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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년을 살아온 남자-83화 (83/217)

00083 재상으로 살아가는 법 =========================

재상으로 살아가는 법 - 5

한 국가가 제대로 돌아가는지 살펴보기 위해선 두 가지 판단재료가 필요하다. 납세와 법치다. 그러나 아크가 단언하건대 발리노어 대륙에서 이 두 가지 제도를 공정하고 투명하게 유지하고 있는 국가는 없다고 할 수 있다.

대도시나 수도 등은 그나마 낫지만 치안이 떨어지는 지방으로 내려가면 내려갈수록 납세는 개판이 되고 법치는 엉망이 된다. 지방 관료와 결탁한 토호세력들이 중앙을 무시하는 이런 작태는 하루 해 벌어졌던 게 아니다.

심지어 아크가 몇 번 개입해 조세안과 기초법률을 만들어 전파했음에도 이 꼴이다. 만들면 뭐 하는가, 그들이 쓰지 않는 것을.

‘이번에는 손을 좀 봐야겠어.’

대륙에서 가장 선진적이라고 평가되는 트라움 제국마저 아크에겐 기준미달이다. 성도는 그나마 좀 낫지만 지방으로 내려가서 제대로 법률을 적용하면 엄청난 범죄자가 양산될 것이다.

‘일단은 이거를 기본으로 해서 법전을 만들어보자.’

수백 년 동안 계속해서 써왔던 두꺼운 법전을 꺼낸다. 법이란 무엇인가부터 아크가 대륙을 떠돌면서 기록한 각 지방의 기이한 풍습과 관련된 법률이 엄청나게 기록되어 있다. 물론 아크 스스로가 정리한 법률 초안도 가득하다.

발리노어 대륙에는 아직 법학자가 없지만, 조만간 생기게 될 것이다. 100년 뒤에는 아크가 만든 법전을 가지고 머리가 터져라 공부하는 학생도 나올지 모르겠다.

이론적인 것도 중요하지만 현장도 중요하다. 아크는 트라움 제국 전역을 돌아다니면서 감옥을 순찰했다. 제국 재상은 감옥 같은 곳에 절대 안 오리라 생각했던 간수들은 깜짝 놀랐다.

“재상께서 오실만한 곳이 아닙니다.”

“그건 내가 판단합니다, 아모스. 문을 여십시오.”

아크는 감옥들을 둘러보고선 충격을 받았다. 제국의 감옥이란 고성을 개조해 만든 것이 많았는데 하나같이 관리가 되지 않아 엉망이었다. 빵을 하나 훔친 자와 살인한 자를 동시에 일정 구역에 넣다 보니 안에선 배틀로얄이 벌어지고 있었다.

어떤 감옥은 아크가 와서 둘러보는 것을 기회로 삼았는지 간수를 죽이고 폭동을 일으키기도 했다. 당연히 아크의 손에 모조리 다 잡혔지만 위험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이 흉악범들이 사회로 나가면 어떻게 되겠는가?

‘트라움 제국은 그나마 나은 편이라 이거지.’

놀랍게도 범죄자에 대한 대우는 트라움 제국이 가장 선진적이다. 다른 국가는 최소한의 식량도 주지 않아 굶어죽는 경우가 많았다. 아크는 감옥 전부를 돌아본 뒤 전면적으로 뜯어고칠 필요성을 느꼈다. 무한의 서고에서 그간 만든 아이템들을 꺼내본다.

‘차원감옥, 이거면 되겠지.’

발리노어 대륙에서 범죄자의 갱생이란 아직 자리 잡히지 못했다. 죄인 엄벌주의가 인정받고 있었지만 인력과 자본의 부족으로 제대로 시행하지 못하는 곳이 대부분이었다. 엄벌주의를 유지하기 위해 한 명의 범죄자를 10년 동안 감옥에 가둔다면 그게 다 돈이기 때문이다.

