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0서클 대마법사의 귀환-90화 (90/272)

# 90

48.갑 of 갑

-투자의 제왕 아렌파핏, 마탑 제약에 118조 투자를 위해 한국으로 출국했으나 무참히 거절······.

한끼에 10억하던 식사가 3500원 짜리 도시락으로 추락.

-마탑제약 사장 박태진, ‘오히려 우리가 다른 데 투자해야 될 정도로 돈이 넘친다······. 100조에 지분 1%를 요구해도 거절하겠다.

-박태진, 초호화 출장 뷔폐와 제육 도시락 중 고심하다가 제육으로 대접하고, 곧바로 자리 박차고 나가······.

파핏과 박태진의 투자 회의 만찬 소식은 곧바로 언론을 타고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

파핏의 투자 제의가 1시간도 안 돼, 칼같이 거절당한 것도 충격이었는데 거기다 3500원짜리 제육 도시락으로 개망신까지 주고 말았으니 이건 파핏의 자존심을 넘어, 미국의 자존심에 커다란 금이가게 만든 사건이기도 했다.

-한국, 마탑 그룹을 통해 그동안 미국에 받아왔던 한미FTA롤백에 대한 보복 시작?

-한국에서 만든 약, 아직까진 한국에서만 유통······. 제2의 석유파동?

-한국에서 쥔 패가 너무 강력해······. 마법 쥬얼리, 마법 신약······. 앞으로 쏟아질 마법 시리즈가 전 세계 강타 예정······.

전 세계 언론들은 아직 2개밖에 출범하지 않은 마탑 계열사에 대해 과도한 관심을 가졌다.

특히나, 이번 파핏과의 만찬이 거의 분기점이 되어 자원 한톨 나지 않던 한국이 을의 자리에서 갑의 위치로 올라설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점치고 있었다.

*

국내 최고의 상권인 명동.

그곳에서도 중심가 대로변에 위치한 을지로 거리.

그곳엔 40만 명이 넘는 역대 최고 규모의 ’유커‘들이 몰려들어, 물반 고기반으로 사람들이 넘쳐나고 있었다.

몇 년 동안 악화일로로 치달은 한-중 간의 외교 마찰로 인해, 중국인 관광객이 수백 명 단위로 떨어졌던 한국 관광객 수가 최근 미친 속도로 급증하고 있었다.

중국 공산당의 제제고 뭐고, 인민들은 자신의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 그리고 중국으로 입고되지 않는 한국의 마탑 쥬얼리를 구매하기 위해 한국으로 밀입항했다.

-한국에 신기한 물건을 만드는 마법사가 있다더라!

-마탑 쥬얼리라는 회사에서 만든 악세사리는 정말 예쁠 뿐만 아니라, 성능도 엄청나다. 이름 그대로 공부 효율이 올라갈 뿐만 아니라, 각종 효능별로 다양한 효과가 있다.

-한국으로 몰래 밀입항해서 수십 배의 웃돈을 주고 관절 치료약을 먹었다. 그동안 무리하게 일해서 다 닳아버린 내 관절, 의사도 답이 없다고 했던 그 관절이 20대 시절로 돌아갔다.

-나도 자국 내 미세먼지 때문에 피부가 거의 아토피 천지에, 갈라지고 너무 흉측했었는데, 마탑 제약에서 발매한 피부약을 먹고 깨끗이 다 나았다. 한국인들 너무 부럽다. 이런 약을 매일매일 먹을 수 있다니!

한국으로 러쉬한 중국인 유커들은 한국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저런 식으로 인터뷰를 했다.

그동안 반한(反韓)을 외치며, 중국에 진출한 한류 스타들을 쫓아내고, 계약한 드라마 작품이나 광고들까지 전부 철회시키며 갑질을 해왔던 중국.

게다가 중국의 싼 인건비 때문에 중국에 공장을 짓고, 17억 중국인들에게 물건을 팔기 위해 중국에 진출했던 한국 기업들 또한 시덥잖은 이유로 소방점검과 영업정지를 당하고 진출한 회사를 통째로 빼앗겼다.

떼놈들은 자신들의 터져나가는 인구수를 권력으로 착각해서, 예전에 타국을 침략해서 조공을 받을 때처럼, 아직도 그런 미개한 마음이 남아 있어서 주변 국가들을 괴롭혔다.

예전엔 군사력으로 괴롭혔다면, 이제는 수출입을 틀어막고 경제적으로 압박했다.

군사력은 일본, 미국에게 밀리니 이젠 별 이상한 거로 갑질을 하는 것이다.

한국은 그것 때문에 미세먼지에 대해서도 찍소리도 못하고, 그동안 경제적 갑질로 연예인들과 기업들이 철퇴를 맞아도 아무런 항의도 하지 못했다.

