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전 124화
투쟁의 섬의 용인들은 신분증을 갖고 다니지 않는다.
그렇다고 아예 신분증이란 개념이 존재하지 않는 건 아니었다. 다만 발급받는 과정이 까다롭고 돈도 어느 정도 필요하기 때문에, 대다수는 소지하지 않고 살아갈 뿐이다. 없다고 해서 딱히 불편한 것도 없고.
물론 필요한 경우도 있었다.
가장 대표적인 경우는 섬과 섬을 오갈 때다. 그 순간엔 다른 때보다 훨씬 엄격한 심사가 필요하기 때문에 신분증을 소지하지 않은 자는 결코 다른 섬으로 넘어갈 수 없다.
그 외에도 자영업을 하거나 상호 간 중요한 계약을 맺을 때, 혹은 특별한 업무에 종사하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서 신분증을 발급받는 이들이 존재했다. 물론 그런 이들은 극소수고, 여전히 대부분의 용인은 신분증을 소지하고 다니지 않는다.
아마 투쟁의 섬에서 살아가는 용인들이 지닌 성품 또한 이유가 될 것이다.
이곳 용인들은 태생적으로 거짓말이란 행위와 거리가 멀었고, 누군가의 이름을 사칭한다는 생각은 아예 떠올리지도 못하니까.
그렇기 때문에 루카스가 자신의 이름을 밝혔어도, 그의 정체를 의심하는 이는 없었다.
주변에 있는 투사들이 수군거리며 루카스를 곁눈질했다. 귀를 기울이지 않아도 무슨 얘기를 하는지 대강 알 수 있다.
‘용사냥꾼? 저 남자가?’
‘확실히 용인으로는 보이지 않는군.’
‘생각보다 훨씬 허약해 보이는데.’
루카스는 그들의 수군거림을 한 귀로 흘리며 접수원에게 말했다.
“이걸로 투사로서 활동할 수 있습니까?”
“아! 네. 물론이죠.”
접수원은 빠르게 당혹의 빛을 지우고, 영업용 미소를 띠었다.
“여기 계약서가 있습니다. 한번 읽어 보시고, 끝에 있는 공란에 이름을 써 주세요.”
서류를 받아 읽어 보았다.
자잘한 건 집어치우고, 중요한 것들만 짚어 보면.
투사로서 활동하는 최소 계약 기간은 3개월이라는 것.
1달에 5경기 이상은 무조건 치러야 된다는 것.
승부 도중에 죽어도 불만 없이 받아들이라는 것.
루카스는 이름을 쓴 다음 접수원에게 돌려주었다.
그녀는 서류를 받아 들고 헛기침을 하더니, 약간 진지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럼 루카스 님, 분명 소속된 투기장은 없다고 하셨죠.”
“그렇습니다만.”
“그럼 리루아 투기장과 계약하시지 않으시겠어요?”
“계약하지 않으면 불이익이 있습니까?”
접수원이 고개를 저었다.
“그런 건 없어요. 다만 계약을 맺으신다면 여러 이점이 생기죠.”
“예를 들면?”
“우선 투기장 전용 장비들을 반값에 대여받으실 수 있습니다. 투사로서의 가치가 올라갈수록 값은 점점 저렴해지고, 나중엔 무료로 빌리거나 아예 가지실 수도 있어요.”
리루아 투기장의 무기는 대도시니만큼 당연히 퀄리티가 높았다. 실제로 이곳의 무기를 목적으로 리루아 투기장에 온 투사들도 많았다.
그러나 투사들의 무기나 장비엔 일절 관심 없는 루카스는 시큰둥할 뿐이다.
그 기색을 눈치채고 접수원이 어라, 하는 얼굴이 되었다가 재빨리 말을 이었다.
“그, 그리고 리루아 투기장에 존재하는 각종 편의시설을 반값에 이용할 수 있어요. 식사는 물론이고 대장간, 의류점, 숙박시설 등…….”
“…….”
“계약금도 3배 더 받으실 수 있구요! 경기수당도 최소 2배는 더 올라갑니다! 무, 물론 수당도 승리 횟수에 따라 점점 늘어나요.”
돈이라.
이미 1억에 가까운 금전이 있으니, 이 제안 또한 그리 마음이 끌리지는 않았다.
루카스가 짧게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무소속으로 하겠습니다.”
“…네.”
접수원이 풀죽은 얼굴이 되었으나, 그 이상 영업을 하진 않았다.
“경기 신청은 어떻게 합니까?”
“저한테 말씀하시면 돼요.”
“그럼 바로 신청하겠습니다.”
“네. 원하시는 날짜가 있으신가요?”
루카스는 품에 있는 간행물의 경기 일정을 떠올리며 말했다.
“가장 빠른 날짜로.”
