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S급 생존자-34화 (34/50)

4장. 대전시 전투

원래 이성진의 예상한 오르쿠 병력 은 검은 전사단을 포함한 5만 명이 었다. 하지만 하늘의 검과 맥 아저 씨의 의견을 따랐다.

하늘의 검은 카반 왕국의 힘을 낮 게 보지 않았다.

손해를 적게 보면서 아슬란 공왕을 성에서 끌어내려면 더 많은 오르쿠 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그 의견에 힘을 실어 준 것은 맥 아저씨 였다.

카반 왕국군이 가진 마법 도구의 종류와 배치된 지역의 병력 상황까 지 상세하게 알려 줬다.

그래서 오르쿠는 검은 전사단 1만 5천 명을 포함한 7만 명을 보내기 로 했다.

총지휘관은 하늘의 검이다. 그 밑 으로 상급 대전사 5명을 포함한 중 급과 하급 대전사 20명이 있다.

그리고 소인족은 모든 지원을 맡았 다. 주된 지원은 식량 공급과 마나 막 통로 수비였다.

오전이 지나기 전에 오르쿠 7만 명과 소인족 2만 명은 카반 왕국 지역으로 넘어왔다.

이제 이곳은 하늘의 검에게 맡겨야 했다. 이성진은 맥 아저씨와 함께 대전시로 돌아간 다음 카반 왕국 성 으로 출발할 예정이었다.

“그럼 계획대로 하고. 하늘의 검, 믿고 맡긴다.”

이성진을 배웅하기 위해 하늘의 검 과 하늘의 딸, 대전사가 나와 있었 다. 소인족에서는 유투진과 저반카 그리고 오피앙이 나왔다.

강철진과 급하게 달려온 강한결 그 리고 이호영과 진명수까지 있었다.

“킁! 위대하신 왕의 명예를 떨어뜨 리는 일은 없습니다. 하늘의 검의 목숨을 걸고 계획대로 아슬란 공왕

을 끌어내겠습니다.”

“믿는다. 그리고 명수야.”

“네. 위대한 왕이시여!”

아슬란 공왕을 끌어내기 위한 가장 확실한 패는 엘 파나의 검은 사신 S7} 나타나는 것이다. 하지만 이성 진은 성으로 가서 세뇌 마법진에 마 법 도구를 설치해야 했다.

그래서 강한결이 의견을 냈다. 이 성진의 제자나 다름없는 진명수를 엘 파나의 검은 사신 으처럼 변장하 고 내 세우자고.

“절대 너무 앞으로 나서지 마라.”

“위대한 왕이시여. 알겠습니다.”

이성진에게 알겠다고 대답하면서도

앞으로 나설 일이 있으며 나설 생각 이었다. 이성진에게 배운 것을 더 발전시켰다.

일반 오르쿠 전사도 진명수의 원거 리 공격을 받아 낼 수 없다. 하급 대전사도 마음만 먹으면 이길 수 있 었다.

“저반카도 무리하지 말고.”

“위대한 왕이시여. 저 크로우입니 다.”

저반카는 자신 있게 대답했다. 저 반카는 다른 임무를 맡았다. 특수부 대답게 검은 전사단과 함께 카반 왕 국군 후방 침투와 파괴 임무를 맡았 다.

저반카를 포함한 크로우 3천 명과 오르쿠 검은 전사 5천 명이 5개 부 대로 나누어 맥 아저씨가 제공한 정 보를 가지고 움직인다.

주요 목표는 오르쿠에게 가장 위협 이 되는 전차 파괴였다.

“그리고 약속한 대로 카반 왕국군 이 혼란에 빠지면 공격하지 말고 지 켜본다.”

“킁! 위대하신 왕의 명령대로!”

세뇌가 풀리면 더는 아슬란 공왕에 게 충성하지 않는다. 아슬란 공왕에 게 충성하지 않으면 목숨 걸고 오르 쿠에게 덤비지 못한다. 그러면 병사 들이 유기적으로 움직이지 못할 것

이다.

만약 전투 중에 그런 일이 일어나 면 공격하지 않기 힘들다. 잘못하다 가는 거꾸로 당할 수 있다.

“맥 아저씨. 가요!”

이성진은 모두에게 몸조심하라 말 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건 상황에 맞지 않은 말이었다.

목숨 걸고 싸워야 한다. 몸을 조심 하면서 싸울 수 없다.

