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S급 생존자-23화 (23/50)
  • 7장. 오르쿠와 인간

    어쩌다 낳은 세 번째 아들이 이성 진의 명령대로 부하 오르쿠를 불러 지시를 내리는 동안 이성진은 양계 농장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갔 다.

    양계 농장 사람들만 있는 것이 아 니었다. 옥수수 수확이 끝나는 저녁 때까지 이성진이 돌아오지 않자 옥 수수 농장의 사람들도 와 있었다.

    이호영에게 대략적인 설명은 들은 상태였다. 장재웅이 기뻐하는 표정

    으로 나왔다.

    “진성 님! 진짜…… 말하신 대 로••••••”

    장재웅은 이성진이 말한 오르쿠와 친구가 되는 것이 곧 현실로 이루어 진다는 감격에 말을 잇지 못했다.

    장재웅뿐만 아니었다. 장재웅에게 설득 당해 이성진의 밑으로 들어온 저항군 모두는 이성진을 존경하는 눈빛으로 바라봤다.

    “장재웅 씨. 이제 시작입니다. 앞으 로 할 일이 많아요. 저 아이들 먼저 챙겨 주세요.”

    이성진이 오르쿠와 싸우고 어쩌다 낳은 세 번째 아들과 전사의 대결을

    하느라 양계 농장에서 일하던 아이 들을 챙기지 못했다.

    “물론입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리고 이 지역 농장과 사람들의 조직 만드는 것을 장재웅 씨가 해 봐요.”

    장재웅은 눈을 크게 떴다. 자신을 믿지 않고서는 할 수 없는 말이었 다. 이성진 다음의 권력을 준 것이 나 다름없었다.

    “저를 믿으십니까?”

    “사람을 믿으라면 못 믿습니다. 하 지만 여태까지 해 왔던 것을 믿습니 다.”

    오르쿠에게 장재웅은 착한 인간이

    라고 불린다. 사람들 사이에서도 착 해서 손해 보고 산다고 놀림 받았 다. 일단 사람을 위하고 배려할 줄 안다. 그리고 목적을 위해서는 감출 줄도 안다.

    조그만 소리를 들을 수 있는 능력 자이면서도 그것을 숨기고 저항군이 되었다. 또한 저항군이 쉽게 장재웅 의 말을 듣는 것을 봐서는 장재웅이 저항군 안에서 낮은 위치가 아니란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이 지역을 잘 알면서 사람을 생각 할 줄 아는 장재웅이 적임자라고 생 각했다.

    “이호영!”

    “네. 진성 님!”

    이호영이 달려왔다. 장재웅이 먼저 이성진과 이야기했기 때문에 근처에 서 대기하고 있었다.

    “장재웅 씨를 도우면서 명령을 들 어라.”

    이제 진명수를 제외하고는 가장 강 한 관리자는 이호영이었다.

    “알겠습니다.”

    이호영은 그냥 이성진의 말을 믿으 며 대답했다. 이제 이성진이 하는 말은 뭐든지 믿는다. 자신은 물론 진명수도 강하게 만들어 줬다. 오르 쿠를 동생으로 삼더니 이제는 이 지 역 오르쿠에게 인정받아 대전사가

    되었다.

    대전사가 된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조금 전 직접 눈으로 봤다.

    “그럼 두 사람에게 맡길 테니까 잘 해 주기를 바랍니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저도 장재웅 씨를 도와 열심히 하 겠습니다.”

    맡길 것은 맡기고 믿어 주며 결과 를 기다리면 된다. 장재웅과 이호영 이 이성진의 명령을 어떻게 할 것인 지 의논하는 사이 사람들은 이성진 을 두려움과 존경의 눈빛으로 쳐다 봤다.

    그중에는 진명수도 있었다. 진명수

    는 머뭇거리며 이성진에게 다가왔 다.

    “왜 그런 표정을 짓는 거냐?”

    “인간 맞나 싶어서요.”

    피식 웃어 줬다.

    “내가 오르쿠로 보이냐?”

    “아니요. 하지만 인간이 아닌 것 같이 보여요. 어떻게 하면 그렇게 싸울 수 있는 거죠?”

    이성진이 어쩌다 낳은 세 번째 아 들과 싸우는 것을 보고 하는 말이 다. 인간이 아닌 다른 존재인 것 같 았다.

    “명수 너도 지금의 나 정도는 될 수 있다.”

    진명수가 눈을 반짝였다.

    “정말입니까?”

    “물론이지. 명수 너는 어떻게 보면 내가 처음 능력을 얻었을 때와 비슷 하다.”

    진명수는 눈을 더 크게 떴다. 이성 진에게 자신과 똑같은 시절이 있었 다는 것을 믿기 힘들어서였다.

    “못 믿는 표정인데?”

    “그걸 믿겠어요?”

    “ 진짜다.”

    기억이 조금씩 돌아오고 있다. 그 중에는 엘 파나에 처음 넘어가 능력 을 얻었을 때 기억도 있다. 처음부 터 강한 것은 아니었다. 죽을 고비

    를 여러 번 넘기고 끊임없이 노력했 기 때문에 강해졌다.

    “네가 사용하는 기술은 내가 처음 가진 기술과 비숫해…… 너도 만약 그 사람을 만나서 마법 도구를 받을 수 있다면 더 강력해질 수도 있을 텐데……

    아쉽기는 했다. 진명수의 능력에 맞춰진 마법 도구를 얻을 수 있다면 진명수는 더 강해진다.

    “마법 도구요?”

    “그런 게 있다. 없는 것을 바라는 것보다 명수 너는 꾸준하게 훈련하 는 것이 더 낫다. 나도 그렇게 해서 다른 사람들처럼 강해지고, 더 노력

    해서 더 강해진 거다.”

    진명수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성진 의 가르침을 받아서 강해진 것은 사 실이다.