* * *
루카스의 첫 경기는 이틀 후로 예정되었다. 딱히 의도하진 않았으나, 딱 루카스가 원하는 시기였다.
“개인적 사정으로 경기를 미루게 되면 벌금이 부과됩니다. 이후에도 근시일 내에 경기불참이 누적되면 더 이상 리루아 투기장에선 경기를 진행할 수 없게 되니 주의해 주세요.”
접수원의 조언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뒤, 투기장을 나서지 않고 오히려 안쪽으로 들어갔다.
간행물의 정보대로라면, 오늘 이 시간대에 빅매치가 하나 예정되어 있다. 그러나 루카스의 목적은 해당 매치를 감상하는 게 아니었다.
‘물론 리루아 투기장의 경기 수준도 눈에 담아 볼 가치는 있지만.’
그가 정말로 보고 싶은 건 다른 이다.
루카스는 적당한 곳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당연하지만, 관중석의 위치에 따라 가격도 천차만별이었다.
바르간이 설명한 천공관람석의 가격은 3,000에루였고, 루카스가 앉아 있는 ‘A석’은 불과 30에루에 불과했다. 가격이 무려 100배나 차이 나는 것이다.
그렇다고 A석의 시설이 썩 별로인 건 아니었다. 의자는 잘 닦여 있었고 쓰레기 같은 것도 거의 없었다. 단점은 투기장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그 정도야 안력에 좀 집중하면 문제가 없기 때문에 별 상관이 없다.
웅성웅성—
가장 저렴한 자리라서 그런지, 주변이 꽉꽉 차 있었다. 관중은 기대 섞인 눈으로 투기장을 바라보고 있었다. 아직 선수들은 등장하지도 않았는데 열기가 느껴질 정도다.
이들은 모르겠지.
자신들이 그토록 열광하고 있는 투기장의 승부가, 철저하게 조작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을.
그리 생각하니 바르간의 분노가 절실히 이해가 되었다.
그때였다.
“빅매치─!”
쩌렁쩌렁한 목소리가 들렸다.
하늘에서다. 관중의 시선이 모두 그쪽으로 향했다. 어떤 이들은 환호성을 터뜨렸다.
투기장 위에 있는 부유석에 누군가 서 있었다. 형체를 자세히 보기도 전에, 그자는 돌발적인 행동을 취했다.
부유석에서 뛰어내린 것이다.
꽈앙!
그자가 낙하한 지점에 쩌적하고 금이 갔다. 피어오르는 흙먼지는 루카스의 예상보다 훨씬 요란스러웠다.
“모두 투쟁은 잘 즐기고들 계신가?”
다시 한 번 목소리가 들렸다.
단순한 중얼거림인데, 이상하게 귓전에 똑똑히 들렸다.
“와아아아아─!”
“캉! 키! 캉! 키!”
그와 동시에 관중이 미친 듯이 열광하기 시작했다. 투기장 내부의 온도가 순식간에 몇 도는 오른 것 같다.
관중들이 낙하한 이의 이름을 광신도처럼 부르짖었기 때문에, 루카스는 그가 누구인지 알 수 있었다.
휘이잉─!
바람이 불며, 흙먼지가 싹 걷혔다.
그리고 거대한 용인이 모습을 드러냈다.
정말로 거대했다.
일반적인 용인이 아니었다. 다른 종족인가? 순간적으로 용인이 아니라 아룡으로 착각할 뻔했다.
일반적으로 남성 용인들의 체격은 2미터 안팎이었으나, 이 남자는 최소 5미터는 가볍게 넘는 듯했다.
그는 떨어질 때만 해도 없었던, 돌로 만든 옥좌에 다리를 꼰 채 앉아 있었다.
‘리루아의 대영주, 캉키.’
루카스의 눈이 가늘어졌다.
“아! 오늘의 열기도 화끈하군!”
캉키가 빙긋 웃으며, 품에서 와인 한 병을 꺼냈다.
그런 다음 제대로 따지도 않고 병목을 손으로 뜯어내더니, 입으로 털어 넣었다.
꿀꺽… 꿀꺽…….
게걸스럽다.
덩치가 있다 보니 손에 들린 병의 크기도 웬만한 성인 남성의 상체만 하다. 그 정도로 큰 병을 한입에 털어 넣는 건, 와인 통 하나를 통째로 마신 것과 다를 바 없다.
콰직!
그는 유리병을 바닥에 패대기친 다음 발로 짓밟았다.
그런 다음 석좌石座에서 일어나며 외쳤다.
“한계를 알 수 없는 무패행진!”
철컹!
왼쪽에 있는 쇠창살이 천천히 위로 들렸다.
그곳에서 한 용인이 모습을 드러냈다.