더 많은 사람을 구하기 위해 기꺼 이 싸워 주는 모두가 고마웠다.

의도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성진의 마음이 7만 명의 오르쿠와 2만 명 의 소인족 모두에게 전해졌다.

이성진을 왕이자 신처럼 여기는 마 음 때문이었다.

이성진이 자신들을 아끼는 마음이 전해지자 더 투지가 불타올랐다. 그 리고 힘이 솟구쳐 오른다.

어떤 상황에서도 이성진을 위해 싸 울 수 있다.

“맥 아저씨!”

“알았다.”

맥 아저씨가 이성진의 등에 업혔 다. 투명화 마법 도구를 사용해 사 라졌다. 하지만 이곳은 모든 오르쿠 와 소인족은 이성진을 느낀다.

그리고 누구나 할 것 없이 동시에 함성을 질렀다.

“위대하신 왕 사신 으를 위하여! 승 리를 바치자!”

9만 명의 함성은 의지가 되어 카 반 왕국군 지역으로 퍼져 나갔다. 10km 밖에 주둔한 카반 왕국군에 게 들릴 정도였다.

이성진은 오르쿠와 소인족의 함성 을 들으며 대전시를 향해 달렸다. 등에 업힌 맥 아저씨는 부러운 듯 말했다.

“성진이 네가 엘 파나에서 언젠가 는 왕이 될 줄 알았었다.”

엘 파나의 모든 종족은 맥 아저씨 와 같은 생각을 했다. 엘 파나의 검 은 사신 으는 두려움의 대상이면서

동경의 대상이었다.

적이 되면 두렵다. 같은 편이 되면 힘이 된다.

막강한 힘을 가진 존재가 자신들을 이끌어 주기를 바라는 종족도 있다.

이성진이 나서기만 하면 종족을 불 문하고 밑으로 들어올 강자들이 많 았다.

“제가요?”

“그래. 그런데 지구에서 왕이 되다 니. 어쨌든 검은 사신 으가 오르쿠와 소인족의 왕이 되었다는 소식이 퍼 져 나가면 동요할 종족도 많을 거 다.”

맥 아저씨가 이성진에게 말하지 않

은 이유 중 하나였다. 세뇌를 풀고 민주주의를 하는 것까지는 좋다. 하 지만 안전하다고 말할 수는 없었다.

파나 신의 성전인 지구 침공을 반 대하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성녀 엘리스는 성전을 반대한 것을 빌미로 군대를 보낼 것이다. 힘겹게 싸우며 버틸 생각이었다.

하지만 이성진이 있다면 상황을 달 라진다.

이성진의 왕국과 동맹을 맺고 같이 싸우는 것이 퍼져 나가는 순간 지구 에 온 엘 파나의 모든 종족은 쉽게 공격 못 한다.

용족이라면 몰라도.

“그런 소문 퍼지기 전에 전 아라를 찾아 안전하게 데려와야 합니다.”

시간이 지나고 상황이 변할수록 이 성진의 생각은 확실해졌다.

지구 그 어디에도 안전한 곳은 없 다. 그래도 아라가 살아 있다고 믿 는 것은 천하 그룹의 힘 때문이었 다.

천하 그룹은 엘 파나의 마법을 연 구하고 마법 도구를 만들었다. 그리 고 어떻게 했는지 모르지만 엘 파나 와 비밀리에 거래하고 있는 것이 분 명했다.

그렇지 않고서는 거제도 지하 기지 의 마법 도구는 설명이 안 된다.

지구에는 마나석이 없으니까.

하나뿐인 손녀를 천하 그룹 김동수 회장은 꼭 지키고 있을 거다.

“소문이 퍼지면 더 좋은 것 아니 냐?”

“아니요. 이곳이나 엘 파나나 영원 한 비밀은 없습니다. 제게 딸이 있 다는 것이 알려지면 유일한 약점이 라고 생각하는 놈들도 생겨날 테니 까요.”

맥 아저씨는 입을 다물었다. 엘 파 나에서 이성진이 두려운 이유 중 하 나는 약점이 존재하지 않은 것 때문 이었다.

이성진이 소속된 왕국이 망해도 이 성진 혼자 살아 있다면 발 뻗고 잘 수 없다.

파나 신의 신탁이 아니었다면 엘 파나의 종족이 똘똘 뭉쳐 지구에서 만든 왕국을 멸망시키지 않았을 것 이다.

