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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0년 만에 귀환한 대마도사 외전-82화 (303/857)

외전 82화

“우와.”

아리드의 목소리엔 진정으로 감탄이 깃들어 있었다.

“어떻게 아셨어요?”

[네 눈동자가 내게 그리 말해 주고 있다.]

“아. 이거요?”

그가 자신의 눈가를 매만졌다. 그리고 갑자기 몸을 돌려 탁자로 향하더니, 그곳에 있는 하얀색 천을 들었다.

“사실 평소엔 이걸로 눈가를 가리고 있거든요.”

이유는 들을 필요가 없었다.

평범한 사람이 저 눈동자를 보았을 때 보일 반응은 두 가지뿐일 것이다.

경외, 혹은 두려움.

후자는 말할 필요도 없고, 전자의 경우 또한 아리드에게 마냥 좋다고는 할 수 없었을 것이다. 어떤 의미로, 경외보다 일방적인 감정은 없으니까.

“그런데 영혼님은 제 눈을 보고도 별로 놀라지 않으시네요. 비슷한 사람을 봐서 그런가?”

[…….]

“그 비슷하다는 사람요. 혹시 저도 만날 수 있을까요?”

[불가능해.]

“아……. 아쉽다.”

아리드는 그리 말하며 볼을 긁적였다.

[너는 다친 사람도 고칠 수 있나?]

“와. 그것도 알고 계시네요.”

아리드가 으스대는 목소리로 어깨를 폈다.

“자랑하는 건 아니지만, 제 최고 특기 중 하나예요.”

[죽은 자는?]

“네?”

[죽은 자도 되살려 낼 수 있는 건가?]

이곳에 오기 전 들었던 성자의 소문,

죽은 자를 되살려 냈다는 것에 대한 진위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그건…….”

그 말에 아리드가 잠시 말끝을 흐렸다. 그는 무언가 진지하게 고민하는 듯했다.

“아. 혹시 이 질문, 영혼님의 고민과 관계된 건가요?”

[그렇게 볼 수도 있겠지.]

어찌 됐든 닐 플란드를 치료하는 게 당장의 목적이니까.

물론 두 번째 질문인 사자死者의 부활은 개인적 호기심이었다.

이윽고 아리드가 고개를 천천히 저었다.

“되살려 낼 수는 없어요.”

[…….]

당연한 말이다.

이미 죽은 이를 되살려 내는 건 지금의 루카스에게도 힘든 일이다.

물론 사후세계로 넘어간 영혼을 억지로 데리고 와서, 정교하게 만들어진 인공 육체에 억지로 집어넣는 것쯤은 가능하지만, 그건 온전한 의미에서 부활이라고 할 수는 없었다.

그러나 아리드는 뒤이어 묘한 말을 했다.

“하지만 만나게 해 줄 수는 있어요.”

[만나게 해 준다고?]

“네. 저는요. 영혼님이 꼭 보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그게 누구라도 만나게 해 줄 수 있어요. 설령 이미 죽거나, 성불한 영혼이라도요.”

[…….]

아리드가 배시시 웃으며 말했다.

“그게 제 능력이거든요.”

진실인가. 거짓인가.

루카스는 아리드의 눈동자를 직시했다.

그가 상대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싶을 때 취하는 습관적인 행동이었으나, 아리드에겐 효과를 보기 힘들었다. 그가 가진 영안은 루카스의 통찰을 완벽하게 방어하고 있었다.

[그럼…….]

루카스가 어떻게 대답해야 되는지 망설이는 순간이다.

치직—

“읏…….”

그의 육체에서 스파크가 살짝 튀었고, 그와 동시에 아리드가 약간 충격을 받은 듯한 쪽 눈을 감싸며 비틀거렸다.

“어, 어라. 왜 이러지.”

루카스는 고스트 상태를 오래 지속시킬 수 없다.

육체라는 그릇 없이 계속 배회한다면, 얼마 가지 않아 본래의 모습인 초월체로 돌아가려는 기세가 강해지기 때문이다. 지금이 그랬다. 루카스의 존재감이 서서히 부풀어 오르고 있다.

‘이 이상 지속하는 건 힘들겠어.’

아리드의 영안이 아무리 뛰어나다고 해도 그의 진짜 본질을 눈에 담는 건 막대한 부담이 될 것이다.

우선 육체로 한 번 돌아가 기세를 가다듬을 필요가 있다.

[이만 가 보겠다.]

“아…….”

그러자 아리드의 표정에 묘한 아쉬움이 스쳤다.

그가 잠시 동안 손가락을 꾸물대다가 불쑥 말했다.

“저기, 영혼님.”

[왜?]