    “명수 너는 고민하고 노력하니까 강해질 거다.”

    진명수는 이성진의 이 말 한마디가 더 힘이 되었다. 눈앞의 현실로 보 여 준 사람이 강해진다고 말해 주니 까.

    “네. 꼭 더 열심히 고민하고 노력 하겠습니다.”

    “그래라.”

    진명수의 어깨를 두드려 주고 사람 들을 둘러봤다. 얼굴에서 어두운 구

    석이 사라지고 있었다.

    옥수수 농장에서 온 사람들이 이성 진이 오르쿠와 친구가 될 수 있다고 말한 것을 전해 주고 있기 때문이었 다.

    지나가다가 마음에 안 든다고 때리 고 반항하면 죽여도 되는 그런 노예 가 아닌, 오르쿠와 동등한 친구가 된다.

    “푸홍. 진성 님!”

    어쩌다 낳은 세 번째 아들이 부하 들에게 지시를 끝내고 왔다.

    “왜?”

    “푸흥! 조용하게 물어볼 것이 있습 니다.”

    조용하게 물어볼 것이 있다고 하는 것을 봐서는 오르쿠도 들어서는 안 되는 이야기 같았다.

    “알았어. 잠시 걷자.”

    이성진과 어쩌다 낳은 세 번째 아 들이 양계 농장 안쪽으로 걸어 들어

    갔다. 주변에 아무도 없는 인한 다음 어쩌다 낳은 세 들은 입을 열었다. “크홍. 진성 님의 계획을 습니다.” “내 계획? 이미 짐작하고 나?” 것을 확 번째 아 듣고 싶 있지 않

    “크흥! 짐작하는 것과 정확하게 알 고 있는 것은 다릅니다.”

    어쩌다 낳은 세 번째 아들은 이성 진의 계획을 정확하게 알면 자신이 움직이기 더 쉬울 것으로 생각해 물 은 것이다.

    “그 전에 내가 한 질문에 먼저 대 답해 주면 좋겠는데?”

    왜 이렇게까지 하냐고 물었었다. 그러자 어쩌다 낳은 세 번째 아들은 대전사가 되는 것이 먼저라고 말했 었다.

    어쩌다 낳은 세 번째 아들도 그것 을 기억하고 있었다.

    “크흥. 오크쿠가 강한 전사를 따르 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강한 전사를 따른다고 해도 종족

    의 적은 다르지 않나?”

    파나 신의 심장을 가진 이상 엘 파나 모든 종족의 적이나 다름없었 다.

    “킁! 나에게는 다르지 않습니다. 진성 님의 강함을 봤고 진성 님처럼 되기를 바라며 노력했습니다. 진성 님과 함께 싸울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도 많이 했습니다.”

    어쩌다 낳은 세 번째 아들은 이성 진을 영웅처럼 생각했다. 그리고 이 성진을 닮기 위해 노력했다. 평생 닮기 위해 노력한 영웅이 눈앞에 있 다. 다른 것은 중요하지 않았다.

    “내가 죽이지 않고 그냥 간 것 때

    문에 빚을 갚으려는 것은 아니고?”

    “크흥! 그런 것도 있지만, 그것보 다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강함 이라는 것을 아시지 않습니까!”

    거짓말을 못 하는 오르쿠라 믿을 수 있었다.

    “좋아. 내 계획을 말해 줄게.” 어쩌다 낳은 세 번째 아들이 침을 꿀꺽 삼키며 이성진의 말을 잘 들으 려고 집중했다.

    “예상하지만 내 계획은 전사의 대 결을 이용해 지구에 온 오르쿠를 장 악하는 거야.”

    “크흥! 인간을 위해서입니까?”

    이 질문에는 대답을 잘해야 했다.

    그리고 어쩌다 낳은 세 번째 아들의 질문이 깊게 생각하게 했다.

    인간을 위해서인가? 아니면 아라를 찾아가기 위한 하나의 수단인가!

    하지만 결론은 항상 하나였다.

    “내 딸을 위해서야.”

    “푸흥! 딸이 있으십니까?”

    “왜? 내가 결혼도 안 하고 딸도 없을 것 같이 보여?”

    “푸흐홍! 그건 아닙니다. 딸을 위 해서라……

    어쩌다 낳은 세 번째 아들은 전쟁 중에 죽은 자식이 생각났다. 강함을 추구하는 오르쿠라 해도 자식을 사 랑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어떤 면

    에서는 종족 보존을 위해 자식을 귀 하게 생각한다.

    “내 딸을 찾아가는 것이 제일 목표 지만 전쟁 중이 아닌 세상을 만들어 주고 싶은 마음도 크지.”

    “푸흥! 그럼 딸과 인간을 위해서입 니까?”

    어쩌다 낳은 세 번째 아들이 원하 는 대답을 알 것 같았다.

    “오르쿠를 위해서이기도 하다.” 어쩌다 낳은 세 번째 아들이 원하 는 대답이 나왔다.

    “어쩌다 낳은 세 번째 아들, 너는 나하고 싸워 봐서 알 거다. 내가 마 음먹고 오르쿠를 학살하려고 하면

    할 수 있다는 것을.”

    어쩌다 낳은 세 번째 아들은 엘 파나에서 봤던 이성진의 모습이 생 각나 몸을 부르르 떨었다. 이성진이 말한 그대로 오르쿠를 학살하려면 할 수 있다는 것을 잘 안다.

    인간들을 신경 쓰지 않고 혼자서 게릴라전으로 한다면.

    “하지만 그렇게 하면 너희 오르쿠 들은 인간을 모두 죽이겠지.”

    어쩌다 낳은 세 번째 아들은 고개 를 끄덕였다. 양쪽 모두 죽는다. 그 리고 승자는 이성진 혼자뿐이 될 것 이다.

    “시간이 더 오래 걸리는 것도 있

    고.”

    “크흥! 진성 님을 따를 테니 오르 쿠를 용서해 주십시오.”

