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S급 생존자-12화 (12/50)
  • 3장. 이계의 무기들

    직선으로 간다고 해서 산만 있는 것이 아니다. 중간에 도로도 만난다. 몸 숨길 곳 하나 없는 들판도 있다. 2개의 도로를 무사히 가로질러 가다 가 들판을 만났다.

    문제는 들판에 소인족이 있다는 것 이다. 20명씩 여섯 무리였다. 120명 이면 피해 가는 것이 맞다.

    이호진과 김필수에게 팔을 들어 돌 아간다는 표시를 했다. 오른쪽으로 조금 더 내려갈 때쯤 해가 지기 시

    작할 것이다. 어두운 밤이면 들판을 가로지르기 쉽다.

    오른쪽으로 더 내려가려는데 들판 에서 폭발음이 들렸다. 모두 몸을 낮췄다. 들킨 것은 아니다. 살짝 고 개를 들어 다시 들판을 바라봤다.

    1km 정도 떨어졌기 때문에 더 자 세히 보기 위해 눈에 힘을 집중했 다. 그러자 활에 화살을 거는 것이 보였다.

    화살촉 색이 파란색이었다. 더 자 세히 보자 금속이 아니다. 파란색 수정이었다. 마나 발전기가 있던 곳 에 빛을 내던 수정과 모양이 비슷했 다.

    소인족이 활시위를 당겼다가 놨다. 화살이 날아간 곳은 도로에 있는 버 려진 자동차였다. 화살은 정확하게 자동차에 맞았다. 맞는 순간 폭발음 과 함께 화염이 치솟아 올랐다.

    이건 충격이었다. 소인족과 자동차 사이의 거리는 약 600m 정도였다. 600m 떨어진 곳까지 화살을 쏴서 목표물을 맞힌다. 더군다나 폭발까 지 했다.

    또 화살을 쏘나 싶어 소인족을 살 펴봤다. 하지만 활에 화살을 걸지 않고 서로 무언가를 주고받았다. 아 마 내기를 한 것 같았다.

    활을 쏜 소인족 표정은 밝았고 무

    언가를 준 소인족 표정은 짜증이 가 득했다.

    소인족이 내기를 위해 화살을 쏜 것이라면 그냥 우회하는 것이 맞다. 그래서 다시 출발하라는 신호를 주 려는 순간 소인족의 움직임이 달라 졌다.

    가장 높은 지휘관으로 보이는 소인 족이 뭐라 소리쳤다. 그러자 소인족 들이 금속 상자를 꺼냈다. 곧바로 금속 상자를 조립했다.

    조립된 금속 상자는 소인족 4명이 달라붙어야 들 수 있는 크기와 길이 였다. 가로 4m 세로 Im인 것 같았 다.

    다시 지휘관으로 보이는 소인족이 소리치자 금속 상자를 든 소인족들 은 도로로 움직였다. 그리고 도로에 있는 덤프트럭 앞에 섰다.

    덤프트럭 앞에서 소인족이 금속 상 자를 조작하는 것 같았다. 그러자 곧 금속 상자에서 붉은색 빛이 뿜어 져 나왔다.

    붉은색 빛은 퍼져 나가는 빛이 아 니었다. 레이저같이 얇고 직선으로 날아갔다. 그리고 덤프트럭의 뒷부 분에 닿았다. 강철로 만든 곳에 정 확하게 맞았다.

    무슨 짓인가 싶었다. 이 방향에서 는 붉은색 빛에 맞은 덤프트럭 부분

    이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곧 저 금 속 상자가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덤프트럭의 강철 부분을 뚫고 반대 편으로 붉은색 빛이 나왔으니까.

    붉은색 빛은 더 뻗어 나가지 않았 다. 15m가 최대인 것 같았다.

    ‘실험은 성공적인 것 같으니 내일 놈들이 숨어 있는 곳으로 가지고 간 다!’

    지휘관으로 보이는 고블린이 소리 쳤다. 400m 거리라 간신히 들을 수 있었다. 간신히 들었다기보다는 듣 고 싶어 하니까 들린 것 같았다. 아 니면 착각일 수도 있다.

    다시 듣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집

    중했다.

    ‘놈...이… 숨어… 있는 것도... 끝 이다. 녹여서… 뚫… 어쩔...

    이번에는 말이 끊겨서 들렸다. 바 람이 조금 강하게 불어서 그런 것 같았다.

    끊긴 부분을 유추해 보면 ‘놈들이 숨어 있는 것도 끝이다. 문을 녹여 서 뚫으면 어쩔 거냐.’ 같았다.

    이러면 상황이 달라진다. 검과 화 살 같은 무기만 있는 줄 알았다. 그 런데 폭발하는 화살이 있다. 또한, 강철도 뚫어 버리는 레이저 같은 것 도 있다.

    기지는 안전하지 않다. 순식간에

    뚫리고 비밀 통로로 대피하기도 전 에 엄청난 숫자의 소인족이 기지 안 으로 들어갈 것이다.

    그리고 분명 실험이라고 말했다. 저 무기가 더 있다 해도 성에서 새 로 가지고 오려면 시간이 걸린 것이 다.

    원래 작전 목표는 성으로 가서 세 뇌 마법진의 탈취 또는 파괴 그리고 차단막을 제거하는 것이다.

    갈등할 수밖에 없다. 모두를 버리 고 작전대로 하느냐 아니면 저 무기 를 파괴하는 위험을 무릅쓰느냐.

    갈등하는데 뒤에서 움직임이 느껴 졌다. 이호진이나 김필수 둘 중 하

    나였다.

    고개를 돌렸다. 이호진이었다.

    주변에 아무도 없는 것은 확실했 다. 똘이도 가만히 있었다. 이호진은 아주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대령님 들으셨습니까? 저놈들이 기지의 문을 녹여 버린다고 했습니 다.’

    이건 의외였다. 400m 떨어진 거리 에서 말한 것을 이호진이 정확하게 들은 것 같았다.

    ‘다른 말도 들었나?’

    ‘모두 죽여서 본보기로 삼는다 고……

    이호진이 이성진에게 말을 한 이유

    였다. 이호진이 생각하기에도 소인 족이 공격하는 곳은 기지였다.

    이호진도 초인이 되어 가는 것이 분명했다. 그러면 몇 가지 확인이 필요했다. 이호진이 초인이고 김필 수 역시 초인이라면 상황은 달라진 다.

    고민할 것도 없이 싹 쓸어버린다.

    전투 경험이 없거나 일반 군인이 초인이 되는 것과 특수부대원이 초 인이 되는 것은 다르다. 경험 차이 다.

    훈련의 방식과 강도도 다르다. 적 이라고 생각했을 때에는 과감하게 죽일 수 있느냐 없느냐도 다르다.

    ‘이곳으로 올라와서 소인족의 대화 를 들어 보려고 해 봐.’

    이호진은 고개를 끄덕이고 이성진 옆으로 갔다. 그리고 고개를 살짝 들어 소인족이 있는 곳에 귀를 기울 였다. 고개를 돌리면서 소인족을 쳐 다봤다가 귀를 기울였다가를 반복했 다.

    ‘말이 끊겨서 들립니다.’

    lkm 떨어진 곳에서 말하는 것을 들을 수 있다. 초인이 되어 가고 있 다. 그리고 그뿐만 아니었다.

    ‘저놈들 가까이에 있는 것처럼 볼 수도 있습니다. 느낌은 저격할 때와 비슷합니다.’