“무슨 말인지 알았다. 이번 일이 끝나고 안정되면 성진이 너를 무조 건 돕겠다. 아니……

맥 아저씨는 이성진에게 또 빚을

지는 것 같았다.

“성진이 너의 신하가 되어 마법 도 구를 만들어 주겠다.”

맥 아저씨의 말에 이성진은 웃었 다.

“하하! 상전 같은 신하는 제가 거 부합니다.”

“야! 이놈아! 내가 신하가 되면 설 마 지금처럼 하겠냐?”

“하하! 그건 두고 봐야죠. 그리고 지금은 계획한 일을 성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계획이 성공한 다음에 다시 말하세요.”

“ 알았다.”

맥 아저씨는 알았다고 대답하면서

도 생각을 굳혔다. 이성진의 신하가 되어 왕국에 마법 도구를 제공한다. 이성진만 이득이 아니었다.

이성진의 신하가 되어 마법 도구를 제공하면 입지가 넓어진다. 맥 아저 씨의 입지가 넓어지면 민주주의로 다시 태어난 카반 왕국에 힘을 실어 줄 수 있었다.

맥 아저씨가 생각하기에 이성진에 게 빚도 갚고 새로운 카반 왕국도 좋은 일이었다.

“지금부터 조용히 하셔야 합니다.” 곧 카반 왕국 병사들이 경계서는 곳이다.

“ 알았다.”

맥 아저씨가 조용히 하고 이성진은 빠르게 움직였다. 카반 왕국군 병사 들은 오르쿠와 소인족의 함성 때문 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었다.

그리고 이성진이 지나가자마자 깜 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카반 왕국 지역에 대규모 이동이 있으면 감지하는 마법 도구에 갑자 기 엄청난 숫자가 보였기 때문이었 다.

맥 아저씨가 감지 마법 도구를 속 이는 마법진과 마법 도구를 제공했 었다. 오르쿠가 넘어왔다는 것을 카 반 왕국군에게 알려야 하니 하늘의 검이 마법진과 마법 도구를 꺼 버린

것이다.

카반 왕국군은 성으로 마법 통신을 보내고 지원을 요청하기 시작했다.

그때 오르쿠 검은 전사단과 소인족 크로우 5개 부대는 은밀하게 움직이 고 있었다.

감지 마법에 걸리지 않는 마법 도 구를 가지고.

이성진이 대전시에 도착해 맥 아저 씨 집에 들어갈 때쯤 카반 왕국 성 의 아슬란 공왕에게 오르쿠가 침입 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꽝 하는 소리가 들렸다. 아슬란 공 왕이 식사를 하다가 주먹으로 쳤기 때문이었다.

덕분에 음식은 사방으로 날아가고 접시 같은 것들은 깨졌다.

“지금 뭐라고 했나?”

“아슬란 공왕 전하! 오르쿠가 마나 막을 넘었습니다.”

아슬란 공왕은 인상을 썼다.

“그게 끝이야?”

아슬란 공왕에게 말하러 온 기사는 식은땀을 홀렸다. 오르쿠가 마나막 을 넘어왔다는 소식을 급하게 전하 라는 명령만 듣고 왔기 때문이었다.

답답한 아슬란 공왕은 벌떡 일어섰

다. 애꿎은 기사에게 물어봤자 원하 는 대답이 안 나오는 것을 알기 때 문이었다.

“가자!”

아슬란 공왕이 움직이자 기사는 따 라붙었다. 아슬란 공왕이 어디로 가 는 줄 잘 알고 있다.

성의 마법 통신실이다. 마법 도구 로 거미줄 같은 마법 통신망을 깔아 놨다.

카반 왕국 지역 어디서든 마법 도 구만 있으면 통신이 가능했다.

아슬란은 거의 뛰다시피 해 마법 통신실 문을 거칠게 열고 들어갔다.

마법 통신실 안은 난장판이었다.

“뭣들 하는 거야!”

마나를 담아 아슬란이 소리쳤다. 그러자 마법 통신실이 조용해졌다.

마법 통신실을 책임지는 레이 참모 가 달려왔다.

“아슬란 공왕 전하!”

“레이! 상황 보고해!”

레이는 아슬란이 달려올 줄 알았다 는 듯이 지금까지 확인된 정보를 말 하기 시작했다.

