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장. 잔인한 선택권
고진명 대통령은 한참을 고민하더 니 고개를 흔들었다.
“대한민국은 한 개인의 것이 아닙 니다. 나라의 주권을 포기하고 그레 이트 살바티오 왕국의 공국이 된다 는 것을 제가 결정할 수는 없습니 다.”
고진명 대통령은 지금 이 상황이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을 잘 안다. 하지만 그렇다고 나라를 통째 로 가져다 바치는 일을 할 수는 없
었다.
고진명 대통령의 말에 황수정이 비 릿하게 웃었다.
“그럼 누가 결정한다는 것이지?”
“당연히 국민이 결정합니다. 저는 국민의 대표로 뽑힌 것뿐이지 국민 의 뜻과 반대되는 일을 할 수는 없 습니다.”
황수정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엘 파나의 정치, 경제, 문화에 너무 익 숙해서였다. 그리고 황수정이 알■기 에 국민이 뽑았다고 하지만 왕과 같 은 권력을 누리는 대표들이 많았다.
고진명 대통령도 그런 사람 중 하 나인 줄 알았다.
“그렇다면 더는 대화를 할 필요가 없군. 호의를 알아보지 못하는군. 두 사람은……
황수정은 이성진 때문에 이렇게까 지 호의를 베푸는 것을 고진명 대통 령이 모른다고 생각했다.
이성진이 아니었다면 이런 회담 같 은 것은 없었다. 아쉬울 것이 하나 없다.
황수정이 포기하고 고진명 대통령 과 정학철 대장에게 나가라고 말하 려고 할 때 이성진이 끼어들었다.
“황수정 재상, 잠시만! 지금부터는 내가 했으면 하는데.”
“위대하신 왕의 뜻대로 하십시오.”
황수정은 이성진의 말 한마디에 조 용히 했다. 지금 황수정의 모든 중 심은 이성진이다. 이성진이 한다고 하면 당연히 빠진다.
“고진명 대통령님 말이 맞습니다. 고진명 대통령님 혼자 결정할 사안 은 아니죠.”
고진명 대통령은 황수정과는 다른 반응을 보이는 이성진을 보며 한 가 닥 희망이 보이는 것 같았다.
맞았다. 이성진도 억지로 대한민국 을 공국으로 만들 생각이 없었다.
“서울.경기 지역의 대한민국 국민 을 대상으로 국민투표를 준비해 주 세요.”
“국민투표요?”
“네.”
고진명 대통령은 과연 국민이 그레 이트 살바티오 왕국의 공국이 되는 것을 찬성할까 의문이 들었다. 역사 적으로 대한민국은 외세의 침략에 맞서 싸우면 싸웠지 굽히지 않았다.
그런 고진명 대통령의 고민을 아는 지 이성진은 파격적인 제안을 했다.
“국민투표의 안건은 대한민국의 공 국화가 아닌 연방제입니다. 대한민 국은 그대로 있는 연방제요. 인천 지역까지 인정하겠습니다.”
공국과 연방은 어떤 면에서 비슷했 다. 하지만 아니다. 완전한 하나의
독립된 주권을 가진다. 대한민국을 그레이트 살바티오 왕국과 대등한 위치에 놓겠다는 말이었다.
“한반도를 되찾으면 연방 정부를 수립해도 좋고 그냥 국가 연합으로 돌아가도 좋습니다.”
더 놀라운 말이었다. 이성진은 지 금 한반도를 되찾을 때까지 대한민 국을 보호해 주겠다는 말이었다.
서울•경기 인천 지역만 남은 대한 민국이 되겠지만 그래도 아예 없는 것보다는 나았다.
“이것이 마지막 제안입니다. 내 아 내와 내 딸이 살았던 나라이고 내가 태어난 나라에 대한 마지막 배려이
기도 하고요.”
고진명 대통령은 이를 악물었다. 분해서가 아니다. 부끄럽고 아쉽고 창피해서 였다.
“알겠습니다. 그리고 정말 아쉽습 니다. 위대하신 왕 같은 인재를 알 아보지 못해 대한민국이 큰 기회를 놓쳤다는 것이요.”
고진명 대통령이 부끄럽고 아쉽고 창피한 이유였다. 이성진에 대한 기 본적인 사항은 다 보고받았다.
이성진을 대한민국 소속으로 잡아 놨으면 그레이트 살바티오 왕국 같 은 것은 생겨나지 않았을 것 같았 다. 더 강력한 대한민국이 존재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국민투표를 하려면 국민에 게 알려야 합니다. 그러면 다른 용 족들이 가만히 있겠습니까?”
아수스가 사라졌다. 하지만 아직도 3명의 용족이 남아 있었다. 서울•경 기 지역이 자신들의 손에서 빠져나 가려 하는 것을 가만히 두고 보지 않을 것은 분명했다.
“그건 황수정 재상이 알아서 할 것 입니다.”
이성진이 황수정을 쳐다봤다.
“이미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용족 인 타블레스의 지역을 공격할 준비 를 끝냈습니다. 아수스와 같은 블루
일족인 타블레스를 처리하면 그린 일족인 샤인과 골드 일족인 란마스 는 쉽게 해결할 수 있습니다.”
황수정이 이성진에게 보고 형식으 로 말했다.
“들으셨습니까? 황수정 재상이 용 족을 해결한 이후에 국민투표를 결 정하셔도 됩니다.”
고진명 대통령과 정학철 대장은 다 시 한 번 이성진의 힘을 알았다. 대 한민국의 도움이 없어도 남은 용족 3명을 처리할 수 있다.
이것이 사실로 이루어지는 것을 보 고 결정해도 된다고 한다.
“그럼 나중에 뵙도록 하겠습니다.
장인어른은 저와 따로 이야기를 하 시죠.”
이성진이 일어섰다. 고진명 대통령 과 정학철 대장도 황급하게 일어섰 다. 이제 이성진은 자신들과 같은 위치에 있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았다.