아크도 범죄자를 갱생시킨다거나 하는 생각은 하고 있지 않았다. 저지른 죄만큼 형량을 부과한다. 절도 등의 비교적 가벼운 범죄라도 그 대가는 치러야 한다. 그렇게 생각한 아크는 차원감옥을 꺼냈다.

발리노어 대륙에서 차원이란 비전 마나석으로 만드는 아이템, 이를테면 차원주머니 등으로 간접적으로 느껴볼 수 있는 어떤 공간이다.

지상과 어비스의 사이, 지상과 정령계의 가운데, 지상과 천상계의 틈을 곧 차원이라고 얘기한다. 그 어떤 차원이라고 해도 지상이 중심이 된다는 것에서 대륙인들의 생각이 드러난다.

이 차원이란 공간에는 물건이 들어갈 수 있다. 차원주머니가 그것을 증명한다. 아크는 거기에 약간의 의문을 가지게 되었다. 꼭 물건만 들어갈 수 있는가? 사람은 안 되는가?

이런 생각을 한 것은 아크 혼자만이 아니지만 차원주머니를 개조해서 직접 실험해 볼 수 있는 사람은 극히 드물었다. 아크는 커다란 틀을 꺼내 조립했다.

바닥에 세워 놓으면 그냥 문틀만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스위치를 켜면 차원주머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푸른 물결이 안을 가득 메운다. 이게 바로 다른 차원으로 통하는 감옥이다.

‘죄를 지었으면 벌을 받아야지.’

차원주머니 안에 들어간 사람은 시간이 느리게 흘러가는 것을 느껴볼 수 있다. 아크가 산적 등을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보통 사람은 차원감옥 안에서 끔찍한 경험을 겪는다.

시간이 아주 천천히 흐르기 때문에 안에 들어가 있는 사람은 멍한 상태로 있게 된다. 주변을 인식할 수도 없으며, 몸도 움직이지 않기 때문에 누가 꺼내줄 때까지 계속해서 가만히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잠을 자거나 생각을 할 수도 없다. 생각을 멈추고 멍하니 있는 것만이 차원감옥에서 할 수 있는 유일한 해법이다. 산적들을 여기에 3일 정도 집어넣었더니 혀를 뽑고 팔을 잘라도 좋으니 넣지만 말라고 눈물을 뽑은 적이 있었다. 아크는 차원감옥의 흉악한 성능에 만족했다.

‘무엇보다 좋은 것은, 안에 사람이 꽤 많이 들어간다는 거지.’

죄수를 먹일 필요도, 폭동을 걱정할 필요도 없다. 안에 집어넣고 형량을 채우면 다시 꺼내주면 된다. 유지비가 극한으로 절감되니 그 돈을 다른 곳으로 돌릴 수 있을 것이다. 아크는 즉각 편찬된 법전을 배포했다.

―제국력 186년 여름, 제국 재상 아크가 공포한다. 오늘부로 제국의 모든 법률은 이 법전에 따르도록 한다. 고성을 개조해서 만들었던 감옥은 모두 폐쇄하고 차원감옥이 대신한다. 이 조치는 황제 폐하의 인가를 받았으므로 우물쭈물 할 필요가 전혀 없다. 즉시 시행하라.

처음에는 반응이 없었다. 아크가 제국의 재상으로 취임하기는 했지만 그 영향력이 크게 미치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황궁에서 황명이 떨어지고, 골드 드래곤 에키드나의 순회로 겁을 먹은 귀족들이 적극적으로 행정명령을 이행하면서 난리가 났다. 아크가 편찬한 법전의 내용에는 황제를 제외한 모두가 평등하게 처벌받는다고 쓰여 있었기 때문이다.

귀족 우대라거나 황족 우대도 없다. 황제를 제외한 모든 인간들은 평행선에 서며, 같은 처벌을 받는다. 이 대목이 귀족들을 끓어오르게 하고 있었다.