    저격할 때와 비슷한 느낌이라고 했 다. 똑같은 느낌을 알고 있다. 이미 해 봤다. 여기다 싶을 때 방아쇠를 당기면 정확하게 총알이 날아간다. 그렇게 이호진과 김필수를 구출했 다.

    이제 힘이 강해졌는지 확인할 차례 였다.

    ‘내 손을 잡아서 넘겨.’

    이호진은 이성진의 말대로 손을 잡 았다. 그리고 힘을 줬다. 하지만 넘 어가지 않았다.

    이호진은 힘이 강해지지 않았다. 대신 멀리 있는 것을 듣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저격 감각이 좋아졌다.

    원래부터 이호진은 저격이 주특기였 다. 그래서 소인족 성을 공격할 때 저격 임무를 맡긴 것이다.

    다음은 김필수를 확인할 차례였다. 그런데 굳이 확인 안 해도 될 것 같았다. 김필수가 자신의 손에서 부 서진 돌을 보며 황당해하는 것이 보 였다.

    이호진에게 경계하라고 손으로 지 시한 다음 김필수에게 다가갔다.

    ‘힘이 강해졌나?’

    ‘그런 것 같습니다. 이호진 중사가 이상한 말을 하길래……

    김필수도 초인에 대한 것은 들었 다. 동기이자 동료인 이호진이 고개 를 갸웃거리며 심각한 얼굴로 이성 진에게 다가가서 무언가를 들었다고 말하는 것을 봤다.

    이성진의 표정이 이상하게 변하는 것도 봤다. 자신이 듣지 못하는 무 언가를 이성진과 이호진이 들은 것 같았다. 혹시 초인이 되어 가나 싶 었다. 부러웠다. 자신도 능력이 생겼 으면 했다. 혹시나 해서 발밑에 있 는 돌을 살짝 들어 꽉 쥐었다.

    그때 이성진이 돌아본 것이다.

    힘이 강해졌다. 그렇다면 빠르게 달릴 수도 있다. 사격도 더 정확해 진다. 총을 쏠 때 반동을 억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내 손을 잡고 넘겨.’

    이호진에게 테스트한 것과 똑같은 테스트였다. 김필수는 손을 잡고 있 는 힘을 다해 넘기려고 했다. 하지 만 팔이 약간 넘어가다가 돌아왔다.

    돌도 깨는 힘인데 이성진에게는 안 되는 것 같았다.

    ‘힘이 강해지는 것이 확실하다. 다 리에 힘을 주면 빠르게 달릴 수 있 다. 또한, 총의 흔들림을 억제할 수

    도 있다.’

    김필수에게 알고 있는 정보를 말해 줬다.

    김필수는 총의 흔들림을 억제할 수 있다는 것이 무엇을 뜻하는지 알았 다. 총구가 위로 들리는 것을 막기 위해 아래로 내리누르면서 쏘는 경 우도 있기 때문이다. 더 정확한 사 격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더 확인해 볼 수는 없었다. 해가 지고 있다. 싹 쓸어버리고 빠르게 성으로 가야 한다.

    이호진의 다리를 툭 건드렸다. 이 호진이 뒤를 돌아보고 다가왔다.

    ‘저 들판에 있는 소인족을 소탕한

    다. 이호진은 이곳에서 저격한다.’

    이호진이 눈을 크게 떴다. 소인족 은 1km나 떨어져 있다. 자신의 주 특기가 저격이지만 1km 떨어진 목 표물을 정확하게 모두 맞힐 자신은 없었다. 컨디션이 좋은 날 10발 쏴 서 2발 맞으면 그날은 행운의 날이 었다.

    ‘자신을 믿어라. 할 수 있다.’ 흔들리는 눈을 보고 말해 줬다. 하 지만 그래도 못 믿는 것 같았다.

    ‘내가 해 봤다.’

    해 봤다는 소리를 들으니 이호진의 눈이 반짝였다. 흔들림이 멎은 것이 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이성진이

    말한 것이다. 믿을 만했다.

    ‘김필수는 오른쪽으로 빠르게 가서 대기하고 있다가 이호진이 저격하는 순간 공격한다.’

    바닥에 손가락으로 그림을 그려 주 면서 말하자 김필수는 고개를 끄덕 였다.

    ‘나는 왼쪽 이곳에서 대기하고 있 다가 공격하겠다. 그때 이호진이 저 격한다.’

    시간 차이를 두고 3면 공격을 한 다. 왼쪽인가 싶을 때 멀리서 총알 이 날아온다. 우왕좌왕할 때 뒤에서 김필수가 공격한다.

    1개 분대 8명 이상이 필요한 작전

    이다. 하지만 초인이 되어 가는 이 호진과 김필수가 있다면 충분했다. 그 이상이다.

    해가 지고 어두워졌다. 이호진이 먼저 자리를 잡았다. 어두워져도 저 격을 걱정하지 않은 것은 두 개의 달 때문이었다.

    어렴풋이 소인족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아군을 소인족으로 오인할 일도 없다. 키가 작으니까.

    그런데 어두워지자 소인족이 모닥 불을 피웠다. 모닥불을 피워 주면 고마운 일이다. 더 잘 볼 수 있다.

    이호진이 자리를 잡을 때 이성진과 똘이는 왼쪽으로, 김필수는 오른쪽

    으로 움직였다.

    이호진은 자리를 지키며 이성진과 김필수가 약속한 곳에 도착하는 것 을 기다렸다. 멀리 있는 것을 가깝 게 볼 수 있으니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혹시나 소인족에게 들킨다면 엄호 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소인족에게 들키지 않고 약 속한 장소에 모두 자리 잡았다.

    숨죽이며 기다린다. 그리고 이성진 이 있는 곳에서 불꽃이 번쩍였다. 약속한 신호였다. 이호진도 숨을 가 다듬고 저격하기 시작했다.

    약속한 장소에 도착했다. 그리고 조금 더 기다렸다. 김필수가 충분히 자리 잡았다고 생각할 만큼.

    소인족이 모닥불을 피웠다. 더 잘 보인다. 이호진만 멀리 있는 것을 가깝게 보는 것이 아니다.

    후욱.

    심호흡하며 감각을 끌어 올렸다. 옆에서 똘이도 긴장하는 것이 느껴 진다. 감각이 날카롭게 변했기 때문 이었다.

    “똘이는 여기서 기다려.”

    첫 공격으로 저격한 다음 소인족에 게 달려 나갈 생각이다. 그때 똘이

    가 따라오면 안 된다. 똘이는 단호 한 목소리에 작게 끼잉 소리를 내며 고개를 떨궜다.

    다시 소인족에게 집중했다. 눈으로 목표물을 정했다. 가장 가까이 있는 소인족 다섯 놈이 첫 번째 목표다. 모닥불을 가운데 놓고 둘러앉아 있 다. 투구를 벗은 놈이 있는가 하면 갑옷도 벗어 놓은 놈이 있다.

    당연히 무기와 방패는 옆에 팽개쳐 져 있다.

    군기가 엉망이다. 예전부터 생각한 것이 있다. 이놈들 군기가 엉망이다. 보초도 제대로 세우지 않았다.

    작전에서 실패한 장군은 용서받을

    수 있어도 경계에서 실패한 장군은 용서받을 수 없다는 것도 모르는 것 같았다.

    아니면 거제도를 완전히 자신들 손 아귀에 넣었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 다. 그래도 저건 아니었다.

