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전 216화
“이제 됐소.”
의원은 그리 말하며 붕대를 꽉 묶었다.
루카스는 살짝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감사합니다.”
“돈 받고 하는 일인데 뭐. 그보다 조심하시오. 수술은 끝났지만 가벼운 상처가 아니오. 조금만 무리하게 움직여도 상처가 벌어질 거요.”
“명심하겠습니다.”
“여기 있는 약초들은 식후에 달여 먹으쇼. 1주일 분량이오. 아침저녁으로 두 번이면 되겠지. 그럼 이만 가 보시오.”
루카스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옷을 걸친 뒤 방을 나섰다.
삐걱대는 계단을 오르자, 잠시 후 탁 트인 전경이 눈에 들어왔다.
─시야를 가득 채운 푸른 지평선, 짭짤한 바닷바람이 코끝을 스친다.
이곳은 선박이었다. 유테르담으로 향하는 외항선의 선상.
유테르담엔 워프석이 없다는 모양이다. 거기에 페르안 또한 처음 방문하는 곳이라 정확한 좌표값을 알지 못했다. 즉 직접 몸을 움직여 가는 수밖에 없단 뜻이다.
‘육로보다는 해로가 안전하겠지.’
혹시 모를 디아블로의 추적자를 떨어뜨리기 좋고, 기간도 훨씬 단축시킬 수 있다.
무엇보다 이동하면서도 루카스의 상처를 치료하는 게 가능했다. 덕분에 지난 2주일 동안 몸 상태는 많이 호전되었다. 의원 말대로 무리만 하지 않는다면 거동에 불편함은 없을 것이다.
‘몸이 튼튼한 건지, 약한 건지…….’
의외로 튼튼하다고 해야 하나.
복부가 뚫렸을 때는 정말 여기서 죽겠구나 싶었는데.
…아무튼 아말감 숲을 떠나고 가까운 마을에서 제대로 된 치료를 받은 뒤 짧은 요양, 이후 근처 항구도시로 향해서 배편을 구하고 승선까지 마쳤다.
숲을 떠나고 2주. 선박 위에서 생활한 것도 벌써 닷새째다.
예정대로라면, 해가 저물 때쯤엔 유테르담의 항구가 보일 테지.
“치료는 끝났나?”
문득 들린 목소리에 뒤를 돌아보았다.
페르안이었다.
해가 중천인데도 방금 일어난 것처럼 피부가 거칠고 머리가 부스스하다. 이상한 일도 아니다. 그는 자신의 방에 처박힌 채 통신용 수정구 수십 개를 굴리며, 반서클 연합의 혼란을 가라앉히려고 애썼다니까.
모르긴 몰라도 치료에만 집중한 루카스보다 훨씬 더 바빴을 것이다.
“그래. 넌?”
“발등의 불은 뗐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모두 했으니, 남은 건 기도하는 것뿐이지.”
“…그런가.”
잠시 침묵.
두 남자는 나란히 선 채로 바다를 바라보았다.
딱히 어색하지는 않다. 오히려 편안한 느낌이 강하다.
그 사실이 낯설다.
루카스는 이런 감각을 아주 오랫동안 잊고 살았다.
“또 저러고 있네.”
페르안의 실소 섞인 중얼거림에 루카스도 고개를 틀었다.
살짝 떨어진 곳, 음영에 숨은 채 이쪽을 바라보는 닉스가 있었다.
“그녀와 무슨 얘기라도 해 봤어?”
“아니. 가까이 다가가면 도망치던데.”
“그래? …뭐. 우리를 죽일 생각은 더 이상 없어 보이니까,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그 점은 전적으로 동의한다.
물론 루카스로선 닉스가 어떤 생각을 품고 있는지, 조금 더 깊게 알고 싶었지만, 괜히 자극하기엔 그녀가 지닌 힘이 너무 위협적이다.
굳이 자신을 피하는 상황에서 따라다니며 캐묻는 건 리스크가 너무 크다.
적어도 완전히 안전하다고 판단되기 전까진 지양해야 할 행동이겠지.
“…배에서.”
페르안이 천천히 말문을 뗐다.
표정도, 어조도 방금 전과는 전혀 다르다.
“처음 만났었지.”
주어는 없었다.
그러나 페르안이 말하는 게 누구인지는 쉽게 알 수 있었다.
프레이 블레이크.
“…….”
여태껏 페르안이 프레이에 대해 직접적으로 언급한 적은 없었다. 아말감 숲에선 워낙 경황이 없었으니 그렇다 쳐도, 배를 수배하거나 의원을 구할 때는 충분히 여유가 있었다.
적어도 몇 가지 의문을 풀 시간 정도는.
