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S급 생존자-29화 (29/50)
  • 6장. 마법술사 맥

    이성진은 그냥 이런저런 생각을 하 다가 잠시 잠이 들었다. 그리고 누 군가 계단을 올라오는 소리에 깼다.

    발소리와 기척을 봐서는 김진명이 분명했다.

    “이성진 씨, 일어나셨습니까?”

    “네. 일어났습니다.”

    옥탑방 문을 열고 나가자 김진명이 보였다.

    “지금 바로 갈 겁니다. 갔다 와서 늦은 아침을 드셔도 되겠습니까?”

    “괜찮습니다.”

    “네.”

    김진명의 뒤를 따라서 1층으로 내 려갔다. 1층에는 김지영과 똘이 그 리고 배낭을 메고 있는 김정진이 기 다리고 있었다.

    “잘 주무셨어요?”

    “컹! 컹!”

    김지영이 인사하자 똘이도 따라 인 사했다. 김정진은 그냥 고개만 까딱 했다.

    “바로 갔다가 올 겁니다. 가시죠.”

    “네.”

    김진명의 뒤를 따라갔다. 대전시 중심가로 가는 것 같았다. 그리고

    누가 봐도 마법 도구를 파는 곳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는 빌딩 앞에 도착 했다.

    마법 도구들이 진열되어 있으니까.

    그런데 빌딩을 지나 뒷골목으로 들 어갔다. 그리고 허름하고 낡은 3층 짜리 건물이 보였다.

    화려하고 멋있는 빌딩을 지나 허름 하고 낡은 3층짜리 건물로 가는 것 을 봐서는 그저 그런 마법술사와 거 래하는 것 같았다.

    3층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김진명 이 노크했다. 그리고 문을 열고 들 어갔다.

    “저 왔습니다.”

    약간 통통한 몸매를 가진 머리 희 끗한 남자가 등을 돌리고 있었다. 김진명의 말에 몸을 돌리는 것이 보 였다.

    “ 왔냐?”

    카반 왕국 마법술사가 퉁명스럽게 대답했다. 그런데 여기에 있을 리 없다고 생각한 그 양반이 있었다.

    일명 맥 아저씨라고 불리는 마법술 사다. 대귀족의 사생아로 태어났다 는 것만 들었다. 어쩌다가 지나가는 말로 들었다.

    그 누구도 맥 아저씨가 대귀족 출 신인 것을 모른다.

    “저놈은 누구냐?”

    맥 아저씨의 말에 김진명은 어색하 게 웃었다.

    “저와 함께하는 사람입니다.”

    이성진이 자신보다 더 뛰어나다고 생각해 김진명은 밑에서 일하는 사 람이 아닌 함께하는 사람이라고 말 했다.

    그런데 맥 아저씨는 눈을 가늘게 뜨더니 손을 들어 이성진을 가리켰 다.

    이성진은 맥 아저씨가 손을 들어 가리키자마자 고개를 옆으로 꺾었 다.

    피잉!

    무언가 이성진의 머리가 있던 자리

    를 지나가는 소리가 들렸다.

    “진명! 누구를 데리고 온 거냐!”

    맥 아저씨는 이성진이 너무 쉽게 마법 도구의 공격을 피하자 진명에 게 소리치며 발을 굴렀다.

    탁탁 두 번 구르자 사방에서 빛이 나기 시작했다. 마법진을 가동한 것 이다.

    이 방 안에는 방어 마법진과 공격 마법진이 숨겨져 있었다.

    마법술사의 마법 도구를 노리는 도 둑이 많다. 도둑이라고 해서 그냥 좀도둑이 아니다. 최소 마나를 사용 할 줄 아는 사람들이다.

    특히나 맥 아저씨의 마법 도구는

    엘 파나에서 누구나 가지고 싶어 했 다.

    협박은 기본이다. 힘을 내세워 마 법 도구를 빼앗으려 했다. 맥 아저 씨는 그런 놈들을 막기 위해 자신이 있는 곳에는 항상 방어 마법진과 공 격 마법진을 설치해 놓는다.

    “고위 마법술사님! 왜 이러세요!”

    김진명은 손을 내저으며 당황했다. 맥 아저씨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 기 때문이었다. 방 안에 가동한 마 법진도 수상했다. 최소 수십 개의 마법진이 연결된 것을 알 수 있었 다.

    이 정도 마법진이라면 그 위력을

    상상할 수 없었다.

    “누구를 데리고 왔냐고 물었다!”

    “저와 함께 일하는 사람입니다. 마 법 도구에 관한 지식이 뛰어납니 다!”

    김진명의 말에 맥 아저씨는 피식 웃었다.

