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S급 생존자-50화 (50/50)
  • 7장. 신과 반신의 대결

    황수정과 샤인, 란마스가 신성 파 나 제국 인공위성을 공격하러 출발 할 때 이성진은 벌써 평양을 지나가 고 있었다. 땅으로 달리지 않았다. 하늘을 날아가고 있었다.

    이성진이 날아가는 방향은 몽골이 었다. 정확하게 몽골을 지나 러시아 의 이르쿠츠크가 목적지였다.

    이르쿠츠크는 바다로 착각할 만큼 넓은 바이칼 호수가 있다. 오염도 안 되어 깨끗한 곳이었다. 그곳에서

    파나 신의 기운이 강력하게 느껴진 다.

    위성으로 위치 확인도 했다. 이성 진은 계속 북쪽으로 날아갔다. 대한 제국이 탈환한 지역을 지나 신성 파 나 제국이 점령한 곳을 지났다.

    대한 제국이나 신성 파나 제국은 이성진을 발견할 수 없었다.

    황수정과 샤인 그리고 란마스가 신 성 파나 제국 인공위성을 공격할 때 쯤 이성진은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 르를 지났다. 그리고 곧 바이칼 호 수에 도착했다.

    하지만 날아서 건너갈 수 없었다. 파나 신의 신성력이 강력하게 하늘

    을 뒤덮고 있었다.

    하지만 땅은 상대적으로 약했다. 강력한 신성력을 뚫고 지나가는 것 보다 땅으로 가는 것이 낫다.

    “몰래 오지 말라는 건가?”

    이성진은 아래로 내려갔다. 이성진 의 발이 땅에 닿자마자 숨어 있던 신성 기사단이 나타났다. 신성 기사 단은 숨어서 이성진을 공격할 생각 이 없었다.

    신성 기사단에서 덩치가 큰 한 명 이 앞으로 나섰다.

    “오래간만이군! 사신 S! 아니 이제 이성진 폐하라고 불러 드려야 하 나?”

    “나도 오래간만이야. 15년 만인가? 케인 릴?”

    신성 기사단장 케인 릴이었다. 이 성진이 파나 신의 심장을 훔칠 때 심장 부근을 가격했었다. 덕분에 봉 인한 수정이 깨졌다.

    “15년이 더 지났지. 그때 죽이지 말라는 신탁만 아니었으면 너는 죽 었어.”

    “알고 있어. 이 모든 것이 파나 신 의 장난이라는 것을.”

    장난이란 말에 케인 릴이 인상을 썼다. 신성 기사단장이니 당연했다. 자신이 믿는 신인 파나 신의 행동을 장난이라고 했다.

    “이제 15년 전에 끝내지 못한 것 을 끝내자. 사신 S!”

    케인 릴은 손을 내밀었다. 그러자 신성 기사 2명이 거대한 검을 가지 고 왔다. 혼자서는 못 들 만한 크기 와 무게였다.

    하지만 케인 릴은 가볍게 잡아 들 었다.

    “케인 릴! 15년 전과는 달라. 그때 는 내가 상대하기 어려워 피했지만, 지금은 아니야.”

    엘 파나에서 가장 까다로운 상대 중 하나였다. 더군다나 부하 신성 기사와 함께 있는 케인 릴은 건드릴 수 없었다.

    “나 역시 15년 전의 내가 아니야.” 케인 릴의 몸에서 빛이 났다. 파나 신의 신성력이다. 이성진은 두 번째 달에서 만났던 분신과 비숫한 느낌 을 받았다.

    “화신이냐?”

    “ 알아보는군.”

    어떻게 보면 분신보다 더 까다로운 상대였다. 분신은 그냥 파나 신의 한 조각이다. 하지만 파나 신의 힘 을 그대로 받은 케인 릴은 파나 신 의 힘을 가진 싸움 잘하는 기사다.

    “화신의 끝이 어떤 것인 줄 알면서 도 하는 거냐?”

    신의 힘을 온전히 받아서 사용한

    다. 신이 되지 못한 인간이 신의 힘 을 사용하고 난 이후에 어떻게 될 까.

    케인 릴은 당연하다는 듯 대답했 다.

    “순교지.”

    순교라고 말하는 케인 릴의 눈과 표정은 후련해 보였다.

    “그렇게 죽고 싶은 거냐?”

    “아니. 순교만이 나를 자유롭게 할 수 있으니까.”

    케인 릴은 이성진과 이렇게 만나고 싶지 않았다. 성녀 엘리스가 아직 성녀가 아닐 때 이성진을 만났다. 그때는 신성 기사단장이 아니었다.

    아니 지구에 오고 싶지 않았다. 시 간이 지날수록 파나 신에 대한 믿음 이 혼들렸다. 자신이 아는 파나 신 은 인자하고 어려운 이를 도우며 절 망에 빠진 이에게 희망을 주는 신이 었다.

    파나 신도 자신의 믿음이 흔들리는 것을 잘 안다. 그래서 이성진을 상 대하기 위해 화신이 되는 것을 요청 했을 때 들어준 것이다.

    “사신 S! 우리는 만나지 말았어야 했다!”

    케인 릴이 먼저 움직였다. 하지만 뒤로 튕겨 나갔다. 이성진의 손에 들린 총이 더 빨랐기 때문이었다.

    그렇다고 케인 릴이 상처 입지는 않았다. 거대한 검이 이성진의 마나 총알을 막았다.

    “확실히 15년 전과는 다르군! 사신 S!”

