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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만 마검의 주인이 되었다-159화 (159/200)

<10만 마검의 주인이 되었다 159화>

뒤를 빼앗긴 것은 굉장히 위험한 상황이다.

그렇거늘 우든 밴쉬 퀸은 보스급답게 속절없이 당하지 않고 바로 반응하여 돌아섰다.

“끼에에에엑!”

동시에 손을 뻗었다.

촤아아악-

그 순간 마력이 뻗어 나오며, 분신처럼 놈의 몸에서 우든 밴시들이 쏟아졌다.

“끼에에에에에엑!”

일대의 공간에 수많은 우든 밴시 무리가 몰림과 동시에 녀석들의 마력이 공명한다.

‘흠, 군체 타입인가.’

병준이 일검을 떨치자, 그중 적지 않은 수가 휩쓸리고는 망령수의 줄기에서 수십 개의 얼굴들이 꿈틀거렸다.

촤아악-

그곳으로 검을 스치듯 베자 침투경이 스며들어 마력 핵을 추적해간다. 아니, 사실 추적할 필요도 없었다.

우든 밴시 퀸에 누적된 개체만큼 마력 핵도 망령수 줄기에 밀집되어 있으니, 감각에 잡히지 않으면 그게 더 이상하리라.

파치칭- 파치칭!

다만 놈들의 귀곡성처럼 마력 핵도 파장을 공명하며 침투경의 위력을 견뎌 냈다.

“그냥 개체들과는 다르네. 보스급이라 역시 다르다는 거냐.”

그러나 군체 타입으로 여러 개체들이 공명하여 더 큰 힘을 내는 타입의 적은 이미 몇 차례 사냥해 봤다.

뿐만 아니라 자신도 군체검 크라우드로 그 같은 힘을 다룰 수 있지 않던가.

당연히 어떤 수로 카운터를 쳐야 하는지 바로 떠올랐다.

병준은 다시 검을 휘둘렀다.

촤아악-

또 한 무리의 우든 밴쉬들이 희뿌연 연기로 증발했지만 망령수의 줄기에 울룩불룩한 입 구멍들은 그보다 더 많은 영체를 토해 냈다.

“끼에에에에에에엑!”

그리고 병준의 공격이 소용없다고 말하는 듯 영체들은 이내 공명하여 고함을 질러 댔다.

파치칫- 파칫!

귀곡성의 여파는 오라에 부딪혔다 섬전으로 튀겨 나갔다.

그 마력 공명의 여파로 발판이 제 형태를 유지하지 못한 채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제 승부수를 꺼낼 차례다.

파팟- 팟!

“그래, 그렇게 나올 줄 알았거든. 그렇다면 눈에는 눈…….”

병준은 더 민첩하게 발을 디디며 놈의 지척으로 접근하여 영체를 토하기 위해 벌어진 입으로 스치듯 벴다.

침투경의 묘리로 맺어낸 신성력이 망령수의 속을 헤집고 침투한다.

화아악- 화르륵!

더구나 상극의 기운이 뭉친 탓에 신성력에 반발하며 망령수 기둥 곳곳에서 희뿌옇게 불길이 일었다.

그러나 거기서 끝이 아니라는 듯 병준은 입가에 미소를 드리우며 읊조렸다.

“이에는 이로 대응해 주지.”

그리곤 연이어 여러 가닥의 신성력을 침투시키며 공명하였다.

우우웅- 우우우웅!

[ 군체검 크라우드가 자신의 공능을 응용한 것에 기뻐합니다. ]

군체검의 분체 공명을 응용하여 더욱 극대화된 위력이다.

하물며 손에 쥔 유리검으로 계속해서 파동을 흘려보내자, 신성력 가닥들도 반응하여 점점 더 강력해졌다.

그리고 어느 순간, 병준은 침투경의 공명을 격발시키듯 극대화했다.

“하앗!”

우든 밴쉬의 마력 핵을 동시다발적으로 노린다!

