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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만 마검의 주인이 되었다-40화 (40/200)

<10만 마검의 주인이 되었다 40화>

[ Ⓐ출납 권능에 연계하여 Ⓟ인벤토리가 등록됩니다. ]

[ 전속 권능 Ⓟ인벤토리의 작성이 아직 진행 중입니다. ]

마침 뜨는 메시지.

‘그러고 보니 비슷하게 출납 권능이 있었지.’

하지만 명백히 달랐다.

출납은 마검전에 전속된 무언가를 꺼내는 방식.

게다가 물리적으로 마검전에 있어야 하기에, 활용이 제한적이라 거의 쓸 일이 없었다.

반면 인벤토리는 물리적으로 현실이나 마검전에 구속받지 않으며, 전속적으로 작성한 가상 공간을 전제한다.

크기에 따라 활용에 제약은 있겠지만, 훨씬 유용하다는 점에서는 고민할 것도 없었다.

그래서 기대된다.

인벤토리가 완성되면 얼마나 편할 것인지.

‘앞으로 가방은 필요 없겠네.’

더 기다릴 필요도 없다는 듯 병준이 돌아서자.

명수가 나서며 물었다.

“밖에 나가십니까?”

“재료도 필요하고 퀘스트도 떴으니 가야지.”

“제가 모시겠습니다.”

앰버가 아쉽다는 표정을 지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

“앰버, 너는 일단 인벤토리 작성에 집중해 줘. 재료는 확실히 모아서 올게.”

“네, 그치만 다음엔 꼭 저도 주군을 모실게요.”

“알았다. 그럼 수고해 줘.”

* * *

저택 앞에 펼쳐진 침엽수림 지대를 가로질러.

하얀 숲 마검주에 다다르니 절벽 아래가 내려다보였다.

“그냥 지나갈 때는 몰랐는데, 여기 절경이었네.”

광활한 필드를 시야에 담자 가슴이 트이는 기분.

특히 절벽 아래 마검주가 빛나는 설원은 눈에 익었다.

“하얀 설원이었나.”

“예, 주군께서 망령 늑대를 사냥하신 곳이죠.”

어쨌든 필드로 나가려면, 저 설원을 지나야 한다.

아래로 내려가려다 문득, 병준은 프로즌 스네이크가 어딨는지 모른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혹시나 싶어 물었지만, 죄송하다며 고개 숙이는 명수.

“맹약 때문인가?”

“아닙니다. 2층이 열려서 맹약은 풀렸지만, 제 지식이 얕은 탓에…… 죄송합니다.”

괜찮다며 손을 내저었지만 무작정 움직이기도 곤란했다.

저 넓은 필드를 헤매기만 할 수도 있으니까.

“앰버한테 다시 정확하게 물어보는 게 나으려나.”

고민하는 그 순간.

[ 필드의 일정 영역 이상을 인지하였습니다. ]

“응?”

[ Ⓐ마검전 구현의 히든 조건을 달성하였습니다. ]

[ 푸른 마력의 검(EX)의 권능에 Ⓐ마검전 지도 투영이 등록되었습니다. ]

눈앞에 연달아서 뜨는 하얀 창과 함께.

병준은 새로운 감각을 느꼈다.

‘마검전 지도 투영이라고?’

즉시 감각이 이끄는 대로 새로운 권능을 써 봤다.

그러자 불꽃이 일어나 마력회로처럼 선이 엉키며.

푸화홧- 화르르르륵!

허공에 홀로그램처럼 가상의 지도가 그려졌다.

다만 맵의 아주 먼 곳은 캄캄하여 지형이 안 나오며, 시야가 닿는 주변만 밝았다.

아마도 가까이 가면 맵의 캄캄한 부분도 밝아지겠지.

그렇지만 그 정도만 해도 엄청난 이득.

“정말 게임의 미니 맵하고 비슷하네. 이거면 찾기도 편하겠어.”

하물며 끝이 아니라는 듯.

[ Ⓐ마검전 지도 투영에 망령 프로즌 스네이크 마력 핵 채취_퀘스트가 연계되었습니다. ]

지도에 화살표가 그려지더니 방향을 가리켰다.