    파나 신의 화신이다. 신과 같은 능 력을 갖추고 있다. 그런 자신을 뒤 로 튕겨 낼 정도다.

    “케인! 아직 늦지 않았어. 내가 도 와줄 수 있어.”

    이성진은 케인 릴이 죽기 위해 싸 우는 것을 알았다. 너무 정직하게 움직였다. 그리고 케인 릴의 진짜 실력은 검이 아니다. 두 주먹이다.

    케인 릴이 검을 놓고 주먹으로 싸

    울 때가 위험했다. 최선을 다해도 모를 상황에 검을 들고 싸운다는 것 은 말이 안 된다.

    “아니. 도울 수 없어!”

    케인 릴이 다시 움직였다. 똑같이 직선이다. 피할 생각이 없다. 보통 사람의 눈으로 알기 힘든 움직임이 다. 하지만 이성진의 눈에는 너무 잘 보인다.

    이성진은 총을 집어넣었다. 그리고 옆으로 휘두르는 검을 향해 주먹을 휘둘렀다.

    이성진의 주먹에 거대한 검이 멈췄 다. 순간 빛이 번쩍였다. 파나 신의 신성력과 이성진의 신성력이 서로

    부딪히며 반발했기 때문이었다.

    이성진의 주먹과 거대한 검은 떨어 지지 않았다. 케인 릴이 아무리 힘 을 쓰고 신성력을 이용해도.

    케인 릴은 검을 놨다. 그리고 살짝 뛰어올라 번개와 같이 주먹을 뻗었 다. 엘 파나의 이성진이었다면 피했 을 주먹이다. 하지만 이성진은 다른 손을 들어 케인 릴의 주먹을 잡았 다.

    “크혹!”

    케인 릴은 주먹을 타고 들어오는 이성진의 신성력 때문에 신음을 냈 다. 이성진의 신성력이 파나 신의 신성력과 싸운다. 그것도 케인 릴의

    몸 안에서.

    “왜 죽으려는 거냐?”

    한 손은 거대한 검을, 한 손은 자 신의 주먹을 잡고 있으면서도 아무 렇지 않게 말하는 이성진을 보고 케 인 릴은 이성진이 자신의 예상보다 한참 강하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파나 신이 왜 화신을 허락 했는지도 알았다. 이성진을 가늠하 기 위해서였다. 지금 자신을 통해 이성진의 모습과 능력을 파악하고 있다.

    “죽어야 하니까!”

    케인 릴은 파나 신의 능력을 더 끌어올렸다. 화신화하는 시간이 더

    줄어들겠지만, 아깝지 않았다. 몸 안 에 들어온 이성진의 신성력을 밀어 내기 시작했다.

    이성진도 더 많은 신성력을 케인 릴에게 보내기 시작했다. 서로 밀리 고 밀리는 싸움이 시작됐다. 그러자 케인 릴이 소리쳤다.

    “파나 신의 종들이여! 파나 신의 대적자를 죽여라!”

    지금까지 가만히 있던 신성 기사들 이 검을 뽑아 들고 움직였다. 그뿐 만 아니었다. 바이칼 호수 건너편에 서 심판의 날개 기사단이 날아올랐 다. 모두 이성진에게 향했다. 그 숫 자가 가볍게 1천 명이 넘어갔다.

    그들은 케인 릴이 이성진을 움직이 지 못하게 잡는 것처럼 보였다.

    비겁한 것 따위는 생각하지도 않는 다. 파나 신의 대적자를 죽이는 것 이 최우선이다.

    빠르게 이성진을 향해 왔다.

    “다 죽일 생각이야?”

    “이것이 내가 해 줄 수 있는 마지 막 호의야.”

    신성 기사들의 생각과는 다르게 이 성진은 여유가 있었다. 케인 릴을 상대하면서도 신성 기사들을 죽일 만한 능력이 있었다.

    신성 기사들이 드디어 이성진의 근 처까지 왔다. 그리고 실이 끊긴 인

    형처럼 픽픽 쓰러지기 시작했다.

    예전처럼 무식하게 머리를 없애지 않았다. 신성력을 담은 마나 총알을 심장에 박아 줬을 뿐이다. 이성진이 움직이지 못한다고 생각해 너무 쉽 게 당했다. 신성 기사 절반 정도가 쓰러지자 잘못된 것을 알았다.

    신성 기사들이 머뭇거렸다. 하지만 케인 릴이 소리치자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

    “파나 신의 대적자를 죽이지 않은 기사는 신성을 박탈할지니!”

    죽음보다 더 치욕스럽게 생각하는 것이 신성을 박탈당하는 것이다. 신 성 기사들이 파나 신을 외치며 다시

    달려들었다. 다 죽을 때까지.

    그리고 케인 릴도 죽음의 시간이 다 됐다. 눈과 코 그리고 귀에서 피 가 흘러내렸다.

    “용서해 달라는 말은 하지 않겠다. 하지만 만약 사신 S 네가 모든 것 을 끝낸다면 죄 없는 엘 파나를 생 각해 줬으면 한다. 그곳에는 아직도 너를 기다리는 종족들이 있다.”

    이성진은 케인 릴이 일부러 신성 기사를 죽음으로 몰아넣은 것을 알 았다. 그리고 심판의 날개 기사단 때문에 케인 릴의 생각을 알았다.

    “인공위성을 지키지 않은 건가?” 케인 릴은 대답 대신 씨익 웃었다.

    “커헉!”

    케인 릴은 입으로 피를 토했다. 이 성진의 신성력과 파나 신의 신성력 이 싸우면서 몸 안의 모든 것이 녹 아내리고 있었다.

