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0서클 대마법사의 귀환-119화 (119/272)

# 119

60.그룹 통합(2)

“자, 그럼 제 7회 대동그룹 주주총회를 시작하겠습니다.”

유진광을 옆에서 보필하는 하버드 엘리트생 존 킴은 주주총회에서 서기 역할을 하며 큰 목소리로 외쳤다.

“어험.”

유진광이 착석하고 나자, 사람들이 뒤따라서 자리에 우르르 앉았다. 눈이 밤탱이가 된 유필준을 필두로, 우측에는 구 대동그룹 주주들이, 그리고 왼편에는 새롭게 떠오른 마탑그룹 사장단들이 착석했다.

마탑그룹은, 등장과 함께 그 분야에서 외래종··· 아니, 초월종처럼 국내외 산업기반을 싹쓸이하며 거의 독보적인 위치에서 동종업계의 경쟁자들을 압살해나갔다.

무언가 야비한 수단을 쓰지 않고, 오직 기술력만으로 그 자리에 올라갔는지라, 아무도 마탑 그룹의 독점에 대해 항의하지 못했다.

더 좋은 기술로 다른 경쟁자들을 추월했기 때문에, 다른 경쟁사에서 피켓을 들고 시위해도 사람들은 ‘그럼 너희도 마탑처럼 더 좋은 물건을 만들어 내면 되는 거 아니냐’고 항변했다.

그러면 피켓을 들고 시위하던 사람들도 꿀먹은 벙어리가 돼서, 조용히 피켓을 도로 들고 집으로 돌아갔다.

어떤 경제적인 독점으로 치킨게임에서 이긴 게 아닌, 정말 더 좋은 품질 차이로 이겼기 때문에 그러한 불식은 사그라졌다.

같은 제품, 같은 방식으로 파는데 왜 마탑만 월등히 다르냐?라는 질문에 유진광과 박태진은 말빨로 스무스하게 넘어갔다.

-그게 다 정성이 들어가서 그렇습니다.

정말 말도 안 되는 변명이었지만, 사람들은 그냥 드립이라고 여기고 오히려 재치있다며 좋아했다.

유진광과 박태진의 이름이 유명해지면서 두 사람은 신문을 비롯에 각종 방송 같은 곳에도 인터뷰 요청이나 섭외 러브콜이 물밀 듯이 들어왔다.

특히나 유진광은 1000℃ 같은 자기 계발 강의 방송도 출연했다. 그 방송은 사회 각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들을 초빙해 1시간 30분 동안 인생과 사업 경험 등 각종 노하우를 공부하고 가르침을 주는 방송이었다.

거기에 몇몇 주식 사기꾼과 언론에 노출된 거보다 과장된 사업가들이 출연하긴 했지만, 아무튼 최근 사람들 사이에서 입방에 오르내리는 유명인들이 강연하는 방송인 건 분명했다.

‘마탑 그룹 덕분에 대동그룹도 시총 5위까지 껑충 뛰어오를 수 있었으니까···’

거의 이준혁에게 접수된 후, 4달 만에 일어난 기적이라기엔 믿기지 않을 만큼 놀라운 성과였다.

처음엔 왠 듣도보도 못한 놈팽이가 이상한 요술로 자신의 그룹을 빼앗는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게 아니었다.

이준혁은 진짜 마법사, 그것도 마법사 중에 제일로 치는 대마법사였다.

아무튼 이준혁 덕분에 대동그룹의 주가가 오르자 각종 경쟁 기업에서 공장에 불을 지르고 견제를 하고, 언론플레이를 했다.

그리고 가장 대동그룹을 공세로 밀어 넣었던 놈들은 의외로 주식쟁이들이었다.

특히나 돈놀이를 좋아하는, 숫자로 쉽게쉽게 돈을 버는 각종 투자회사의 애널리스트들. 말 그대로 똥구녕 쟁이들.

녀석들은 여의도 증권가에 앉아서 솰라솰라하며 경제나 정치, 주식 시황에 대해 떠들면서 개미들을 지옥으로 몰아넣고, 자신들은 그런 개미들의 돈을 손쉽게 냠냠 빨아먹었다.

아무튼 그런 여의도 증권가 세력들이 단합해서 손을 잡고 대동그룹을 향해 수천억 원 규모의 공매도 폭탄을 때려 박은 적이 있었다.

-마탑 그룹은 허상이다. 아무런 알맹이도 없이, 이상한 언론플레이, 과장된 입소문으로 생겨난 허깨비일 뿐.

-대동그룹과 마탑 그룹은 사실상 아무런 연관이 없는 회사. 회장도 다르고, 하는 사업도 다르다. 마탑 그룹 때문에 대동 그룹의 주가가 오르는 것은 비상식적인 일이다. 곧 거품처럼 주가가 꺼질 것.

대동그룹에 찾아와서 마탑 지분을 싸게 넘겨달라고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질질짰다가 퇴짜를 맞은 투자회사들은 그런 악의적인 언론 플레이를 통해 대동그룹을 압박하고 주가를 끌어내리려고 했다.