“감지기에 갑자기 대규모 인원이 감지되었습니다. 정찰대가 확인한 결과 오르쿠였습니다. 오르쿠는 3개 의 부대로 나누어 진격하고 있습니 다.”

“3개의 부대?”

“그렇습니다. 총 병력은 6만 5천 명입니다.”

카반 왕국은 오르쿠의 숫자를 정확 하게 파악하고 있었다. 검은 전사 5 천 명이 빠졌으니 6만 5천 명이 맞 다. 마법 도구 때문에 가능한 일이 었다.

“가운데 2만 5천 명의 오르쿠를 중심으로 좌우에 각 2만 명씩 있습 니다.”

“6만 5천 명이라……

그 정도는 마법 도구로 개조한 전 차 부대와 마법 병단을 보내면 충분 히 상대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아슬란의 생각을 잘 아는지 레이 참모는 더 자세하게 보고했다.

“그리고 조금 전 정찰대가 1차 확 인한 보고에 의하면 검은 전사 1만 명이 있다고 합니다.”

“검은 전사가? 그렇다면 위대한 하 늘의 검은?”

“확인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검은 전사가 있다면 위대한 하늘의 검이 있을 확률은 70% 이상입니다.”

아슬란은 위대한 하늘의 검이 직접 움직였다고 생각했다. 그렇다면 주 술사 하늘의 딸도 같이 왔다고 봐야 했다.

어정쩡하게 군대를 보내 봤자 전멸

한다.

아슬란 공왕이 생각했던 규모보다 더 많은 전차와 병사를 보내야 했 다.

“전군에 비상을 걸었나?”

“네. 전하!”

“참모진과 장군들 다 모이라고 해!”

“알겠습니다. 전하!”

아슬란은 바로 몸을 돌려 작전 회 의실로 향했다. 레이 참모가 이미 호출해 놨을 것을 안다. 작전 회의 실에 도착할 때쯤 근처에 있는 장군 과 참모들이 모였을 것이다.

아슬란이 작전 회의실에 들어가자

생각대로 장군과 참모들 그리고 친 위 기사단장 마이크와 켈빈 마법술 사까지 모두 모여 있었다.

이 작전 회의실에 모인 사람들만 사라지면 카반 왕국군은 마비된다.

아슬란 공왕이 들어오자 대화하던 것을 멈췄다.

“모두 들었지?”

아슬란 공왕이 가장 중앙의 자리에 앉았다. 장군들과 친위 기사단장 마 이크 그리고 켈빈 마법술사는 정해 진 자리에 앉았다.

참모들은 서 있었다.

“첫 번째로 왜 오르쿠가 마나막을 넘어왔는지 아는 사람?”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어떻게 마나막을 넘어왔는지는 중 요하지 않아! 왜 넘어왔는지가 중요 하지! 참모들은 나가서 알아 가지고 와! 아니면 알 수 있는 방법을 가지 고 오든가!”

아슬란의 호통에 참모들이 우르르 밖으로 나갔다. 그제야 아슬란은 조용히 남은 사람들을 향해 말했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뭐라고 생각하나?”

비상을 걸고 군대를 소집하고 있었 다. 참모들이 오르쿠가 왜 넘어왔는 지 예상하고 알아 올 방법을 제시할

것이다.

그런데 아슬란은 다른 중요한 일이 있는 듯이 말했다.

친위 기사단장 마이크가 대답했다.

“그림자 기사를 보내 엘 파나의 검 은 사신 으가 있는지 확인하겠습니 다.”

아슬란은 마음에 드는 대답을 들었 다. 친위 기사단장 마이크는 처음부 터 아슬란의 계획을 알고 있었다.

“그렇지! 으가 확인되면 전력으로 오르쿠를 공격한다.”

장군들은 엘 파나의 검은 사신 S 란 말에 눈을 크게 뜨고 놀랐다. 그 리고 엘 파나의 검은 사신 으가 있

는 오르쿠를 공격한다는 말에 더 놀 랐다.

“완벽한 작전을 위해서 모든 것을 허락한다.”

아슬란 공왕의 입에서 모든 것을 허락한다는 말이 나왔다. 하지만 곧 새로운 소식에 모든 것을 허락할 수 없어졌다.

아슬란은 실시간으로 군대의 소집 과 배치 상황을 보고받고 있었다.

“티모시 장군!”

“네! 공왕 전하!”