후우욱- 후우우-

망령수에 붙은 백색 불꽃이 급속히 사그라진다.

겉보기에는 공격이 멈춘 듯한 상황. 허나 실상은 아니었다.

신성력이 온전히 내부로 들어가 진탕 치고 있었다.

더구나 이미 충분히 숙련된 침투경은 전보다 더 정밀하게 요소를 노리고 있었다.

‘이거 잘만 하면, 계속 내부로 돌리면서 마력 핵만 깰 수 있겠어.’

마력 소모는 최소화하면서 효율을 높일 수 있을 거다.

그렇게 병준의 컨트롤에 따라 움직이는 신성력은 녀석의 마력 핵을 차례로 파괴하기 시작했다.

“끼에에에에엑!”

“끼에엣!”

놈도 마력 핵의 공명을 일으키며 저항하기 시작했다.

같은 수법을 쓰는 두 힘이 격돌하는 상황. 그렇다면 출력이 더 강하며 완숙하게 다루는 쪽이 이긴다.

우드드득- 꾸드득!

그 결과는 곧 눈에 보였다.

이내 망령수의 표면이 꿈틀거리더니 도미노처럼 줄줄이 마력 핵이 깨졌다.

챙그랑! 채채채채챙-

그 여파는 내부에서 끝나지 않고, 나무줄기와 껍질들이 마구 뒤틀어졌다.

[ 숨겨진 마력 핵_퀘스트의 진행도가 올랐습니다. 78/100 ]

[ 숨겨진 마력 핵_퀘스트의 진행도가 올랐습니다. 79/100 ]

[ 숨겨진 마력 핵_퀘스트의 진행도가…… ]

우든 밴쉬 퀸 역시 분신처럼 흘려낸 개체들이 증발하며 퀘스트 진행도가 급속히 올랐다.

[ 숨겨진 마력 핵_퀘스트를 완료하였습니다. ]

[ 보상으로 마검석 5개를 습득하였습니다. ]

눈앞으로 퀘스트 완료창이 떴지만, 지금은 승부처가 임박한 타이밍이었다.

기세를 몰아 모든 개체를 처리하고 마지막으로 우든 밴쉬 퀸만 남았다.

“캬, 캬악!”

나름 마력을 실어 사납게 고함을 질러 대지만, 혼자만 남은 존재감이란 여느 우든 밴쉬들과 다르지 않았다.

‘뭐 군체 몬스터한테는 흔한 일이지.’

더 이상 퀸이라 부를 수 없는 존재가 된 녀석은 병준의 앞에서 너무나 미력한 존재였다.

“캬악!”

이내 침투경에 의해 놈의 마력 핵이 깨지자 단말마의 비명과 함께 스러졌다.

[ 제검의 서 158페이지를 습득하였습니다. ]

[ 제검의 서 255페이지를 습득하였습니다. ]

마검석에 이어 제검의 서 페이지 두 장이 허공에 형체를 이루었다가 인벤토리에 넣어 둔 서책으로 흡수되었다.

“이번에는 기술은 안 나…… 음?”

내심 페이지를 두 개나 얻었으니 새로운 제검의 서 기술을 얻을까 싶었거늘, 아쉬운 마음이 들던 그때.

쩌저저저저적- 뚜드득!

나무에 무수한 금이 가면서 쪼개지더니, 껍질과 내부를 가득 채운 촉수 다발들이 폭포처럼 허물어져 내렸다.

“음, 침투경으로 내부를 휘저은 여파인가.”

여태 침투경을 응용한 기술로 체내에 있는 수십 개가 넘는 마력 핵을 깨트렸으니, 그럴 만도 했다.

“잠깐만, 그렇다 치더라도 이 이상은 과한데.”

그러나 이내 그런 단순한 현상이 아니라는 것을 간파했다.

그도 그럴 것이 망령수 정상부터 줄기들이 갈라지며, 소나기처럼 마구 쏟아지고 있으니.