    후웁.

    빠르게 방아쇠를 당기며 총구를 옮 겼다. 단발 사격이 아니다. 자동 사 격이다. 하지만 정확하게 5발의 총 알만 발사되었다.

    그리고 쓰러지는 다섯 놈의 소인 족.

    이호진이 있는 곳에서 불꽃이 번쩍 였다. 바로 한 놈이 쓰러지는 것이

    보였다.

    다시 방아쇠를 당겼다. 5발이 순식 간에 날아갔다.다섯 5놈이 더 쓰러 지자 그•제야 소인족은 공격받았다는 것을 알았다. 투구를 쓰고 갑옷을 입느라 정신없다.

    그때 김필수가 있는 방향에서 불꽃 이 3번 번쩍였다. 두 놈이 쓰러진 다.

    소인족은 아직 김필수가 공격하는 줄 모른다. 이쪽에서 계속 불꽃이 번쩍이고 그때마다 동료가 쓰러지기 때문이었다.

    30발 탄창이 순식간에 비었다. 탄 창을 떨구면서 일어나는 순간 탄창

    을 새로 결합했다. 그리고 달려 나 가면서 다시 5발을 쐈다.

    또 다섯 놈이 쓰러진다. 소인족은 이쪽에만 집중했다. 하지만 곧 다른 곳에서 공격한다는 것도 들킬 것이 다.

    아니나 다를까 이호진이 쏘는 곳을 향해 소인족 한 놈이 팔을 들어 가 리킨다. 그리고 바로 머리에 총알을 맞고 쓰러졌다.

    [방패를 들고 원형으로 모여라!]

    지휘관으로 보이는 소인족이 소리 쳤다. 소인족은 방패와 무기만 들고 지휘관을 중심으로 모였다. 모이는 동안에도 소인족은 계속 쓰러졌다.

    30발 탄창이 또 비었다. 60발을 쐈다. 다시 말하자면 60놈이 쓰러진 것이다. 이호진이 12놈을 쓰러뜨렸 다. 김필수는 6놈이었다.

    소인족 120명 중에 벌써 78명이 쓰러졌다.

    하지만 방심할 수 없었다. 방패 뒤 에서 화살이 날아올랐다.

    “내가 가장 위협적이기는 하지.” 날아오는 화살이 파란색으로 빛난 다. 폭발하는 화살이 분명했다. 화살 은 이쪽으로만 날아왔다.

    “5개!”

    달려가는 것을 멈췄다. 그리고 총 구를 하늘로 향했다. 1개만 맞춰도

    성공이다. 폭발력을 봤을 때 1개만 맞아서 폭발하면 다른 4개도 폭발하 거나 폭발하면서 발생하는 바람 때 문에 다른 곳으로 날아간다.

    후! 하는 소리와 투두둥 소리가 동 시에 들렸다. 뛰어가면서 날아오는 화살을 맞추기 힘들다. 그래서 멈춘 다음 저격한 것이다.

    3발을 쐈다. 그리고 정확하게 맞았 다. 퍼엉 소리와 함께 파란색 수정 이 터졌다. 하지만 폭발은 없었다.

    “다 맞춰야 하나?”

    이곳까지 날아오려면 시간은 있었 다. 다시 4발을 발사했다. 정확하게 날아오는 화살 4개를 맞췄다. 파란

    색 수정이 터졌다. 이번에도 폭발은 없었다.

    다시 소인족을 향해 뛰어가려는데 소인족 1명이 땅을 박차고 뛰어오르 는 것이 보였다. 고개를 들어 봐야 할 정도로 높이 뛰었다. 8m 높이는 소인족이 뛸 수 있는 높이가 아니었 다.

    이쪽으로 날아온다.

    “떨어지는 놈이 더 쉬운 것을 모르 나?”

    3발을 시간 차이를 두고 쐈다. 낙 하하는 속도를 계산해 쏜 것이다. 8m를 뛰어오를 수 있다면 저 소인 족도 초인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초

    인도 머리에 총 맞으면 죽는다. 맞 을 때 이야기다.

    “하하! 검 안 가지고 왔는데.”

    옆으로 뛰면서 후회하듯 말했다. 소인족은 공중에서 검을 휘둘러 시 간 차이를 두고 날아오는 총알을 튕 겨 냈다.

    뛰어오르는 능력과 검을 보니 저놈 도 만부장이다.

    만부장이 있는 줄 알았다면 가장 먼저 찾아내 머리에 총알을 선물해 줬을 것이다.

    옆으로 뛰면서 10발을 쐈다. 하지 만 예상대로 10발 모두를 검으로 튕겨 내거나 팔목으로 막았다. 전에

    죽인 만부장과 똑같이 팔목에 쇠로 만들어진 건를렛이 있다.

    방향을 바꾸면서 10발이나 쏜 것 은 이호진에게 신호를 보낸 것이다. 소인족 한 놈이 뛰쳐나왔다고 해서 방향을 바꿀 리가 없다. 그런데 방 향을 바꿨다.

    이호진이 저놈 뒤통수에 총알을 선 물해 주기를 바란 것이다.

    역시 이호진이 있는 곳에서 불꽃이 멈췄다가 다시 번쩍였다.

    그런데 달려오던 놈이 갑자기 옆으 로 펄쩍 뛰었다. 이호진이 쏜 총알 을 피한 것이다.

    뭐 저런 놈이 다 있나 싶었다. 전

    에 만났던 코타파란 만부장도 괴물 같았다. 하지만 이놈은 더 괴물이다.

    lkm 밖에서 쏘는 총알을 알아채고 피한다.

    놈이 더 빨라졌다. 거리가 점점 줄 어들고 있었다. 다가오는 놈만 문제 가 아니었다. 소인족들이 원형 방패 진을 유지한 상태로 김필수가 있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화살이 김필수가 있는 곳으로 날아 간다. 경고해 주거나 막아 줄 수 없 었다. 잠시 김필수를 신경 쓰느라 달려가는 속도가 느려진 사이 만부 장이 다가왔기 때문이었다.

    “쥐새끼 같은 놈! 잡았다.”

    검이 허공을 가르는 소리도 없이 휘둘러졌다. 그런데 이상했다. 저놈 이 휘두르는 검은 짧았다. 아무리 휘둘러도 몸에 닿을 거리가 아니었 다.

    하지만 쭈삣하고 등줄기가 서늘해 진다. 다리에 힘을 줘 더 빠르게 뛰 었다. 또 위기 감지 능력이 목숨을 살렸다.

    서걱 소리와 함께 닿을 리 없는 검이 소총을 자르고 지나갔다.

    “운이 좋군!”

    소인족 만부장은 여유롭게 웃으면 서 따라왔다.

    “그런 식으로 말하던 누구는 죽었

    다던데?”

    약 올리듯 대꾸해 주며 달렸다.

    “코타파란 이던……

    말을 끝까지 할 수 없었다. 여태까 지 봐주고 있었다는 듯이 만부장이 폭발적으로 달려왔다. 도망갈 수 있 는 속도가 아니었다.

    고개를 숙이며 데구루루 굴렀다. 상체가 있던 자리에 만부장의 검이 지나갔다.

    “내 동생을 죽인 놈이 네놈이구 나!”

    젠장! 또 욕 나온다. 그냥 약 좀 올리려고 했는데 코타파란의 형인 줄은 몰랐다. 놈의 눈에서 장난 가

    득한 눈빛이 사라졌다.