    “파나 신이시여! 이것이 제가 할 수 있는 마지막입니다. 제발 종의 기도를 외면하지 가시옵소서!”

    케인 릴은 인자하고 엘 파나의 종 족을 사랑했던 파나 신으로 돌아오 기를 바라며 먼지처럼 사라지기 시 작했다. 이성진은 케인 릴이 먼지로 사라지기 전의 입 모양을 봤다.

    ‘다시 만나서 반가웠네. 친구!’였다. 엘리스를 데려다 줄 때 친구였으면

    좋겠다고 한 말이 기억났다.

    지금 이성진의 손에는 케인 릴이 사용했던 거대한 검만 남았다.

    “죽으면서 친구라고 말하냐.”

    이성진은 이 모든 것의 원인인 파 나 신을 반드시 죽여야겠다고 생각 했다. 이제 바이칼 호수를 건너면 파나 신을 만날 수 있다.

    이성진은 땅을 박차고 하늘로 날아 올랐다. 그리고 바이칼 호수를 순식 간에 건너가기 시작했다. 그런데 바 이칼 호수 중앙에서 얼음으로 만든 기둥 같은 것이 솟구쳐 올라왔다.

    이성진을 중심으로 올라온 얼음 기 둥에는 엘 파나의 언어가 적혀 있었

    다. 이성진은 신성 파나 제국의 신 성 봉인 마법진이라는 것을 알았다.

    신성 봉인 마법진이 발동되기 전에 얼음 기둥을 부숴야 했다. 하지만 이성진이 얼음 기둥을 부수기 전에 신성 봉인 마법진이 발동되었다.

    이성진은 이를 갈았다. 신성 봉인 마법진을 발동하기 위해 파나 신은 케인 릴과 신성 기사단을 희생했다 는 것을 알았다.

    이 신성 봉인 마법진은 신을 다른 차원에 가두는 것이다.

    못 빠져나가는 것은 아니다. 단지 시간이 걸릴 뿐이다.

    “치사한 자식!”

    자기를 믿는 신성 기사단의 생명을 이용해 만든 신성 봉인 마법진이니 강력할 수밖에 없었다.

    최대한 빠르게 신성 봉인 마법진을 빠져나가야 했다. 이 안에 갇혀 있 는 동안 파나 신이 무슨 짓을 할지 모른다.

    그런데 이성진의 감각에 이상한 것 이 잡혔다.

    신성 봉인 마법진 한쪽이 일렁이더 니 사람 한 명이 빠져나갈 만한 통 로가 생겼다.

    또 다른 함정인가 싶었다. 그런데 통로에서 아는 얼굴이 나타났다.

    “아저씨! 시간 없어요! 빨리 나와

    야 해요!”

    성녀 엘리스였다. 그리고 성녀 엘 리스는 죽어 가고 있었다.

    이성진은 순간 성녀 엘리스를 믿어 야 하나 싶었다. 그런데 성녀 엘리 스의 모습이 변하고 있었다. 처음 성녀가 되었을 때가 18살이었다.

    15년 전에도 18살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성녀 엘리스가 점점 늙어 가고 있었다.

    은색의 탐스러운 머릿결이 푸석해 지고 탱탱했던 피부에 주름이 생긴 다.

    이성진은 성녀 엘리스가 파나 신의 신성을 버린 것을 알았다.

    애타는 눈빛을 보이는 엘리스를 향 해 뛰었다.

    엘리스가 있는 통로로 들어가자 힘 겹게 유지하고 있던 구멍은 사라졌 다. 동시에 18살 소녀에서 50대 아 주머니로 변한 엘리스는 그대로 쓰 러졌다.

    쓰러지는 엘리스를 이성진이 가볍 게 받았다. 엘리스는 계속 늙어 가 고 있었다.

    “왜 그런 거냐?”

    이성진의 질문에 엘리스는 환하게 웃었다.

    “아저씨잖아요. 아저씨도 내가 위 험에 빠졌을 때 구해 주셨죠.”

    엘리스는 도움 받았던 것을 돌려준 다는 것처럼 말했다. 하지만 생명을 버리면서까지 이성진을 다른 차원에 서 빼냈다.

    “이럴 거면 처음부터 날 속이지 않 았어야지!”

    파나 신의 심장을 홈칠 수 있게 한 것도 엘리스다. 이성진은 엘리스 가 파나 신의 신탁을 받고 자신을 속였다고 생각했다.

    “아저씨! 전 아저씨를 속이지 않았 어요. 단지 제가 어리석어서 속았을 뿐이에요.”

    이성진은 엘리스가 파나 신에게 속 았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간절하게 빌고 또 빌었어 요. 제발 아저씨만은 살려 달라고 요.”

    파나 신은 엘리스에게 약속했다. 이성진을 살려 주겠다고.

    그래서 엘리스는 파나 신을 적극적 으로 도왔다. 하지만 지구에 와서 이성진이 강해지면 강해질수록 파나 신이 약속을 지키지 않을 것을 알았 다.

    “아저씨……. 저는 그냥 아저씨 곁 에 있고 싶었어요.”

    엘리스는 성녀가 되기 전부터 입버 룻처럼 말했다. ‘아저씨 곁에만 머 물게 해 주시면 돼요.’

    그럴 수 없는 상황이었다. 성녀가 되고 난 후에도 지구에서 세운 6왕 국과 평화 협정을 체결하려던 것도 이성진 곁에 있고 싶어서였다.

