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0서클 대마법사의 귀환-95화 (95/272)

# 95

51.동창회

-만남이란

언제나 설레이고

기쁨이 앞서는 것!

우리들의 만남을 위하여 소식을 전합니다.

그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세상 살아가는 재미있는 삶의 이야기를 나누는 하루가 기다려 집니다.

해마다 더운 8월에 개최되었던 동기회를 망년회 느낌으로 12월에 개최하기로 합의했습니다.

날짜는 12월하고도 15일에 개최하기로 하였습니다.

작년에는 모임이 너무 저조하여 섭섭하였는데

올해는 그렇지 않기를 바랍니다.

많은 친구들이 함께 모여 즐거운 하루, 삶의 활력소가 되는 하루가 되었으면 하는 기대를 하면서 만남을 기다리겠습니다.

이 기다림이 정말 기쁨으로 이어졌으면 하는 마음 고이 간직하면서

이만 안녕을 빌어 봅니다.

군포 공업고등학교 48회 동창회 동창회장 이동수 드림

“음······.”

동창회.

동창회라.

사실 동창회는 한 번도 참가해본 적이 없었다. 나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기도 전에 이계로 끌려갔다.

물론 그 이전에 초, 중학교 친구들과 소소하게 동창회를 하는 녀석들도 있었지만 나는 아니었다.

‘사실 내가 이런 데 참여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은 아니니까.’

오늘은 토요일이라 출근도 안 했다.

본래 주말이면 늘 아리랑 같이 데이트 일정을 잡곤 했는데, 내일 일이 있어서 다음 주에 만나자고 했다.

‘내일······.’

동창회에 갈지 말지 참으로 고민을 많이 했다.

사실 안 가도 그만이긴 한데, 고등학교 시절 가장 친했던 박찬규의 권유라 쉽게 거절하기도 좀 어려웠다.

다른 친구들은 별로 보고싶은 사람이 없는데, 찬규는 꼭 한번 보고 싶었다.

‘찬규가 요즘 힘들게 산다고 했지······?’

그래도 학창시절 때 가장 친했던 친구고, 의지했던 친구인데 치킨 배달을 하고 있다 하니 내가 좀 도와주고 싶었다.

15년 전이긴 하지만, 서로 가정사도 공유하고 해서 대략 어떻게 사는지도 알고 있었다.

찬규네 집도 우리 집처럼 가난했다. 특히나 아버지가 술을 먹고 어머니를 마구 때려서 모자가 몰래 도망쳐서 사는 중이었다.

그래도 항상 찬규네 집에 놀러 가면, 찬규네 어머니가 맛있는 것도 챙겨주고 부담 없이 놀고 가라고 해서 정말 지금도 감사하고 있었다.

‘그래, 까짓거 동창회 한 번 참가하자. 이제 뭐 꿀릴 것도 없는데 내가 피할 이유도 없지.’

나는 그렇게 생각하고 침대에 드리 누웠다.

사실 중요한 건 동창회 따위가 아니었다. 일단 한국대에 입학하기로 결심했으니 다시 학교갈 준비도 해야했고, 새롭게 시작할 반도체 공정도 내가 일일이 마법 공정을 설치해야 했다.

‘내가 마탑 파운드리에서 설계한 제품들이 이제 곧 시제품 생산이 예정되어 있으니까······.’

메모리 반도체에선 이미 나노급을 넘어선, 피코급 공정을 완료했다. 이건 출시만 기다리고 있었다.

저작권 문제는 아이비리그 출신의 전문가들과, 이진우 법무법인에서 깔끔히 해결해줘서 문제가 없었다.

‘메모리 반도체와 비메모리 반도체. cpu와 모바일 ap시장까지 석권한다면······.’

그럼 전 세계가 정말 마탑 그룹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것이나 다를 게 없었다.

cpu최강자인 윈텔이 i11의 후속작인 i13을 내놓았으나, 200코어 이상에 7GHz를 넘어서는 우리 M1을 이길 수는 없었다.

M은 물론 마탑을 뜻하는 (Magic Tower)의 약자에서 따왔다. 늘 그래왔듯 하드웨어 시장에서도 우리가 승리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이름이었다.

기존에 대동파운드리를 전체적으로 총괄하던 총괄부장과, 새로 뽑은 엘리트 신규 인재들, 그리고 다른 그룹에서 초빙한 인재들까지.

초호화 프리미엄 군단을 꾸려서 이제 세계를 점령할 일만 남았다.