이성진이 먼저 나가자 황수정은 김 동수를 데리고 따라 나갔다. 하인스 장군은 고진명 대통령과 정학철 대 장을 연락 사무소 밖으로 안내했다.
이성진은 하인스 장군의 집무실을 사용하고 있었다.
“앉으세요.”
“네. 회장님!”
김동수가 이성진을 회장님이라고 부르자 황수정은 못마땅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말하지는 않았다.
“아라 위치 언제쯤 알 수 있나요?” “안전을 위해서 직접 요원을 파견 한다고 합니다. 정예로 구성했으니 곧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이성진은 불안한 예감이 들었다. 자꾸 빨리 아라를 찾아야 할 것 같 았다.
“그냥 국경을 넘어간 이후 중국 루 트를 알려 달라고 해 주세요.”
“회장님……. 회장님도 아시다시피 그건 어렵습니다.”
이성진도 알고 있다. 엘 파나가 점
령한 곳을 지나가야 하는 루트다. 비밀이 유지되어야 한다. 조금이라 도 새어 나가면 루트를 책임지는 사 람들은 다 죽는다.
그래서 정보가 새지 않는 한은 루 트를 쉽게 알려 주지 않는다.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무슨 수를 써서라도 아라의 위치를 알아내고 데려와야 합니다. 만약 아라가 제 딸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 지구 연합 군도 안심할 상대가 아닙니다.”
김동수 회장은 아차 싶었다. 그것 까지는 생각하지 못했다. 아니 알고 있어도 지구 연합군이 그럴 리가 없 다는 생각이 깊게 자리 잡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성진의 말을 들으니 그 생각이 깨졌다.
이성진이 그레이트 살바티오 왕국 의 왕이라는 사실 때문이기도 했다. 그냥 왕이 아니다. 용족과 오르크, 드비쉬 공왕가 그리고 소인족을 거 느리고 있다.
독하게 마음먹으면 아라를 이용할 수도 있었다. 지구의 평화를 지킨다 는 명목으로.
“천하 그룹의 모든 정보망을 동원 하고 지구 연합 쪽에 압박을 가하겠 습니다. 최대한 빠르게 아라의 위치 를 알아내겠습니다.”
“그렇게 해 주세요. 아라의 위치를 알기 위해 필요한 것이 있다면 언제 든지 말해 주세요.”
“감사합니다. 회장님!”
“그리고 여기 황수정 재상에게 천 하 그룹의 비밀 기지를 이용할 수 있는 권한도 주세요.”
천하 그룹의 비밀 기지를 이용할 수 있게 되면 그동안 부족했던 물자 를 생산할 수 있게 된다.
“물론입니다. 그룹에 지시해 놓겠 습니다.”
“황수정 재상!”
“말씀하십시오!”
“장인어른에게 그레이트 살바티오
왕국의 직위를 주고 싶은데 뭐가 좋 을까?”
황수정은 고민하지 않고 대답했다.
“위대하신 왕 이성진 님의 장인어 른이자 아라 공주님의 외할아버지이 시니 최소 공작은 되어야 합니다. 또한 천하 그룹을 이용해 그레이트 살바티오 왕국을 부유하게 만드니 재무장관의 직위를 주면 될 것 같습 니다.”
이성진의 생각에도 딱 맞는 작위와 지위였다. 공작 정도는 되어야 한다. 천하 그룹을 만들고 키운 사람이니 재무장관도 잘 어울렸다.
“장인어른! 그레이트 살바티오 왕
국의 초대 공작이자 재무장관의 자 리에 올라 저를 도와주세요.”
김동수는 이성진이 자신을 배려하 는 것을 알았다.
“15년을 넘게 회장님을 구박한 제 게 너무 과분한 것을 주십니다.”
그래서 미안했다. 고마웠고.
“가족이지 않습니까! 아라의 외할 아버지이고 이제 저를 인정하셨으니 제 아버지이기도 하십니다.”
김동수는 가슴이 턱하고 막히는 듯 한 감동이 밀려왔다. 가족이라는 말 때문이었다. 아들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걸 말하지는 않았 다. 그런데 이성진이 먼저 아버지라
고 말했다.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이성진은 그냥 마음에 있는 말을 한 것뿐인데 김동수가 왜 저렇게 고 마워하는지 몰랐다. 한 가지 알게 된 것은 이제 김동수도 자신을 진짜 사위이자 아들처럼 생각한다는 것이 었다.
“황수정 재상. 흑기사 1개 조를 김 동수 공작께 붙여 드렸으면 하는 데.”
“알겠습니다. 아심의 12조를 붙이 겠습니다.”
황수정은 김동수에게 호의적일 수 밖에 없었다. 경호를 위해서라면 흑
기사 10명 정도만 붙여도 된다. 능 력을 얻게 된 지구 인간 중 흑기사 를 이길 수 있는 인간은 없다. 이성 진을 제외하고.
숫자로 밀어붙인다 해도 김동수가 피할 시간은 충분히 만들 수 있다. 그런데 아심 조장을 비롯한 100명 의 흑기사를 김동수 회장에게 붙인 다.
같은 용족 기사들의 공격까지 계산 한 것이다.
왜 호의적일 수밖에 없느냐.
이성진의 주변을 공략해야 하는 것 을 잘 알기 때문이었다. 김동수를 회유한 다음 아라를 회유해야 했다.
“황수정 님. 감사합니다.”
“아닙니다. 김동수 공작님! 김동수 공작님께서는 그레이트 살바티오 왕 국의 중요하신 분 중 한 명이십니 다. 이 정도는 당연히 해야 합니다.”
김동수는 용족인 황수정에게 대우 받자 기분이 더 좋아졌다. 이것이 앞에 앉아 있는 이성진이 아니었다 면 받을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을 잘 알았다.
“그럼 저는 빨리 지구 연합군에게 연락을 하겠습니다.”
“조금 더 같이 있어야 하는데 죄송 합니다. 아라를 찾는 것이 우선인 것을 이해해 주세요.”
