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S급 생존자-41화 (41/50)
  • 5장. 최강의 용족

    이성진은 금방 황수정이 보이는 곳 까지 갔다. 그리고 황수정은 힘겹게 싸우고 있었다.

    아니 싸운다기보다는 아수스에게 일방적으로 당하고 있었다.

    “멍청하기는……

    누구나 황수정이 싸우는 것을 보면 멍청하다고 말할 것이다. 황수정은 아수스가 장난스럽게 던지는 마법을 막고만 있었다. 공격은 안 했다.

    이유는 한 가지였다. 흑기사들과

    병사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아수스는 자신의 병사가 죽든 말든 치열하게 싸우고 있는 곳에 마법을 던져 댔다. 하늘 높이 떠오른 상태 에서.

    황수정도 이런 상황이 싫었다. 하 지만 어쩔 수 없었다. 적극적으로 아수스를 공격했었다. 아수스가 흑 기사와 병사들을 공격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그때마다 아수스는 황수정 의 발목을 잡고 대규모로 병사를 보 냈다.

    황수정이 없다면 흑기사와 병사들 은 다 죽고 방어 구역이 뚫릴 정도

    로.

    “아수스! 비겁한 놈! 나와 제대로 싸워 보자!”

    황수정은 아수스가 날린 바람의 마 법을 튕겨 내면서 소리쳤다. 하지만 아수스는 하늘에서 비아냥거리는 목 소리로 대답했다.

    “내가 비겁한 것은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비겁해서 이길 수 있다면 비 겁해야지! 하하!”

    황수정이 이를 갈았다. 아수스가 웃으며 한눈파는 사이 흑기사와 병 사들을 향해 몰려오는 아수스의 병 사들을 향해 불의 마법을 날렸다.

    하지만 어느새 아수스가 황수정이

    날린 불의 마법에 물의 마법을 던져 막는 동시에 다른 방향으로 번개의 창을 던졌다.

    황수정은 돌로 만든 벽을 솟구쳐 오르게 해서 번개의 창을 막았다.

    황수정은 이런 식으로 싸우면 싸울 수록 손해다. 마나석 심장의 마나를 소모한다. 이성진이 아니면 채워 줄 수 없다.

    이러다가는 이성진과 약속한 5일이 되기도 전에 마나를 다 사용할 것 같았다.

    그것은 아수스도 알고 있었다.

    “어떻게 심장도 없이 능력을 사용 하는지 모르겠구나. 하지만 점점 더

    줄어드는 크리스탈 너의 마나가 느 껴진다!”

    아수스는 하늘에서 혀를 내밀어 입 술을 핥았다. 마치 맛있는 음식을 앞에 둔 것처럼.

    “그때가 기다려지는구나! 하하하 하!”

    황수정은 아수스의 말에 힘이 빠졌 다. 의욕이 사라진다. 이성진이 약속 한 5일이 되기 전에 마나가 떨어질 것이 분명했다.

    어쩔 수 없이 죽어야 한다면 죽을 각오도 되어 있다. 하지만 이성진과 한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것이 미안하 다.

    그리고 죽기 전에 이성진을 한 번 더 만나고 싶었다.

    이성진을 한 번 더 만나고 싶다는 생각을 하자 황수정은 피식 웃었다. 이성진이 있었다면 이런 일도 일어 나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아수스가 저렇게 장난처럼 까불지 도 못한다.

    “아저씨!”

    황수정이 자신도 모르게 이성진을 불렀다. 그런데 황수정의 눈이 커졌 다. 마나석 심장의 마나가 채워지고 있다. 절반도 안 남은 마나였다. 그 런데 급속도로 차오르고 있었다.

    황수정은 자신이 이성진을 보고 싶

    다고 생각하자 기적이 일어나는 것 같았다.

    기적은 기적이고 이렇게 빠르게 마 나가 차오르면 상황이 달라진다.

    “나! 이제 이곳에 절대적인 힘을 부여하노니!”

    아수스는 황수정이 자포자기의 심 정으로 마법을 사용하는 줄 알았다. 황수정이 지금 발동하려는 마법을 알고 있다. 대규모 방어 마법이다.

    넓은 지역에 아군에게만 마법이 걸 린다. 마법은 물론 물리적 피해까지 도 막아 준다. 발동 시간은 10분이 다. 하지만 10분 동안 거의 무적이 나 다름없었다.

    위력이 강한 마법인 만큼 들어가는 마나도 많았다. 아수스 자신도 가진 마나의 절반을 사용해야 할 만큼이 었다.

    지금 황수정의 상황이라면 이 마법 을 사용하면 가지고 있는 마나는 없 을 것 같았다.

    그래서 방해하지 않고 기다렸다.

    “마나의 힘과 육체의 강함 역시 절 대적인 힘의 일부가 되어 보호하리 라!”

    황수정은 아수스가 방해할 줄 알았 다. 아수스가 방해 안 하니 편하게 마법 주문을 완성했다.

    “앱솔루트 마인!”

    황수정을 중심으로 반경 1km가 빛 났다. 그리고 흑기사와 병사들이 빛 나기 시작했다. 아수스의 병사들은 조금 전까지 지친 모습으로 싸우던 흑기사와 병사들이 달라지자 당황했 다.

    그리고 그 어떤 공격도 먹히지 않 자 사기가 떨어졌다.

    마법도 창도 칼도 통하지 않았다. 대학살이 시작되었다. 아수스의 병 사들은 순식간에 죽어 나갔다. 하지 만 아수스는 죽어 나가는 병사들을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병사들이 다 죽어도 상관없었다. 황수정만 잡으면 되니까.

    그런데 마법을 사용한 황수정이 멀 쩡하게 서 있었다. 당황스러웠다. 풍 기는 마나의 향기가 그대로였다.

    전혀 줄어들지 않았다. 아수스는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았다.

    “이제 진짜로 해 보자고! 아수스!” 황수정의 모습이 변했다. 마나로 만들어진 검은색 비늘 갑옷이 더 선

    명한 검은색으로 변했다. 아수스는 인상을 썼다. 저 상태의 황수정과 싸우면 자신이 불리했다.

    아수스는 근접해서 싸우는 것보다 는 원거리에서 마법을 이용해 싸우 는 것이 뛰어났다. 그런데 황수정은 원거리 마법은 물론 근접해서 싸우 는 것까지 잘한다.

    그렇다고 아수스가 약한 것은 아니 었다. 상대적인 것이다.

    하늘의 검과 아수스가 마법 없이 근접해서 싸우면 아수스가 이긴다. 용족이 가진 막대한 마나로 만든 비 늘 갑옷이 충격을 흡수한다. 또한, 하늘의 검이 마나를 억지로 짜내 만

    든 공격을 아수스는 가지고 있는 막 대한 마나 때문에 몇 번이고 사용할 수 있다.

    가지고 있는 능력 자체가 달라서 싸움이 안 된다.

    하늘의 검과 아수스가 그런 것처럼 황수정과 아수스가 그런 상황이다.

    황수정의 검은색 비늘 갑옷으로 둘 러싸인 주먹은 다른 용족의 비늘 갑 옷을 너무 쉽게 파괴했다.

    아수스가 죽을 각오로 싸우지 않으 면 안 된다. 이건 손해였다. 아수스 는 조금 더 뒤로 물러서서 지켜보기 로 했다.

    “크리스탈! 너의 성과 부하들이 내

    손에 있다는 것을 잊지 마라!”

    아수스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도망 갔다. 학살당하는 부하들은 신경도 안 썼다.

    “아수스! 비열한 자식! 도망가지 말고 나와 싸워라!”

    황수정은 아수스를 쫓아갈 수가 없 었다. 아수스가 성의 부하들을 언급 하며 협박했다. 하지만 또 다른 이 유가 있었다.

    뒤에서 너무나 듣고 싶었던 목소리 가 들렸기 때문이었다.

    “수정아! 너무 멀리 가면 내가 마 나를 채워 줄 수 없다.”

    황수정은 천천히 돌아섰다. 제발

    꿈이 아니기를 바라면서.

    꿈이 아니었다. 투구를 해제한 이 성진이 황수정 앞에 서 있었다.

    “아저씨!”

    황수정은 부하들이 보고 있다는 것 도 잊었다. 너무 기쁜 마음으로 부 르며 이성진에게 달려가 안겼다.

    “수정아! 이러면……

    부하들 앞에서 안 된다고 말하려 했다. 하지만 황수정이 이성진을 꼬 옥 껴안았다.

    “이대로 잠시 만요. 정말 잠깐이면 돼요!”

    이성진은 어색한 표정을 지으며 가 만히 있었다. 5초 정도 지나자 황수

    정이 떨어졌다.

    “아저씨! 어떻게……. 빨리 오셨어 요?”

    “항상 변수라는 것은 존재한다. 그 러니 계획보다 빠르게 움직이는 것 이 낫다.”