그게 바로 한국의 현실이었다.

아무리 중국에게 아부하고, 잘 보이려고 노력해도 결국엔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한국 자체 내에서 경쟁력을 키우지 않는 한, 기술적으로 중국에게 다 따라잡힌 이상 더 이상 돌파구가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마탑 계열사가 하나씩 출몰할수록 한국의 위상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이미 한국 내에서도 동종업계에서 마탑 공장을 불태우거나, 견제를 시작했고, 전 세계에서 카르텔을 공고히하며 마탑 그룹의 진출을 악착같이 막으려고 했다.

하지만 아무리 틀어막으려고 해도, 좋은 성능 앞에서는 아무 소용이 없었다.

사람들은 오히려, 자국 내에서 안 팔면 관광쇼핑이라도 가서 사겠다는 욕구가 충만했다.

직구로도 마탑 물건은 거의 안 나왔고, 나온다고 해도 가격이 수십, 수백 배로 뻥튀기 돼서 한국 나카마들이 떼돈을 쓸어갔다.

말 그대로 ’마탑‘라는 이름만 붙으면 불티나게 팔려나가는 것이다.

몇몇 짭퉁 업체들은 마탑라는 이름을 카피해, ’마툽‘이나 ’먀탑‘, ’마top’ 등등 수십 종의 마탑 카피 이름을 내놓았다.

하지만 사람들은 짭퉁과 진퉁을 귀신같이 구분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마탑 제품을 구매하는 이유가 마법 효능을 바라고 사는 건데 그저 이름과 외형만 비슷하다고 살 이유가 없었다.

결국 외형만 치장한 요란한 껍데기보다는, 그 안에 깃든 효능을 더 원한 것이다.

“자자, 줄을 서세요.”

구띠, 자방시, 바버리, 페로가모, 프라댜, 생로량, 보테가베네트 등등······.

전 세계 유명 브랜드들이 총 집결해 있는 명동 유커 거리.

그곳엔 과거에 볼 수 없던, 새로운 브랜드가 바퀴베네처럼 우후죽순 들어서고 있었다.

“오늘 막 입고된 마탑 쥬얼리 신상품, 에테르 로망 팔찌! 단돈 2억에 입찰 시작합니다.”

“2억 5천만 원!”

“2억 9천만 원!”

마탑 쥬얼리가 출시한 제품들은 이제 고정된 가격으로 팔리지 않았다.

전 세계 유명 브랜드가 그랬던 것처럼, 가격 입찰이 매겨져 그냥 부르는 대로 팔려나가는 제품이 되어버렸다.

게다가 우리나라 인구수만큼 재벌들이 많다는 중국에서 넘어온 유커들이니, 돈 쓰는 스케일 자체가 차원이 달랐다.

“5억!”

“7억!”

이제 가방의 가격은 몇천만 원 단위를 넘어서, 억 단위로 훌쩍훌쩍 뛰어올랐다.

마탑 공장에서 많은 양의 제품들을 찍어냈지만, 이젠 그 아이템들이 전 세계적으로 팔리다 보니 아무리 찍어내도 공급이 수요를 따라갈 수 없었다.

결국 마탑 쥬얼리는 남 좋은 일을 시키는 걸 그만두고, 직영점 위주로 물건을 공급했다.

과거 수능 특수로 싸게싸게 아이템을 구매한 학생들과 사람들만 땡잡은 셈이었다.

그들은 수능이 끝나도 팔지 않고, 대학교에서도 그걸 착용하고 공부를 했다.

-기숙사에서 자는데, 누가 제 서랍에서 마탑 수능 팔찌를 훔쳐갔어요 ㅠㅠㅠ 아오, 빡쳐!

도난 사건도 종종 일어났다.

아무튼, 마탑 쥬얼리는 직영점 위주로, 경매에서 팔리는 금액을 고스란히 챙겼고, 직영점은 월급을 주고 직원들을 운영했다.

대신, 재량껏 높은 경매금액을 받아내면 거기서 몇%의 인센티브를 떼어줬다.

개당 몇%의 인센티브만 받아도 곧바로 그 자리에서 몇천만 원에서 몇억씩 벌었다. 특히나 별다른 학벌이 없어도, 능력만 있으면 무조건 채용하는 마탑그룹이었다.

그래서 마탑에 입사한 후, 인생 역전해서 연봉을 수억, 많게는 수십억까지 챙겨가는 영업사원이 늘어났다.

한국대나 기타 일류대를 졸업한 학생들뿐만 아니라, 해외의 아이비리그에 나온 최상위 인재들까지 마탑 그룹에 들어가기 위해 입사 원서들을 집어넣었다.

개중에는 다른 회사에서 보낸 스파이도 있었으나, 어차피 마법에 관해서는 이준혁이 다 처리했기 때문에 그들은 마탑그룹의 원천기술엔 한 발자국도 다가갈 수 없었다.