김동수는 손을 내저었다.
“아닙니다. 저 역시 아라를 찾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김동수는 더는 이곳에서 시간을 낭 비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빠르게 일어섰다.
“그럼 자주 연락드리겠습니다. 위 대하신 왕 이성진 님.”
이제 이성진을 회장님이라고 부르 지 않았다. 천하 그룹이 완전히 이 성진의 밑으로 들어간 것을 인정했 기 때문이었다. 이성진이 곧 그레이 트 살바티오 자체라는 것도.
“네. 기다리겠습니다.”
이성진은 황수정에게 눈짓했다. 황
수정은 김동수와 함께 나갔다. 김동 수에게 흑기사를 붙여 주는 것은 물 론, 천하 그룹의 비밀 기지에 대한 정보를 알아야 하기 때문이었다.
김동수와 황수정이 나가고 이성진 은 혼자 앉아 눈을 감았다.
파나 신의 심장이 점점 더 이성진 의 것이 되면서 위기감 같은 능력도 발전하는 것 같았다.
그리 멀지 않은 기간에 무언가 일 어날 것이 분명했다.
그래서 아라에 대한 불안함도 커졌 다.
그냥 몽골로 달려가 아라를 기다리 거나 정보를 얻은 다음 아라를 찾아
나서는 것이 나을지도 모른다는 생 각을 했다.
하지만 김동수를 믿고 딱 2일만 더 기다리기로 했다.
이성진은 점점 더 커지는 불안감에 초조해졌다. 이런 불안감은 처음이 었다.
그래도 초인적인 인내심으로 2일을 버티고 있었다.
“위대하신 왕 이성진 폐하! 승전보 입니다.”
하인스 장군이 문을 열고 기쁜 얼
굴을 하고 말했다.
“황수정 재상이 타블레스를 죽이고 성을 점령했습니다.”
좋은 소식이었다. 타블레스의 영역 을 점령할 준비를 해 놓은 상황에서 황수정은 곧바로 타블레스의 성으로 날아갔다. 그리고 일대일로 싸웠다. 날아가서 싸우고 이기기까지 12시 간밖에 안 걸렸다.
“또한, 그린 일족 샤인과 골드 일 족 란마스는 평화 협정을 맺기를 원 한다고 합니다!”
원래 용족은 황수정을 상대할 때 용족 3명이면 간신히 이기고 용족 4명이면 확실히 이긴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 용족은 황수정을 제외 하고 2명 남았다. 이길 수 없다.
당연한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건 그린 일족 샤인과 골 드 일족 란마스가 원하는 것이다. 이성진이나 황수정이 원하는 것은 아니었다.
“황수정 재상에게 전해라.”
하인스가 무릎을 꿇고 이성진의 말 을 들을 준비를 했다.
“평화 협정 따위는 없다. 그레이트 살바티오 왕국에 항복하고 충성을 맹세하든지 아니면 죽이라고.”
“위대하신 왕 이성진 폐하의 명령 대로!”
하인스 장군은 바로 이성진의 명령 을 전하기 위해 뛰어나갔다. 하인스 장군도 같은 생각이었다. 이길 수 있는데 굳이 평화 협정 따위를 할 필요가 없었다.
“ O 으.”
-T3 •
이성진은 엄청난 마나의 움직임을 느꼈다. 그냥 엄청난 정도가 아니었 다. 세상의 모든 마나가 움직이는 것 같았다.
급기야 건물이 흔들렸다. 지진은 아니다. 강력한 폭풍과도 같은 마나 때문이었다.
이성진은 창문을 달려갔다. 그리고 이 현상이 왜 생겼는지 알았다.
마나막이 깨지고 있었다. 마나막이 깨지면서 마나막을 유지하던 마나가 사방으로 폭풍처럼 휘날리고 있었 다.
마나막이 깨지는 이유는 한 가지
다. 지구에 충분한 마나를 공급했다 는 것이다.
그리고 엘 파나에서 온 두 번째 달에서 무언가 떨어져 내리기 시작 했다.
2차 침공이라고는 그 누구도 생각 하지 못했다.
두 번째 달에서 떨어져 내리는 것 들은 알이었다. 아니 알로 위장한 성이다.
하지만 알의 개수는 많지 않았다. 10개였다. 다른 지역에는 다른 시간 대에 떨어뜨리는지도 모른다. 하지 만 눈에 보이는 것은 10개였다.
알의 크기도 최소 용족의 성 정도
인 것 같았다.
지금까지 확인한 것은 용족의 성이 가장 컸다.
이성진은 빠르게 알이 어디로 떨어 지는지 확인했다.
각도를 봐서는 서울•경기 지역이나 아래 지역은 아니었다. 위쪽이었다.
이성진은 자신도 모르게 욕이 나왔 다.
“젠장! 그냥 갔어야 하는데!”
아무래도 알이 한반도 북쪽과 중국 에 떨어질 것 같았다. 알이 한반도 북쪽과 중국에 떨어지면 아라의 생 사를 장담할 수 없었다.
재수 없으면 아라가 있는 곳에 알
이 떨어진다.
대기권을 통과해 불타오르는 알의 속력이 조금씩 줄어드는 것이 보였 다.
불길이 점점 사라지고 알의 선명한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이성진의 눈에 알 표면에 그려진 문양이 보였다.
신성 파나 제국의 문양이었다.
생각해 보니 신성 파나 제국의 성 은 지구에 내려오지 않았다. 신성 파나 제국의 성이 지구에 내려온다 는 것은 또 다른 의미의 위기였다.
마나뿐만 아니라 파나 신을 믿는 광신도들이 신성력을 사용할 수 있
다는 것이다.
이성진은 마나막이 하나의 속임수 라는 것을 알았다. 마나막을 만들어 마나를 공급하는 줄만 알았다.
“세뇌와 전향!”
이성진은 파나 신의 심장 때문에 신성력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어렴 풋이 짐작하고 있었다.
