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S급 생존자-48화 (48/50)
  • 5장. 대한 제국

    “맥칼란 공왕 작품인가요?”

    [그렇습니다. 맥칼란 공왕이 마나 막 통과 마법 도구의 소형화는 물론 대량 생산이 가능하게 만들었습니 다.]

    역시 맥칼란 공왕이라는 생각이 들 었다. 파나 신 때문에 마나를 제대 로 사용 못 하는 지역을 공격할 수 단을 만든 것이다.

    이건 전쟁의 판도를 바꿀 수 있을 만한 것 같았다.

    “대량 생산이 가능하다 해도 12시 간 안에 수많은 폭탄에 장착할 수 있나요?”

    이성진의 질문에 황수정이 옆으로 비켜서고 맥칼란이 앞으로 나섰다.

    [물론입니다. 폐하! 두 번째 달 폭 파 계획 때부터 시험 생산하고 있었 습니다. 천하 그룹의 도움으로 자동 생산 시설이 완성되었습니다. 12시 간이면 1만 개 정도 생산 가능합니 다.]

    인제 보니 맥칼란과 천하 그룹의 합작이었다. 맥칼란의 마법 술사의 능력과 천하 그룹의 기술력이 합치 니 무시 못 할 시너지 효과가 나왔

    다.

    [물론 폐하께서 만들어 주신 마나 석 심장 때문에 완성할 수 있었습니 다만…….]

    보통의 마나석으로는 마나막을 통 과하는 마법 도구를 대량 생산할 수 없었다.

    “그새 하나 빼돌리셨나요?”

    마법 술사는 어떻게 보면 과학자나 마찬가지였다. 여러 가지 실험을 많 이 한다. 맥칼란은 예전부터 마법 도구를 만드는 데 필요한 것은 은근 슬쩍 빼돌렸다. 이성진이 가지고 왔 던 것도 몇 개 빼돌렸었다.

    받은 것이 있으니 알아도 모른 척

    했을 뿐이다.

    맥칼란이 어색하게 웃었다.

    [하하. 잘 아시면서 그러십니다. 폐 하! 앞으로 몇 개 더 만들어 주셔야 할 것 같습니다. 잘하면 폐하께서 만들어 주신 마나석 심장까지는 아 니어도 비슷한 것을 생산해 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성진이 한없이 마나석 심장을 만 들어 줄 수 없다는 것을 안다. 그래 서 맥칼란은 마나석보다 효율이 좋 은 마나석 심장을 생산해 낼 생각이 었다.

    그렇게 되면 수많은 생산 공장을 돌릴 수 있다.

    전자기기를 대신할 마법 도구를 생 산할 수 있다. 그 기반은 이미 천하 그룹에서 만들어 놨다.

    지금까지는 마나석이 부족해 전쟁 을 위한 것들만 최우선으로 생산했 다.

    마나 산업 혁명이 일어나는 순간이 다.

    “그럴 수만 있다면 얼마든지 만들 어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폐하! 그럼 자세한 작전은 황수정 재상에게 들으시면 됩니다.]

    맥칼란이 뒤로 빠졌다. 그러자 황 수정이 다시 정면으로 왔다.

    [폐하! 약 12시간 후 첫 번째 폭격 기들이 6천 개의 폭탄을 싣고 백두 산으로 출발할 것입니다. 그 후 에…….]

    작전 내용은 간단했다. 마법 도구 를 장착한 폭격기와 호위 전투기가 와서 백두산 근처에 있는 신성 파나 제국의 군대를 융단 폭격한다.

    신성 기사와 신성 마법사 그리고 사제를 제외한 일반 병사는 폭발에 서 무사할 수 없다.

    폭탄은 신성 마법사가 펼치는 마나 막 방어를 그냥 뚫고 땅에 떨어진 다. 신성 기사는 자신이 가지고 있 는 마나로 피해를 줄일 수 있다.

    신성 마법사는 폭발하는 파편을 신 성 방어 마법으로 막을 수 있다. 사 제 역시 신성 방어 마법을 사용할 수 있으니 파편을 막을 수 있다.

    하지만 재수 없으면 폭탄을 직접 맞을 수 있다. 그런 경우 신성 기사 와 신성 마법사 그리고 사제도 무사 할 수 없다.

    융단 폭격이 끝난 다음 황수정이 이끄는 흑기사와 오르쿠 검은 전사 1천 명이 살아남은 잔당을 처리한 다. 그때 백두산 기지의 인원은 수 송기를 타고 떠난다.

    수송기로 성남 공항까지 30분 정 도면 갈 수 있다. 성남 공항에 백두

    산 기지 인원을 내려 준 수송기는 다시 백두산으로 와서 황수정과 부 하들을 태우고 복귀한다.

    [이상입니다. 폐하!]

    “괜찮은 계획이네.”

    [감사합니다. 폐하!]

    “그럼 12시간 뒤에 보자고.” [알겠습니다. 폐하!]

    마법 통신이 끊겼다. 이성진은 아 라와 더 이야기하고 싶었다. 하지만 할 일이 있었다.

    “아라야. 잠시만 기다려 아빠는 여 기를 정리해야 해서.”

    “알았어.”

    아라는 이성진이 눈에 보이는 곳에

    있다는 것 하나만으로 안정을 찾았 다.

    이성진은 아라와 잠시 떨어져 백두 산 기지 책임자를 찾았다. 바로 달 려왔다.

    “폐하! 찾으셨습니까?”

    “12시간 안에 기지를 폐쇄할 수 있나요?”

    기지 책임자는 자신만만한 표정으 로 대답했다.

    “모든 준비는 끝나 있습니다. 백두 산 기지를 떠나는 순간 이곳은 폭탄 에 의해 매몰될 것입니다.”

    이성진이 원하는 대답이 아니었다.

    “매몰된다라……. 저 차원 통로를

    파괴하지 못한다는 말로 들리는데 요.”

    “그렇습니다. 차원 통로를 파괴할 만한 시설이나 장비가 이곳에는 없 습니다.”

    지금 이들이 할 수 있는 것은 엘 파나에서 건너오지 못하게 차원 통 로를 막고 기지를 폭파해 돌과 흙으 로 뒤덮어 버리는 것이었다.

    그리고 사실 차원 통로를 파괴할 만한 시설이나 장비도 없었다.

    “그럼 이곳을 다 비우고 차원 통로 를 막은 문을 열어요.”

    “문을 열라는 말씀이십니까?”

    “네. 그래야 차원 통로를 파괴할

    수 있는지 알 수 있으니까요.”

    차원 통로는 완벽하게 납과 금속으 로 뒤덮여 있다. 이성진도 납 안쪽 의 차원 통로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없었다.

    “알겠습니다. 폐하!”

    문을 열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 른다. 하지만 이성진이 열라고 하니 열 수밖에 없었다.

    기지 책임자는 차원 통로가 있는 곳의 사람들을 밖으로 내보냈다. 아 라도 나이프 잭과 함께 나갔다.

    이제 차원 통로 앞에 있는 것은 이성진 혼자뿐이었다.

    통제실에서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차원 통로를 막고 있는 문을 열었 다. 거대한 문이 천천히 열렸다.

    백두산 기지의 차원 통로는 이성진 의 기억에 있는 것과 똑같았다.

    소용돌이치는 듯한 모양의 원형이 다.

    이성진이 조용히 다가가 손을 댔 다. 차원 통로를 느끼고 파악하기 위해서였다.

    5분 정도 손을 댔다가 뗀 이성진 은 고개를 흔들었다.

    차원 통로를 파괴할 수 없었다. 아 니 파괴해서는 안 된다. 시간이 꽤 지나 지구와 완벽하게 연결됐다.

    파괴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

    른다.

    이성진의 예상으로는 차원이 붕괴 한다. 조금씩 천천히.

    지구 정도는 그냥 사라진다. 블랙 홀이 생길 것이다. 모든 것을 빨아 들이는.

    엘 파나 역시 지구와 똑같은 운명 이 된다.

    “일곱 번째 차원 통로인 줄 알았는 데 첫 번째군.”

    차원 통로를 만져 보고 알았다. 백 두산 깊숙한 곳에 숨겨진 차원 통로 는 파나 신이 만든 첫 번째였다.

    이곳을 통해 황수정의 아버지도 엘 파나로 건너간 것을 알았다.

    “문을 다시 닫아!”

    이성진의 말에 통제실에서 거대한 문을 닫았다. 이제 남은 방법은 원 래 계획대로 백두산 기지를 폭파해 차원 통로를 묻어 버리는 것이다.