물론 반도체 설계는 모두 내가 도맡아서 했다. 의학 공부를 다 떼버린 지 오래인 나는, 반도체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그와 관련된 모든 지식을 습득했다.

그리고, 24시간을 쪼개서 슬로우 타임 마법으로 남들보다 100배 이상의 시간 효율을 가지며 실전훈련을 반복했다.

그래서 나는 지금 시대에는 없는, 하이 테크놀로지의 반도체 설계를 무리없이 해낼 수 있었다.

‘M1은 시작일 뿐이지.’

게다가 M1의 공정 단계에서 피코급으로 만들면서 그 크기가 기형적으로 작아졌다.

우리가 만드는 CPU······, 아니 CPU가 아니라 NPU(Neural Processing Unit)였다.

NPU는 인간의 뇌 신경망과 닮은 구조를 가진 프로세서로 반복된 머신러닝(기계학습)에 최적화된 회로 구조로, NPU가 스마트폰 AP에 탑재되면 학습을 통해 영상, 이미지, 음성 인식 등에서 최고의 성능을 낼 수 있었다.

그야말로 꿈의 반도체였다.

GPU(그래픽카드), CPU(중앙처리 장치) 그리고 인간의 신경망(Neural)을 본떠 최근 가장 이슈인 인공지능 반도체로서 M1은 압도적인 선두라고 보면 됐다.

‘이제 GPU 따로, CPU 따로 나올 필요가 없는 거지······.’

지금 생산되는 대부분의 CPU에도 자체 내장되어 있는 그래픽카드가 들어가 있다.

하지만, 고사양 게임을 하려면 CPU의 자체 내장 GPU로는 택도 없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그래픽카드 따로, CPU따로 큰 돈을 주고 구매해야 했다.

‘하지만, 우리가 M1이 출시된다면······.’

물론 인공지능 시대가 도래하면서 NPU를 생산하는 업체가 이미 있었다. 하지만 아직 페타(peta)급 성능에도 도달하지 못한 상태였다. 테라급도 안정적으로 양산하지 못한 상태.

아직도 NPU보단 GPU와 CPU가 같이 쓰이는 게 대세였다. 모바일은 그 크기의 한계상 NPU가 대중화 될 전망이었고.

하지만, 내가 설계한 마력 반도체는 페타보다 1000배 더 위인 엑사 (Exa)급으로 만들었다.

말이 1000배지, 저걸 따라잡으려면 솔직히 100년도 모자랐다.

게다가 나는 정상적인 방법으로 성능을 끌어올린 게 아니다. 남들은 절대 카피하지 못할 마력 설계를 적용했다.

만약 정석대로 갔다면 지금 이 시대에 절대 나올 수 없는 사양이었으니까.

‘아무튼 앞으로는 돈이 필요한 곳이 늘어날 테니까, 전 세계적으로 스케일을 확장시키려면 돈을 쓸어 담아야 한다······.’

나와 내 주변 사람들만 챙기면 모르겠는데, 지금 북한의 움직임이 심상치가 않았다.

마탑 그룹의 반사이익 때문에, 한국은 지금 관광 특수에 투자 특수까지 누리고 있었다.

마탑 그룹과 거의 연결고리가 없는 회사들도, 아무 이유없이 주가가 폭등하거나 투자를 하고 있었다.

게다가, 여행 관련 주식들은 아침에 장 시작하자마자 무조건 상한가였다.

게다가, 아직 상장도 안 한 마탑 그룹의 주식을 두고, 주당 1억이다, 아니 10억이다 하며 설왕설래 중이었다.

물론 장외라도 마탑 그룹의 주식은 단 1주도 내놓지 않았다. 오롯이 해외에 있는 내 투자 컴퍼니가 모조리 틀어쥐고 있었다.

사실 내가 마탑 그룹을 만들면서, 제임스 박이 한국에 만든 K투자 회사가 붕 떠버린 것 같지만, 그것도 아니었다.

제임스 박은 제임스 박 대로 여러 유망 기업에 투자해서 이미 50%이상 이득을 거두고 있었고, 내 해외 비밀 계좌를 관리하는 사람이 바로 제임스 박이었다.

‘내가 요즘 제임스 박에게 연락이 뜸하긴 했네······.’

무소식이 희소식이라고, 워낙 알아서 잘 하는 사람이라 그냥 걱정을 놓고 내 할 일에만 집중하고 있었다.