이성진을 믿고 따르며 의지하는 종 족이 많아질수록 신성력이 만들어졌 다.
지구에 떨어진 수많은 성에서 지구 인들을 세뇌하고 파나 신을 믿게 했 다. 몇백만 명 수준이 아닐 것이다. 몇천만 명은 홀쩍 넘어 몇억 명일지
도 몰랐다.
파나 신이 힘을 얻는다. 그리고 파 나 신의 힘을 지구에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처음부터 이것이 목적이었나?”
이성진은 자신도 모르게 중얼거렸 다. 파나 신의 심장을 가졌기 때문 이었다. 파나 신의 생각을 어렴풋이 알았다.
확인해 봐야 하겠지만, 파나 신의 신성력이 마나와 함께 지구에 퍼져 나가 강렬하게 느껴지는 지금 모든 것이 파나 신의 계획인 것 같았다.
상황도 급격하게 달라진다.
“하인스 장군!”
이성진은 집무실 문을 열고 소리쳤 다. 그러자 곧 하인스 장군이 뛰어 왔다.
“위대하신 왕이시여! 부르셨습니 까!”
하인스 장군도 두 번째 달에서 떨 어진 성 때문에 정신없었다. 하지만 이성진이 부르니 무조건 달려왔다.
“지금 즉시 황수정 재상과 마법 통 신을 할 수 있게 하고 김동수 공작 을 이곳으로 불러와라.”
“알겠습니다.”
하인스 장군이 뛰어갔다. 그리고 곧 마법사가 마법 통신기를 가지고 왔다. 황수정에게는 이미 연락한 상
태였다.
마법사가 바로 황수정과 연결했다. 황수정의 모습이 나타났다.
[위대한 왕이시여!]
“인사는 그만하고, 황수정 재상도 느꼈나?”
[무엇을 말씀하시는 것인지?] 황수정은 파나 신의 신성력을 못 느낀 것 같았다.
“그럼 신성 파나 제국의 성이 떨어 지는 것은 봤나?”
[봤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정보를 모으라고 명령을 내렸습니다.]
황수정의 말대로 정보를 모으는 것 이 맞다. 하지만 지금 이성진의 감
각은 다르다고 말하고 있었다.
“정보를 모으는 것도 중요해. 하지 만 그린 일족인 샤인과 골드 일족인 란마스를 우리 편으로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해.”
황수정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성진 이 중요하다고 하며 중요한 것이다. 황수정도 일단 정보를 수집한 다음 그린 일족인 샤인과 골드 일족인 란 마스를 어떻게 할 것인지 결정하려 했다.
“우리 편이 안 된다면 죽이고 세력 을 흡수해야 하고.”
[무슨 말씀이신지 알겠습니다.]
“그리고 황수정 재상은 신성 파나
제국의 성이 떨어질 것을 몰랐어?” 황수정은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
[죄송합니다. 전혀 몰랐습니다. 신 성력을 사용할 수 없는 신성 파나 제국은 지구 점령이 끝난 후에 내려 올 계획이었습니다.]
신성 파나 제국은 엘 파나의 다른 종족들까지 속였다. 용족인 황수정 도 모른다면 다른 종족도 모른다고 봐야 했다.
[크게 걱정 안 하셔도 될 것입니 다. 신성 파나 제국의 힘은 파나 신 의 신성력에서 나옵니다. 파나 신의 신성력이 없는 지구에서 신성 파나 제국은 힘을 못 씁니다.]
“아니야. 파나 신의 신성력은 이미 지구에 가득해!”
황수정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럴 리가요! 파나 신을 믿는 …….]
그럴 리가 없다고 말하려던 황수정 은 이성진의 말이 사실인 것을 알았 다. 이성진이 생각한 것을 황수정도 똑같이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지구인이 파나 신을 믿기 시작했 군요.]
“아마도 그런 것 같아. 황수정 재 상은 못 느낀 것 같은데 나는 지금 파나 신의 신성력이 느껴지거든.”
황수정은 상황이 심각하다는 것을
알았다. 파나 신의 신성력을 사용할 수 있다. 신성 파나 제국과의 싸움 이 힘들게 된다.
[바로 샤인과 란마스를 만나겠습니 다. 만약 머뭇거린다면 바로 처리하 고 세력을 흡수하겠습니다.]
“그렇게 해 줘.”
[그럼 저는…….]
마법 통신이 끊겼다. 그리고 와서 기다리고 있던 김동수가 하인스 장 군과 함께 들어왔다.
“찾으셨다고 들었습니다.”
“어서 오세요.”
이성진은 급한 마음에 바로 김동수 에게 물었다.
“몽골에 있는 지구 연합군과는 어 떻게 되었습니까?”
“중국 루트를 주는 것은 거의 확실 시되어 가고 있는 중이었습니다. 하 지만 지금 새롭게 떨어진 성 때문에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는 모르겠습니 다.”
“무조건 알아 오세요. 아니면 그냥 제가 찾으러 가겠습니다.”
이성진은 모든 것을 포기하고 아라 를 찾으러 갈 생각 까지 했다. 지금 까지 해 왔던 모든 일은 아라를 찾 기 위해서였다. 아라를 찾을 수 없 다면 필요 없다.
그리고 만약 아라가 잘못되었다면
남은 것은 복수뿐이다.
이성진의 표정과 말투에서 그런 마 음을 읽은 김동수는 바로 대답했다.
“무조건 알아내 오겠습니다.”
“네. 조금이라도 시간을 끌면 말해 주시는 것 잊지 마시고요.”
“알겠습니다.”
김동수 역시 지구 연합군 쪽에서 시간을 끄는 것 같은 태도를 하면 이성진에게 바로 알려 줄 생각이었 다.
김동수가 바로 나가자 이성진은 점 점 더 퍼져 나가는 파나 신의 신성 력을 느끼며 생각에 잠겼다.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파나 신의
계획인가 알고 싶었다.