    그리고 다른 곳은 몰라도 신성 파 나 제국에게서 백두산은 무조건 확 보해야 한다. 신성 파나 제국이 땅 을 파고 차원 통로를 확보하면 전쟁 은 더 어려워진다.

    엘 파나에서 계속 증원군을 데리고 올 테니까.

    차원 통로의 문이 닫히고 이성진은 아라에게로 갔다. 백두산 기지 철수 와 폭파는 알아서 할 테니 이성진이

    신경 쓸 것은 없었다.

    이성진은 아라와 함께 12시간을 보내면서 그동안 있었던 일들을 이 야기해 줬다.

    아라는 실감이 가지는 않지만, 이 성진의 말에 맞장구를 쳐 주며 좋아 했다. 정말 이성진을 만나기 힘들었 다. 그냥 옆에 있는 것만으로 좋았 다.

    그리고 12시간 후 백두산 땅속 깊 숙한 곳에 자리한 기지가 약하게 흔 들렸다. 융단 폭격이 시작된 것이다.

    백두산 기지 안의 사람들은 모두 입구 근처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입 구 밖에 경계를 서는 사람의 신호가

    오면 밖으로 나가 수송기에 탑승하 기 위해서였다.

    폭격이 시작되고 한 시간쯤 지났을 때 흔들림이 멎었다. 그리고 곧 밖 에서 신호가 왔다. 막아 놨던 입구 를 열었다. 평소에는 트럭이 왕복해 도 될 만한 통로가 열려 있다. 그 통로의 입구를 연 것이다.

    입구가 열리고 수송기가 내려앉는 것이 보였다. 하지만 백두산 기지의 그 누구도 수송기를 향해 달려가지 않았다.

    가장 먼저 가야 하는 것은 이성진 과 아라이기 때문이었다.

    이성진과 아라에게 길을 비켜 주며

    모두 무릎을 꿇었다.

    아라는 얼떨떨한 기분이었다. 이성 진이 오기 전까지 공주 대접을 받기 는 했다. 아니 천하 그룹의 상속자 이니 공주처럼 여겼다.

    하지만 그뿐이었다.

    이렇게 사람들이 무릎을 꿇으며 고 개를 조아리지는 않았다.

    이성진은 머쓱하게 웃었다.

    “그냥 눈 딱 감고 오글거리는 것 참으면 된다. 어쩔 수 없더라.”

    “풋!”

    아라는 평소 이성진이 어떤 성격인 지 잘 안다. 이런 무릎 꿇는 예의 같은 것은 싫어한다.

    이성진이 어떤 마음으로 말한 것인 지 아니 웃음이 나왔다.

    “우리 아빠 출세했네. 만년 과장일 줄 알았는데.”

    “무슨 소리! 원래 내년에 차장 승 진 예정이었어!”

    “승진 예정자였다며.”

    회사 직원은 남아 있어도 회사는 사라졌다.

    “이러고 있다가 시간 더 지체된다. 우리가 타야 이 사람들도 탄다.”

    “웅. 아빠. 가자.”

    아라가 이성진의 손을 잡고 끌었 다. 이성진은 아라가 이끄는 대로 수송기를 향해 걸어갔다. 더 빠르게

    갈 수도 있다. 하지만 아라가 이끄 는 대로 가고 싶었다.

    주변이 안전한 것은 이미 확인했 다.

    그리고 전투기 30대 정도가 물샐 틈없이 주변을 경계하며 떠 있다.

    첫 번째 수송기에서 하늘의 검과 검은 전사 100명이 내려 이성진과 아라를 기다렸다.

    “아빠..

    아라가 거대한 덩치를 가진 하늘의 검과 검은 전사들을 보자 이성진의 손을 꽉 잡았다.

    “아라야! 걱정 안 해도 돼. 아빠 부하야.”

    “ O ”

    ■o'.

    아라는 이성진의 손에서 따뜻한 기 운이 느껴졌다. 놀란 가슴이 진정됐 다. 이성진과 아라가 다가오자 하늘 의 검은 바로 소리쳤다.

    “킁! 위대하신 왕 이성진 폐하와 이아라 공주님을 뵙습니다.”

    하늘의 검이 소리치자 100명의 검 은 전사도 똑같이 소리치며 한쪽 무 릎을 꿇고 고개를 숙였다.

    [킁! 위대하신 왕 이성진 폐하와 이아라 공주님을 뵙습니다!]

    아라는 기분이 좋아졌다. 하늘의 검과 검은 전사가 이성진을 진심으 로 따른다는 것이 느껴졌다.

    “하늘의 검, 여긴 왜 왔어?”

    “푸홍! 당연히 아라 공주님을 뵙기 위해 왔습니다. 폐하께서 그렇게 만 나고 싶어 한 아라 공주님을 제가 첫 번째로 영접할 수 있는 영광을 따냈습니다. 푸흐흥!”

    생긴 것과는 다르게 콧바람을 내뿜 으며 좋아하는 하늘•의 검을 보며 아 라도 웃음이 나왔다. 순수하다고 느 꼈다.

    “뭐를 따내?”

    “푸훙! 아주 치열한 경쟁이었습니 다. 아라 공주님! 제가 직접 모시는 영광을 허락해 주십시오!”

    하늘의 검은 정중하게 손을 내밀었

    다. 아라는 이성진을 쳐다봤다.

    “아라 하고 싶은 대로 해.”

    “응. 그.럼 나 하늘의 검 아저씨 에 스코트 받아도 되는 거지?”

    “에스코트? 하하. 그래. 받아도 된 다.”

    “알았어!”

    아라는 바로 하늘의 검이 내민 손 을 잡았다.

    “푸홍! 영광입니다. 아라 공주님! 모시겠습니다.”

    아라보다 두 배는 더 큰 하늘의 검이 아라의 손을 잡고 가기 위해 구부정하게 허리를 굽혀 걷는 모습 이 웃겼다. 하지만 그 어떤 검은 전

    사도 웃지 않았다. 오히려 부러워했 다.

    자신들의 위대한 왕이자 믿음의 대 상인 이성진의 하나뿐인 딸인 아라 의 손을 잡을 수 있다면 오리걸음이 라도 할 수 있었다.

    이성진이 웃으며 아라와 하늘의 검 뒤를 따라 수송기에 올랐다. 그리고 검은 전사가 올라탔다. 곧 수송기는 성남 공항을 향해 떠났다.

    이성진과 아라가 떠나자 백두산 기 지 사람들도 차례대로 수송기를 타 고 떠났다. 마지막 수송기가 떠났을 때 백두산 기지는 굉음과 함께 폭삭 주저앉았다.

    백두산 기지가 주저앉을 때쯤 이성 진과 아라가 탄 수송기는 성남 공항 에 내리고 있었다.

    아라는 하늘의 검과 금방 친해졌 다. 원래 붙임성이 있었다. 그리고 하늘의 검이 진심으로 아라를 위하 며 좋아해 주니 더 친해졌다.

    “푸흥! 아라 공주님! 성남 공항에 내리시면 더 깜짝 놀라실 겁니다.”

    “왜요? 하늘의 검 아저씨?”

    이제는 아저씨라고 부른다.

    “도착했으니 알게 되실 겁니다.”

    하늘의 검은 아라가 깜짝 놀랄 것 을 기대하면서 말했다. 이성진은 이 미 짐작하고 있었다. 성남 공항에

    도착하면서 느껴지는 것이 있었다.

    수송기가 도착하고 문이 열리자 검 은 전사들이 먼저 뛰어내렸다. 그리 고 두 줄로 도열했다.

    “푸흥! 아라 공주님, 가시죠.”

    “아빠가 먼저 가야 하는 것 아닌가 요?”

    “킁! 맞는 말씀이시기는 한데

    이성진은 난처해하는 하늘의 검을 대신해 말했다.

    “아라야! 오늘의 주인공은 너야. 먼저 내려!”

    아라는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하늘 의 검과 함께 수송기 문을 나섰다.

    그러자 최소 1천 명 이상이 기다리 고 있다가 소리쳤다.

    [이아라 공주님의 귀환을 환영합니 다.]

    아라는 깜짝 놀랐다. 이성진의 밑 으로 들어온 모든 종족 대표들이 아 라를 환영하기 위해 나와 있었다.

    그중에서도 아라가 가장 반가운 것 은 김동수였다.

    “할아버지!”

    아라가 김동수에게 달려갔다. 그리 고 점프하듯 안겼다.