    온몸에 소름이 돋는다. 죽을 확률 이 높다. 하지만 도망치면 확실하게 죽는다.

    코타파란의 형이 위에서 아래로 검 을 내리긋는다.

    땅을 박차고 오히려 떨어지는 검을 향해 몸을 날렸다. 목표는 몸통이다. 몸통 박치기로 날려 버린 다음 거리 를 벌릴 생각이었다. 하지만 검이 떨어지는 속도가 너무 빠르다.

    이러다가는 몸통 박치기하기 전에 두 조각 나게 생겼다.

    어쩔 수 없이 손을 들어 만부장의 팔을 잡았다. 만부장의 검이 멈췄다.

    두 손으로 잡으니 만부장의 팔이 조금씩 뒤로 밀렸다. 그러자 만부장 이 다른 손을 들었다. 다른 손으로 공격하면 끝이다 생각했다.

    하지만 공격하지 않았다.

    “네놈! 천천히 죽음을 기다려라.”

    양손으로 검을 잡고 내리누르기 시 작했다. 두 손으로 간신히 놈의 한 팔을 감당했다. 그런데 이제 두 팔 을 모두 사용한다. 점점 더 검이 머 리를 향해 내려온다. 머리를 옆으로 틀었다. 이제 검이 머리를 지나 어 깨 부근으로 내려온다.

    손을 놓을 수가 없었다. 검이 빛난 다.

    “어깨 먼저 잘라 주고 다리를 잘라 주겠다. 그리고 줄에 매달아 끌고 다니면서……

    그런데 들려서는 안 되는 소리가 들렸다.

    “크르르!”

    모든 힘과 감각을 동원해 검을 막 느라 똘이가 온 것을 몰랐다.

    “크왕!”

    안 돼라고 소리치기도 전에 똘이가 만부장을 향해 날아올랐다.

    똘이가 날아올라 향한 곳은 만부장 의 목이었다. 정확하게 급소를 물기 위해서였다. 본능일지도 모른다. 아 니면 갑옷 때문에 보이는 곳이 얼굴 과 목이기 때문에 목을 노렸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 눈앞에 있는 소인족은 일반적인 소인족이 아니다.

    모든 힘을 끌어올렸다. 놈이 검에 서 양손을 뗄 수 없게 해야 했다. 한쪽 손이라도 뗀다면 똘이가 위험 했다.

    힘을 더 주자 코타파란의 형 놈은 한쪽 팔을 떼서 똘이를 막으려다가 멈췄다. 검이 약간 자신 방향으로

    밀렸기 때문이었다. 똘이를 막다가 자신의 검에 찔리거나 이성진이 도 망갈 것 같았다.

    하지만 코타파란의 형은 실수했다. 이성진과 똘이 둘을 모두 포기한 다 음 기회를 노려야 했다.

    “커헉!”

    조그만 개새끼가 물어 봤자 이빨이 단련된 근육을 뚫지 못할 것으로 생 각했다. 아니면 조금 상처 입는 정 도로 끝날 줄 알았다. 하지만 아니 었다. 똘이의 이빨이 깊숙하게 목을 파고들었다.

    보통 개가 아니었다는 것을 알았을 때는 늦었다. 몸을 뒤로 빼며 급하

    게 검에서 한쪽 팔을 떼서 주먹 쥔 손등으로 강하게 똘이를 쳤다. 하지 만 이것 역시 실수였다.

    똘이가 얼마나 강하게 물고 있었는 지 목의 4분의 1과 함께 떨어져 나 갔다.

    “케행!”

    똘이가 바닥에 떨어지며 비명에 가 까운 소리를 냈다. 가늘게 숨을 쉬 며 일어나지 못했다.

    눈에서 분노의 불이 일어난다. 분 노는 가끔 있을 수 없는 힘을 주기 도 한다. 이성진의 팔에 힘이 더 들 어갔다. 그리고 검이 순식간에 코타 파란 형 놈의 머리에 박혔다.

    놈은 그대로 쓰러졌다. 머리에 검 박고 살아날 수 없다.

    “똘이야!”

    급하게 똘이에게 뛰어갔다. 그리고 앉아 똘이를 살폈다. 갈비뼈 있는 부근이 움푹 들어갔다. 가늘게 숨을 쉬고 있다. 가망이 없어 보였다.

    “주인 지킨 개냐?”

    씁쓸하게 말했다. 분노 때문에 힘 을 더 냈다고 하지만 똘이가 만부장 의 목을 물어뜯지 않았다면 쉽게 검 을 머리에 박을 수 없었다.

    “끼이 잉……

    똘이는 ‘나 잘했나요?’라는 눈빛을 보였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은 없어

    보였다.

    “그래 너 잘했다. 그리고 미안하 다.”

    “키잉. 키잉.”

    걱정하지 말라고 말하는 것 같았 다.

    “조금 있다가 올게.”

    “킹.”

    이호진은 몰라도 김필수는 지금 위 험했다. 폭발음이 계속 들리는 것을 보니 살아 있기는 했다. 김필수를 구해야 했다.

    똘이는 간신히 고개를 흔들었다. 빨리 가라는 것 같았다.

    “그래. 금방 온다.”

    똘이에게 떨어져 코타파란 형 놈의 머리에 박힌 검을 뽑았다. 코타파란 이 가지고 있던 것보다 더 좋은 검 같았다. 그리고 김필수를 공격하는 소인족을 향해 뛰었다.

    “복수의 시간이다! 개자식들아!”

    소인족 입장에서는 억울하겠지만, 이성진 입장에서는 복수가 맞다. 동 료라고 생각하는 똘이가 죽어 가고 있으니까.

    순식간에 원형 방패진을 하고 김필 수를 공격하는 소인족에게 도착했 다. 그리고 점프해 안으로 뛰어들었 다.

    소인족에게는 재앙이 떨어진 것이

    다. 막을 수가 없다. 검으로 막으면 검과 함께 팔이 잘린다. 방패로 막 으면 검이 방패를 뚫고 들어온다. 그렇다고 폭발하는 화살을 쏠 수도 없었다. 같이 죽자는 거니까.

    순식간에 30명의 소인족이 바닥에 누웠다. 원형 방패진이 깨졌다. 이호 진의 저격으로 6명 정도가 더 쓰러 졌다.

    소인족은 겁에 질려 사방으로 도망 치기 시작했다. 하지만 다리 짧은 소인족이 도망가 봤자다.

    이성진이 하나씩 쫓아가서 죽였다. 몇 놈은 이호진이 저격으로 죽였다.

    도망가는 소인족을 다 죽였을 때

    김필수가 여기저기 그을린 모습으로 나타났다.

    “죄송합니다.”

    김필수는 폭발하는 화살을 피하느 라 계획대로 할 수가 없었다. 화살 이 날아오지 않자 잠시 숨을 골랐 다. 그리고 정신을 차렸을 때는 이 성진이 소인족을 학살하고 도망가는 놈들을 쫓아가는 중이었다.

    “아니. 잘해 줬어. 만부장이 끼어 있을 줄은 몰랐다.”

    만부장이라는 말에 김필수는 눈을 크게 떴다. 코타파란을 겪어 봤기 때문에 만부장의 무서움을 잘 안다. 초인이 되어 가고 있다고 하지만 만

    부장을 이길 자신은 없었다.

    그리고 입술을 깨물었다. 자신이 얼마나 부족한지 더 알았기 때문이 다. 만부장을 상대하는 이성진을 돕 지는 못할망정 도움을 받았다.

