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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VIP 유료템으로 캐리한다-23화 (23/170)

23화

내 말에 모두들 몸을 바짝 엎드렸다.

난 오연한 표정으로 고개를 쳐들고서 안으로 들어갔다.

납작 엎드린 이들 대부분은 형편없는 몰골의 오크와 고블린들이었다.

오히려 트롤들은 굉장히 소수였다.

트롤들이 부족한 인력을 감당하기 위해 오크와 고블린들을 노예로 부리는 것은 알았지만, 이렇게까지 많을 줄은 몰랐다.

아무래도 트롤들 대부분이 전투에 나섰었나 보다.

“남아 있는 트롤들이 거의 없군요. 어쩐지 필사적이더라니. 크룩.”

크룩은 부족을 돌아보며 그렇게 말했다.

“놈들도 부족의 명운을 걸었던 건가.”

어쩐지 입 안이 씁쓸해졌다.

그래도 몸에서 느껴지는 통증에 금방 그 기분을 떨쳐 낼 수 있었다.

서로가 원하는 것을 위해 싸운 것뿐이니까.

단지 우리가 이겼을 뿐.

“크르르으으으.”

부족 내의 수많은 오크들과 고블린들이 제대로 먹지도 못한 듯 삐쩍 마른 모양새로 우리의 눈치를 보고 있었다.

난 그들을 그대로 지나쳐 부족의 중앙에 있는 높은 제단으로 올라갔다.

그 가장 위에는 바람 부족의 상징이 걸려 있었다.

난 케륵과 크룩의 도움으로 펜릴 위에서 내려왔다.

꽈직-

상징물을 부숴서 옆으로 던져 버렸다.

그리고 그곳에 우리 벼락 부족을 상징하는 깃발을 세웠다.

“이곳을 벼락 신에게 바친다-!”

마지막으로 준비된 말을 소리쳤다.

그러자 곧바로 반응이 돌아왔다.

[승급 요건을 모두 갖추었습니다]

[벼락 부족이 대부족으로 승급됩니다]

인원 수, 지배한 부족의 수, 신화 포인트의 양 등등.

여러 가지 조건 중 3가지 이상을 달성할 시 대부족으로 승급할 수 있다.

그리고 지금 바로 이 순간.

큰 규모인 ‘바람 부족’을 내 휘하에 넣음으로서 몇 가지 조건이 한 번에 충족되었다.

콰과광-!

떠오른 메시지와 함께 갑자기 하늘에서 벼락이 내려와 깃발에 꽂혔다.

그런데 놀랍게도 깃대와 천은 멀쩡했다.

다만 그 중앙에 마치 벼락 문양의 얼룩이 생겨났다.

이건 내가 한 게 아닌데? 나도 순간적으로 놀랐지만 바로 외쳤다.

“신께서 우리를 축복해 주셨다!”

“크라라아아아아아아-!”

“키르르르르르!”

모두의 우렁찬 함성이 울려 퍼졌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전쟁이 끝이 났다.

* * *

포로들과 노예들. 그리고 부족 내의 상황까지.

시급한 일들만 처리를 하는 데도 많은 시간이 걸렸다.

드디어 쉴 틈이 났는데도 나는 고민에 빠져 있었다.

고민은 주로 현재 부족의 상황에 대한 것이었다.

이번에 바람 부족을 포함해 정복한 부족의 수는 총 다섯이다.

각각의 거리를 따져 보면 한 곳에서 전부 관리를 할 수 없었다.

그리고 애초에 부족이라고 해 봤자 크게 기반 시설이 있거나 한 것도 아니었다.

전반적으로 수렵과 채집에 과하게 집중되어 있는 편이다.

그렇다고 원시 부족의 형태까지는 아니었고.

“케륵. 그럼 쉬십시오.”

케륵이 나에게 두껍고 보드라운 천 몇 장을 건네주고 나갔다.