    “어이쿠! 아라 공주님. 이제는 체 통을 지키셔야 합니다.”

    “피! 또 그 말씀! 언제는 천하 그

    룹의 후계자로서 체통을 지켜야 한 다고 하더니요.”

    “하하. 그때보다 지금이 더 중요하 십니다. 대한 제국의 유일한 후계자 이시니까요.”

    “대한 제국이요?”

    “그 이야기는 천천히 해 드리겠습 니다. 아라 공주님을 뵙기 위해 나 온 이들을 소개하겠습니다.”

    북쪽 전선에 있어 아라를 보러 못 온 샤인과 란마스 그리고 백두산에 있는 황수정을 제외한 중요한 이들 이 다 왔다.

    “여기는 드뷔시 공왕가의 맥칼란 공왕입니다.”

    “아라 공주님 이야기 많이 들었습 니다. 들은 대로 미인이십니다.”

    “감사합니다.”

    “여기는 오르쿠 주술사인 하늘의 딸입니다.”

    “아라 공주님을 뵙게 되어 영광입 니다.”

    “아! 하늘의 검 아저씨 아내 분! 저도 만나서 영광이에요.”

    “여기는……

    꽤 중요한 이들만 소개했다. 그리 고 마지막에 인사한 사람은 아라도 예상 못 한 사람이었다.

    “마지막으로 고진명 전 대통령님.”

    “아라 공주님, 예전에 한 번 뵙고

    또 뵙습니다. 무사하시니 다행입니 다.”

    “아! 네! 대통령님!”

    “하하. 이제는 대통령이 아닙니다. 대한 제국의 신하입니다. 이성진 폐 하의 신하이자 아라 공주님의 신하 입니다.”

    아라는 바로 뒤에 있는 이성진을 쳐다봤다. 그리고 조그마하게 말했 다.

    “아빠가 대한민국 먹은 거야?”

    아라의 말에 이성진만 웃었다. 나 머지는 웃지도 울지도 못했다.

    “하하! 어쩌다 보니까?”

    “아빠 진짜 짱이구나.”

    이제야 15세 아이 같은 모습을 보 여 줬다.

    “일단 여기서 이러고 있지 말고 가 자.”

    “어디로?”

    “집이지.”

    이성진은 아라를 데리고 세단에 올 라탔다. 그리고 청와대로 향했다. 지 금 이성진의 집은 청와대니까.

    이제 대한 제국을 선포하고 신성 파나 제국과, 아니 파나 신과 제대 로 싸울 때가 머지않았다.

    * * *

    무사히 아라를 백두산 기지에서 데 려왔다. 그 이후 서울•경기 지역 밑 으로는 평화로운 일상이었다. 하지 만 항상 그렇듯이 평화로운 일상을 지키기 위한 대가가 존재했다.

    서쪽 평양 지역과 동쪽 함주 지역 은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었다. 신성 파나 제국은 샤인과 란마스의 군대를 뚫고 남하하려 했고 샤인과 란마스는 절대 뚫리지 않기 위해 최 선을 다했다.

    그리고 후방에서 계속 예비군을 편 성해 위로 올려 보냈다.

    하지만 곧 신성 파나 제국은 거센 공격을 멈춰야만 했다. 지금까지 당

    해 보지 못했던 공격을 당했다. 쉴 새 없이 떨어지는 다연장 로켓탄과 포탄 때문에 병사들은 속절없이 당 했다.

    한반도는 엄청난 양의 재래식 무기 가 있다. 마나막만 뚫을 수 있다면 피해를 줄 수 있다. 맥칼란이 개발 한 마나막 통과 마법 도구가 있다. 한반도에 남아 있는 재래식 무기에 마나막 통과 마법 도구를 부착한 것 이다.

    다연장 로켓탄과 포탄이 떨어질 때 파나 신의 사제가 걸어 준 축복이 재앙처럼 변했다.

    파나 신의 사제가 걸어 준 축복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자잘한 상처는 즉시 회복하는 것이다. 포탄 이 터지면서 산산이 조각나 죽는 병 사는 행운이다. 파편이 몸에 박힌 상태로 회복되면 그 고통은 상상을 초월한다.

    파편이 혈관을 타고 들어가 내장 기관을 건드리고 서서히 고통스럽게 죽는 병사도 있었다.

    신성 파나 제국은 공격을 멈추고 전력을 보강하며 재래식 무기를 막 을 방법을 찾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신성 파나 제국이 공격을 멈췄다고 해서 샤인과 란마스가 북 진하지는 않았다.

    샤인과 란마스 역시 전력을 보강하 고 마나석 심장에서 만들어 내는 마 나를 받을 수 있는 기지를 곳곳에 설치해야 했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곧 대한 제국의 선포였다.

    하지만 계획대로 선포할 수 없었 다. 몽골 지역에서 계속된 패전으로 밀리고 있는 지구 연합군 때문이었 다.

    청와대에 지구 연합군 특사가 도착 했다.

    “이렇게 면담을 주선해 주셔서 감 사합니다. 정학철 대장님.”

    “제가 허락한 것이 아닙니다. 저는

    그저 폐하께 지구 연합군의 요청이 있었다는 것만 말했을 뿐입니다. 허 락은 폐하께서 하신 겁니다.”

    “그게 그것 아닙니까! 정학철 대장 님께서 말하시지 않았다면 이렇게 빨리 만나 뵐 수 없었을 겁니다.”

    “폐하와 헨리 준장의 옛 인연도 한 몫했습니다.”

    지구 연합군에서 보낸 특사는 영국 특수부대 SAS의 헨리 존슨 준장이 었다. 엘 파나의 침공이 일어난 후 대령에서 준장으로 진급했다.

    “하하. 그렇게 말해 주시니 감사합 니다.”

    헨리 준장은 웃으면서도 속으로 씁

    쓸했다. 이성진이 이렇게 세력을 만 들 줄 알았으면 천하 그룹에서 압력 을 넣었어도 끝까지 이성진을 데리 고 있었어야 했다.

    그랬다면 영국은 다시 세계 정상에 우뚝 설 수 있었을 것이다.

    지금은 버려진 나라 중 하나가 되 었지만.

    지나간 후회는 빨리 잊어야 했다. 헨리 준장은 이성진과 만나 얻어내 야 할 것이 많다.

    예전의 동료였던 이성진이 아니다. 자신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지위와 세력을 가졌다.

    정학철 대장의 뒤를 따라 청와대

    접견실로 갔다.

    “이곳에서 기다리시면 곧 폐하께서 나오실 겁니다.”

    “알겠습니다.”

    정학철 대장과 헨리 준장은 접견실 소파에 앉아 한참을 기다렸다. 소소 하게 서로의 상황을 이야기하며 기 다리고 있을 때 접견실 문이 열리고 이성진이 들어왔다.

    “헨리!”

    헨리 준장은 벌떡 일어나 허리를 숙이려고 했다. 하지만 그럴 수 없 었다. 어느새 이성진이 다가와 헨리 준장을 껴안았기 때문이었다.

    “이게 얼마 만이야? 15년이 넘었

    지?”

    “큼……. 그렇습니다. 폐하.”

    “왜 이렇게 늙었어?”

    “크흠……. 폐하께서 젊어지신 것 입니다. 20년 전 처음 뵈었을 때보 다 더 젊으신 것 같습니다.”

    헨리 준장의 솔직한 심정이었다. 이성진이 젊어졌다는 것은 들었다. 하지만 눈으로 직접 보니 더 젊어진 것 같았다.

    “그냥 말 편하게 흐H. 우리끼리인 데.”

    “커홈•…"

    헨리 준장은 슬쩍 눈치를 봤다. 이 성진 혼자 온 것이 아니다. 그 유명

    한 용족인 황수정과 김동수, 맥칼란 공왕 그리고 고진명 전 대통령까지 뒤에 서 있었다.

    모두의 눈빛은 ‘말 편하게 하면 안 된다.’였다.

    특히나 황수정과 김동수는 어딜 감 히 말을 함부로 하려고 하느냐는 듯 한 표정까지 지었다.

    헨리 준장은 알아서 기어야 했다.

    “하하. 그럴 수는 없습니다. 폐하께 서는 이제 한 나라의 왕이십니다. 저는 일개 장군이고요. 또한, 어려운 부탁을 드리려고 온 것입니다.”

    이성진은 아쉬운 표정으로 헨리 준 장에게서 떨어졌다. 사적인 자리면

    몰라도 헨리 준장의 말처럼 공적인 자리였다.