필시 망령 프로즌 스네이크 서식지 방향일 터.

처음에는 그냥 마검전 여는 열쇠로만 여겼거늘, 푸른 마력의 검이야말로 진국이구나 싶었다.

기실 내전에서 앰버가 인벤토리를 만들 때도 그렇고, 뭔가 중심이라는 느낌.

그러고 보니 푸른 마력의 검에는 물음표 권능이 있었는데, 그 능력이 자못 궁금해졌다.

지금도 이럴진대 오롯이 자격을 갖추어야 얻을 수 있다는 그 권능이 뭔지.

하지만 어차피 당장 그게 뭔지 알 수 없으니.

“일단 퀘스트부터 하자.”

* * *

하얀 설원을 지나서.

[ 얼음송곳 숲의 마검주가 등록되었습니다. ]

송곳처럼 잎새가 삐쭉하게 돋아난 나무숲 초입에 다다른 병준은 마검주를 각인했다.

그러자 마치 이 숲에 프로즌 스네이크가 있다는 듯.

푸른 마력의 검으로 구현한 지도에서 화살표는 사라졌다.

“그럼 시작해 볼까.”

슬슬 본격적으로 마력을 자극하는 병준.

끌어올린 오라 출력이 마력 체화와 팔 색 숨결, 그리고 공간 장악 감각을 극대화한다.

스스스스슷-

이내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병준은 기척을 잡았다.

“오케이! 명수야, 천천히 와.”

“조심하십시오.”

송곳처럼 돋친 얼음 가시 따위는 오라로 쳐 내며, 병준은 직선으로 질주하여.

그리고 이내 놈들을 맞닥트렸다.

서리를 뿜어내며 대기를 얼리고는 얼음 가시 사이 유영하듯 흐르는 크리스털 뱀.

그런 망령이 세 놈.

취에엑-!

세 마리의 망령 프로즌 스네이크들이 일제히 기성을 터트리며 달려들었다.

덮쳐 오는 놈들을 보며, 병준은 이미 어느 마검을 투영할지 고민했다.

‘리자드맨도 됐으니 뱀도 용종으로 쳐 주지 않으려나.’

그런 생각에 구축한 칼날은 순백으로 빛나며.

얼음으로 된 유선형 몸통을 포 뜨듯 갈라치고는 거친 비늘을 뜯어냈다.

쾅! 콰카카카칵-

비록 마지막 순간에 몸을 틀어 죽이진 못했지만.

허공으로 뿌려졌다가 바로 얼어붙는 청백색의 체액.

[ 용종의 피를 흡수하여 초치검에 기운이 어립니다. ]

[ 수 속성 마력을 흡수하여 초치검에 기운이 어립니다. ]

“오, 이게 되네!”

망령 프로즌 스네이크 두 마리는 멀쩡하고.

검에 맞은 한 마리조차 아직 건재했지만.

공간 장악 감각으로 더 날카로워진 감각은 망령의 위치를 정확히 집어내며.

[ 초치검이 권능 Ⓐ사룡일추섬하를 발동하였습니다. ]

쾅- 콰자자작!

“끼에에에엑!”

그 기운으로 망령의 뱀을 불처럼 태웠다.

그렇게 다시 얼음 가시 속으로 파고들기 전에 사멸한 녀석.

그리고 용종을 사냥할수록 강해지는 칼날은.

곧이어 명수가 도착했을 때는 나머지 두 프로즌 스네이크조차 얼음 파편으로 널브러트렸다.

쿠웅- 콰장창-

“역시 주군이십니다. 벌써 다 잡다니 대단하시군요.”

그 말에 피식 웃어 주고는 마력 핵을 캐내려 하자, 명수가 얼른 자신이 하겠다며 나섰다.

“주군께서는 쉬고 계십시오.”

“그럼 같이하지 뭐.”

망령 프로즌 스네이크의 사체는 얼음 파편이나 다름없었기에 속을 헤집어 마력 핵 캐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그렇게 얼음 무더기 속에서 검푸른 마력 핵을 꺼내는데.