이불 대용으로 쓰려고 가져오라고 한 것이다.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무엇을 말입니까?

옆에 자리를 깔고 누워 있던 펜릴이 내 혼잣말에 답했다.

몸을 돌려 누워 그를 보면서 얘기했다.

“여기 와서 꼬리 좀 내밀어 봐.”

-예? 알겠습니다.

그가 터벅터벅 걸어와 내 쪽으로 꼬리를 내밀었다.

그 위로 다시 누웠다.

“아, 편하다.”

타고 다닐 때도 느낀 거지만 정말 푹신푹신하다.

이걸로 이불을 만들면…….

-부족은 어떻게 하실 겁니까?

왠지 다급하게 느껴지는 펜릴의 목소리에 다시 그를 보았다.

부족의 중심지라.

이번 전쟁의 가장 큰 목적은 정식 영역으로의 승급이지만, 그 외에도 많은 이득을 얻었다.

우선 가장 큰 것은 인원.

우리 쪽의 피해는 바람 부족과의 전투를 빼고는 거의 전무하다시피 했다.

그리고 일찌감치 항복을 한 부족이나 포로로 삼은 이들도 모두 차근차근 부족원으로 흡수할 생각이고.

“한곳으로 합쳐야겠지.”

그 모든 인원을 수용하기엔 기존 벼락 부족은 좁다.

한창 터를 잡아 가던 것이 아쉽기는 하지만.

“우선 자자.”

-알겠습니다.

우선 자고 생각하자. 몸도 아프고.

* * *

“일어나셨습니까, 대족장님. 케륵.”

“그래, 잠깐 크룩과 함께 얘기 좀 하자.”

“케륵. 알겠습니다. 불러오라 하겠습니다.”

케륵이 지시 내리는 것을 본 후에 바람 부족 족장이 쓰던 집 안으로 들어갔다.

“그럼 얘기를 시작하지.”

케륵과 크룩을 앞에 두고서 얘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우선 부족을 이곳으로 옮길 생각이다.”

“이곳으로 말입니까? 크룩.”

“좋은 생각입니다. 케륵.”

깜짝 놀라 눈을 동그랗게 뜨는 크룩과 달리 케륵은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

“본래 부족의 터는 너무 안쪽으로 치우쳐져 있어. 또한 이번에 늘어난 인원을 수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그리고 인원이 늘 때마다 공터를 만들어 건물을 세우는 것은 너무 번거롭고.”

떠다 놓은 물을 한 모금 마시고서 다시 말을 이었다.

“반면에 이곳은 기존에 인원이 많아서 그런지 지금도 상당히 넓다. 물론 확장을 해야 되는 건 불가피한 일이지만 덜 힘들 거야. 그리고 내실을 다지고 확실히 준비가 끝났을 땐.”

둘을 찬찬히 살폈다.

그러고 보면 처음에는 단순히 몬스터라고 생각했었는데.

어느새 내가 가장 의지를 하는 것은 이 둘이다.

난 생각을 정리하고서 내 포부를 밝혔다.

“마경을 모두 일통할 거다.”

“지당하십니다. 케륵”

크룩도 기대된다는 듯이 열렬히 고개를 끄덕였다.

본래는 바람 부족을 꺾은 후 더 전쟁을 이어 나갈 생각이었지만 생각보다 피해가 커서 멈출 수밖에 없다.

예상치 못하게 몇십이나 되는 인원이 부상당하거나 죽었으니.

게다가 가장 큰 문제는 내 몸 상태가 심각하게 안 좋다는 거다.

“큽.”

갑자기 입안에서 핏물이 차올랐다.

바닥에 퉤 뱉고서 포션을 들이켰다.

“괘, 괜찮으십니까?”

둘은 그런 내 모습에 놀란 듯 물었다.

일부러 계속 멀쩡한 척을 하기 위해 무리하느라 더 몸이 상한 상태였다.

