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전 177화
“아아아아아아─!”
노디에소프는 다시 한 번 외력을 끌어 올렸다.
그의 몸뚱이가 차츰 흐릿해지기 시작한다.
루카스가 ‘필드’에서 보였던 방식, 스스로의 초월체를 깎아내 외력을 사용하는 것.
의미는 없다.
콰직!
쏟아지던 외력은 돌연 허공에 나타난 ‘이빨’에 씹혀 먹혔다.
노디에소프는 눈을 부릅뜬 채 그 모든 광경을 지켜보았다. 좀 더 확실히 말하면, 지켜보는 것밖에 할 수 없었다.
루카스 트로우맨은 움직이지 않았다. 석상이라도 된 것처럼 그 자리에 가만히 서 있을 뿐이었으나, 그 모습이 노디에소프에겐 더없는 공포로 다가왔다.
이길 방법이 보이지 않는다.
눈에 보이는 이 암흑 공간 모두가 그의 영역이다.
울컥!
바닷물 같은 무언가를 토해 내고 말았다.
그건 노디에소프의 존재 근원을 이루는, 이른바 정수라고 할 수 있는 것이었다. 뒤이어 그의 전신이 젤리처럼 흐물흐물하게 변했다. 이미 몸뚱이를 유지할 힘도 남아 있지 않았다.
“…네놈은, 대체 뭐란 말이냐.”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린다.
이미 소멸은 기정사실이 되어, 설령 신이라고 해도 막을 수 없을 것이다.
“이만한 힘을 갖고 있으면서, 왜 여태까지…….”
노디에소프는 유언조차 끝맺지 못했다.
철퍽─
전신이 녹아내렸다. 강렬한 화염을 직접적으로 쬔 양초처럼, 그대로 내려앉았다.
끈적하고 물컹거리는, ‘노디에소프였던 액체’는 새까만 공간을 둥실거리다 그대로 증발하듯 사라졌다.
“…….”
노디에소프가 죽었다.
그를 그토록 몰아세우고, 위협하고, 괴롭게 만들었던 절대자가 죽었다.
그럼에도 아무런 성취감도 느껴지지 않는다.
“왜 여태껏, 이 힘을 쓰지 않았냐고?”
루카스는 노디에소프가 끝맺지 못한 말을 이었다.
대답을 바라던 이는 이미 죽었으나, 그럼에도 굳이 말한다.
“그건 내가 이 힘을 완전히 통제할 자신이 없기 때문이지. …가령, 자력으로 이곳을 나가는 게 불가능하다든가.”
이곳에서 나가기 위해 필요한 것.
바깥 세계의 좌표값, 로드의 권능에 대한 완벽한 이해, 최소한의 외력, 우주 간 이동을 버틸 만한 육신과 정신.
그중 지금의 루카스가 충족할 수 있는 조건은 하나도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무덤에 가장 걸맞은 세계였다.
“…….”
루카스는 천천히 어둠 속에 몸을 눕혔다.
파스스─
육체가 천천히 바스라지기 시작한다.
비록 형태는 다르지만, 노디에소프와 같은 ‘소멸의 전조’다.
‘이게 나의 최후.’
담담히 그 사실을 받아들였다.
결심은 마쳤고, 뒷일도 맡겼다.
한 가지 신경 쓰이는 게 있다면,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이해해 주려나.”
한심하고 이기적인 말을 중얼거리며 눈을 감았다.
수마가睡魔가 짙게 엄습해 왔다. 루카스는 그걸 거부하지 않았다.
차츰 정신이 흐릿해진다.
무저갱.
텅 비어 있는 암흑의 세계는, 루카스에게 가장 완벽한 무덤이 되어 주었다.
비로소 얻어낸 최초의 휴식은 너무나도 달콤했다.
육신과 정신이 차츰 노곤해졌다. 무저갱의 어둠은 그런 나태한 존재를 용납하지 않는다.
발끝과 손끝부터 어둠이 기어 온다. 그의 전신이 암흑에 잠식당한다. 불쾌하지 않다. 오히려 이불을 덮은 것처럼, 기분 좋은 따뜻함이 느껴졌다.
따앙…….
그때 묘한 소리가 들렸다.
마치 동전이 떨어진 듯한, 청명한 소리.
무슨 소리고, 어디서 들린 거지?
…모르겠다. 더 이상 궁금하지도 않다.
루카스 트로우맨은 의문을 무시하며 깊은 잠에 빠졌다.
* * *
어느 우주 한가운데 놓인 네 개의 거대한 옥좌.
황금색으로 빛나는 옥좌에서 목소리가 울렸다.
[이런 결과가 나올 줄이야.]
천둥우레의 뇌존은 그리 말문을 열었다.
목소리는 캄캄한 우주 끝자락까지 다다를 듯 웅혼했으나, 목소리엔 다소의 짜증이 실려 있었다.