    “하지만 아저씨 옆에 있을 수는 없 을 것 같네요.”

    “엘리스……

    이제는 70대 할머니의 모습으로 변해 가고 있었다.

    “어서 가세요. 파나 신이 곧 눈치 챌 거예요.”

    이성진은 엘리스를 살리려고 자신 의 신성력을 주기 시작했다. 하지만 엘리스는 고개를 흔들었다.

    “안 되는 것 아시잖아요. 받아들인

    다 해도 몇 시간 정도 더 사는 것 이 다예요. 빨리 가세요! 더는 아저 씨에게 이런 모습 보이고 싶지 않아 요.”

    이성진은 신성력을 주던 것을 멈췄 다. 그러자 엘리스가 더 급속도로 늙어 가기 시작했다.

    “가•…"세•…"요.”

    엘리스는 이제 말하기도 힘든 것 같았다. 이성진은 더는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는 것을 알았다.

    “고마웠다.”

    엘리스는 마지막으로 환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저를……. 잊지…… 마세……요.”

    자신을 잊지 말라는 말을 끝으로 엘리스는 먼지가 되어 사라졌다. 이 성진의 손에 남은 것은 엘리스가 입 었던 옷뿐이었다.

    이성진은 엘리스의 옷을 꽈악 쥐었 다. 그리고 마나를 이용해 태워 버 렸다.

    파나 신의 종임을 나타내는 문양이 새겨진 성녀의 옷이었기 때문이었 다. 더는 이런 옷을 입을 사람이 나 오질 않기를 바랐다.

    이성진은 일어서서 엘리스가 남겨 놓은 흔적을 따라 달렸다. 긴 통로 같은 곳을 벗어나자 문이 나왔다.

    문을 열고 나가자 기억 속에 있는

    장소가 보였다. 신성 파나 제국의 대전이었다. 자세히 보니 비슷하지 만, 신성 파나 제국의 대전이 아니 었다.

    더 규모가 크고 화려했다.

    그리고 이성진이 나온 문의 맞은편 높은 단상에 파나 신이 앉아 있었 다.

    “결국, 여기까지 왔네.”

    파나 신은 마음에 안 든다는 표정 이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자신의 충실한 종이라고 생각한 케인 릴과 성녀 엘리스가 배신했다. 모두 이성 진 때문이었다.

    “이제 끝을 보자. 파나.”

    이성진이 소리쳤다. 그러자 파나 신은 어이가 없는 듯한 표정으로 말 했다.

    “이곳이 어디라고 생각하는 거냐? 이곳은 나의 집이다.”

    “그래서? 네 집이라는 것쯤은 알고 있어!”

    이성진은 성큼 걸어서 파나 신에게 다가갔다. 하지만 거리가 좁혀지지 않았다. 급기야 이성진은 달리기 시 작했다. 그래도 파나 신과의 거리는 줄어들지 않았다.

    파나 신은 재미있다는 듯 말했다.

    “이곳은 진정한 나의 힘을 온전히 사용할 수 있는 곳이야. 시간과 공

    간 그리고 차원까지 나의 의지를 따 른다.”

    “말 안 해도 알고 있다.”

    이성진은 파나 신과의 거리가 좁혀 지지 않은 이유를 정확하게 파악하 고 있었다. 한 걸음 발을 뗄 때마다 공간이 늘어난다.

    그렇다면 공간이 늘어나는 것보다 더 빠르게 움직이면 된다. 이성진이 폭발적으로 마나를 더 사용했다.

    순간 이성진의 몸이 주욱 늘어나는 것처럼 보였다. 그리고 파나 신의 바로 앞까지 도착했다.

    그 순간 파나 신 역시 주욱 늘어 나는 것처럼 뒤로 빠졌다.

    다시 원점이다.

    “호오……. 아까웠어.”

    이죽거리는 것이 얄미웠다.

    “내가 내려가서 싸우기를 바라는 것 같은데 그건 안 되지. 솔직하게 말해서 몸을 쓰면서 싸우는 것은 이 성진 네가 위야.”

    파나 신도 인정했다. 두 번째 달이 폭발할 때 분신과 연결이 끊겼었다. 하지만 두 번째 달이 폭발하고 분신 의 잔재를 통해 이성진이 어떻게 분 신을 죽였는지 알 수 있었다.

    “내가 유리한 능력을 놔두고 불리 한 싸움을 할까?”

    파나 신이 손을 들었다. 그러자 이

    성진은 투명한 정육면체에 갇혔다. 투명한 정육면체는 서서히 줄어들기 시작했다. 그대로 이성진을 압사시 키려는 것 같았다.

    이성진은 주먹을 들었다. 그리고 투명한 정육면체가 자신의 몸 근처 까지 줄어들었을 때 주먹을 날렸다.

    유리가 깨지듯 조각이 났다.

    “순수한 힘의 대결이지. 엘 파나가 탄생할 때부터 존재했던 나와 이제 힘을 얻은 지 20년도 안 되는 반신 의 힘의 대결! 하하!”

    다시 정육면체가 나타났다. 처음 만들어질 때 범위가 워낙 넓어 이성 진은 갇힐 수밖에 없었다. 다시 줄

    어드는 정육면체!

    “내 힘을 깎아 먹겠다는 건가?”

    “그렇지! 순간적으로 내는 힘은 나 와 비숫해. 하지만 그 힘이 무한하 지 않지. 이렇게 너를 믿는 이들과 단절된 곳이라면.”