    “이호진 중사와 합류하면 소인족이 모여 있던 곳에서 네모난 상자들을 찾아 놔.”

    “예. 알겠습니다.”

    김필수에게 지시한 다음 똘이가 누 워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 똘이는 아직도 가쁜 숨을 내쉬며 살아 있었 다.

    똘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러자 똘이는 이성진의 손길을 느끼고 아

    픔을 참고 고개를 들어 이성진의 손 을 핥았다.

    “그렇게 내가 좋냐?”

    “끼잉••••••

    당연하다고 짖고 싶었지만, 간신히 소리만 내는 것 같았다.

    “도저히 못 하겠다.”

    고통을 덜어 주려고 권총을 꺼내다 가 멈췄다. 힘겹게 쳐다보는 눈에는 아직도 살고자 하는 의지가 보였다.

    “통증이라도 줄여 줄게.”

    응급 키트에서 모르핀을 꺼냈다. 마약류의 진통제다. 모르핀을 똘이 의 엉덩이 부근에 놨다. 효과가 빠 르게 나타나는지 똘이가 조금 편하

    게 숨을 쉬었다.

    “도움이 될지 모르겠지만, 이것도 먹어라.”

    항생제 알약이었다. 씹어서 삼킬 수가 없을 테니 똘이의 입을 벌리고 손가락으로 잘게 부서서 목으로 넘 어가게 했다.

    “내가 주는 거라고 불평 없이 먹는 구나. 최대한 안전한 곳에 숨겨 줄 테니 내가 돌아올 때까지 꼭 살아 있어라.”

    “키잉••••••

    이건 바람일 뿐이었다. 똘이는 꼭 살아 있겠다는 듯이 대답했다. 똘이 를 조심스럽게 안아 들었다. 그리고

    조그마한 언덕이 있는 곳으로 달렸 다. 나무와 각종 풀이 자라 있다.

    똘이를 내려놓고 단검으로 땅을 팠 다. 야전삽이 없어도 힘이 넘치니 똘이가 들어갈 만한 구덩이를 금방 팔 수 있었다.

    똘이를 묻기 위해 판 것이 아니다. 비트를 만드는 것이다. 비트는 쉽게 말해 은신처다. 적에서 들키지 않고 휴식을 취하거나 무기를 숨겨 놓기 위해 만든다.

    똘이를 구덩이 안에 넣은 다음 구 덩이 위에 가로세로로 나뭇가지를 놨다. 그리고 나뭇잎으로 덮었다. 다 시 그 위에 흙을 덮었다. 누가 와서

    밟지 않는 한 들키지 않을 것이다.

    “다시 올게.”

    “끼잉••••••

    구덩이 안에서 똘이가 대답했다. 다시 돌아오면 놀라운 회복력으로 살아 있기를 바랐다. 초인이 되면 회복력이 빨라지니 똘이도 그럴 수 있기를.

    몸을 돌려 다시 이호진과 김필수가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 이성진이 멀 어져 가는 것을 똘이는 들었다. 그 리고 이성진이 꼭 살아 있으라고 말 한 것을 생각했다.

    죽을 만큼 아팠는데 이성진이 엉덩 이에 무언가를 놓자 통증이 많이 가

    라앉았다. 아픔이 줄어들자 똘이는 강하게 더 살고 싶었다. 주인인 이 성진이 살라고 했으니까.

    똘이가 더 강하게 살고 싶다고 의 지를 가지는 순간 똘이의 몸이 조금 씩 변하기 시작했다.

    만부장의 목을 물어뜯었을 때 약간 의 살과 피를 마셨다. 엘 파나에서 온 만부장의 피와 살은 마나에 적응 한 피와 살이다. 똘이의 피와 살이 만부장의 피와 살을 흡수해 다친 곳 을 치료하는 동시에 몸의 구조를 바 꾸기 시작했다.

    똘이를 숨겨 놓고 이호진과 김필수 가 있는 곳으로 돌아오자 명령대로 사각형 상자를 찾아 기다리고 있었 다.

    “다녀오셨습니까!”

    이호진이 안타까운 표정으로 이성 진에게 말했다. 김필수 역시 안타까 운 표정이었다.

    이호진은 똘이가 만부장의 팔에 맞 고 떨어져 나가는 것을 봤다. 이성 진이 똘이를 데리고 뛰어가자 황당 해하는 김필수에게 똘이가 다친 것 을 말해 줬다. 그리고 살아 있을 리 가 없다고 생각했다.

    이성진은 다녀왔다는 대답 대신 다 른 것을 물었다.

    “화살도 모아 놨네?”

    “상자 옆에 있었습니다.”

    파란색 수정이 달린 화살이 수백 발 있었다. 화살을 하나 들어 자세 히 살펴봤다. 기지 안에서 본 빛나 는 수정과 비슷했다. 하지만 다른 것이 있었다. 파란색 수정 앞부분이 날카롭지 않고 뭉툭했다.

    화살 옆에 활도 여러 개 있었다. 그중 하나는 활대가 더 두껍고 활시 위도 달라 보였다. 달라 보이는 활 을 집어 활시위를 당겨 봤다.

    생각보다 쉽게 당겨져서 놀랐다.

    활대의 두께를 봐서는 힘이 강하다 고 해도 이렇게 쉽게 당겨지지 않을 것 같았다. 활시위를 놓자 피잉 하 는 소리가 크게 들렸다.

    활시위를 당길 때 들어간 힘을 생 각하면 활시위를 놨을 때 이런 소리 가 나지 않아야 했다.

    “이호진 중사 한번 당겨 봐.”

    “네.”

    이호진이 활을 건네받아 활시위를 당겼다. 이호진도 쉽게 당기는 것 같았다. 그리고 활시위를 놨을 때 똑같이 피잉하는 소리가 크게 들렸 다.

    “이거 이상한데요?”

    이호진이 활대만 잡고 한번 구부려 보려고 힘을 줬다. 하지만 활대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러자 김필수 가 손을 내밀었다.

    “남자가 힘이 없어서는……. 이리 줘 봐.”

    김필수가 활대를 잡고 구부리려고 힘을 줬다. 하지만 활대는 조금밖에 구부러지지 않았다. 김필수가 있는 힘껏 얼굴이 벌게질 정도로 힘을 줬 다. 그래도 활대는 조금 더 구부러 졌을 뿐이다.

    “특수한 활인 것 같은데 다시 줘 봐.”

    김필수가 이성진에게 활을 줬다.

    활대를 잡고 힘을 줬다. 그러자 김 필수보다는 많이 구부러졌다. 하지 만 시위를 당길 때만큼은 아니었다.

    다시 활시위를 잡아당겼다. 그러자 활대가 쉽게 휘어졌다.

    “멀리까지 날아간 이유가 이 활 때 문인가 보네.”

    소인족이 파란색 화살을 테스트할 때 800m나 되는 거리의 목표물을 쏴서 맞혔다.

    한번 시험해 보면 안다. 파란색 화 살을 시위에 걸었다. 그리고 멀리 쐈다.

    쐐액 소리가 들리면서 거의 1km까 지 날아갔다. 그리고 퍼엉하고 폭발

    했다. 파란색 화살이 폭발하자 이호 진과 김필수는 가슴이 철렁했다.

    조심스럽게 파란색 화살을 가져오 기는 했다. 그래도 수백 개의 폭탄 을 그냥 옮긴 것이다.

