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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VIP 유료템으로 캐리한다-33화 (33/170)

33화

그녀는, 나와 내 손에 들려 있는 구슬을 물끄러미 보았다.

이 와중에도 구슬에는 전격이 파직거리며 튀어 오르고 있다.

“정령의 분노가 상당해 보이는군요. 오랜 기간 동안 좁은 곳에 갇혀 있었기 때문에 화가 난 것 같습니다. 저번에 마주했던 정령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상황입니다. 그 정령은 코어에 오랫동안 갇혀 있던 상황 자체에 분노했던 것 같지만…….”

그녀는 구슬을 묘한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슬쩍 눈가에 연민이 비친다.

“이 구슬의 소유자들은 모두 이 아이를 길들이려 했었겠죠. 그걸 이 안에서 모두 보고 있었을 겁니다. 그렇기에 이 아이의 분노는 단순히 갇혀 있는 것에 대한 것뿐만 아니라 자신을 소유하려는 자들 전체에게 향하는 것 같습니다.”

말을 하던 그녀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말했다.

“족장님이 다루는 힘과 상통하는 부분이 있어 크게 피해를 입지는 않으실 것 같지만… 계약을 할 수 있을 것이란 확신은 없습니다.”

그녀는 갑자기 정령을 자신의 앞에 소환했다.

바람이 확 불어오더니 그녀의 앞에 형태를 만든다.

“저희 종족은 본래 위대하신 어머니와 가깝습니다. 때문에 자연의 각 속성에 기본적으로 친화력을 가지고 태어나지만, 그래도 모두가 이 힘을 다루지는 못합니다. 상대방의 의사도 중요하니까요.”

“그래서 요점은 무엇이지?”

턱을 괴고서 그녀를 보았다. 그녀는 바로 입을 열었다.

“만약 정령이 분노를 족장님에게 쏟아 낸다면… 위험할 수도 있습니다.”

나는 아무 말 없이 그녀를 바라보았다.

솔직한 심정으로 아깝긴 하지만, 만약 길들이는 게 불가능하다면 억지로 붙들어 둘 생각은 없었다.

이 구슬에 갇힌 정령에게 상당히 못할 짓이었으니까.

그녀는 내 말에 잠시 망설이더니 곧 입을 열었다.

“방법이 있긴 합니다. 얼마나 효과가 있을진 모르겠지만…….”

“그게 뭐지?”

그녀는 손을 내밀었다. 그러자 바람의 정령이 그녀의 손바닥 위를 맴돌았다.

“제 친구에게 부탁해 일차적으로 정령의 화를 조금이나마 덜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오랜만에 만나는 같은 정령에게 친밀함을 느낄 테지요. 그리고 기본적으로 정령들은 자신과 같은 속성에 민감합니다.”

바람의 정령은 그녀의 몸 곳곳을 뛰어놀 듯이 움직였다.

“화가 좀 누그러진 상태에서 족장님의 기운을 보여 준다면 족장님에게 호감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저도 몇 번 계약 의식을 주관해 본 적이 있어서 몇 가지 도움이 될 만한 것도 알고 있습니다.”

“흐음.”

우선은 정령과 계약을 할 수 있든 말든 두 번째 방법을 택하는 쪽으로 마음이 기울었다.

다만, 그녀의 도움을 받을지 말지는 쉽사리 결정할 수 없었다.

그녀가 온전히 자신의 사람이었다면 고민을 할 것도 없이 수락했을 거다.

물론 골렘을 상대할 때 도움을 받았지만, 아직 그녀를 완전히 신뢰하고 있는 건 아니다.

만약 그녀가 나쁜 마음을 먹고 오히려 나를 해하려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족장님, 아직 그녀를 완전히 신뢰할 수는 없습니다. 케륵. 그리고 위험할 수도 있고요.”

케륵의 말이 내 마음을 더 흔들어 놓았다.

그때 이렌이 나지막하게 말했다.

“저는 족장님이 그 아이와 분명히 친구가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뭐라고? 케륵.”

이렌은 나와 케륵을 한 번씩 보고 단호하게 말했다.

“만약 실패를 한다면 어떤 처벌이라도 달게 받겠습니다. 다만 성공한다면 저를 부족원으로 받아들이는 걸 긍정적으로 생각해 주십시오.”

그녀는 아예 목이 훤히 보이도록 엎드리고서 말했다.

케륵도 그녀의 기세에 침음성을 흘리며 나를 흘깃 보았다.

내 판단을 존중한다는 표시다.

슥– 턱을 손으로 한번 쓸어 보인 후 그녀에게 말했다.

“더 필요한 게 있나?”