엘 파나에서부터인가, 아니면 지구 에 와서부터인가.
이성진은 엘 파나에서 있었던 때부 터 기억을 하나씩 되돌아보기 시작 했다.
이성진이 어느 정도 생각을 정리하 고 있을 때 집무실 문을 급하게 두 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위대하신 왕 이성진 폐하! 하인스 입니다.”
“들어와!”
하인스 장군은 혼자가 아니었다. 마법 통신구를 든 마법사와 함께였 다.
“무슨 일이야?”
황수정에게서 연락이 온 줄 알았 다. 그런데 아니었다.
“성녀 엘리스로부터 마법 통신입니 다. 이성진 폐하와 대화를 하고 싶 다고 합니다.”
“내가 이곳에 있다는 것을 알고 한 것인가?”
“그런 것 같습니다. 다른 곳을 통 하지 않고 직접 연락이 왔습니다. 어떻게 할까요?”
“어떻게 하기는. 대화하고 싶다는 데 해야지. 그리고 통신망 점검은 물론 신성 파나 제국의 스파이가 있 는지 점검도 해야겠어.”
“알겠습니다.”
“마법 통신구만 놔두고 나가 봐.”
이성진은 걸리는 것이 있었다. 그 래서 하인스 장군은 물론 마법사까 지 내보냈다. 두 사람이 나가자 이 성진은 마나로 집무실을 채웠다.
안의 대화가 밖에 들리지 않는다.
그리고 마법 통신구에 마나를 넣었 다. 그러자 성녀 엘리스가 나타났다.
[아저씨! 이렇게 얼굴을 보니 좋네 요!]
성녀 엘리스는 진짜 기쁘다는 표정 이었다.
“나를 원망하지 않고 반가워해 주 니 고맙기는 한데 왜 마법 통신을
한 것이지?”
[제가 왜 아저씨를 원망해요?]
“나 때문에 곤란해지고 지구까지 오게 된 것이 안 원망스러워?”
[다 파나 신의 뜻이라고 생각해 요.]
몰랐다면 엘리스가 성녀이기 때문 에 저런 말을 한다고 생각했을 것이 다.
“처음부터 파나 신의 뜻이었어? 파 나 신이 심장이 있는 곳에 나를 데 려간 것부터.”
성녀 엘리스는 전혀 당황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네. 파나 신께서는 아저씨에게 성
물인 심장을 보여 주라고 하셨어 요.]
성녀 엘리스가 아무리 이성진을 좋 아한다 해도 신성 파나 제국의 모든 것이나 다름없는 성물인 파나 신의 심장을 그냥 보여 줄 수는 없었다.
“내가 훔쳐 갈 수 있게 한 것인지 알았어?”
[그건 몰랐어요. 하지만 아저씨가 파나 신의 심장을 훔쳐 간 것도 파 나 신의 뜻이라는 것을 나중에 알게 되었어요.]
이제 성녀 엘리스도 아는 것 같았 다.
[어쨌든 제가 아저씨를 만나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잖아요.]
“집착인가?”
[아니요. 사랑이에요. 처음 아저씨 가 저를 구해 줬던 그 날부터 저는 아저씨를 사랑하게 되었어요.]
“내가 너를 사랑하지 않는데 네가 나를 사랑하는 것을 집착이라고 하 는 거다. 엘리스.”
냉정하게 말해도 성녀 엘리스는 당 황하지 않았다.
[집착이라고 해도 좋아요. 언젠가 는 아저씨도 저를 사랑하게 될 테니 까요.]
이성진은 전혀 통하지 않는 성녀 엘리스의 행동에 한숨이 나왔다.
“그럴 일은 없어.”
[아니요. 있어요. 그래서 파나 신의 허락을 받고 아저씨에게 경고해 주 려고 해요.]
“경고? 무슨 경고?”
[서울을 떠나세요. 파나 신께서는 자신을 거부하는 이들에게 본보기로 서울을 파괴하실 겁니다.]
“엘리스! 내가 누군지 잊었나? 해 볼 수 있으면 해 봐. 내가 막아 줄 테니까.”
그냥 하는 말이 아니다. 지금이라 면 그 어떤 존재가 군대를 이끌고 와도 충분히 막아낼 자신이 있었다.
[아저씨! 저는 아저씨를 잃기 싫어
요. 마지막으로 말할게요. 서울을 떠 나세요. 그리고 파나 신의 힘을 느 끼신 다음 파나 신의 종이 되세요. 그것이 아저씨와 아저씨를 사랑하는 사람들을 살릴 수 있는 길입니다.]
“아니. 내가 서울을 떠난다면 엘리 스 네 말 때문이 아닐 거야.”
엘리스는 처음으로 어두운 표정을 했다. 그리고 머뭇거렸다. 더는 허락 되지 않은 말을 이성진에게 하고 싶 었다.
하지만 끝내 꺼내지 못했다. 대신 다른 경고를 했다.
[몽골에 있는 지구인들을 믿는 것 이라면 소용없어요. 3일 뒤 몽골은
사라집니다. 몽골에 있는 지구인들 도 모두요.]
이성진은 성녀 엘리스가 지구의 모 든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는 것을 알았다.
[같은 날 서울도 사라집니다. 신이 아니라면 막을 수 없습니다.]
성녀 엘리스는 아슬아슬한 범위 내 에서 이성진에게 정보를 줬다. 다른 이유는 없었다. 단지 이성진을 살리 고 싶었다.
[그리고 이것만은 알아주세요. 저 는 정말 아저씨를 사랑한다는 것을 요. 그래서 아저씨가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것을 지켜 줄 생각입니다. 3
일 뒤에도 볼 수 있기를 바라는 마 음으로…….]
성녀 엘리스는 정중하게 무릎을 살 짝 굽히며 인사했다. 그리고 마법 통신이 끊겼다.
이성진은 주먹을 꽉 쥐었다. 성녀 엘리스가 서울을 파괴한다고 할 때 감각이 찌르르하고 울었다. 죽음에 가까운 위기라고 경고했다.