―타인에게 폭력을 행사하면 기본 한 달 동안 차원감옥형이라고? 이게 말이 되나? 아랫것들 좀 가르치다 보면 손찌검을 할 수도 있는 거지!

트라움 제국에도 구시대적인 귀족들은 넘쳐난다. 노예까지는 아니지만, 시종들을 거칠게 다루고 소작농에게 폭력을 가하는 되먹지 못한 귀족 말이다. 아크의 법전은 이들의 행동에 종말을 고하고 있었다.

영지를 가진 귀족들이 단체로 귀족정에 항의했고, 마를레네 황제의 귀에까지 들어갔다. 물론 그녀는 아크를 전적으로 신뢰하고 있었으므로 씨알도 먹히지 않았다.

―재상의 뜻대로 철저하게 시행하라. 이는 황제의 뜻이다.

귀족정이 존재한다고는 하나 트라움 제국은 전제군주국이다. 황제의 말은 곧 법이며, 이를 어길 시에는 반역죄에 처해도 할 말이 없어진다.

마를레네는 그런 면에서 전대 황제보다 꽉 막힌 편에 속했다. 아브사라스 2세는 귀족들을 적당히 풀어줄 줄도 알았지만 그녀는 아크만 믿고 일을 추진하기 때문이다.

때마침 어느 자작의 아들이 시종들을 시켜 소작농들을 두들겨 팬 사건이 발생했다. 새로이 편찬된 법전에 따르면 지시한 자도 폭력을 저지른 자와 동급으로 취급된다.

자작은 처벌을 두려워해 용병을 고용해 저택을 방어하게 했지만 모두 다 헛짓거리였다. 황금사자기사단에서 따로 떨어져 나온 기사들이 들이닥친 것이다.

―황제 폐하의 명령이다. 죄인은 당장 나와서 밧줄을 받아라!

워낙 증인들이 많아서 따로 증거를 수집할 필요도 없다. 황금사자기사단이 출동했다는 소식에 자작은 곧바로 용병을 해산했고 저택을 열었다. 아들은 밧줄에 꽁꽁 묶여 성도의 외곽에 있는 차원감옥 시설로 압송되었다. 하지만 그걸로 끝난 것은 아니었다.

―죄인 캘다스 남작에게 재산에 비례한 벌금 75만 리블을 선고한다. 아울러 캘다스 남작은 피해자 세 명에게 각각 20만 리블의 배상금을 지급하라.

재산에 비례한 벌금은 아크가 법전을 편찬하면서 가장 중점을 둔 사안이다. 부농이라면, 돈 많은 귀족이라면 범죄를 저질러도 벌금 약간으로 무마할 수 있다는 인식을 완전히 깨부쉈다.

이런 재산비례 벌금은 귀족들이 생각지도 못한 것이라 다들 황당해했다. 그러나 인구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평민들 사이에선 뜨거운 반응이 일어났다. 이제 귀족이라고 해서 함부로 폭력을 쓰지도 못하게 된 것이다.

―폭행죄 몇 번이면 재산 거덜나겠네. 이참에 나도 몇 대 맞고 팔자나 고쳐볼까?

하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귀족들은 평소 소수의 사병을 데리고 있었기에 평민들은 접근조차 어려웠던 것이다. 귀족들은 평민과 섞이는 것을 꺼려하고, 평민들도 그들에게 다가가지 못했다.

그리고 차원감옥의 실체가 알려졌다. 시간이 매우 느려지는 감옥 안에서 먹지도, 자지도, 생각하지도 못한다는 점에 다들 경악했다. 재상부의 설명대로라면 단 몇 시간만 들어가 있어도 차라리 죽는 게 낫다고 할 정도로 지독한 곳이었다.

캘다스 남작이 받은 1개월 차원감옥형은 처음에는 다들 약하다고 웅성댔지만 실체를 알고 나니 너무한 거 아니냐? 로 반응이 확 바뀌었다. 재상부에서 근무하는 행정관들이 몇 시간 체험해 본 뒤에 머리를 설레설레 저으면서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차라리 죽으면 죽었지 여기에 한 달 동안 처박혀 있는 것은 지옥이다.