    “서로 용서할 수 있도록 해야겠 지.”

    이 지역 사람 중에는 오르쿠에게 가족을 잃은 사람도 있을 것이다. 상처 입고 노예처럼 일했다.

    “크흥! 진성 님에게 대전사 2명과 8천 명의 전사를 더 바치겠습니다.”

    “무슨 소리야? 대전사 2명과 8천 명의 전사라니?”

    “크흥! 마나 막이 사라지는 날, 거 제도의 소인족 배신자들을 벌하기 위해 1만 명의 오르쿠 전사가 대기

    하고 있습니다. 상급 대전사인 제가 책임자입니다.”

    거제도의 소인족 배신자를 벌하기 위해 1만 명의 오르쿠 전사가 대기 하고 있다는 것도 놀랍다. 하지만 더 관심이 가는 것은 마나 막이 사 라진다는 것이었다.

    “마나 막이 사라져? 언제?”

    어쩌다 낳은 세 번째 아들은 이성 진이 눈을 반짝이며 물어보자 살짝 겁이 났다. 이성진의 눈만 반짝인 것이 아니다. 이성진의 몸에서 대항 할 수 없는 전사의 향기가 뿜어져 나오기 때문이었다.

    이성진은 자신도 모르게 흥분했다.

    흥분하면 심장이 빠르게 뛴다. 덕분 에 마나가 빠르게 뛰는 것도 모자라 파나 신의 심장 역시 같이 빠르게 뛰었다.

    어쩌다 낳은 세 번째 아들이 느낀 전사의 향기는 마나 때문이다. 저항 할 수 없다고 느낀 것은 파나 신의 심장 때문이었다.

    어쩌다 낳은 세 번째 아들은 자신 이 이성진을 잘 선택했다고 생각했 다. 사실 너무 약한 지구 인간들과 싸우는 것이나 소인족 토벌은 재미 없었다.

    이성진과 함께하면 언제든지 짜릿 한 전투의 쾌감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았다.

    “왜 대답을 안 해!”

    다그치는 이성진의 말에 어쩌다 낳 은 세 번째 아들은 정신을 차렸다.

    “크홍! 죄송합니다. 마나 막이 언 제 사라지는지는 정확히 모릅니다. 하지만 마나 막이 사라지면 거제도 라는 곳으로 가서 소인족을 벌하라 고 했습니다.”

    “아는 오르쿠 없어?”

    어쩌다 낳은 세 번째 아들은 고개 를 갸웃거리면서 생각했다. 알 수 있는 오르쿠는 아무리 생각해도 하 나뿐이었다.

    “크흥…… 성의 대주술사인 하늘의

    딸이라면 알 수 있을지도 모릅니 다.”

    하늘의 딸이라는 말을 듣는 순간 한 명의 오르쿠가 생각났다.

    “설마 지구에 첫 번째 카르탄 왕자 가 온 것은 아니겠지?”

    오르쿠 종족의 왕국 이름은 카르탄 이다. 왕이 된 오르쿠는 카르탄이라 는 이름을 물려받는다. 왕의 자식들 은 순서에 따라 이름이 결정된다. 카르탄 왕의 첫 번째 아들인 첫 번 째 카르탄 왕자의 전속 주술사가 하 늘의 딸이었다.

    골치 아픈 주술사였다.

    그보다 더 골치 아픈 것은 첫 번

    째 카르탄 왕자다.

    힘은 물론 전략과 전술에도 능했 다. 첫 번째 카르탄 왕자의 함정에 빠져 2번이나 죽을 뻔한 기억이 났 다.

    물론 첫 번째 카르탄 왕자도 2번 이나 도망갔지만.

    그런데 어쩌다 낳은 세 번째 아들 의 대답은 의외였다.

    “크홍! 첫 번째 카르탄 왕자는 이 제 첫 번째 카르탄 왕자가 아니라 위대한 하늘의 검이 되었습니다.”

    “왜? 왕위 계승 1순위에다가 첫 번째 카르탄 왕자를 지지하는 오르 쿠들도 많았을 텐데?”

    이해가 가지 않았다. 오르쿠 중에 서도 가장 강하다는 첫 번째 카르탄 왕자가 왕이 되지 않고 다른 이름인 위대한 하늘의 검을 가졌다.

    “크홍! 저도 잘은 모릅니다. 오르 쿠 전사들이 반대했지만, 지구에 와 서 만나야 하는 인간이 있기 때문에 왕의 자리를 포기했다는 소문을 들 었습니다.”

    등골이 서늘해졌다. 지구에 와서 만나야 하는 인간이 누군지 말 안 해도 알 것 같았다. 첫 번째 카르탄 왕자가 마지막으로 도망칠 때 한 말 이 있었다.

    ‘왕위 계승 때문에 명예를 버리고 도망간다. 기다려라! 내가 찾아갈 그날까지!’

    그렇게 소리치고 대주술사 하늘의 딸의 도움을 받아 도망치는 첫 번째 카르탄 왕자의 뒤통수에 대고…….

    ‘도망치는 주제에 말만 잘하네! 얼 마든지 기다려 준다.’

    이렇게 말하며 비웃어 줬다.

    “하늘의 딸 주술사 점괘는 아직도

    잘 맞아?”

    “크홍! 당연히 잘 맞습니다.”

    첫 번째 카르탄 왕자가 왕위를 포 기하고 지구로 온 것은 대주술사 하 늘의 딸이 내놓은 점괘 때문일 것 같았다. 그리고 첫 번째 카르탄 왕 자가 얻은 이름이 수상했다.

    “혹시 위대한 하늘의 검이란 이름 을 얻은 것은 하늘의 딸과 결혼해 서?”

    “크홍! 맞습니다.”

    “하늘의 딸이 그렇게 좋아하더니, 결국 해냈네.”

    “크흥! 그걸 아십니까?”