“영혼님께선 성불 같은 거 필요 없다고 했지만요……. 그래도 기본적으로 영혼은, 이승을 떠도는 것보단 있어야 할 곳으로 가는 게 옳다고 알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횡설수설하는 그 모습을 보니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예상이 갔다.

루카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다시 찾아오마.]

“아…….”

아리드가 밝은 얼굴로 미소 지었다.

“네.”

* * *

루카스가 방으로 돌아오자, 그곳엔 자신의 육체를 만지작거리고 있는 세디가 있었다. 표정만 보면 일생일대의 고찰이나 연구를 하고 있다고 착각할 정도로 진지했다.

[뭐 하냐?]

“음.”

세디는 루카스의 목소리에도 별로 놀라지 않고, 손가락으로 턱을 받치며 말했다.

“얼마나 정밀하게 만들었는지 점검 중.”

[…….]

“역시 인간 출신 절대자라 그런가. 아버지 육체, 제법 퀄리티 높잖아. 언뜻 보면 인간이라 해도 손색없겠어.”

루카스는 세디의 칭찬 아닌 칭찬에 고개를 저으며, 자신의 몸으로 돌아갔다.

그런데 몸으로 들어간 이후에도 그녀는 자신의 몸에서 손을 떼지 않았다. 그러기는커녕 좀 더 적극적으로 손을 움직였다.

쭈욱.

루카스의 볼이 쭉 늘어났다.

이런 경험은 그야말로 태어나서 처음 겪는 일이라, 루카스는 잠시 말문이 막힐 수밖에 없었다.

“와. 신기하다.”

“…뭐가?”

“아버지가 들어오니까 얼굴이 따끈따끈해졌어. 근데 육체랑 혼은 어떻게 나눈 거야? 그것도 지배자의 권능 중 하나인가?”

“…….”

루카스는 세디의 손을 억지로 잡아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세디는 아쉬운 얼굴로 입맛을 다셨다.

“수확은 좀 있었어?”

“그래. 성자를 만나고 왔다.”

“오호. 어떻든?”

“확실히 범상치 않은 인간이더군. 나도 본질을 완벽히 간파할 수 없었어.”

“아버지가?”

세디가 살짝 놀라며 반문하는 순간, 문이 열리고 민하린이 모습을 드러냈다. 김민철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민하린의 태도는 어딘가 이상했다. 고장이라도 난 것처럼 비틀거리고 있다.

“쟤 얼굴은 또 왜 저래. 귀신이라도 봤나.”

“……!”

그 말에 민하린이 몸을 흠칫 떨었다.

루카스는 방에 구비되어 있던 소형 냉장고 쪽으로 다가가 안에 있는 페트병 하나를 민하린에게 주었다.

민하린은 냉수가 출렁이는 페트병을 받은 채 고개를 숙였다.

“…고맙습니다.”

“무슨 일 있었나?”

“…….”

민하린의 얼굴은 창백했다. 뿐만 아니라 입술 또한 유난히 하얗게 물들어 있었다.

그녀는 잠시 망설이다가 루카스를 보며 말했다.

“스승님, 한 가지 여쭙고 싶은 게 있습니다.”

“뭐지?”

“죽은 이를 다시 살려 내는 게 가능한가요?”

“…….”

루카스는 그 말에 침묵했다.

“불가능하다.”

루카스가 알기로, 죽은 자를 온전히 부활시킬 만한 권능을 가진 건 신이나 군림자, 혹은 생명이나 창조와 관련된 권능을 가진 일부 절대자들뿐이다.

그리고 지금 이 우주엔 그런 힘을 가진 절대자가 존재하지 않는다.

“방금 영생교의 교주를 만나고 왔어요. 그가 제게 말했어요. 부모님을 만나게 해 주겠다고.”

민하린의 부모가 죽었다는 사실은 이미 알고 있었다.

그녀가 무거운 얼굴로 이어서 말했다.

“…그리고 저는 부모님을 만났어요.”

세디가 무어라 입을 떼려는 순간, 루카스가 고개를 저었다. 세디는 반쯤 열린 입을 다시 닫았다.

민하린이 고개를 들었다. 스스로에게 힘을 불어넣으려는 듯, 과하게 힘찬 동작이었다.

“스승님, 부탁이 있습니다.”

“뭐지?”

“저는 당분간…….”

민하린은 마지막으로 한 번 망설였다. 지금 입에 담을 내용이 엄청나게 고단한 선택의 서막이 될 것이란 사실을 직감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미 결심은 굳혔다. 물러설 수는 없다.

이 일을 매듭지어야 하는 건 다름 아닌 민하린이었다.

민하린은 망설임을 억지로 밀어 넣고, 또렷한 목소리로 말했다.