    “그럼. 지구 연합 대표로 온 헨리 준장의 말을 듣겠습니다. 앉으세요.”

    이성진도 예의를 갖췄다. 이성진이 자리에 앉는 것을 기다렸다가 헨리 준장이 앉았다. 황수정과 김동수 그 리고 고진명 전 대통령도 자리를 잡 았다.

    “정학철 대장에게 대충 이야기는 들었습니다. 지원을 더 늘려 달라고 요?”

    “그렇습니다. 폐하!”

    헨리 준장은 이성진이 보자마자 반 겨 준 것 때문에 일이 쉽게 풀릴

    줄 알았다. 하지만 아니었다.

    “미안하지만 다른 지원은 해 줄 수 있어도 파병은 안 됩니다.”

    헨리 준장의 얼굴이 하얗게 변했 다. 가장 중요한 지원이 파병이었다. 신성 파나 제국의 병사는 어떻게 상 대할 수 있다. 하지만 신성 기사나 신성 마법사의 경우 상대하기 어려 웠다.

    특히나 신성 기사는 지구 연합군에 게 있어 재앙에 가까웠다.

    “많은 병력을 요구하는 것이 아닙 니다. 폐하! 정예 1만 명 정도만 파 병해 주셨으면 합니다.”

    정예 1만이 신성 기사를 상대할

    수 있어야 했다. 최소 오르쿠 검은 전사다.

    “정예 1만 명 가지고 뭐를 하려고 요‘?”

    “전선을 다지고 부대를 재편성할 시간이 필요합니다.”

    속절없이 밀리고 밀리다 보니 부대 가 뒤섞이고 작전이 제대로 이루어 지지 않았다. 그나마 식량과 의복 같은 지원을 해 주지 않았다면 버티 지 못했다.

    잠시라도 휴식을 하며 부대를 재편 성해야 그나마 더 버틸 여력을 가질 수 있었다. 그렇게 하려면 신성 기 사를 상대할 병력이 필요했다.

    “그래서 파병은 못 해 줍니다.”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파병을 안 해 주면 지구 연합군은 얼마 못 버틴다. 그것을 잘 알면서 도 이성진이 파병을 못 해 준다고 말하니 이해할 수 없었다.

    “지구 연합군의 시간을 벌기 위해 서 1만 명의 목숨을 버리라는 것 아닌가요?”

    그럴 가능성이 컸다. 아니, 그렇다. 가장 위험한 곳에 파병 온 1만 명 을 투입할 것이다. 1만 명이 다 죽 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엄청난 피해는 당연했다.

    “그저 시간만 벌기 위해서라면 파 병은 못 합니다.”

    헨리 준장은 입술을 깨물었다. 이 렇게 쉽게 물러설 수 없었다.

    “폐하께서도 잘 아시지 않습니까! 시간을 벌면 100만 명 이상이 살 기회를 얻습니다!”

    “100만 명 살자고 내 백성의 목숨 을 줄 수는 없습니다.”

    너무 단호하게 말하는 이성진이었 다. 헨리 준장은 인정에 호소하는 것은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성진이 자기 사람은 끔찍 하게 아낀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렇다면 지구 연합군에 참가한

    나라가 대한 제국의 속국이 되는 것 은 어떠십니까?”

    “속국이 요?”

    이성진은 황당했다. 1만 명 지원 안 해 준다고 했더니 속국이 되면 어떻겠냐고 말했다. 1만 명 대신 다 른 지원을 해 줄 생각이었다.

    그 지원만으로도 충분히 시간을 벌 수 있다.

    “그렇습니다. 지구 연합군이 대한 제국의 군대가 된다면 더는 남이 아 니지 않습니까! 100만 명이 넘는 폐하의 백성을 구해 주십시오.”

    이성진이 대답하지도 않았다. 그런 데 헨리 준장은 벌써 지구 연합군이

    이성진의 밑으로 들어간 것처럼 말 했다.

    “그건 너무 섣부른 판단 같습니다 만……

    헨리 준장은 이성진이 자신에게 그 정도 권한이 없는 것으로 오해했다.

    “폐흐}! 저는 지구 연합군의 전권 대리인으로 왔습니다. 살아남은 지 구 연합국의 최고 지휘자들의 서명 을 받아왔습니다.”

    헨리 준장이 현재 지구 연합군에 참가한 32개국 최고 지휘자의 서명 이 있는 서류를 꺼냈다.

    “최악의 경우 대한 제국의 속국이 되는 것까지 인정한다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헨리 준장이 32개국 최고 지휘자

    를 설득한 것이었다. 어차피 죽거나 포로가 되느니 속국이지만 국가라도 유지하면서 엘 파나와 싸우는 것이 낫기 때문이었다.

    “이 정도로 저희는 절실합니다.”

    헨리 준장이 내놓은 서류를 고진명 전 대통령과 김동수가 먼저 받아서 확인했다. 그리고 황수정에게 넘겼 다. 황수정은 대충 보고는 이성진에 게 눈빛을 보냈다. 자신이 나서겠다 고.

    “황수정 재상, 할 말이 있으면 해.”

    “감사합니다. 폐하!”

    황수정은 이성진에게 인사한 다음 헨리 준장에게 말했다.

    “전략적으로 지구 연합군이 살아남 는 것도 대한 제국의 이득입니다.”

    헨리 준장은 황수정의 말이 반가웠 다. 그리고 더 반가운 말이 들렸다.

    “대한 제국이 신성 파나 제국에 정 식 선전 포고를 한 다음 군대가 북 진할 때, 지구 연합군이 뒤에서 신 성 파나 제국을 괴롭힌다면 좋으니 까요.”

    “꼭 그렇게 할 것입니다.”

    헨리 준장은 1만 명의 정예를 지 원해 주신다면 가능하다는 말은 안 했다. 일단 한고비를 넘긴 다음 말 할 생각이었다.

    사실 상황이 이렇게 급하지 않았다

    면 선택하지 않았을 협상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1만 명의 정예를 파병할 필요까지는 없습니다.”

    “황수정 재상님. 그게 무슨 말이십 니까? 1만 명의 정예가 있어야 지 구 연합군은 버틸 수 없습니다.”

    헨리 준장은 자신도 모르게 화를 냈다. 파병해 줄 것처럼 말했다가 안 해 준다고 하니 그랬다.

    “제 말을 오해하신 것 같군요. 1만 명의 정예를 파병하는 것 대신 다른 지원을 받아도 지구 연합군은 충분 히 버틸 수 있다는 겁니다.”

    헨리 준장의 눈이 커졌다. 믿기 힘 들었다.

    “우리 쪽 분석으로는 최소 1만 명 이 필요합니다.”

    “그건 지구 연합군 분석이고, 이쪽 지원이 무엇인지 모르면서 그렇게 말하는 것은 예의가 아닙니다.”

    헨리 준장은 바로 자신이 잘못했다 는 것을 알았다.

    “미안합니다. 그러면 그 지원이 무 엇인지 들어 볼 수 있겠습니까?”

    그런데 이성진이 황수정에게 손을 내밀었다.

    “그 서류 줘 봐.”

    “네. 폐하!”

    황수정은 마무리를 이성진이 한다 고 생각해 32개국 최고 지휘자의

    서명이 있는 서류를 건네줬다. 그런 데 이성진이 서류를 받자마자 그대 로 찢어 버렸다.

    “폐하!”

    “내 마음대로 해서 미안한데 이런 것을 받을 필요 없어.”

    황수정은 급하게 고개를 숙였다.

    “아닙니다. 폐하! 모든 것은 폐하 의 뜻대로 하셔야 합니다.”

    “되도록 같이 의논하는 것이 맞는 데 이건 아니다 싶어서.”

    “무슨 말씀이신지.”

    “어차피 해 주기로 한 것, 남의 어 려움을 이용해 이득을 얻기는 싫습 니다. 그리고 지금 지구 연합국이

    속국으로 들어온다고 해도 그것이 제대로 된 속국일까?”

    아니다. 황수정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기회였다. 이런 기회가 또 있을 리가 없다. 엘 파나와의 전쟁 이 끝났을 때 천천히 시간을 두고 완전한 속국으로 만들 생각이었다.

    “이왕 도와주기로 한 것 그냥 도와 주자고! 그것이 전략적으로 좋다는 분석도 끝냈잖아.”

    “그러시다면 폐하 뜻대로 하십시 오.”

    황수정은 언제나 이성진의 편이 되 기로 마음먹었었다. 이성진을 위해 최상의 이익을 내주려는 것도 그 마

    음 중 하나였다. 하지만 이성진이 원한다면 그것이 최우선이었다.