    오르쿠들에게는 유명한 이야기였

    다. 대주술사인 하늘의 딸이 첫 번 째 카르탄 왕자에게 이루어질 수 없 는 사랑을 한다는 것을

    대주술사인 하늘의 딸을 죽일 수 없으니 모두 쉬쉬하고 있었다. 그것 을 이성진이 어떻게 아나 싶었다.

    “하늘의 딸이 대신 죽으려고 했었 거든.”

    누구 대신인지 말 안 해도 어쩌다 낳은 세 번째 아들은 알 수 있었다. 위대한 하늘의 검이 오르쿠들 사이 에서 더 존경받는 이유 중 하나가 엘 파나의 사신 으를 2번이나 만나 고도 살아 돌아온 것이다.

    “크흥. 그렇군요.”

    그렇다고 대답하는 어쩌다 낳은 세 번째 아들의 표정이 기뻐 보이는 것 같았다.

    “왜인지 모르겠지만 기뻐 보이는 것 같다?”

    “크흥. 당연히 기쁩니다. 위대한 하 늘의 검과 싸워 이기고 우리 오르쿠 들은 진성 님을 위대한 대전사로 모 시게 될 것 아닙니까!”

    어쩌다 낳은 세 번째 아들이 좋아 하는 이유는 그것뿐만 아니었다. 이 곳에 온 오르쿠는 카르탄 왕국에서 완전히 독립한 것이다.

    위대한 하늘의 검을 이성진이 이긴 다면 오르쿠는 성녀 엘리스의 명령

    을 듣지 않아도 된다.

    싸울 명분이 사라지기 때문이었다.

    그렇다고 어쩌다 낳은 세 번째 아 들이 싸움을 두려워하는 것은 아니 었다. 단지 엘 파나의 사신 으가 있 는 지구 인간들과 싸우는 것이 싫을 뿐이다.

    아무리 싸움을 좋아하는 오르쿠라 해도 승산 없는 싸움은 싫다. 하지 만 명령이라면 전사의 명예 때문에 후회 없이 싸우며 죽을 수밖에 없 다.

    “위대한 하늘의 검도 15년 동안 놀고 있지는 않았을 것 같은데?”

    “크흥! 그래도 저는 진성 님이 이

    길 것으로 생각합니다.”

    무조건 이겨야 했다. 그래야 하늘 의 딸도 부하처럼 부릴 수 있다. 마 나 막이 언제 사라지는지 알 수 있 다.

    “좋아. 그렇게 생각한다면 내일부 터 밤에 나하고 훈련 좀 하자.”

    훈련이라는 말에 어쩌다 낳은 세 번째 아들은 이성진에게 훈련받는 관리자들이 생각나 말을 못 했다.

    항상 두들겨 맞았으니까.

    어쩌다 낳은 세 번째 아들의 일그 러진 표정을 보고 이성진은 미끼를 던졌다.

    “어떻게 마나 영역의 감각을 피해 상처를 입혔는지 알려 줄 건데?”

    “푸흐흥! 정말입니까?”

    그 누구도 밝혀내지 못한 기술을 가르쳐 준다니 기쁠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한 가지 걸리는 것이 있었 다.

    “크흥! 인간들처럼 두들겨 맞기만 하면 재미없는데요.”

    그냥 두들겨 맞는 수련은 짜릿하지 가 않았다. 하지만 그건 어쩌다 낳 은 세 번째 아들의 착각이었다.

    “그놈들은 두들겨 맞으면서 익히는 거고 너는 목숨 걸고 배워야지! 이 건 체계적으로 가르쳐 줄 수 있는

    방법이 없어. 경험으로 배워야 하는 거야.”

    목숨 걸고 배워야 한다는 말에 어 쩌다 낳은 세 번째 아들은 좋은 표 정을 감추지 못했다. 엘 파나의 사 신 으와 매일 목숨을 건 짜릿한 훈 련을 한다. 좋을 수밖에 없었다.

    “아! 그리고 너 마나 죽이는 기술

    어쩌다 낳은 세 번째 아들은 찔끔 했다. 수많은 노력 끝에 이성진이 엘 파나에서 사용했던 기술을 비슷 하게 흉내 낼 수 있었다. 그것을 바 로 알아보니 찔릴 수밖에 없었다.

    “푸흐흐흥. 그냥 홍내 낸 것뿐입니

    다. 제가 어떻게 진성 님 기술을 익 힐 수 있을까요!”

    “뭐라 하는 것 아니야. 혼자 익힌 것치고는 잘했다고 칭찬하는 거야. 거기서 한 단계만 더 발전하면 나 못지않을 것 같다.”

    어쩌다 낳은 세 번째 아들은 기분 이 너무 좋아졌다. 다른 사람도 아 닌 엘 파나의 사신 으에게 칭찬 받 았다. 엘 파나의 사신 으에게 칭찬 받은 오르쿠는 자신이 처음이다.

    “푸흐흐홍! 어떻게 하면 더 발전할 수 있습니까!”

    “마나 영역의 감각 피하는 훈련을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알 거야.”

    이성진의 말에 어쩌다 낳은 세 번 째 아들은 불안한 감정이 슬그머니 올라오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꼭 이런 불안한 감정이 들 때는 꼭 그 대로 이루어진다.

    “오늘 먹고 마시고 즐긴 다음 내일 낮에는 오르쿠들 모아 놓고 교육해 라.”

    “크흥! 무슨 교육을……

    “이제 내가 가진 곳에서는 인간과 오르쿠는 동등한 존재다. 아니 인간 과 함부로 싸우지 않게 해라.”

    어쩌다 낳은 세 번째 아들은 난감 했다. 어차피 인간 이성진 밑에 있 으니 인간이 동등한 존재라고 교육

    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하지만 오 르쿠와 동등한 존재가 되는 순간 힘 의 논리로 서열을 정한다.