    “이건 또 이상하네.”

    이성진이 고개를 갸웃거리자 이호 진과 김필수는 뭐가 이상한가 싶었 다. 이호진이 슬며시 물었다.

    “대령님. 이상하시다고 하시면

    “분명 총으로 쏴서 맞혔을 때는 폭 발 안 했거든?”

    이호진은 이성진이 멈춰서 공중에 대고 총을 쏘는 것을 봤었다. 설마

    날아오는 화살을 맞히겠나 싶었었 다. 그런데 맞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었다.

    “그렇네요.”

    “그럼 이건 어떨까?”

    파란색 화살을 손에 쥐고 도움닫기 까지 해서 멀리 던졌다. 적어도 150m 이상은 날아갔다. 파란색 화 살이 땅에 떨어졌다. 하지만 폭발하 지 않았다.

    파란색 화살은 특수한 활로 쏴야 폭발하는 것이 분명했다.

    “이거하고 똑같이 생긴 활 찾아 봐.”

    활대가 다른 활보다 굵어서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이호진과 김필수도 하나씩 가져 왔다.

    “둘 다 화살 쏴 봐.”

    이호진과 김필수는 파란색 화살을 활시위에 걸고 쐈다. 김필수의 화살 이 더 멀리 날아갔다. 거의 1km 정 도였다. 이호진의 화살은 800m 정 도였다.

    두 화살 모두 폭발했다.

    몇 가지 실험을 해 본 결과 알게 된 사실이다. 파란색 화살은 특수한 활로 쏴야지만 폭발한다. 공중에서 다른 충격을 받으면 폭발하지 않는 다.

    “활과 화살을 챙겨서 빠르게 이동

    한다.”

    전투를 시작해서 활과 화살을 실험 하기까지 30분이 안 걸렸다. 근처에 있는 소인족이 이곳까지 달려오기에 는 부족한 시간이다.

    각자 화살을 50개씩 챙긴 다음 네 모난 상자 옆에 파란색 화살은 놔뒀 다.

    소인족 성을 향해 700m 정도 달 린 다음 네모난 상자에 파란색 화살 을 쐈다. 파란색 화살이 정확하게 네모난 상자에 떨어졌다.

    그런데 예상한 것과는 다르게 엄청 난 폭발이 일어나면서 불기둥이 치 솟아 올랐다.

    700m 떨어진 곳까지 폭발에 의한 바람이 느껴질 정도였다.

    “출발!”

    이성진이 앞장서고 이호진과 김필 수가 뒤따라갔다. 비밀 기지를 위협 하는 무기를 없앴을 뿐만 아니라 꽤 좋은 무기도 얻었다.

    소인족의 무기로 소인족을 공격한 다. 자신들 무기에 공격받으니 혼란 스러울 것이다.

    밤이 지나기 전에 소인족 성에 도 착해야 한다. 조용하고 빠르게 달렸 다.

    3시간을 쉬지 않고 달려갔다. 갑자 기 이성진이 멈추더니 손을 들었다. 아무것도 없다. 하지만 등줄기에 소 름이 돋았다.

    매복이 다.

    손을 들면서 멈추자 이호진과 김필 수는 자동으로 주변 경계를 하며 앉 았다. 이호진에게 다가갔다. 손가락 을 펴서 두 눈을 가리킨 다음 정면 을 다시 가리켰다.

    이호진은 이성진이 멀리 떨어진 곳 을 가리키자 눈을 크게 뜨고 가깝게 보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제대로 볼 수 없었다. 두 개의 달 때문에 밝다 해도 그늘진 곳과 수풀 아래는 어두

    웠다. 무언가 움직이기라도 한다면 알 텐데 움직임도 없었다. 그래서 고개를 흔들었다.

    이호진이 고개를 흔드는 것을 보고 매복을 확인 못 한 것을 알았다. 하 지만 감각은 분명 저곳에 매복해 있 다고 알려준다. 바위 아래 그늘과 수풀 밑 그리고 나무다.

    진짜 매복하고 있다면 너무 좋은 위치였다. 수풀을 중심으로 100m 떨어진 왼쪽에 바위 그늘이 있다. 오른쪽에는 100m 떨어진 곳에 나 무가 있다. 매복한 곳 어디라도 공 격하면 다른 두 곳에서 알아차릴 수 있는 위치였다. 동시에 세 곳을 무

    력화해야 했다.

    이호진에게 손을 내밀어 저격용 총 을 가리켰다. 이호진은 조금의 망설 임 없이 저격용 총을 풀어 줬다. 이 성진을 믿기 때문이다. 소인족에게 잡혔을 때도, 최면에 걸릴 뻔했을 때도, 조금 전의 전투도 이성진이 없었다면 할 수 없었다.

    이호진에게 저격용 총을 받은 다음 왼쪽 바위 그늘부터 수풀 그리고 나 무까지 천천히 살폈다. 원래 저격은 인내심 싸움이다. 숨어 있는 적을 확실히 확인한 다음 저격해야 한다. 하지만 시간이 없다.

    감각을 믿고 집중했다. 바위 그늘

    가장 깊숙한 곳이다. 수풀은 왼쪽 아래 그리고 나무는 밑동 부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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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빠르게 불빛이 세 번 번쩍였다. 그 리고 이호진은 자신의 눈을 의심했 다. 바위 그늘에서 움직임이 있었다. 수풀은 모르지만, 나무 밑동에서는 나무와 똑같은 색을 칠한 소인족이 쓰러지는 것이 보였다.

    아무것도 안 보이는데 어떻게 매복 한 소인족을 정확하게 저격했는지 의문이었다. 이성진이 돌려주는 저 격용 총을 받아 다시 등에 메고는 이성진을 따라 움직였다.

    이성진을 따라 움직이면서 이성진

    이 SAS 임무에서 어떻게 모두 살아 돌아왔는지 알 것 같았다. 그 어떤 곳에 가도 이성진은 살아 돌아올 것 같았다. 그리고 이성진과 함께 작전 하는 자신과 김필수가 행운이라는 것도 알았다.

    살아 돌아갈 확률이 높다.

    가장 가까운 나무부터 확인했다. 갑옷 대신 나무와 똑같은 색을 칠한 옷을 입고 있는 소인족이 피를 흘리 며 죽어 있었다. 다음은 수풀이었다. 수풀 뒤에 정확하게 이마에 구멍이 뚫린 소인족이 있었다. 수풀과 똑같 은 색은 물론 머리에 띠를 두르고 풀을 꽂았다.

    마지막으로 바위 아래 그늘이었다. 온통 검은색 옷을 입은 소인족이 죽 어 있었다.

    이호진은 멀리 있는 것을 가깝게 볼 수 있어 확인했다지만 김필수는 조용히 따라와 결과를 볼 때마다 놀 랐다. SAS 출신은 다 이런가 싶기 도 했다. 하지만 곧 고개를 혼들었 다. 이런 것은 들어 본 적도 없었 다.

    “피해!”

    김필수는 갑자기 이성진이 자신에 게 몸을 날리자 순간적으로 판단했 다. 이성진을 안고 옆으로 굴렀다. 그리고 소리 없이 자신이 있던 자리

    에 박히는 검은색 화살을 봤다.

    이호진은 바위 뒤로 피했다. 이성 진과 김필수도 근처 나무 뒤로 피했 다. 바로 검은색 화살이 소리도 없 이 날아왔다.

    그리고 조용해졌다.