    “치. 그건 저도 알아요. 하지만 5 일이라고 하셨잖아요.”

    황수정은 아수스의 성을 점령하고 오려면 최소 5일이라고 생각했다.

    “최대 5일이라고 말한 거였지. 왜? 2일 후에 다시 올까?”

    이성진이 장난치듯 말해도 황수정 은 좋았다.

    “아니요! 지금 와 주셔서 정말 고

    마워요. 아저씨 덕분에 내 백성들이 죽지 않아도 되었어요.”

    “그래? 그런데 똘이는 어디 갔어?” 똘이가 안 보였다.

    “똘이는 제 부탁으로 동쪽에 가 있 어요. 똘이 덕분에 동쪽에 있는 아 수스의 부하들은 죽을 맛이에요.”

    “무슨 소리야?”

    “그건 나중에 말해 드릴게요. 그나 저나 성공하신 거죠?”

    “당연히 성공했지. 그리고 수정이 에게 선물 하나 더 있다.”

    “선물이요?”

    황수정은 이성진이 주는 선물이 무 얼까 기대했다. 이런 상황에 이성진

    이 주는 선물 때문에 설레다니 자신 이 생각해도 웃겼다.

    “여기서 주기는 그렇고 기사단 주 둔지에 가서 줄게.”

    이곳은 아수스의 감시할 수 있는 거리였다. 황수정의 심장을 꺼내 주 면 바로 눈치챈다.

    “알았어요. 그럼 여기 방어 마법진 좀 깔아 놓고요. 도와주실 거죠?”

    황수정은 자신이 이성진과 기사단 주둔지에 가 있는 동안 이곳을 지키 기 위해 마법진을 설치해 놓고 싶었 다.

    이성진도 황수정의 마음을 알았다.

    “그래. 도와줄게.”

    “고마워요! 아저씨!”

    황수정의 부하들이 안전하려면 대 규모 마법진을 설치해야 했다. 그렇 게 하려면 마나가 필요했다. 이성진 의 도움이 꼭 필요한 이유였다.

    “그럼 저쪽부터 시작할게요!”

    “그러자.”

    황수정은 이성진이 주는 마나를 이 용해 마법진을 설치하기 시작했다. 회복 마법부터 방어 마법 그리고 공 격 마법까지 광범위하게 설치했다.

    이성진은 황수정을 따라다니면서 혀를 내둘러야 했다. 역시 용족이라 고 생각했다.

    마법진을 순식간에 뚝딱 설치한다.

    그냥 슥슥 그리는 것 같은데 정확했 다. 그리고 황수정은 자신의 마나를 아낌없이 쏟아부었다. 마나석 대신 이었다.

    마나석을 박지 않은 마법진이라 오 래 지속되지는 못한다. 하지만 어떤 면에서는 마나석을 박은 마법진보다 나았다.

    짧은 시간 동안 확실한 효과를 낼 수 있으니까.

    “후! 끝났다.”

    황수정이 힘들다는 듯 마지막 마법 진을 설치한 후 말했다. 뒤따라 다 니던 이성진은 혀를 내둘렀다.

    “1시간 만에 128개의 마법진을 깔

    수 있는 수정이 네가 대단하다.”

    “뭐 이 정도쯤이야.”

    자랑스럽게 말하는 황수정이었다. 이 정도쯤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128개의 마법진은 단독으로 작동하 지 않는다.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 어 있다.

    “하지만 아저씨가 없었으면 할 수 없는 일이에요.”

    황수정의 말대로다. 무한에 가까운 마나를 계속 공급받으니 황수정도 1 시간 만에 마법진을 128개나 설치 할 수 있었다.

    자신이 봉인한 능력을 되찾더라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아니 할 수는

    있다. 마나 회복하는 것을 걱정하지 않는다면.

    126개의 마법진을 설치하는데 이 성진의 도움 없이 황수정 혼자 했다 면 시간이 3배는 더 걸렸다. 마나를 회복하고 설치해야 했으니까.

    “이곳 지휘관에게 명령을 내릴게 요.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그 다음 기사단 주둔지로 가요.”

    “그러자.”

    황수정은 남쪽 방면을 방어하는 지 휘관에게 마법진의 효과를 이야기해 주고 잘 지키라고 명령했다.

    “아저씨! 이제 가요.”

    “그래.”

    이성진과 황수정은 빠르게 기사단 주둔지로 돌아갔다. 이성진은 황수 정에게 빨리 심장을 돌려주고 싶어 서였다. 황수정은 이성진의 선물이 무얼까 기대해서였다.

    기사단 주둔지에 도착했다. 현재 천안시 방어 사령관인 밀턴 장군이 이성진과 황수정을 보고 뛰어 나왔 다.

    “크리스탈 전하! 남쪽 방면에서 승 리하셨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3일 동안 제대로 승리한 곳은 없

    었다. 계속 흑기사와 병사의 숫자만 줄어들었다. 그나마 똘이가 방어하 고 있는 동쪽과 아수스 때문에 황수 정이 직접 나선 남쪽만 비슷하게 싸 우고 있었다.

    어느 한 곳만 뚫려도 천안시는 끝 이었다. 아수스가 자신의 욕심 때문 에 봐주지 않았다면 벌써 끝났을지 모른다.

    “이 소식을 모든 이에게 알렸습니 다.”

    황수정이 이기고 아수스가 도망갔 다는 사실을 알리는 것은 당연했다. 전쟁에서 사기는 중요한 것이다. 싸 울 의욕이 더 생긴다.

    “내 힘으로 이긴 것 아니니까 호들 갑 떨지 마라. 여기 이성진 님께서 도와주셨다.”

    밀턴 장군도 짐작하는 일이었다. 이성진이 황수정과 함께 나타났다. 당연히 도와줬을 것이다. 다른 사람 도 아니고 엘 파나의 검은 사신 S 니까.

    “알겠습니다. 엘 파나의 검은 사신 으님께 도움만 받는 것 같습니다. 감 사합니다.”

    밀턴 장군은 고개를 숙였다. 하지 만 아직 더 감사할 일이 남아 있었 다.

    “여기면 아수스도 파악하기 힘들

    것 같다. 선물 줄게.”

    이성진이 팔찌에서 황수정의 심장 이 들어 있는 상자를 꺼냈다. 밀턴 장군은 이성진이 선물이라고 말하며 상자를 꺼내자 ‘이 상황에 무슨 선 물을 주는지.’ 라고 생각했다.

    진짜 그냥 선물인 줄 알았기 때문 이었다.

    하지만 황수정은 아니었다. 자신이 봉인한 상자인 것을 한눈에 알아봤 다.

    “이것을 어떻게……

    “어떻게 가지고 왔냐고? 당연히 성 에 가서 가지고 왔지.”

    황수정은 눈을 크게 뜨고 이성진을

    바라 봤다. 눈물 흘릴 것 같았다. 밀턴 장군은 황수정이 왜 저러나 싶 었다.

    “상자가 그렇게 좋아? 눈물 날 정 도로?”

    “아니요. 상자 때문이 아니에요.”

    “그러면 왜?”

    “제 심장을 넣어 둔 봉인 상자를 가지고 오셨다는 것은 아저씨가 성 을 되찾았다는 거잖아요. 제가 가장 걱정하던 것을 아저씨가 해결해 준 거잖아요.”

    황수정의 말에 밀턴 장군은 무슨 일이 있었는지 이해했다. 그리고 부 끄러웠다. 선물이나 주는 이성진의

    행동을 탐탁하지 않게 생각했었다.

    “사신 으님. 정말 성을 되찾으신 겁 니까?”

    “카이저 장군하고 흑기사단장 콜린 이 군대를 이끌고 아수스의 뒤를 칠 겁니다.”

    밀턴 장군은 이성진이 확실하게 성 을 되찾았다는 것을 알았다.

    “크리스탈 전하! 이제 아수스의 협 박은 걱정 안 하셔도 되겠습니다.”

    “그래. 밀턴! 우리 모두 큰 선물을 받았어.”

    밀턴 장군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 리고 진심을 담아 이성진에게 허리 숙였다.

    “정말 감사합니다. 성을 되찾으셨 으니 제 가족의 은인이시기도 합니 다. 죄송하지만 성을 어떻게 되찾으 셨는지 정확하게 들었으면 합니다.”

    밀턴 장군은 정확한 정보를 알아야 계획을 세울 수 있다고 생각해 말했 다.

    하지만 이성진은 다르게 대답했다.

    “그건 나중에 하고 크리스탈 전하 의 능력부터 되찾는 것이 우선입니 다.”

    이성진이 황수정에게 심장이 든 상 자를 내밀었다. 황수정은 떨리는 손 으로 상자를 받았다. 상자는 황수정 이 받자마자 봉인이 풀렸다. 그리고

    뚜껑이 저절로 열렸다.