아크는 이런 강력한 법률을 유지할 기관으로 재상부 산하에 집행청을 창설했다. 황금사자기사단에서 인원을 받아 집행관으로 임명하고, 소수의 병사들을 붙여주는 식으로 범인을 추적하고 압송하는 업무를 맡는다.

황궁 일부에서는 황가의 수호세력이라고 할 수 있는 황금사자기사단을 그런 식으로 쓰는 것에 대해 약간의 불만이 있는 듯했지만 골드 드래곤 에키드나의 등장에 다들 입을 다물었다.

아크는 에키드나로 하여금 하루에 한 번 황궁 상공을 순회하게 함으로써 그녀가 황궁과 황가를 지키고 있다는 인식을 사람들에게 각인시켰다. 그 뒤로는 불만이 없어졌다.

“이대로 괜찮겠는가? 귀족들의 불만이 상당한 것 같다만.”

아크는 차원감옥에 대해 마를레네 황제에게 자세히 설명했다. 그녀는 아크가 하는 것이라면 일단 믿기 때문에 별 의심은 하지 않았다. 다만 최근 귀족정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튀어나오고 있다는 점에 신경을 쓰고 있었다.

“불만은 예견된 일이었지. 하지만 그들의 관심을 다른 곳에 돌릴 수 있어.”

아크가 테이블 위에 올린 것은 지도책이다. 그가 530년 넘게 대륙을 여행하면서 자세히 기록한 발리노어 대륙의 전도다. 기사였던 마를레네는 군사용 지도를 자주 봤기에 어지간한 지도를 봐도 놀라지 않는다.

하지만 이건…

“이, 이건 정말 놀랍구나. 그대가 만든 것인가?”

“맞아. 일단은 대륙의 동쪽이 중요하니까 여기를 보면…”

트라움 제국 영토에 웬 길이 나 있다. 마를레네는 이런 길이 없는데, 하고 의아해했다. 아크가 성도에서 남쪽으로 통하는 길을 짚었다.

“이건 내가 생각해 본 도로망이야. 마리, 문명이 발전하기 위해선 뭐가 제일 필요하다고 생각해?”

“…그건 일단 돈이 많아야…”

“돈을 많이 벌려면 뭐가 필요하지?”

“…상업을 활성화 시켜야겠지. 세금도 조금 높이면 좋겠고. 그대가 한 바와 같이 벌금을 강하게 때려도 세수가 늘어나고…”

마를레네 정도의 고위귀족의 인식이 이 정도다. 그녀가 직접 장사를 해본 적이 없기에 여기까지밖에 생각을 못하는 것이다. 만약 아크가 리치몬드 상단의 간부에게 물었다면 바로 정답이 튀어나왔을 것이다. 도로망의 확충이 그 답이다.

“길을 먼저 깔아야지. 인구가 원활하게 오갈 수 있도록, 상인들이 도시를 쉽게 드나들 수 있도록…물자를 수월하게 수송할 수 있도록 하는 길이 최우선이야.”

“길? 으음, 그런가…하지만 길을 잘 닦아 놓으면 적국도 이용할 수 있을 터인데.”

“트라움 제국에 무슨 적국이 있지? 마리의 말 한마디에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는 여러 왕국들?”

아크의 추궁에 마를레네는 헛기침을 하면서 아크의 팔을 잡았다. 너무 몰아붙이지 말라는 신호다.

“하지만 아크 그대의 말대로 길을 깔려고 해도 재원이 없다. 그대도 알다시피 황궁의 예산은 꽤 빡빡하지 않은가.”

아직까지는 남해의 향신료 제도에서 나는 후추 등이 제대로 퍼지지 못하고 있었다. 귀족들 사이에서는 꽤 인기가 있지만 가격이 너무 비싸서 사치 그 이상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었다. 그래서는 많은 돈을 벌기가 곤란해진다.

