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0서클 대마법사의 귀환-107화 (107/272)

# 107

55.인민들의 초인 각성(2)

퍼억, 퍼억, 퍽!

”으억!“

쿨럭.

푸드드득.

”야이 종간나야, 여기가 어디라고 함부로 토를 하네?“

퍽!

”커헉!“

후드드득.

벌써 몇 시간째.

누리네 아버지인 김한빛은 청진 정치범 수용소로 끌려온 후, 시간을 잊은 채 계속해서 고문을 당하고 있었다.

3평 남짓한 어두침침한 방안엔 천장에 걸린 줄과, 벽에 늘어져 있는 각종 고문 도구들이 가득했다.

”야이 썅간나야, 6군단 때처럼 너희들도 미제 앞잡이 할려고 군단장이랑 모의했니?“

”흐······.“

”야이 씨팔, 헉헉대지만 말고 빨리빨리 대답하라우!“

”부··· 부인은······.“

”하 놔, 이 종간나. 계속해서 헛대답만 하네. 야이 개색꺄!“

퍼억! 퍽! 퍽!

또 다시 몽둥이질이 계속됐다.

천장에 메인 줄에 팔다리가 묶인 김한빛은 비둘기 고문과 함께 몽둥이 매타작을 함께 당하며 미친 듯이 몸을 움찔거렸다.

이미 어깨뼈와 갈비뼈 등, 몸 여러 군데가 상해서 살아날 가망성이 없었다.

”야이 썅간나야, 네 여편네는 걱정 붙들어 매라우. 우리 소장께서 지금쯤 예뻐해주고 있을 거이. 알갔서?“

”크윽······ 이 자식······!“

”이 간나 새끼!“

퍼억, 퍼억, 퍽!

김한빛이 아직 반항적인 태도를 보이자, 교도관은 눈빛이 시뻘겋게 충혈되며 미친 듯이 몽둥이를 휘둘렀다.

구둣발로 얼굴을 걷어차는 건 보너스였다.

”야이 씹종썅간나야. 내 입에서 자꾸 험한말 나오게 허디?“

”······.“

김한빛의 눈빛은 이제 죽음을 기다리는 사람처럼 서서히 꺼져가고 있었다.

그는 더 이상 살 가능성이 없었기에, 삶에 대한 미련을 버렸다.

하지만.

‘부인과 딸은 어떻게든 살려서 탈북을 시켜야 하는데······.’

마지막 바람이 그의 정신을 붙들고 놔주지 않고 있었다. 마지막 지푸라기 하나였다.

그는 자신이 죽더라도, 부인과 딸만이라도 온전히 살았으면 했다.

하지만, 보위성에 걸려든 이상 빠져나갈 방법이 없었다.

그에게 이들을 물리칠 특별한 능력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강력한 무기를 지원해줄 사람도 없었다.

최근 함흥에 있는 7군단하고 어찌어찌 접선을 이어나가고 있었는데, 하필이면 자신이 부하가 배신을 하는 바람에 가족과 함께 이곳 정치범 수용소로 끌려오고 말았다.

북한 내에서는 주변 지인과 친척들의 고발로 인해, 정치범 수용소로 끌려온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모두를 위해 희생한 사람은 이런 지옥 같은 곳으로 끌려오고, 모두를 힘들게 하는 사람은 고위층으로부터 각종 포상을 받았다.

그러니, 사람들이 고발을 안 하고 배길 수가 없었다.

게다가, 알고도 고발하지 않으면 반란죄와 동일하게 적용되어 큰 형벌을 면치 못했다.

”후··· 후······, 샤발로므 새끼. 독한 새끼. 아무리 거센 척 해봐이 아무 소용 없는 거 모르갔서?“

교도관은 지레 지쳤던지, 몽둥이를 내팽개친 채 밖으로 나갔다. 바닥엔 김한빛이 토해낸 피와 땀으로 범벅했다.

김한빛은 숨쉬기 어려운 고통에 눈을 질끈 감으며 죽음을 기다렸다.

그런데, 그때.

띠링!

[오른손에 흑염룡을 쥔 균형의 수호자가 당신의 비참한 상황을 안타까워합니다.]

”으··· 응······?“

김한빛은 순간 자신의 머릿속에 울려퍼진 이상한 알림음에 놀라 간신히 눈을 치떴다.

[오른손에 흑염룡을 든 균형의 수호자가 당신을 후원하려 합니다.]

[당신의 배후성이 되고 싶어 합니다.]

”배후성······.“

비몽사몽한 상태에서 무슨 뜻인지도 모른 채, 김한빛은 그렇게 중얼거렸다.

[오른손에 흑염룡을 든 균형의 수호자가 당신에게 특별한 권능을 부여합니다.]

[특성 ’진중한 고위마법사‘특성을 개방하였습니다.]