    “저놈•이 마법 도구에 관한 지식이 많다고? 마법술사도 아닌 놈이?”

    마법술사도 아닌 놈이란 말에 김진 명의 눈이 커졌다. 맥 아저씨가 마 법술사가 아니라면 진짜 아니다.

    어제 이성진이 말했던 자신은 마법 술사가 아니라는 말이 진짜였다. 그 래서 놀란 것이다.

    마법술사가 아니라면 도대체 정체 가 뭘까 생각했다.

    김진명도 의심하며 불안했다. 맥 아저씨와 거래가 끊기는 일이 생길 수도 있다.

    “위험한 사람은 아닙니다!”

    김진명은 맥 아저씨와 거래가 끊기 지 않기 위해 급하게 말했다. 급하 게 말하느라 마음속에 느끼고 있던 이성진에 대한 느낌이 있는 그대로 나온 것이다.

    김진명은 이성진을 위험한 사람이 아니라고 느끼고 있었다.

    “위험한 놈이야!”

    맥 아저씨가 확실하다는 듯이 말했

    다. 그러자 이성진은 어깨를 들썩이 며 손을 들어 공격할 의도가 없다는 것을 보이며 말했다.

    “제가 왜 위험한 놈입니까?”

    재미있었다. 엘 파나에서 맥 아저 씨를 처음 만났을 때도 비슷한 상황 이었다. 그때는 엘 파나를 침공한 지구 인간을 믿을 수 없다고 했었 다.

    맥 아저씨는 비릿하게 웃으며 이성 진이 왜 위험한 놈인지 말했다.

    “파나 신의 신성력을 가진 놈이 위 험한 놈이 아니면 누가 위험한 놈이 라는 거냐?”

    이성진은 맥 아저씨가 파나 신의

    신성력을 가진 것을 어떻게 알았는 지 안다.

    “입구에 마나 측정기를 설치해 놓 으셨군요.”

    맥 아저씨는 눈을 크게 떴다. 마나 측정기를 설치해 놓았다는 것을 잘 아는 것처럼 말했기 때문이었다.

    그냥 마나 측정기가 아니다. 들어 오는 종족의 마나의 양과 특성을 다 파악해서 맥 아저씨에게 알려 준다.

    맥 아저씨는 마나 측정기가 알려 주는 정보로 대응한다. 자신이 감당 할 수 없는 마나를 가진 종족이라면 모든 마법진과 마법 도구를 이용해 공격한 다음 도망간다.

    “너 누구냐?”

    맥 아저씨는 외모나 특징으로 봐서 는 분명 지구의 인간인데 어떻게 마 나 측정기를 아나 싶었다.

    맥 아저씨의 ‘너 누구냐?’라는 물 음에 어떻게 대답해야 할까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엘 파나에서는 항상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맥 아저씨가 얼굴 좀 보자 고 해도 안 보여 줬다.

    그렇게 해야 서로 안전해진다고 생 각했기 때문이었다.

    지이이잉!

    이성진이 망설이자 맥 아저씨는 더 는 말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 공격

    마법진으로 이성진을 공격했다.

    순수한 마나가 마법진에서 튀어나 와 레이저처럼 이성진을 향해 날아 갔다.

    파징!

    그런데 레이저처럼 날아가는 마나 가 중간에 무언가에 맞아 사라졌다.

    이성진은 마나 레이저 공격을 막으 며 똘이를 향해 소리쳤다.

    “사람들 지키고 절대 끼어들지 마!”

    똘이는 이성진의 명령이 마음에 들 지 않았다. 하지만 명령은 명령이었 다. 똘이는 바로 김진명과 김지영 그리고 김정진을 방 한쪽 구석으로

    몸을 이용해 밀었다. 세 명은 똘이 의 기세에 눌려 한쪽 구석으로 몰릴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마나 공격은 한 개가 아니 었다. 첫발은 시작이었다. 사방에서 이성진을 향해 수십 발의 마나 레이 저가 날아왔다.

    그런데 이성진은 싱긋 웃으면서 걸 음을 옮겼다. 왼쪽으로 한 발 피하 면서 고개를 숙인 다음 앞으로 한 발 피하면서 몸을 30도 돌렸다.

    다시 뒤로 한 발 빠지면서 앞으로 20도 숙였다가 들었다.

    이런 식으로 수십 발의 마나 레이 저를 다 피했다.

    하지만 마나 레이저 공격이 시작되 자 옆으로 피한 김진명과 김지영 그 리고 김정진은 이성진이 어떻게 움 직였는지 알아볼 수 없었다.

    세 사람 눈에는 마나 레이저가 이 성진의 몸을 통과하는 것처럼 보였 을 뿐이다. 입을 딱 벌리고 어떻게 저런 일이 가능할까 놀랐다.