“티모시 장군은 마법 병단 2만 명 과 병사 8만 명 그리고 완성된 전 차 절반을 가지고 성으로 진격하는 오르쿠를 막아라!”

티모시 장군은 벌떡 일어나 고개를 숙였다.

“알겠습니다. 공왕 전하!”

“그레이 장군!”

“네! 공왕 전하!”

“마법 병단 1만 명과 병사 5만 명 으로 오르쿠의 왼쪽 진행 방향을 막 는다.”

그레이 장군 역시 벌떡 일어나 고 개를 숙였다.

“알겠습니다. 공왕 전하!”

“얀스 장군!”

“네! 공왕 전하!”

“얀스 장군 역시 마법 병단 1만 명과 병사 5만 명으로 오르쿠의 오 른쪽 진행 방향을 막는다.”

얀스 장군도 벌떡 일어나 고개를 숙이며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공왕 전하!”

“지역 방어를 위해 필요한 병사를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성으로 모인 다.”

아슬란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오르쿠를 상대하는 작전의 핵심은 오르쿠를 아슬란 공왕이 원하는 곳 으로 끌어들이는 것이었다.

전투에서 누가 먼저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느냐에 따라 승패가 달라진 다. 아슬란 공왕은 오르쿠를 포위해 서 두들기려 했다.

오르쿠는 타고난 싸움꾼으로 육체 적 능력을 믿고 돌진하는 것이 주 전법이다. 그것을 막아 낸다면 충분 히 승산이 있었다.

그래서 방어에 강한 티모시 장군을 중앙에 두고 전차까지 줬다.

오르쿠의 돌격이 멈추는 순간 양옆 에서 그레이 장군과 얀스 장군이 치 고 들어간다.

아슬란 공왕은 뒤에서 남은 병력과 함께 대기하고 있다가 불리한 곳에

지원하거나 승기를 잡았다 싶을 때 나설 생각이었다.

만약 티모시 장군이 오르쿠의 돌격 을 막지 못해 뚫린다면 성을 중심으 로 농성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런 일이 일어날 리 없다 고 생각했다.

엘 파나의 검은 사신 으를 잡은 다 음 지구의 모든 종족을 정복하기 위 해 많은 준비를 했다.

아쉬운 것은 30일 후에 오르쿠와 전투를 했으면 무조건 이길 수 있었 을 거란 거다.

아직 준비가 덜 되었다.

“오르쿠에게 이 아슬란의 힘을 보

여……

아슬란 공왕의 말이 끝나기 전에 회의실 문이 벌컥 열렸다. 그리고 다급한 표정의 레이 참모가 들어왔 다.

아슬란 공왕이 있는데 회의실 문을 저렇게 거칠게 열고 들어오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 회의실 안의 모두가 인상을 썼다.

“아슬란 공왕 전하! 전차 공장 2곳 을 포함한 마법 도구 생산 공장 3 곳이 습격을 받았습니다!”

아슬란의 표정은 찡그려졌다가 곧 깜짝 놀란 표정으로 바뀌었다.

지구의 전차에 마법 도구를 설치하

는 공장은 모두 3곳이었다.

“무슨 소리냐!”

아슬란 공왕이 믿을 수 없다는 듯 소리쳤다.

“소인족 크로우와 오르쿠 검은 전 사가 함께 공격했습니다.”

아슬란 공왕은 입술을 깨물었다. 소인족 크로우의 명성을 잘 알고 있 다.

“우리가 제공한 마법 도구를 가진 소인족 주제에……. 감히 오르쿠와 함께……

아슬란 공왕은 화를 내다가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소인족이 오르쿠와 함께 있다. 오르쿠는 소인족을 경시

한다. 소인족은 그런 오르쿠를 싫어 했다.

절대 섞을 수 없는 조합이다. 그런 데 같이 전차 공장과 마법 도구 생 산 공장을 습격했다.

그것도 소인족의 정예와 오르쿠의 정예가.

“진짜 소인족 크로우와 오르쿠 검 은 전사가 함께 공격했다는 말이 냐?”

“그렇습니다. 공왕 전하! 아마 엘 파나의 검은 사신 으는 이미 소인족 과 오르쿠를 손에 넣은 듯합니다.”

레이 참모는 아슬란이 생각하기 싫 은 말을 했다. 생각하기 싫다. 하지

만 사실일 확률이 높았다.

“그리고 마법 도구 공장을 파괴하 고 만들어 놓은 것들을 약탈해 갔습 니다.”

