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7화 4000년 만에 귀환한 대마도사 #6
[우욱…….]
갑자기 로드가 헛구역질을 했다. 그는 가슴을 부여잡은 채 주저앉았다.
[우웩! 웨엑…….]
투둑 툭…….
그리고 무언가를 토해 내기 시작한다. 역한 냄새가 났고 덜 소화된 것처럼 반액체 상태를 하고 있었으나 단순한 토사물이 아니다. 그가 게워 낸 건 검은색의 액체였고, 마치 살아 있는 것처럼 꿈틀거리고 있었다.
‘뭐 하는 건지는 몰라도.’
지금 로드는 무방비하다.
그리 판단한 이반이 질풍처럼 로드에게 달려들었다.
전력을 다하겠다. 그가 떠올리고 있는 건 아그니와의 일전이었다. 팔 하나를 잃었던 노라, 베니앙이 목숨을 걸고 만든 빈틈, 그 사이를 정확히 찔러 넣었던 자신의 주먹.
그때의 감각을 다시 한 번 되새긴다.
‘할 수 있어.’
아그니와의 일전 이후.
이반은 자신의 비기인 ‘이반의 주먹’을 완벽히 구사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그 주먹이 바로 이반의 추구하던 무의 극한이었다. 다만 많이 어설펐다. 옴짝달싹하지 못했던 아그니조차 끝장내지 못한 게 그 증거였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할 수 있었다. 이번에는 그때와 다르다. 제대로 들어간다면, 로드의 본질을 단숨에 꿰뚫어 버릴 수 있다.
쿠우우─
이반의 주먹에 한계까지 마나가 응축되기 시작했다.
‘부족하다.’
이걸로는 안 돼.
더 또렷하게.
더 농밀하게.
더 응집시킨다.
그로 인한 부담은, 오롯이 그 자신이 지겠다.
화악.
머리가 하얗게 물드는 것 같았다.
순백의 세상에서. 이반은 여태껏 걸어왔던 길을 회상했다. 쓰레기 같았던 유아기, 음식물 찌꺼기를 먹으며 연명했던 비참한 삶의 끝에서 노라라는 은인을 만났고, 무왕권을 익히게 되었다. 재능이 있었고, 처음으로 성취감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충실한 매일을 보내게 되었다.
그리고,
데미갓을 알게 되었다.
─무왕권의 비원.
그건 데미갓을 죽이는 것이었다. 애초에 그걸 위해 만들어진 마도무술이었다.
그리고 눈앞에 있는 존재야말로, 이제는 데미갓 그 자체라고 불러도 아무런 위화감이 없는, 초월적인 종족의 집합체였다.
그를 죽이면 모든 것이 끝난다.
‘그러니 나도 각오를 굳히겠다.’
두 번 다시는, 주먹을 휘두르지 않아도 좋다.
무왕권에 일생을 바친 이반에게는 목숨을 버리는 것보다 더한 각오였다.
그 각오가 기적을 만들었다.
주륵.
이반의 입술에서 피가 흘러내렸다. 입술만이 아니다. 코와 눈, 심지어 귓구멍에서도 새빨간 선혈이 흘렀다.
뿌드득.
어금니가 깨지는 게 느껴졌다. 안구에 있는 실핏줄이 터졌고, 고막도 찢겨 나갔다. 이런 고통이 없었다면 진작 정신을 잃었을지도 모른다.
쿠우우─
그리고 마침내.
이반의 ‘모든 것’이 주먹에 모였다.
‘이것이다.’
이 주먹이야말로, 이반이 추구하던 무의 극한이었다.
그는 고요한 눈으로 로드를 보았다.
이거라면 닿는다.
그런 알 수 없는 확신이 들었다.
이반은 주먹을 휘둘렀고, 그의 공격은 정확히 로드를 꿰뚫었다.
까앙!
“……!”
그랬어야 됐다.
이반이 부릅뜬 눈으로 앞을 보았다.
아무것도 없었다.
그런데, ‘이반의 주먹’은 막혔다. 로드에게 닿는 것조차 허락되지 못했다.
로드는 이반을 쳐다보고 있지도 않았다. 여전히 허리를 약간 숙인 채 속을 게워 내고 있을 뿐이었다.
이반의 주먹은 보이지 않는 무언가에 완벽하게 방어당했다.
“쿨럭…….”
무엇에 가로막혔는지 자세히 생각하기도 전에 후폭풍이 몰려왔다. 이반은 울컥 차오르는 핏덩이를 삼키지 못했다. 그의 입가에 선혈과 함께 내장 찌꺼기가 흘러내렸다.
‘말도 안 돼.’