뇌존의 말은 가볍게 들릴지 모르겠으나, 실상은 그렇지 않다.
군림자는 어떠한 일을 대면했을 때 상상할 수 있는 대부분의 가능성을 염두에 둔다. 그러나 이 ‘대부분’에 속하는 범위는 일반적인 것과는 거리가 멀었다.
한낱 필멸자는 상상할 수조차 없는 수십만 가지, 그 이상의 가능성에 대해 순식간에 떠올리고 그중에서도 가장 일어날 확률이 높은 일들을 추려 낸다.
딱히 깊게 생각하지 않아도 저절로 그런 공정을 수행하는 게 군림자란 존재다.
그리고 지금 벌어진 일은, 뇌존으로서도 지극히 확률이 낮다고 생각한 가능성 중 하나였다.
[노디에소프는 완전히 죽었나?]
뇌존의 물음에 태양거인이 긍정했다.
[적어도 내가 관측할 수 있는 우주에선 더 이상 그의 존재가 느껴지지 않는다. 마치 허의 세계 너머로 사라진 것처럼.]
[…….]
허의 세계.
군림자조차 군림君臨할 수 없는, 수수께끼로 점철된 곳.
당연히 군림자들은 그곳의 존재 자체를 불쾌히 여긴다. 뇌존은 굳이 허의 세계에 대해 언급하는 태양거인의 언행이 불쾌했다.
[일단 나는 전초전에서 패배한 것 같군. 결과는 받아들이겠다. 추후 상황이 변하면 다시 불러라.]
태양거인은 특유의 무뚝뚝한 말투로 통보하더니 그대로 떠났다.
이제 남은 건 뇌존과 마왕뿐이다.
그때 마왕이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용龍은 아직 그 세계에 남아 있다.]
[카사진에게 아예 끝장을 내라고 명령할 텐가?]
[굳이 그럴 필요는 없다. 그녀가 다시 군림자가 되는 것도, 우리 입장에선 나쁜 일이 아니니까.]
[터무니없을 만큼 희박한 확률이지. 만약 다시 군림자가 될 수 있어도, 예전의 위세까지 되찾을지 의문이고.]
애초에 군림자가 그 격을 잃은 것 자체가 전무후무한 초유의 사태였다. 그녀가 다시 힘을 찾는다고 해도, 예전의 권능을 온전히 되찾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부서진 항아리를 다시 붙인다고 해도 갈라졌던 균열의 흔적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그렇다고 해도 웬만한 절대자들보단 훨씬 낫지 않은가.]
[우리에게 필요한 건 웬만한 절대자 따위가 아니잖나.]
뇌존이 드물게 짜증 섞인 목소리로 대꾸했다.
마왕은 잠시 침묵하다가 입을 열었다.
[루카스 트로우맨. 너는 그놈에게 생각보다 많은 기대를 걸고 있던 것 같던데.]
[그렇게 보였나?]
[시치미 뗄 생각 마라. 어떤 의미에선 레티프보다 많은 기대를 걸고 있었단 걸 알고 있다.]
[…….]
[그가 특이한 절대자란 건 인정하지. 하지만 놈이 얼마나 모순적인 존재인지는 우리 모두가 알고 있었다.]
감정을 지닌 절대자란 얼마나 위태로운 존재인가.
매 순간 정신이 붕괴하고 있는 것과 같다. 물론 루카스의 정신력은 절대자 가운데서도 전례를 찾을 수 없을 만큼 굳건했다. 애초에 그만한 의지력이 아니었다면 진작 망가져 버렸겠지.
[그러니 기대를 걸었던 거지. 그 모순을 극복했다면 놈이 어떤 존재로 발돋움할지 궁금했거든.]
[발돋움이 아닌 뒷걸음이겠지. 결국 그 남자의 존재도 사라졌다. 한심하게도, 고작 노디에소프 따위와 공멸하는 최후라니.]
결국 루카스가 감정을 버리지 않은 순간부터 이러한 결말을 정해진 거나 다름없었다.
하다못해 다른 군림자에게 의탁했더라면 소멸을 미룰 수 있었을 테지만, 그는 뇌존의 제안 또한 거절했다.
[이제 어쩌겠나? 너도 계획을 바꿀 것인가?]
[어느 정도는 수정이 필요한 것 같군.]
뇌존은 우주 저편을 바라보았다.
어떤 필멸자들은 우주 그 자체를 신적인 존재로 여긴다. 광활히 펼쳐진 우주에 비하면, 자신들의 존재 따위 먼지와 하등 다를 바가 없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다.
그들로선 당연한 생각이다.
하지만 절대자, 그중에서도 군림자에겐 미지未知란 낯선 단어였다. 그들이 알지 못하는 건 없었으니까.
그러니 어떤 의미에서.