이성진은 지금 자신에게 죽음에 가 까운 위기를 줄 수 있는 것이 무엇 일까 생각했다.
그 생각 끝에 확인이 필요했다. 이 성진은 바로 맥칼란에게 마법 통신 을 보냈다.
[누구야? 누군데 자신을 밝히지도 않고 무턱대고……. 이성진 폐하!]
“급해서 그랬습니다.”
[아닙니다. 신성 파나 제국의 성이 떨어져 내린 것 때문에 연락을 주신
겁니까?]
맥칼란이 있는 곳에도 지금 난리가 아니었다. 후방 지역에 문제가 없는 지부터 지금 진행하고 있는 계획이 제대로 되고 있는지 확인하고 있었 다.
“그것과 관련 있습니다. 한 가지 물어볼 것이 있어요.”
[말씀하십시오.]
“서울을 한 번에 파괴할 만한 무기 가 엘 파나에 있습니까?”
[마법이라면 가능합니다만 그 마법 을 사용하려면 서울 근처까지 가야 합니다.]
“마법이 아니면요?”
이성진의 감각은 마법이 아니라고 외치고 있었다.
[혹시 누구에게 서울을 파괴하겠다 는 이야기를 들으셨습니까?]
“네. 성녀 엘리스가 직접 협박하더 군요.”
성녀 엘리스라는 말에 맥칼란의 눈 이 커졌다. 그리고 이성진이 물어본 것의 답을 알았다.
[그렇다면 딱 한 가지뿐입니다. 빈 성을 서울에 떨어뜨리는 것입니다.]
가장 우려했던 것을 진짜로 준비한 것 같았다. 정지 궤도 상에서 질량 이 큰 물체를 낙하시킨다.
운석과도 같은 효과를 낼 것이 분
명했다.
“3일 뒤에 떨어질 것 같아요.”
맥칼란의 눈이 더 커졌다.
[3일 뒤에요?]
“네. 막을 방법이 있을까요?”
맥칼란은 난감한 표정을 지을 수밖 에 없었다. 엄청난 크기의 성을 떨 어뜨리는 것은 9단계 마법과 똑같은 효과를 낸다.
아니 더 효과가 클 수도 있었다.
[작은 지역은 몰라도 서울•경기 모 두를 막을 수는 없습니다. 최소 9단 계 마법과 위력이 비슷할 겁니다. 마법이라면 어떻게 해 볼 수 있지만 이건 마법이 아니라서…….]
마법이라면 처음부터 발동이 안 되 게 할 수 있다. 또는 좌표를 바꿀 수도 있다. 하지만 마법이 아니다. 방법이 없었다.
“그렇다고 손 놓고 있을 수는 없습 니다.”
맥칼란은 이성진의 뜻을 알았다. 이성진은 서울•경기를 구하고 싶어 했다.
[알겠습니다. 방법을 찾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마법 통신을 끊은 이성진은 이 정 보를 김동수에게도 알려줬다. 지구 연합군이 궤멸하는 것을 막아야 했 다. 이 정보로 아라의 위치를 더 빨
리 알아냈으면 하는 마음도 있었다.
점점 더 커지는 불안감 속에 이성 진은 거의 실시간으로 상황을 보고 받기 위해 대회의실을 상황실로 만 들었다. 각 지역과 통신할 수 있는 통신 마법구를 설치했다.
마법 도구로 지도를 띄워 신성 파 나 제국의 성이 떨어진 곳으로 생각 되는 곳을 표시하고 현재 이성진의 세력권도 표시했다.
그리고 김동수로부터 서울•경기 지 역에 거대한 성이 떨어진다는 소식 을 들은 고진명 대통령은 수시로 이 성진을 만나고 싶다는 연락을 해 왔 다. 하지만 이성진은 아직 만날 때
가 아니라고 생각해 거절했다. 그렇게 정신없이 12시간이 지났을 때 좋은 소식이 하나 들려왔다.
“황수정 재상으로부터 마법 통신입 니다!”
“바로 연결해!”
바쁜 와중에 위대하신 왕이니 뭐니 하는 수식어는 과감하게 생략하게 했다.
“알겠습니다.”
마법 통신구에서 황수정이 나타났 다.
[위대하신…….]
“본론만 빨리 말해. 황수정 재상!” [알겠습니다. 그린 일족 샤인과 골
드 일족 란마스는 이성진 폐하를 직 접 뵙고 충성을 맹세하겠다고 합니 다.]
“직접? 그리고 이렇게 빨리?”
이성진은 그린 일족 샤인과 골드 일족 란마스가 너무 빨리 항복했다 고 생각했다. 신성 파나 제국의 성 이 지구에 떨어졌다. 강력한 아군이 도착한 것이다. 그런데 그 아군을 기다리지 않고 항복했다.
[성녀 엘리스가 그린 일족 샤인과 골드 일족 란마스를 버렸습니다.]
“버리다니?”
[3일 후 서울•경기 지역에 거대한 성을 떨어뜨릴 테니 성을 버리고 북
쪽으로 올라와 합류하라는 지시를 했다고 합니다.]
왜 그린 일족 샤인과 골드 일족 란마스가 항복했는지 알 것 같았다.
황수정의 말대로 버린 것이다.
이성진과 황수정이 눈을 시퍼렇게 뜨고 감시하고 있다. 북쪽으로 올라 가 합류하기도 전에 걸린다.
그린 일족 샤인과 골드 일족 란마 스 둘이 힘을 합쳐도 황수정을 이길 수 없다. 더군다나 엘 파나의 검은 사신 s 인 이성진도 있다.
이성진의 존재도 확인했다.
그런데 북쪽으로 올라가지 않아도 죽는다. 서울•경기 지역에 거대한
성을 떨어뜨리면 그 여파가 둘의 성 까지 미친다.
물론 용족인 샤인과 란마스가 죽지 는 않는다.
