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8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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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술 난 윤세헌이 애꿎은 재난청 출입 기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재난청장 욕 먹일 기삿거리 없느냐며 탈탈 털고 있던 그 시각.
던전 안에 들어선 하라는 벌게진 뺨을 감싼 채 창피함에 몸부림치고 있었다.
‘미쳤어. 돌았니, 강하라!’
어디서 용기가 났는지 엄청나게 멋있는 척하고 말하긴 했는데, 막상 돌이켜 보니 손발이 오그라들었다. 게다가 이런 식의 얼렁뚱땅 고백이라니.
세헌이 어딘가 흐려진 눈으로 저를 보내 준 것도, 사실은 그런 말을 들어 놓고 하라와 얼굴을 맞대기가 민망해서가 아닐까.
그렇지만 그게 제 진심이기도 했다.
역시 윤세헌이 잘못했다. 그렇게 ‘강하라 멋있다.’는 말을 하면, 자신이 여기 들어올 수밖에 없지 않냐고.
“……으, 모르겠다!”
하라는 고개를 흔들며 빛의 검을 고쳐 잡았다. 어쨌든 간에 이 오그라드는 상황을 모면할 방법은 단 하나였다.
정말로 멋지게, 이 던전을 해결하는 것.
그래야 멋있는 강하라로 남을 테니까.
거기까지 생각하고 하라는 주변을 둘러봤다. 끊임없이 던전의 등급이 변했다고 하여 안쪽이 굉장히 엉망일 거라 예상했는데, 의외로 하라가 도착한 곳은 고요한 해변이었다.
하늘은 흐렸고, 바다의 빛깔은 새파랬다. 철썩거리며 파도가 밀려왔다가 다시 물러가는 해변에는 강하라 한 명뿐이었다.
‘해양형 몬스터가 출몰하려나.’
그렇게 생각하며 하라는 시스템 창을 불러냈다. 던전의 사양을 보기 위해서였다.
[??? 던전]
등급 :???
제한 인원: 3/5
환경 분류: 해양, 해변
몬스터 출현 유형: 해양형, 갑각류, 어패류
퀘스트: 노말(1) 히든(1) 사이드(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