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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급 공무수행에 협조 부탁드립니다 (121)화 (121/223)

119화

간단했다. 슬라임의 핵은 처음부터 바깥에 있었던 것이다. 이 커다란 공동에 마석이 그렇게나 많았던 것도 그것 하나로 설명됐다.

슬라임의 핵과 비슷한 모양의 마석들로 눈속임을 했던 것이겠지.

‘슬라임치고는 머리를 썼네.’

하라는 한숨을 푹 쉬고는 얼굴을 닦아 냈다. 아직도 얼굴에 슬라임의 체액이 덕지덕지 묻어 있었다.

S급치고는 쓸모 하나 없는 슬라임이었다. 그야 본래는 A급이었으니 그렇겠지만, 사방에 널린 마석들 말고는 정말 단 한 가지도 건질 게 없었다.

게다가 스킬은 또 뭐람.

“아! 줄 거면 분리로 주지!”

하라는 발을 굴렀다.

분리 스킬이었으면 강하라 네 명으로 분리해서 세 명은 일하고 나는 잔다는, 전 인류가 꿈꾸는 환상적인 계획을 실현할 수 있었을 텐데!

물론 그런 종류의 계획은 이뤄질 수 없기 때문에 전 인류가 꿈꾸는 것이다. 게다가 분리 스킬이 강하라를 넷으로 복제해 주는 스킬인지 아닌지도 불분명했다.

‘하다못해 마비독이라도…… 아니, 지원 요청이라도…….’

이게 무슨 저주캐란 말인가. 합체라니. 제가 슬라임도 아니잖아요……. 이걸 어디다 써.

강하라는 쓸쓸하게 발걸음을 옮겼다.

[던전 공략이 완료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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