    검은색 화살은 일반 화살의 절반 길이였다. 그리고 화살 꽁지 부근에 날개가 없었다. 정확하게 쏘려면 화 살 꽁지에 날개가 있어야 한다. 화 살 꽁지에 날개가 없어도 정확하게 쏠 수 있는지 확인해야 했다.

    나무 뒤에서 살짝 고개를 내밀었 다. 조용했다. 하지만 고개를 빠르게 나무 뒤로 피했다. 소리 없이 검은

    색 화살이 지나갔다.

    “대령님……. 아무래도 매복에 제 대로 걸린 것 같습니다.”

    들켰으니 김필수는 거리낌 없이 말 했다. 김필수의 의견에 동의했다. 하 지만 일반적인 매복이 아닌 것 같았 다.

    “소인족도 특수부대가 있는 것 같 은데?”

    “특수부대요?”

    “매복한 것도 그렇고 조용히 화살 을 날리잖아.”

    김필수는 이성진의 말을 이해했다. 일반 소인족이었다면 벌써 떠들썩하 게 소리 지르고 난리가 났을 거다.

    그리고 이성진이 아니었다면 근처에 갈 때까지도 매복한 것을 알지 못할 정도로 위장을 잘했다.

    “이놈들 자존심 싸움하는 중이군 요.”

    고개를 끄덕여 줬다. 특수부대로 예상되는 소인족은 다른 소인족에게 알릴 생각이 없다. 소인족도 이쪽이 평범한 사람이 아니란 것을 안다. 자존심을 걸고 생존 게임을 하는 것 이다.

    가끔 다른 나라의 특수부대원끼리 자존심을 걸고 생존 게임을 하는 경 우가 있다. 함정을 파고 다른 누구 의 도움도 받지 않고 상대방을 찾아

    죽인다.

    “시간은 우리 편이 아니니까 불리 합니다.”

    김필수는 시간을 끌어 해가 뜨면 소인족이 더 몰려올 것을 생각해 말 했다.

    “몇 놈인지도 모르고요.”

    “겁나나?”

    “겁은 안 납니다. 하지만 이렇게 당하기는 싫습니다.”

    김필수는 말한 대로 겁은 나지 않 는다. UDT 대원이 될 때부터 목숨 은 나라를 위해 바쳤다. 하지만 허 무하게 죽는 것은 억울했다.

    “그럼 반격해야지.”

    “몇 놈•이나 있는지 모르는 상황에 서 쉽게 움직이기 힘듭니다.”

    김필수의 말도 맞다. 하지만 한 가 지 잊고 있는 것이 있었다.

    “김필수 중사!”

    “네. 대령님!”

    “힘과 빠르기는 김필수 중사가 소 인족보다 낫다는 것을 잊지 마라.”

    김필수는 이성진이 거추장스러운 것을 다 풀면서 단검만 챙기는 것을 보고는 자신도 똑같이 몸에 있는 모 든 것을 다 풀어 내려놓고 단검과 권총만 챙겼다. 이성진이 어떻게 행 동할 것인지 알기 때문이었다. 이성 진의 말대로 힘이 강해지고 빨라졌

    다.

    “준비 끝났으면 김필수 중사는 오 른쪽으로 뛰어. 나는 왼쪽으로 뛸 테니까.”

    “알겠습니다.”

    굳이 뛰면서 화살이 어느 방향에서 날아오는지 확인하라는 말은 안 했 다. 그 정도는 알아서 해야 했다. 문제는 이호진이었다. 그래서 이호 진이 있는 왼쪽으로 뛰는 것이다.

    “간다!”

    먼저 왼쪽으로 뛰었다. 한 번에 10m를 뛸 줄은 몰랐을 거다. 검은 색 화살이 뒤늦게 지나간 자리에 3 발이나 박혔다. 최소 세 놈이다.

    김필수가 바로 오른쪽으로 뛰었다. 김필수도 6m나 뛰었다. 김필수가 지나간 자리에 검은색 화살 3발이 박히는 소리가 들렸다.

    세 놈이 한 명씩 담당하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바위 뒤로 돌아가자 이호진이 권총을 뽑다가 이성진인 것을 확인하고 안심했다.

    “내가 저쪽으로 달리면 이호진 중 사는 앞으로 무조건 달려라.”

    “알겠습니다.”

    이호진은 앞으로 달리면 자신이 표 적이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다른 말 을 하지 않았다. 누군가는 미끼가 되어야 숨어 있는 적을 끌어낼 수

    있다.

    “조심해라.”

    조심하라고 말하고 바위 뒤에서 튀 어 나갔다. 조금 전보다 더 빠른 속 도였다. 역시 조금 전을 한 번에 10m 뛴 것을 생각하고 검은색 화살 을 쐈다. 하지만 10m를 뛰지 않았 다. 3m를 뛰었다가 땅을 박차고 방 향을 바꿨다.

    이호진이 앞으로 달려 나가는 소리 가 들렸다. 소인족은 이쪽에 집중하 느라 이호진에게 검은색 화살을 날 리지 못했다.

    이호진이 안전한지 아닌지 확인하 지 않고 어둠 속으로 몸을 숨겼다.

    이제 누가 더 실력이 좋은지 드러날 것이다.

    검은색 옷을 입고 얼굴까지 검은색 으로 칠한 소인족이 짧은 비명을 내 며 숨이 끊어졌다. 여섯 놈째다. 놈 들도 흩어졌다. 그리고 서로를 확인 할 수 있는 자리를 잡고 기다렸다.

    하지만 인내심 싸움에서 졌다. 1시 간이 지나도 이성진이 나타나지 않 자 숨어 있던 곳에서 움직였다. 김 필수가 있는 방향에서 불빛이 번쩍

    이고 동료의 작은 비명이 들려서 더 그랬을지도 모른다.

    움직이는 순간 단검이 목에 박혔 다. 그리고 순식간에 날아오듯 다가 와 목을 꺾고 사라진다. 당황하는 사이 어느새 이성진은 옆으로 돌아 검은색 화살을 머리에 직접 박아 주 고 또 사라졌다.

    죽인 소인족에게서 스쳐 지나가듯 가면서 검은색 화살을 훔쳐서 사용 하는 것이다.

    소인족은 미칠 것 같았다. 어떻게 숨어 있는 곳을 다 아는 듯이 조용 히 다가와 순식간에 죽이고 떠난다.

    김필수가 싸우고 있는 방향으로 지

    원을 가려고 동료에게 다가갔더니 이미 죽어 있는 경우도 있었다.

    결국, 숨어서 공격하려는 것을 포 기했다. 혼자 남았으니까.

    “인간 나와라. 정정당당하게 싸우 자!”

    소인족은 숨어있 던 곳에서 나왔 다. 그리고 기다렸다. 그리고 곧 눈 을 크게 떴다. 검은색 화살이 눈앞 에 날아왔기 때문이었다. 눈을 크게 뜬 그대로 뒤로 넘어졌다.

    “정정당당 좋아하네.”

    바로 앞에 있는 나무 사이에서 이 성진이 나타났다. 가까워도 너무 가 까뭤다. 그런데도 소인족은 이성진

    이 숨어 있다는 것을 몰랐다.

    “정정당당하게 싸우자는 놈들이 7 명이나 매복하고 있냐?”