아슬란의 주먹이 부들부들 떨렸다. 그동안 만들어 놓은 마법 도구를 빼 앗겼다. 만들어 놓은 것을 빼앗긴 것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오르 쿠가 마법 도구를 사용하게 되는 것 이다.

소인족이 없는 오르쿠라면 걱정 안 한다. 오르쿠는 마법을 사용하지 못 하니까.

하지만 소인족은 종족 특성상 마나 를 많이 저장하지 못할 뿐이다. 마

법 도구를 사용하는 것은 문제가 없 다.

“오르쿠가 마법 도구를 사용하면 안 된다!”

아슬란이 분노가 가득 찬 목소리로 소리쳤다. 아슬란 공왕의 말에 모두 동의했다. 오르쿠가 마법 도구를 사 용하면 카반 왕국군의 장점이 사라 진다.

“마이크!”

아슬란 공왕은 친위 기사단장 마이 크를 불렀다.

“네! 공왕 전하!”

“친위 기사단을 동원해 마법 도구 를 되찾아 와라. 만약 안 된다면 망 가뜨려야 한다!”

“알겠습니다. 공왕 전하!”

마이크가 바로 회의실을 나가려 할 때 회의실 안으로 기사 한 명이 들 어왔다. 그리고 마이크의 귀에 대고 조용하게 말했다.

마이크는 기사의 말을 듣더니 바로 아슬란 공왕에게 달려갔다.

“아슬란 공왕 전하!”

아슬란 공왕은 마이크가 급하게 달 려와 부르자 원하던 정보가 들어온 것을 알았다.

“검은 사신 으를 확인했나?”

“확실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비 슷한 복장을 한 사람을 발견했습니 다.”

비슷한 복장을 했다는 이유 하나만 으로 기사가 직접 달려와 보고하지 않는다. 아슬란 공왕은 다음 말을 기다렸다.

“비슷한 복장을 한 사람이 그림자 기사를 정확하게 찾아냈습니다. 그 리고 돌아온 그림자 기사는 한 명입 니다. 움직이지도 않고 19명을 찾아

내 죽였습니다.”

움직이지도 않고 멀리 숨어 있는 그림자 기사 19명을 찾아내 죽였다 는 말에 아슬란은 홍분했다.

“으가 분명하다!”

아슬란은 지금 파나 신의 심장을 얻고 싶어서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고 있는 것 같았 다.

하지만 그렇다고 작전을 변경하지 는 않았다.

“마이크! 강탈당한 마법 도구가 더 중요하게 되었다.”

“무슨 말씀이신지 알겠습니다. 공 왕 전하!”

“켈빈!”

“네. 공왕 전하!”

“보유하고 있는 마법 도구를 나누 어 준다.”

“알겠습니다. 공왕 전하!”

켈빈은 아슬란이 강탈당한 마법 도 구 대신 성에 비축해 놓은 마법 도 구를 사용하려는 것을 알았다. 비축 한 마법 도구를 사용한다는 것은 아 슬란이 승부를 건 것이다.

이번에 성공하지 못하면 끝이라는 것을 잘 안다. 오르쿠와 소인족을 다 죽여도 엘 파나의 검은 사신 S 한 명을 놓치면 실패다.

이 방 안에 있는 그 누구도 안전

할 수 없다.

“그리고 지구 인간들에게 동원령을 내리겠다.”

아직 2차 세뇌 작업이 끝나지 않 은 상황에서 사람들을 징집한다. 방 패막이로 사용하려는 것이다.

켈빈은 이 사실을 알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위험이 너무 컸다. 오르쿠의 침입 때문에 경계가 강화 되었다.

마법 통신도 함부로 할 수 없었다. 직접 사람을 보내야 하나 싶은 그때 또 다른 참모 하나가 회의실로 들어 왔다.

그리고 아직 가지 않은 레이 참모

에게 종이 한 장을 주고는 나갔다.

레이 참모는 종이를 읽더니 얼굴이 하얗게 변했다.

“아슬란 공왕 전하!”

“또 무슨 일인가!”

레이 참모의 표정에서 불길한 소식 을 읽은 아슬란의 목소리는 짜증에 가까웠다.

“오르쿠 한 무리가 대전시를 향해 방향을 바꿨습니다.”

아슬란은 레이 참모의 말에 자신도 모르게 짜증을 입 밖으로 내뱉었다.