    상자 안에서 검은색 빛이 뿜어져 나왔다. 황수정은 아무렇지 않게 손 을 집어넣었다. 그리고 심장을 꺼냈 다.

    심장은 인간의 것과 똑같이 생겼 다. 하지만 심장이 검은색 빛을 뿜 고 있었다.

    황수정의 능력을 봉인했기 때문이 었다.

    황수정이 심장을 꺼내자 밀턴 장군 은 물론 근처에 있던 흑기사들과 병 사들이 모두 무릎을 꿇었다.

    자신이 충성을 맹세한 크리스탈의 기운이 너무 확실하게 느껴졌기 때

    문이었다.

    황수정은 한 손에 자신의 심장을 들고 다른 한 손은 가슴으로 가져갔 다.

    그리고 서슴없이 가슴을 뚫고 손은 집어넣었다. 곧 마나석 심장이 뽑혀 나왔다.

    황수정은 마나석 심장을 뽑을 때 생각보다 큰 고통을 받았다. 육체적 인 아픔의 고통보다 이성진의 기운 이 사라지는 허탈한 느낌 때문에 고 통이 컸다. 영혼의 고통 같았다.

    처음 느껴 본 것이다.

    상실감! 허전함! 괴로움!

    엘 파나에서 어머니가 돌아가실 때

    도 이런 감정을 느껴 보지 못했다. 그래도 용족 중에서 가장 감성적인 황수정이 었다.

    다시 마나석 심장을 집어넣고 싶었 다.

    “수정아!”

    이성진의 목소리가 황수정의 정신 을 깨웠다.

    “빨리 심장을 넣어.”

    “아! 네.”

    이성진의 목소리에 이끌려 자신의 심장을 넣었다. 그리고 동시에 꺼낸 마나석 심장을 아랫배에 쑤셔 넣었 다.

    전에 이성진에게 말한 두 개의 심

    장을 지금 만들려는 것이었다.

    자신의 심장을 넣어야 계속 살아갈 수 있다. 하지만 이성진을 잃은 것 같은 상실감을 더는 느끼기 싫었다. 그래서 아무런 준비도 없이 시작했 다.

    “뭐하는 짓이야!”

    이성진은 아무리 용족이라 해도 강 력한 두 개의 심장을 한꺼번에 넣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 성진의 생각은 맞았다.

    황수정의 눈이 까맣게 변했다. 폭 주의 징조였다. 용족 중에도 가끔 미친 용족이 나온다. 오랜 시간을 살아 그런 것인지 아니면 막대한 마 나 때문이지 모른다.

    용족이 폭주하는 첫 번째 징조는 눈동자였다. 각 종족의 색깔처럼 눈 이 변한다.

    황수정은 자신의 색인 검은색으로 변하는 중이었다.

    이성진은 이대로 뒀다가는 황수정

    은 곧 재앙이 된다. 이성진이 만들 어 준 마나석 심장이 아니어도 용족 중 최강에 가까운 존재였다. 마나석 심장까지 가진 상태로 폭주하면 신 에 가까운 능력을 보일지 모른다.

    대신 모든 마나를 소모하면 확실하 게 죽는다.

    어쩔 수 없이 이성진은 황수정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황수정의 심장과 아랫배에 손을 댔다.

    황수정의 심장을 느낀다. 동시에 마나석 심장도 느낀다.

    이렇게 된 것 이성진도 모험해 볼 생각이었다. 가슴의 심장과 아랫배 의 단전을 심장으로 가진 용족이 탄

    생 한다.

    최강이 될 것은 확실했다.

    최강의 용족이 이성진의 편이 된 다. 모험해 볼 만한 일이었다.

    그리고 어느 정도는 자신 있었다. 다른 것 때문이 아니다. 마나석 심 장 때문이다.

    마나석 심장은 이성진이 만들었다. 그리고 이성진의 신성력이 포함되어 있다. 쉽게 말해 창조자가 이성진이 다.

    창조자의 의지를 마나석 심장은 쉽 게 따른다.

    마나석 심장은 너무 쉽게 이성진의 통제에 들어왔다. 하지만 황수정의

    심장은 이성진을 거부하고 있었다.

    왜 자신을 마음대로 하려는 거냐는 듯 거칠게 반항했다. 그 반항이 황 수정에게 나쁜 영향을 끼칠 것 같았 다.

    이성진은 황수정의 심장을 계속 통 제를 시도하면서 소리쳤다.

    “수정아! 정신 차려라!”

    황수정의 눈동자가 급격하게 변하 더니 원래대로 돌아왔다. 이성진의 목소리 때문이었다. 이성진을 잃었 다는 느낌이 싫어서 충동적으로 벌 인 일이다.

    원래의 황수정이었다면 절대 할 리 가 없는 일이었다.

    감성이 이성을 이겨 버린 것이다. 누군가를 좋아하는 감정은 종족을 불문하고 미치게 만든다. 평소에는 할 리가 없는 일도 하게 만든다.

    하지만 이성진의 목소리는 그 어떤 약보다 홀륭하게 황수정의 정신을 깨웠다.

    “미…… 미안해요.”

    “그런 말할 때가 아니야! 마나석 심장은 내가 제어하고 있어. 수정이 너는 네 심장을 제어해! 두 개의 심 장을 어떻게 연결하는지는 네가 알 고 있잖아!”

    이성진도 두 개의 심장을 연결하는 것은 듣지도 보지도 못했다. 황수정

    만 수백 년 동안 연구했다.

    황수정은 더는 말하지 않고 그렇게 하겠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더는 말 을 함부로 해서는 안 된다.

    이성진의 말대로 가장 먼저 자신의 심장을 제어해야 했다. 이성진이 억 누르고 있던 심장에 의지를 보냈다. 처음에는 심장이 격렬하게 저항했 다.

    마나석 심장의 힘을 받아 황수정의 의지를 벗어나려 했다. 하지만 이성 진이 마나석 심장을 제어하고 있었 다.

    황수정의 심장은 마나석 심장에게 더는 힘을 받지 못하자 점점 황수정

    의 의지에 굴복하기 시작했다. 그리 고 조금 더 시간이 지나자 황수정의 심장은 완벽하게 황수정의 의지대로 움직이게 되었다.

    이제 말도 할 수 있었다.

    “아저씨! 이렇게 된 것 조금만 더 도와주세요.”

    “그러는 중이다.”

    황수정은 계속 이성진에게 도움 받 아 미안하고 고마웠다. 두 개의 심 장을 가지게 된다면 이성진을 위해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을 것 같았 다.

    “지금부터 두 개의 심장을 연결할 거예요. 왼쪽부터, 그러니까 아저씨

    에게는 오른쪽이 되겠죠. 왼쪽부터 시작합니다.”

    황수정이 자신의 심장에서 마나를 뽑아 아랫배에 있는 마나석 심장으 로 보내기 시작했다. 이성진은 아직 도 황수정의 가슴과 아랫배에 손을 대고 있었다. 그래서 상세하게 느낄 수 있었다.

    “엘 파나에 넘어온 제 아버지는 도 인이셨대요. 도인의 의미는 잘 모르 지만, 어머니에게 들었어요.”

    갑자기 황수정은 아버지의 이야기 를 꺼냈다. 그리고 도인이라고 해서 다 결혼 안 하는 것은 아니다. 엘 파나에서 편리하게 도인이라고 말했

    을 수 있다.

    “신기하게도 마나를 심장을 통해 저장하고 사용하지 않으셨다고 해 요. 하지만 용족을 제외하고 가장 강했대요.”

    “갑자기 왜 아버지 이야기를 하는 거냐?”

    “그냥요.”

    황수정은 아버지의 얼굴도 모른다. 어머니에게 들은 것이 다였다. 어머 니에게 아버지의 이야기를 들을 때 마다 황수정도 그런 로맨스를 꿈꿨 다.

    용족과도 견줄 수 있는 인간과의 로맨스.

    그래서 더 이성진에게 끌리는 것인 지 모른다.

    “어머니가 아버지의 유품이라고 주 신 책이 있었어요. 신기한 문자라 알아볼 수는 없었어요. 하지만 그림 이 있어서 연구는 할 수 있었죠. 몇 번 실험도 해 봤어요. 지금 마나가 가는 길이 아버지가 남긴 책에 있는 그림과 비슷한 길이에요.”

    이성진은 황수정이 자신에게 두 개 의 심장을 만드는 방법을 가르쳐 주 는 것을 알았다.

    그렇지 않아도 황수정이 두 개의 심장을 만드는 데 성공하면 이성진 도 해 보면 어떨까 생각했다.

    “왼쪽 먼저 연결한 다음 오른쪽을 연결할 거예요. 원형의 순환 고리를 만드는 거죠. 이것이 첫 번째에요

    황수정은 말을 그만하고 다시 집중 하기 시작했다. 자신의 심장과 마나 석 심장이 연결되는 길을 만들기 시 작했다.

