
"내가 너 서클 복구해주려고 여기까지 왔는데, 아무리 나라도 이렇게 매몰차게 대하면 조금 슬프단다?"
빠직, 하고 혈관이 터지는 소리가 들렸다.
"──좀 꺼져! 꺼지라고! 여신 코스프레 하면서 그따위로 굴면 내가 속을 줄 알아? 어디에서 나온 단체야 씨발. 당장 말해. 아예 싹부터 뽑아버리게."
"흐응?"
"야 너, 이리와. 당장 이리 와."
"꺼지라더니 이젠 오라고 하는구나? 인간이란 원래 이렇게 어려운 걸까."
여자가 내게 다가왔다. 나는 그녀에게 손을 내밀었다.
"응?"
"손, 줘봐요."
여자가 손을 맞잡고, 나는 8서클 마나를 응축시켜 여자의 몸에 때려박았다. 비이성적인 판단이었지만, 나는 지금 비이성적이었다. 여기서 이 여자를 죽이는 한이 있더라도 성질머리를 풀어버리고 싶었다.
"오……."
"……어?"
하지만 여자는 낯빛이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 나는 당황해 벙쪘다.
여자는 오히려 신기하다는 듯 내 손을 뿌리치고 자신의 손을 매만졌다. 나는 천천히 몸을 뒤로 물렸다.
천천히.
"뭐야, 도망가는 거니?"
"……."
"이제야 좀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었나봐?"
여자가 실실 웃는다.
"그래, 상식적으로 생각해서 비공식적인 경로로 우리 아케즈의 영웅님을 뵈러 온 이유가 뭐겠어."
"……."
"네 목숨으로 통령을 협박해 아케즈의 명운을 내 멋대로 하는 것."
여자가 내 지척까지 다가와 쭈그리고 앉아서 나와 시선을 마주했다.
"──은 아니고, 말했잖니? 네 서클 복구해주려고 왔다고."
"……뭐라고요?"
"아아, 어디부터 설명을 해야 할까……."
여차는 한참이나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아! 하고 박수쳤다.
"그래, 너 아직도 긴가민가하지? 내가 베타라는 게?"
"……."
"과연 이래도 믿지 않을 수 있을까 궁금하네."
갑자기 여자가 훅, 하고 다가왔다. 나는 흠칫해 몸을 일으키려고 했지만──
"어허, 안 돼요."
──여자에게 제지당했다. 여자는 내 어깨에 턱을 걸치더니, 귓가에 속삭였다.
"네 몸에서 델타의 기운이 느껴져. 역시, 너 맞구나. 이계로부터 소환된 인간."
"……뭐?"
"정확하게 말하자면……태양계에 있는 지구, 그중에서도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서 우리가 데려온 인간."
여자가 내 등을 토닥인다. 나는 혼백이 빠져나간 사람처럼 멍하니 그 말을 듣다가, 여자의 목을 움켜쥐었다.
"응?"
"당장 날 돌려보내."
팔을 최대한 신체로 강화해서, 여자──베타의 목을 움켜쥔 손에 힘을 주었다. 내 요구에 순응하지 않으면 죽여버릴 심산으로.
"지금 당장. 나를 원래 세계로 돌려보내."
"……흐."
베타가 내 손을 두손으로 감쌌다. 그러자 손에 전부 때려박았던 마나들이 일제히 증발하듯 사라졌다.
"……."
나는 손을 뿌리치고 상태를 확인했다. 심장에서 마나가 한 방울도 남김없이 사라진 게 느껴졌다.
마나가 말 그대로 증발했다.
"아무리 내가 여신이라고는 해도 지금은 인간이란 말야. 그러면 못써."
"지랄, 당장 나 돌려보내줘."
"……인간이란 원래 다 이런 걸까? 아니면 네가 조금 다혈질인 걸까."
나는 베타를 매섭게 쏘아보았다.
"……알았어. 잡설은 그만하라 이거지? 우리, 거래 하나 하지 않을래?"
"거래?"
"응, 거래. 나는 알파를 몰아내고 첫째가 되고 싶어. 네 서클을 고쳐줄 테니 내게 협력해 같이 알파를 몰아내지 않으련?"
"……하, 대체 어떻게 고쳐준다는 건데? 너희들 어차피 마법이랑 관계 없잖아."