몸을 푹 늘어트리고 손을 내저었다.

“신경 쓰지 마. 곧 나을 테니까.”

아마 케륵과 크룩도 내 상태가 안 좋다는 것만 알았지, 이 정도인 줄은 몰랐을 거다.

뇌령.

그것은 스킬의 일종이지만 내 모든 기운의 근원이기도 하다.

처음 획득한 건 신화와 아이템의 도움 덕분이었지만 지금은 내게 가장 중요한 것이기도 하고.

지금 나는 일전의 전투에서 한계 이상까지 기운을 끌어서 사용했기에 뇌령에 손상을 입은 상태이다.

천천히 회복되고 있기는 하지만.

게임 상에서는 애초에 시스템에서 정해진 선 이상의 힘을 사용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기에 겪을 일이 없는 부상이었다.

그렇기에 나도 전혀 생각하지 못하고 있었고.

포션이나 여타 권능을 소모해도 잠깐 고통을 멈춰 줄 뿐, 완전히 회복하는 건 불가능했다.

“아마 일주일 정도. 그 정도면 나을 거다. 그러니 그동안 그대 둘이 더 고생해 줘야겠어.”

“고생이라니. 당치도 않습니다. 케륵. 걱정하지 마시고 몸을 회복하시는데 주력하시지요.”

“맞습니다! 크룩.”

둘의 걱정에 난 웃으며 괜찮다고 말하고서 다시 회의를 이어 나갔다.

아픈 건 아픈 거고, 당장 급한 현안들에 대한 회의는 마쳐야 한다.

“현재 전투에서 사로잡은 놈들과 부족 내에 있던 놈들을 다 합친 트롤의 수는 오십 정도인가?”

“그렇습니다. 케륵. 사로잡은 놈 열 셋. 남아 있던 건 서른일곱입니다.

“흐음. 정말로 전력을 다해서 공격해 왔었나 보군. 남은 인원이 고작 서른일곱이라니.”

“그렇습니다. 케륵.”

“본래 부족원의 수는 이백. 그리고 노예가… 삼백이었군?”

“예. 케륵. 현재 노예들은 그 처우를 결정하기가 마땅치 않아 우선 숙소에 가둬 놓았습니다.”

노예.

무려 삼백에 달하는 노예다.

현재 가장 골치 아픈 건 바로 노예를 어떻게 다루는가다.

사실 현대인의 관점을 가진 나의 입장에선 꺼려지는 게 사실이다.

그리고 케륵이나 크룩 또한 그리 달가워하지는 않았다.

노예 자체에 대한 반대보다는 아무래도 트롤에 의해 노예가 된 동족들이라는 게 더 큰 이유 같았다.

“그들을 바로 풀어 줄 수는 없다.”

“그렇습니다. 케륵.”

사실 나는 트롤들도 우리 부족으로 받아들일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러면 한 가지 문제가 생긴다.

노예였던 이들이 그들을 달갑게 생각할 리 없다는 점이었다.

나는 고민을 이어 가다가 곧 좋은 생각 하나를 떠올렸다.

“네 밑에 사제들 중 쓸 만한 이가 있다고 하지 않았나?”

케륵을 향해 말했다.

현재 케륵뿐만 아니라 크룩도 대사제의 직위로 올려 준 상태다.

그리고 점차 종교가 뿌리를 내려감에 따라서 둘에게는 각자 총명하고 뛰어난 이들 다섯 정도에게 ‘사제’의 지위를 내려 줄 권한을 줬다.

케륵은 원래 생각하고 있었다는 듯 곧바로 다섯을 임시 사제로 정해 데리고 다녔다.

그리고 얼마 전 넌지시 물어봤을 때 똑똑한 이가 하나 있다는 얘기를 들었었다.

“그렇습니다. 케륵. 왜 그러십니까?”