    그리고 또 한 명 놀란 사람이 있 었다. 맥 아저씨였다.

    “그걸 어떻게 피해……

    어떻게 피했냐고 물어보려다가 이 공격 마법진을 피한 단 한 사람이 기억났다. 그리고 지금 마지막 공격 까지 피한다면 기억나는 그 사람과

    연관된 사람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 했다.

    지지징!

    마나 레이저로 만든 벽이 완벽하게 피할 곳이 없는 크기로 이성진을 향 해 위와 정면과 뒤 그리고 양옆에서 다가왔다.

    “맥 아저씨! 그만하시죠!”

    이성진의 모습이 사라지고 맥 아저 씨 앞에 나타났다. 맥 아저씨는 이 성진의 말에 주먹을 쥐었다. 그리고 이성진을 향해 내질렀다.

    이성진은 마법술사인 맥 아저씨가 때려 봤자 얼마나 아프겠냐고 생각 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맞아 줄 생

    각은 없었다.

    살짝 몸을 돌리며 피하는데 맥 아 저씨의 주먹이 이성진의 몸 근처에 서 멈췄다.

    파앙!

    맥 아저씨의 주먹에서 엄청난 바람 이 터져 나왔다. 그 범위가 꽤 넓었 다. 이성진은 너무 가까운 곳에서 터져 나온 바람을 피할 수 없었다.

    바람에 몸을 맡기며 뒤로 날아갔 다. 하지만 뒤에는 아직 마나 레이 저로 만든 벽이 있다.

    몸을 빙그르르 돌리며 손가락을 튕 겼다.

    징! 징! 징!

    마나 레이저 벽을 유지하는 마법진 의 일부분이 이성진이 쏜 마나 총알 에 맞았다. 마법진이 망가졌다. 마나 레이저 벽이 사라졌다.

    마나 레이저 벽이 있던 곳에 안전 하게 내려선 이성진은 씨익 웃고 있 는 맥 아저씨의 얼굴을 봤다.

    “맥 아저씨! 장난이 심하잖아요!”

    “그래! 너에게는 장난이지! 하지만 다른 놈들은 거의 다 피하지 못한 다.”

    맥 아저씨는 기사단장 급이 아닌 이상 자신의 공격 마법진을 피하거 나 막아 내지 못한다고 자랑했었다.

    이성진이 너무 쉽게 마나 레이저

    공격을 피해 낸 이유가 있다. 이 마 나 레이저 공격 마법진을 만들 때 이성진이 도움을 줬었다.

    엘 파나의 검은 사신 으의 움직임 을 막을 정도의 공격이라면 그 누구 도 피할 수 없다. 기사단장 급이 온 다 해도 피할 수 없다.

    죽을 수는 없어도 잠시 잡아 둘 수 있는 공격이다.

    그사이 맥 아저씨는 다른 곳으로 사라진다.

    맥 아저씨는 이성진의 얼굴을 물끄 러미 바라봤다.

    “왜 그렇게 쳐다보세요?”

    “생각보다 잘생긴 놈이었군!”

    키 크고 잘생긴 놈들은 다 바람둥 이에 나쁜 놈들이라고 항상 말했었 다. 맥 아저씨의 키가 165cm에 통 통해서 그런 것이 아닌가 싶었다.

    수염이라도 좀 깎으면 괜찮을 텐데 절대로 수염을 깎지 않는다.

    덥수룩한 수염은 남자의 자존심이 라나?

    “살아 있었군!”

    “네.”

    맥 아저씨는 아련한 눈빛으로 이성 진을 바라봤다. 갑자기 엘 파나의 사신 으가 사라졌다. 그리고 성전이 선포되었다.

    지구에서 넘어온 사람들이 만든 왕

    국은 모두 멸망했다.

    그 어디에서도 엘 파나의 사신 S 의 소식을 들을 수 없었다. 살아 있 었다면 지구에서 만든 6왕국이 그렇 게 쉽게 멸망하지 않았을 거라 생각 했다. 그래서 죽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구에서 만났다.

    맥 아저씨는 한쪽 구석에 웅크리고 앉아 있는 김진명과 김지영 그리고 김정진을 향해 소리쳤다.

    “가지고 온 것 놔두고 가라! 돈은 나중에 주마!”

    세 사람 앞에서 이성진과 대화할 수는 없기 때문이었다. 이성진의 정 체는 비밀로 해야 했다.

    “네? 네……

    김진명은 서슬 퍼런 맥 아저씨의 말에 가지고 온 배낭을 놓고 일어섰 다. 김지영과 김정진도 같이 일어섰 다. 그리고 고개를 숙여 맥 아저씨 에게 인사하고는 밖으로 나갔다.