    파나 신이 믿고 있는 것이었다. 이 성진의 힘의 원천을 차단한다. 그리 고 이성진이 힘을 계속 사용하게 한 다.

    “나만 단절된 것 같지 않은데?”

    파나 신은 의외라는 생각을 했다. 이성진이 자신 역시 힘을 얻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결 과는 같은 테니 크게 신경 쓰지 않

    았다.

    “맞아. 나도 힘을 받지 못하지. 하 지만 원래 가지고 있던 힘의 크기가 다르다.”

    이성진은 포기한 듯 양팔을 내렸 다. 정육면체가 줄어드는 것이 멈췄 다.

    “포기인가?”

    파나 신은 이성진이 절대 포기 안 한다는 것을 안다. 포기란 것을 알 았다면 이런 상황까지 오지 않았다. 아니 엘 파나에서 벌써 죽었다.

    “아직 포기는 안 했어. 한 가지 궁 금한 것이 있어서 잠시 멈춘 것뿐이 야.”

    “궁금한 것? 뭐가 궁금하다는 것이 지‘?”

    “파나 네가 사라진다면 엘 파나는 어떻게 되지?”

    파나 신은 크게 웃었다. 이성진의 목소리에서 굳은 의지가 느껴졌다. 자신을 꼭 죽이겠다는.

    “하하하! 어떻게 되기는 지구와 같 이 되겠지. 신이 없어진 차원! 신의 기적이 사라진 곳! 하지만 다른 것 은 엘 파나의 종족은 신이 될 수 없다는 것 정도?”

    파나 신이 지구를 탐냈던 이유는 지구의 인간은 신이 될 수 있는 능 력을 갖췄기 때문이었다. 신이 될

    수 있는 지구 인간의 믿음은 엘 파 나에서 얻는 믿음과는 차원이 다르 다.

    지구 인간의 믿음을 통해 사라진 신이 준 능력을 조금씩 흡수한다. 다른 차원 신의 능력을 흡수해 자신 의 것으로 만들어 또 다른 차원의 신의 능력을 흡수하려는 것이다.

    “지구와 같이 된다라……. 마나가 사라지는 것인가?”

    “정확해. 지구도 신이 사라지기 전 까지는 마나가 존재했지.”

    파나 신이 마나라고 말했다. 하지 만 마나라고 단정 지을 수 없다. 마 나일 수도 있고 기일 수도 있다. 자

    연의 기운일 수도 있다.

    “네가 사라진다면 엘 파나는 더 발 전하겠군.”

    “뭐?”

    파나 신은 이성진의 말을 이해할 수 없었다.

    “지구를 보면 알잖아. 신이 사라진 지구의 인간은 끊임없이 노력하고 발전했다. 살아남기 위해서……. 엘 파나에서 네가 사라진다면 엘 파나 의 종족들 역시 살아남기 위해서 끊 임없이 노력하겠지.”

    “하하! 그럴 일은 없다.”

    파나 신은 아직도 이성진이 쓰러지 지 않자 불안함을 느꼈다. 그것을

    이성진도 느꼈다.

    “왜? 내가 아직 힘이 넘치는 것 같아 불안한가?”

    이성진이 아무렇지 않게 말하자 파 나 신은 자신의 또 다른 함정이 제 대로 발동된 것을 확인했다. 심장은 분명 돌아왔다.

    “어떻게 이럴 수 있지?”

    “심장 말인가?”

    “그래! 너의 능력의 원천인 심장이 사라졌는데 어떻게……

    파나 신은 최후의 안배를 심장에 해 놨다. 이성진의 성격과 성장 속 도를 보고 해 놓은 것이다. 이성진 이 만약 자신과 비슷한 힘을 가지게

    된다면 마지막에 이곳으로 오게 한 다음 심장을 회수할 생각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훌륭하게 성공했다.

    단지 파나 신이 몰랐던 것은 이성 진에게 더는 파나 신의 심장이 필요 없다는 것이다.

    또 다른 심장이 단전에 자리 잡고 있었다. 마나를 홉수해 정제하고 몸 으로 퍼뜨리는 기능을 단전에서 하 고 있다.

    그리고 이성진이 한 손을 들었다.

    파나 신은 앉아 있던 자리에서 벌 떡 일어났다.

    이성진의 손에 주변의 마나와 신성 력이 몰려들었기 때문이었다. 이성

    진은 지금 파나 신이 가져간 심장 대신 새로운 마나석 심장을 만드는 중이었다.

    “뭐하는 짓이냐!”

    파나 신은 두 손을 뻗었다. 이성진 에게 몰려드는 마나와 신성력을 회 수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이성진 을 둘러싸고 있는 정육면체 밖의 마 나와 신성력만 회수할 수 있었다.

    정육면체를 포함한 안의 마나와 신 성력은 이미 이성진이 장악했다.

    “파나 신 너만 심장을 회수하기 위 해 시간을 끈 것이 아니야.”

    이성진은 파나 신이 심장을 조금씩 빼앗아 가는 것을 알았다. 일부러

    모른 척한 것이다. 어차피 빼앗길 심장이다. 그렇다면 빼앗긴 심장을 대신할 방법을 찾아야 했다. 그리고 방법은 이미 있었다.

    마나석 심장이다. 이미 많은 마나 석 심장을 만들었다. 만드는 것이야 어렵지 않다. 하지만 파나 신이 몰 래 심장을 빼앗아 가는 것처럼 이성 진도 파나 신 몰래 주변의 마나와 신성력을 장악해야 했다.