“현재 이곳을 부족의 거점으로 삼는다 쳐도 모든 인원을 수용할 수 없다. 그리고 원래 거점이던 곳은 만약 이곳으로 옮겨진다 치면 전부 버려지는 것 아니겠느냐?”

“예. 케륵. 아… 설마?”

케륵은 뭔가 짚이는 게 있다는 듯 나를 바라보았다.

“그래. 특별히 뛰어난 이들 몇을 파견하여 크룩이 맡고 있는 전사장과 함께 그곳에서 노예들과 다른 부족에서 포로로 잡은 이들을 맡아 관리하면 될 것 같아.”

둘의 표정도 그리 나쁘지 않았다.

종교를 관리해 줄 사제와 전사를 담당해 줄 전사장을 둘의 밑에 있는 자로 하나씩.

거리가 가깝지 않은 편이었으니 트롤들과 노예들 사이의 감정의 골도 갈수록 희미해질 거다.

그리고 나의 경우는 아무리 떨어져 있다 해도 연락할 수단이 있기도 하고.

“그리고 트롤들에 대한 것도 미리 얘기 나눴던 대로 시행하고.”

“알겠습니다! 케륵. 케륵.”

그 외 대부분의 것은 얘기를 금방 맞춰 갔다.

나 혼자 생각하면서 놓쳤던 잘못된 점들도 수정하고, 더 좋은 아이디어를 얻어 보완하면서 길게 회의를 이어 갔다.

그리고 회의를 끝마쳤을 때 자리에서 일어서며 말했다.

“오늘 밤 승리를 기념해서 벼락 신님께 공물을 바치고 축제를 열 것이다. 내가 펜릴에게 말해 둘 테니 그와 함께 준비를 해 둬.”

“몸 상태가 안 좋으신데… 괜찮겠습니까? 케륵.”

“잠깐 얼굴을 비추는 것 정돈 괜찮다.”

그렇게 말하고서 다시 펜릴이 있는 곳으로 돌아갔다.

마음 같아선 그의 꼬리를 계속 베고 누워 있고 싶었지만 그에게도 적당한 공물을 할 것을 잡아오라 시키고 부드러운 천 위에 누웠다.

* * *

“족장님, 준비가 끝났습니다. 크룩.”

잠깐 눈을 감았다고 생각했는데.

크룩의 목소리에 깨고 나서야 잠 들었다는 걸 알았다.

“그래, 가자.”

대충 벗어 둔 외투를 걸치고서 그를 따라 밖으로 나갔다.

몸 상태는 여전히 최악이다.

감기 몸살을 한 몇십 배 부풀려 놓으면 지금과 같지 않을까.

밖으로 나가 높은 제단에 오르니 부족원들이 모두 모여 있는 게 보였다.

왠지 깃발을 세우며 크게 함성을 들었던 장면이 오버랩됐다.

제단에는 거대한 멧돼지가 누워 있었다.

펜릴이 저 제단의 밑에서 마치 칭찬해 달라는 듯 고개를 우뚝 치켜세우고 있었다.

피식 웃고서 멧돼지의 옆에 서 있는 케륵에게 다가갔다.

“준비는 다 끝났나?”

“족장님! 케륵. 그렇습니다.”

난 멧돼지의 앞, 즉 제단의 정면에 서서 이들을 살펴보았다.

그리고 이제는 익숙한 일이 된 기도를 올리기 시작했다.

내가 기도문을 말하면 양옆에서 케륵과 크룩이 각자 언어로 다시 말하는 식이었다.

짧게 기도를 끝내고 나서 난 품에서 단검 하나를 꺼내 들었다.

“끄응.”

단검을 멧돼지의 목에 푹 박아 넣는 것까진 좋았지만 생각보다 힘이 안 들어갔다.

다행히 눈치 빠른 크룩과 케륵이 원래 그렇게 하는 것인 듯 가까이 다가와 같이 잡고서 죽 그어 내렸다.