    이성진과 황수정의 대화를 듣고 있 던 헨리 준장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

    “헨리! 이딴 것 필요 없어. 힘들게 싸우는 것 다 알아.”

    헨리 준장은 이성진이 다시 옛 전 우로 돌아온 것을 알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쉽게 말을 놓을 수는 없었 다.

    “감사합니다. 폐하!”

    “황수정 재상이 말한 것처럼 1만 명을 파병하지 않아도 충분히 버틸 수 있는 지원을 해 줄 수 있어. 황

    수정 재상과 맥칼란 공왕께서 자세 히 설명해 줄 거야. 지원 방안 잘 듣고 나서 오래간만에 둘이서 술 한 잔하자고.”

    이성진이 일어섰다. 또 다른 회의 가 기다리고 있었다. 대한 제국의 선포 때문이다.

    “이성진 폐흐}!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이따가 보자고!”

    이성진이 손을 흔들며 나갔다. 이 성진이 나가자 황수정은 헨리 준장 에게 이미 결정된 지원 방안을 말하 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식료품과 의복만 지원하

    던 것 이외에 무기와 폭격 지원을 하겠습니다.”

    “무기와 폭격 지원이요?”

    “그렇습니다. 자세한 내용을 보여 드리죠.”

    황수정은 마법 수정구를 꺼내 헨리 준장에게 지원할 무기와 폭격의 위 력을 보여 주기 시작했다.

    헨리 준장은 이성진이 왜 1만 명 을 파병 안 해도 된다고 했는지 알 수 있었다.

    영상을 보면서 이제 지구는 대한 제국을 중심으로 돌아갈 것을 알았 다. 지구 연합군에 복귀해서 다시 서명을 받아야겠다고 결심했다.

    * *

    헨리 준장은 꽤 만족할 만한 성과 를 가지고 지구 연합으로 돌아갔다. 중국 곳곳에 천하 그룹이 숨겨 놓은 기지의 정보까지 얻어 갔으니까.

    생산 기지 같은 곳은 제대로 가동 하지 못해도 방어 거점으로 삼을 만 한 곳은 많았다. 또한 비축한 물자 도 꽤 있었다.

    그리고 이성진이 약속한 대로 재래 식 무기에 장착할 수 있는 마나막 통과 마법 도구를 받았다.

    또한 매일같이 폭격기가 날아가 지

    구 연합군을 지원했다.

    지구 연합군이 지원받은 무기를 적 재적소에 배치하고 천하 그룹의 비 밀 기지를 거점으로 삼을 시간이 필 요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지구 연합군도 한숨 돌리게 됐다.

    지구 연합군이 한숨을 돌리며 재정 비에 들어가니 대한 제국 선포를 뒤 로 미룰 필요가 없어졌다.

    2026년 1월 1일 새해를 맞아 대한 제국의 탄생을 선포하기로 했다.

    이성진이 장악한 지역의 모든 종족 은 보급된 마법 통신기와 적극적인 홍보로 알게 됐다.

    북부 전선도 소강상태라 샤인과 란 마스도 대한 제국 탄생 선포식에 참 석하기로 했다.

    그리고 지구 연합군 32개국 최고 지휘자들 역시 참석하겠다는 의사를 보냈다. 오지 말라고 할 이유가 없 었다.

    대신 경호와 경계가 더 강화됐다.

    신성 파나 제국에서 보면 절호의 기회일 수 있다. 대한 제국 탄생 선 포식이 열리는 경복궁만 날려 버리 면 큰 피해를 본다.

    대한 제국의 중간 관리자급들이 모 인 자리니까.

    그리고 드디어 2026년 1월 1일이

    되었다.

    대한 제국 탄생 선포식이라고 해서 거창하게 하는 것은 아니었다. 아주 성대하게 치러야 한다는 것을 이성 진이 반대했다.

    식전 순서니 뭐니 해서 최소 2시 간 이상 걸리는 선포식은 싫었다. 지금이 평화로운 시기였다면 그렇게 하라고 했을지도 모른다.

    오전 9시 경복궁 근정전 앞.

    강한결이 마법 확성기에 앞에 섰 다.

    [지금부터 대한 제국 탄생 선포식 을 시작하겠습니다.]

    임시 의자에 앉아 기다리고 있던

    수백 명의 중요 인사가 일제히 일어 섰다.

    [이성진 폐하의 명령에 따라 간단 하게 선포식을 하겠습니다.]

    강한결은 심호흡을 한 다음 진심을 담은 목소리로 외쳤다.

    [대한 제국의 첫 번째 황제이시자 우리의 믿음의 대상인 이성진 폐하 께서 나오셔서 대한 제국 탄생을 선 포하시 겠습니다.]

    근정전의 문이 열리고 이성진이 나 왔다. 옷은 조선 말기의 왕족이 입 었던 예복 같았다. 그리고 이성진의 뒤로 아라와 황수정, 김동수, 맥칼란 공왕, 하늘의 검과 하늘의 딸 등 지

    금까지 이성진을 도왔던 중요 종족 의 지도자들이 따라 나왔다.

    각 종족의 예복을 차려입은 상태였 다.

    이성진이 근정전 가운데 섰다. 그 뒤로 따라 나온 종족이 늘어섰다.

    이성진이 목소리에 마나를 담아 소 리 쳤다.

    [2026년 1월 1일 대한 제국의 탄 생을 선포한다. 또한, 대한 제국력 1년이 시작됨을 알린다.]

    새로운 제국의 탄생과 함께 새로운 역사가 시작되는 것이다.

    수백 명의 중요 인사가 두 손을 높이 들고 대한 제국 만세를 외쳤

    다. 이성진이 손을 들자 만세 소리 가 그쳤다.

    [대한 제국의 초대 황제로서 약속 한다. 파나 신으로부터 지구를 되찾 는 날 입헌 군주제를 실행할 것이 다.]

    이미 홍보로 다 알고 있는 사실이 었다. 하지만 초대 황제인 이성진이 직접 말하는 것과는 무게가 달랐다.

    이성진의 말이 곧 법과 같이 실행 되니까.

    [대한 제국은 모든 종족이 다 같이 평등하게 공존하며 사는 곳이 될 것 이다. 이것이 기본이며 끝이다. 귀족 이라고 해서 권리만 누리려고 생각

    하지 마라! 백성을 위해 일하는 의 무를 먼저 생각해라. 만약 귀족이라 는 명분으로 의무를 저버린다면 용 서는 없다.]

    이제 막 태어난 제국이다. 법률도 새로 만들고 종족 간의 화합도 신경 써야 했다. 또한 신성 파나 제국과 전쟁 중이다.

    이런 혼란을 틈타 지위를 이용해 자신의 이익을 챙기려는 놈들이 꼭 나온다. 이성진은 아예 초기부터 강 력하게 대응할 생각이었다.

    [이제 대한 제국이 탄생했으니 신 성 파나 제국에게 알린다. 지금까지 의 적대 행위를 중단하고 무장을 해

    제한 후 항복해라. 그렇다면 엘 파 나로 돌려보내 주겠다. 만약 항복하 지 않는다면 대한 제국의 힘을 보여 줄 것이다.]

    신성 파나 제국에 간단한 선전 포 고까지 했다. 이성진의 영상을 북부 전선에 마법 영상기를 통해 신성 파 나 제국군대에 보여 주고 있었다.

    신성 파나 제국도 대한 제국의 탄 생과 선전 포고를 다 보고 듣고 있 다.

    이성진이 더는 말하지 않자 강한결 이 마법 확성기에 대고 말했다.

    [이성진 폐하의 대한 제국 탄생 선 포와 신성 파나 제국에 대한 선전

    포고가 끝났습니다. 청와대로 자리 를 옮겨 대한 제국 탄생 축하 연회 가 있을 예정입니다. 안내 요원의 지시에 따라 이동해 주시기 바랍니 다.]

    대한 제국 탄생 선포는 20분도 안 되어 끝났다. 하지만 시간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대한 제국을 자신의 나라로 받아들이느냐 아니냐가 중요 했다.

    대한 제국 탄생 선포의 마법 영상 을 보는 사람들은 신성 파나 제국의 사람들을 제외하곤 모두 대한 제국 을 자신의 나라로 받아들였다.

    비참한 전쟁 포로와 노예에서 사람

    답게 살 수 있게 해 준 나라니까.