    비웃어 주면서 소인족에게서 검은 색 화살과 조그만 석궁같이 생긴 것 을 챙겼다. 모양을 봐서는 완전히 석궁과 똑같았다. 이것 역시 특수한 석궁이 분명했다. 날개 없는 검은색 화살을 정확히 날아가게 한다. 손으 로 검은색 화살을 날려 보니 알 수 있었다.

    원래 소인족 미간 사이를 맞추려고 했다. 그런데 약간 오른쪽으로 치우 쳤다.

    “김필수 중사. 조금만 기다려라.”

    김필수가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다 는 것은 소리만 들어도 알 수 있었 다. 단검까지 챙긴 다음 김필수 중 사가 있는 곳으로 움직였다.

    조심스럽게 한참을 움직이자 김필 수 중사가 보였다. 팔과 다리에 검 은색 화살을 하나씩 박고 있었다.

    나무 뒤에서 가쁜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상처 입고 지쳐서 그런지 뒤로 우회하는 소인족을 발견하지 못했다.

    석궁을 들어 우회하는 소인족에게 겨눴다. 그리고 방아쇠를 당기자 소 리 없이 검은색 화살이 날아갔다.

    “키 익!”

    근처에서 소인족이 쓰러지는 소리 가 들리자 김필수는 깜짝 놀라 권총 을 급하게 돌렸다. 하지만 이성진은 발견하지 못했다. 이미 다른 곳으로 이동했기 때문이었다.

    “이제 쉬어도 되겠네.”

    김필수는 권총을 내렸다. 그리고 기다렸다. 5분쯤 지났을까 머리 위 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김필수 중사. 아직도 이러고 있 나?”

    “여기 화살 박힌 것 안 보이십니 까?”

    “그럼 화살이라도 빼고 응급 처치 를 해야지.”

    “응급 키트가 없어서요.”

    웃는 것을 보니 어이가 없었다.

    “지금 웃나?”

    “죄송합니다. 대령님이 오셨다는 것을 아니까 몸에서 힘이 빠지더라 고요. 그리고 대령님 목소리를 들으 니 살았다는 것이 실감 나서 웃음이 나왔습니다. 진짜 죽는 줄 알았습니 다.”

    사실이었다. 힘이 강해지고 빠르게 움직일 수 없었다면 벌써 죽었다. 이성진의 말대로 이 소인족들은 특 수부대였다. 그것도 엄청난 훈련을 받은.

    세 놈까지는 쉽게 해치웠다. 하지

    만 네 놈째는 동료를 미끼로 한 함 정에 빠졌다. 그때부터 총을 사용했 다. 총을 사용하니 불빛 때문에 위 치를 숨길 수 없었다. 검은색 화살 이 소리 없이 날아와 다리와 어깨에 박혔다.

    죽었다 생각했는데 이성진이 나타 난 것이다.

    “부축은 안 해도 되나?”

    “혼자서 갈 수 있습니다.”

    김필수는 절뚝거리면서 풀어놓은 무기가 있는 곳으로 갔다. 그리고 이호진의 도움을 받아 화살을 제거 하고 치료했다.

    “이곳에서 시간을 너무 지체했다.

    힘들어도 2시간 안에 작전 목표에 도착해야 한다. 출발.”

    김필수는 이를 악물고 절뚝거리면 서 뛰었다. 4시간 정도 후에 해가 뜬다. 이성진 말대로 2시간 안에 소 인족 성에 도착해야 했다.

    이성진과 이호진 그리고 김필수가 소인족 성을 향해 떠난 1시간 후 소인족이 매복했던 곳에 다른 소인 족들이 나타났다. 숫자는 40명 정도 였다.

    이들 역시 검은색으로 위장했다. 그리고 검은색 석궁을 들고 있었다. 이들은 동료들의 시체를 찾아 모았 다.

    모두 20명의 시체를 찾았다. 그리 고 침입자가 성으로 갔다는 것도 알 았다.

    “놈들은 3명이다. 크로우 부대의 명예를 걸고 놈들을 잡는다.”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주

    먹을 쥐고 가슴을 두들겼다. 심장에 동료의 죽음을 새기고 복수하겠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그건 다짐일 뿐이 었다.

    “크르르.”

    이성진을 잡으라고 말했던 소인족 이 화들짝 놀라며 몸을 돌리며 석궁 을 겨눴다. 그리고 노란 불빛 두 개 를 봤다. 다른 소인족들도 석궁을 겨눴다.

    어둠 속에서 커다란 개가 나타났 다. 이를 드러내며 으르렁댔다.

    “개새끼군. 죽여라.”

    검은색 화살 40발이 일제히 날아 갔다. 바위에도 박히는 위력이다. 개

    따위가 막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아무리 강한 화살도 맞춰야 효력이 있다.

    “아악!”

    어느새 동료의 목을 물어뜯고 있었 다. 동료를 구할 수 없다는 것을 알 자 거리낌 없이 동료와 개를 향해 검은색 화살을 발사했다. 하지만 또 사라졌다. 그리고 한 명씩 목을 물 어뜯기며 비명을 질렀다.

    와직. 으그적   으그적   소 리만 들린다. 주변에는 목을 물어 뜯겨 죽은 소인족 시체만 보였다. 다시 움직인다. 그리고 소인족 시체 의 가슴을 콱 물어뜯은 다음 거침없

    이 심장을 씹어 먹었다.

    본능적으로 알게 되었다. 소인족의 피는 작은 힘밖에 얻지 못한다. 심 장을 씹어 먹으면 몸이 더 좋아진 다. 더 빠르게 뛸 수 있다. 더 멀리 있는 소리도 듣는다. 더 많은 냄새 를 구별할 수 있다.

    그리고 몸이 단단해진다.

    [아우우우!]

    본능적으로 포식자란 것을 알렸다. 소인족은 이제 먹이일 뿐이다.

    으드득 소리가 나면서 덩치가 더 커진다. 그리고 발톱이 더 날카롭고 단단해지는 것을 느꼈다.

    츄릅.

    소인족이 더 있다는 것을 느끼니 자동으로 침이 흐른다. 하지만 고개 를 흔들며 자신의 목적을 떠올렸다.

    주인을 찾아야 한다.

    주인의 냄새를 따라 이곳에 왔다. 주인의 냄새가 희미해지기 전에 가 야 했다.

    “크르르.”

    하지만 앞을 막는다면 그냥 갈 생 각은 없었다.

    “뭐야? 여기 왜 이래!”

    갑옷을 입은 소인족 20명이 나타 나 시체로 가득한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그리고 덩치가 큰 개 한 마 리.

    소인족은 자신들이 왜 몸을 떠는지 몰랐다. 개의 덩치가 조금 크기는 하지만 개에게 겁을 먹었다고 생각 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야! 너는 가서 알리……

    20명을 이끄는 소인족 부장은 더 말할 수 없었다. 머리가 분리되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언데드인 듀라한 뿐일 것이다.

    “으아악!”

    부장의 목이 분리되고 몸이 쓰러지 자 자신들이 왜 떠는지 알았다. 부 장의 몸을 밟고 있는 저 개는 자신 들이 상대할 수 없는 상위 포식자였 다.

    우드득하는 소리와 함께 갑옷이 찌 그러지는 것도 보였다.

    “도망쳐!”

    겁이 많은 소인족 한 명이 도망치 라고 외치며 뒤돌아 달아나자 나머 지도 싸울 의지를 잃었다. 포식자 앞에서 싸울 의지를 버리고 달아난 다면 결과는 죽음뿐이다.

    똘이가 하나씩 쫓아가 물어뜯기 시 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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