    오르쿠는 인간을 상대로 서열 싸움 을 할 것이다. 그것은 오르쿠의 오 랜 전통이자 관습이다.

    그것을 하지 말라고 하면 불만이 쌓인다. 그렇다고 안 할 오르쿠도 아니었다. 분명히 문제가 생긴다.

    “크홍. 교육은 하지만 그것을 지킬 것이라고는 장담할 수 없습니다.”

    “나도 알아. 딱 30일만 절대 못 하 게 책임지고 교육해! 그 다음은 알 아서 싸우지 않게 해 줄게.”

    어쩌다 낳은 세 번째 아들은 고개

    를 갸웃거렸다. 오르쿠의 전통이자 관습을 어떻게 막을 수 있을까 싶어 서였다.

    “크홍! 30일 동안은 어떻게 해서든 책임질 수 있습니다.”

    30일 동안 책임질 테니 나머지는 이성진이 책임지라고 말하는 것이 다. 이성진 역시 잘 알고 있었다.

    “궁금해?”

    “크홍! 안 궁금하면 오르쿠가 아닙 니다.”

    “흐음. 뭐라고 해야 하나…… 엘 파나에서 오르쿠에 대한 연구도 했 었어. 보고서에 호전적인 오르쿠를 회유하는 데 가장 효과적인 것은 먹

    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어쩌다 낳은 세 번째 아들은 자신

    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 조건은 오르쿠에게 호감을 얻은 다음에 먹을 것으로 회유해야 한다는 것이었지. 오르쿠의 호감을 어떻게 얻느냐가 가장 관건이었다.”

    엘 파나에서 한 연구보다 지금 상 황이 더 좋았다. 오르쿠의 호감을 얻은 다음 먹을 것을 계속 공급해 회유해야 했다.

    하지만 지금은 호감이 아닌 2천 명 이상의 오르쿠를 대전사가 되어 지배하고 있다.

    그리고 먹을 것으로 회유가 가능하

    다는 것은 밥 먹다 나온 아들이 증 명해 줬다. 물론 아닌 척했지만 어 쩌다 낳은 세 번째 아들도 창고에서 먹은 음식이 마음에 들었다.

    “지금까지는 인간들이 떨어져서 각 자 농장을 운영했지. 하지만 하나로 뭉쳐서 운영하면 수확량이 늘어난 다. 거기다가 오르쿠들이 여태까지 못 먹어 봤던 음식을 만들 수 있는 여유도 생기지.”

    어쩌다 낳은 세 번째 아들은 침을 꿀꺽 삼켰다. 고추장 삼겹살이 생각 났기 때문이었다. 매우면서 달콤하 다. 그리고 삼겹살이 입 안에서 녹 는다.

    그냥 구워 먹는 것보다 훨씬 나았 다.

    “먹을 것의 양도 늘어나면서 질도 좋아진다. 단 그렇게 하려면 오르쿠 들이 인간을 친구로 인정해야 한다. 또한 인간들을 다른 종류의 전사로 인정해야 하지.”

    어쩌다 낳은 세 번째 아들은 이성 진이 말한 다른 종류의 전사가 무엇 인지 알았다. 가끔 있는 일이었다. 힘이 약한 종족이 오르쿠에게 전사 로 인정받는 경우다. 누구보다도 뛰 어나게 물건을 잘 만드는 종족이나 누가 먹어도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는 음식을 만드는 종족은 전사로

    인정했다.

    “크홍! 그것이라면 걱정하지 않아 도 됩니다.”

    창고에서 각종 음식을 먹어 보지 않았으면 이성진의 말에 확신을 가 지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직접 먹어 보고 경험해 봤다. 모든 오르 쿠가 좋아할 것으로 확신했다.

    “좋아. 그렇게 하고 내일 아침에는 관리자 인간들과 함께 회의한다.”

    “크홍! 알겠습니다.”

    “그럼 우리도 즐기러 가 볼까?”

    “푸흐흥! 애들 살살 때리십시오.”

    “살살 때려서 아프겠냐?”

    오르쿠의 축제는 과격했다. 먹고

    마시고 즐기다 보면 흥분되는 기분 을 주체 못 한다. 그러다가 싸움이 일어난다. 그래서 아예 축제를 할 때는 누구와 싸워도 상관없게 했다. 단 무기를 사용하는 것은 금지였다.

    어쩌다 낳은 세 번째 아들과 다시 오르쿠와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으 로 갔다.

    사람들이 오르쿠에게 음식을 가져 다주면서 시중드는 것이 보였다.

    “지금부터 몸 좀 풀어야겠다.”

    어쩌다 낳은 세 번째 아들은 뒷머 리를 긁적였다. 분명 오늘은 인간들 에게 아무것도 시키지 말라고 했다. 그런데 인간을 노예처럼 괴롭히고

    있었다.

    “킁! 제가 하겠습니다.”

    “아니. 내가 해야 무서운 것을 알 지!”

    이성진이 마나를 빠르게 돌렸다. 그리고 사방으로 뿜어냈다. 거대한 분노를 담고서.

    즐겁게 웃고 떠들면서 먹고 마시던 오르쿠들이 거짓말처럼 멈췄다. 아 무도 웃지도 떠들지도 않았다. 그리 고 모두 이성진이 있는 곳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새로운 주인이자 대전사인 이성진 이 분노의 기운을 내뿜는 것을 알았 다. 어쩌다 낳은 세 번째 아들이 말

    한 것도 기억났다.

    2천 명의 오르쿠들은 거의 동시에 침을 꿀꺽 삼켰다.

    “오래간만에 오르쿠 축제 좀 즐겨 보자. 도망가면 진짜 죽는다!”

    오르쿠들은 도망가면 진짜 죽는다 고 느꼈다.