    이성진이 보기에 황수정이 만드는 길은 혈도를 연결하는 것 같았다.

    마나가 움직이는 새로운 길을 뚫고 그 길을 다지며 단단하게 만든다. 끊임없이 마나가 순환하려면 길이 튼튼해야 했다.

    조금씩, 하지만 빠르게 길을 뚫었 다. 이성진이 마나석 심장을 제어하

    기 때문에 가능했다.

    곧 심장과 마나석 심장이 연결됐 다. 절반의 성공이다.

    “이제 오른쪽을 연결할……

    황수정은 급격하게 움직이는 마나 때문에 당황했다. 심장의 마나가 계 속 마나석 심장으로 홀러간다. 오른 쪽으로 마나를 보내려 해도 쉽지 않 았다.

    이성진도 황수정의 상태를 알았다.

    “수정아! 쉽게 생각하자. 흐름대로 해라. 흐름을 거부하고 거꾸로 하면 위험해.”

    이성진의 말에 황수정은 자신이 뭐 를 잘못 생각하고 있었는지 알았다.

    자신의 심장을 중심으로 양쪽에 길 을 내려고 했다.

    마나를 순환하는 한 방향으로 계속 뚫어야 하는 것을 알았다. 순환하는 길이 만들어지면 거꾸로 순환해도 상관없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아저씨를 믿을게요!”

    황수정은 두 방향으로 나누려던 마 나를 한쪽으로만 보냈다. 튼튼하게 만들어진 길을 따라 마나가 거침없 이 마나석 심장을 향해 돌진했다.

    하지만 마나석 심장에 도착해서는 언제 거칠었냐는 듯이 조용해졌다. 지금 마나석 심장은 완벽하게 이성

    진이 제어했다.

    황수정의 마나가 마나석 심장에 들 어오는 순간 이성진의 제어를 받아 야 했다.

    그리고 마나석 심장의 신성력이 담 긴 마나에 의해 변하기 시작했다. 거칠었던 마나가 순도 높고 안정적 인 마나로.

    그리고 약간의 신성력을 담았다.

    그다음 마나석 심장을 지나 새로운 길을 만들기 시작했다. 처음 시작이 오래 걸렸다. 하지만 시작하자마자 황수정이 길을 만들 때보다 더 빠르 고 안정적으로 길을 만들기 시작했 다.

    그리고 완벽한 원을 만들었다. 마 나석 심장과 황수정의 심장이 연결 됐다. 마나가 순환하기 시작했다.

    황수정이 심장으로 홉수한 마나가 마나석 심장으로 가서 순도 높고 안 정적이며 신성력까지 담은 마나로 변한다. 그리고 다시 황수정의 심장 으로 돌아간다.

    이성진이 손을 뗐다.

    “축하한다.”

    황수정은 자신이 생각한 것보다 2 배는 더 강해진 것을 알았다. 마나 석 심장이 자신이 흡수한 마나를 정 제할 줄은 몰랐다.

    이성진의 신성력을 담고 있다는 것

    도 놀랍다.

    황수정은 케르빌 제국의 황제에게 만 허락된 비밀스러운 능력을 자신 도 얻게 된 것을 몰랐다. 왜 용족이 파나 신의 대리인이라는 말을 들었 을까.

    케르빌 제국의 황제가 되는 순간 파나 신의 신성력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이것은 용족 중에도 몇 명만 아는 사실이었다.

    “이제는 고맙다는 말은 못 하겠어 요. 그냥 행동으로 보여 줄게요.”

    이성진은 그냥 웃었다. 황수정의 마음이 느껴진다. 그리고 생각보다 더 강해진 황수정을 얻게 된 것 같

    아 좋았다.

    “기대할게.”

    “네. 엄청 기대하셔도 됩니다.”

    황수정은 이성진의 기대에 부응하 고 싶었다. 그 첫 번째로 이 상황을 빠르게 정리해야 했다.

    “밀턴!”

    “말씀하십시오! 크리스탈 전하!”

    지금까지 초조하게 옆에서 지켜보 고 있던 밀턴 장군이 기쁜 표정으로 대답했다. 밀턴 장군 역시 황수정이 강해진 것을 느끼고 있었다.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환한다.”

    “그 말씀을 기다렸습니다.”

    병사나 기사의 숫자에서 불리한 것

    이 사실이다. 그런데도 밀턴 장군은 자신 있다는 듯 대답했다.

    “기다렸다가 내가 아수스를 이기는 순간 거침없이 공격해라.”

    “물론입니다. 크리스탈 전하!”

    밀턴 장군은 황수정이 아수스만 이 기면 된다고 생각해 자신 있게 대답 한 것이다. 아수스가 황수정에게 지 면 끝이다. 용족 없는 군대는 군대 가 아니다. 그리고 밀턴 장군은 황 수정이 이길 것을 알고 있었다. 심 장만 되찾아도 이기는데 이성진 덕 분에 더 강해졌다.

    당연히 이긴다.

    “아저씨! 제가 아수스 이기는 것을

    봐 주실 거죠?”

    “그건 생각해 봐야겠는데?”

    황수정은 이성진이 말에 실망하는 표정을 지었다. 이성진에게 받은 이 힘으로 아수스를 이기는 것을 보여 주고 싶었다.

    “왜요?”

    “아수스 특기 중 하나가 도망이잖 아.”

    “그렇죠.”

    “아수스는 불리하다고 생각하면 도 망갈 거야.”

    황수정은 고개를 끄덕였다. 2배 이 상 강해졌다. 하지만 그것도 맞서 싸워야만 강해진 것을 보여 줄 수

    있다. 마음먹고 도망가면 잡기 힘들 다.

    “그러면 아저씨가 막아 주실 생각 이신가요?”

    이성진이라면 아수스가 아무리 도 망간다 해도 쉽게 잡을 것 같았다.

    “여기서는 아니고 다른 곳에서 막 아 주려고.”

    “다른 곳에서요?”

    “어. 아수스가 도망가면 어디로 가 겠어.”

    “당연히 자신의 성으로…… 황수정은 이성진이 무슨 일을 하려 는지 알았다.

    “가서 방어만 하면서 다른 용족의

    지원을 기다리려고 하겠죠. 하지만 아수스는 자신의 성이 아저씨에게 점령된 것을 모르고요.”

    “그렇지. 기껏 도망 왔더니 누군가 성을 점령했어. 그리고 수정이 네가 이곳을 정리하고 올 때까지 내가 다 른 곳으로 못 가게 잡고 있을게.”

    황수정은 박수 치며 좋아했다. 모 든 것을 다 잃은 아수스의 표정이 기대됐다.

    “아저씨가 말한 뒤통수 제대로네 요.”

    “그렇지.”

    “아수스가 도망가면 버려진 병사들 은 포로로 잡았다가 노예 병사로 쓰

    면 되겠네요.”

    이성진은 그냥 웃어 줬다. 노예 병 사로 쓰든 말든 그것은 황수정의 선 택이었다. 하지만 황수정의 힘이 커 지면 커질수록 좋다. 그것이 곧 이 성진의 힘이 될 테니까.

    “아마 내일 오후쯤 수정이 너의 성 에서 출발한 군대가 아수스의 군대 뒤를 공격할 거야!”

    “그럼 오전에 아수스와 싸워야겠군 요.”

    “그래야겠지. 나는 아수스의 성에 가서 함정을 파고 기다리고 있을게. 내일 정리하고 천천히 와.”

    “알았어요. 하지만 아저씨 이거 하

    나만 알아주세요.”

    “뭐를?”

    “이번이 도움 받는 마지막일 거예 요. 앞으로는 제가 아저씨를 도울 거예요.”

    “그래라. 그럼 내일 보자.”

    이성진은 투구를 소환한 다음 모두 의 눈앞에서 사라졌다. 더 강해진 황수정도 이성진을 찾지 못했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아수스는 지 옥이 시작되는 줄 모르고 남쪽에 다 시 나타났다.

    아수스는 자신만만하게 나타났다. 황수정의 마나가 이제 거의 없을 것 으로 예상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아수스는 자신의 예상이 맞 은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크리스탈! 갑옷을 유지할 마나가 없어 혹기사의 갑옷을 입었나?”

    멀리서 황수정의 갑옷을 확인했다. 용족은 죽을 때까지 자신의 생체 갑 옷 이외의 갑옷을 입지 않는다. 자 존심과도 같은 생체 갑옷이기 때문 이었다.

    생체 갑옷도 유지하지 못할 정도로 마나가 없다고 생각했다.

    “아수스! 마음대로 생각해라. 하지

    만 오늘이 네가 몰락하는 날이라는 것은 장담하지.”

    아수스는 웃으며 황수정에게 소리 쳤다.