그럼에도 페르안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
그리고 지금 시점에서야 프레이에 대해 얘기를 꺼냈다.
어째서일까.
“그래.”
루카스는 우선 고개를 끄덕였다.
페르안은 그 대답에 잠시 침묵하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
“해적은 별 볼 일 없었는데, 리치가 문제였어.”
“당시 네 수준으론 강적이었겠지. 디아블로에 비하면 새 발의 피지만.”
“하하. 당연한 소릴.”
루카스는 하늘을 올려다보며 중얼거렸다.
“새삼스럽게 하나 깨달았는데.”
“뭘?”
“그때도 지금도, 우리의 적은 리치군.”
“…….”
그 말에 페르안이 얼빠진 얼굴로 루카스를 보더니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
“하, 하하하. 하하하…….”
바닷바람처럼 상쾌한 웃음이었다.
별로 웃긴 말을 한 것 같지도 않은데, 그는 눈물까지 글썽일 만큼 웃고 있었다. 멀찍이 서 있던 닉스도 호기심이 들었는지 슬금슬금 다가온다. 그러더니 루카스와 시선이 마주치자 움직임을 멈추고 제자리로 돌아갔다.
“…그래. 그랬지.”
납득한 것처럼 홀로 중얼거린다.
다시 한 번 루카스를 바라보았을 때, 그는 커다란 짐을 덜어낸 것처럼 속 시원한 얼굴이었다.
“그런데 나는 당신을, 아니. 너를 뭐라고 부르면 되지?”
왠지 중요한 대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루카스는 또렷한 어조로 대답했다.
“루카스. 루카스 트로우맨.”
“루카스 트로우맨……. 좋아.”
페르안이 빙긋 웃으며 손을 내밀었다.
“나는 페르안 준이야. 잘 부탁해, 루카스.”
“그래.”
내민 손을 맞잡는다.
기분 탓일까.
루카스의 가슴에도 상쾌한 바람이 부는 듯했다.
* * *
유테르담은 ‘프리랜드’란 나라의 수도이자 최대 도시다. 면적은 카우심포니의 약 3분의 1로, 소국 중에선 상당히 큰 편이다.
인구는 약 10만 명이지만, 무역과 관광으로 유명한 곳이라 상주인구의 비율이 압도적이진 않다. 사증査證 발급은 물론, 영주권을 획득하는 절차도 그리 복잡하지 않기 때문에 단순 관광 목적으로 이곳을 들렀다 아예 눌러앉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웅성웅성…….
“…축제라도 하고 있는 건가?”
선박에서 내린 직후, 루카스가 그리 묻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시끌벅적한 걸 넘어서 귀가 아플 정도다.
사방을 밝힌 불빛, 거리를 꽉 채운 인파, 침 고이게 만드는 음식의 향내가 거리에 어우러져 있다.
정말 축제라도 한바탕 벌이는 것처럼, 도시 전체가 떠들썩하다.
“아니. 굳이 말하자면 이곳은 일 년 내내 축제 시즌이야. 혹자는 유테르담을 ‘돈만 있다면 가장 행복할 수 있는 도시’라고 부르지.”
…향락의 도시라는 이름을 갖고 있다고 했다. 확실히 그 이명이 아주 잘 어울리는 곳임은 분명해 보인다.
루카스와 페르안은 조금 조용한 곳으로 이동한 다음, 앞으로의 행보에 대해 검토했다.
“우선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전에 준비부터 할까.”
“준비?”
“그래. 우리 꼴이 그렇게 보기 좋은 편은 아니잖아.”
“…….”
확실히 더럽지는 않지만, 주변 사람들이 입은 옷에 비하면 초라하고 궁색한 느낌이 든다.
페르안은 따라오라고 짧게 말한 뒤, 인파 때문에 바닥 보기도 힘든 길거리를 잘도 누볐다.
그 거침없는 발걸음을 보니 한마디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곳에 온 적 없다고 하지 않았나?”
“맞아. 그래서 사전 조사를 최대한 철저히 하고 왔어.”
…지도를 통째로 외우기라도 한 걸까.
페르안이라면 그럴 수도 있을 거라 생각한 순간, 목적지에 도착했다.
의류점이다.
안쪽엔 사람이 몇 없다.
분위기로 보나, 진열된 옷의 수준으로 보나 고급점이다.
페르안은 익숙한 동작으로 점원에게 다가섰다.
“어서 오세… 아.”
점원이 살짝 고개를 틀어 인사를 하려다, 페르안의 얼굴을 보더니 얼굴을 붉혔다.
“옷을 좀 보러 왔네만.”