“힘을 넓게 발산해야 할 수도 있으니 탁 트인 공간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꽃과 풀, 반짝거리는 물건 같은 게 있으면 좋습니다.”

그녀의 제안을 수락한다는 뜻이다. 이렌은 그 뜻을 알아듣고 바로 답했다.

“대사제, 제단에서 계약 의식을 진행할 테니 준비를 해 두게.”

“알겠습니다. 케륵.”

케륵은 내 말에 별말 없이 밖으로 나갔다.

그녀는 의식을 치를 준비를 하기 위해 부족원들의 감시 하에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난 바로 의식을 진행할 생각이기에 상인 켈에게 다시 찾아갔다.

“반짝이는 류의 물건을 추가로 구매하고 싶군.”

“알겠습니다.”

보석류 중에 값이 싸면서도 반짝거리는 것들 위주로 구매했다.

그렇게 물건을 준비해서 제단에 차곡차곡 쌓아 의식이라는 것을 진행하기로 했다.

부족원들이 어디선가 풀이나 꽃 같은 것들을 주워 와 장식했다.

나도 보석을 제단에 눈에 잘 띄도록 배열해 놓았다.

“이게 끝인가?”

“예.”

이렌 그녀는 어디서 구해 왔는지 하얀 천 같은 옷을 몸에 두르고 있었다.

그녀는 팔과 다리를 쭉쭉 뻗어 스트레칭을 하며 나를 보았다.

“바로 진행하실 겁니까?”

“그러지.”

난 구슬을 품에서 빼 가운데에 있는 작은 받침대에 올렸다.

그녀도 바로 바람을 소환해 놓았다.

[뇌조 아이템. 두 번째 사용 방법 선택.]

따로 시스템 창을 열어 사용을 누르자 바로 구슬에서 환한 빛이 뿜어져 나왔다.

쩌적-

구슬에 금이 가기 시작하더니 그 안에서부터 전격이 미친 듯이 치솟았다.

나는 별 영향이 없었지만, 이렌은 정령을 이용해 초록빛의 장벽을 앞에 세워서 그것을 막았다.

그리고 점점 구슬에 금이 커지더니 어느 순간 빠각- 하는 소리와 함께 구슬이 반으로 쪼개졌다.

끼루우우우우우우-!

쾅-!

강한 충격파에 훅 몸이 밀려났다. 전격이 문제가 아니라 엄청 압축해 놓았던 공기가 한 번에 터져 나온 느낌이었다.

그녀도 땀을 뻘뻘 흘리며 정령을 움직이고 있었다.

끼루루우우우우우우우-!

새의 울음소리가 크게 들렸다. 위에서부터 뿜어져 나오는 환한 빛에 힘겹게 고개를 들어 보였다.

온몸의 털이 하얀 새가 그 몸에서 푸른빛의 전기를 뿜어내며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파지직-!

왠지 정령의 감정을 알 것 같았다.

처절한 분노, 답답함, 원망. 그 외 여러 감정이 뒤섞여서 나를 향하고 있었다.

이렌이 말한 구슬의 소유주에 대한 증오가 절절히 느껴졌다.

저 정령은 자신을 거쳐 간 수많은 사람들에 대한 분노를 나에게 쏟아 낸 것이다.

불합리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었다.

난 저 아이에게 아직 아무것도 한 게 없으니까.

하지만 어쩐지 억울하다는 생각보다는 저 아이에 대한 연민이 더욱 크게 느껴졌다.

저렇게 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이 흘렀었을까.

자신을 억지로 부리려 하는 사람들에게 저항하며 좁은 구슬에 갇혀 있던 세월이 얼마나 길었을까.

얼마 전에도 비슷한 감정을 느꼈었다.

골렘의 코어에 갇혀 있던 정령. 그 아이의 분노와 눈앞에 정령의 감정이 겹쳐 보였다.

난 답답한 마음에 기운을 끌어올리려 했다.

저 아이에게 조금이라도 안정감을 느끼게 해 주고 싶었다.

하지만 이렌은 나에게 고개를 저어 보이고서 그 새에게 손을 뻗었다.

휘이이이-

그녀의 몸을 맴돌고 있던 초록색의 기운이 새에게로 날아갔다.

똑같은 정령이지만 명확한 형태를 갖고 있는 ‘뇌조’에 비해 그녀의 정령은 명확한 형태가 없는 느낌이다.

하긴, 저번의 정령도 바람의 정령과 비슷한 형태였다.

그렇다면 저 뇌조가 특별한 걸까?

초록빛의 기운이 새의 주변을 맴돈다.