    “아직도 그런 거짓말이 나에게 통 한다고 생각하나? 어제는 크리스탈 네가 마나를 더 사용하라고 일부러 후퇴한 것이다.”

    거짓말이었다. 어제 크리스탈이 죽 을 각오로 마나를 사용했다고 생각 해서 도망갔다. 근접 전투를 하면 아수스 자신에게 손해이기 때문이 다.

    “나의 계략에 말려든 크리스탈, 이 제 그만 항복하고 나의 종이 되어

    라. 매일 귀여워해 주마!”

    아수스는 혀를 내밀어 입술을 핥았 다. 자신의 컬렉션에 용족을 추가할 유일한 기회다. 엘 파나의 모든 종 족을 수집했다.

    단 하나 수집할 수 없는 종족은 자신의 종족인 용족이었다.

    다른 종족을 수집하는 것은 상관 안 해도 같은 용족을 수집하면 용족 사회에서 매장당한다. 용족을 수집 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긴 하지 만.

    “아수스! 헛소리 그만하고 정당하 게 싸워라!”

    황수정은 속으로 웃고 있었다. 일

    부러 흑기사 갑옷을 입고 나왔다. 아수스를 속이기 위해서였다. 잘 속 고 있는 것 같았다. 다음은 도발이 다.

    “너의 혓바닥을 뽑은 다음 성에 걸 어 놓고 말만 잘하고 싸우지도 못하 는 비겁한 용족의 혀라고 써 놓겠 다.”

    하지만 아수스는 그 정도 도발에는 넘어가지 않았다.

    “할 수 있으면 해 봐. 이 혀가 뽑 히는지, 아니면 크리스탈 너의 얼굴 을 핥고 있는지는 끝까지 가 봐야 알겠지.”

    오히려 황수정을 도발하고 있었다.

    황수정도 그 정도 도발에는 넘어가 지 않았다. 아수스의 변태 성향을 너무 잘 알고 많이 봐 왔기 때문이 었다.

    “하기는 부실해서 혀로 하는 것을 좋아한다며?”

    아수스가 순간 욱하는 심정이 되었 다. 용족 사회에서 떠도는 소문이었 다. 아니라고 말해도 믿지 않았다. 그래서 그런지 다른 종족을 수집하 는 것에 더 열을 올렸다. 다른 종족 이 용족을 감당하기 어렵다. 마나와 체력의 차이 때문이었다.

    “생각해 보니 아수스 너의 혀는 더 러워서 뽑아서 버려야겠다.”

    아수스는 황수정과 더는 말을 해서 는 안 될 것 같았다. 부하들이 보고 듣고 있다. 함부로 말하지 않겠지만 소문이 더 퍼져 나갈 것 같았다.

    “크리스탈! 그렇게 원한다면 너의 모든 것을 먼저 파괴해 주지!”

    아수스는 손을 들었다. 공격 신호 였다. 아수스의 군대가 움직이기 시 작했다.

    마법 화살 수천 발이 날아온다. 5 번 연속 발사해 수만 발이 되었다.

    하늘을 새까맣게 뒤덮은 마법 화살 하나하나에 최소 2단계 마법이 걸려 있다. 완전히 돈 지랄이다.

    동시에 방패를 든 병사들이 줄과

    열을 맞춰 전진했다.

    황수정의 군대도 방어를 시작했다. 마법사들이 화살이 날아오는 하늘을 향해 3단계 광역 마법을 쐈다.

    번개가 치고 불의 비가 내린다. 수 많은 바람의 톱날이 돌아다닌다.

    마법 화살과 부딪혀 폭발했다. 마 법 화살이 연쇄적으로 폭발했다. 하 지만 일부러 시간 차이를 두고 쏜 마법 화살은 아직 많이 남았다.

    이번에는 황수정 쪽에서도 마법 화 살을 쐈다. 하지만 숫자에서 차이가 났다. 그래도 어떻게 3번째 화살까 지 막아 냈다.

    4번째와 5번째 화살이 남았다.

    너무 거리가 가까웠다. 그리고 아 수스의 군대가 500m 거리까지 접 근했다.

    4번째 화살과 5번째 화살은 막지 않았다. 아니 막을 수 없었다. 4번 째 화살이 미리 준비해 둔 방어막 마법에 걸려 폭발했다. 하지만 4번 째 화살을 막은 방어막은 사라졌다.

    5번째 화살은 그대로 병사들 사이 로 떨어졌다. 중간 중간에 있던 흑 기사들이 뛰어올라 화살을 쳐 냈다. 그래도 모든 화살을 쳐 낼 수는 없 었다.

    사방에서 폭발이 일어났다. 비명과 신음이 들린다.

    황수정은 입술을 깨물었다. 아수스 를 완벽하게 속이기 위해서는 부하 들의 희생을 참아야 했다. 마나를 아끼는 듯한 상황을 보여 줘야 했 다. 그리고 성에서 출발한 하늘의 검과 카이저 장군의 군대도 기다려 야 했다.

    드디어 아수스의 병사와 황수정의 병사들이 부딪혔다. 방패로 밀고 방 패로 막으며 서로 조금이라도 전진 하려고 안간힘을 쓴다.

    그 사이로 마법 화살이나 마법이 날아간다. 창을 찔러 대고 검을 뽑 아 상대방을 노린다.

    치열한 싸움이 한창일 때 아수스가

    하늘로 날아올랐다.

    전체의 상황을 보고 황수정이 어쩔 수 없이 막아야 하는 곳에 마법을 사용하기 위해서였다.

    지금 아수스를 막아야 했다. 하지 만 황수정은 초조하게 하늘의 검과 카이저 장군의 군대를 기다렸다. 아 수스를 막는 것으로 끝나서는 안 되 기 때문이었다.

    아수스의 군대를 완벽하게 포위해 포로로 잡을 계획이었다.

    아수스가 재미있는 표정을 지으며 황수정과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오 른쪽을 향해 손을 올렸다. 생각보다 많은 마나의 움직임이 느껴졌다.

    황수정은 어쩔 수 없이 움직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방어 마법을 걸어 놓기는 했다. 하지만 용족 아수스가 지금 사용하는 마법을 막지는 못할 것 같았다.

    황수정이 검을 뽑았다. 그리고 가 볍게 손목을 흔들 듯 아수스를 향해 뿌렸다. 검이 사라졌다.

    아수스는 갑자기 느껴지는 날카로 움에 손을 내렸다. 순간 검이 아수 스의 손이 있던 자리를 지나갔다.

    마법은 취소됐다. 조금 전 느낀 검 의 날카로움을 생각했을 때 그냥 무 시했다간 손이 잘렸을 것 같았다.

    하지만 아수스는 웃었다.

    “기껏 한다는 짓이 마나를 담아 검 을 던지는 것이냐?”

    마법보다는 훨씬 나은 방법이긴 했 다. 마법은 마나의 유동을 더 빠르 게 느낀다. 아수스가 더 빨리 눈치 챌 수 있었다.

    황수정이 근처 병사의 검과 창을 잡았다. 아수스는 조금 위력이 약한 마법을 사용해야 할 것 같았다. 시 간이 걸리는 마법을 쓰려고 하면 황 수정이 저 창과 검을 던질 것이 분 명했다.

    아수스가 다시 마법을 사용하려고 할 때 황수정이 기다리던 하늘의 검 과 카이저의 군대가 도착했다. 아수

    스의 군대 뒤를 공격했다.

    “뭐야? 저놈들이 어떻게!”

    아수스는 뒤에서 공격한 군대가 황 수정의 군대인 것을 알아봤다. 그런 데 오르쿠가 함께하고 있었다. 그것 도 검은 전사들이다.

    더군다나 가장 앞에서 날뛰고 있는 것은 하늘의 검이었다.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다른 지역 에 있는 하늘의 검이 마나막을 넘어 올 수 없다고 생각했다. 있다면 카 반 왕국의 도움이나 용족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아수스는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것 을 느꼈다. 이곳에서 벗어나야 한다

    는 생각을 했다. 상황이 자신의 계 획과는 달랐다.

    흠칫!

    아수스는 익숙한 살기를 느꼈다. 엘 파나에서 가끔 황수정이 보여 줬 던 살기였다. 자신이 놀랄 정도의 살기였다. 그렇다면 황수정의 상태 는 온전하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 다.

    “나를 속였구나.”

    아수스는 자기 혼자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 어차피 케르빌 제국 황제 의 허락을 받아 황수정을 공격한 것 이다. 다른 성의 용족에게 도움을 요청하면 들어줄 수밖에 없었다.

    “속은 네가 병신이지!”

    아수스는 갑자기 뒤에서 들리는 황 수정의 목소리에 화들짝 놀랐다. 분 명 황수정은 안 움직이고 있었다. 계속 주시하고 있었다. 그래서 확실 했다. 그런데 뒤에서 목소리가 들린 다.