    이성진이 장악한 영토 전체에서 대 한 제국 만세를 불렀다. 그리고 누 구나 할 것 없이 먹을 것을 내놓고 축제를 시작했다. 누가 시키지도 않 았는데도.

    전국이 축제를 시작할 때 청와대에 서도 축하 연회가 열렸다. 축하 연 회가 끝나고 다음 날 지구 연합군 요청으로 이성진과 32명의 최고 지 휘자의 알현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회의실에는 이성진과 황수정 그리 고 고진명 총리와 지구 연합군 최고 지휘자 32명이 앉아 있었다.

    헨리 준장이 영국 대표로 참석했

    다. 이성진과의 친분 때문인지 헨리 준장이 32명을 대표해 이성진에게 말했다.

    “대한 제국의 탄생을 축하드리며 이렇게 알현을 허락해 주신 것을 감 사드립니다. 폐하!”

    헨리 준장은 더 극진한 태도였다. 이성진은 다른 사람들이 있어서 헨 리 준장에게 말을 편하게 놓지 않았 다.

    “헨리 준장! 감사합니다. 돌아가기 전 꼭 만나서 이야기할 것이 무엇인 가요?”

    지구 연합군 32명은 오늘 바로 돌 아가기로 예정되어 있었다.

    “지난번 폐하께서 찢어 버리신 것 을 다시 가지고 왔습니다.”

    헨리 준장이 32명의 서명이 있는 서류를 꺼냈다. 이성진은 황당했다.

    “진짜 속국이 되고 싶은 겁니까?”

    이성진이 어이없다는 듯 말하자 헨 리 준장은 왜 속국을 택할 수밖에 없는지 말했다.

    “폐하! 말이 속국이지 현재 지구 연합군은 나라 없는 군대나 마찬가 지입니다.”

    “나라 없는 군대요?”

    “그렇습니다. 32개국 수도는 점령 당했고 세뇌 마법을 대비하지 못한 국민은 엘 파나에 충성을 합니다.”

    32개국 수도뿐만 아니다. 대한 제 국을 제외한 모든 나라라고 생각해 도 된다. 섬나라의 경우 해일에 의 해 전멸에 가까운 피해를 봤다.

    엘 파나도 대륙 위주로 침공했다. 섬나라는 침공할 가치가 없었다.

    “지금 지구 연합군이 버틸 수 있는 것은 대한 제국의 지원 때문입니 다.”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 었다. 최후의 보루라고 생각했던 몽 골 기지가 무사했다면 상황이 달랐

    을지도 모른다.

    “솔직하게 속국을 요청하는 것은 염치없는 일입니다.”

    나라 없는 군대가 나라가 있는 것 처럼 행동한다. 그것은 신성 파나 제국과의 전쟁에서 이겼을 때 나라 를 재건하겠다는 것이다.

    헨리 준장은 그 숨겨진 뜻을 감추 지 않았다. 감춰서도 안 되고.

    “속국이라도 되어서 나라를 유지하 고자 하는 욕심입니다.”

    이성진도 알고 있었다. 지난번 속 국 이야기가 나오고 헨리 준장이 돌 아갔을 때 황수정이나 고진명 총리 가 지구 연합군이 속국이라도 되려

    는 이유를 짐작했었다.

    “굳이 속국이 안 되어도 지구 연합 군이 나라를 유지하는 데 대한 제국 은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겁니다. 헨 리 준장!”

    고인 물은 썩는다. 이성진은 그렇 게 생각했다. 만약 자신이 사라진다 면 속국이었던 나라가 어떻게 나올 지 모른다. 지금이야 강력한 힘을 가진 이성진이 있으니 상관없다.

    “물론 그러실 것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한 제국에 소속되어 있는 것과 아닌 것은 차이가 큽니다. 지 구 연합군의 사기 문제도 있습니 다.”

    나라가 사라지고 최후의 보루인 몽 골 기지가 파괴됐다. 계속 패배하며 몰리다가 대한 제국의 도움을 받아 간신히 살아남았다.

    아직 희망이 있다고 말하지만, 병 사들이 느끼는 현실은 고아 군대였 다.

    “그래서 무조건 속국이 되겠다는 건가요?”

    “이건 지구 연합군의 욕심입니다. 염치없지만 받아 주십시오!”

    황수정이 이성진을 쳐다봤다. 다시 온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기 때문이 었다. 하지만 이성진은 고개를 흔들 었다.

    “속국은 거부하겠습니다. 대신 다 른 것을 제안하겠습니다.”

    속국을 거부하겠다는 말에 다시 강 하게 받아 달라고 말하려던 헨리 준 장은 이성진의 말을 기다렸다.

    “대한 제국은 지구 연합군에 참가 합니다. 누가 누구를 지배하고 속국 이 되고 그런 것은 없습니다. 엘 파 나의 나라들이 하나가 되어 지구를 침공했듯이 우리도 하나가 되어 싸 우면 됩니다. 그리고 이겨서 나라를 되찾고 재건할 수 있도록 도울 겁니 다.”

    황수정은 자신도 모르게 한숨을 쉬 었다. 아까운 기회를 놓쳤다고 생각

    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언제나 그 렇둣 이성진의 결정이다. 모든 것을 다해 따를 것이다.

    헨리 준장은 할 말이 없었다. 가장 최상이라고 생각했던 것을 이성진이 먼저 제안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곧 좋은 생각이 났다.

    “감사합니다. 폐흐}! 대한 제국이 지구 연합군에 참가한다면 더없이 좋은 일입니다. 하지만 중심점은 있 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구 연방 국가 설립을 제안합니다.”

    헨리 준장이 31명에게 눈빛을 보 냈다. 한두 명을 제외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어차피 속국이 되려고 했

    다. 연방 국가 정도는 그냥 허락할 수 있었다.

    동의를 받은 헨리 준장은 더 힘을 내 이성진에게 말했다.

    “엘 파나의 중심이 신성 파나 제국 이듯이 지구 연방 국가의 중심은 당 연히 대한 제국이 되어야 합니다. 지구 연방 국가를 허락해 주시고 그 첫 번째 대표를 대한 제국이 해 주 셨으면 합니다.”

    헨리 준장은 일부러 대한 제국이 첫 번째 대표가 되어 달라고 했다. 다른 나라가 대표가 될 수 있다는 여지를 준 것처럼.

    그래야 이성진이 허락할 것 같았

    다.

    이성진이 쉽게 대답하지 못하자 고 진명 총리가 나섰다.

    “폐하! 속국보다는 지구 연방 국가 제도가 나은 것 같습니다. 헨리 준 장의 말처럼 신성 파나 제국과의 전 쟁에 구심점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 구심점이 될 수 있는 나라는 대 한 제국이 유일한 것 역시 현실입니 다. 모든 것을 이루신 이후에 폐하 께서 하시고 싶은 대로 하실 수 있 습니다.”

    고진명 총리는 일단 힘을 모아서 신성 파나 제국과의 전쟁에서 이기 자는 뜻이었다. 이긴 후에는 이성진

    이 하고 싶은 대로 해도 된다. 그 누구도 반대할 수 없다.

    대한 제국에서 이성진은 신과 같은 존재가 되었으니까.

    이성진은 고진명 총리까지 찬성하 고 나오자 안 된다고 할 수 없었다. 맞는 말이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이 런 일에는 고진명 총리가 더 전문가 였다.

    “고진명 총리께서도 같은 생각이시 라면 반대할 이유가 없습니다. 지구 연방 국가 제도는 고진명 총리께서 진행해 주시겠습니까?”

    “영광입니다. 폐하!”

    이성진의 허락이 떨어지자 헨리 준

    장은 벌떡 일어나 허리를 숙였다.

    “감사합니다. 폐하!”

    31명의 최고 지휘자도 자리에서 일어나 이성진에게 허리를 숙였다. 이성진은 손을 내저었다.

    “모두 앉으세요. 지구 연합군이 더 많은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되었으니 나도 요구 조건이 있습니다.”

    이성진이 요구 조건이 있다고 말하 자 헨리 준장과 31명의 최고 지휘 자는 긴장했다.

    “현재 지구 연합군은 몽골과 북경 사이에 있는 것 맞습니까?”

    “그렇습니다만……

    “북경 탈환을 시작으로 산둥 성까

    지 탈환해 줬으면 합니다.”

    지금 간신히 재정비 중인 지구 연 합군이다. 북경 탈환도 힘들다. 가장 힘든 점은 탈환해도 사람들의 세뇌 를 풀어야 했다.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폐흐}! 지원해 주셔도 세뇌 문제가 걸려 있습니다.”