츠파파파팟- 파파파파팟!

이제는 무려 수천 가닥에 달하는 나무줄기 촉수를 피하며 병준은 그 너머를 쳐다봤다.

구우우웅-

묵직한 마력 공명을 울리는 존재감이 느껴졌다.

“뭐냐, 정상까지 올라갈 필요 없이 알아서 와 주는 거냐.”

이내 영체 특유의 이펙트와 함께 시커먼 연기가 상반신이 모습을 이루었다.

‘하반신은…… 망령수에 붙은 상태로군.’

말하자면 상반신만 있는 상태이거늘.

“카아아아악!”

예전에 대적한 석상과 견줄 수 있을 정도로 거대했다.

우드드득- 뚜드득!

하물며 괴성을 지르며 놈이 주먹을 뻗는 순간, 수천 개에 달하는 망령수 줄기가 갑옷처럼 휘감기더니 조여졌다.

‘흠, 엔트 같은 모습이네.’

크기로 보자면 단순한 나무 정령인 엔트 레벨이 아니라 엔트 킹은 되리라.

후우웅- 후웅! 후우우우웅!

다만 마구 주먹을 휘두르는 광폭한 모습을 봐서는 타락한 엔트 킹이야말로 녀석에게 적합한 이름일 터였다.

녀석은 굉장히 농도 깊은 암흑마력을 풍기고 있었다.

“찾았다, 저게 그 아이템이군.”

그리고 놈이 얼굴 부분에 쓴 거대한 나무 가면이 바로 그 암흑마력의 발원지였다.

우우우웅-

가면과 마력 핵이 공명하자, 더 빠르고 강한 주먹을 날려 댄다.

우르르릉- 콰콰콰쾅!

이에 뒤질세라 병준도 한층 폭풍을 거칠게 일으키며 놈의 공격을 피했다.

스톰 러너의 발판을 디디는 보법도 더욱 숙련되어 허공을 전보다 더욱 입체적으로 누볐다.

츠팟- 팟! 치이이익-

그렇게 스치듯 공격을 회피하면서 움직임과 반응을 분석한다.

‘흠, 확실히 암흑마력이 베이스라 그런지 신성력에는 약해.’

다만 견고한 방어력도 문제였지만 이 녀석은 공간을 입체적으로 읽을 줄 알았다.

나무줄기로 엮은 방벽으로 교묘하게 자신이 접근해가는 진로를 막는다.

‘그래도 덩치가 커. 사각이 많으니, 그쪽을 노리면?’

츠팟!

발판을 급선회하여 위치를 바꾼 뒤, 망령수 줄기에 부대끼면서 놈의 영체가 드러난 미세한 틈을 찌르려는 순간.

우드드득- 뚜득!

망령수 줄기들이 갑자기 풀려나더니 다시 병준의 진로를 가로막는 나무 벽을 만들어 냈다.

츠파파팟-

그뿐만 아니라 다른 망령수 줄기들은 크게 우회하여 병준의 배후에서 덮쳐 왔다.

쫘아악- 쫘좌좌좝!

심지어 그 망령수 줄기에는 얼굴이 불룩거리며 입을 쩍 벌렸다.

날카롭게 세운 이빨은 닿는 것은 모두 물어뜯어 버릴 기세였다.

후우우우우우웅-

병준은 폭풍의 기류를 일으키고 거기에 스톰 러너의 발판까지 이용해 허공에서 몸을 틀며 그 공격을 피해 냈다.

츠팟- 파팟- 츠파파팟-

그러는 동시에 다른 곳의 빈틈을 찾아서 노렸지만, 이번에도 놈은 나무 벽으로 방어하더니 촉수로 반격을 해 왔다.

그렇게 몇 초 안 되는 동안 서로의 빈틈을 노렸다가 무위로 돌아가는 공방이 이어졌다.

‘음, 확실히 특화된 보스라 그런가 단단하기만 한 탱커 스타일과는 달라.’