    세 사람이 나가자 맥 아저씨는 다 시 발을 굴렀다. 방어 마법진과 공 격 마법진이 해제되고 다른 마법진 이 빛나기 시작했다.

    이제 이 건물을 부수지 않고는 그 누구도 들어올 수 없게 되었다.

    그리고 안에서 하는 대화도 절대 밖에서 들을 수 없다.

    마나막을 만드는 기본 기술을 응용 한 것이었다.

    “저 개는 네놈 거냐?”

    “네. 좋은 동료입니다.”

    좋은 동료라는 말에 맥 아저씨는 의외라고 생각했다. 이성진이 좋은 동료라고 말할 때는 정말 믿을 만한 동료다.

    하지만 곧 고개를 끄덕였다. 마음 이 수시로 변하는 인간보다는 나을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렇다고 치고 네놈 도대체 어떻 게 된 거냐? 왜 15년 전에 사라진

    거냐?”

    맥 아저씨는 다른 사람은 몰라도 자신에게는 마지막에 연락할 거라 생각했다. 그만큼 서로에 대한 믿음 과 정을 쌓았다.

    “나는 네놈이 죽은 줄 알았다!”

    “죄송합니다. 사고 때문에 기억을 잃었었습니다.”

    사고란 말에 맥 아저씨는 짐작 가 는 것이 있었다.

    “그 봉인 수정으로 파나 신의 심장 을 봉인한 거냐?”

    이성진이 파나 신의 신성력을 억제 할 수 있는 봉인 수정을 원했었다. 신의 능력을 억제할 수 있는 봉인

    수정을 만들 수 없을 줄 알았다.

    그런데 맥 아저씨는 평생 걸작이자 다시는 만들 수 없는 봉인 수정을 만들어 냈다.

    만약 맥 아저씨가 봉인 수정을 만 들지 못했다면 파나 신의 심장을 가 지고 나올 수 없었다.

    봉인 수정은 안에 담기는 신성력을 억제하는 것이지 외부의 충격까지 다 막아 주는 것은 아니었다.

    성기사단장 케인 릴의 공격을 방어 할 수는 없었다.

    덕분에 파나 신의 심장이 이성진의 심장에 안착했지만.

    “아세요?”

    “모르겠냐? 네놈이 원한 봉인 수정 을 완성하고 네놈에게 주자마자 곧 성전이 선포되었는데.”

    “아니 제가 아느냐고 물어본 것은 성물이 파나 신의 심장이라는 것을 알고 계셨냐는 겁니다.”

    맥 아저씨가 피식 웃으며 말했다.

    “교단에서 숨겨도 아는 놈들은 다 아는 사실이다.”

    생각해 보니 맥 아저씨는 숨겨진 진실을 많이 알고 있었다.

    “그나저나 엉뚱한 곳에서 만나기는 했어도 다시 만나니 반갑다!”

    맥 아저씨는 이성진에게 다가왔다. 그리고 꽈악 껴안았다. 키가 작다

    보니 이성진에게 안기는 듯한 모습 이었다.

    이성진도 맥 아저씨의 등에 손을 올렸다.

    “반겨 주시니 고마워요.”

    “남자들끼리 이런 인사는 여기까지 하고, 네놈 어떻게 살아 왔는지나 좀 듣자. 왜 네놈이 파나 신의 신성 력을 가지고 있는지도 알고 싶고.”

    강한결 이후에 또 긴 이야기를 해 야 할 것 같았다. 하지만 그래도 엘 파나에서의 일 대부분은 말하지 않 아도 된다.

    신전에 잠입해 파나 신의 심장을 홈친 것부터 말하면 되니까.

    “그러니까 제가 맥 아저씨에게 봉 인 수정을 받은 다음……

    신전에서 파나 신의 심장을 봉인 수정에 넣고 성기사단장 케인 릴의 공격에 봉인 수정이 파괴된 것부터 기억을 잃고 지구로 돌아온 것을 말 했다.

    그리고 지구에서 평범하게 SAS 대 원으로 활동하다 아내를 만나 결혼 하고 딸인 아라가 있다는 것까지 말 했다.

    “풋! 네놈이 사랑을 해서 예쁜 딸 을 낳았어?”

    “왜 웃고 그러세요?”

    “아니다! 네놈도 인간인데 사랑할

    수 있지.”

    맥 아저씨는 수많은 피를 손에 묻 힌 이성진이 사랑하는 사람을 만날 수 없을 줄 알았다. 약자를 보호하 는 측은지심을 가진 것과는 다른 이 야기다.

    맥 아저씨는 이성진이 자신의 손에 묻은 피 때문에 누군가를 사랑할 자 격이 없다고 생각했다는 것을 잘 알 고 있었다.