    “그것도 해결 방안이 있습니다.”

    드비쉬 공왕가에서 세뇌를 풀었던 방법을 사용하면 된다. 마법진을 통 해 세뇌를 풀 수 있다.

    “정말이십니까?”

    “네.”

    세뇌를 확실하게 풀 수 있다면 산 둥 성이 문제가 아니다. 신성 파나 제국과의 전쟁에서 전환점이 생긴 다.

    “세뇌만 풀 수 있다면 할 수 있습 니다.”

    “좋습니다. 준비해 주시고 산둥 성 까지 탈환하는 동안 대한 제국은 일 본을 구제하겠습니다.”

    갑자기 일본 이야기가 나오자 황수 정과 고진명 총리를 제외한 모두 어 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일본 구제 때문에 어리둥절한 표정 을 짓는 32명의 최고 지휘자의 궁 금증을 고진명 총리가 풀어줬다.

    “대한 제국 선포식을 준비하면서 폐하께 제주도를 살펴 달라고 부탁 드렸습니다.”

    제주도까지는 그 누구도 신경 쓰지 못했다. 제주도를 신경 쓸 여력이 없었다. 죽느냐 사느냐 하는 전쟁 중이었다. 마나막 때문이기도 했다.

    마나막이 사라지고 신성 파나 제국 과의 전투가 소강상태가 되면서 여 유가 생겼다.

    “폐하께서는 흔쾌히 승낙하셨고 수 송기에 태워 조사단을 보냈습니다. 꽤 많은 사람이 살아남았습니다. 제 주도에 구조와 지원을 보내면서 대 마도까지 정찰기를 내보냈습니다.

    그 결과……

    대마도에도 살아남은 사람들이 있 었다. 살아남은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안 이상 그냥 둘 수는 없었다. 오랜 회의 끝에 일본에 살아남은 사람을 위한 구조와 지원을 결정했다.

    그냥 해 주는 것은 아니다.

    전자기기를 사용할 수 없게 되면서 고철이 된 무기를 받아올 생각이었 다. 일본은 러시아와 북한 그리고 중국 때문에 꽤 많은 무기를 가지고 있다. 미사일은 물론 최첨단 전투기 와 이지스함 그리고 항공모함까지 있었다.

    다른 것은 몰라도 전투기와 항공모

    함 그리고 미사일은 강제로라도 가 져올 생각이었다.

    “이제 지구 연방 국가가 되었으니 알려드리는 것입니다.”

    고진명 총리의 말에 헨리 준장이 질문했다.

    “그렇다면 일본의 정부는 제 기능 을 하고 있습니까?”

    “아쉽게도 아닙니다. 정찰 결과 지 역별로 세력을 이룬 상태입니다. 서 로 뺏고 빼앗는 전쟁 중입니다.”

    “일본의 지구 연합 국가 가입이 안 되는 것도 아쉽지만, 구제도 쉬운 일이 아니겠군요.”

    헨리 준장의 말처럼 쉬운 일이 아

    니었다. 세력마다 구조와 지원을 위 한 협상을 해야 했다.

    “그렇습니다. 일단 항공 기지와 미 사일 기지 그리고 군항이 있는 곳을 우선할 생각입니다.”

    무턱대고 구제할 생각은 없었다.

    “그렇군요. 그래도 일본은 다행입 니다.”

    헨리 준장은 영국을 생각하며 말했 다.

    “다행이라니요?”

    “대한 제국 옆에 위치해서 구제도 받지 않습니까. 영국은 지금 어떻게 됐는지도 모릅니다.”

    헨리 준장이 씁쓸하게 웃었다.

    “일본도 꽤 많은 사람이 살아남았 습니다. 영국도 그럴 겁니다.”

    “저도 희망을 가져 보겠습니다. 고 진명 총리님!”

    대충 이야기가 끝난 것 같자 이성 진이 일어섰다.

    “지구 연합군이 산둥 성까지 탈환 하려면 많은 것이 더 필요할 겁니 다. 황수정 재상!”

    “네. 폐하!”

    “지구 연합 대표 분들과 의논해서 지원을 아끼지 말도록.”

    “그렇게 하겠습니다. 폐하!”

    “그럼 나는 또 다른 일이 있어서 이만.”

    이성진이 몸을 돌리자 모두 일어나 허리를 숙였다. 이성진이 나가고 황 수정과 고진명 총리는 32개국 최고 지휘자와 꽤 많은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간단하게 지원 방향을 결정 했다. 세부 사항은 실무자들이 계속 하기로 하고 돌아갔다.

    지구 연합군 대표들이 돌아가고 대 한 제국은 더욱 단단해졌다.

    이성진이 만들어 준 마나석 심장을 이용해 유사 마나석 심장을 생산할 수 있었다.

    유사 마나석 심장을 생산해 대한 제국 전국 곳곳에 설치했다. 지금까 지 멈춰 있던 공장이 가동되고 마법 등이 밤을 밝혔다.

    개인 승용차까지는 아니더라도 마 법 도구를 이용해 대중교통은 정상 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됐다.

    대한 제국이 단단해지는 동안 지구 연합군도 성과를 거두고 있었다. 북 경을 탈환하고 산둥 성의 절반을 탈 환 중이었다.

    대한 제국이 제공한 마법진과 세뇌 마법 도구를 이용해 세뇌당한 사람 들의 세뇌를 풀었다.

    세뇌가 풀렸어도 세뇌당했을 때의

    일은 다 기억한다. 덕분에 지구 연 합군의 전력이 늘어났다. 신성 파나 제국을 증오하는 사람으로 바뀌었으 니까.

    지구 연합군이 영역을 넓혀 갈수록 전력이 늘어나니 산둥 성 탈환이 빨 라지고 있었다.

    그리고 일본의 구제는 생각보다 어 려웠다. 대한 제국을 침입자로 보고 싸우려 하는 세력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이었다.

    덕분에 무력을 행사할 일이 많았 다. 오르쿠와 소인족이 투입되어 세 력을 정리하고 마법 술사를 투입해 무기를 가져왔다.

    그렇게 평화롭게만 흘러갈 것 같았 다. 하지만 신성 파나 제국도 아무 것도 안 하고 있던 것은 아니었다.

    이성진은 매일 거의 같은 일을 반 복하고 있었다. 아침부터 점심까지 회의와 보고를 받는다. 아라와 함께 점심을 먹고 산책을 한다. 산책이 끝난 다음 다시 회의와 보고를 받는 다.

    하루 중 이성진에게 가장 중요한 시간은 아라와의 산책이었다.

    지금 이성진은 아라와 함께 청와대

    를 산책 중이었다.

    “똘이야!”

    “ 컹!”

    아라가 부르자 똘이는 신이 나서 꼬리를 흔들며 먼저 달려가다가 돌 아왔다.

    “야! 발 올리지 말라고 했지!”

    똘이는 아라의 몸에 앞발을 턱 올 렸다가 내렸다.

    “너! 말 알아듣는 것 알아! 계속 이럴 거야?”

    “ 컹!”

    아라는 똘이가 자신이 다치지 않게 앞발을 살짝 올려놓는 것을 안다.

    “너 거기 서!”

    이성진은 뒤에서 아라와 똘이가 재 미있게 노는 것을 보면서 뒤따라 걸 었다. 똘이는 황수정의 성에서 머물 고 있었다. 여러 가지 상황상 똘이 가 서울로 올라올 기회가 없었다.

    하지만 아라가 돌아오고 대한 제국 이 선포된 이상 똘이가 황수정의 성 에 머물 필요가 없었다.

    아라도 똘이를 보고 싶어 했다. 이 성진은 아라의 경호 겸 친구로 똘이 를 옆에 뒀다.

    “좋네.”

    이런 평화로운 삶이 일상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었다. 그렇게 하려면 신성 파나 제국과 결판을 내야 했

    다. 아니 파나 신과 결판을 내야 끝 난다.

    두 번째 달 이후로 파나 신은 잠 잠했다. 신성 파나 제국도 더는 강 력한 공세를 펼치지 않았다.

    하지만 이건 폭풍 전의 고요함이라 는 것을 잘 안다. 파나 신의 신탁이 있는 한 신성 파나 제국은 절대 멈 추지 않는다.

    이 고요함을 곧 깨야 했다. 차근차 근히 준비되어 간다.

    지구 연합군이 산둥 성을 탈환하면 서해를 통해 더 많은 지원을 할 수 있다. 그리고 지구 연합군과 동시에 신성 파나 제국을 공격한다.