[스킬 ’3서클까지의 속성마법‘을 습득하였습니다.]

[스킬 ’그레이트 힐(Great Heal)‘을 습득하였습니다.]

[힐을 통해 몸을 회복하십시오.]

’회복······.‘

치리리링~!

정신이 없는 와중에, 아무것도 모른 채 그저 머릿속으로 ’회복‘이라는 생각만 대뇌었다.

한데, 머릿속에서 한 번 되뇌인 것만으로도 마법이 시전됐다. 김한빛의 몸 주변으로 휘황찬란한 빛이 터져 나왔다.

마치, 빛의 알갱이가 그의 몸 주변에서 환하게 터져나간 듯한 광경이었다.

”허······.“

빛이 사라진 후, 김한빛은 몸에 활기가 돌아오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모진 고문과 구타로 인해 망가졌던 몸이 모조리 회복된 것을 느꼈다.

[첫 번째 스킬 사용에 성공하였습니다.]

[보상으로 30 코인을 얻었습니다.]

[코인을 스텟에 추가해 현재의 위기상황을 벗어나십시오.]

”코인······. 스텟······.“

김한빛이 그렇게 대뇌인 순간, 그의 눈앞에 스크린 글자가 빼곡이 나열된 상태창이 떠올랐다.

모두 처음 보는 희귀한 내용이었다.

그리고, 리한봉 때처럼 압축된 막대한 양의 정보가 그의 머릿속으로 쇄도하기 시작했다.

*

[리한봉]

*계급 : ㅡ(하급병사)

*배후성 : 불의 심판자

*특성 : 검성

*능력(종합 : 115)

-근력(무색) : 45(15+30)

-체력(무색) : 46(16+30)

-민첩(무색) : 14

-마력(무색) : 10 (Essence)

*전용스킬

-초급 불꽃 마나 회로

-다크-브라이트 트레이닝

-검성의 초급 기본 검법

*업적 : 0

*포인트 : 0

*업적과 포인트를 쌓아서 신체 스텟과 스킬을 강화할 수 있습니다.

*적혈검과 지휘관의 갑주를 착용 중입니다.

”후······.“

철그덕, 철그덕.

이준혁의 후원으로 인해, 북한의 평범한 16세 중학생에서 ’마력‘의 힘을 지닌 초인으로 거듭난 리한봉.

그는 MMORPG 게임의 기사들처럼 견갑이 달린 멋진 갑주를 입은 채, 오른손에 적혈검을 꼬나쥐고 전진 중이었다.

”하··· 한봉아. 나 무섭다이······.“

”걱정하지 말고, 내 뒤에 꼭 붙어 있으라우.“

”으···응

그리고 리한봉의 뒤에는 백색의 화려한 드레스를 걸친 김누리가 살금살금 뒤따르고 있었다.

본래 리한봉은 김누리를 멀리 나두고, 혼자 수용소로 침투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리한봉은 배후성의 정신 주입을 통해 김누리가 절대 약하지 않고, 또 이번 임무를 수행하는 데 적극적으로 필요하다는 걸 인지했다.

”누리야, 상태창 보는 법 이제 알디?“

”응···. 사··· 상태창!“

[김누리]

*계급 : ㅡ(하급병사)

*배후성 : 버프짱짱 자애로운 성녀

*특성 : 버퍼힐러

*능력(종합 : 41)

-근력(무색) : 8

-체력(무색) : 16(6+10)

-민첩(무색) : 5

-마력(무색) : 52(22+30)

*전용스킬

-초급 회복 마나 회로

-공방 더블 버프

-금방회복 힐

*업적 : 0

*코인 : 0

*[성스러운 지팡이]와 [방어력이 매우 높은 야한 드레스]를 착용하고 있습니다. 아이템 보정효과(스텟상승, 절대 보호마법)를 받습니다.

*업적과 코인을 모아서 신체 스텟과 스킬을 강화할 수 있습니다.

*[버프짱짱 자애로운 성녀]가 당신을 지켜주고 있습니다. 쫄지 말고 자신의 스킬을 활용해 지키고 싶은 사람을 도우세요.

두 사람은 서로에게 찰싹 밀착하며, 1mm씩 전진해나가기 시작했다. 원래 리한봉의 계획은 철장을 넘지 않고 개구멍을 찾아서 수용소 안으로 침투할 작정이었다.

만약 개구멍이 없다면, 전기 철조망을 넘거나 출입문의 문이 잠시 열릴 때 어떻게든 파고드는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제 굳이 그렇게 하지 않아도 돼······.‘

그에게는 이제 ’힘‘이 있었다.

그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힘이.

’이 힘이라면 총알을 맨몸으로 맞아도 될 것 같아······.‘

게다가 누리의 스킬은 버프가 자신에게 쏘아지면, 웬만한 포탄도 다 견뎌낼 자신이 있었다.