“당분간 여기서 혼자 움직이고 싶습니다.”

* * *

민하린은 아예 다른 방을 쓰게 되었다. 다행히 멀리 떨어진 곳은 아니었다. 고작 이 방에서 두 칸 떨어진 방이었으니까.

그러나 중요한 건 그게 아니다.

이유가 어찌 됐든, 민하린은 자진해서 루카스의 그늘에서 벗어난 형태가 되었다.

“설마 쟤 말을 받아들일 줄은 몰랐어.”

“그게 왜?”

“그 교주란 작자의 꾐에 넘어간 것일 수도 있잖아. 종교단체 윗대가리들이 이빨 잘 까는 게 하루 이틀 일도 아니고.”

“그건 편협적인 사고방식이로군. 그리고 난 하린이를 믿는다.”

“아. 그러셔.”

세디가 따분한 표정으로 루카스의 표정을 흘끗 엿봤다.

“근데 뭔가 기뻐 보인다?”

“그야 기쁘지. 제자가 스스로 설 준비를 하고 있는데.”

생각보다는 이르지만, 제자가 자립을 염두에 두고 움직인다는 건 스승으로서 기뻐해야 될 일이 맞았다.

루카스가 살짝 웃으며 덧붙였다.

“그 아이는 더 강해질 거야. 이곳에서 얻은 경험이 그 아이의 비료가 되어 줄 테니까.”

그 모습을 불만스럽게 바라보던 세디가 퉁명스레 말했다.

“…있잖아. 그래도 제자보단 딸이 더 가까운 관계 맞지?”

“일반적으로는 그럴지도 모르지만, 왜 갑자기 그런 걸 묻는 거지?”

“…됐다. 내가 아버지랑 무슨 말을 하겠어? 나 잔다. 말 걸지 마.”

“…….”

그러고 보니 육체가 생겼으니 어느 정도는 수면을 취할 필요도 생겼을 것이다. 불과 얼마 전까지 절대자였던 세디에겐 불편한 일일지도 모르겠다.

그런 생각을 하며, 루카스 또한 자리에 앉아 눈을 감았다. 그리고 ‘작업’을 병행하며 생각에 잠겼다.

닐을 살릴 수 있는 시간 제한.

냉정하게 말하면 일주일, 어쩌면 그보다 조금 짧을 수도 있다.

그 일주일 동안 건물 꼭대기에 있는 성자를 설득해야 된다.

쉬운 일은 아닐 테지만, 이러한 일은 조급하게 움직일수록 오히려 스스로 목을 조이는 형국이 되기 십상이다.

루카스는 서두르지 않기로 했다.

* * *

다음 날 아침, 김민철이 찾아왔다.

“프레이 씨, 성자님께서 요청을 받아들이셨습니다. 나흘 뒤 저녁에 시간이 되신다는군요.”

나흘 뒤.

기간을 생각하면 많이 아슬아슬하지만, 루카스는 별도로 성자와 접촉할 수 있는 방법을 얻어냈으니 조급할 필요는 없었다.

“그럼 그때 뵙는 걸로 알고 있겠습니다.”

“네. …아 참.”

그가 문득 생각났다는 듯 물었다.

“프레이 씨도 우리 영생교에 귀의할 생각은 없습니까?”

“죄송하지만 저는 무신론자인지라.”

“아. 그러고 보니 마법사라고 하셨지요.”

그가 아쉬운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였다. 침대에 앉아 있던 세디가 물었다.

“견학 같은 것도 되나?”

김민철은 딸뻘 소녀의 반말에도 전혀 기분 나빠 하지 않고 빙그레 웃었다.

“물론 가능하단다.”

“그럼 시간이나 때울 겸 조금 둘러볼까. 괜찮지, 아버지?”

루카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세디라면 물론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저녁까진 돌아와야 돼.”

아리드를 만나는 건 저녁 시간으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그 말에 세디가 고개를 끄덕이며 김민철과 함께 방을 나섰다. 루카스는 침대에 앉은 채로 명상에 잠겼다.

─루카스의 명상이 끝날 즈음, 창문 바깥은 어둑해져 있었고 세디는 이미 방에 돌아와 있었다.

“견학은 어떻든?”

“시시하고 기분 나빴어.”

“…….”

세디가 루카스를 흘끗 봤다.

“오늘도 갈 거지? 성자한테.”

“그래.”

그러자 여태까지 찌푸려져 있던 세디의 인상이 확 밝아졌다.

그녀는 능글거리는 웃음을 지으며 휘휘 손짓했다.

“잘 갔다 와. 아버지 몸은 이 딸님이 자-알 지키고 있을 테니까.”

“…이상한 짓 하지 마.”