    지구 연합군은 북경 방향에서 백두 산으로……. 대한 제국은 북진해서 백두산까지 탈환한다.

    이것이 1차 목표였다. 정찰에 의하 면 신성 파나 제국은 지금 백두산 기지를 발굴하고 있었다.

    또한, 러시아 방향에서 내려오는 군대도 발견했다.

    신성 파나 제국이 백두산 기지를 완벽하게 손에 넣기 전에 탈환해야 한다.

    이성진이 직접 군대를 이끌고 북진 할 생각이었다. 다시 아라와 잠시 떨어져야 했다. 아라와 산책하는 것 을 단 하루도 빼먹지 않으려는 이유

    였다.

    그런데 이성진의 감각에 황수정 재 상이 느껴졌다.

    “어지간하면 방해하지 않는 황수정 재상이 무슨 일이야?”

    “죄송합니다. 폐하!”

    황수정은 아라에게 천천히 다가가 고 싶었다. 하지만 너무 바빠 그럴 수 없었다. 산책을 같이하려 했었다. 하지만 아라가 거부했다. 아직은 이 성진과 둘만의 시간을 방해받기 싫 어서 였다.

    “급한 일이면 어쩔 수 없지.”

    “아무래도 직접 가셔서 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그렇게 심각한 일이야?”

    “네. 신성 파나 제국도 전투기를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아차 싶었다. 대한 제국만 전투기 와 폭격기를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마법 도구만 제대로 갖춰 진다면 전투기를 사용할 수 있다.

    “마법 영상으로 신성 파나 제국의 전투기를 촬영했습니다.”

    “그냥 촬영했을 리는 없고 손실 은?”

    “12대입니다.”

    심각한 문제였다. 첫 번째 충돌에 12대의 전투기가 추락했다. 신성 파 나 제국이 전투기를 얼마나 사용할 수 있는지도 알아야 했다.

    확실한 정보를 알기 전까지는 폭격 기도 못 띄운다.

    “아라에게 말하고 바로 갈게.”

    “알겠습니다. 폐하!”

    황수정이 떠나자 조금 떨어져서 지 켜보고 있던 아라가 다가왔다.

    “아빠! 급한 일 생겼어?”

    “어. 오늘은 아쉽지만, 산책 그만해 야 해.”

    “알았어. 똘이하고 놀고 있을게.”

    “그래.”

    이성진은 아라가 섭섭한 마음을 감 추면서 대답하는 것을 알았다. 똑똑 한 아라가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똘이를 부르면서 뛰었다.

    “똘이야! 이리 와!”

    이성진은 잠시 아라와 똘이를 쳐다

    보다가 집무실로 갔다. 집무실에는 황수정과 맥칼란 그리고 고진명 총 리가 기다리고 있었다.

    “고진명 총리님, 늦어서 미안합니 다.”

    “아닙니다. 폐하! 좋은 시간을 방 해할 수밖에 없어 죄송합니다.”

    “그럼 바로 영상을 볼까요?”

    황수정이 저장된 영상을 마법 도구 를 통해 재생했다. 전투기에 장치한 것이라 그런지 처음에는 하늘과 다 른 전투기만 보였다.

    그런데 번쩍하는 섬광이 날아오더 니 다른 전투기에 맞았다. 한 방에 마나막이 깨졌다.

    회피하기도 전에 두 번째 섬광이 날아와 전투기를 폭발시켰다.

    “신성 마법이군요.”

    이성진이 알아보자 황수정이 고개 를 끄덕였다.

    “그렇습니다. 폐하! 곧 공중전 영 상이 나옵니다.”

    신성 파나 제국의 전투기가 나타났 다. 전투기 기종은 미그기였다. 중국 과 러시아의 것 같았다. 그리고 신 성 마법을 쏴 댄다. 웃기는 것은 전 자기기를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라 레이더 대신 눈으로 직접 적을 파악 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한 제국 전투기들도 미사일을 쏘

    며 전투에 들어갔다. 하지만 결과는 대패였다. 이쪽 12대가 격추당하는 동안 신성 파나 제국 전투기는 4대 를 격추했다.

    미사일에 유도 기능이 없다. 그냥 직선으로 날아간다. 완벽한 기회일 때만 맞출 수 있었다. 반면에 신성 파나 제국 전투기는 신성 마법을 계 속 쏠 수 있었다.

    “이거 상대가 안 되는군요.” 황수정과 맥칼란 그리고 고진명 총 리가 고개를 들지 못했다.

    “하늘을 빼앗기면 어려워집니다.” 어려워지는 정도가 아니다. 지금까 지 신성 파나 제국군을 괴롭혔던 방

    법을 대한 제국군이 당할 수 있었 다.

    “신성 파나 제국의 전투기를 상대 할 방법이 있나요?”

    이성진의 질문에 맥칼란이 고개를 들었다.

    “우리 쪽도 추가로 마나포를 무장 하면 됩니다.”

    “마나포요? 마나포로 마나막을 뚫 을 수 없지 않나요?”

    일반적인 마나포로 마나막을 한 번 에 파괴하거나 뚫을 수 없었다.

    “유사 마나석 심장을 이용하면 신 성 파나 제국이 사용하는 신성 마법 과 비슷한 수준의 위력을 낼 수 있

    습니다.”

    “그건 다행이군요.”

    유사 마나석 심장 생산 공장이 있 으니 곧바로 적용할 수 있었다. 하 지만 시간이 필요했다.

    “얼마나 걸리나요?”

    “지금 바로 설치하고 있습니다. 하 루 최대 10대입니다.”

    현재 대한 제국이 보유한 전투기는 1천 대가 넘었다. 일본에서 가지고 온 것과 새로 생산한 것을 합친 숫 자였다.

    “하루 10대라……. 최소 30일은 버 텨야 하는군요.”

    정찰과 공중전을 하려면 300대는

    필요했다.

    “죄송합니다. 폐하!”

    “맥칼란 공왕께서 죄송할 필요는 없습니다. 더 빨리 설치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주세요.”

    “알겠습니다. 폐하! 15일……. 아니 7일 안에 200대를 설치하겠습니다.”

    7일 안에 200대가 마나포를 무장 할 수 있으면 해볼 만했다.

    “황수정 재상!”

    “네. 폐하!”

    “용족의 날개 기사단이 일단 막아 줘야겠어.”

    “그렇지 않아도 샤인과 란마스에게 명령을 내려놨습니다.”

    용족의 친위 기사단은 갑옷에 날개 가 달려 있다. 날아서 싸울 수 있 다. 그 숫자도 무시 못 한다. 샤인 과 란마스의 친위 기사단 숫자는 4 천 명이다.

    하지만 날아서 싸우는 시간이 짧 다. 그리고 원거리 무기가 없다. 숫 자로 밀어붙이는 것이다. 또 한 가 지 문제는 전투기가 성층권까지 올 라가면 친위 기사단이 따라갈 수 없 다는 거다.

    어쩔 수 없이 기존 전투기를 희생 해서라도 신성 파나 제국의 전투기 를 막는 동안 용족 친위 기사단이 날아와야 했다.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닐 것 같단 말이야.”

    불안한 듯 말한 이성진은 고개를 북쪽으로 돌렸다. 이성진의 표정이 심상치 않았다. 황수정은 이성진의 표정을 보고 문제가 생긴 것을 알았 다.

    “폐하! 왜 그러시는지.”

    “북쪽에서 갑자기 파나 신의 기운 이 강하게 느껴져!”

    두 번째 달에서 만났던 파나 신의 기운을 느꼈다.

    “바로 알아보겠습니다. 폐하!”

    “그렇게 해 줘.”

    황수정이 급하게 뛰어나갔다. 이성

    진은 맥칼란과 고진명 총리와 함께 이야기하며 기다렸다. 그리고 30분 도 안 되어서 황수정이 왔다.

    “폐하! 신성 파나 제국이 공격을 시작했습니다.”

    “어디를?”

    “전부입니다. 전 전선에 걸쳐 대대 적인 공격입니다.”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다. 포격을 뚫고 넘어올 수 없다. 포격을 뚫고 넘어오려면 포탄이 다 떨어질 때까 지 쉬지 않고 병사를 돌격시켜야 했 다.

    “지구의 인간들이 신성 파나 제국 의 깃발을 들고 있다고 합니다.”

    지구의 인간들이 신성 파나 제국의 깃발을 들고 있다! 단 한 가지 전술 이 생각났다.

    인해 전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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