미지란, 군림자에게도 공포의 대상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 * *
“무슨 문제라도 있나요?”
여인은 그리 말하며 춤을 추듯 빙글 돌았다.
“얼굴에 불신의 기색이 가득하군요. 설마 마왕님의 말씀을 믿지 않는 건가요?”
카사진은 무심한 시선으로 여인을 바라보다가 차가운 목소리로 대꾸했다.
[난 내 두 눈으로 본 것만 믿는다. 아무리 검은 가시의 마왕이라고 해도 그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그거, 그분의 은혜를 빌어 사는 존재가 입에 담을 말은 아니군요.”
여인이 픽 웃었다.
“제가 보기에 당신은 현실을 부정하고 있어요. 왜 그런 태도를 보이는 거죠? 대체 뭐가 문제인가요? 당신의 호적수가 허무히 죽은 것이 그토록─”
[닥쳐.]
카사진의 손이 뻗어 나가더니 그대로 여인의 가녀린 목덜미를 움켜잡았다.
“컥.”
아주 조금만 힘을 줘도, 여인의 새하얀 목은 형체조차 남기지 못하고 으스러질 게 분명하다. 카사진의 눈동자는 새빨갛게 타오르고 있었다.
호흡하는 것조차 힘든 상황이었으나, 여인은 오히려 방긋 웃었다.
“흐, 흐흐……. 아직 당신에게, 이만한 감정이, 남아 있을 줄이야.”
[…….]
“역시, 재밌어. 당신은…….”
카사진은 대답하지 않고 그녀를 놓아주었다.
여인은 바닥에 쓰러져 숨을 콜록댔다.
[네가 직접 보았나?]
“뭐를요?”
[루카스의 초월체가 모두 깎여 나가고, 그 영혼이 소멸 직전까지 불안히 떨리다가, 이윽고 완전히 자취를 감추는 것까지. 네 두 눈으로 똑똑히 보았냐고 물었다.]
“그럴 필요도 없죠. 이미 군림자 전원이 그의 죽음을 확신하고 있습니다.”
[…그런가.]
카사진은 의자에 앉은 채로 턱짓했다.
[그만 나가 봐라, 링고링고. 너는 해야 할 일이 있을 텐데.]
“아. 사방에 산재해 있죠. 우선은 우리 귀여운 크란의 정신력을 조금 더 죽여 놓을 필요가 있겠어요. 신녀의 결계가 약해진 지금이 기회겠죠.”
여인, 링고링고는 가벼운 몸짓으로 자리를 떠났다.
이윽고 장내에 홀로 남은 카사진은 한쪽 턱을 괸 채 천천히 눈을 감았다.
[너라면 나를 실망시키지 않겠지. 언제나처럼……. 대답해라. 넌 지금 어디 있는 거냐?]
카사진이 천천히 눈을 감으며 뇌까렸다.
[어서 네가 루카스 트로우맨인 것을 증명해.]
* * *
쿠우우…….
“아…….”
민하린이 탄식을 냈다.
얼음이 녹이며, 용신의 섬을 집어삼켰던 해일이 서서히 물러가는 게 보였다. 자연적인 현상은 아니다.
신녀.
그녀가 결계를 다시 형성하고 있다.
“…노디에소프는?”
“죽었다.”
신녀는 바뀐 말투로 대답했다. 언뜻 쌀쌀하기까지 한 목소리다. 물에 젖어 볼에 달라붙은 머리카락은 남색으로 변해 있었다.
“…….”
민하린은 잠시 입을 열었다가, 다시 닫았다.
목 끝까지 치밀어 오르던 목소리를 억지로 삼킨 것이다.
…짧지만, 평생 잊을 수 없는 얘기를 나누었다.
스승의 결심은 슬프고 괴롭지만, 가슴으로는 납득할 수밖에 없었다.
당분간은 그에 대해 언급하고 싶지 않았다. 입에 담는 것만으로 심장이 갈래갈래 찢길 것 같으니까.
주변을 둘러보았다.
처참한 모습으로 변한 용신의 섬, 그보다 훨씬 만신창이가 된 이들이 보였다.
왜 여태껏 보지 못했을까? 두 눈을 뜨고 있었지만 장님과 다를 바 없었다.
루카스의 말이 맞았다.
이미 잃어버린 것에 정신이 쏠려, 정말로 소중한 것들마저 모두 놓칠 뻔했다.
이젠 그러지 않을 것이다.
“…왜.”
세디가 비틀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너 혼자만 온 거야. 아버지는.”
세디만의 의문이 아니었다.
아리드와 리오가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민하린은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영면에 드셨어.”
“뭐……?”
“오랫동안 바라셨던 일이고, 그분 자신의 의지였어. 아무리 제자라도 그 선택을 막을 자격은 없어.”