    오히려 이성진이 기억을 잃고 지구 로 돌아온 것이 잘되었다고 생각했 다. 그렇지 않았다면 사랑하는 사람 을 만나 결혼하고 딸인 아라를 낳지 못했을 것이다.

    “그래서? 여기 대한민국이라는 곳 에 와서 어떻게 살았냐?”

    “어떻게 살기는요. 엘 파나에서 침 공하기 전까지는 남들과 똑같이 살 았죠.”

    이성진은 일반인과 똑같이 살다가 남해 무인도에 있을 때 엘 파나의 침공이 일어났고 거제도를 거쳐 오 르쿠 지역을 장악하고 이곳으로 넘 어온 것까지 말했다.

    모든 이야기를 들은 맥 아저씨는 갑자기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네놈 이름이 이성진이라고?”

    “네. 사신 으가 아닌 이성진이라고 불러 주세요.”

    맥 아저씨는 이성진의 얼굴을 물끄 러미 바라보다가 어렵게 입을 열었 다.

    “성진아! 나 좀 도와줘라. 아니 우 리 좀 도와줘라!”

    이성진은 맥 아저씨의 우리란 말과 심각한 표정을 보고 쉽지 않은 일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그 쉽지 않은 일은 생각보 다 거대했다.

    “맥 아저씨! 도와 달라니요? 그것 도 우리요?”

    맥 아저씨는 세력을 만들 사람이 아니었다. 언제나 조용히 살아왔다. 그리고 맥 아저씨가 해결 못 할 일

    이라면 정말 어려운 일이다.

    맥 아저씨는 엘 파나에서 가장

    어난 마법술사다.

    맥 아저씨가 마법 도구를 미리

    비하고 싸운다면 이길 사람 은 몇

    없다. 더군다나 대량파괴 무기인

    법 도구도 있다.

    어떻게 보면 다이너마이트를 만든 노벨이라고 할 수 있다.

    마법 도구의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 하지만 많은 사람을 죽이는 대량파괴 마법 도구를 만들 수 있음 에도 만들지 않았다.

    그 어떤 이유에서건 전쟁이라는 것 에 반대했으니까.

    엘 파나에서의 작은 인연 때문에 도움을 받은 것뿐이었다.

    “그래! 우리! 그리고 성진이 너와 지구의 인간들이 책임져야 하는 일 이기도 하다!”

    이건 또 의외의 말이었다. 뭐를 책 임져야 하는 일이라는 것인지 궁금 했다.

    “저하고 지구의 인간들이 책임져야 하는 일이요?”

    “그래. 내가 왜 이곳까지 왔다고 생각하냐?”

    그러고 보니 전쟁을 싫어하는 양반 이 지구를 침공하는 전쟁에 참여할 리가 없었다.

    “설마 도망 온 거예요?”

    “그래!”

    그냥 도망 온 거냐고 물었는데 맥 아저씨는 진짜 도망 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냥 도망이 아니었다.

    “지구에서 만든 왕국이 멸망하고 그곳에서 살았던 사람들은 어떻게 되었을 것으로 생각하냐?”

    “반역자로 낙인 찍혀서……

    다음 말은 할 수 없었다. 노예가 되거나 죽었을 테니까.

    “그 반역자들 대부분이 이곳에 있 다.”

    “대부분이 이곳에 있다니요?”

    “마법으로 세뇌해서 병사로 와 있

    다고!”

    다른 왕국이 아닌 카반 왕국이면 가능한 일이었다.

    “나도 더는 엘 파나에 있을 수 없 었다. 성진이 네가 사용한 무기를 내가 만들었으니까.”

    감추려 해도 감출 수 없는 뛰어남 때문에 들킨 것 같았다.

    “나나 세뇌당한 사람들이 무슨 죄 냐? 그저 지구의 사상인 자유와 평 등을 들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죄 인 취급당하고 죽은 사람만 10만 명이 넘어간다.”

    지구에서 세운 왕국이라고 해서 인 구가 많지는 않았다. 작은 왕국이었

    다. 도시 국가 수준이라고 말하면 맞다.

    40만 명에서 50만 명 정도의 국민 이 있었다.

    그중 10만 명 이상이 죽었다.

    “여자와 아이들은 모두 노예가 되 고, 간신히 도망쳐 살아남은 사람은 1만 명도 안 된다.”

    “무슨 말인지 알겠어요. 그런데 뭐 를 어떻게 도와 달라는 말인가요?”

    맥 아저씨가 저렇게 흥분했을 때는 그 어떤 말도 통하지 않는다. 일단 맥 아저씨의 흥분을 가라앉혀야 했 다.