그가 불신에 찬 눈으로 자신의 주먹을 보았다.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단단한 무언가를 후려친 것 같았다. 말이 안 되는 일이다. 지금 이반의 주먹은 가장 단단한 금속이라 칭송받는 아다만티움이라도 종잇장처럼 찢을 수 있었다.
그때 구토를 마친 로드가 입가를 닦으며 말했다.
[말했을 텐데. 더 이상 누구에게도 질 것 같지 않다고.]
“무슨… 개수작을… 부린 거냐……?”
[권능을 사용했다. 다만 너희 같은 벌레는 이해 못 하는 게 당연한 권능이지.]
“끄륵…….”
이반이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주저앉았다. 그의 체력과 심력은 이미 한계였다. 방금 전의 주먹에, 그는 문자 그대로 모든 걸 갈아 넣은 것이다.
‘대체… 어느 정도의 괴물이 된 거냐?’
이반은 처음으로 공포를 느꼈다. 그는 두려움에 찬 눈으로 로드를 바라보았다.
로드는 여전히 무심한 태도로, 자신이 게워 낸 토사물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흡!”
대무녀가 흠칫 떨며 뒷걸음질 쳤다.
그녀는 로드의 토사물이 무엇인지 이해했다.
“데, 데미갓…….”
“뭐라고?”
대무녀의 중얼거림을 들은 아나스타샤가 경악했다. 그녀는 황급히 검은색 토사물을 관찰했다.
끄아아아아-
그저 역겨운 토사물이라고 생각했던 액체에, 기포처럼 ‘얼굴’이 들끓고 있었다. 그건 망령이 액체로 변해 서로 엉겨 붙은 것처럼 보이기도 했고, 지옥에서 끝나지 않는 형벌을 받는 죄수처럼 보이기도 했다.
한 가지 분명한 건 산전수전 다 겪은 아나스타샤마저 얼굴이 핼쑥해질 정도로 끔찍한 광경이라는 것이다.
“대체 무슨 짓을 저지른 거냐?”
[그들에게 더 이상 신력은 없다. 그래서 걸러 냈다……. 알다시피 하나의 육체에 다수의 자아가 공존하는 건 아주 위험한 상태거든.]
로드의 목소리는 무감정했다.
아나스타샤는 이제 눈앞의 존재가 ‘로드’가 아닌, 전혀 새로운 존재로 느껴지기 시작했다.
“그래도 한때는 너의 동족이었던 존재들이다. 그런데도 아무렇지도 않단 말이냐? 너를 믿고, 따랐던 이들을 저렇게 쓰레기처럼 버리고서도? 저건… 죽는 것보다 비참한 꼴이다.”
[그 말은 틀렸다.]
콰직!
로드가 감흥 없는 얼굴로 토사물을 짓밟았다. 그의 발바닥에서 뻗어 나온 신력이 토사물 깊숙이 퍼졌다.
끄아아아─
데미갓들이 더욱 고통에 찬 비명을 내질렀다.
로드는 아무런 높낮이도 없는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신력도 없는 존재를 어떻게 데미갓이라고 부르겠나.]
“네놈은… 네가 토한 토사물보다 못한 쓰레기다.”
혐오에 찬 목소리를 내뱉은 건 드로였다.
로드는 그 말이 이해가 가지 않는 것처럼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상하군. 왜 그리 이빨을 드러내는 거냐? 너희들 또한 나와 같은 상황이었지 않나. 루시퍼와 드래곤 로드. 비단 ‘핵’을 따로 관리하기 위해 분리한 건 아닐 텐데? 두 개의 강력한 자아를 공존시키지 못해 그런 선택을 내린 걸 알고 있다. 나 또한 너희들의 작업에 힌트를 얻은 것이고.]
“네놈의 역겨운 행위와 우리의 판단을 동일시하지 마라.”
[단순히 관점의 차이라는 걸 이해하지 못하는군.]
어깨를 으쓱이던 로드가 로드를 보며 말했다.
[그리고 이제부턴 입을 놀리는 데 조심해라.]
“개소리, 집어치워라.”
이반은 피를 닦으며 으르렁거렸다. 그건 두려움에 먹히지 않기 위한 용기의 발로였다. 확실히 이반의 담력은 인정할 부분이 있었다. 그의 심신은 지금 평범한 인간과 다를 바 없는, 어쩌면 그것보다 훨씬 안 좋은 상황이었다.
그 상태에서 로드에게 욕지거리를 쏘아붙이는 건 누구도 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이반의 용기는 곧 만용이 되었다.
로드가 의식을 유지하는 게 고작인 남자를 보며 고개를 끄덕인 것이다.
[그럼 너부터 사라져라.]
로드의 말은.
곧바로 현실이 되었다.
팟.
이반이 사라졌다. 주변 인물들이 눈치챘을 때, 그는 이미 장내에 그림자도 보이지 않게 된 이후였다.