나는 코웃음치며 비웃음을 입고리에 걸었다. 지금 내 태도가 중요한 게 아니었다. 베타는 나에게서 어떠한 이용가치를 발견해내 내게 거래를 제안했고, 그 과정에서 내 서클을 고쳐준다고 말했다.
하지만 세피르의 말에 따르면 여신에게는 마법과 관련된 권능이 없었다. 굳이 언급하지 않았을 뿐이지 나도 어느 정도는 그렇게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확실히 확인을 해둘 필요가 있었다.
"세브레의 책자를 봤구나? 그거,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긴 해도 역시 틀린 부분이 더 많단다? 우리는 마법을 관장하지 않는 게 아니야."
베타가 싱긋 웃었다.
"내가 마법과 마나를 관장하는 거지."
"……."
"우리 세 명, 알파와 베타, 그리고 델타는 각자 관장하는 영역이 나누어져 있단다."
"……분업?"
베타가 내 옆에 털썩 주저앉았다.
"분업이라기보단, 각자가 갖고 있는 능력의 한계인 거지. 이 뒤에부터는 내 제안을 받아들이면 말해줄게. 어때?"
"……."
신중하게.
신중하게 선택을 해야 한다.
갑작스레 세상을 보는 눈이 넓어졌다. 내가 지금 따져야 하는 것들과 따질 수 있는 것들을 확인하자.
우선 첫 번째, 베타는 알파를 몰아내고 싶다고 말했다. 이름이 바뀐 게 아니라면 알파 또한 여신이다. 여신이 여신을 몰아내려 한다……내분이 발생한 걸까.
왜 내 서클을 수복해주는 걸 미끼로 딜을 걸어오는 거지?
일단 정말로 서클을 고쳐줄 수 있는지는 차치하고, 여신이면서 동시의 삼성교의 교주이기까지 한 사람이 대체 왜 나 같은 사람한테 부탁을 하냐 이거다. 이 세상에 사는 그 누구보다 사람을 운용하기 쉬운 위치에 있을 텐데.
이런 경우에는……발상을 전환해보자. 나라서 고른 게 아니라, 자기는 할 수 없는 일일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베타는 여신……여신은 해낼 수 없는 일을 인간에게 시키려는 걸까.
"내가 뭘 하면 되는 거지?"
"이야기가 참 빨라서 좋네. 악마를 꺼내와주렴."
"악마……? 그게 실존하는 거였어?"
"이 세계에는 미신과 음모론 정도로 남아 있지만, 그래보여도 걔는 실존하는 또 하나의 신이란다? 다만 알파에게 종속되어 있어서 활동하지 못할 뿐이야. 네가 해줄 일은 그 악마를 꺼내와서 나에게 종속시키는 거야."
그리고, 하고 베타는 말했다.
"죽기 싫으면 경칭을 쓰렴? 인간 나부랭이야. 너 말고도 널린 게 인간이야. 불쌍해서 기회를 주려고 했더니, 나를 그냥 호구로 보려고 하네?"
"……죄송합니다."
"그래, 광신도들 절반만 닮아보렴."
베타는 싱긋 웃으며 말했지만, 어조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 싸늘해서 얼어버릴 정도로 차가웠다. 수틀리면 죽여버리겠다는 말 또한 진심이리라.
"……그냥, 처음부터 설명을 해주는 게 낫겠네. 어쩌다가 이런 형국이 되었는지."
** ** **
우리는 이 세계가 창조되었을 때 처음 태어났어. 신이라는 것도 세계와 함께 태어나는 존재란다. 태어나자마자 우리는 서로를 알아보고선 우리가 무엇인지를 깨달았어. 이 세계를 관리하는 세 명의 여신이었으며, 알파가 첫째, 내가 둘째, 그리고 델타가 셋째. 참고로 말하자면 우리 이름이 생긴지는 얼마 안 됐단다? 이제 한 6년은 됐지 싶어.
인간을 비롯한 모든 생명체는 우리가 만든 게 아니야. 세계가 태어났을 때 같이 만들어진 거지. 우리에게 주어진 역할은 그 인간들을 관리해 세계를 발전시키는 것이었단다.
우리 세 명이 관장하는 것들은 모두 제각각 달랐어. 알파는 서약과 계약을, 나는 마나를, 그리고 델타는 마물을.