    “당연히 우리를 도와 성을 장악하

    고 지구에서 알려 준 민주주의 국가 를 세워야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다. 오르쿠 지역과는 상황이 다르다. 마법 도구 의 왕국이자 마법을 일상처럼 사용 하는 카반 왕국이 장악한 지역에서 반란을 일으킨다. 그리고 민주주의 국가를 세운다.

    대학살이 일어날 수 있었다.

    “맥 아저씨! 이건 수뇌부 몇 명 죽 이고 기사단 전멸시키는 일과는 차 원이 다른 일입니다.”

    맥 아저씨가 엘 파나에서 사용했던 것과 똑같은 마법 도구만 만들어 준 다면 카반 왕국의 성에 침입해 지휘

    관을 싹 죽이고 가장 위협적인 기사 단까지 전멸시켜 줄 수 있었다.

    하지만 그건 단순히 죽이는 것뿐이 다.

    맥 아저씨가 말한 것처럼 체제를 바꾸는 것은 이곳에 온 대부분의 카 반 왕국 사람들이 민주주의를 원해 야 이루어진다.

    세뇌를 당했든 아니든 원하지 않으 면 이루어질 수 없는 일이다.

    “제가 맥 아저씨를 도와서 성을 장 악한다 해도 사람들이 원하지 않으 면 안 되는 일입니다. 맥 아저씨와 같은 생각을 가진 카반 왕국 사람이 몇 명이나 있어요? 1천 명? 1만

    명? 1만 명이 있다고 해도 나머지 사람들을 어떻게 설득할 건데요?” 이성진의 말에 맥 아저씨는 전혀 당황하지 않았다. 이성진의 말대로 어려운 일은 맞다. 하지만 아무런 계획이 없지는 않았다.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지고 이곳에 도망 온 사람은 1천 명 정도다. 성 진이 네가 말한 대로 어려운 일이 지. 하지만 성진이 네가 도와준다면 이룰 수 있는 일이기도 하다.”

    “1천 명 가지고요?”

    1천 명 가지고 절대 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1천 명이 아닐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조금 전 내가 한 말 기억하냐? 세뇌당해 이곳에 왔다고?”

    “당연히 기억하……. 설마……. 세 뇌 풀려고요?”

    “그래. 이곳 지구에 온 카반 왕국 의 사람은 30만 명이 넘는다. 그중 노예가 10만 명이다. 나머지 20만 명 중 13만 명이 일반 병사다. 세뇌 당한 일반 병사 10만 명을 3만 명 이 감시하며 지휘하고 있다.”

    맥 아저씨의 말을 들으니 잘하면 성공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노예 10 만 명과 세뇌당한 병사 10만 명만 해도 20만 명이다.

    지구에 온 카반 왕국 사람의 3분

    의 2에 해당한다.

    하지만 카반 왕국군의 주요 전력은 일반 병사가 아니었다.

    “마법 병단과 기사는요?”

    카반 왕국에서 마법 병단은 마법사 가 아니다. 마법 도구로 무장한 병 사들이었다. 기사는 마나를 사용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

    초인이라고 생각하면 쉽다.

    “마법 병단은 4만 명이다. 기사는 1만 명이고.”

    “더 있잖아요!”

    맥 아저씨가 말한 30만 명 중 2만 명 정도가 빈다.

    “친위 마법 병단이 1만 5천 명이

    다. 친위 기사단이 5천 명이고.”

    카반 왕국에서 친위라고 이름 붙는 부대는 많지 않다. 그리고 숫자도 어마어마했다.

    “도대체 누가 왔길래 친위대가 2만 명씩이나 돼요?”

    맥 아저씨는 머뭇거리다가 어차피 이성진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해 말 했다.

    “아슬란이야.”

    아슬란이란 이름을 어디서 들었을 까 생각했다. 그리고 한 사람이 기 억났다.

    “카반 왕국의 맹장이자 공왕인 아 슬란 폰 드비쉬요?”

    “맞아!”

    이것도 어이가 없었다.

    “카반 왕국의 2인자이자 공왕이 뭐 가 아쉬워서 지구까지 왔대요?”

    공왕인 아슬란이면 친위대가 2만 명이라는 것도 이해가 간다. 하지만 카반 왕국에 있어도 남부럽지 않게 살 수 있는 공왕이 왜 지구까지 왔 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영토를 넓히려고 했다면 아슬란이

    아니어도 되잖아요.”

    맥 아저씨는 이성진의 심장을 바라 봤다. 이성진은 자신의 심장을 바라 보는 맥 아저씨의 눈길을 보고 아슬 란이 왜 지구에 왔는지 알 수 있었 다.

    하늘의 검과 하늘의 딸이 가진 목 적과 똑같았다.