    둘 중 하나는 가짜다.

    아수스는 등 뒤의 황수정과 저 멀 리 눈앞의 황수정이 동시에 봐야 했 다. 옆으로 몸을 움직이면서 사용할 수 있는 마법을 떠올렸다.

    한 번에 수십 개의 마법이 만들어 졌다.

    최소 5단계 마법이었다. 불이 날리

    고 바람의 칼날이 휘몰아치며 번개 가 창처럼 변해 사방으로 날아갔다.

    하지만 곧 자신의 눈을 의심해야 했다. 아수스가 날린 마법 모두가 사라졌다.

    그리고 등 뒤에 있던 황수정이 진 짜인 것을 알았다.

    등 뒤에 있던 황수정이 모든 마법 을 막을 것이다. 마나의 급격한 움 직임을 느꼈다.

    “내가 말했지. 혀를 뽑아서 버린다 고!”

    어느새 황수정이 아수스에게 접근 해 있었다. 아수스는 마나를 뿜어내 마나막을 만들었다. 가장 간단하면

    서도 가장 강력한 방어 기술이었다.

    용족의 막대한 마나를 이용한 것이 니까.

    찌이 익!

    황수정의 손이 마나막을 강제로 찢 어 버렸다. 아수스는 황수정이 모든 능력을 회복한 것을 알았다. 마나막 은 찢고 싶다고 해서 찢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최소한 자신의 마나와 비슷한 양의 마나를 가지고 있어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반발 때문에 절대 찢을 수 없다.

    “커헉!”

    황수정의 주먹이 아수스의 복부에

    꽂혔다. 아수스는 자신의 생체 갑옷 이 깨지는 것을 느꼈다. 곧바로 재 생하긴 한다. 하지만 이대로는 죽는 다.

    황수정에게 마법도 안 통한다. 근 접해서 싸우는 것은 더더욱 말이 안 된다.

    한 번 사용하면 마나를 거의 다 소모하는 마지막 기술이 있었다.

    여기서 이것을 사용할 줄은 몰랐 다. 하지만 시간이 필요했다.

    “크리스탈! 네가 이겼다고 생각하 지 마라!”

    아수스는 계속 빠르게 도망가며 소 리쳤다. 확실히 움직이는 속도는 아

    수스가 약간 빨랐다.

    “아니. 너는 절대 나를 못 이겨!”

    “네가 아무리 대단하다 해도 용족 3명을 동시에 상대할 수는 없을 것 이다.”

    이성진을 만나기 전이라면 아수스 의 말이 맞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 다. 황수정은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

    “내가 조금 전 맨손으로 허접한 마 나막을 찢고 생체 갑옷을 부순 것을 모르나?”

    황수정은 생체 갑옷을 입고 있지 않았다. 흑기사 갑옷 그대로였다.

    “3명? 10명을 불러와 봐라.”

    아수스는 계속 도망가면서 소리쳤

    다.

    “이래서 황제 폐하께서 크리스탈 너를 버리기로 하신 것이다.”

    혼혈인 황수정이 너무 뛰어난 능력 을 가졌다. 지구 침공에 합류해 엘 파나를 떠났다. 하지만 그래도 불안 했다. 엘 파나로 돌아올 수 있는 통 로가 있으니까.

    아수스는 황수정이 심장에 능력을 봉인한 것을 알게 되었을 때 은밀하 게 케르빌 제국 황제에게 연락을 보 냈다. 그리고 황수정을 죽여도 된다 는 허락을 받았다.

    황수정은 잘된 것 같았다. 저렇게 대놓고 말하니 황수정도 마음을 확

    실히 정했다.

    “아니! 내가 케르빌 제국과 황제를 버리는 거야!”

    “크리스탈, 그렇게라도 위안 삼고 싶은 거냐?”

    “위안? 마음대로 생각해라! 그리고 내 이름은 황수정이다. 크리스탈이 라고 부르지 마라!”

    황수정의 속도가 순간 폭발적으로 빨라졌다. 아수스는 기겁하며 속도 를 더 올렸다. 다시 마나막이 찢어 졌다.

    마나막 때문에 아슬아슬하게 몸을 피할 수 있었다.

    “웃기는군. 1천 살이나 어린 나에

    게 도망치는 블루 일족이라니! 아수 스 너는 블루 일족! 아니 용족 전체 의 수치야!”

    아수스는 할 말이 없었다. 1천 살 이나 어린 황수정에게 도망가는 것 이 맞다. 그렇다고 황수정보다 능력 이 떨어진다고 인정할 수도 없었다.

    “크리스탈……. 아니 이름을 버렸 으니 황수정! 이제 시간이 된 것 같 군.”

    황수정은 이성진이 함정을 파 놨어 도 이곳에서 아수스를 잡고 싶었다. 더는 이성진에 도움을 받기 싫었다. 도움을 주고 싶었다. 아니 이성진 때문에 이렇게 능력이 더 늘어났다

    고 자랑하고 싶었다.

    하지만 황수정의 의도와는 다르게 상황이 흘러갔다.

    “도망가지 마라!”

    “타임 스톱!”

    아수스가 소리치자 아수스를 제외 한 모든 것이 멈췄다. 아니 멈춘 것 처럼 보인다. 아수스가 신이 아닌 이상 시간을 멈출 수는 없었다.

    아스수를 제외한 모든 것이 눈으로 확인하기 어려울 정도로 조금씩 움 직였다.

    너무 천천히 움직이니 시간이 멈준 것처럼 보이는 것뿐이다.

    그것도 아수스를 중심으로 반경

    1km가 한계였다.

    “황수정! 다음에는 더 비겁한 것을 준비해서 올게!”

    아수스는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타임 스톱 마법은 5분이 한계였다. 그리고 마나를 대부분 써 버렸다. 황수정을 공격해도 소용없었다.

    움직임만 느리게 하는 것이지 황수 정의 마나까지 움직이지 못하게 할 수는 없다.

    아수스는 마법이 풀리기 전에 자신 의 성을 향해 날아갔다. 아무리 황 수정이 강하다 해도 자신의 성을 함 부로 공격 못 할 것으로 생각했다.

    용족이 머무는 성은 그냥 성이 아

    니다.

    결계를 펼칠 수 있다. 아수스가 원 하는 대상은 능력을 절반도 못 쓰게 할 수 있다.

    아수스는 부하들을 버리는 것을 아 쉽게 생각하지 않았다. 자신만 살아 있으면 언제든지 다시 만들 수 있다 고 생각했으니까.

    좋은 기회를 놓친 것이 아쉬웠다. lkm를 벗어나자 아수스는 더 빠르 게 날아갔다. 뒤늦게 황수정이 따라 와도 절대 따라잡지 못할 거리였다.

    1시간도 되지 않아 아수스는 자신 의 성이 보이는 곳까지 도착했다.

    부족한 마나를 다시 채울 수 있다 는 생각에 더 빠르게 날아갔다. 성 에 가까워질수록 마나가 차오른다.

    용족의 성은 마나를 충전해 주는 역할도 했다. 그런데 성을 500m 앞 에 두고 아수스는 멈출 수밖에 없었 다.

    “어떻게 오르쿠가!”

    성벽 위에 오르쿠가 가득했다. 그 리고 소인족도 보였다.

    “늦었네?”

    아수스는 아래를 내려다봤다. 인간 이 손을 흔들고 있었다.

    “감히 인간 따위가!”

    “네가 무시하는 인간인 내가 누군 지 알고 그렇게 말하는 건가? 아수 스?”

    아수스는 자신이 누구인지 아는데 도 저렇게 태연하게 있을 수 없다고 생각했다. 성을 빼앗겼다. 마나도 충 분히 차올랐다.

    다른 용족의 성으로 가서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아수스가 몸을 틀려고 할 때 머리 위에서 목 소리가 들렸다.

    “올려다보니까 힘드네. 내려가서 이야기 좀 하자! 변태 새끼야!”

    아수스는 얼굴에 강한 충격을 받았

    다. 그리고 콰앙 소리와 함께 땅으 로 처박혔다.

    아수스는 땅에 부딪힌 충격보다 얼 굴을 맞은 충격에 머리가 어지러웠 다. 어떻게 인간이 이런 충격을 줄 수 있나 싶었다.

    머리를 흔들며 정신을 차렸다.

    그리고 이성진이 근처에 서서 기다 리고 있는 것을 봤다. 자존심이 상 했다. 감히 인간 따위가 자신이 회 복하기를 기다린다.

    “내가 황수정 그년만 아니었으 면……

    황수정의 핑계를 대며 일어섰다. 이성진의 움직임을 놓친 것을 자신

    이 마나를 많이 사용해 그런 것으로 애써 위안으로 삼았다. 이성진이 자 신보다 뛰어나다는 것을 인정하기 싫었으니까.