그리고 마탑 열풍에 찬물을 끼얹어, 개미들을 흔들리게 만들 심산이었다. 마탑 팬시의 성공 이후, 이미 매집해놓은 대동 관련 주식과 미수를 풀로 땡겨서 빚낸 주식 등을 모두 끌어모아서 공매도 폭탄을 퍼부은 것이다.

그러자, 매일매일 30%씪 상한가를 치던 주식도 상승률이 10%이하로 떨어지며 많은 개미들이 난리가 났었다.

-존버해야 합니다. 이건 우리 개미들을 죽이기 위한 공매도 세력의 음모입니다. 팔지 말고 버텨야 합니다.

-응, ㄲㅈ. 마탑 잘 나가는 거랑 대동이랑 뭔 상관임? 마탑 회장 유진광하고 대동회장 유필준이 사이가 드럽게 안 좋다던데, 곧 대동에서 분사할덧. ㅅㄱ.

-아직도 대동그룹 주식 쥐고 있는 흑두루미들 없재? 난 이미 10배 이상 빨아 먹고 익절했다. 인생은 타이밍이야 임마. 치고 빠질 때를 잘 알아야지.

결국 흔들린 개미들이 주식을 내던지자, 이제는 폭락만이 남은 듯했다.

하지만.

-해외 M투자회사, 대동그룹 지분 확보 시작. 공매도 세력이 미수 풀로 당겨서 매도한 주식들 전원 싹쓸이 시작. 증권가 애널리스트들 ‘초멘붕’

-여의도 세력들의 공매도 갑질 근절을 위해 나선 친절한 ‘검머외’ 등장? 펀드매니저, 애널리스트들 전원 한강행. 한강 수온 아직 차가워······.

세력들의 돈장난에 이미 수십조 원의 총알을 가진 이준혁의 개인 자금 투자회사가 출동한 것이다.

이미 순수 현금만으로 수십조 이상 지닌 이준혁의 곡사포 폭격을, K-2소총 따위로 막아낼 리 만무했다.

이준혁은 국내에서 벌어들이는 대동-마탑의 수익뿐 아니라, 본인이 이계에서 가지고 온 각종 보석 컬렉션들을 비공개적으로 블랙마켓에 풀었다.

-레이바. 잘 부탁드리겠소.

-걱정 마십시오, 미스터 리. 제값보다 훨씬 더 받아낼 수 있도록 제가 직접 바람잽이를 하겠습니다. 한데, 미스 최는 어찌 같이 안 오시고······.

-요즘 육아 보느라 바쁘다오.

-······!

이준혁의 폭탄선언에 레이바는 아리에 대한 마음을 완전히 접고, 이준혁에게 VVIP사업 파트너로써 열심히 대우해줬다.

최근 마탑 열풍을 일으킨 L메지션(마법사)으로 블랙마켓에 정식 사업자 등록을 마친 이준혁은, 이계에서 가져온 수천 개의 보석에 각종 마법을 걸어 팔아 재꼈다.

어떤 것은 수천억을 받았고, 많이 받는 건 조 단위를 받을 때도 있었다.

그러니, 이렇게 짧은 시간 만에 수십조 원이 넘는 총알을 모을 수 있었다.

한국 내에서 판매되는 마탑 쥬얼리 아이템이 아이템 등급으로 하급이라 치면, 이준혁이 개인적으로 소량 매매 하는 것은 거의 유니크 급이나 레전더리 등급의 아이템이었다.

물론 공격력이 없는, 순수 일상 관련 아이템들만 주구장창 팔았다.

회복 보석, 회춘 보석, 그리고 각종 신기한 이능을 보여주는 보석 등등······.

각종 최상급 보석 아이템들이 L메지션의 코드 네임으로 팔려 나갔고, 블랙 마켓을 찾는 구매 고객들은 그가 바로 마탑 그룹을 설계한 마법사라는 걸 알았다.

그래서 L메지션과 직접 접촉이 있는 레이바에게 많은 사람들이 줄을 대려고 했다.

심지어 블랙마켓의 고위급 간부들까지 L메지션에 대한 정보와 그와의 인적 연결을 원했다.

하지만, 레이바는 이준혁에게 약속받은 일이 있었기 때문에 이준혁에 대해 철저히 함구했다.

이준혁은 레이바에게 각종 버프마법과 회복마법, 그리고 강력한 실드마법을 걸어줘서 총이나 폭탄에 맞아도 상처하나 입지 않을 수준의 마법 역장을 쳐줬다.

직접 시험까지 보여줘서, 이제 레이바는 블랙마켓 고위 간부들을 두려워하지 않아도 됐다.

그도 이제 대동-마탑 수뇌부들처럼 이준혁에게 충성을 맹세하고 투신하기로 결심하고, 그저 블랙마켓은 부업 수준으로 발을 걸쳐놓고 있을 뿐이었다.