    파나 신의 심장을 가지려는 것이 다.

    “아슬란도 신이 되고 싶은 건가 요?”

    “그건 나도 모른다. 하지만 파나 신의 심장이 지구에 있다는 것을 알 고 나서 아슬란은 지구 침공에 적극

    적이었다.”

    “카반 왕국의 모든 것을 포기할 정 도로요?”

    “그래. 아슬란은 자신이 이루지 못 한 마지막 하나를 파나 신의 심장을 이용해 이루려는 것 같다.”

    맥 아저씨는 마치 아슬란의 마음을 잘 아는 것처럼 말했다.

    “이루지 못한 마지막 하나요? 그게 뭔지 아세요?”

    “아직은 모른다. 하지만 모든 것을 가진 아슬란이 다 포기하고 신의 눙 력을 원하는 것을 봐서는 아슬란에 게 중요한 것이겠지.”

    맥 아저씨에게 듣고 보니 그럴 수

    있겠다 싶었다. 모든 것을 다 가진 사람에게 못 가진 한 가지는 다른 모든 것보다 중요할 수 있다.

    그것이 다른 사람이 보기에는 배부 른 헛소리라고 해도.

    “아슬란이라……

    엘 파나에서는 정치적인 이유 때문 에 아슬란을 죽일 기회가 있었어도 죽이지 않았다.

    아슬란은 왕의 반대편에 선 귀족 연합의 지도자였다. 아슬란이 죽는 다면 카반 왕국은 왕권이 강해진다. 그렇다고 아슬란이 카반 왕국의 공 왕의 위치에서 할 일을 안 한 것은 아니었다.

    카반 왕국을 침범하는 적에게는 그 어떤 경우에도 용서하지 않았다.

    단 한 번 어쩔 수 없는 경우는 엘 파나의 검은 사신 s 때문에 전투에 서 패해 영토를 내 준 것뿐이었다.

    “엘 파나 때와는 다르니까 그냥 암 살하면 되겠네요.”

    암살한다는 말에 맥 아저씨는 정색 하며 말했다.

    “그냥 암살해서는 안 된다!”

    “왜요?”

    “아슬란이 죽으면 세뇌당한 사람들 역시 죽는다.”

    맥 아저씨의 말에 한숨이 나왔다. 카반 왕국의 세뇌는 일반적인 세뇌

    가 아니었다.

    머리에 세뇌 마법 도구를 심는다. 아슬란이 마음만 먹으면 머리에 세 뇌 마법 도구를 심은 사람은 죽는 다.

    “금지한 일이잖아요.”

    “성전이란 명분 아래에서는 금지한 것도 할 수 있다. 그 어떤 일도

    이래서 카반 왕국의 정치 제도가 싫었다. 마법 도구가 발전하면 뭐 하는가.

    결국 일부 소수 귀족을 위한 것이 나 마찬가지인데.

    “그럼 어떻게 도와 달란 말입니까?

    마법 병단이나 친위 기사단 싹 쓸어 버릴까요?”

    “성진아! 그냥 쓸어버릴 생각이었 으면 나 혼자서도 가능하다.”

    맥 아저씨의 말이 맞다. 맥 아저씨 가 독하게 마음먹는다면 아슬란과 친위 기사단 정도는 쓸어버릴 수 있 었다.

    “자꾸 말 돌리지 말고 생각한 것 있으면 말해 주세요!”

    생각한 것 있으면 말해 달라는 이 성진의 말에 맥 아저씨는 뒷머리를 긁적였다.

    뒷머리를 긁적이는 버릇은 맥 아저 씨가 실수했거나 아직 생각하지 못

    했을 때 하는 버릇이다.

    “아무 계획도 없는 거예요?”

    아무 계획도 없느냐는 말에 맥 아 저씨는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아니야! 계획은 있었어. 단지 그 계획이 마나막이 사라지고 난 이후 아슬란이 군대를 이끌고 다른 지역 으로 갔을 때 하려던 계획일 뿐이 야!”

    엘 파나의 검은 사신 S인 이성진 이 나타났다. 맥 아저씨는 굳이 마 나막이 사라질 때까지 기다릴 필요 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런 일은 나보다 성진이 네가 더 잘하잖아. 계획도 네가 수

    정해 줬으면 하는데……

    엘 파나에서 맥 아저씨에게 신세 진 것이 많았다. 그리고 마법 도구 를 얻으려면 협조하는 것도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맥 아저씨의 반란이 성공하 면 강력한 아군을 얻는 것이다.

    카반 왕국의 마법 도구로 무장한 오르쿠와 소인족이 합류하면 용족과 그 군대도 무섭지 않다.