“젠장!”

그리고 회의 탁자를 거칠게 내리쳤 다. 회의실 전체가 조용해졌다.

“오르쿠의 움직임이 마치 우리가 어떻게 움직일지 알고 움직이는 것 같지 않은가!”

대전시와 그 주변에 가장 많은 사 람이 살고 있었다. 오르쿠 한 무리 면 2만 명이다. 100만 명의 사람이 있다 해도 마법 도구로 제대로 무장 하지 않았으면 오르쿠를 막을 수 없 다.

아슬란 공왕은 오르쿠가 보기보다 똑똑하다 해도 이건 아니다 싶었다. 분명 정보가 샜다.

지구 인간들을 방패막이로 사용하 려던 계획은 처음부터 막혔다.

오르쿠의 돌격을 막고 거꾸로 돌격

하려던 전차 3분의 2는 파괴되었다. 마법 도구도 강탈당했다. 전차 공 장이나 마법 도구 공장의 위치는 비 밀이었는데.

아슬란 공왕의 심각한 표정에 눈치 만 보고 있을 때 회의실 문이 열리 고 계속 레이 참모에게 종이가 전해 졌다.

레이 참모는 아슬란 공왕이 입을 열 때까지 기다리려고 했다.

하지만 그럴 수 없었다.

“아슬란 공왕 전하!”

“또 뭐! 오르크가 진격을 멈추기라 도 했단 연락인가!”

아슬란은 말도 안 되는 상황이라는

듯 말했다. 하지만 레이 참모의 입 에서는 말도 안 되는 상황이 나왔 다.

“그렇습니다. 오르쿠가 멈췄다고 합니다.”

직진밖에 모르는 오르쿠가 멈췄다 는 말에 또 무슨 음모가 있나 싶었 다.

“그리고 또 한 무리가 떨어져 나가 성을 우회하고 있습니다.”

레이 참모의 말에 아슬란은 오르쿠 가 무슨 계획인지 알았다.

“주변 정리부터 하는군!”

아슬란 공왕이 정신을 차리고 말했 다. 그러자 레이 참모는 고개를 끄

덕였다.

“저희 참모들 의견도 그렇습니다. 성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을 먼저 손 에 넣으려는 목적 같습니다.”

“그게 가능할까?”

레이 참모는 또 고개를 끄덕였다.

“가능합니다. 공왕 전하!”

“이유는?”

“오르쿠 단독이라면 안 됩니다. 하 지만 소인족이 같이 있습니다. 오르 쿠가 우리 군을 격파한 다음 점령하 지 않고 소인족에게 맡기면 됩니 다.”

아슬란도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 었다. 오르쿠가 점령해 주둔하지 않

고 소인족에게 맡긴다면 가능했다. 오르쿠의 전투력은 변함없게 된다.

“그럼 성을 견제하는 오르쿠의 병 력은?”

성으로 진격하지 않고 멈춘 이유는 한 가지뿐이라고 생각했다. 성에서 병력을 빼면 바로 성으로 쳐들어오 겠다는 시위다.

“2만 5천 명에서 3만 명 사이입니 다. 검은 전사 1만 명 포함입니다.”

“검은 사신 으와 하늘의 검은?”

“오르쿠가 멈춘 곳에 있습니다.”

그냥 일반 오르쿠만 있었으면 이렇 게까지 고민 안 했다. 검은 전사 1 만 명이면 마법 병단 5만 명과 비

슷한 전력이다.

거기에 하늘의 검과 하늘의 딸이 있다. 두 오르쿠가 있으면 마법 병 단 7만 명과 비슷한 전력으로 평가 된다.

더군다나 엘 파나의 검은 사신 S 가 있다. 그렇다면 마법 병단 10만 명 모두를 동원해도 안 된다.

아슬란 공왕이 또 생각에 잠기자 모두 조용히 기다렸다. 중요한 결정 을 하기 위해 생각한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었다.

아슬란 공왕이 양손으로 회의 탁자 를 내리쳤다.

“이렇게 된 것 검은 사신 으만 집중

한다. 으와 하늘의 검만 잡으면 이긴 전쟁이다. 지금까지 한 명령은 철회 한다. 모든 기사단과 병사를 모아 라! 3일 후 검은 사신 으를 잡으러 간다!”