“현재 리루아 투기장 랭킹 4위! ‘챔피언십’에 출전하기 위해선 단 한 번의 패배도 용납할 수 없다!”
파파팡!
폭죽 같은 게 하늘로 치솟았다. 그와 동시에 관중의 목소리도 지면을 흔들 정도로 커졌다.
캉키 또한 흥분된 얼굴로 외쳤다.
“캐트아이!”
“와아아아!”
“캐트아이! 캐트아이! 캐트아이!”
관중들이 그의 이름을 부르짖었다.
캐트아이라 불린 용인은 도끼를 사방으로 휘두르며, 야만적인 포효를 터뜨렸다. 그 거침없는 모습에 관중이 한층 더 열광했다.
“초대형 루키의 출현! 누가 말했나? 그린 스킨(Grin skin)은 평화로운 성품을 가졌다고! 15번의 경기에서 단 한 번도 상대를 살려 두지 않았다! 압도적인 퍼포먼스의 소유자, 토이라스크!”
오른쪽의 쇠창살에, 녹색 피부를 가진 용인이 모습을 드러냈다.
약간 긴장된 얼굴을 하고 있었으나, 그 역시도 만만치 않은 실력자였다.
루카스는 투사들에게서 시선을 떼고 캉키를 보았다.
그는 흡족한 얼굴로 양 투사와 관중들을 번갈아 보고 있었다.
‘…과연.’
루카스는 순순히 인정했다.
지금 수준으로는 캉키를 이기지 못한다는 것을.
* * *
루카스는 경기를 보지 않고 투기장을 나섰다.
아마 승부는 캐트아이라는 남자가 이길 것이다. 토이라스크란 용인도 상당한 강자지만, 아직 완전히 여물지는 않았으니까.
그런 생각을 하며 향한 곳은 대장간이었다. 물론 리루아엔 수십 개의 대장간이 존재했다. 그중에서 콕 집어 찾아간 곳은, 오늘 애시스타가 고룡의 두개골을 맡긴 곳이었다.
까앙! 까앙!
대장간 특유의 벼름질 소리가 울려퍼진다.
대장장이들은 한창 작업에 몰두하고 있었다.
용인 대장장이는 거의 용이 아닌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었고 나이를 제법 먹은 이가 많았다.
루카스는 그들 중 하나에게 다가갔다. 막 작업을 마쳤는지, 의자에 걸터앉아 땀을 닦고 있는 대장장이였다.
“손님이오?”
그가 무뚝뚝한 목소리로 물었다.
루카스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네. 제작을 의뢰하고 싶습니다.”
“흠. 그쪽은…….”
용인 대장장이가 잠시 희멀건 눈으로 루카스를 바라보았다.
“…오늘 고룡의 두개골을 맡긴 용사냥꾼이 아니신가?”
“맞습니다.”
그러자 표정이 확 밝아진다.
“호, 호. 그렇군. 이제 우리에게 두개골을 맡길 생각이 든 거요?”
흥분 섞인 목소리였다.
그러고 보니 고룡의 두개골을 보고 눈이 돌아간 대장장이들이, 빨리 저걸 이용한 제작의뢰를 맡기길 열망했다나.
물론 아직 두개골을 어떻게 쓸지 정하지 않은 루카스는, 당연히 일단 거절했으며.
“아뇨.”
그 마음은 지금도 마찬가지였다.
대장장이는 순식간에 실망한 얼굴이 되었다.
“…그럼 무슨 의뢰를 맡길 생각이오? 웬만한 재료는 우리 대장간에서 보유하고 있긴 하지만, 그리 질이 좋다고는 할 수 없소. 그런 주제에 값은 제법 나가고.”
“제가 맡긴 재료가 하나 더 있지 않습니까?”
그 말에 고개를 기우뚱하던 대장장이가 아, 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고룡 두개골의 충격이 워낙 커서 까맣게 잊고 있었던 것이다.
“고룡 새끼의 사체를 말하는 거군.”
“네.”
“확실히 그놈은 돌연변이인 데다 비늘도 단단한 쪽이라 재료로 삼기엔 부족함이 없긴 하지.”
대장장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특히 놈이 가지고 있던 길쭉하고 유연한 꼬리는 갑옷으로 쓰던 무기로 쓰던, 개성적인 장비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좋소. 바로 작업에 착수하지.”
“부탁합니다. 값은 어떻게 됩니까?”
“아마 3,000에루 정도 나갈 것이오. 돈은 일이 끝난 다음에 주시오.”
“알겠습니다. 기간은요?”
“흠. 글쎄. 시작해 봐야 알겠지만, 최소 일주일은 걸릴 것 같은데……”
“…….”
일주일이라.
루카스는 머릿속으로 이런저런 궁리를 한 다음 고개를 끄덕였다.
조금 늦긴 하지만, 어쩔 수 없지.