    이성진이 빠르게 오르쿠들을 향해 달려갔다. 그리고 가까운 오르쿠부 터 두들겨 맞기 시작했다. 오르쿠 축제이니 이성진에게 저항해도 된 다. 무기만 안 들면 되니까.

    하지만 몇몇 오르쿠가 저항했다가 더 처참하게 맞는 것을 보자 아무도 저항하지 않았다.

    그렇게 밤새도록 오르쿠들은 인간 은 친구다라는 참된 교육을 몸으로 배웠다.

    덕분에 어쩌다 낳은 세 번째 아들 이 편해졌다. 이성진이 명령한 교육 을 말로만 해도 되니까.

    이제 이성진에게는 상급 대전사인 어쩌다 낳은 세 번째 아들과 2천 명이 넘는 오르쿠 부하가 생겼다. 오르쿠 성에 있는 위대한 하늘의 검 과 싸울 수 있는 최소한의 자격이 생겼다.

    그리고 위대한 하늘의 검과 싸울 수 있는 기회는 생각보다 빠르게 다 가왔다.

    30일 동안 고성 지역은 이성진의 아래에서 많이 변화되었다. 8개의 농장이 하나의 농장처럼 유기적으로 돌아갔다.

    서로 눈치 보며 견제할 이유가 없 으니 수확량은 증가할 수밖에 없었 다. 물론 더 많은 대가를 사람들에 게 지급했다.

    그러면서 생긴 것이 시장이었다. 각 농장에서 일해 받은 것을 가공해 교환했다. 또한, 가공만 전문으로 하 는 사람들도 생겼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이제 막 완성되는 오르쿠 전용 식당이었다. 살아남은 사람들이 갖은 양념과 솜 씨를 발휘해 만든 음식을 오르쿠에 게 공짜로 제공한다.

    공짜로 제공한다고 해서 무한정 주 는 것은 아니었다. 양념의 수급 문 제도 있고 무한정 주면 고마운 줄 모른다.

    이미 시식 평가를 했다. 덕분에 오 르쿠 전용 식당을 만드는 데 오르쿠 가 직접 움직였다.

    하루라도 빨리 식당이 완성되어야 맛있는 것을 먹을 수 있으니까.

    그리고 오르쿠는 서서히 인간을 노

    예가 아닌 맛있는 것을 만들어 주는 친구로 생각하기 시작했다.

    이 모든 것이 이성진의 지휘 아래 초인인 관리자들과 창고를 관리했던 김한수의 노력이 없었다면 이루어지 지 않았다.

    그리고 어쩌다 낳은 세 번째 아들 은 매일 밤 죽음을 맛 봤다.

    “아직도 못 느껴?”

    서걱.

    어쩌다 낳은 세 번째 아들이 느끼 는 순간 이미 어깨는 검으로 베인 것처럼 상처가 났다.

    “크흥! 저는 진성 님이 아니라니까 요!”

    “이래서 대전사 2명하고 싸우겠 냐?”

    서걱.

    다리를 베여도 어쩌다 낳은 세 번 째 아들은 빠르게 움직이며 투덜거 렸다.

    “크흥! 그 두 놈은 저보다 약합니 다.”

    이성진이 어쩌다 낳은 세 번째 아 들과 훈련하는 것은 비밀이 아니었 다. 지금도 사람들과 오르쿠가 같이 치킨을 먹으며 구경하고 있었다.

    본다고 알 수 있는 기술이 아니니 상관없었다. 대신 매일같이 얻어맞 고 상처 입는 어쩌다 낳은 세 번째 아들을 보며 이성진이 얼마나 강한 지 알 수 있었다.

    “크게 차이 안 나잖아! 중급 대전 사라면서! 상처 안 입고 이겨야지. 한 명 이기고 쉬었다가 또 한 명 이겨서 언제 약속 지킬래?”

    “크흥!”

    이성진의 말대로였기 때문에 어쩌

    다 낳은 세 번째 아들은 아무 말도 못 했다. 그런데 어쩌다 낳은 세 번 째 아들이 허리를 틀면서 이성진의 공격을 피했다.

    “푸홍?”

    “하하. 드디어 피했구나.”

    어쩌다 낳은 세 번째 아들은 이성 진이 가르쳐 준 대로 마나의 밀도를 변하게 할 수 있게 된 것을 알았다. 이성진이 가르쳐 준 것은 마나의 밀 도를 변하게 하는 것이었다.

    사용하는 종족과 개인에 따라 마나 의 밀도가 조금씩 다르다. 대기 중 의 마나가 종족이나 개인에게 맞춰 진다고 생각하면 된다. 쉽게 말해

    개성이 있다.

    오르쿠 대전사의 기술은 마나를 내 뿜어 일정 공간을 장악한다. 싸우면 서 오르쿠 대전사의 마나의 밀도를 파악하고 공격하는 순간에 상대방의 마나 밀도에 맞춘다.

    상대방은 당연히 마나의 밀도가 같 기 때문에 공격을 인식 못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공격을 피할 수 있느냐.

    적이 공격할 때마다 마나의 밀도를 바꿔 주면 된다. 그러면 적의 공격 을 인식할 수 있다. 물론 인식한다 고 해서 끝나는 것은 아니다.

    인식하는 동시에 반사적으로 움직

    여야 했다.

    지금 어쩌다 낳은 세 번째 아들은 마나의 밀도를 바꾸면서 반사적으로 피했다. 이성진의 마나가 확실하게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푸흐흥! 진성 님 말대로 확실하게 느꼈습니다!”

    “좋아하지 마라. 이제 시작이야.”

    어쩌다 낳은 세 번째 아들은 씨익 웃으며 대답했다.

    “푸흐흥! 이제 진성 님의 마나를 느꼈으니 쉽지 않을 겁니다.”

    이성진의 마나를 느끼지 못해 공격 을 피하지 못한 것이다. 이제 이성 진의 마나를 느꼈으니 피할 수 있다

    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성진 역시 어쩌다 낳은 세 번째 아들을 가르치 면서 달라졌다.