    어차피 용족은 몇 명 안 된다. 몇 명 안 되는 용족만 상대할 수 있으 면 나머지는 마법 도구로 무장한 오 르쿠와 소인족 그리고 카반 왕국군 이 상대하면 된다.

    “좋아요. 그러면 제가 하라는 대로 해야 합니다.”

    하라는 대로 하라는 말에 맥 아저 씨의 표정은 활짝 피었다. 그동안 마음고생이 심했다. 살아남은 사람 들이 자신을 지도자로 생각하고 따 랐다.

    맥 아저씨는 그럴 수밖에 없었다.

    사람들의 기대를 저버린다면 모두 무너질 것을 너무 잘 알고 있었다.

    억지로 맞지 않은 옷을 입은 것처 럼 견뎠다. 수십만 명의 생명을 어 깨에 짊어진 채로.

    “당연하지! 엘 파나의 검은 사신 S 의 말을 따르지 않으면 안 되지!”

    “일단 제가 사용했던 마법 도구부 터 다시 만들어 주세요!”

    맥 아저씨는 고개를 세차게 끄덕였 다.

    “당연하지! 15년 전과는 차원이 다 른 마법 도구를 보게 될 거다!”

    장담하는 맥 아저씨의 말에 기대가 되었다. 맥 아저씨가 저렇게 말할 정도면 획기적으로 바뀌었을 것이 다.

    “그리고 아슬란이 다른 지역을 떠 났을 때 어떻게 세뇌를 풀려고 했는 지도 알려 주세요.”

    “그건 왜?”

    “방법을 알아야 계획을 세우죠. 정

    보가 중요하다고 제가 몇 번을 말했 잖아요!”

    “아! 맞다. 성진이 네가 앞에 있으 니까 아직 실감이 안 나서 그런 것 같다. 그래서 말인데……

    침을 꼴깍 삼키며 말하는 맥 아저 씨의 모습에 웃음이 나왔다.

    “아직도 술 좋아하세요?”

    “그럼! 그동안 술 안 먹고 버티느 라 죽는 줄 알았다.”

    거의 매일 술을 마시다시피 한 양 반이 술을 안 먹고 버텼다는 말에 또 놀랐다.

    “안 먹고 버틸 맥 아저씨가 아닌데 요?”

    거짓말 하지 말라는 투로 말하자 맥 아저씨는 발끈했다.

    “내가 15년 동안 술을 딱 15잔 마 셨다!”

    “안 마시면 안 마시는 거지 왜 15 잔은 마셨어요?”

    맥 아저씨는 순간 머뭇거렸다. 그 리고 부끄러운 듯이 작게 말했다.

    “성진이 너와 마지막 만나 마셨던 그날만 한 잔씩 했다.”

    마지막에 만났던 날이면 봉인 수정 을 받은 날이었다. 항상 앞에 놓고 ‘너 잘 다녀오라는 핑계로 술 한 잔 마신다!’ 하며 혼자 마셨다.

    대부분 작전을 나가기 전에 마법

    도구 때문에 맥 아저씨를 만났기 때 문에 같이 술을 마시지는 못했다.

    그리고 맥 아저씨는 왜 그날만 한 잔씩 마셨는지 더 조용하게 말했다.

    “네놈이 죽은 줄 알았으니까!” 조용히 말하는 맥 아저씨에게 웃으 며 말했다.

    “안 죽었으니까 이제 마음껏 드세 요. 그리고 오늘은 같이 마시죠!”

    맥 아저씨의 얼굴이 활짝 펴졌다.

    “그럴까? 이게 무슨 일이야! 엘 파 나의 검은 사신 으의 맨얼굴도 보고 술도 같이 먹다니. 하하! 영광이다! 영광이야!”

    “그런데 술이 있어요?”

    맥 아저씨는 손을 들어 짝짝 두 번 마주쳤다. 그러자 벽이 열리면서 진열된 술병이 보였다.

    “지구에 오시자마자 술부터 수집하 신 거예요?”

    “당연하지.”

    거의 모든 양주는 다 있는 것 같 았다.

    “최소한 저거 절반은 마실 거다.”

    절반만 해도 50병은 되는 것 같았 다. 마나가 없을 때라면 몰라도 마 나가 있는 지금은 50병도 문제없었 다.

    “그냥 다 마시죠!”

    “그럼 더 좋고!”

    맥 아저씨는 바로 술과 잔을 꺼냈 다. 그리고 엘 파나에서 있었던 일 들을 추억 삼아 한두 잔씩 마셨다.

    오래간만에 마음 편하게 좋아하는 사람과 술을 마시니 이성진도 좋았 다.

    그렇게 진짜 벽장의 술을 다 마셔 버리고, 다음 날부터 본격적인 계획 을 만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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