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급 공무수행에 협조 부탁드립니다 (70)화
(70/223)
S급 공무수행에 협조 부탁드립니다 (70)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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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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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식탁에 앉은 강하다가 이기죽거렸다.
“아빠, 어제 누나 안 들어왔다?”
“얘, 조용히 해! 넌 뭘 잘했다고.”
현숙이 혀를 차며 식탁에 김치찌개를 올려놓았다.
보글보글 찌개 끓는 소리에 강재필은 손에 든 신문을 접으며 TV 쪽을 턱짓했다. 켜라는 뜻이었다.
하다가 숟가락을 물고 손을 뻗어 리모콘을 누르며 칭얼댔다.
“아, 근데 어차피 산 거고 환불도 안 되는데 나 좀 돌려주면 안 돼?”
“강하다.”
결국 강재필이 눈을 부라리며 아들을 노려봤다.
하다는 쳇, 하고 숟가락을 밥그릇에 세게 꽂았다.
그럴 법도 했다. 어제저녁 이 집 따님이신 강하라 씨가 거하게 집을 부수고 나간 후, 강하다는 그야말로 탈탈 털렸기 때문이다.
누나의 옷장에서 수상한 돈을 발견했고, 그걸로 헤어라인 시술도 하고 쇼핑도 했다는 자초지종을 들은 현숙 씨는 뒷골을 잡았다. 재필 씨는 대번에 불호령을 내렸다.
“네가 도둑놈의 새끼냐!”
강하다의 쇼핑 리스트는 죄다 압수당했다. 욕도 드럽게 많이 먹었다.
한바탕 혼나고 나니 밤 열한 시가 넘었다. 그때까지도 하라가 집에 돌아오지 않자 재필 씨는 머리끝까지 화가 났다.
“시집도 안 간 계집애가 어디 한밤중에 싸돌아다녀!”
“집 부숴 놓은 거 보니까 어디 가서 험한 꼴은 안 당하겠구만, 뭐.”