알파는 인간들 사이에서 분쟁을 완벽하게 없애고자 서약에 조건을 걸 수 있게끔 만들었고, 나는 인간의 기술 발전을 위해 마법을 만들었으며, 델타는 마물로부터 인간을 보호하기 위해 요관을 만들어내 흉악한 마물들을 전부 거기에 가둬 나오지 못하게 막아두었지. 다만 어느 정도의 유희를 위해 요관의 끝에 살짝 장난을 쳐두긴 했지. 그게 홀이야.
마물이 아예 없으니까 인간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서 참 어렵게 산다 싶어서 약한 마물들은 대륙에 풀어놓았어. 그게 너희가 아는 슬라임이나 화락조 따위의 마물이란다? 그 아이들 중에서도 또 구역을 나누었지. 인간들이 사는 곳 가까이에는 보다 약한 마물들이, 먼 곳에는 보다 강한 마물들이.
평화롭게 수천 년 동안 세계를 다스렸지. 우리가 계획한 대로 인간들은 최소한의 분쟁으로, 마법을 사용한 보다 질 높은 삶을 영위해나갔어. 그러다가 언젠가 한 번 세계가 멸망할 뻔한 날이 있었지.
우리는 명목상 신이었지만 너희가 생각하는 신처럼 모든 것을 해낼 수 있는 전지전능한 신은 아니야. 아마도 우리처럼 가짜가 아니라 진짜 신이라면 이 세계와 우리를 만들어낸 장본인 아닐까? 아무튼……언젠가 우리는 평화로운 세계 속에 침범한 이변을 눈치챘지.
본능적으로 느껴졌어. 어떤 존재가 이 세계에 위협을 끼치려고 한다고.
우리는 우리가 동원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사용해 이 세계 전체를 뒤졌고, 이윽고 범인을 발견할 수 있었어.
그게 바로 악마란다.
악마는 이 세계를 멸망시키고자 하는 욕망을 꿈꾸고 있었어. 우리는 반대로 이 세계를 지키고자 했기에 악마를 처단해야 했지.
그런데, 하아. 신이라 그런지 아무리 죽이려고 해도 죽지를 않더라고? 그건 우리도 마찬가지였고. 서로 죽일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악마는 본격적으로 세계를 망가뜨리기 위해 도망쳐다니기 시작했지.
악마는 자신의 힘을 이용해 세계를 어지럽히기 시작했어. 알파에게 서약이 있었다면, 악마에게는 계약이라는 권능이 존재했단다. 인간들 사이의 분쟁을 심화시켜 나라 하나를 파멸로 몰고갔지.
그때 우리는 깨달았단다. 이걸 어떻게든 막아야 한다고.
우리가 수백 수천 년동안 다스려온 세계를 웬 불씹장이가 망치려고 든 거야. 우리 눈이 안 돌아가고 배기겠니?
우리는 악마를 어떻게 해야 막을 수 있는지 고민했어. 저것도 꼴에 신이라고 죽일 수는 없으니 인간들을 건드릴 수 없게 제약을 걸어둬야 하는데, 여기서 알파가 묘수를 냈지.
알파는 홀로 악마를 찾아가 서약을 제안했어. 이곳을 파괴하는 것을 멈춘다면 또 다른 세계로 보내주겠다고. 이곳보다는 훨씬 나은 곳을 말이야. 아무래도 기술이 많이 진보하지 못한 세계를 부수는 건 재미가 없다고 판단했는지 악마는 수락했지.
알파와 악마는 그렇게 서약을 맺었어.
알파는 악마가 살아갈 세계를 물색해 그곳으로 보내주는 것, 그리고 악마는 알파에게 힘을 종속당해 멋대로 날뛸 수 없는 것.
결과적으로 우리는 성공했고, 서약은 딱히 지킬 필요가 없었단다. 시기를 명시하지 않았으니까. 악마라는 재앙이 사라졌겠다, 편하게 세계를 지금껏 해왔던 것처럼 다스리면 되는 문제였지.
그렇게 얼마나 많은 시간이 흘렀을까.
악마를 어떻게 처리하긴 해야 한다는 판단이 서서, 우리는 이계를 침공할 계획을 짜기 시작했어.
이런 주술 면에서는 악마가 우리보다 월등히 많은 지식을 갖고 있었기에 악마로부터 자문을 구했고, 우선 이계를 침공하기 위해서는 모든 차원에 존재하는 수많은 세계들 중에서 이계의 인간을 소환해내야 했지. 왜냐하면, 모든 주술은 알고 있는 정보를 토대로만 행할 수 있거든.