“알겠습니다.”
“그럼 일주일 뒤에 오시오.”
대장장이는 그 말을 끝으로 미련 없이 몸을 돌렸다. 다시 작업을 시작하는 것처럼 보여서, 루카스도 대장간을 떠나려고 했다.
까앙!
맑은 소리가 울려 퍼졌다.
아마도 금속을 두드린 소리일 것이다.
그러나 망치 소리가 사방으로 정신없이 퍼지는 가운데, 그 소리만이 특히 루카스의 이목을 끌었다.
그는 소리가 들린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까앙!
여태껏 발견하지 못한 게 이상할 정도로 눈에 확 들어오는 외모의 소유자였다. 루카스는 곧 이유를 찾을 수 있었다. 다른 건장한 용인들에 비하면, 그녀의 체격은 너무나도 왜소했다.
꾹 다문 입술과 가늘게 모인 미간, 두껍고 헐렁한 옷에 검댕에 그을린 얼굴인데도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까앙!
망치질 소리가 유난히 청명하다.
루카스는 막 몸을 돌리는 대장장이를 붙잡고 그녀를 가리켰다.
“저 여자는 누굽니까? 대장장이입니까?”
“그녀는… 신경 쓰지 마시오.”
대장장이가 묘한 얼굴로 대답했다. 더 이상 묻지 말라는 기색이 강하게 느껴졌다.
루카스는 다시 한 번 여인에게 시선을 돌렸다.
그때쯤 청발의 여인은 살짝 이마를 찌푸린 채 망치를 내려놓았다. 벼리는 작업을 마친 건가?
아마 그런 것 같다. 그녀의 시선이 모루 왼편에 있는 탁자로 향했다.
“…….”
그 순간 눈썹이 씰룩거리더니, 입술이 열렸다.
“라이톨! 이 개자식아!”
대장간 전체를 쩌렁쩌렁 울릴 정도로 커다란 목소리였다. 투기장에서 들었던 캉키의 목소리 못지않았다.
그러자 루카스의 앞에 있던 대장장이가 움찔거렸다.
바로 그가 ‘라이톨’인 모양이다. 그가 쭈뼛거리며 여인에게 다가갔다.
“…또 왜요.”
존댓말?
루카스가 의아애하는 것과 반대로, 네크두의 인상은 사정없이 찌푸려졌다.
“또 왜요? 너 이 코흘리개 새끼, 내가 어제 뭐라고 했냐.”
“…히로메탈이라면, 말씀하신 대로 10kg 구해서 모루 밑에 두었는데요.”
“그거 말고! 작업하다 목마르면 마실 물이랑 수건! 내가 옆에 놔두라고 말했냐, 안 했냐!”
“아.”
“아? 이 새끼가 진짜.”
여인의 체격은 라이톨의 절반도 되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실제 그 정도는 아니었으나, 2m를 넘어선 근육질 용인에 비하면 가냘프고 연약해 보이는 게 사실이었다.
그러나 여인의 원색적인 욕설에 한 마디도 받아치지 못하고 쩔쩔매는 건 라이톨이었다.
루카스가 가만히 여인을 바라보았다.
아마도.
그녀는 무척이나 뛰어난 대장장이일 것이다. 그는 대장간 일에 관해선 그리 자세히 알지 못하지만, ‘소리’에 대해선 빠삭하다.
그녀가 들려준 벼름질 소리는 범상치 않았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루카스의 이목을 끌지 못했다.
[용암의 대장장이 네크두]
“…….”
바르간과 애시스타처럼 ‘충성도’라는 항목조차 존재하지 않는다.
아마 그녀와 루카스가 완전히 초면이기 때문인 듯하다.
그럼에도 이름이나 이명 말고도, 파악할 수 있는 게 하나 더 있었다.
[난이도: B]
B난이도는 처음 보았다.
그리 생각하는 순간 네크두와 눈이 마주쳤다.
“이 비실이는 뭐야?”
일반적으로 용인들의 시야에 루카스가 어떻게 비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라이톨이 급히 그녀에게 가서 속삭였다.
“그 사람입니다.”
“그 사람이라면 내가 어떻게 알아? 설마 또 캉키 녀석이 보낸 찌끄레기는 아니겠─”
“고룡 사체를 맡긴 사람입니다.”
“…….”
그러자 네크두가 아차하는 표정이 되더니, 황급히 말을 바꾸었다.
“자, 자세히 보니…….”
그녀는 머리를 쥐어짜내는 듯한 얼굴로 루카스를 살펴보더니, 필사적으로 말을 이어 갔다.
“근육질 핸섬남이었군. 하, 하하. 작업을 철야로 했더니 이런 미남도 못 알아봤네~”
“…….”
루카스는 그만 할 말을 잃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