그 바로 옆에, 병준의 눈길을 붙잡는 또 다른 무언가.

“응?”

돌돌 말린 그것의 재질은 얼음이나 마력 핵과도 달랐다.

더구나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이나 만져 본 물건.

그걸 보자 병준은 흠칫했다.

“스크롤…… 이게 망령 잡으면 드롭으로도 나온다고?”

하물며 마치 펼쳐 주기만을 기다리고 있다는 듯.

스크롤은 옅게 청백색으로 빛나고 있었다.

병준은 기대감을 가득 품고 스크롤을 펼쳤다.

그러나 그런 기대와 달리.

“뭐야?”

[ 스크롤이 아직 해금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

스크롤에 쓰인 글귀가 그것을 거부했다.

[ 망령 프로즌 스네이크를 50마리 이상 사냥하면 스크롤을 해금할 수 있습니다. 3/50 ]

“해금… 인가.”

50마리 이상 망령 프로즌 스네이크를 사냥해야 스크롤이 보인다는 내용.

뭐 그래도 처음 얻었던.

아직 마검전 1층에 보관하는 스크롤에 비하면 낫다.

아무리 5성급이라지만 그 스크롤은 해금은커녕 단서조차 없으니까.

게다가 어차피 프로즌 스네이크는 앰버가 필요한 재료와 미션을 위해 사냥해야 하는 존재였다.

무려 100마리나 되는 숫자를.

“47마리야 뭐…… 껌이지.”

* * *

지금 병준은 망령 프로즌 스네이크 사냥 조건이 완전하게 갖추어진 상태였다.

공간 장악으로 망령 프로즌 스네이크를 찾아내고

뒤늦게 알았지만, 동족의 피나 마력 향에 끌리는 녀석들의 특성을 이용하면 뒤는 간단했다.

한두 마리만 찾아도 주변 무리가 한꺼번에 몰려드니까.

캐낸 마력 핵을 명수가 들고 다니며, 뭣보다.

녀석들의 피를 한껏 머금은 초치검이 환하게 빛나고 있었다.

화아아악-

이보다 더한 강렬한 어그로는 없을 터.

그 덕에 망령 프로즌 스네이크가 공격해 오면 그야말로 기다렸다는 듯.

초치검의 순백 칼날이 한층 날카롭게 빛났다.

[ 초치검이 권능 Ⓐ사룡일추섬하를 발동하였습니다. ]

콰쾅- 콰스스!

거의 폭음에 가까운 소리가 터지며 프로즌 스네이크가 한 마리씩 터져 나간다.

‘그래, 바로 이 손맛이지!’

속이 다 시원하게 뚫리는 기분이 든다.

하물며 여기서 더욱!

[ 용종의 피를 흡수하여 초치검에 기운이 어립니다. ]

[ 수 속성 마력을 흡수하여 초치검에 기운이 어립니다. ]

용종에 카운터인 초치검은 싸울수록 강해진다.

콰쾅! 콰콰콰- 쾅!

그 덕분에 다 처리할 때까진 오래 걸리지 않았다.

“키익! 키에엑!”

순식간에 압도적인 실력으로 다 처리했고.

덩달아 마력 핵을 캐는 명수의 솜씨도 그러했다.

“마력 핵 캐내는 솜씨도 어째 좋아지는 것 같네.”

“하하, 주군 덕분입니다.”

[ 망령 프로즌 스네이크 마력 핵을 채취하였습니다. 42/100 ]

하지만 명수의 그런 수고와 숙련도 덕분에, 빠르게 오르는 퀘스트의 진행도가 보였다.

그렇다는 건 스크롤의 해금 조건 역시도.

[ 스크롤이 아직 해금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42/50 ]

거의 막바지에 다다랐다.

* * *

눈앞에 맞닥트린 크리스털 뱀의 무리를 보며 병준은 미소를 지었다.

“굿 타이밍!”

용종에게 카운터인 초치검의 강력한 위력.

망령 프로즌 스네이크들은 사나운 기세로 먼저 덮쳐왔지만.

“와 주면 땡큐지.”

