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0서클 대마법사의 귀환-205화 (205/272)

# 205

92.탄핵

-마탑그룹 실세 ‘이준혁’ 그는 누구인가?

대한당 이규태 의원 曰, “그는 대통령의 사위”

-최종환 대통령의 사위 밀어주기? 그동안 마탑 영양제 건보 지원과 의료체계 붕괴 묵인······ 의사·약사협회 “좌시하지 않겠다”며 오늘 광화문 광장에서 촛불집회!

-마탑이 현재 독점하고 있는 사업은? ‘쥬얼리’ ‘제약’ ‘전자’ ‘통신’ ‘방송’까지······. 마탑 실세 이준혁, 사실상 대통령보다 더 강한 ‘비선 실세’

-국회의원들, 마탑·최종환 독재 타도를 위해 오는 9일 대규모 탄핵집회! “의원직도 불사하겠다.”

-국회의원 VS 마탑+최종환 연합! 과연 승자는······?

마탑의 TV방송 진출에서 비롯된, 반(反) 마탑 시위!

그동안 쥬얼리·제약·전자·통신 사업에서, 다른 재벌들을 모두 아사시켜버리고 마탑이 홀로만 독주하자 마탑을 시기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여론몰이에 나선 이들은 대부분 대한민국을 장악하고 있던 언론과 재벌들, 그리고 정치인 같은 기득권층이었고, 마탑에 의해 일자리를 잃어버린 노조원들도 있었다.

-마탑 실세가 최종환 대통령 사위라고?

-와, 그럼 그동안 정부에서 마탑 밀어준 것도 설마······.

ㄴX발, 정부가 그동안 마탑 밀어준 거는, 마탑제약이 워낙 효과 쩔어서 그런거고, 나머지 사업들도 마찬가지인데 망상 ㄴㄴ.

ㄴ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마탑이 그렇게 전 산업을 독점하도록 정부가 계속 지켜보는 게 말이 되냐? 사실상 이쯤되면 마탑··· 아니, 이준혁 공화국 아니냐?

네티즌들 또한, 언론사 기사에 선동된 몇몇은 마탑에 대한 부정정인 시각을 내놓으며 독재 타도를 외치기도 했다.

-아니, 다 같이 상생할 방법을 찾아야지, 해외의 야마존·구블·베북들처럼 다른 경쟁자들 다 쳐 죽이면 소규모 자영업자들은 뭐 어떻게 먹고 살라고?

ㄴ어떻게 먹고 살긴, 취직해서 일해야지. 솔직히 소상공인이 무슨 벼슬이냐? 대형마트보다 종류도 적어, 질도 낮아··· 도대체가 나라에서 이런 것들 때문에 표심 신경 쓰느라 제대로 정책 발전을 못해. ㅉㅉㅉ.

ㄴ응, 소상공인들 사라지면 네 알바 자리도 사라져. ㅂㅅ아!

사람들은 점점 마탑을 옹호하는 쪽과, 마탑의 문어발식 확장을 경계하는 두 부류로 나누어졌다.

게다가, 언론이나 국회의원들도 오히려 그것을 더 부추기는 방향으로 나아가서,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일파만파로 퍼져나갔다.

*

“탄핵시켜야 합니다!”

국회의원들이 다시 광화문 광장으로 쏟아져나왔다.

그들은 과거 마탑제약 때 한번 마탑과 붙었다가 박살이 난 후, 그동안 칼을 갈아왔다.

그리고 마탑이 빈틈이 보이자, 바로 그 칼날을 빼내었다.

국회의원들은 문어발식 확장을 이어나가던 마탑의 독주에 사람들을 선동해 들고 일어났다.

“옳소!! 대한민국은 마탑 혼자 잘 먹고 잘 사는 그런 나라가 아니외다!”

“마탑은 우리 노조들에게도 기본 소득을 지급해라! 월 45만 원 씩!!!”

“마탑 때문에 우리가 일자리를 잃었다! 마탑이 번 돈은 우리와 함께 나눠야 한다!”

“마탑 그룹이······”

이마에 붉은 띠를 두른, 황색노조원 수만 명이 광화문 광장에 대규모 집회를 열고 국회의원들의 탄핵 시위에 동참했다.

TGS, NBH, IBS 등 공중파 3사와, 케이블 방송사들까지 광화문 광장의 시위를 촬영했다.

“시위 현장에 나와 있는 이현주 리포터입니다,”

그녀는 광화문 광장의 모습을 한 바퀴 쭈욱 살펴보며, 다시 입을 열었다.

“지금 마탑그룹의 독재에 대한 대규모 집회 행사가 열렸는데요, 오늘 행사엔 야당 국회의원 전원과, 여당 국회의원 일부, 그리고 방송사 전직원, 황색노조, 일부 좌우 성향의 연예인들이 마탑 독재 타도와 최종환 대통령의 탄핵을 외치고 있습니다.”