    “내 능력을 많이 봐 왔을 텐데 ……. 아니 파나 신 네가 알려 준 능력인가? 마나를 분석하고 내 것으 로 만드는.”

    엘 파나에서 파나 신이 다른 종족

    으로 변해 가르쳐 준 기술 중 하나 였다. 이 기술 때문에 많은 어려움 을 극복해 냈다. 결국, 자신에게 칼 이 되어 돌아간다.

    “그럴 리가 없다. 내가 가르쳐 준 것은 일반적인 마나를 분석하고 복 제하는 것뿐이야!”

    자신의 신성력이 담겨 있는 마나는 절대 분석할 수 없게 가르쳐 줬다. 하지만 그건 이성진을 띄엄띄엄 본 것이다.

    “내가 말했지. 신이 사라진 지구의 인간은 끊임없이 노력한다고!”

    이성진의 말에 파나 신은 이성진이 어떻게 자신이 가르쳐 준 기술을 더

    발전시켰는지 알 것 같았다.

    “빌어먹을 사라진 신! 인간 따위에 게 자신의 신성을 나누어 주니까 이 런 일이……

    누구나 신이 될 수 있는 유일한 종족.

    신에 가까운 능력을 얻게 된 이성 진.

    이 두 가지가 합쳐져 파나 신이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왔다.

    수천 년 동안 빈틈없이 준비한 계 획을 한 방에 무너뜨리는 그런 결과 가.

    그리고 파나 신은 깨달았다.

    “진정한 사라진 신의 잔재는 인간 이었군.”

    지구 차원을 침공할 명분을 얻게 되면 사라진 신의 잔재가 자신의 간 섭을 막지 못하는 것만 계산했다.

    사라진 신의 진정한 잔재는 끝없이 노력해 발전하는 인간이었다. 그런 지구의 인간이니 욕심이 났었다.

    욕심이 눈을 가렸다. 신이라 해도 욕심 앞에서는 어쩔 수 없었다.

    허탈한 표정을 짓는 파나 신에게 이성진은 비수 같은 말을 내뱉었다.

    “너는 이제 신이 아니야. 네가 진 정한 신이었다면 케인이나 엘리스가 그렇게 죽지 않았겠지.”

    이성진의 손에 빛나는 마나석 심장 이 완성됐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이 성진의 심장으로 들어갔다. 빼앗긴 파나 신의 심장 대신 자리 잡았다.

    그것을 보면서도 파나 신은 막을 수 없었다. 이성진의 비수 같은 말 때문이 아니었다. 지금 이성진의 주 변은 완벽하게 이성진의 공간이었 다. 자신이 끼어들어 영향력을 발휘 할 수 없었다.

    “신의 자격이 없는 너는 사라지는 것이 맞다.”

    이성진이 움직였다. 파나 신과의 거리가 줄어들기 시작했다. 파나 신 은 이를 악물었다. 이제는 누가 낫

    다고 생각할 수 없다. 파나 신이 두 려워하는 개싸움만 남았다.

    파나 신은 이성진과 맞붙으면 자신 이 두들겨 맞기만 하는 것을 잘 안 다. 필사적으로 이성진과 거리를 벌 리며 이성진이 장악한 마나와 신성 력을 다시 가져오려고 힘을 썼다.

    이성진은 어떻게 해서든 파나 신을 따라잡으며 더 많은 마나와 신성력 을 장악하려고 했다.

    웃기게도 엘 파나의 신이며 지구의 신이 되고자 한 파나 신은 자신이 선택한 도구였던 이성진에게 도망 다닐 수밖에 없었다.

    도망 다니는 주제에 이성진이 장악

    한 마나와 신성력을 빼앗아 오기란 힘들다. 오히려 이성진이 조금씩 마 나를 더 장악하고 신성력을 빼앗아 왔다.

    얼마나 공간을 늘리고 늘려서 도망 다녔는지 모른다. 파나 신은 어느 순간부터 자신이 가진 마나와 신성 력보다 이성진이 가진 마나와 신성 력이 더 많다는 것을 알았다.

    차원을 분리한 것이 실수였다. 이 성진이 힘을 얻지 못하게 하면 될 줄 알았다. 자신이 더 힘이 필요할 줄 몰랐다.

    파나 신은 더는 도망 다녀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어차피 시간이 지

    날수록 불리해진다.

    파나 신은 도망 다니는 것을 멈췄 다. 순식간에 좁혀지는 거리.

    그리고 자세를 잡았다. 이성진이 더 잘 싸우는 것이지 파나 신도 못 싸우는 것이 아니다. 전문 분야가 다른 것뿐이다.

    “와라!”

    호기롭게 소리치며 이성진을 기다 렸다. 이성진이 바로 앞까지 온 순 간 양손에 신검을 만들었다. 그리고 엘 파나 역사상 가장 화려하고 강력 하다는 검술을 쏟아 냈다.

    자신의 모든 것을 담은 일격이었 다.

    파나 신의 검이 수백 수천 개처럼 변해 날아갔다.

    단순하지만 피할 곳이 없는 그런 공격이었다. 이성진은 가볍게 손을 들어 흔들었다. 이성진의 앞으로 날 아오던 신검이 허무하게 폭발하며 사라졌다.

    같은 힘이 부딪혔으니 사라질 수밖 에 없었다. 그리고 이성진은 주먹을 쥐고 파나 신의 얼굴을 쳤다.

    파나 신은 피하지 않았다. 일부러 맞은 것 같았다. 고개가 확 돌아간 다. 이성진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다리를 걸어 넘어뜨리면서 무릎으로 옆구리를 쳤다.