페르안이 빙긋 웃으며 얘기하자, 점원이 어버버하는 얼굴로 말을 이었다.
“그, 그러시군요! 혹 선호하는 재질이나 디자인이 있으신가요?”
“실크 원단의 셔츠가 있나?”
“물론 있습니다. 색상은…….”
“화이트로 부탁하네. 너무 펑퍼짐하지 않고 타이트한 느낌이 들면 좋겠군. 겉옷은 크고 얇은 걸로. 어두운 금색으로 자수가 놓여 있으면 더 괜찮을 것 같은데…….”
“비슷한 디자인이 몇 개 있습니다. 따라오시지요.”
점원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페르안을 데리고 진열대를 누빈다. 페르안은 진지한 얼굴로 의류를 살펴본다.
홀로 남은 루카스는 슬쩍, 가장 가까이에 있는 옷의 가격표를 보았다.
“…….”
상상을 초월하는 가격.
평범한 사람이라면 평생을 일해도 만질까 말까 한 금액. 그만한 값어치가 이런 천 조각에 있을까. …의류업에 종사하는 이들을 폄하할 생각은 없지만, 루카스의 관념으론 이해 가지 않는다.
잠시 후, 페르안이 옷을 차려입고 나왔다.
“어때?”
새하얀 이를 보이며 웃는다.
감상은 말할 필요도 없었다. 당장 점원이 혼절할 듯한 얼굴로 페르안 옆에 서 있었다. 좀 더 상세히 설명하자면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는 얼굴’이었다.
장내의 손님들도 숨을 죽인 채 페르안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 시선은 남녀 가릴 게 없다.
‘…옷이 날개라더니.’
아니. 이 경우엔 백마에 날개를 단 격인가.
루카스가 살짝 고개를 끄덕이자, 페르안이 씩 웃으며 말했다.
“그럼 이제 네 옷을 고르자.”
“아니. 난 이걸로 괜찮은데.”
“안 돼. 지금부터 갈 곳은 첫인상이 아주 중요한 곳이니까.”
“…….”
부드러운 목소리엔 반론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있었다.
페르안의 부드러운 시선이 뒤편을 향했다.
닉스. 어느새 그녀도 점내까지 따라 들어와 있었다. 그녀는 신기한 얼굴로 주변을 둘러보고 있었는데, 마침 진홍색 드레스에 시선을 빼앗기고 있던 참이었다.
“괜찮다면, 당신에게도 옷을 하나 선물하고 싶은데.”
“…….”
닉스는 대답하지 않고, 새침하게 고개를 돌렸다.
* * *
…맞지 않은 옷을 입은 것처럼 불편하다, 라는 말이 있다.
지금 루카스가 딱 그 심정이다. 평소 면적이 넉넉한 로브나, 몸을 단단히 지켜 주는 갑옷만 입다가 이런 옷을 입자, 살결에 쓸리는 옷의 감촉마저 거슬릴 정도다.
“잘 어울려.”
“빈말이군.”
“아닌데. 봐. 주변 사람들이 다 우리를 보고 있잖아.”
너랑 닉스겠지.
루카스는 속으로 중얼거리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서 이제 어디로 가면 되는데?”
“이 유테르담에서 가장 중요한 가게지.”
“가게?”
“직접 보는 게 더 빠를 거야.”
페르안은 더 대답하지 않고 발을 움직였다. 루카스도 할 수 없이 그 뒤를 따랐다.
“여기야.”
잠시 후 도착한 곳은 어두운 분위기의 건물이다.
그리 크지도, 작지도 않은 건물인데 사람들의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에 세워져 있었다. 그럼에도 건물 앞엔 사람들이 길게 줄을 이루고 있다.
루카스는 그들을 살펴보며, 살짝 눈살을 찌푸렸다.
‘…옅은 흥분 상태,’
무언가를 갈망한 듯한 눈동자엔, 약간의 광기마저 느껴진다.
“무슨 가게지?”
“설명은 들었는데, 자세한 건 들어가 봐야 알 것 같아.”
페르안이 난처한 목소리로 중얼거린 다음, 안으로 들어갔다.
“줄은? 서지 않아도 되는 건가?”
“통신구로 미리 예약해 놨거든.”
“언제?”
“배편을 구할 때.”
꼼꼼한 성격답다고 해야 하나. 아무래도 철저하게 진행한 건 사전 조사만이 아닌 듯하다.
페르안을 따라 건물 안으로 들어간다. 내부는 어두웠고, 일직선인 복도가 있었다. 복도 입구엔 로브를 전신으로 둘러싼 인영이 하나 서 있었다.
“[천국의 기억]에 어서 오십시오.”