    “이렇게 된 것 성도 포기해 버리겠 다.”

    아수스는 자신의 근거지인 성을 포 기하겠다고 말했다. 원래는 다른 용 족의 도움을 받아 성을 되찾으려 했 다. 하지만 이성진에게 맞아 땅에 떨어진 자존심을 되찾아야 했다.

    성 근처에 있다. 마나는 계속 회복 된다. 앞에 있는 인간은 물론 오르 쿠와 소인족까지 소멸시킬 생각이었 다.

    방법은 간단했다. 마나가 어느 정 도 차면 성의 마나막 마법진을 폭주 시킨다. 5개의 용족 성이 유기적으 로 연결 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도 잊었다.

    지금은 이성진과 황수정에게 상한 자존심을 회복하는 것이 먼저였다.

    “포기할 성이 있기나 하냐? 이제 저 성은 아수스 너의 성이 아니야.”

    처음 봤을 때 이성진이 이제 왔냐 고 말했었다. 그때는 몰랐다. 하지만 지금 아수스라는 이름을 불렀다. 자 신이 성의 주인인 용족 아수스인 것 을 알고 있다.

    “네놈은 누구냐?”

    “들으면 놀랄 텐데!”

    아수스는 코웃음을 쳤다. 인간 따 위가 자신을 놀라게 할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네놈이 엘 파나의 검은 사신 S라 도 되느냐?”

    아수스는 물론 용족이 꺼리는 단 한 명의 인간이다. 이성진은 농담처 럼 대답했다.

    “아수스 너 내 얼굴 본 적도 없으 면서 어떻게 알았냐?”

    아수스는 이성진이 농담처럼 말한 것을 안다. 하지만 농담이 아니란 것도 알았다. 마나가 회복되면서 이 성진을 더 잘 느끼게 됐다.

    거대한 마나와 파나 신의 향기가 느껴진다.

    파나 신의 심장을 가지고 간 인간 이 엘 파나의 검은 사신 으라는 것 을 안다. 파나 신의 향기가 느껴지 는 인간이라면 확실했다. 몸이 정상 일 때도 어려운 상대다.

    아수스는 황수정을 누가 회복시켰 는지 눈치 챘다.

    아수스는 이성진에게 정중하게 말 했다.

    “이거 엘 파나의 검은 사신 S라면 내가 이길 상대가 아니군요. 조용히 물러나겠습니다. 성은 사신 으께서 가지셔도 됩니다. 성안에 있는 부하

    들과 보물 등 모든 것을 드리겠습니 다.”

    이성진은 어이가 없었다.

    “이미 내 거야.”

    아수스는 손가락을 흔들며 아니란 듯이 행동했다.

    “아직은 아닙니다. 내게 충성을 맹 세한 부하들은 절대 사신 드의 부하 가 될 수 없습니다.”

    “맹세를 어기면 죽는 제약 때문 에?”

    “역시 잘 아시는군요. 그 제약을 풀 수 있는 것은 나뿐입니다.”

    “그 제약을 풀어 주겠다는 건가?”

    “그렇습니다. 그리고 사신 으의 부

    하가 되게끔 하겠습니다. 앞으로의 전쟁에 많은 도움이 될 겁니다.”

    아수스의 말대로 전쟁은 아직 끝나 지 않았다. 성녀 엘리스가 직접 이 끄는 군대가 몰려올 것이다.

    “또한, 성은 아직 내 손에 있습니 다. 언제든지 성을 폭발시킬 수 있 으니까요. 성이 폭발하면 살아남는 것은 얼마 없을 겁니다. 어떠십니 까? 제가 꺼낼 수 있는 패는 다 꺼 냈습니다.”

    이성진은 아수스에게 웃어 줬다.

    “숨겨 놓은 패가 있다는 것 다 알 고 있어. 시간을 끌면서 마나를 회 복하잖아.”

    아수스의 웃는 표정은 변하지 않았 다. 하지만 눈동자는 흔들렸다. 황수 정이 알려 줬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아니었다. 이성진은 성에서 아수스 에게 마나가 홀러 들어가는 것을 알 고 있었다.

    흐름이 보이니까.

    “마나가 회복되는 것이야 자연스러 운 현상이 아닙니까. 어떻습니까? 제 제안이……. 저와 끝까지 싸워 성과 성안의 모든 것을 잃느냐……. 아니면 잠시 눈감아 주고 성과 성안 의 모든 것을 얻느냐!”

    아수스는 이성진이 앞으로의 전쟁 을 생각하면 자신의 제안을 받아들

    일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그건 아수스의 생각일 뿐이다.

    “너하고 끝까지 싸울 생각은 없 다.”

    이성진의 말에 아수스의 얼굴은 더 밝아졌다. 하지만 말은 끝까지 들어 야 했다.

    “황수정이 와서 끝낼 거야. 나는 그때까지 너를 잡아 둘 거고!”

    아수스의 얼굴은 다시 일그러졌다. 이성진도 어렵다. 그런데 황수정까 지 온다. 절대 이길 수 없다. 이럴 줄 알았으면 다른 용족의 성으로 갔 을 것이다.

    지금은 마지막 수단이었던 타임 스

    톱 마법도 사용할 수 없다.

    “성안의 부하들을 다 죽일 생각이 냐!”

    아수스는 생각을 바꿔 이성진을 협 박했다.

    “아니. 아수스 너는 성을 폭파할 수 없어. 성을 누가 만들었는지 몰 라?”

    “설마 드비쉬 공왕가도……

    성의 기본 설계와 마법진 그리고 마법 도구는 모두 카반 왕국에서 했 다. 그 관리 감독을 아슬란이 했다. 맥칼란이 공왕이 된 이상 성안에 무 슨 기능이 있는지 다 안다.

    “맞아. 자폭 비슷한 마법진은 모두

    제거했어.”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자폭 마법 진을 찾아냈다. 하지만 제거하기에 는 시간이 부족했다. 외부에서 작동 하지 못하게 막아 놨다.

    하지만 용족의 강력한 신호가 오면 어떻게 될지 모른다. 그래서 지금 이성진은 아수스의 마나가 성을 향 해 급격하게 움직이면 바로 죽일 생 각이었다.

    “그리고 충성 맹세를 푸는 방법이 또 하나 있지.”

    아수스도 잘 알고 있다.

    O..”

    =『라....

    “맞아. 충성의 대상인 아수스 네가

    죽으면 맹세는 풀리지. 그때 황수정 이 충성의 맹세를 받으면 되는 거 야!”

    황수정에게 충성의 맹세를 받게 하 려는 이유가 있다. 명분 때문이다. 황수정이 용족의 지위를 박탈당했 다. 하지만 용족이라는 근본은 어디 가지 않는다.

    케르빌 제국의 군대가 이성진에게 충성을 맹세하기가 쉬울까.

    아니면 용족인 황수정에게 맹세하 기가 쉬울까.

    그래도 용족에게 맹세하기가 쉽다. 황수정은 이성진을 도울 테니 이성 진에게 맹세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꼭 그렇게까지 해야 하나? 사신 S 당신과 나는 원한이 없잖아.”

    “원한이 없어도 해야겠어. 내가 왜 아수스 너를 보자마자 변태 새끼라 고 불렀는지 짐작 못 하겠어? 변태 새끼야?”

    인간 따위에게 저런 모욕을 당하니 자존심이 더 상했다. 하지만 참아야 했다. 다른 인간도 아니고 검은 사 신 S다.

    “당신과는 상관없잖아. 그들은 내 게 봉사하는 대신 대가를 받았어.”

    “대가? 웃기고 있네. 어린아이들과 힘없는 여자를 힘과 지위를 이용해 괴롭힌 것뿐이야!”

    생각해 보자. 왕이 지나가다가 ‘너 예쁘네. 내 시중들어라.’ 이렇게 말 했다. 거부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 특히나 엘 파나 같은 계급 사회에서 는 왕의 말이 곧 법이었다.

    “네가 무슨 의자왕이냐?”

    “의자왕?”

    이성진이 아수스의 성에 돌아왔을 때 보고받은 내용은 경악스러웠다. 10세부터 18세까지 엘 파나의 모든 종족의 여자아이들이 갇혀 있었다. 1천 명이 넘었다.

    “그런 것이 있다. 어쨌든 그냥 아 무것도 하지 말고 여기서 황수정을 기다려라.”

    아수스는 황수정이 오는 순간 자신 은 무조건 죽는다고 생각했다. 이렇 게 된 것 살아날 길은 한 가지뿐이 었다.

    마나도 3분의 2 정도 회복했다. 지 금도 계속 회복 중이다.

    “사신 S! 끝까지 가 보자.”

    아수스는 생체 갑옷을 더 단단하게 만들었다. 이성진과 싸울 생각이었 다. 상대하기 어려워서 그렇지 죽을 각오로 이성진과 싸우면 지지 않을 수 있었다.