일단 향신료에 대한 것은 다음에 처리하기로 하고, 아크는 재원의 조달에 대해 마를레네에게 설명했다.

“아니, 재원은 귀족들이 내 줄 거야.”

“귀족들이 그걸 왜 내겠는가.”

“낼 수밖에 없지. 도로를 깔고 나면 통행료를 걷을 거거든. 거기에서 나는 수익의 일정지분을 분배한다고 하면 돼.”

“길에서 통행료를 걷는다고? 과거 그런 시도가 있었으나 모두 실패했다. 그대도 그걸 모르지는 않을 터.”

“알아, 당연히 알지. 일부 영지에서 그런 시도가 있었다는 걸 내가 왜 모르겠어? 하지만 그건 통행료가 너무 비쌌고 길도 제대로 된 길이 아니었기 때문이지. 난 마차 두 대가 나란히 달릴 수 있는 길을 만들 생각이야.”

“마차 두 대가 달릴 수 있는 길? 너무 넓지 않은가. 그런 길을 만들려면 정말이지 엄청난 인력이 동원될 터인데.”

“인력은 필요 없어. 내가 알아서 다 할 테니까, 돈만 적당히 투입되면 돼.”

정확히 말하면 아크의 스킬을 다른 귀족들이 돈을 주고 빌리는 형식에 가깝다. 아크는 수천 기의 미니언들을 부릴 수 있고, 이들의 작업 속도는 상상을 초월한다. 단 마나석이 대량으로 소비되는 게 이걸 귀족들의 자금과 리치몬드 상단에서 빌려준 일부 자금으로 퉁 친다는 것이다.

그렇게 소모된 자금은 장기간에 걸친 통행료로 충당한다. 아크는 이런 계획을 예전부터 세워 놓았고, 잘못된 점이 없는지 철저히 검토했다. 원래는 바르마 제국에서 시행하려 했지만 글램을 얻는 과정에서 방향이 틀어졌다. 그래서 트라움 제국을 대상으로 자신의 생각을 실현하려 한 것이다.

“그래도 돈이 너무 많이 들겠는데…그대의 미니언이 엄청난 것임은 알고 있지만 마나석의 소비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그 돈을 모두 감당하는 것은 어려워.”

“그걸 위해서 인구조사가 필요한 거지.”

“인구조사?”

“제국 전역의 인구를 확실하게 파악해야 돼. 그래야 철저하게 세금을 거둘 수 있으니까. 내가 말했지? 국가의 성립 기반은 투명한 세금 제도와 공정한 법치 제도에서 시작된다고. 그 둘의 기반이 되는 게 인구조사야. 마리, 트라움 제국의 인구가 몇 명인지 알고 있어?”

마를레네 황제는 아크의 질문에 대답하지 못했다. 그녀가 아직 파악하지 못해서가 아니다. 애초에 정확한 통계를 낸 적이 없다. 대륙에서 가장 발달된 제국이라 해도 아직 인구의 전수조사는 생각하지도 않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었다. 아크는 그 점을 지적한 것이다.

사실 예전에 인두세를 거둘 명목으로 인구조사를 하긴 했었지만 격렬한 반발에 휩싸여 흐지부지 된 적이 있었다. 아브사라스 2세도 한 때 인두세를 고심했으나 결국 포기하고 말았다. 아크는 그걸 다른 방식으로 추진한다는 것이다.

“모든 세금은 인구에서 나와. 그러니까 인구조사를 한다는 건 세금을 많이 거둘 수 있다는 의미지.”

정말 그렇게 될까? 아크가 원하는 대로 모든 계획이 착착 진행될 것인가? 일단은 두고 볼 일이다. 아크가 다소 실패를 한다 해도 제국은 그를 뒷받침 할 체력이 있다. 성공하면? 그걸로 좋은 일이다. 그래서 마를레네는 아크를 전폭적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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