“너, 무슨 개소리를 지껄이는 거야.”
세디가 으르렁거렸다. 그녀는 순식간에 민하린과의 거리를 좁힌 다음 그녀의 멱살을 낚아채 당겼다.
숨 닿을 정도로 가까운 거리.
눈동자와 눈동자가 서로를 향한다.
“…말 돌리지 말고, 똑바로 말해. 아버지 어떻게 됐어.”
또렷한 목소리엔 명백한 분노가 실려 있었다.
세디가 어떤 성격인지 알고 있다.
그녀가 원하는 대답은 확고한 진실이다. 그러나 민하린은 진실을 입에 담으면, 그녀가 어떤 태도를 보일지 짐작이 갔다.
그래도 말해야 한다.
민하린은,
루카스의 마지막을 지켜본 단 한 명의 제자로서, 이곳에 있는 이들에게 자신이 본 걸 전해야 할 의무가 있었다.
“죽었어.”
“…….”
세디의 눈이 확 커졌다. 입 끝이 씰룩거리고, 무언가를 억지로 참는 듯한 숨소리가 들렸다.
“…죽었다고?”
“응.”
“그래서, 너는… 그걸 그냥 내버려 뒀고?”
“…….”
“대답해. 그 꼴을 바로 옆에서 지켜봤으면, 어떻게든 막았어야 할 거 아니야.”
“…다른 방법이 없었어. 스승님이 노디에소프를 막지 않았으면 모두 죽었을 테니까.”
“너, 그걸 지금, 변명이라고 지껄이는 거냐?”
세디의 전신에서 악기가 치솟았다.
알고 있다.
그녀는 루카스의 제자가 아니다. 고작 구두로 맺은 부녀의 관계. 그 관계가 얇은 것이라 폄하할 생각은 없다.
다만 제자와 달리 딸의 입장에선, 그 어떤 이유가 있든 아버지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할 것이다.
“아버지가 기절해 있을 때 약속했었잖아. 이번엔 우리가 지킬 거라고. 목숨을 걸고서라도 반드시 지킬 거라고. 설마 아무런 각오도 없이 그딴 말을 입에 담은 거였나?”
“…….”
“대답하라고!”
세디가 악에 받친 목소리를 토해 냈다.
그녀는 절대자 출신이다.
그러니 루카스의 결심과 희생을 이해하지도, 받아들이지도 못할 것이다.
민하린도 그걸 알기 때문에 입을 열 수 없었다.
“하.”
세디가 비웃었다.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얼굴로 입 끝을 비틀었다.
고개가 천천히 떨구어지며 작은 주먹이 부르르 떨렸다.
그녀가 얼마나 강한지 알고 있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 세디는 마치 비에 젖은 고양이처럼 가녀려 보였다.
“…그래. 결국 너희들은 살았으니까, 목숨을 건졌으니까 괜찮다는 거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그 입 닥쳐.”
다시 고개를 들었을 때, 세디의 눈동자엔 분노와 증오가 실려 있었다.
“난 납득 못 해.”
그리 말하며 망설임 없이 몸을 돌린다.
“어디 가는데?”
“아버지를 되살릴 거야.”
“…그건 불가능해.”
“그 이상 지껄이면 죽여 버린다.”
등골이 오싹할 만큼 살기 섞인 목소리였다.
세디는 이를 뿌득 갈며 말을 이었다.
“아버지가 진짜 죽었다면 더 이상 네놈들과 어울릴 이유도 없지. 이 순간부터 너희들과 나는 아무 관계도 아니니까 친한 척 굴지 마.”
그 말을 마지막으로 세디는 자취를 감췄다.
이곳에 있는 누구도 그녀의 이탈을 막을 수 없었다.
“…….”
민하린은 가슴이 먹먹해졌다.
시작부터, 아니.
시작조차 하지 못했는데 벌써 불협화음이 일어났다.
“스승님이… 정말로…….”
“아… 아.”
리오와 아리드 또한 쉽사리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그들을 보듬고, 이끌어 나가는 것이 민하린의 역할일 것이다.
‘포기하지 않아.’
루카스의 유지를 이어 나갈 것이다.
전초전에서부터 승리하고 지구로 귀환하고, 악마를 모두 몰아낸 다음, 아르젠토 스펠의 이름을 전 세계에 알린다.
그리고 루카스의 장례를 치르고 싶다. 지금 당장은 힘들어 보이지만, 그땐 세디도 함께였으면 좋겠지.
쉽지 않은 일이고 많은 시간이 걸릴 테지만, 확고한 목표가 생겼다.
이 이상 방황하지 않겠다.
‘잊지 않겠습니다.’
당신에게 입은 은혜를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 당신이 옳았다는 것을 증명해 보이겠습니다.
‘그러니 부디 푹 쉬십시오.’
정말로 고생 많으셨습니다.
스승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