“안 해. 안 해.”

루카스는 묘한 불안감을 애써 무시하고, 다시 한 번 고스트를 사용해 옥상으로 향했다.

아리드는 어제처럼 도시를 내려다보고 있다가, 루카스의 기척을 느꼈는지 몸을 홱 돌렸다.

“아! 영혼님! 다시 오셨네요!”

[약속했잖아.]

“헤헤헤.”

아리드가 방긋방긋 웃었다.

“어제 하루 종일 계속 생각해 봤는데요! 혹시 영혼님은 만나고 싶은 사람 없어요?”

[…만나고 싶은 사람?]

“네! 제가 제일 잘하는 게 그거거든요! 만나고 싶은 사람을 만나게 해 주는 거!”

그러고 보니 어제 그런 비슷한 얘기를 들은 기억이 났다.

…만나고 싶은 사람.

만나고 싶은 사람이라.

물론 있다. 그러나 그 바람을 눈앞의 인간이 들어주는 건 불가능하다. 고작해야 사후세계로 넘어갔거나, 이승을 떠돌고 있는 혼을 잠시간 부르는 것과는 질적으로 다른 차원의 일이니까.

그럼에도 루카스는 곧바로 그런 속내를 비치지 않았다. 우선은 아리드에 대해서 알아 가는 게 최우선이다.

[있지.]

“아. 역시! 그럼 제가 한번 알아볼게요.”

[알아봐? 어떻게?]

“이렇게, 손을 맞대고 집중하면…….”

아리드가 루카스의 손에 살짝 손가락을 걸친 순간이었다.

츠즛.

“어, 으윽… 뭐, 뭐야. 이건…….”

아리드의 안색이 하얗게 물들어 갔다. 루카스가 고개를 저었다.

[그만해. 네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아윽. 이, 이익…….”

그러나 아리드는 포기하지 않았다. 오히려 입술을 꽉 깨물며 더욱 집중력을 높이기 시작한 것이다.

그의 눈이 점차 하얗게 물들어 갔다. 전신에선 강렬한 광휘가 샘처럼 쏟아져 나왔다.

루카스는 내심 감탄하고 말았다. 아리드가 자신에게 공명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다.

비록 짧게나마 초월체와 접촉하고, 그와 동화하는 것.

대단한 일이다. 이건 초천재라고 불리는 일류 영매사나 주술사, 혹은 강령술사에게도 불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이 이상은 안 된다. 더 지속하면 아리드의 전신이 모래성처럼 부서질 것이다.

루카스가 그녀와의 공명을 강제로 해제하려는 순간이었다.

“영혼님께서 보고 싶어 하는 이들은… 아주 먼 곳에 있군요.”

아리드가 떠듬떠듬 입을 열기 시작했다.

“우리 같은 존재들은 드나들 수조차 없는 외계外界… 그곳에 있어요.”

[……!]

그 말에 루카스가 흠칫 몸을 떨었다.

아리드는 홀린 듯한 목소리로 말을 이어 나갔다.

“영혼님의 귀환을 기다리는 이들이… 무척 많아요……. 죄송해요. 제 힘으로는… 그들 전부를 보여 주는 건 힘들어서…….”

[전부……?]

“네…….”

아리드는 주륵 흘러내리는 땀을 닦을 생각도 하지 않으며 말했다.

“한 명쯤은, 보여 줄 수 있습니다.”

파앗!

이윽고 하얀 광채가 루카스의 시야마저 뒤덮었다.

─하얗게 물든 시야.

그 너머에 먹물이 번지듯, 어떤 형상이 꾸물거리기 시작하더니, 이윽고 형체를 갖추기 시작했다.

투박하고 거칠지만, 위용이 넘치는 옥좌가 보였다. 무척이나 정교하게 만들어진 작품이었으나, 루카스가 주목한 건 옥좌가 아닌 그곳에 앉아 있는 존재였다.

사자 갈기 같은 머리카락을 가진 남자.

“…….”

루카스는.

그가 누구인지 한눈에 알아봤다.

세월이 조금 흐른 것 같다. 마지막으로 기억하는 복식과 큰 차이가 있었고, 근육도 조금 줄어든 것 같다. 주름은 생기지 않았다. 다만 턱수염은 기른 듯하다. 그게 사방으로 뻗친 난폭한 머리카락과 제법 잘 어울렸다.

‘…그런가.’

그쪽 세계는, 아직 그 정도밖에 흐르지 않은 건가.

그 순간 남자의 시선이 이쪽을 향했다.

그가 권태로운 태도로 한쪽 눈을 슬그머니 떴다.

[…엿보는 시선이 느껴지는구만.]

남자, 이반이 말했다.

[어떤 새끼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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