우리는 이계의 존재를 알지만 정확히 어떤 세계들이 존재하는지 몰라 넘어갈 수 없었고, 그렇기에 당장 가능한 것부터만 실행으로 옮겼어.
바로 이계의 인간을 소환하는 것.
몇 가지 조건이 있긴 하지만 이계의 인간을 소환해낸 다음, 그 인간으로부터 이계의 정보를 얻어 악마의 주술로 침공하면 되는 문제였지.
다행히 이계의 인간을 소환하는 주술 또한 악마는 알고 있었어. 이계인을 소환해내기 전, 우리는 조건을 설정했어.
우리가 소환해내는 바로 그 시간에 가장 행복한 인간을 데려오는 것으로.
그렇게 소환된 게 너란다.
네 소환을 확인한 직후, 우리는 이계로 침공하기 위한 보다 세세한 계획을 수립하기 위해 머리를 맞댔어. 하지만 여기서 우리 셋의 사이가 틀어지고 말았단다.
알파는 맏언니로써 나와 델타를 통제하고 싶어해. 하지만 그래서야 우리 자유가 보장되질 않잖니? 그래서 우리는 서로 협력해 알파에게 반기를 들었지.
알파는 전 대륙에서 가장 강한 사람을 찾아갔어. 아마도 자신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 걸까. 악마를 이용해 전설로만 전해져오는 초월위계에 당도한 마법사를 만들어내 우리를 속박하려던 의도였겠지. 그게 베르노바야.
나는 삼성교의 교주가 되어 악마보다는 못하지만 마나와 마법을 관장하는 능력으로 너희가 익히 아는 마나수정이나 술식지, 혹은 아티팩트를 빠르게 대륙에 유통해 다른 인간들도 베르노바에 필적하는 힘을 가질 수 있게끔 지원했단다.
삼성교 교리가 현재는 10년 전에 두 개의 별이 떨어졌다지? 그거 반은 맞고 반은 틀렸어. 10년 전에 떨어진 별은 두 개가 아니라 하나이기 때문이란다.
노바.
베르노바의 아내.
델타는 이미 노바의 몸에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에 깃들어 있었어. 인간을 이해하고 싶기 때문이라는데 나는 잘 모르겠구나. 그래도 베르노바의 시선을 돌리는 데에는 제격이었어. 델타는 알파에게 반기를 들긴 해도 적극적이진 않아서 나에게 협력만 하고 있단다.
그렇게 몇 년간 서로를 견제했는데……정작 네 존재를 잊고 있었단다. 기껏 소환해놓고서 말이지.
이름이 에레브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이상하게도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더라? 눈에 쌍심지를 켜고 모든 대륙을 뒤져도 네가 나오지를 않는 거야. 나와 델타는 직감했지. 뭔가 꼬였다고.
그러다가 약 일 년 전, 나는 한 가지 소식을 전해들을 수 있었어.
레블에서 유명인사가 된 사람이 한 명 있었지.
그래, 아카데미가 완전히 뒤집혔던 일 말하는 거란다. 네가 뒤집어놓았잖니? 총장까지 옥에 밀어넣고, 결과적으로는 7서클 마법사까지 죽여버리는 꼴이 되었으니. 레블에 가면 네 이름을 모르는 사람이 없었지.
그런데 에레브라는 이름이 드문 건 아니라서, 확인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단다.
어떻게 너와 접촉해서 확인을 하긴 해야겠는데……너 인기 참 많더라. 어디 조용한 곳에서 혼자일 때가 없어서 우리는 기회를 엿보기만 했지. 물론 아예 없는 건 아니었지만……어떤 것을 너에게 내밀어 거래를 제안할 수 있을지 고민하느라 시간을 좀 허비했단다?
그러다가 네가 베르노바를 죽임과 동시에 서클을 잃어버렸지. 그 후로 계속 접촉해보려고 했지만……약해진 너를 감싸고 도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말이야. 미루고 미루다가 결국 좀 과감한 짓을 저질렀단다.
네가 홀로 요관으로 향했다는 소문이 쫘악 퍼지자마자, 나는 델타에게 요관을 뒤흔들어달라고 부탁했단다.
너도 뭔지 알지? 천물토벌.
결과는 우리의 예상이 맞았어. 너는 델타가 남겨 놓은 표식 덕분에 마물들에 의해 살해당하지 않았고, 나는 그런 너에게 이렇게 찾아왔지.
이제 좀, 이해가 되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