이현주 리포터의 말대로.

“최종환 물러가라! 이준혁 물러가라!”

“물러가라!”

“물러가라!”

일부 극단적으로 정치 성향이 쏠려 있는 정치인들 또한, 마탑의 전 산업 독재에 대해 불안감을 느끼며 얼떨결에 촛불을 들기도 했다.

*

“크하하하ㅡ! 제까짓 놈들이, 우리가 방송을 접으라고 했을 때 접었으면 이런 일도 없었을 걸, 어딜 감히!”

술이 거나하게 취한 TGS 사장 조창국이 국회의원들에게 술을 따르며 광소를 터뜨렸다.

그러자, 대한당 대표인 이규태 의원 또한 싱글벙글하며 맞장구쳤다.

“크크크. 맞소이다. 이준혁 그놈이 매번 운 좋게 계속 승승장구하다 보니까 눈에 뵈는 게 없어진 거지요.”

과거 마탑제약 때, 영양제 건보 지원 문제로 마탑과 맞붙었다가 대판 깨진 전력이 있는 그였기에, 이번에 궁지에 몰린 마탑·최종환 세력이 그렇게 고소할 수가 없었다.

“마탑이나 최종환이나 이번엔 둘 다 끝장이에요. 박근애·최순자 꼴 나는 것이죠!”

제2 야당 한누리당 대표 차동규가, 대한당 대표 이규태의 말에 동의하며 그렇게 껄껄거렸다.

2016년도에 일어났던 탄핵 사건처럼, 이번에도 임기가 1년도 채 안 남은 대통령을 몰아낼 기회가 왔다.

그들은 일반인과는 다른, 뼛속까지 정치인이었기 때문에 정책의 옳고 그름을 떠나서 오롯이 자신의 당과 자신들에게 권력이 돌아오는데 삶의 목적을 두고 있었다.

“아직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외다. 어서 빨리 기세를 몰아 스트레이트로 탄핵 결의안까지 속전속결로 통과시켜야 하오!”

야당들 중 지지율이 5%도 안 되는 새천년당 양모찬 대표가 주먹을 부르쥐며 그렇게 고함쳤다.

그는 이번 마탑 독재·대통령 탄핵 시위에서 두각을 나타내서 시민들에게 얼굴도 알리고, 당내 입지도 넓힐 겸 이번 일을 기회로 여겼다.

“옳소이다. 내일 당장 위원회를 소집해서 탄핵 소추 결의안을 국회에 제출하도록 합시다.”

그들은 과거 날치기 당 시절 때 했던 ‘속전속결’을 떠올리며, 긴장을 늦추지 않고 빠르게 일정을 잡아 나갔다.

이미 한번 실패한 경력이 있었기 때문에, 이번엔 철두철미하게 진행해서 무조건 성공하겠다는 마인드였다.

“우리가 힘을 합치면, 제까짓 놈이 아무리 날고 기어봐야 거꾸러진다는 걸 똑똑히 보여줍시다!”

이번 사건을 주동했던 TGS 사장 조창국은 술잔을 높게 들어올리며 크게 외쳤다.

“자자, 간빠이!”

“간빠이!”

*

“각하······.”

수석비서관이 대통령 집무실에 들어와 고개를 숙였다.

“하······.”

그곳엔 최종환 대통령이 창밖을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는 중이었다.

-최종환 물러가라! 물러가라!

-비선실세 이준혁 물러가라! 물러가라!

-마탑 독재 물러가라! 물러가라!

광화문 시청 광장과 멀리 떨어지지 않은 청와대였기 때문에, 밖에서 소리치는 시위대의 목소리를 이곳에서도 생생히 들을 수 있었다.

“이를 어찌하면 좋을꼬···?”

최종환으로서는, 저 시위대에게 어떤 식으로 변명을 해야할지 아무런 생각이 들지 않았다.

‘그는 마탑의 실세이기 이전에, 대한민국을 구한 구국의 영웅인데······.’

굳이 마탑 제약이 아니더라도, 마탑이 다양한 사업에서 평등하고 공정한 경쟁을 위해 독점에 나선 것이기 때문에, 최종환은 묵묵히 뒤에서 이준혁의 선택을 응원했었다.

그가 돈이나 권력욕 때문에 그렇게 한 게 아니었기 때문이다.

‘진짜 독재를 위해서였다면, 애초에 한국에 있지도 않았겠지.’

이준혁이 본인의 모든 힘을 개방하면, 국회의원들이나 대한민국 모든 사람이 저렇게 설치지도 못했다.

그저 압도적인 힘의 차이 앞에서 무릎을 꿇고, 평생 노예로나 살아야 했다.

한데, 기득권들은 그런 것도 모르고, 감히 신의 아량을 계속 시험하면서 도발해오고 있었다.

이제 이준혁이 참는 것도 한계가 올 것이다.