    잊었던 기술을 더욱 가다듬었다.

    “과연 그럴까?”

    “푸흐홍! 저 상급 대전사입니다!” 어쩌다 낳은 세 번째 아들은 자신 있게 가슴을 두드리며 소리쳤다.

    “그럼 막아 봐!”

    “푸홍! 다 막아 보겠습니다!” 어쩌다 낳은 세 번째 아들이 거대 한 도끼를 들어 방어 자세를 했다.

    서걱! 서걱! 서걱!

    “킁!”

    어쩌다 낳은 세 번째 아들은 황당

    하다는 콧바람을 내뿜으며 어이없어 했다. 이성진의 마나를 느끼면 뭐하 나 싶었다.

    반응도 하기 전에 상처를 입었다.

    “막는다며?”

    이성진이 놀리듯 말했다. 하지만 어쩌다 낳은 세 번째 아들은 얄밉다 고 느끼기 보다는 대단하다고 생각 했다.

    이성진을 조금이라도 따라잡았다고 생각했는데, 이제 보니 따라 잡기는 커녕 이성진의 말대로 이제 시작이 었다.

    더 빠르게 마나의 밀도를 조절하면 서 반응해야 했다.

    “크흥! 잘못했습니다. 다시 집중하 겠습니다.”

    “그래야지. 하지만 오늘은 여기까 지만 하고 조금 전 느꼈던 것을 조 용히 생각해 봐.”

    30일 동안 쉴 새 없이 몰아 붙였 다. 잠시 휴식을 취하며 되돌아 볼 시간도 필요했다. 하지만 어쩌다 낳 은 세 번째 아들은 아니었다.

    “크홍! 오르쿠는 몸으로 부딪혀 익 혀야 합니다. 그래야 생각하지 않아 도 반응합니다.”

    오르쿠는 인간과 다르다는 것을 깜 빡했다.

    “후회 안 하지?”

    어쩌다 낳은 세 번째 아들은 고민 할 것도 없이 대답했다.

    “킁! 후회 따위는 안 합니다.”

    서걱!

    “크홍! 말은 하고 하셔야죠!”

    “적이 언제 너 죽인다고 말하고 공 격하냐?”

    어쩌다 낳은 세 번째 아들은 뒤로 피하며 최선을 다해 이성진의 공격 을 피하려고 노력했다. 아침 해가 뜰 때까지 어쩌다 낳은 세 번째 아 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카앙

    “너도 참 끈질기다!”

    노력하는 천재는 이길 수 없다고

    하더니 어쩌다 낳은 세 번째 아들은 근접전의 천재 같았다. 온몸에 칼자 국이 나도록 밤새 훈련하더니 진짜 공격을 막았다.

    “푸흐흥! 제가 좀 끈질깁니다.” 구경하던 사람들과 오르쿠들은 이 미 다 돌아갔다. 그리고 오전 일을 시작하기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 었다.

    “이제 쉬어라. 그러다가 너 진짜 쓰러지겠다.”

    “푸흐홍! 그렇지 않아도 죽겠습니 다. 죄송합니다!”

    죄송하다는 말을 하더니 그대로 뒤 로 쓰러졌다. 쿵 하는 소리가 크게

    들릴 정도였다. 지나가던 사람들과 오르쿠들이 쳐다볼 정도로 크게 들 렸다.

    오르쿠들이 당황하며 달려왔다. 그 리고 이성진의 눈치를 봤다.

    이성진이 어쩌다 낳은 세 번째 아 들을 죽였다 해도 불평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코 고는 거 안 보이냐? 데리고 가서 편하게 재워라!”

    어쩌다 낳은 세 번째 아들은 이성 진의 공격을 막았다는 기쁨에 긴장 이 풀려 기절하듯 잠이 든 것이었 다. 조금만 긴장을 풀어도 심각한 부상을 당하니 긴장을 풀 수 없었

    다.

    “크홍! 명령대로……

    오르쿠들이 어쩌다 낳은 세 번째 아들을 데리고 주둔지로 갔다. 그리 고 이성진은 농장과 시장을 둘러보 기 위해 돌아다녔다.

    그냥 이성진이 돌아다니는 것만으 로 사람들은 안심했다.

    이성진이 돌아다니다가 조금이라도 명령을 어기는 오르쿠가 있으면 두 들겨 팼기 때문이었다. 오르쿠들도 이성진만 보면 사람들에게 더 친절

    하게 대해 줬다.

    그렇게 오전에 농장과 시장을 돌아 다니고 창고로 돌아가는 길에 어쩌 다 낳은 세 번째 아들이 급하게 달 려오는 것을 발견했다.

    “크흐흥! 진성 님!”

    어쩌다 낳은 세 번째 아들은 이성 진을 발견하자마자 소리쳐 부르며 더 빠르게 달려왔다.

    “왜? 더 안 자고?”

    “크홍! 지금 잠을 자고 있을 때가 아닙니다. 나무의 두 번째 주술사가 성에서 연락을 받았습니다.”

    나무의 두 번째 주술사는 어쩌다 낳은 세 번째 아들 밑에 있는 주술

    사였다. 오르쿠의 통신 수단은 직접 전달하는 것과 주술사를 통해 하는 두 가지뿐이었다.

    마법 도구를 이용할 수도 있기는 하지만 오르쿠는 마법 도구를 잘 사 용 안 했다. 주술사끼리 연락을 주 고받을 수 있는데 굳이 마법 도구를 사용할 필요가 없었다.

    “성에서?”

    “크홍! 네. 위대한 하늘의 검께서 거제도 토벌 준비를 시찰하러 온다 고 합니다.”

    등줄기가 사늘해지는 것이 그냥 오 는 것이 아닌 것 같았다.

    “위대한 하늘의 검이 이런 일을 직

    접 시찰해?”