쾅! 콰콰콰-

가장 먼저 덮쳐 오는 녀석을 단 일격에 터트리듯 박살 내 버린 병준!

그걸 시작으로.

무쌍이라는 단어 이상의 수식어가 없는 무위를 선보였다.

쾅- 콰쾅! 콰직-

한 번 검을 휘두를 때마다 얼음으로 된 뱀이 터져 나가니 순식간에 와해되는 뱀 무리.

그리고 역시나 이번에도 압도적인 힘 앞에서 몇 놈들은 도망치려 했다.

반투명해지는 것처럼 얼음에 동화되어 솟구치는 놈들.

하지만.

쿠콰아아앙!

초치검을 휘두르면 그뿐!

녀석들은 쏘아지듯 나아간 검에 그대로 꽂혀서 갈라졌다.

아니, 얼음 파편으로 가르고 아예 박살을 내 버렸다.

잠시 후 뒤따라온 명수가 도착해서 본 것은.

죄다 얼음 파편으로 화해 버린 망령 프로즌 스네이크의 잔해.

빠져나간 놈은 하나도 없다.

“오오, 역시 주군!”

명수의 감탄을 뒤로하고 병준은 스크롤을 펼쳤다.

대충 잡아도 이번에 10마리 넘게 사냥했다.

‘조건은 진작 달성했을 거야.’

해금되어 이제 스크롤의 내용이 보일 터였다.

[ 조건을 달성하여 스크롤이 해금되었습니다. 50/50 ]

“역시!”

과연 그 내용은 뭘지.

이내 드러나는 문자는 점차 선명해지며 글귀로서 완전한 형상을 이루었고.

병준의 눈은 빠르게 그 스크롤의 내용을 읽어 나갔다.

[ 스크롤_망령 프로즌 모스 소환 및 토벌 ]

!!!마검전 2층 얼음송곳 숲 필드에서 망령 프로즌 스네이크가 동족 포식으로 변태한 망령 프로즌 모스 토벌!!!

*던전 : 얼음송곳 숲

*등급 : ★★★

*진행_1차 : 망령 프로즌 스네이크 사냥 50/50(완료)

*진행_2차 : 망령 프로즌 모스를 토벌 0/1

*보상 : 마검석 3개

“말하자면 이 얼음송곳 숲의 보스 몹 토벌이군.”

다 읽고 나서 병준의 얼굴에 묘한 미소가 어렸다.

“좋긴 한데 뱀이 동족 포식을 해서 나방…이 된다고?”

듣기 좋게 프로즌이라는 수식어에 모스가 붙었지만, 결국 직역하면 얼음 나방.

더구나 이무기가 용이 된다는 건 들어봤어도 뱀이 나방이 된다면 퇴화하는 거 아닌가?

아니, 그건 인간의 관점이고 마검전에서는 새로운 관점으로 봐줘야 하나.

잠시 그런 생각을 하는데 옆에서 명수가 덧붙였다.

“망령이 품은 망념에 따라서 그럴 수도 있습니다. 그 원류가 되는 마검을 생전에 쓴 이의 망집이 깃들거나 겪은 일이 관련되었을 수도 있지요.”

하지만 진짜로 관심을 끈 건 다음 말이었다.

“망령 프로즌 모스는 희귀한 개체입니다.”

“희귀하다고?”

“예, 감히 말씀드리자면 스크롤이라거나 언젠가 다른 퀘스트에 쓸모가 있으리라 싶습니다.”

스크롤을 받은 이상 어차피 놈을 잡을 생각이었지만 더 확고하게 결심이 섰다.

다만 명수는 염려되는 것이 있는지 말을 덧붙였다.

“문제는 녀석을 어떻게 유인해야 하느냐는 점이지만…….”

“그거였어?”

뭔가 했더니 병준은 그에 대해서는 전혀 걱정을 안 하는 듯 미소마저 띠었다.

“방법이 있지. 이걸 사용하면 되거든.”

“예? 무슨?”

명수가 쳐다보며 호기심을 표했지만, 병준은 그저 웃었다.

자신만 믿으라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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