그렇다고 막무가내로 깨고 나갈 수도 없다. 유리검의 내구도가 버텨주지 못할 것이다.

‘진로를 읽고 미리 막다니.’

그만큼 수천 개 넘는 촉수의 방어는 단단했고 진로를 막는 위치도 절묘했다.

자칫하면 무의미한 소모전에 자신의 마력만 낭비하겠지.

그렇거늘 병준은 몸을 빼는 대신 위치를 지켰다.

“그렇다면…….”

그 입가에는 오히려 미소가 떠올랐다.

‘역시 그렇군.’

나무 방벽 너머 망령수의 줄기들에 감싸진 타락한 엔트 킹 본체를 본다. 보다 정확히는 처음 병준이 노렸던 그 틈이었다.

‘흡착하다가 생긴 틈이 없어지지 않아. 단단해지더라도 유연성을 버리진 말았어야지.’

그렇게 타깃이 그대로 있으면 베는 거야 쉽다. 이를테면……. 채찍처럼 낭창하게 휘는 움직임이라든지.

우우우우우우우우웅-

이동을 위한 스톰 아이즈와, 녀석에게 치명상을 입힐 수 있는 유리검의 신성력. 여기에 하나가 더 필요한 상황, 여기에 하나가 더 필요했다.

“삼중 투영이라…….”

이중 투영을 넘는 삼중 투영이라니, 자칫 한 자루조차 제대로 투영 못 하고 밸런스가 무너져 마력회로가 허물어지고 말 거다.

그렇지만 병준은 망설이지 않고 마력을 일으켰다.

파칫- 파칫!

그에 반응하는 것은 바로 전자 담배였다.

‘마검의 마력회로를 하나의 캐스팅처럼 계산해서 전자 담배 스킬을 적용해서 발동하면…….’

유하남 장인이 개조해 준 덕분에 이제 다중 캐스팅의 토대가 되는 스킬이 붙었다.

그 스킬 효과로 유리검을 구성하는 마력회로 잔흔이 허공에 남았다.

몇 초 남짓 불과하지만, 그 정도면 충분했다.

파치치칫- 파칫!

[ 유리검을 소체로 실피드 페리온이 투영되었습니다. ]

“됐다!”

유리검의 마력회로에 실피드 페리온의 실체화가 더해지며 병준의 움켜쥔 오른손에는 마검이 투영되었다.

그리고 신성력 깃든 칼날은 채찍 형태로 늘어나며 허공에 날렵한 궤적을 그려 냈다.

츠팟- 촤아아악!

백색 섬광은 망령수 줄기로 틈을 정확하게 벴다.

“크아아아악!”

치이이익-

타락한 엔트 킹의 묵직한 비명과 함께 방금 베인 틈새로 희뿌연 연기가 피어났다.

“엄살은! 이제 진짜 시작인데.”

그도 그럴 것이 검격에 침투경의 묘리를 응용했으니.

츠파팟- 파팟!

하물며 기껏 마검의 삼중 투영에 성공했다.

스톰 러너로 기동력을 확보하고, 유리검에 실피드 페리온의 조합으로 연격을 가한다.

파칫! 파치칭! 빠드드득-

“크어어억!”

거기에 결정적으로 스톰 아이즈까지 공명에 합세하자 일대에 몰아치는 폭풍이 놈의 틈으로 빨려 들어갔고.

콰아아아아- 쿠와아앙!

그야말로 거대한 폭풍이 한 점으로 몰아친다.

이미 침투경으로 길을 열었기에 놈은 저항조차 제대로 하지 못했다.

끄그그극- 끄그그그극!

타락한 엔트 킹의 내부에서 거대한 파열음이 들리더니.

퍼엉! 콰아아아아아-

거대한 폭발음과 동심원으로 퍼지는 마력의 파동.

나무껍질과 줄기들이 산산조각 나서 흩어지는 가운데 놈이 얼굴에 쓰고 있던 나무 가면이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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