    파나 신이 90도 가까이 꺾이면서 날아갔다. 어느새 이성진은 날아가 는 파나 신을 따라잡아 살짝 점프해 다리를 들었다.

    그대로 내려찍었다. 그리고 땅에 떨어지기 전에 올려 찼다.

    “커헉!”

    파나 신의 신체가 회복되지 않았 다. 이성진은 이런 경우를 분신에게 서 봤다. 아직 파나 신은 신성력이 남아 있었다. 이성진은 파나 신을 패던 것을 멈췄다.

    “또 무슨 꿍꿍이지?”

    “큭큭큭큭……. 아직 모르나? 잘 느껴 봐.”

    파나 신은 상처 입은 것을 회복하 지 않고 웃었다. 어차피 회복해 봤 자 또 맞는다.

    “내가 가질 수 없다면 너도 가질 수 없어야지.”

    이성진은 조금 전 파나 신이 했던 공격이 자신에게 한 것이 아니란 것 을 알았다.

    “무슨 짓을 한 거야!”

    “차원을 쪼갰다. 지구로 돌아가려 면 골치 아플 거야. 수백만 아니 수 천만 개로 쪼개진 차원 중에 어느 것이 지구로 가는 차원일까? 큭큭 큭 ”

    파나 신은 어차피 자신이 못 얻는

    것 이성진도 제대로 못 얻게 할 생 각이었다.

    “천 년? 이천 년? 지구로 가는 차 원을 찾았을 때쯤 너 역시 잊힌 신 이 되어 있을 거야. 하하하하!”

    “하다 하다 신도 미치는구나.”

    모든 마나와 신성력을 빼앗으면 파 나 신은 소멸한다. 이성진은 파나 신을 그냥 죽일 생각을 버렸다.

    “내가 찾을 때까지 맞으면서 살 자.”

    파나 신은 눈을 크게 떴다. 자신의 상처가 다 나았기 때문이었다. 자신 이 포기한 순간 이성진이 모든 것을 장악했다. 이성진의 허락 없이는 소

    멸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저기 잠깐만 그냥 나를 소멸……. 아악……!”

    이성진은 그냥 말없이 파나 신을 패기 시작했다. 아니 이제 신의 능 력을 잃었다. 그냥 이름이 파나일 뿐이다.

    한참을 두들겨 팬 이성진은 파나에 게 물었다.

    “더 맞기 싫으면 어느 차원인지 알 아내라.”

    “저도 모릅니다.”

    끊임없이 쏟아지는 매에는 신이었 던 파나도 어쩔 수 없었다. 이성진 에게 공손하게 대답할 수밖에.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잘라 냈습니 다.”

    끝이라고 생각해 차원을 잘라 분리 했다. 어느 곳이 지구로 향하는 차 원인지 모른다.

    “하아……. 이것도 신이라고……

    파나는 고개를 푹 숙였다. 그리고 지구로 돌아가는 차원을 찾을 때까 지 맞기 시작했다.

    그렇게 지구로 돌아가는 차원을 찾 기 시작하고 드디어 이성진은 지구 로 돌아가는 차원을 찾아낼 수 있었 다.

    에필로그

    “오늘 우리는 역사적인 날을 기억 하기 위해 모였습니다. 10년 전 오 늘 대한 제국이 탄생했으니까요!”

    고진명 총리가 단상에 서서 두 주 먹을 쥐고 말했다. 2036년 1월 1일 대한 제국 건립 기념일 행사를 하고 있었다.

    종로 광화문 광장에서.

    “그리고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합니 다. 이성진 폐하의 헌신적인 노력과 희생을요. 누구는 이성진 폐하께서

    돌아오시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광화문 광장에 모인 내외빈은 물론 사람들과 엘 파나의 종족들 대부분 은 고개를 흔들었다.

    “이제 새로운 황제를 내세워야 한 다는 말도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성진 황제 폐하께서 돌아올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 증거가 여기 있 으니까요!”

    고진명 총리에게서 빛이 나기 시작 했다. 따뜻하고도 편안한 느낌의 빛 이었다. 고진명 총리에게서 나온 빛 은 사방으로 퍼져 나갔다.

    그러자 오늘을 기다렸던 사람들이 두 손을 모으고 빛이 자신들을 치유

    해 주기를 간절하게 바랐다.

    그리고 그 바람은 이루어졌다. 병 에 걸린 사람들의 병이 낫기 시작했 다.

    1년에 단 한 번 대한 제국 건립 행사에서만 나타나는 기적이다.

    전 세계에서 매년 1월 1일 대한 제국의 수도 서울의 광화문 광장에 오려는 사람들이 많았다.

    이 기적을 보려 하는 사람과 병이 낫기를 바라는 사람들이 모였다.

    “제게서 이 빛이 사라지는 날은 없 을 것입니다. 만약 제가 죽는다 해 도 저와 똑같이 빛을 내는 사람이 존재한다면 이성진 폐하께서는 돌아

    오실 것입니다.”

    고진명 총리는 단상 바로 아래에 있는 아라를 슬쩍 봤다. 사실 이 능 력은 아라의 능력이었다. 단지 1년 에 단 한 번 아라가 고진명 총리에 게 능력을 빌려준다.

    “이제 지구 연합 국가는 새로운 도 약을 할 때입니다. 파나 신의 잔재 가 모두 사라졌기 때문이죠!”