주르륵-

피가 제단을 타고 흘러내린다.

거대한 덩치만큼이나 많이 쏟아져 나오는 피는, 순식간에 제단을 찰박하게 적셨다.

공물을 바치는 의식 자체는 고블린의 방법에서 따왔다.

고대의 제사 의식 같은 것에 대해선 크게 지식이 없기 때문이다.

인간 세계에서 플레이했을 땐 거의 중세 시대의 틀이 잡혀 있었기에 그 정보들은 별로 도움이 안 됐고.

“우리는 승리했다. 이 모든 것은 벼락 신님의 보살핌 덕분이니! 이 공물을 신께 바치리라!”

“승리를 벼락 신님께 바칩니다!”

“이 영광을 벼락 신님께 바칩니다!”

양옆에서 각자 추임새를 붙여 가며 말한다. 이제는 권능을 사용해서 벼락을 쓸 타이밍이다.

쿠루르르르릉-!

그런데 무언가 이상했다. 굉음에 하늘을 올려다보니 어느새 먹구름이 가득 몰려오고 있었다.

그리고 그 사이로 익숙한 모습이 보였다.

당장이라도 벼락이 내리칠 것 같은 모습.

콰과과과광-!

그 예상을 빗나가지 않고 한 줄기 벼락이 내리쳤다. 왠지 그 순간이 굉장히 느리게 보였다.

벼락이 마치 나를 향해서 내리치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쾅-!

순간 온 세상이 하얗게 물들었다.

온몸이 짓눌리는 것 같은 압박감. 그런데 묘하게 안도감이 든다.

그대로 눈을 감고 싶었지만 번뜩 드는 생각에 입을 열었다.

“날 절대 찾지 말고 부족을 관리……!”

화악-

말을 채 끝내기도 전에 주변이 하얗게 빛났다.

* * *

케륵은 멍하니 앞을 보고 있었다. 제단 위를 가득 채우던 멧돼지도, 흘러내렸던 피도 모두 흔적도 없이 사라져 있었다.

그리고 제단의 위에는 검은색의 얼룩이 남아 있었다.

깃발에 새겨졌던 그 얼룩과 같은 번개 모양의 얼룩.

“어, 어떻게 된 거야? 크룩.”

크룩은 당황해서 바로 케륵에게 다가가 귓속말을 했다.

케륵은 그 말에 정신을 차리고서 주변을 둘러봤다.

부족원들 모두가 아까 전의 자신처럼 멍하니 위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대족장이 사라졌다.

그 초유의 사태에 모두들 혼이 나가 있었다. 그리고 그 누구도 그에 대한 답을 내놓을 상황이 아니었다.

그렇다면 자신이 어떻게 해야 한다.

대족장이 사라지기 전 마지막으로 한 말을 되새기며 케륵은 제단의 끄트머리로 나섰다.

“족장님께선!”

순간적으로 모두의 시선이 케륵에게로 쏠렸다.

그들을 보며 케륵은 소리쳤다.

“케륵. 신에게 부르심을 받으셨다! 얼마 지나지 않아 돌아오신다 하시며 오늘은 마음껏 축제를 즐기라 하셨다!”

오크어로도 똑같이 반복해서 말한 케륵은 이내 필사적으로 크룩에게 눈치를 주었다.

다행히 눈치가 느린 크룩도 잽싸게 앞으로 다가와 말했다.

“크, 크룩. 오늘을 즐겨라! 승리를 만끽하라! 벼락 신이여 만세!”

“만세-!”

“만세-!”

순식간에 함성이 울려 퍼졌다.

대족장이 미리 준비해 둔 음식들과 술을 까서 먹고 마시는 모습을 보며 케륵은 제단의 반대편으로 내려갔다.

“큰일 났다. 케륵.”

“X 됐다. 크, 크룩.”

다시 한 번 둘은 지금의 상황을 곱씹었다.

족장이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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