’아이템도 있으니까······.‘

그는 현재 천 쪼가리를 입은 나약한 인간이 아니었다. 인간의 한계를 넘어선 초인의 육신에, 특별한 마법 아이템까지 모두 갖췄다.

마음 같아서는 천 명이고, 만 명이고 혼자서 모두 다 상대할 수 있을 거 같았다.

”정문이라요.“

잠시 딴생각에 팔린 틈에, 뒤에서 누리가 갑주의 옷깃을 잡아당기며 앞을 향해 손짓했다.

누리의 말대로 가시 대못이 박힌 거대한 철문이 두 사람의 앞을 가로막고 있었다.

순찰을 도는 경비대는 안에 내곽 지역만 순찰을 돌기 때문에 입구까지는 무난히 전진할 수 있었다.

대신, 수용소 안에 높다란 초소가 있어서, 간수들이 그곳에서 먼 곳까지 감시를 했다.

’들켜도 상관없다···.‘

이미 초소에서 두 사람을 발견하고, 이곳으로 뛰어오고 있을 지도 모르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제 돌아갈 길은 없었다.

”흐아아압ㅡ!“

콰앙ㅡ! 콰직!

-스킬 [초급 기본 검법]을 사용하였습니다.

”어!?“

한 번 내리친 참격에 3미터 높이의 육중한 철문이 우그러졌다.

”철문이 와이리 약하디!?“

”와, 한봉이 엄청 세다요!“

리한봉은 자신이 저지른 일에 깜짝 놀라고, 김누리는 그런 리한봉이 듬직하게 느껴져서 놀라고 뿌듯한 표정이었다.

”어떤 종간나 새끼들이······!“

두두두두ㅡ!

문이 부서지고 얼마 후.

순찰을 돌던 경비병들이 총기를 들고 이쪽을 향해 미친 듯이 달려왔다.

”어떤 후라들 것들이 문을 이래놨나우?“

”에미나이, 이 썅것들 네들이 이래놨니?“

두 명의 경비병이 리한봉과 김누리에게 총구를 겨누자마자.

타닥탁탁탁!

리한봉이 민첩 14의 속도를 발휘해 칼을 번쩍 치켜들고 튀어나갔다.

”어어억ㅡ!“

”오지 마라우! 꺼지라우!“

퍼억!

촤악ㅡ!

”크아아아아악ㅡ!“

”꾸에에에엑ㅡ!“

총알은 고사하고, 녹슬어서 방아쇠도 제대로 당겨지지 않는 구식 총으로 위협하던 경비병들.

그들은 리한봉이 겨눈 분노의 참격에 썰려 처참하게 바닥에 나뒹굴었다.

[청진 수용소의 경비병 2명을 살해하셨습니다.]

짤그랑!

[보상으로 20코인이 주어집니다.]

동전 떨어지는 효과음과 함께 리한봉의 코인이 0에서 20으로 상승했다.

[코인으로 원하는 스텟을 상승시킬 수 있습니다.]

”후······.“

리한봉은 첫 번째 살인에 손이 벌벌 떨리던지, 잠시 그 자리에 멈춰 서서 숨을 가다듬었다.

초인적인 힘을 얻으면서, 육체적으로 힘이 달릴 일은 없어졌지만 그래도 처음 하는 살인이 정신적인 타격을 가져왔다.

”한봉아······, 괜찮으야?“

”괜찮디······.“

리한봉은 정신을 가다듬었다. 그리고 습득한 코인을 어디 다가 투자할지 고민했다.

코인과 스탯창에 대해선 배후성이 머릿속에 주입시켜 줬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 돌아가는지 대충 알고 있었다.

’민첩에다 20투자!‘

[민첩이 20올랐습니다.]

-민첩(무색) : 14 → 34(new)

’좋았어······.‘

처음 하는 살인은 충격적이었지만, 그만큼 보상은 확실했다. 리한봉은 어느새 살인에 대한 두려움마저 떨쳐버린 채, 확연히 달라진 자신의 육체적 능력을 만끽했다.

’몸이 훨씬 가벼워졌어.‘

아까 전엔 갑옷을 걸친 채라, 이전보다 움직임이 둔한 느낌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마치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맨몸처럼··· 아니, 그냥 몸이 깃털처럼 가벼워진 느낌이었다.

”이야아아아ㅡ!“

”침입자다! 침입자 새끼들이 들어왔다우!“

리한봉이 자신의 달라진 육체적 능력을 점검하는 동안, 내부에서 잠자고 있던 수용소의 교도관들이 벌떼같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두 사람의 피를 머금은 적혈검이 20% 강화되었습니다. 공격력이 6상승합니다]

[핏빛 심판의 검]

*아이템 등급 : 희귀(Unique)

*물리 공격력 : 30 → 36(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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