아슬란 공왕의 말에 회의실 안의 사람들은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바 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레이 참모는 아슬란 공왕이 왜 3 일 후에 검은 사신 으를 잡으러 가 는지 알고 있었다. 병력을 모아 완 벽하게 준비하는 것은 물론 좌우로 떨어져 나간 오르쿠 병력이 지원 오 지 못하게 하려는 것이다.

대전시를 포기한다는 말과 같았다.

레이 참모는 승리를 믿어 의심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승리 이후에 대전 시를 탈환하고 오르쿠 패잔병을 어 떻게 소탕해야 할지 계획을 세워야 했다.

더 바빠지겠구나 생각했다.

카반 왕국 성은 검은 사신 으를 잡 기 위한 만반의 준비를 시작했다.

그리고 48시간 후 대전시는 오르 쿠에게 점령당했다.

대전시에 오르쿠와 소인족이 돌아 다니고 있었다. 꽤 격렬한 전투가

있긴 했다. 하지만 카반 왕국군의 배치 상황을 너무 잘 아는 오르쿠에 게 대전시를 점령하는 것은 시간문 제였다.

10시간에 가까운 전투 끝에 카반 왕국군 1만 명을 죽이고 5천 명을 포로로 잡았다.

그리고 카반 왕국군 옷을 입은 사 람들이 오르쿠와 소인족에게 협조하 면서 숨은 잔당을 찾아내고 있었다.

카반 왕국군 안에 숨어 있던 반란 조직 사람이었다.

그렇게 대전시가 완벽하게 오르쿠 와 소인족에게 점령당할 때 맥 아저 씨의 건물에서는 이성진이 성으로

떠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어때? 내가 심혈을 기울여 만든 건데?”

맥 아저씨가 자랑스럽게 말하고 있 었다. 이성진은 갑옷 위에 부착된 팔찌 형태의 마법 도구를 보며 고개 를 끄덕였다.

“좋은데요? 공간 마법을 응용한 팔 찌라니”

이성진이 팔을 살짝 흔들면서 총을 생각했다. 그러자 갑자기 총이 나타 났다.

팔찌 안에 숨겨져 있던 총이 나온 것이다.

“성진이 네가 틈틈이 마나 총알을

만들어서 저장해 놓아도 된다. 한쪽 에 1만 발 정도 들어갈 거다.”

양쪽에 팔찌를 차고 있었다. 팔찌 안에는 권총과 소총 그리고 저격용 라이플까지 들어 있었다. 단검과 장 검 몇 개도 있기는 했다.

꺼낼 무기를 생각하며 팔을 흔들면 나타난다.

넣을 때는 무기를 팔찌에 대면서 넣고 싶다고 생각하면 된다.

“웅?”

맥 아저씨가 빨간색으로 빛나는 마 법 수정을 향해 달려갔다. 그리고 이어폰같이 생긴 것을 귀에 댔다.

카반 왕국군 마법 통신을 도청하는

중이었다.

카반 왕국군의 이동 상황은 모두 파악할 수 있었다.

“성진아! 아슬란이 성을 떠났다!”

파란색 마법 수정이 빛났다. 맥 아 저씨는 파란색 마법 수정에 연결된 이어폰을 귀에 댔다.

“우리 쪽에서도 확인했다. 확실하 다!”

“알았어요. 바로 출발하겠습니다.” 맥 아저씨는 이성진을 향해 다가갔 다. 그리고 손을 내밀었다.

“성진아. 잘 부탁한다. 팔찌에 마법 도구 넣어 놨다.”

“제가 언제 실패하는 것 봤어요?”

“못 봤지. 그리고 성공하면 약속은 꼭 지킨다!”

“그건 나중에 다시 말하세요. 아슬 란이 성을 떠났으면 4시간 후에 만 나겠네요.”

하늘의 검이 이끄는 오르쿠는 성에 서 4시간 거리에 멈춰 있었다.

“그러겠지.”

“그럼 다녀올게요. 내일을 준비해 주세요.”

세뇌 마법진에 마법 도구를 설치하 는 것은 내일로 예정되어 있다.

맥 아저씨의 사람과 소인족이 세뇌 가 풀린 사람들을 다독여 같은 편으 로 만들 계획이었다.

“그……래.”

맥 아저씨의 대답이 끝나기 전에 이성진의 모습이 사라졌다. 이제는 맥 아저씨도 맥 아저씨가 설치한 보 안 마법진도 이성진을 찾아내지 못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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