“어?”
아나스타샤가 멍한 목소리를 냈다. 증발이라도 한 것처럼, 혹은 로드의 말에 보이지 않는 누군가가 수긍한 듯이 이반의 존재 자체가 사라졌다.
오싹하고 소름이 돋았다. 이반만이 아니다. 그가 흘린 핏자국마저 모두 사라졌다. 마치 이반이라는 존재가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펄럭!
로드가 날개를 펼쳤다.
그 광경에 대무녀는 잠시 말문을 잊고 말았다.
순간적으로 눈부신 광휘에 물든 그 모습이 그야말로 천사나 신의 사도, 혹은 신 그 자체로 보였기 때문이다.
‘그럴 리가, 없어!’
대무녀는 순간적이지만, 그녀 자신이 떠오른 생각에 진저리를 쳤다.
신의 사도라고? 저딴 역겨운 존재가?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 수백 년간 신을 모셨던 대무녀로서, 그녀는 로드의 존재를 부정해야만 했다.
“대체 네놈의 목적은 뭐냐? 단 하나의 동족도 없이, 네놈 혼자서 평계에 군림할 셈이냐? 정말 그딴 삶에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거냐?”
[군림이라.]
물론 그런 시시한 일은 로드의 목적이 아니었다. 로드는 가만히 눈을 감으며 중얼거렸다.
[나는 신을 만날 것이다.]
“뭐……?”
[하지만 그는 아주 바쁜 존재지. 웬만한 일이 아니고선 결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그리 말하던 로드가 잠시 멈칫했다.
그런 존재가 루카스 트로우맨이라는 ‘개인’을 만나러 모습을 드러낸 건 극히 이례적인 경우였기 때문이다. 그들이 정확히 어떤 대화를 나누었는지 호기심이 생겼으나, 곧 고개를 저으며 말을 이었다.
[…그러니 나는 ‘특별한 상황’을 만들 것이다. 그조차 발걸음을 옮길 수밖에 없는 특별한 상황을.]
“특별한 상황…….”
[모든 세계를 지우겠다. 흔적도 없이, 완전한 무無의 세계로 되돌리는 것이다.]
“……!!”
좌중에 있는 모든 존재가 경악했다.
세계를 지워? 무로 되돌리다니? 우스갯소리도 정도가 있다.
하지만 그리 말한 존재가 로드였다. 일신의 힘으로 하나의 세계를 지울 수 있는 힘을 가진 존재였다.
진심이다.
로드는 진심으로, 모든 세계를 완전히 지우려고 하고 있다.
‘이게 바로 로드의 진짜 목적.’
식은땀이 주륵 흘러내렸다.
머리로는 이해했다.
그러나 아나스타샤의 입은 부정할 수밖에 없었다.
“미, 미친 소리……. 그럼 네놈도 죽어! 아무리 초월자가 되었어도 ‘세계’가 존재하지 않으면, 넌 네 몸의 형상조차 유지할 수 없단 말이다!”
[잊었나? 나에겐 또 하나의 세계가 있음을.]
“…설마.”
[무저갱.]
로드는 픽 웃었다.
[…지금은 잠시 다른 손님이 무단으로 쓰고 있지만, 그걸 뚫어 내는 건 지금의 나에겐 우스운 일이지. 나는 그곳에서 기다릴 것이다. 몇천 년이고, 몇만 년이고… 신이 올 때까지. 그리고 그와 만난 이후에는 제안할 것이다. 세계를 다시 만들 것을.]
로드의 눈에 생기가 반들거렸다. 그의 눈은 이미 눈앞에 있는 피조물들이 아닌, 재창조된 세계를 보고 있었다.
[장담하지. 새롭게 만들어진 세계는 낙원일 것이다. 내가 그렇게 만들 거다. 그래… 새로운 동족들을 만드는 것도 좋겠지.]
“…정말 신의 사도라도 될 생각이냐?”
[아마도 그렇게 되겠지.]
“…신이 끝내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면 내가 만들겠다. 물론 수만 년을 훨씬 넘는 세월이 걸릴 테지만… 그것 또한 재밌는 여흥거리가 될 거다. 죽은 네 친구에게도 말했지만, 내게 창조란 더 이상 먼 얘기가 아니니.]
이것도 진담이었다.
그제야 남은 이들은 자신이 어떤 존재와 싸우고 있는지 다시 한 번 깨달았다.
어쩌면 로드야말로 신일지도 모른다.
목소리조차 들은 적이 없고, 지금 이 순간에도 코빼기도 비치지 않는 존재를 신이라고 부를 수는 없다.
반면 로드는 손짓 한 번에 수십만 명을 몰살시킬 수 있는 파괴신이다.