제임스 박은 나와 만나기 전, 거의 투자 집시 정도로 머물던 수준에서, 지금은 어엿한 수천억 단위의 초슈퍼 개미······, 아니 투자회사 대표로 성장했다.

나는 그가 어떠한 실험적인 투자를 해도 관여하지 않았다. 그저 뒤에서 믿고 맡길 뿐.

‘아무튼 나는 나대로 잘하고 있고, 앞으로의 세계 정세가 문제다······.’

최근 한국이 전 세계로부터 주목을 받고, 또 내수 경제가 확 살아날 기미를 보이자 북한이 준동하기 시작했다.

최근 트럼프 정부의 강경정책으로 북한은 해외의 자금줄이 거의 차단되다시피 하고 있었다.

중국도 미국의 제재가 무서워서, 대놓고 북한을 지원해 줄 수가 없었다.

러시아는 거의 반쯤 북한을 포기한 상태였고, 정은이는 어떻게든 트럼프와 만나서 재기를 노리고 있었으나 힘들었다.

트럼프는 자국 이기주의가 강해서, 예전 오바마 때처럼 전 세계적인 리더 역할이 아니라, 확실한 미국 이득을 원했다.

그래서 미국이 손해 보는 정책이나, 협상은 절대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상태였다.

그래서 재선까지 성공할 수 있었고.

‘정은이가 쌀 달라고 평양에 또 장사정포를 앞당겨놓고 반 시위를 하고 있다지?’

쌀을 안 준다고 연평도 도발이나 지뢰 도발, 그리고 각종 도발하고 있다고 했다.

‘아무튼 그놈들도 진짜 징하게 해 처먹었다.’

김일성부터 시작해서 김정일, 김정은 그리고 김정은의 아들들까지. 북한이 대대로 김씨 부자들에게 이용당하고, 괴로워하고 있었다.

그동안 많은 반란 시도가 있었으나 모조리 실패했다. 북한엔 김씨 일가만 있는 게 아니라, 그들에게 붙어먹은 조선노동당 간부진들이 있었다.

거의 표면적으로는 김씨 일가만 부각되어 있지만, 진짜 문제인 놈들은 김씨 일가를 부추기는 조선로동당 녀석들이다.

그들이 실질적으로 북한 전역에 퍼져서 북한 인민들을 쥐어짜고 노동을 시키고 있었다.

꽃제비다 뭐다 해서, 평양을 제외한 북한에서 태어난 아이들은 지금도 길거리를 돌아다니며 쓰레기들을 주워 먹고 있었다.

그런 상태에서 만약 통일이 이루어진다면?

남한 인구 1인당 엄청난 양의 세수를 부담해야 했다. 거기다 쉽게 통일이 이루어진다는 보장도 없었다.

‘지금 중국이 동북공정을 벌이는 이유가 북한을 집어삼킬 야욕 때문이니까······.’

솔직히 우리 국민들 중에 그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중국은 예로부터 한반도를 집어삼킬 야욕을 드러내 왔었으니까.

옛날 전국시대 때부터, 연나라가 고조선과 요령 땅을 놓고 경쟁했던 건 아주 유명한 일화다.

그리고, 전국을 통일한 진나라와 한나라.

고조선은 진나라와 한나라에게 사대했고, 결국 한나라에게 멸망해서 나라를 빼앗긴다.

만약 고구려가 흥기하지 않았다면, 우리 민족은 진작에 중국의 일개 성으로 전락했을지도 몰랐다.

거기다 20세기에 들어서는 일제 강점기에서 벗어난 우리나라를 북한과 남한으로 찢어버린 원흉이기도 했다.

‘그렇게 찢어 놓고, 북한 전 지역을 통째로 집어삼킬 속셈이겠지······.’

그놈들의 속셈이 안 봐도 뻔했다.

이게 다 나라가 힘이 없어서 당하는 것이다. 만약 우리나라가 중국처럼 거대하고, 인구수도 많다면 과연 중국이 그러한 만행을 벌일 수 있었을까?

당연히 못 했을 거다.

지금 중국이 미국에게 찍소리하지 못하는 것만 봐도 답이 나왔다. 결국 아무리 중국에게 아부하고, 허리를 숙여봤자 돌아오는 건 더 무리한 요구였다.

‘그래, 북한은 우리 땅이다. 사실 중국이 하는 식으로 하자면, 만주도 우리 땅이지.’

중국이 지금 역사 조작, 동북 공정으로 북한을 삼키려 한다면, 똑같이 돌려주면 그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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