심지어 이준혁의 최측근인 아리도 이게 어떤 식으로 구현되는지 감을 못 잡고 있었다.

이준혁 말고는 이 회로를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없었다.

*

“자자, 어디를 고치고 싶어서 오셨어요?”

마탑 제약 사장 박태진.

그는 아렌파핏의 118조 투자 제의를 발로 걷어차고, 명동에 신규 개업한 마탑 성형외과에 들렀다.

마탑 성형외과는 마탑 제약에서 새로 분가한 자회사였다.

칼이나 레이저를 통해 시술하는 게 아닌, 특별한 기구를 통해 사람들의 미모와 체형을 바꿔주는 신개념 성형외과였다.

실력이 안 돼서 이상한 콩가루나 집어넣는 사이비 성형외과가 아닌, 부작용이 전혀 없는 기구들.

아리가 디자인하고, 이준혁이 마법 회로를 새겨 넣어 만든 성형 기구들이 마탑 성형외과에 잔뜩 쌓여 있었다.

원장실에 앉아 그것들을 구경하던 박태진은 자신의 맞은편에 앉은 여자를 쳐다보며 그렇게 물었다.

“눈이랑 코랑······ 아, 그냥 전체적으로 얼굴을 좀 확 갈아엎고 싶어요.”

“음······.”

박태진에게 성형 상담을 받으러 온 이유진은 어두운 얼굴로 그렇게 외쳤다. 그녀는 마탑제약에서 비밀리에 성형외과를 개업한다는 소식을 듣고선 정말 시공 초기부터 돗자리까지 펴가며 이날만을 기다렸다.

그녀의 뒤에는 성형 상담을 받기 위해 줄을 선 수천, 수만 명의 사람들이 있었다.

’음······. 이 여자를 어떤 방식으로 고쳐주면 좋을까······?‘

박태진은 그동안 자신이 꿈꿔온 성형외과 개업을 이룰 수 있어서 정말 꿈만 같았다.

이준혁에게 처음 성형외과 개업을 제안했을 때, 그저 반신반의 했었다. 최근 형제처럼 가까운 사이가 된 이준혁. 그는 이준혁에게 과거 자신이 성형의를 꿈꿨다고 장난스럽게 말했다가, ’그럼 성형외과도 하나 새로 차려 주겠다.‘고 확정 지어주는 바람에 일이 커져 버렸다.

하지만, 이준혁은 믿는 바가 있어서, 그렇게 간단히 대답한 거였다.

이혜은에게 성형해줄 때처럼, 이준혁은 사람의 외형 쪽으로 손을 볼 수 있는 기구를 잔뜩 제조해서 병원에 공급했다.

“이··· 이렇게도 가능한가요?”

이유진은 주머니에서 조심스럽게 연예인 사진을 한 장 꺼냈다.

“음······.”

박태진은 그 사진을 쳐다보다, 다시 이유진을 쳐다보고 신음을 흘렸다.

“이 정도가 되려면······.”

다시 태어나야 할 텐데······.

박태진은 마지막 말을 삼키며, 말을 잇지 못했다. 그녀가 건넨 사진은 바로 색계로 유명한 탕웨이 사진이었다.

유역비와 함께 중국의 3대 미인으로 꼽히는 탕웨이. 얼굴도 작고 눈매와 코, 입 등이 이지적이고 서구적인 얼굴의 미녀였다.

게다가 키와 몸매도 8등신.

눈앞에 앉아 있는 이유진은 거기에 비하자면 거의 구운 오징어 수준이었다.

이유진은 전형적인 몽골리안 상이었다.

쌍커풀 없는 밋밋한 눈에, 고릴라처럼 생긴 코와 입.

거의 사진 속의 사람과 같은 동족이라고 믿기 힘든 페이스였다. 하지만, 박태진은 자신의 첫 번째 성형 환자에게 ’도저히 못하겠다. 불가능하다.‘라는 말을 하고 싶지 않았다.

“한 번 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선생님.”

이유진은 박태진의 허락에 눈물을 줄줄 흘렸다. 이제 성형이 성공하든 말든 그건 중요한 일이 아니었다.

그동안 외모 때문에 괄시받아온 인생에서 마지막으로 시도할 수 있는 건 다 시도해보고 싶었다.

’마탑라면 믿을 수 있어······.‘

이유진은 그렇게 생각하며, 눈을 수술대에 누워서 눈을 질끈 감았다.

“자, 그럼 수술 시작하겠습니다.”

하얀 가운과 마스크를 쓴 박태진은 보조 의사 3명과 간호사 5명과 함께 수술대 위에 누운 이유진에게 그렇게 말했다.

그리고, 페이스 롤러처럼 생긴 성형 기구를 집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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