이준혁은 보석 판매대금의 일정 %를 레이바와 나누었기 때문에 레이바는 이제 블랙마켓의 월급이 없어도 돈 걱정 없이 살 수 있었다.

아무튼 레이바를 통해 수십조 원의 총알로 한국 여의도 돈쟁이들을 파멸로 몰아간 이준혁.

여의도 증권가에서 수백, 수천 억을 굴리는 ‘머시기’하며 어깨에 힘을 잔뜩 주고 ‘내가 내다’하던 녀석들은 모두 자취를 감췄다.

그들은 감당할 수 없는 풀미수로 도박에 임하듯 빚으로 레버리지를 다 끌어모아 배팅했기 때문에 그 피해는 감히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컸다.

거의 목숨을 걸고 배수의 진을 친, 뒤가 없는 도박이었다.

그렇게 반대매매를 당한 여의도 증권 회사들은 자산을 모두 저당잡히고 파산당했고, 이준혁과 개미들은 함께 합심해서 공매도 세력을 몰아내었다고 주식 게시판에선 연신 M투자 회사를 찬양하는 글이 올라왔다.

-M에서 우리를 구원하려고 여의도 증권가에 핵폭탄을 떨어뜨렸다!

-거의 일개 투자 회사의 투자 규모로는 볼 수 없는, 거의 월드 클래스의 융단폭격 공세였다. 무슨 아렌 파핏을 보는 줄······ ㅎㄷㄷ.

-아렌 파핏 얼마 전에 박태진한테 발리고 빤스런(도망)한 거 모름? 십억 식사 어쩌고 하다가, 왕솥 제육덮빱 먹고 도망쳤잖슴?

개미들은 축제 분위기에서 너도나도 공매도 세력의 돈을 빨아먹으며 기뻐했다.

그동안 공매도가 몰아치면 무서워서 주식을 던지거나, 항상 손해만 봐왔던 개미들.

그들도 이번에 자신의 저력을 마음껏 뿜어내며, 기존에 굴리던 자금에서 3-4배 이상 이득을 본 사람들이 대거 늘어났다.

그래서 그들은 이번 대동-마탑 그룹 합병 건에 대해 호의적인 시선을 보냈다.

-세금이랑 낼 거 다 내고 합병한다는데, 일반 사람들이 반대할 명분은 없지.

-옳소! 솔직히 대동-마탑 전부다 유진광이 캐리한 건데, 유진광이 회장 자리에 올라도 아무도 이상하게 생각 안함.

-유진광 뒤에 마법사가 있는 건 생각 안 하냐?

-마법사님은 그냥 배후의 흑막으로만 계속 남을 덧. 마탑 안에서 나올 생각을 안 함. ㅎㄷㄷ.

이런 식으로 사람들이 호의적인 시선을 보내준 덕분에 유진광은 별 탈 없이 그룹 합병을 시작할 수 있었다.

‘마탑 주얼리, 마탑제약, 마탑 전자, 마탑 엔터테이먼트, 마탑 건설, 마탑 마트, 마탑 유통 등등······.’

기존에 마탑 계열사뿐만 아니라, 이제는 대동그룹이 가지고 있는 전 계열사들을 ‘마탑’화 하기로 했다.

비록 세금은 절반 이상 내겠지만, 그만큼 출혈을 감내하고서라도 사명을 모두 교체할 필요가 있었다.

‘하나로 합치된 모습으로, 세계 무대를 석권할 거니까······.’

자그마한 손해 때문에, 큰 이익을 놓칠 수는 없었다. 그렇게 하기엔 마탑이라는 이름의 덩치가 너무나도 커진 것이다.

오히려 이런 식으로 깨끗하게 처리해서, 다른 기업들은 감히 시도하지도 못하는 성실 기업으로 사람들에게 눈도장을 찍는다면 그것만큼 효과 좋은 홍보도 또 없었다.

“그럼 마탑-대동 통합 그룹 회장 투표식을 진행하겠습니다.”

기존에 대동그룹에 주식을 가지고 있던 투자은행단과, 임원진들은 전원 만장일치로 유진광의 손을 들어줬다.

사실상 유진광이 50% 이상, 이준혁의 개인 회사가 40%이상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투표할 것도 없었지만, 형식상 그냥 했다.

공식적으로 유진광을 정점으로하는 마탑 피라미드가 확정된 것이다.

그리고 기존의 대동 그룹 계열사를 하나씩 꿰차고 있던 사장단들은 그 직위가 한 단계씩 내려갔고, 새로운 얼굴들이 마탑의 새로운 계열사들을 꿰차기 시작했다.

바로 이번 주주 총회에서 새로운 페이스인 왼쪽 라인에 앉은 사람들.

제일 먼저 주얼리 부문은 아리 대신 주아영이 바지 사장으로 임명되었고, 제약은 그대로 박태진이, 그리고 전자 부문은 반텍의 정남룡 회장이, 새로 유입된 엔터는 이준혁이 보낸 첸니르, 건설은 첸니르와 같이 온 가룬바가 맡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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