    황수정이 도착하기 전에 이성진을 죽이고 파나 신의 심장을 찾은 다음 도망가면 된다.

    “너 지금 나하고 싸울 생각이냐?”

    “그렇다. 네가 무서운 것은 보이지 않은 곳에서 공격하기 때문이지, 이 렇게 바로 앞에서 공격하는 것은 무 섭지 않다.”

    이성진은 피식 웃었다. 그리고 권 총을 소환했다.

    “그래? 그럼 막아 봐!”

    아수스는 마법 도구란 것을 알았 다. 이성진이 자신을 향해 권총을 겨누자 바로 마나를 내뿜어 마나막 을 만들었다. 마나막이 1차로 이성 진의 공격을 막는다. 뚫린다 해도 위력이 약해진 공격은 자신의 생체 갑옷을 뚫지 못할 것으로 생각했다.

    그때 반격할 생각이었다.

    “어?”

    이성진의 권총에서 선명한 파란색 마나 총알이 날아왔다. 파란색 총알 은 마나막을 그냥 지나쳤다. 그리고 생체 갑옷을 뚫고 어깨에 박혔다.

    “크악!”

    “블루 일족 전용 총알이다.”

    이성진이 만들 수 있는 마나 총알 은 세 가지였다. 평소에 사용하는 것은 하얀색 일반 마나 총알이었다. 파란색은 하얀색처럼 은밀하게 사용 할 수 없었다.

    용족의 마나막을 뚫을 정도의 마나 를 담으려면 어쩔 수 없었다.

    블루 일족 전용 총알이라는 말은 아수스에게 겁을 주기 위해 한 말이 었다.

    그리고 제대로 먹혔다.

    “크혹……. 사신 S……. 케르빌 제 국과 끝까지 갈 생각인가?”

    아수스는 마나막도 쉽게 뚫어 버리 는 이성진의 공격에 겁을 먹고 케르 빌 제국을 들먹였다. 엘 파나의 그 어떤 종족도 케르빌 제국을 무시할 수 없다.

    “나를 살려 주면 황수정을 다시 용 족으로 받아 주고 우리 케르빌 제국 과 손을 잡을 수 있게 해 주겠다.”

    아수스 혼자 결정할 수 없는 것까

    지 들먹였다. 하지만 아수스의 말이 사실이라 해도 이성진은 아수스의 말대로 할 생각이 없었다.

    “케르빌 제국 황제가 무릎 꿇고 애 원해도 아수스 너는 살려 줄 생각이 없다.”

    아수스는 이렇게 된 것 이성진과 함께 죽기라도 해야 자존심이 덜 상 할 것 같았다. 마나를 움직여 머리 로 보내기 시작했다.

    광룡! 그러니까 미친 용족이 되기 위해서였다. 이곳에서 광룡이 되면 이성진을 죽일 수 있을 것 같았다. 만약 못 죽인다 해도 무한에 가까운 마나를 공급하는 성이 있는 한 이성

    진의 부하들은 다 죽일 수 있을 것 같았다.

    “크흐흐흐.”

    아수스의 눈동자가 변하기 시작했 다. 황수정이 변할 때 까만색이었다 면 아수스는 파란색이었다.

    이성진은 다시 권총을 들었다. 아 수스가 광룡이 되려는 것을 알았다. 머리를 날려 버리면 된다.

    하지만 이성진은 권총을 내렸다. 황수정이 날아오는 것을 느꼈다. 일 정 거리 안에 있으면 황수정을 느낄 수 있었다.

    꽤 빠르게 날아오고 있었다. 30초 면 도착할 것 같았다.

    “쿠룩.”

    희한한 목소리를 내며 아수스가 변 하기 시작했다. 조금 전까지는 그나 마 사람의 형상이었다면 지금은 파 충류처럼 변하고 있었다.

    생체 갑옷이 아닌 피부 자체가 돌 기가 있는 파란색 피부로 변했다.

    머리에는 뿔 2개가 자라났다.

    이성진에게 당한 어깨 부근이 순식 간에 나았다. 이빨이 칼날처럼 날카 로워 졌다.

    팔과 몸 사이에 반투명한 막이 연 결된다.

    조금만 더 지나면 완전히 변할 것 같았다.

    그때 황수정이 도착했다.

    “늦어서 죄송해요!”

    “그건 나중에 말하고, 어떻게 할 까?”

    황수정은 아수스가 광룡이 되려는 것을 알았다.

    “제가 처리할게요.”

    황수정은 흑기사 갑옷을 벗는 동시 에 검은색 생체 갑옷을 소환했다. 투구까지 썼다. 두 눈만 번쩍인다. 생체 갑옷이라 그런지 몸매가 잘 드 러났다.

    하지만 몸매 가지고 예쁘다고 말할 종족은 없을 것이다.

    용족에게 농담했다가 죽을 수도 있

    다.

    황수정이 아수스에게 다가갔다. 그 러자 아수스는 겁에 질려 움츠러들 었다. 본능만 남게 되자 황수정이 자신의 상위 포식자인 것을 알았다.

    이성이 사라지면 모든 것을 파괴할 줄 알았던 아수스는 꿈에도 생각 못 했다.

    “이제야 아수스 네놈 자신이 얼마 나 하찮은 존재인지 알게 됐구나.”

    황수정의 말에 아수스는 두 손을 모으고 비는 것처럼 머리를 조아렸 다. 본능이 시키는 대로 살려 달라 고 행동할 수밖에 없었다.

    “아수스 너는 그 어떤 이유로도 용

    서 받을 수 없다.”

    황수정의 손이 아수스의 가슴을 뚫 고 들어갔다. 그리고 곧 빠져나왔다. 황수정의 손에는 아수스의 심장이 들려 있었다.

    심장은 계속 뛰고 있었다. 그리고 아수스도 살아 있었다. 끊임없이 제 공되는 마나 때문이었다.

    황수정은 아수스의 심장을 꽉 쥐었 다. 그러자 심장이 가루가 되어 사 라졌다.

    아수스는 자신의 심장이 사라져도 상관없다는 듯 보고만 있었다. 상위 포식자에게 덤빌 수 없었다.

    “덕분에 아저씨를 만나게 됐다. 그

    거 하나는 고맙다. 아수스.”

    황수정은 손날로 아수스의 목을 쳤 다. 그러자 목이 칼로 자른 듯이 몸 에서 떨어졌다.

    심장과 머리가 없는 이상 마나를 계속 공급받는다 해도 살 수는 없었 다.

    아수스를 죽인 황수정은 머리의 투 구만 해제했다. 그리고 이성진을 향 해 걸어갔다.

    “아저씨가 끝낼 수 있었는데도 제 게 양보해 주셔서 감사해요.”

    “당연히 수정이 네가 해야지.”

    황수정은 이성진이 아수스를 보자 마자 죽일 수 있었는데도 기다려 준

    것이 너무 고마웠다. 아수스의 부하 들을 모두 홉수하라는 이성진의 의 도도 안다. 그래도 고마웠다.

    “이제 정리만 남았네요.”

    “그래. 정리만 하면 되겠지.”

    황수정은 이성진의 옆에 가서 섰 다. 그리고 아수스의 성을 바라봤다. 이성진의 부하인 오르쿠와 소인족 그리고 드비쉬 공왕가의 병사들이 보였다.

    이것도 좋은 것 같았다.

    “아수스의 성은 아저씨가 가지세 요. 그리고 성에 남은 아수스의 백 성들도 아저씨가 가지세요.”

    “성은 그렇다 해도 백성은 좀

    “그건 걱정 마세요. 제가 먼저 충 성 맹세를 받은 다음 아저씨에게 드 리면 됩니다.”

    황수정은 당연히 이성진이 가져야 할 것들이라고 생각했다. 자신이 한 일이 별로 없었다. 모든 것은 이성 진 때문에 가능했다.

    아수스의 성을 점령한 것. 황수진 자신의 성을 되찾고 백성을 구해 준 것. 황수진의 심장을 찾아 주고 두 개의 심장을 만들게 도와준 것.

    이 모든 것들이 이성진이 없었다면 못 했다. 아니 황수정 자신은 벌써 죽었거나 아수스의 노리개가 됐다.

    “같이 성으로 가요!”

    황수정은 이성진의 팔을 잡아끌었 다. 아수스의 성 아니 이제 이성진 의 성에서는 아수스가 죽은 것을 안 이성진의 부하들이 함성을 지르고 있었다.

    이성진은 부하들의 함성이 귀에 들 어오지 않았다. 황수정이 제 자리를 찾았으니 이제 서울로 갈 생각 때문 이었다.

    서울에 가서 장인어른 김동수 회장 을 만나야 했다. 그래야 아라의 행 방을 정확하게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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