모든 기반이 사라질 뿐이다. 하지 만 이성진과 황수정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다.
서울•경기 지역은 물론 천안과 아 산까지 잃고 가만히 있을 리 없다. 용족 2명을 제거해 힘을 줄인다.
“신성 파나 제국답네.”
[그렇습니다. 파나 신의 신탁이라 는 명분 아래 그 어떤 일도 할 수 있는 곳이니까요.]
“샤인과 란마스를 바로 보내.”
[알겠습니다. 3시간 안에 가겠습니 다.]
용족만 날아온다면 서울까지 3시간 안에 올 수 있었다. 이성진이 샤인 과 란마스를 기다리고 있을 때 맥칼 란에게 연락이 왔다.
“맥칼란 공왕입니다.”
맥칼란의 모습이 바로 나타났다.
[이성진 폐하! 확인해 주실 것이 있습니다.]
다짜고짜 확인해 달라고 말했다. 약간 홍분한 것이 떨어지는 성을 막 는 방법을 찾아낸 것 같았다.
“뭐를 확인해 주면 됩니까?”
[제가 자료를 뒤지다가 알게 된 사
실입니다. 서울•경기 지역에 세뇌 마법을 막는 광범위 마법진이 설치 되어 있다고 합니다.]
그렇지 않아도 서울•경기 지역은 성녀 엘리스의 세뇌를 어떻게 피했 나 싶었다. 용족과 협력하기로 했기 때문에 그냥 풀린 줄 알았다.
“그건 김동수 공작에게 확인하면 빠를 겁니다.”
서울.경기 지역에 마법진을 설치했 다면 천하 그룹밖에 없다.
[알겠습니다. 김동수 공작에게 연 락해 알아보겠습니다.]
맥칼란과 마법 통신이 끝나고 조금 있자 하인스 장군이 들어왔다.
“이성진 폐하! 황수정 재상과 그린 일족의 샤인 그리고 골드 일족의 란 마스가 도착했습니다.”
3시간이 안 되었는데 도착했다.
“어디 있나?”
“1층 접견실에 있습니다.”
“내려가지.”
“모시겠습니다.”
이성진은 하인스 장군과 함께 1층 접견실로 내려갔다. 접견실에 들어 가자 서서 기다리는 그린 일족의 샤 인과 골드 일족의 란마스가 보였다. 황수정은 옆에 있었다.
샤인은 그린 일족답게 머리와 눈동 자의 색이 초록색이었다. 란마스는
금색이었다.
“위대하신 왕 이성진 폐하! 그린 일족이 샤인과 골드 일족의 란마스 가 충성을 맹세하기 위해 왔습니 다.”
황수정은 나 잘했죠란 표정으로 말 했다. 그런 황수정에게 이성진은 미 소 지어 줬다. 황수정은 그 어떤 보 상보다 이성진이 좋아하며 웃어 주 는 것이 기뻤다.
“그린 일족의 샤인이 위대하신 왕 이성진 폐하를 뵙습니다.”
“골드 일족의 란마스가 위대하신 왕 이성진 폐하를 뵙습니다.”
두 명의 용족 모두 이성진에게 무
릎 꿇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이 성진에게서 느껴지는 것은 그냥 강 함이 아니었다.
강함과 더불어 신성함까지 느껴졌 다.
용족이기 때문에 더 자세히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자신들의 선택이 어쩔 수 없이 한 것이 아니라 좋은 선택일지 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두 일어나라.”
샤인과 란마스는 바로 일어났다. 그리고 이성진을 똑바로 바라봤다. 이성진을 조금 더 파악하기 위해서 였다.
“바쁜 상황이니까 의식 같은 것은 넘어가겠다.”
이성진이 먼저 샤인에게 다가갔다.
“용족의 그린 일족인 샤인, 너는 나에게 심장을 걸고 충성을 맹세하 겠는가?”
샤인은 바로 대답할 수 없었다. 케 르빌 제국의 황제에게 충성을 맹세 할 때도 심장을 걸지는 않았다. 심 장을 걸겠다는 것은 완전한 복종을 의미했다. 이성진을 배신하면 심장 이 터져 죽는다.
“두 번 기회는 없다.”
샤인은 거부하면 이 자리에서 죽는 다는 것을 느꼈다. 이성진의 눈이
그렇게 말하고 있다.
“용족의 그린 일족인 샤인! 나에게 심장을 걸고 충성을 맹세하겠는가?”
샤인은 다시 무릎을 꿇었다.
“용족의 그린 일족 샤인! 위대하신 왕 이성진 폐하에게 심장을 걸고 충 성을 맹세하겠습니다.”
바닥에 바짝 엎드렸다. 뒤에 서 있 는 하인스 장군이 깜짝 놀랐다. 용 족이 무릎을 꿇고 머리가 땅에 닿게 엎드린 경우는 없었다.
죽으면 죽었지.
하인스 장군은 아직 이성진을 제대 로 느낄 능력이 없다. 그래서 그렇 게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샤인은 이성진에게 충성을 맹세하 기로 마음먹자 말 그대로 이성진이 너무 위대해 보였다. 자신이 초라해 보일 정도로.
그래서 자연스럽게 머리를 땅에 댔 다.
샤인이 진심으로 충성을 맹세한 것 을 느끼자 이성진은 직접 샤인에게 손을 대 일으켜 세웠다.
“샤인 너에게 힘을 주겠다.”
이성진은 샤인의 양손을 잡고 자신 의 마나를 불어넣기 시작했다. 샤인 은 깜짝 놀랐다. 자연에 있는 마나 가 아닌 마나를 함부로 넣으면 안 된다.
마나의 성질이 다르다. 그래서 충 돌이 일어난다. 죽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이성진의 마나는 샤인 자신 의 마나처럼 아무런 충돌 없이 들어 왔다.
그리고 심장에 닿았다. 심장에 닿 은 이성진의 마나는 그대로 자리 잡 았다.
그때 샤인의 눈이 커졌다. 그냥 마 나가 아니었다. 신성력이 느껴졌다.