내 귀에는 아무것도 안 들렸지만 마치 무언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갑자기 기운을 끌어올리면 자극하는 꼴이 될 수도 있어요. 굉장히 예민하고 분노한 상태이니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합니다.”

그녀는 그러면서 어떤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몬스터 언어 팩 때문에 대부분의 몬스터 말은 알고 있었는데도 그녀가 내는 소리는 전혀 알아들을 수 없었다.

이히리… 유하야… 히이…….

마치 이름 모를 짐승의 숨소리 같기도 하고.

귀신의 소리 같기도 했다.

신기한 건 그녀가 그 소리를 낸 후부터 뇌조의 기세가 점점 줄어들기 시작했다는 거다.

끼루루-

시간이 지나니 뇌조가 나에게서 시선을 떼고 하늘을 날기 시작했다.

초록색의 기운도 그 옆에서 함께 하늘을 떠다녔다.

부족원들은 모두 멍하니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다들 소리를 낼 생각도 못 하고 멍하니 감상하고 있는 듯했다.

내가 보기에도 굉장히 신비로워 보이는 광경이었으니.

“아름답네요.”

“그렇군.”

그녀의 말마따나 아름다운 광경이었다.

마치 자연의 한 자락을 떼어 하늘에 붙여 놓은 것 같다.

휘이이이-

뇌조는 하늘을 날다가, 바닥에 내려와 곳곳에 장식해 둔 꽃과 보석들을 구경하고, 그것을 슬쩍 건드려 보기도 했다.

마치 어린아이가 난생처음 신기한 것을 보는 모습 같았다.

얼마 후 뇌조와 함께 곳곳을 유영하던 바람이 그녀에게 다시 내려왔다.

바람 소리가 들리더니 그녀가 밝은 얼굴로 말했다.

“기분이 좋아진 것 같아요. 이제 천천히 기운을 끌어올리세요. 아주 천천히요.”

난 고개를 끄덕이고서 손가락 끝에 기운을 모았다.

파직- 거리는 작은 전격이 튀었다.

끼루루-?

그러더니 하늘을 날고 있던 뇌조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내게 가까이 다가왔다.

나는 조심스레 기운을 점점 강하게 끌어올리며 손등을 위로 들어 올렸다.

키루루루-

뇌조가 점점 나에게 가까워졌다.

하지만 녀석은 쉽사리 경계를 풀지 않았다.

내게 다가와 냄새를 맡는 듯, 생김새를 보는 듯 주변을 맴돌기만 했다.

난 긴장한 표정으로 어찌할 바를 모르고 서 있었다.

혹시라도 그대로 날아가 버릴까 봐.

‘윽.’

그때 목덜미가 따끔거렸다.

몇 번 느꼈던 감각이다.

정령이 떠나갔을 때, 그리고 골렘을 상대했을 때.

그 감각이 느껴지더니 이질적인 기운이 흘러나왔다.

키루루?

이변이 일어난 건 그때였다.

계속 경계심을 품고 있던 뇌조가 내게 호기심을 느끼는 듯 더욱 가까이 접근했다.

뇌조를 감싸던 전격은 점점 약해지고 있었다.

따끔거렸던 목덜미에 뇌조의 깃털이 부드럽게 스쳐 지나갔다.

키루루-

드디어 녀석은 순백의 털을 가진 새의 형태로 내 손등 위에 착 달라붙었다.

키루.

부드러운 것이 내 뺨에 닿았다. 뇌조가 내 뺨에 머리를 비비면서 기분 은 듯한 소리를 내었다.

난 반대쪽 손에도 약하게 기운을 끌어올려 새를 살살 쓸어 보았다.

청명한 울음소리가 잔잔하게 퍼져 나갔다.

[고대의 정령 뇌조와 계약을 성공적으로 마쳤습니다.]

메시지가 떴다. 그리고 나는 굉장히 새로운 감각을 느꼈다.

마치 내 몸이 바깥에 하나 더 있는 느낌.

내 눈과 귀, 코는 그대로인데, 뇌조가 느끼는 감각이 마치 내 것처럼 느껴졌다.

-주인아!

“으, 응?”

갑자기 머릿속으로 소리가 들려왔다. 마치 어린 소녀가 말을 거는 것 같았다.

난 어쩔 줄 몰라 손을 쓰다듬는 걸 멈추고서 뇌조를 쳐다보았다.

-고마워.

새의 눈이 나를 똑바로 마주 보았다.

어쩐지 푸근한 마음이 들어 다시 뇌조의 등을 쓸어 주었다.

키루루루-

* * *

“그녀는 특별합니다. 아마도 고대의 정령이기 때문이겠죠.”