‘아마 이번엔 내가 나서야겠지···.’

최종환은 이번 일의 모든 것을 책임지고, 대통령직에서 물러날 각오까지 하고 있었다.

‘어쩌면 사람들의 말이 틀린 것이 아닐지도 모르니까······.’

비록 이준혁이, 그리고 마탑그룹이 대한민국을 위해 좋은 일을 많이 했다손 쳐도, 그걸 아니꼽게 받아들이는 사람은 늘 있는 법이었다.

‘구정물에 찌든 대한민국을 통째로 세탁기에 돌리려면, 마탑처럼 산업을 독점해서 깨끗하게 세탁할 수밖에 없는 것을···.’

깨작깨작 더러운 부분만 물로 묻혀서는 바뀌는 게 없었다.

이전과 똑같이 더럽고, 냄새만 날 뿐.

그렇기에, 최종환은 이준혁이 하는 일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열심히 밀어줬고, 그것이 결국 양날의 검이 되어 탄핵 위기에까지 직면했다.

하지만.

‘난 후회는 없어······.’

그는 나라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했다.

임기 초반부터, 여·야의 비협조적인 체제 속에서 무언가를 해보기도 전에 좌절했던 그 무기력함.

그때 최종환은 그저 식물인간처럼, 식물 대통령이 되어 그저 청와대 안에서 몇 번 서성거리다, 대통령으로서 해외 순방이나 몇 번 가본 것 외엔, 정치나 정책엔 거의 개입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이준혁이 나타나고 나서부터는 180도 달라졌지······.’

처음 마탑그룹이 생기고 나서, 신기한 쥬얼리를 만들 때만 해도 별로 예의주시하지 않았다.

그저 수능 정책을 약간 변화시키고, 마탑이 어떤 식으로 성장을 하나 그저 지켜보기만 했다.

한데, 마탑그룹은 지켜보면 지켜볼수록 신기한 기업이었다.

‘대마법사인 이준혁이 마탑의 뒤에서 모든 것을 설계했으니까······.’

세상에 없는, ‘만병통치약’을 만들어 냈고, 이 시대에는 나올 수 없는 하이테크놀로지의 전자제품과 강인공지능을 생산해내었다.

게다가, 말도 안 되는 통신혁명까지 이루어내어 국민들이 통신비 걱정에서 해방되게 해주었다.

그야말로, 세계 경제순위 10위권 밖에 있던 한국을 5위권 안으로 끌고 오게 한 주역이자, 고마운 기업이었다.

한데, 사람들은 그것도 모르고 이준혁과 마탑을 규탄하고 있었다.

‘결국 내가 다 떠안고 물러나는 게 맞겠지······.’

이준혁에게 화살이 돌아 가게 하는 건 원치 않았다.

여기서 그가 물러나면, 국회의원들도 더 이상 난리 피우지 못하고 잠잠해질 것이다.

최종환은 그렇게 생각하고 보좌관을 돌아보았다.

한데.

“어?”

보좌관은 현재 기절한 채 벽에 기대어 서 있었고, 그 옆에 한 남자가 나타나 있었다.

“오랜만입니다, 각하.”

자신에게 고개를 숙이며 다가오고 있는 한 남자.

그는 바로.

“자네······.”

이준혁이었다.

*

‘후······.’

나는 마탑그룹의 TV방송 진출 때문에, 여론이 악화일로로 치닫자 많은 고민을 했다.

‘이것들을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나······?’

솔직히 헬파이어로 광화문 광장을 잿더미로 만들면 제일 깔끔하고, 시원했다.

만약 정말로 그렇게 한다면, 아무도 내가 하는 말에 이의를 제기하지 못하고, 앞으로 토도 달지 못하리라.

하지만, 나는 그렇게 할 수 없었다.

‘그렇게 하면 많은 사람들이 나에게 실망을 하겠지······.’

아리부터 시작해서, 내 딸 실프, 그리고 마탑그룹 사람들까지······.

모두가 내가 그런 식으로 행동하길 바라지 않을 것이었다.

그렇다면, 방법은 한 가지뿐이었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로······.’

상대방이 원하는 방식으로 정면돌파를 해야겠다고 결심했다.

그래서 나는 곧바로 대통령을 찾아왔다.

최종환은 나의 갑작스러운 방문에 많이 당황한 듯, 잠시 얼어붙어 있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

“자네 여기 어쩐 일로 왔나? 지금 밖의 상황이······.”

당황해서 더듬거리는 그에게 나는.

“알고 있습니다.”

고개를 끄덕이며 그렇게 대답했다.

그리고.

“어떻게 해야 될 지도 알고 있습니다.”

“······.”

나는 최종환에게 고개를 숙인 후, 마지막으로 덧붙였다.

“이번 일은 제 손으로 해결할 테니, 그냥 지켜만 봐주십시오.”

그리고 순간이동을 통해 그 자리에서 벗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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