그리고 심장을 통하는 마나가 더 정순해졌다.
이성진의 신성력도 섞인 것 같았 다.
“이건 마치 케르빌 제국의 황제
와……
“비슷할 거다.”
샤인의 변화를 황수정은 물론 란마 스도 느꼈다. 샤인이 더 강해졌다. 물론 두 개의 심장을 가진 황수정보 다는 약했다.
란마스는 이성진이 파나 신의 심장 을 완벽하게 흡수했다고 생각했다. 그렇지 않고서는 이런 기적 같은 일 을 할 수 없었다.
이성진이 자신을 향해 몸을 돌리자 란마스는 바로 무릎을 꿇고 머리를 박았다.
“용족의 골드 일족 란마스, 위대하 신 왕 이성진 폐하께 심장을 걸고
중성을 맹세합니다.”
충성을 맹세하면 넘볼 수 없다고 생각한 케르빌 제국 황제와 비슷한 능력을 얻는다. 생명을 걸어 볼 만 했다.
이성진은 란마스 역시 직접 일으켜 세웠다. 그리고 팔을 잡고 마나를 집어넣었다.
란마스는 이성진의 마나를 느끼며 황홀한 느낌을 받았다.
그 어떤 것으로도 줄 수 없는 그 런 느낌이었다. 영혼이 맑아지는 것 같았다.
자신도 모르게 주르륵 눈물이 흘렀 다.
“나의 왕! 나의 모든 것! 믿음으로 보답하겠나이다!”
이성진도 란마스가 이렇게 나올 줄 은 몰랐다. 황수정과 친척 관계나 마찬가지인 골드 일족이라 조금 더 강해지라고 신성력을 더 넣었다.
더 강해지는 것을 넘어 강한결과 같이 이성진을 신처럼 섬기게 되었 다.
란마스가 이성진을 신처럼 섬기게 되자 란마스의 몸에서 금빛이 뿜어 져 나왔다. 따뜻한 느낌이었다.
하지만 곧 사라졌다. 란마스가 다 시 흡수했기 때문이었다.
“같은 편이 된 것을 축하해야 하지
만 지금은 상황이 상황인지라 그럴 수 없고, 위로 같이 올라가자.”
샤인과 란마스는 허리를 숙이며 이 성진의 말을 따랐다. 이성진은 황수 정과 나란히 상황실로 갔다. 그 뒤 를 샤인과 란마스 그리고 하인스 장 군이 따라갔다.
상황실에 들어가자 김동수가 기다 리고 있었다.
“이성진 폐하!”
“언제 오셨습니까?”
“조금 전에 왔습니다.”
김동수의 표정이 안 좋았다. 이성 진은 이를 악물고 김동수의 다음 말 을 기다렸다.
“죄송합니다.”
“위치 파악이 안 된 겁니까?”
“위치 파악은 됐습니다. 하지 만……
김동수는 다른 사람이 있는 곳에서 말해도 되는지 몰라 머뭇거렸다.
“그냥 말하세요.”
“이것을 보시면 이해가 빠르실 겁 니다.”
김동수는 마법 영상 장치를 꺼냈 다. 그러자 공중에서 촬영한 영상이 나왔다.
영상에는 거대한 성이 보였다. 나 부끼는 깃발의 문양은 신성 파나 제 국이었다.
“마나막이 사라지고 마법 도구를 장착한 정찰기를 띄울 수 있었습니 다. 정찰기를 띄운 이유는……
김동수는 몽골 지구 연합군에서 정 찰기를 띄운 이유를 말하기 시작했 다.
신성 파나 제국의 성이 떨어지고 아라를 찾기 위해 보낸 팀과 연락이 끊겼다. 마지막 연락 온 위치에 정 찰기를 보냈다.
“신성 파나 제국의 성과 성 사이에 아라가 있는 것 같습니다. 정찰기가
생존 신호를 받고 곧 격추당했습니 다.”
정찰기가 반짝이는 신호를 받는 것 을 끝으로 영상이 끊겼다.
“거기가 어디입니까?”
“장춘 시에서 서쪽으로 50km 정 도 떨어진 곳입니다.”
김동수는 지도를 띄워 이성진에게 보여 줬다. 꽤 먼 곳이었다.
“알겠습니다. 황수정 재상!”
“네. 이성진 폐하!”
“이곳을 부탁한다. 나는 아라를 찾 으러 가겠다.”
“걱정하지 마시고 다녀오십시오.” 황수정은 이성진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아라라는 것을 잘 안다. 그래 서 반대하지 않았다.
“맥칼란 공왕이 서울•경기 지역을 방어할 방법을 못 찾으면 대피시킬 수 있는 사람은 모두 대피시키길 바 란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황수정이 대답하고 이성진이 바로 아라를 찾으러 떠나려 할 때, 맥칼 란으로부터 마법 통신이 들어왔다.
[이성진 폐하! 방법을 찾았습니다. 막을 수 있습니다!]
“맥칼란 공왕 정말입니까?”
이성진은 뜻밖의 소식에 기뻐했다.
[그렇습니다. 김동수 공작에게 받
은 자료를 검토해 본 결과 가능합니 다.]
“잘되었군요. 황수정 재상과 함께 서울•경기 지역을 지켜 주길 바랍니 다.”
[…….]
이성진의 말에 맥칼란은 대답하지 못했다. 이성진이 어디론가 떠나려 하는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이성진 이 서울•경기 지역의 방어를 지켜보 지 않고 떠나려는 이유는 한 가지뿐 이다.
“왜 대답을 안 하십니까?”
[이성진 폐하……. 제 계산으로는 최소 용족 5명이 필요합니다.]
지금 맥칼란은 이성진이 없이는 서 울•경기 지역을 방어할 수 없다고 말하는 것이다.
이성진에게 서울•경기 지역 1천만 명의 죽고 사는 결정하는 선택권이 생겼다.
잔인한 선택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