“그렇구나.

어깨에 앉아 있는 뇌조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좋아!

내 손길에 뇌조는 행복하다는 듯 울음소리를 내었다.

흐뭇한 표정으로 뇌조를 보다가 다시 고개를 돌렸다.

“고대의 정령에 대한 건 저번에 말한 게 전부인가?”

“예, 저도 단지 몇 가지 이야기만 전해들은 터라…….”

그녀는 죄송하다는 듯 고개를 숙여 보였다.

난 괜찮다고 하며 기억을 되새겼다.

고대의 정령.

뇌조와 계약한 후에야 나는 이 정령이 고대의 정령이라는 걸 알았다.

이렌에게 듣기로는 현재의 정령과 같은 뿌리를 가지고 있긴 하나 많은 부분에서 차이가 난다고 한다.

우선 그들은 제각기 자신의 이름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정령이라는 것보다 ‘자신’으로서의 정체성이 더욱 강하다고 한다.

뇌조의 경우는 마치 어린 소녀와 같은 행동을 자주 했었다.

그래서 나도 마치 귀여운 조카를 보는 것 같은 기분으로 놀아 주곤 했다.

난 웃으며 그녀의 머리를 다시 한 번 쓰다듬어 주었다.

키루루- 하는 기분 좋은 울음소리가 울려 퍼졌다.

난 그제야 문득 생각난 것처럼 그녀에게 물었다.

“만약 계약에 실패한다면 어떤 처벌이라도 받는다고 했었지.”

“그렇습니다.”

이렌은 담담한 표정으로 답했다.

계약은 성공했다. 그녀는 정식 부족원이 될 테고.

하지만 난 어떤 생각으로 그녀가 자신을 걸어 가면서까지 도박을 했는지 궁금했다.

“족장님이라면.”

그녀는 머뭇거리다가 곧 조심스럽게 답했다.

“뇌조. 그 아이의 마음을 십분 이해하실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뇌조에게 훌륭한 친구가 되어 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고요.”

키루루-

뇌조는 여전히 내 어깨에서 기분 좋은 울음소리를 내고 있다.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었고, 더 이상 이곳에서 이방인으로 남아 있고 싶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무엇보다.”

그녀는 마지막 말에 와선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족장님을 더 알고 싶다는 생각도 있었고요.”

난 순간적으로 할 말을 잃었다. 뭐라도 대답할 생각에 입을 열었을 때.

“그…….”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다.

“족장님-! 물건이 왔습니다!”

“아, 그래, 그래. 문을 열게.”

난 어색하게 일어나서 문을 열어 주었다.

문에서 경계를 서는 고블린의 말에 난 고개를 끄덕였다.

곧 문이 천천히 열리며 바깥에 수레가 보였다.

“안녕하십니까!”

검은 천으로 몸을 감싸고 있지만 그 목소리를 듣고 나도 반갑게 인사했다.

“켈, 직접 왔군?”

“하하. 그때 먹은 음식 맛이 잊혀지지가 않아서요.”

그는 천연덕스럽게 내 말을 받았다.

나도 웃어 보이며 그가 가져온 물건들을 바로 훈련장에 내려놨다.

“저번에 갑옷과 무기를 받지 못한 병사들은 하나씩 챙겨 가도록! 크룩. 네가 잘 가져가나 지켜봐.”

“알겠습니다. 크룩.”

케륵은 전반적으로 부족과 종교의 운영에 대해 깊게 관여하고 있다.

반면에 크룩은 같은 대사제의 직책을 가졌지만 병력을 관리하는 것에 더 관심을 보였다.

본래 크룩도 주술사이긴 하지만 고블린의 주술사와는 맡는 역할이 달라서 그런가 보다.

전투력도 뛰어나고, 머리도 꽤 좋은 편이었기에 나도 크룩의 가능성을 높게 보는 편이었다.

“그러면 음식이나 한 그릇 하면서 얘기하지.”

“쉬르르- 감사합니다.”

켈은 반갑다는 듯 나를 따라왔다.

설렁탕과 비슷한 이 음식은 쉬지 않고 큰 솥에 끓이고 있기에 바로 대접해 줄 수 있었다.

후룩.

“이건 다시 먹어도 맛있군요! 생긴 건 인간들이 먹는 스튜와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이는데, 이 깊은 풍미는 도대체.”

그는 건더기를 좀 먹다가 또 접시를 두 손으로 잡아 순식간에 해치우고서 나를 보았다.

“그래서 필요한 물건이 무엇입니까?”

바로 본론인가.

나는 혹시나 거절당할 가능성을 염두하며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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