루카스의 눈가가 좁혀졌다.
남녀인지 분간할 수 없는 미성. 선천적인 게 아니다. 무언가 수작을 부려서 목소리를 바꾼 것이다.
“예약을 하고 왔네.”
“성함이 어떻게 되십니까?”
“페르안 준. 닷새 전에 통신구로 언질을 넣었지.”
그자는 잠시 침묵하더니, 넌지시 물었다.
“…분홍색?”
“천사들.”
밀어密語인가.
페르안이 막힘없이 대답하자, 그제야 여인이 고개를 끄덕였다.
“확인했습니다. 이 길을 쭉 따라가십시오. 그럼 천국이 시작될 겁니다.”
“고맙네.”
그 말을 하고 여인을 지나친다.
루카스는 그 뒤를 따르며 말했다.
“이곳이 어딘지 알 것 같군. 익숙한 냄새가 나.”
“…….”
그 말에 페르안이 의외라는 듯 눈을 깜박였다.
“…그런, 가?”
“그래.”
바깥에 줄을 선 채로 대기하는 손님. 그들에게서 느껴지는 희미한 광기와 집착. 은밀한 위치에 세워진 건물. 마지막으로 제법 철저한 보안까지.
아마도 불법적인 상품을 취급하는 가게일 확률이 높다.
‘천국의 기억’이라는 이름으로 예상컨대, 아마도 주로 판매하는 건 마약.
‘이런 곳에 아나스타샤의 단서가?’
선뜻 그녀와 연관되진 않았지만, 페르안도 바보는 아닐 것이다. 나름대로 확신이 있었기 때문에 뱃길 타고 닷새나 걸리는 도시까지 온 것이리라.
“…정말, 의외군.”
페르안이 복잡함을 담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리고 약간 약한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나는 이런 곳은 처음이라서… 음. 좀 더 정확히 말하면 그의 행방을 조사하기 전엔 존재조차 몰랐다고 할까.”
“그건 나도 의외인데.”
마약.
비록 페르안과 어울리지 않는 단어라고 해도, 세상에 단맛 쓴맛 다 겪은 그가 존재조차 몰랐다는 건 정말 의외였다.
게다가 그는 단순한 고위 마법사가 아닌, 제국에서도 손에 꼽을 만한 귀족 가문의 적자가 아닌가. 이런 암흑가의 일은 싫어도 귀에 들어올 수밖에 없다.
“하하. 내가 유행이랑은 별로 안 친해서. 요즘엔 이런 곳이 많이 생겼다더라. 번화가에서 종종 찾아볼 수 있을 만큼. 정말이지, 시대가 변하고 있기는 해.”
…유행? 번화가에서 찾아볼 수 있어? 시대가 변한다고?
무언가 대화가 맞물리지 않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루카스가 위화감에 대해 입 밖으로 꺼내려는 순간, 마침 복도 끝에 다다랐다.
끼이익─
문이 열렸다.
그리고 그곳엔 예상대로, 어둑하고 퀴퀴한 냄새가 나는 마약 거래장이…….
“어서 오세요! 주인님!”
“…….”
…펼쳐져 있지 않았다.
순간적으로 눈이 멀어 버릴 뻔했다.
주변이 확 밝아졌고, 그곳엔 각양각색의 머리 색을 가진 미소녀들이 함박웃음을 지은 채로 서 있었다.
“…….”
상상도 못 한 광경에, 루카스의 머리가 하얗게 물들었다.
“모두 세 분인가요?”
“오랜만에 여주인님도 계시네요!”
“와. 모두 엄청 미남미녀세요!”
미소녀들이 까르륵 웃음을 터뜨리며 저들끼리 조잘거렸으나, 루카스의 귀엔 들어오지 않았다.
“뭐야. 이건…….”
뒤에 서 있던 닉스가 문화충격을 받은 얼굴로 중얼거리자 페르안이 대답했다.
“일단 식당이기는 한데, 이곳 손님들은 [꿈과 희망의 정원]이라거나 [살아 있을 때 갈 수 있는 유일한 천국]으로 부른다더군.”
“…….”
“이른바 컨셉 식당이라고 할까. 이 가게에 있을 때만큼은, 손님이 이 메이드들의 주인이라는 설정인데……. 아, 물론 그렇다고 함부로 대해도 되는 건 절대 아니고.”
그러더니 루카스의 어깨를 두드리며, 안심이라는 듯 웃는다.
“아무튼, 네가 경험이 있다니 다행이야. 여기 주인을 만나기 전까진 은밀하게 움직일 생각이었거든.”
“…….”
“루카스, 이제부턴 어떻게 할까?”
“…….”
“…루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