    “크홍! 저도 이상합니다. 소인족 정도는 저와 대전사 2명 그리고 1 만 명의 전사면 충분합니다. 강대한 적을 토벌하러 가는 것도 아닌데 위 대한 하늘의 검께서 직접 시찰 오실 일은 없습니다.”

    하늘의 딸의 점괘 때문에 일어나는 일이 분명했다. 엘 파나에서도 오르 쿠를 상대한 작전에서 이런 느낌을 받았었다. 그리고 함정에 빠졌다.

    “어쩌다 낳은 세 번째 아들!”

    “크흥! 왜 그렇게 심각한 표정으로 말하십니까?”

    어쩌다 낳은 세 번째 아들은 이성

    진이 자신보다 더 심각한 표정을 짓 자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

    “나와 위대한 하늘의 검 두 명 중 에 한 명을 선택하라면 누구를 선택 할 거냐?”

    대답에 따라서 어쩌다 낳은 세 번 째 아들의 삶과 죽음이 결정된다. 지금 이 자리에서.

    “킁!”

    어쩌다 낳은 세 번째 아들은 기분 나쁘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킁! 킁! 당연히 나의 영혼의 전사 는 진성 님입니다. 만약 위대한 하 늘의 검과 싸워야 한다면 저는 진성 님의 편에 서서 싸울 것입니다.”

    어쩌다 낳은 세 번째 아들이 영혼 의 전사라고 말했다. 오르쿠가 영혼 까지 따르겠다는 맹세한 것이다.

    “부하들도 그럴까?”

    부하들도 그럴까란 말에 어쩌다 낳 은 세 번째 아들은 당연하다는 듯이 웃었다.

    “크흥흐홍! 이곳에 있는 부하들 대 부분이 나의 부족입니다.”

    이건 또 의외였다. 오르쿠는 부족 국가 체계다. 수많은 부족이 모여 하나의 나라를 만든 것이다. 가장 세력이 큰 부족이 카르탄 부족이었 다.

    “지구에 부족을 모두 데리고 온 거

    야?”

    “푸홍! 어차피 전사가 떠난 부족은 다른 부족에게 홉수될 수밖에 없습 니다.”

    무슨 말인지 알 것 같았다. 지구 침공을 위해 각 부족에서 전사를 뽑 았을 것이다. 그리고 어쩌다 낳은 세 번째 아들의 뛰어남 때문에 더 많은 전사가 뽑혔을 것이다.

    만약 거부했다면 어쩌다 낳은 세 번째 아들과 그의 부족은 엘 파나에 서 멸족 당했을 것이다. 어차피 죽 을 것, 지구에 부족 모두를 데리고 온 것 같았다.

    “주둔지에는 여자 오르쿠가 몇 명

    없던데?”

    “크홍! 성에 있습니다. 전사가 아 닌 여자와 아이들은 모두 성에서 지 냅니다.”

    전사가 아닌 여자와 아이들이 성에 서 지낸다는 말에 어쩌다 낳은 세 번째 아들이 다르게 보였다. 일종의 인질로 잡혀 있는 것이다. 그런데 위대한 하늘의 검과 싸우게 되면 인 질의 안전은 어떻게 될지 모른다.

    “부족을 버리는 거야?”

    부족을 버리는 거냐는 말에 어쩌다 낳은 세 번째 아들은 또 웃었다.

    “크흐흐흥! 부족을 버리는 것이 아 니라 부족을 살리는 길입니다.”

    “부족을 살리는 길이라니?”

    “크흥! 어차피 소모품으로 끌려왔 습니다. 위대한 하늘의 검에게는 12 만 오르쿠 전사 중 2천 명이 약간 넘는 작은 부족입니다. 소모품으로 살 것이냐, 아니면 진성 님을 따라 오르쿠의 정점에 서서 부족을 구하 느냐 선택하라면 무조건 진성 님을 따를 것입니다.”

    어쩌다 낳은 세 번째 아들은 이성 진과 함께 도박을 하는 것이었다. 어차피 소모품으로 사용되는 것보다 나으니까.

    “이럴 때 보면 오르쿠는 절대 근육 바보가 아니라니까……

    “푸흐흥! 우리 오르쿠를 멍청하다 고 생각하며 덤볐던 종족은 모두 노 예가 되었죠.”

    “좋아. 그럼 전사를 모아라.”

    “크홍! 진짜 싸우실 겁니까?”

    “싸우기 싫어도 싸워야 할 거야. 만약 나 혼자 있다고 생각되면 위대 한 하늘의 검은 그냥 다 죽일걸?”

    어쩌다 낳은 세 번째 아들은 고개 를 끄덕였다. 위대한 하늘의 검의 성격을 봐서는 이성진을 도왔다는 이유로 이곳에 있는 오르쿠는 물론 인간까지 몰살시킬 것이 분명했다.

    “킁! 모두 단단히 정신 무장을 하 고 모으겠습니다.”

    어쩌다 낳은 세 번째 아들은 바로 근처의 오르쿠에게 모두 주둔지로 모이라고 명령을 내렸다. 그리고 바 로 주둔지로 달려갔다.

    어쩌다 낳은 세 번째 아들이 오르 쿠 주둔지로 달려가자 이성진은 사 람들을 모았다.

    인간들도 같이 싸운다는 것을 보여 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지금까지 쌓아 놓은 신뢰가 사라진다.

    고성 시내의 시장이 있던 자리에 약 6천 명의 성인 남녀가 모였다.

    그리고 어렵게 어쩌다 낳은 세 번 째 아들 부족 오르쿠와 함께 싸우기 로 했다.

    어쩌다 낳은 세 번째 아들 부족 오르쿠와 함께, 초인이든 아니든 상 관없이 모두 싸울 준비를 하며 위대 한 하늘의 검이 오기만을 기다렸다.

    그리고 10일 후 고성 지역을 포위 하는 오르쿠들이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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