[물론 그 모든 일엔 너의 죽음이 확정되어 있다, 드로.]
다음 순간 드로의 몸이 허공으로 둥실 떠올랐다. 로드의 권능이다.
드로는 허우적대지 않았다. 그는 입술을 깨물며 빠르게 용언을 사용했다.
<멈춰라>
[거절한다.]
“……!!”
용언이 튕겨져 나갔다. 몸뚱이가 속박된 건 오히려 드로였다. 그가 떠듬떠듬 입을 열었다.
“용언을 상쇄시키다니? 대체 어떻게.”
로드는 픽 웃으며 중얼거렸다.
[무슨 힘인지는 모르겠군. 나도 흉내를 낸 거니까.]
이게 바로 네가 사용하던 힘인가, 루카스.
로드는 그리 생각하며, 어리둥절한 얼굴로 반문하는 드로를 보았다.
“무슨, 소리를…….”
[너는 알 자격이 없다. 닥치고 심장이나 내놔라.]
콰직!
그 말과 함께 드로의 육체에서 심장이 뽑혔다. 선혈에 젖어 반들거리는 심장이 펄떡펄떡 뛰었다.
“커, 헉…….”
드로가 눈을 부릅뜬 채로 몸을 떨더니, 이윽고 완전히 움직임을 멈췄다.
절명.
드로의 인공 육체는 분명 강인한 생명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그 생명력의 핵심이 되는 동력원이 바로 심장이었다. 만약 다른 급소를 공격당했다면 이토록 쉽게 죽지는 않았으리라.
로드가 가볍게 손짓했다.
[이리로 오라, 나의 마지막 조각이여.]
심장이 천천히 로드를 향해 다가갔다.
‘놔두면.’
‘끝장이다.’
제키드와 아나스타샤는 한 번 시선을 교환한 다음, 동시에 로드를 향해 몸을 던졌다. 그러나 그들의 움직임은 본격적으로 날갯짓을 하기도 전에 끝났다.
[꺼져라.]
그들의 몸이 튕겨져 나갔다. 그것 정도는 예상했기 때문에 다시 일어섰다.
[쓰러져라.]
“……!!”
끔찍한 압력이 덮쳤다. 그들은 엄청난 중압감을 이기지 못하고 바닥에 얼굴을 처박고 말았다. 일순간에 중력이 수백 배는 늘어난 것 같다. 얼마나 강하게 짓누르는지 지면이 푹 꺼질 정도였다.
[썩 괜찮은 힘이군.]
굳이 입에 담아야 되는 게 번거롭기는 하지만.
로드는 멀리 떨어진 곳에 우두커니 서 있는 대무녀를 보며 물었다.
[너는 어떻게 하겠나?]
“…….”
[그래. 가만히 있는 것. 어떻게 보면 이 자리에서 가장 현명한 건 너일 수도 있겠군.]
이제 정말로 종장이다.
로드의 입가에 미소가 피어났다. 그는 손 닿을 곳까지 다가온 심장을 취했다.
드래곤 로드의 심장. 이 자체만으로 지고의 보물이라고 할 수 있지만 로드에게 있어선 단순한 껍데기다. 로드가 그토록 찾던 핵을 숨기고 있는 껍데기. 그가 그토록 원하던 마지막 조각은, 이 안에 있을 것이다.
[…….]
안에, 있었어야 됐다.
로드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었다.
[…이게 무슨.]
없다.
핵이 없었다.
한순간 정지한 사고가 빠르게 돌아갔다.
[…….]
못 박힌 듯 그 자리에 서 있던 로드의 뇌리에 한 여자의 모습이 스쳐 지나간 건 당연한 일이었다.
이리스 피스파인더.
드로의 인공 육체를 만든 장본인.
[…어디에 숨긴 거냐.]
그의 중얼거림엔 폭발 직전의 활화산과 같이, 금방이라도 터질 듯한 분노가 느껴졌다.
로드는 그대로 손을 우악스럽게 움켜쥐었다.
파앙!
드래곤 하트가 그대로 터져 나가며 피가 사방으로 튀었다.
[균형자의 핵을 어디 숨긴 거냐! 이리스!]
“나에게 있다.”
[…….]
로드는 뒤를 돌아보았다.
그의 표정은 여전히 분노에 차 있었다. 아니, 단순히 ‘분노’라는 단어로는 부족할 만큼 추악하게 일그러져 있었다.
그리고 루카스 트로우맨은.
애초부터 그곳에 있었다는 것처럼 담담히 서서, 로드의 일그러진 얼굴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가 자신의 가슴을 가리켰다.
혼이 소멸할 뻔했던 자신을 부활시킨, 이리스 최후의 안배를 가리켰다.
“균형자의 핵은 내게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