    파나 신의 신성력은 매년 줄어들었 다. 그리고 사라졌다. 사실 사라진 것은 아니다. 이성진이 남기고 간 마나석 심장 때문에 바뀐 것이다. 그리고 세뇌가 풀려서 파나 신을 믿 지 않으니 신성력이 생겨나지 않았

    다.

    포로로 잡힌 엘 파나의 종족 중에 는 아직도 파나 신을 믿고 있는 이 도 있다. 하지만 파나 신의 신성력 이 사라지자 모든 능력을 잃었다.

    “전쟁이 끝난 지 벌써 5년이 지났 습니다.”

    신성 기사단이 이성진에 의해 사라 지고 신성 파나 제국의 인공위성은 모두 파괴됐다. 대한 제국에서 계속 인공위성을 올려놨다. 세뇌가 풀리 는 지역이 많아지니 당연히 이길 수 밖에 없었다.

    그래도 5년이나 걸렸다.

    “무너진 나라를 다시 세우고 지구

    연합 국가로 다시 태어나는 데 다시 5년이 걸렸습니다.”

    전후 복구를 통해 사라진 나라 대 부분이 다시 일어섰다. 대한 제국의 전폭적인 지원이 아니었다면 할 수 없었다.

    “누군가는 다시 전쟁을 일으키는 것이냐고 말할 것입니다. 하지만 아 닙니다. 엘 파나로 건너가는 이유는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았으 면 하는 이유에서입니다.”

    6개 대륙의 차원 통로와 백두산의 차원 통로를 다시 확보했다. 사실 엘 파나에 대규모 군대를 보내는 이 유는 이성진 때문이었다.

    혹시 엘 파나에 있지 않나 싶은 희망을 확인하고 싶었다.

    “엘 파나와 지구 국가 연합은 평화 롭게 교류하며 발전을……

    고진명 총리가 갑자기 말을 멈췄 다. 그리고 하늘을 봤다. 고진명 총 리뿐만 아니다. 모두가 강렬하게 무 언가를 느꼈다.

    아라가 벌떡 일어났다. 아라뿐만 아니다. 아라 옆에 앉아 있던 황수 정도 믿을 수 없다는 눈을 하고 일 어섰다.

    그때 아무것도 없는 파란 하늘에 선이 나타났다. 그리고 옆으로 벌어 졌다. 벌어진 곳에서 두 사람이 튀

    어나왔다.

    “너 만약 10년 이상 지났으면 각 오하는 것이 좋을 거야!”

    “헤헤. 절대 아닐 겁니다. 정말 최 선을 다해서 찾았습니다. 10년이 조 금 넘었을지는 몰라도 11년은 안 넘었습니다.”

    아라가 가장 먼저 소리쳤다.

    “아빠!”

    그리고 황수정은 날아올랐다.

    “아저씨!”

    정신을 차린 고진명 총리는 마법 확성기가 터져 나가라 소리쳤다.

    “이성진 폐하!”

    사방에서 공중에 떠 있는 이성진을

    향해 날아올랐다. 맥칼란은 물론 강 한결과 하늘의 검, 하늘의 딸 그리 고 소인족 친구들 등이.

    마법 도구가 가능하게 했다.

    이성진은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이 들을 보며 미소가 절로 나왔다. 변 한 것은 홀쩍 커 버린 아라뿐이었 다.

    “10년 안 지났나 보네.”

    “그것 보십시오. 제가 그냥 신 노 릇 한 것 아니라니까요!”

    “자랑이다.”

    “헤헤.”

    이성진은 파나를 놔두고 가장 먼저 딸인 아라를 품에 안았다. 그리고

    황수정이 날아와 안겼다. 나머지는 이성진의 주변에 머물렀다.

    “아빠! 왜 이렇게 늦었어요!”

    “미안.”

    “칫. 내가 더 아빠를 차지하고 싶 지만, 황수정 엄마를 위해서 양보한 다.”

    이성진은 눈을 크게 떴다.

    “황수정 엄마?”

    “응. 그냥 엄마 하기로 했어. 아빠 생각하는 마음이 너무 애틋해서. 그 리고 능력 있고 예쁘잖아.”

    “나는 아직 허락 안 했는데?”

    이성진의 말에 안겨 있던 황수정이 눈을 홀겼다.

    “그래서 싫어요?”

    “아니. 싫다기보다는 너무 갑작스 러워서.”

    “싫지 않으면 됐어요.”

    이성진은 어째 파나보다 더 어려운 상대를 만난 것 같은 느낌을 받았 다.

    “보는 사람도 많은데 이만 떨어져 주면 안 될까?”

    “떨어지는 것은 안 돼요.”

    황수정이 이성진의 팔짱을 꼈다.

    “그런데 누구예요?”

    황수정의 질문에 이성진은 아무렇 지 않게 대답했다.

    “파나!”

    그리고 황수정과 함께 아래로 내려 갔다. 모두 파나가 파나 신이었다는 것은 상상도 못 했다.

    파나는 자신을 놔두고 내려가는 이 성진을 향해 소리치며 따라갔다.

    “같이 가시면 안 될까요?”

    비가 오고 난 후 땅이 더 단단해 지는 것 같이 엘 파나의 침공 이후 에 지구는 더 단단하게 결속할 수 있었다.

    신의 부재로 잃어버렸던 능력을 찾 고 과학과 마법을 결합한 새로운 시 대가 열렸다.

    그 시대를 열게 한 주인공인 이성 진이 돌아왔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지구와 엘 파나가 서로 도우며 성 장하는 일이 남았다.

    지금쯤 엘 파나는 파나 신의 부재 로 마나가 사라졌을 테니까.

    〈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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